“수다 떨려고 모였다가 봉사하며 마음부자 됐죠”

버스 운전기사하면 주름진 얼굴에 짙은 선글라스를 쓴 터프한(?) 남성들을 연상하기 쉽상이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서 곱게 화장을 하고 상냥한 말씨를 무기로 승객에게 안전한 운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성 버스 운전기사들이 있어 화제다. 더욱이 이 여성 버스 운전기사들은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고단한 업무속에서도 지역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어 갑작스런 추위에 움츠려든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안양 삼영보영운수 소속 20여 명의 여신회원들. 박명순 회장(55)을 비롯한 여신회원들은 지난 2010년 여자들의 마음이 모여서 합쳐진다는 뜻을 가진 여신회를 구성했다. 당초 30대 중반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삼영보영운수 여신회는 봉사가 아닌 수다를 떨기 위해 만들어졌다. 회사 내에서도 버스 운전기사 10명 중 1명도 안되는 여성들끼리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구성된 여신회는 밥도 먹고 수다도 떨며 친목을 도모했지만, 친목 도모만으로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봉사를 결심하게 됐다. 이에 여신회는 2011년부터 나병환자가 모여있는 성나자로원 치유의집과 사랑의요양원 등에서 한 달에 세번씩 청소, 목욕, 미용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이 곳 외에도 의왕시자원봉사센터와 함께 봉사요청이 들어온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특히 버스 운전기사 업무 특성상 회원이 모두 모이기 힘들고, 힘(?)을 써야 하는 어려운 일도 있어 남성 특별회원(?)들의 도움도 받고 있다. 박 회장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남성 특별회원의 도움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업무 외적으로 봉사를 벌이고 있음에도, 회사에서 심적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 더 힘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박 회장은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데 봉사가 힘들지만 계속 하다보니 의무도 되고 마음의 안식도 찾게 돼 너무 좋다면서 먹고 살기 힘든데 무슨 봉사활동이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시간날 때마다 조금씩 봉사를 하게되면 도움을 받는 이들은 물론이고 도움을 주는 이들까지 마음 만큼은 부자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안양 신규 청과법인 관계자 압수수색

안양시가 침체되는 농산물 시장 활성화를 이유로 기존 2개의 청과법인에 1개 청과법인을 추가로 모집하면서 유치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신규 청과법인 관계자의 자택을 압수 수색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4일 시청 간부와 전 농수산물시장 관리사무소장 자택을 압수 수색한데 이어 이날 오전 법인 관계자 3명의 자택에 수사관을 보내 법인 선정과 관련한 서류 등을 압수했다. 앞서 경찰은 14일 전 관리사무소장 A씨(5급)의 의왕시 내손동 자택과 차량에서 법인 선정 관련 서류와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으며 농수산물시장 관리사무소 법인유치 담당 직원 B씨(6급) 등 관리사무소 전현 직원 3명에 대해서도 수첩과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또한, 경찰은 시청 간부 C씨(5급)의 호계동 자택에서도 압수수색을 벌여 C씨가 A씨와 함께 농수산물시장 청과법인 유치 과정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물을 통해 이들이 청과법인을 추가로 유치하면서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행위가 있었는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극비에 진행됐던 신규법인 추가 유치 공고 하루 전 신규 청과법인의 전신이었던 건설업체는 회사 상호명과 사업목적을 법인 선정기준에 맞도록 바꿔 입찰에 참여해 선정기준 등 사전 정보유출 의혹 등이 제기됐었다. 안양=한상근기자 hsg@kyeonggi.com

안양시, 국·도비 박물관 멋대로 개명 결국 ‘망신살’

안양시가 국도비 지원으로 건립하고 있는 박물관의 명칭을 멋대로 바꿨다가 경기도와 정부에 적발돼 박물관 신축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14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988년 고인이 된 김중업 건축가를 기리기 위해 그가 설계한 안양시 석수동 옛 유유산업 공장 건물을 박물관으로 활용키로 하고 지난 2007년 김중업 박물관을 세우겠다며 국비와 도비를 신청했다. 시는 총 사업비 112억9천만원 가운데 국비 28억8천만원, 도비 28억원을 지원받아 이 사업을 추진, 이달 말 박물관 준공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시는 지난 2009년 박물관 건립 터에서 고려 태조 왕건(877~943년)이 지은 사찰인 안양사(安養寺) 터가 발견되면서 역사와 건축물을 놓고 고심하다 이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하는 새로운 명칭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4월 시민 공모를 통해 안양천년문화관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지난 8월 변경한 명칭으로 박물관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제정했다. 하지만 도는 시의 조례 제정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김중업 박물관 사업 명칭이 아무런 승인절차 없이 바뀐 사실을 파악하고 시에 관계 규정 위반이라고 통보했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23조는 보조사업의 내용을 변경하려면 중앙관서의 장으로부터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런한 사실을 알게된 시는 뒤늦은 지난달에서야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업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신청서에는 사찰터까지 아우르는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서도 첨부했다. 그러나 문광부는 보조금 규정에 따라 원래의 사업 명칭을 써야 한다며 사업 변경 승인을 불허하고 문광부는 조만간 이같은 결정을 도와 시에 통보하고 현지 실사를 거쳐 개선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문광부 관계자는 현지 실사를 통해 조례 개정 여부와 박물관 구조가 애초 설계와 맞는지 등을 파악할 방침이라며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보조금 환수와 함께 과징금을 부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명칭 변경은 역사와 건축물을 함께 아우르는 취지였으며 미처 관련 절차까지 생각하지 못했다며 12월 시의회 정례회에서 조례 개정을 통해 본래 사업 명칭인 김중업 박물관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안양=한상근기자 hs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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