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이들을 위한 무대... 용인서 ‘제2회 대한민국 대학연극제’ 개막

용인특례시가 대한민국 연극의 주인공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위해 기획한 ‘제2회 대한민국 대학연극제’가 8일 오후 개막식을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9일 시에 따르면 ‘대학연극, 르네상스를 꿈꾸다’를 주제로 전날 개막해 25일까지 열리는 ‘제2회 대한민국 대학연극제’는 용인특례시가 주최하고, 용인문화재단이 주관하는 국내 유일의 체류형 연극 축제이자 대학생 연극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무대로 평가받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대학생 연극 축제로 자리잡은 이 축제는 참가를 신청한 79개 대학팀에 대한 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12개 팀이 연극제 기간 동안 각자 준비한 무대를 관객에게 선보인다. 대한민국 대학연극제는 대학생 연극인들이 상상력과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장(場)을 펼치고, 청년들 간의 문화교류를 위해 기획됐다. 지난해 제42회 대한민국 연극제와 함께 열린 제1회 대한민국 대학연극제에는 42개 대학 팀이 참가 신청을 했으며 올해에는 79개 대학 팀이 지원, 대학 연극인들의 관심이 증폭됐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8일 시청 에이스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을 비롯해 임대일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 이화원 한국평론가협회 회장, 연출가로 심사위원장을 맡은 류근혜 상명대 이사장 등 연극계 인사와 대학생 연극인, 시민 등 약 400명이 참석했다. 개막환영 행사로는 용인문화재단 ‘아트러너’ 프로그램을 비롯해 총 15개의 체험부스와 생활문화동호회 3개 팀의 환영 연주회를 진행해 축제 분위기를 북돋웠다. 축하공연으로는 1회 대회에서 Best3에 선정된 단국대학교 팀의 ‘벽을 뚫는 남자’가 무대에 올랐다. 본선에 오른 12개 대학의 창의성과 개성 넘치는 공연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미 개막 전부터 전체 티켓 예매율이 90%를 넘어서는 등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대학생들의 문화교류를 위해 수상작에 순위를 정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경쟁에 초점을 맞추지 않은 것이다. 본선에 진출한 각 팀에게는 시상금 400만원을 지급하며, 이 가운데 우수한 공연을 선보인 3팀을 ‘Best 3’로 선정해 학교 연극 발전 시상금으로 각 1천만원을 수여한다. 연기·연출 및 네트워킹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낸 다섯 팀에게는 총 1천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본선에 오른 작품은 ▲Once on This Island(명지대학교) ▲민중의 적(세종대학교) ▲The Social Dilemma : 1984(호원대학교) ▲오델로(동신대학교) ▲HEE(인류, 멸종 그리고 진화)(대진대학교) ▲어펙트론 클래스(서울예술대학교) ▲레드 채플린(경성대학교) ▲종의 기원(단국대학교) ▲태어나 이토록 바란 적(청주대학교) ▲친애하는 멜리에스(중앙대학교) ▲백두;한라(인천대학교) ▲덜미(한국예술종합학교) 등 열 두개다. 참가 학생들은 오는 13일까지 용인산림교육센터와 용인자연휴양림에 머물면서 교류와 창작 활동을 하는 체류 프로그램 ‘스테이&플레이’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본선 공연은 16일부터 23일까지 ▲용인포은아트홀 ▲용인시문예회관 처인홀 ▲용인문화예술원 마루홀 ▲용인시평생학습관 큰어울마당에서 진행된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용인문화재단 누리집에서 예매할 수 있다. 이상일 시장은 축사를 통해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지만 인공지능이 흉내내기 어려운 장르 중 하나가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연극제에 참가한 여러분들이 무대 위에서 펼치는 여러가지 표정과 모습, 감정은 AI로는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므로 여러분의 무대가 매우 궁금하고 여러분들이 어떤 연극을 선보일지 호기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겹눈’의 소유자 서성란, 진실과 대면하는 글쓰기를 보여주다 [경기작가를 해석하다 ①]

경기문화재단은 ‘경기예술지원’ 사업을 통해 지역 작가의 출간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일보는 경기문화재단과 함께 ‘경기예술지원 1, 2차’ 사업에 선정된 작가 10명에 대한 기획 평론 시리즈 ‘경기 작가를 해석하다’를 연재한다. 5명의 문학평론가가 작가들의 창작 세계를 조명해 지역 예술 담론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서성란은 ‘겹눈’을 가진 작가다. 그는 199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데뷔한 이후 30년 동안 사실을 직시하되 쇠락과 노화의 풍경을 깊이 응시하며 공감과 상상 너머 진실과 대면하려는 글쓰기를 여일하게 보여줬다. 악성 치매노인(‘침대 없는 여자’), 죽음 앞의 인간(‘디그니타스로 가는 열차’), 이주여성·이주노동자(‘파프리카’ 및 ‘쓰엉’), 장애인(‘풍년식당 레시피’), 세월호 참사 희생자(‘유채’), 추방 입양인(‘내가 아직 조금 남아 있을 때’), 소설가 지망생(‘마살라’) 등 그가 소설로 형상화한 인물들은 그의 붓질을 통해 비로소 온전한 ‘개인’으로 호명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그의 출세작인 ‘파프리카’(2007년) 속 베트남 여성 ‘수연/츄엔’은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의 무게를 묵묵히 견디는 파프리카 줄기처럼 낯선 땅에서 자기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는 이주여성을 은유한다. 그리고 ‘파프리카’의 문제의식은 장편소설 ‘쓰엉’(2016년)에서 더욱 심화됐다. 서성란은 ‘쓰엉’의 ‘작가의 말’에서 “‘파프리카’의 츄엔, 그녀는 쓰엉이 되어 내게로 왔다”고 썼다. ‘쓰엉’은 베트남어로도 출간됐다. 이처럼 서성란은 부름에 응답하는 행위야말로 책임감과 연결되는 문학의 윤리라는 점을 예민하게 의식하며 소설을 쓴다. 2022년 경기문학작가 확장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된 소설집 ‘유채’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려는 글쓰기를 보여줬고 ‘쓰엉’에서는 ‘가일리’라는 공간을 통해 낯선 타자를 좀처럼 사회적 성원(成員)으로 인정하지 않는 우리 안의 견고한 무의식을 예리하게 파헤쳤다. 최근작 ‘내가 아직 조금 남아 있을 때’(2024년)에서는 추방 입양인들의 ‘다중 소수자’로서의 존재를 오롯이 드러내고자 했다. 작품 제목 ‘이규호 노먼 테리어’는 ‘이규호’의 복잡한 고유성을 잘 드러내며 ‘당신의 존재는 죄가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낸다. 하지만 서성란의 글쓰기는 당위적 글쓰기와는 거리가 멀다. 예를 들어 장편소설 ‘풍년식당 레시피’에서 상투적인 글쓰기에서 탈정(脫井)하며 ‘음식’(팥죽)이라는 코드를 통해 조각보가족(patchwork family)의 가능성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서성란이 어느 작품에서 “작가란 타인의 상처에 고통을 느끼고 아파 하는 사람”이라고 한 말은 서성란 글쓰기의 특장(特長)을 잘 보여주는 문장이다. 공감과 상상 너머 ‘진실’과 대면하고자 하는 서성란의 글쓰기가 한국문학의 영토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선율에 나눔 더해 지역에 희망 전하다”… ‘비플랫 색소폰 앙상블’ 혁킴 음악감독

오래된 고전 영화나 드라마의 주요 장면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악기가 있다. 감미로우면서도 부드럽고, 동시에 풍부하면서 강렬한 울림을 주는 색소폰은 감성을 전하는 데 탁월하다. 특히 어떤 악기 못지않게 연주자가 자신의 감정과 에너지를 담아낼 수 있어 많은 이들은 인생에 한 번쯤 색소폰이라는 악기에 도전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색소폰을 매개로 지역에 따뜻함 나눔을 전하는 이들이 있다. 지난 6일 성남시 중원구의 한 교회에서는 ‘비플랫 색소폰 앙상블’의 봉사 연주를 지켜보는 주민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다양한 영화 음악에 사용된 발랄한 곡 “Can’t Take My Eyes off You”에 맞춰 어느 모자는 박수를 주고 받으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비플랫 색소폰 앙상블은 혁킴(김혁) 음악감독(서경대 교수)이 지난 2023년 창단한 아마추어로 이뤄진 색소폰 합주단이다. 15년 차 색소폰 연주자이자 재즈를 주 장르로 하는 김혁 감독은 성남에서 나고 자란 성남 토박이다. 그는 색소폰과 재즈라는 음악이 대중에게 조금 더 편안하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성남아트센터를 주무대로 음악과 해설이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 지휘자 겸 첼리스트 장한나가 이끄는 앱솔루트 클래식 오케스트라 색소폰 수석 단원 역임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이런 그가 자신이 운영하는 색소폰 아카데미의 회원들과 함께 ‘비플랫 색소폰 앙상블’을 창단한 배경은 음악을 통해 사회의 약자나 일상에서 예술과는 거리가 먼 이들에게 연주를 통해 위로와 희망을 주기 위해서다. 지역에 재능 기부와 봉사를 하고자 하는 뜻이 한마음으로 통했다. 대부분이 성남 지역민들로 구성된 앙상블 구성원들은 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도 성별도 다양하다. 학생부터 대학교수, 경찰 등 하는 일도 모두 제각각이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과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만은 하나다. ‘비플랫’이란 이름에서부터 김 감독과 단원들의 지향점이 묻어난다. “비플랫(B-flat, Bb)에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습니다. 음악에서 ‘플랫’이란 표기된 음을 반음 낮게 지시하는 기호입니다. 본래보다 한키 낮다는 의미의 ‘비플랫’에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전달하자는 의미와 함께, 음악적으로 ‘최고 중 최고(best of best)’가 되자는 의미를 함축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비플랫 앙상블은 아마추어 단체이지만 대중에게 들려줄 실력만큼은 프로를 지향한다.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매주 토요일이면 무조건 모임에 모두 참석해 합을 맞춘다. 대학에서 색소폰 전공생들을 가르치는 김 감독의 혹독한 훈련에 단원들은 때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들은 오는 10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제4회 정기 공연으로 ‘혁킴&비플랫 색소폰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성남아트센터는 프로들만 서는 무대잖아요. 여기서 무대를 선보일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지역 중심의 나눔을 실천하는 봉사단체라는 의미도 있지만, 저희가 어느 정도 실력을 갖췄다는 의미도 잊지 않을까요.” 약 6개월간 이들의 훈련이 담긴 이번 공연에서는 클래식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의 영화 ‘미션’부터 ‘여인의 향기’ 등 추억의 음악부터 ‘테스형’과 같은 국내 대중가요 등 재치와 유머를 담아 대중이 즐거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펼쳐진다. “앞으로도 후학 양성으로 색소폰과 재즈라는 음악 장르가 대중에게 편안하고 가까이 다가가는 매개체가 될 수 있는 프로젝트나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또한 앙상블로 가까운 곳의 시민에서부터 지역 사회 나눔을 실천하며 관객뿐만 아니라 저희의 행복도 찾아갈겁니다.”

경기도한의사회, ‘제8회 사랑나눔 아르메디 콘서트’ 성료

경기도한의사회는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제8회 사랑나눔 아르메디 콘서트’를 열었다고 7일 밝혔다. 경기도한의사회는 2013년부터 도내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하기 위해 자선음악회 아르메디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6일 ‘김현철의 오싹오싹 클래식’으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개그맨이자 ‘현마에’로 알려진 김현철과 노상훈이 지휘봉을 잡았고 테너 임덕수, 퍼포먼스팀 뮤즈온 등이 출연해 분위기를 북돋웠다. 특히 객석에 숨어 있는 유령과 귀신을 찾는 연출이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한 데 이어 지휘자 김현철의 해설과 퍼포먼스가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경기도한의사회는 공연 전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를 찾아 5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해 나눔을 실천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창단된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는 도내 장애인 40명으로 구성된 인재 양성형 장애인 오케스트라다. 이용호 경기도한의사회장은 “경기도한의사회는 불우한 곳에 회원들의 이름으로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아르메디 콘서트는 소외된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나눔의 장인 동시에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경기도한의사회가 사랑 나눔 기부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댕댕이와 함께 떠나요…경기지역 반려동물 여행지 [경기도 가볼만한 곳]

1천500만 반려인 시대. 한 집 건너 한 집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려견은 더 이상 마당에서 집을 지키는 동물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 됐다. 이 작은 가족과의 여행은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경기도에는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여행지가 많다. 자연 속 여유로운 공간에서 함께 걷고 함께 쉬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물론 준비는 필수. 야외 활동이 많은 만큼 진드기나 벼룩 예방약을 챙기고 목줄과 배변 봉투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작은 배려가 모두에게 더 즐거운 여행을 만들어 준다. ■ 목줄 없이 놀아요! 안성 ‘안성맞춤랜드 같이파크’ 안성맞춤랜드는 복합문화예술 공간이다. 야외에는 잔디광장, 수변 공원, 분수 광장, 야생화 단지 등이 펼쳐져 있으며 실내에는 남사당공연장, 천문과학관, 공예문화센터까지 다채로운 시설을 갖추고 있다. 캠핑장과 사계절 썰매장도 있어 사계절 내내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여기에 최근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같이파크’까지 개장했다. 그야말로 펫 프렌들리 테마파크가 된 셈. 같이파크는 안성맞춤랜드의 정문 반대편으로 공원 가장 안쪽에 있다. 동시에 약 150마리가 뛰어놀 수 있을 정도로 넓으며 중소형견과 대형견을 위한 구역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안전성을 높였다. 파크 안에는 모래 언덕과 나무로 만든 다리 등이 있으며 반려견들이 언제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수도시설이 마련돼 있다. 견주들 역시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피크닉 테이블과 파라솔도 설치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무엇보다 같이파크의 진짜 매력은 공원 전체가 반려견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단, 공원 중심부에 위치한 잔디광장은 반려견 출입이 제한되므로 주의하자. 그 외의 야외 공간은 반려견과 함께 자유롭게 거닐 수 있어 짧은 산책부터 한나절 소풍까지 모두 가능하다. ■ 반려견과 솔숲 산책하기 ‘화성 궁평오솔로파크’ 화성시 궁평리는 궁에서 관리하던 땅이 많던 지역이다. ‘궁평’이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궁평리해수욕장에 자리한 궁평오솔로파크는 해송군락지로 바다와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산책길을 자랑한다. 해변 언덕에 수령 100년이 넘는 소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솔숲은 무려 700여m나 이어진다. 바다와 백사장, 솔숲의 조합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오솔로파크에서는 소나무 그늘 가득한 솔숲을 산책해도 좋고 찰싹찰싹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백사장을 산책해도 좋다. 더욱이 해안을 따라 덱(deck)까지 설치돼 있어 산책 코스의 선택지가 많다. 캠핑 의자나 돗자리 그리고 도시락까지 챙긴다면 반나절 소풍으로는 이보다 좋은 곳이 없다. 산책과 휴식을 통해 반려견과 유대감을 높이고 몸과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곳이 바로 궁평오솔로파크다. 해안 산책로 남쪽은 궁평항으로 이어진다. 1㎞ 남짓 거리이니 산책 거리를 늘리려면 궁평항까지 다녀와도 좋다. 솔숲 내에선 야영이나 취사는 금지돼 있다. ■ 여름에 더욱 신나는 곳 ‘남양주 더드림핑’ 북한강변에 자리한 ‘더드림핑’은 여름이면 특히 붐비는 남양주의 대표적인 복합 레저 명소다. 캠핑장과 글램핑장은 물론이고 레스토랑과 카페, 야외수영장과 수상레저 시설까지 갖춘 이곳은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어 반려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모든 업장에 반려견 동반이 가능해 숙박 손님뿐만 아니라 일일 입장객도 많다. 무엇보다 더드림핑 대부분의 공간에서 북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은 또 다른 매력포인트다. 어디에 머물든 탁 트인 전망과 풍경을 보다보면 여행 만족도가 절로 올라가는 기분이 든다. 함께할 수 있는 수상레저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카약투어, 패들보드, 보트투어, 제트보트, 웨이크서핑 등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수상레저를 다양하게 즐기고 싶다면 개별 이용권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티켓을 구매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숙박, 바비큐, 수상레저 등 더드림핑에서 즐길 수 있는 대부분을 묶은 패키지도 있으니 홈페이지를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고 싶다면 반려견과 엑티비티한 휴가를 보내고 싶다면 지금 방문하자. ■ 노을이 아름다운 해안산책로 ‘시흥 거북섬’ 시흥 거북섬은 인공섬이다. 모양이 거북이를 닮아 이름 붙여졌고 섬의 머리 부분이 바로 여행자들이 걷는 해안산책로다. 해안로만 따라서 걸어도 2㎞ 정도의 거리로 산책을 즐기기에 좋고 시화호를 건너온 시원한 바닷바람이 더위를 식혀줘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그늘이 없어 한낮이라면 모자나 양산이 필수다. 시화호 건너편에 보이는 섬은 대부도와 영흥도다. 산책로 중간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포토존도 있다. 빨간 목도리를 두른 어린왕자와 쫑긋 귀가 솟아오른 사막여우가 그 주인공이다. 부산 감천마을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어린왕자 조형물은 거북섬에도 자리잡아 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에 더없이 좋다. 여행자가 많은 날에는 찍기 위해 줄을 서야 할 정도지만 한가할 때는 옆에 나란히 앉아 오래도록 함께 바다를 바라봐도 좋다. 거북의 정수리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슬립웨이(해상잔교)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약 200m 해상까지 산책이 가능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해질 무렵에는 붉은 서해 노을이 바다 풍경을 완성하는 곳으로 도심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바다와 노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시흥 거북섬은 힐링을 위해 찾는 여행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장소다. ■ 비 오는 날도 반려견과 놀 수 있어요! ‘오산 동물농장테마파크’ 오산동물농장테마파크는 전국 최대 규모의 반려견 복합 문화공간이다. 반려견과 보호자를 위한 야외 시설인 도그런과 더불어 실내 카페, 실내 반려견 놀이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마디로 반려인에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도그런은 잔디가 깔린 운동장으로 반려견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도록 공간이 넓다. 안전을 위해 소형견, 중형견, 대형견 등 반려견의 크기에 따라 구역을 나눴다. 이곳에서는 반려견들도 목줄을 벗고 맘껏 뛰어놀 수 있다. 실내에도 반려견 놀이터가 마련돼 있어 우천시에도 테마파크 이용이 가능하다. 이용할 때 동물등록 여부 확인이 필수이며 모든 공간에서 배변 봉투를 지참해야 한다. 에너지 넘치게 놀고 난 뒤에는 테마파크 내 카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반려견 전용 간식도 판매한다. 공산품 간식이 아니라 정식 카페 메뉴로 최고 인기는 우유 음료인 ‘멍푸치노’와 수제 간식인 ‘단호박 푸딩’이다. 테마파크가 유기견 보호시설은 아니지만 일부 유기견을 보호하며 입양을 독려하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펫 수영장과 목욕시설도 개장할 예정이어서 즐길거리가 더욱 풍성해진다. ■ 채석장이 예술 공간으로 ‘포천 아트밸리’ 포천 아트밸리는 과거 화강암을 채석하던 산업 유산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특별한 장소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채석장으로 운영되다 2009년 새롭게 조성됐으며 지금은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복합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채석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절벽은 인공적이면서도 자연 그대로인 듯한 웅장함을 자랑한다. 절벽 아래 깊게 파인 웅덩이에는 빗물과 샘물이 고여 에메랄드빛 호수가 형성됐고 이와 어우러진 수십m 높이의 절벽 풍경은 단연 압권이다. 이 독특한 풍경 덕분에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활용됐다. 호수와 암벽 주위는 다양한 조각 작품들이 전시된 야외 조각 공원이 조성돼 있다. 총 30여점의 작품이 산책로를 따라 전시돼 있어 걷는 내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공원 내에는 두 개의 야외 공연장도 있는데 하나는 호수공연장이고 다른 하나는 산마루 공연장이다. 주말마다 다양한 공연이 열려 볼거리가 풍성하다. 매표소에서 정상까지는 400여m에 불과하지만 제법 가파르다. 언덕이 부담스럽다면 모노레일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아트밸리는 반려견 유모차까지 무료로 대여해 줄 정도로 반려견 동반 여행자에게 매우 우호적이다. 단, 아트밸리 전 구간에서 목줄을 채워야 하고 반려견을 동반하고 모노레일을 탑승할 경우에는 케이지도 있어야 한다.

대한한의사협회 8일 ‘초고령사회…돌봄통합지원법과 한의약의 역할’ 토론회 개최

2026년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 따른 한의약의 역할과 과제를 확인하고, 정부 의료·요양·돌봄 정책의 성공적인 정착과 활성화를 논의하는 국회 토론회가 열린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8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초고령사회 통합돌봄의 미래, 돌봄통합지원법과 한의약의 역할 국회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건강과 돌봄 그리고 인권 포럼(이수진·남인순·김윤·서미화·전진숙·백선희 국회의원)’과 소병훈·서영석·박수현·임오경·안도걸·김상욱·모경종 국회의원 공동주최 및 대한한의사협회 주관으로 마련됐다. 현재 초고령 사회 진입과 함께 ‘포괄적 관리’와 ‘연속적 의료’의 중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에게 의료·요양 등 돌봄 지원을 통합·연계해 제공하는 데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을 제정(시행 2026년 3월 27일)하고, ‘살던 곳에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목표로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토론회는 고성규 경희대 한의과대학 학장이 좌장을 맡아 ▲초고령사회와 돌봄 시스템의 위기: 왜 통합돌봄인가?(김용익 돌봄과 미래 이사장) ▲통합돌봄 체계에서 한의약의 역할과 활용방안(김동수 동신대 한의과대학 교수) ▲현장에서 답을 찾다: 한의약 기반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례(김범석 부천시한의사회 회장) 기조 및 주제발표가 이어진다. 또 이은경 한국한의약진흥원 정책본부장, 김원일 건강돌봄시민행동 위원,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이경민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팀장, 박정연 유한대 교수, 구재관 보건복지부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단 사무관이 토론자로 나서 통합돌봄정책에 한의사가 효과적으로 참여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연극제 인천 개막…“연극, 인천에 상륙하다” 23일간 대장정

인천에서 17년 만에 열린 대한민국연극제가 23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7일 시에 따르면 지난 5일 상상플랫폼에서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 인천’ 개막식이 열렸다. 연극제는 오는 27일까지 전국의 연극인과 인천시민이 함께하는 대규모 연극 축제로 이뤄진다. 지난 1983년 시작한 대한민국연극제는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연극 축제다. 올해는 ‘연극, 인천에 상륙하다’를 주제로 인천의 해양도시 정체성과 예술성을 결합해 ‘개항’, ‘출항’, ‘입항’, ‘돌풍’ 등 맞춤형 공연과 연극 포럼이 함께 열린다. 이번 개막식에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연극 애호가, 시민 등 1천500여명이 상상플랫폼 객석을 가득 채웠다. 행사에 앞선 사전 퍼포먼스 ‘항구 사람들’에서는 유랑극단, 부두 노동자, 예술가 등으로 분장한 자원활동가와 연극인 110여명이 참여해 항구도시 인천의 과거를 생생하게 재현했다. 이어진 ‘희망의 땅, 인천’ 무대는 ‘황해도에서 인천으로, 어른에서 아이로’를 주제로 은율탈춤보존회와 육군 제17사단 군악대가 함께 전쟁과 이주의 역사, 그리고 희망의 귀환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행사 사회는 배우 손병호와 아나운서 임희정가 맡았으며, 소리꾼 장사익이 애국가를 제창하고 ‘봄날은 간다’를 노래해 무대의 품격을 더했다. 또 본선에 진출한 16개 지역 극단의 연극인들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항해’를 상영했다. 특히 명예대회장 전무송 배우의 내레이션을 통해 극단들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치열한 준비 과정과 숨겨진 순간들을 진정성 있게 전했다. 또 고재경 마임이스트의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36인의 기수와 은율탈춤 어린이들이 함께한 ‘항해하는 사람들’ 퍼포먼스 행진도 이어졌다. 피날레 무대인 ‘바다의 교향시’는 인천지역 댄스 동아리와 예술단체 5개팀 등 200여명이 참여해 ‘인천에서 세계로, 현재에서 미래로’를 주제로 공연을 선보였다. 김종진 대한민국연극제 집행위원장은 “23일간 펼쳐질 연극제는 이야기와 감동, 공동체의 힘을 담아낸 품격 있는 무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 시장은 “이번 연극제를 통해 인천이 대한민국 문화를 처음 꽃 피운 도시에서 나아가 문화와 예술이 일상이 되는 글로벌 톱텐 도시로 성장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강시(文化强市)로서 문화예술 발전과 창의적인 예술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아래 詩 다시공방’ 박은선 시인 초청 북토크&시낭송회 10일 개최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에 위치한 시집전문책방 ‘산아래 詩 다시공방’(대표 이안)이 오는 10일 오후 5시 ‘박은선 시인 초청 북토크와 시낭송회’를 개최한다. 지난 3월 22일 문을 연 ‘산아래 詩 다시공방’은 시집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국내 드문 독립책방이다. 글쓰기와 시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지역문화 공간으로 문학 행사를 열고 있다. 이번 북토크는 지난 5월 권지영 작가의 북토크와 6월 ‘동네방네 詩끌시끌 시화전’에 이어 선보이는 세 번째 문화 행사다. 이번 북토크와 시낭송회에선 박은선 시인의 네 번째 시집 ‘갈비뼈에 부는 청초한 바람’에 담긴 섬세하고 깊은 감성의 문장을 독자들과 직접 나눈다. 이를 위해 박상봉, 이복희 시인이 대담자로 나서 박은선 시인의 작품세계와 창작배경을 풀어낼 예정이다. 시집에 묻어나는 삶의 잔결들을 시인과 함께 되새기며, 말로 전하지 못한 감정들을 시로 나누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관객들의 눈길을 홀리고 감성을 사로잡는 박은선 시인의 특별한 시 퍼포먼스와 함께 김예숙, 문혜경, 이명희, 이복희, 석주윤 등 시인과 독자의 시낭송이 어우러진다. 시의 울림을 목소리로 전하는 따뜻한 교감의 시간도 펼쳐진다. 행사 종료 후에는 저자 사인회도 예정돼 있어, 독자들과의 의미 있는 만남이 예상된다. 박은선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현대시인협회, 국제펜한국본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바다의 달을 만나기 전’ ‘바다만 아는 비밀’ 등이 있으며 유튜브 ‘낭독하는 시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시인과 뮤지션의 만남 ‘포트리룸’에 작사가로 참여하며 다양한 시 퍼포먼스를 펼치는 행위예술 전문가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미술관, 예술·생태·지역 잇는 융합 교육 ‘안산 동그리 공유학교’ 운영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이 ‘안산 동그리 공유학교’를 통해 예술과 생태, 지역을 잇는 융합 교육에 나선다. 경기도미술관이 G뮤지엄스쿨 사업의 일환으로 안산교육지원청과 협력해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예술가들의 작업 활동을 참여자들이 직접 경험해보는 창작 워크숍으로 운영된다. 초등 가족 프로그램 1종과 청소년 프로그램 1종으로 총 2종의 프로그램이 8월 중 각각 4주간의 심화 과정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경기도미술관에서 오는 24일부터 진행되는 동시대미술의 현장 기후위기 특별전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와 연계해 예술과 지역 환경, 생태가 융합한 형태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감수성과 창의력을 높일 예정이다. 먼저 어린이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흙으로 빚는 안산 이야기-안산색 크레용’은 안산 지역의 자연환경과 색채를 관찰하고 이를 자신만의 색으로 재해석해 크레용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초등학교 3~6학년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이 대상이며, 16일을 제외한 8월 매주 토요일 오전에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미술관 주변과 주거지 주변을 탐색하며 흙과 식물 등을 채집하고, 그 흙을 활용해 직접 크레용을 제조한다. 직접 만든 크레용으로는 지역의 야생동물 그리기를 통해 지역 생태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다. 이를 통해 참여자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 환경에 대한 애정을 키우며 다양한 시각 예술의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말하는 점, 연결되는 선-채소 진(Zine) 메이킹’은 일상 속 먹거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미디어 리터러시 기반의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채소를 관찰하고 이야기화 해 독창적인 ‘채소 진(Zine)’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에게 환경과 먹거리 문제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시각적 표현과 편집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안산 지역에 거주하는 15~18세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8월 매주 수요일 오후에 진행된다. 기후변화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예술적 실천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된 참여자들의 작품은 경기도미술관에서 결과 전시로 이어진다. 가족들의 야생동물 그림 작품과 직접 제작한 크레용, 채취한 흙, 청소년들의 진(Zine)과 토론 결과물들이 오는 9월 교육실에서 전시된다. 교육 프로그램의 기획과 진행은 예술을 매개로 실천 가능한 생태 전환 교육과 사회참여 예술의 역할을 탐구하고 있는 예술교육실천가 공윤지 기획자와 전 과정을 함께한다. 프로그램의 자세한 일정과 세부 내용은 경기도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초(譙)’는 어떤 시설물일까? [이강웅의 수원화성이야기]

화성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우선 화성 규모와 화성 시설물은 정확히 알아야 한다. 화성 시설물은 19개 유형에 60개다. 화성 규모는 4천600보로 5.4㎞다. 이 화성 규모 4천600보에는 옹성과 용도는 포함되지 않는다. 의궤는 옹성과 용도를 성과 별도로 구분해 분류하기 때문이다. 의궤 기준을 따라야 한다. 이 두 가지 기본적인 것에 대해서도 정립되지 않아 아쉽다. 시설물 19개의 유형을 보면 문, 옹성, 적대, 암문, 수문, 은구, 지, 장대, 노대, 공심돈, 봉돈, 각루, 포루(대포), 포루(군졸), 치, 포사, 성신사, 용도, 용연이다. 이는 의궤 도설에 기록된 시설물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순서도 같은 체계다. 발표하거나 안내하는 기관마다 화성 시설물 수가 다르니 세계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을까. 성 규모를 보면 의궤에 “성 둘레가 4천600보인데 이 안에 문이나 초, 치, 포, 대, 돈(譙雉舖臺墩) 등이 차지하고 있는 땅이 635보4척이고, 이 밖에 원성이 3천964보2척”이라고 설명한다. 이 기록에는 화성 전체 규모, 곡성 규모, 원성 규모가 모두 포함돼 있다. 4천600보가 화성 전체 규모, 635보4척이 곡성, 3천964보2척이 원성이다. 당연히 원성과 곡성의 합이 화성 규모다. 이 기록이 중요한 것은 곡성에 포함되는 시설물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의궤에 곡성을 설명하며 ‘문, 초, 치, 포, 대, 돈’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 유형에 들지 않으면 곡성이 아니라는 말도 된다. 중요한 정의다. 문제는 알 수 없는 용어가 하나 있다는 점이다. 현재에도 그리고 의궤에도 쓰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바로 ‘초(譙)’란 명칭이다. 이곳 외에 의궤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림이나 설명에도 없는 시설물 이름이다. 유일하게 여기에 단 한 번 나온다. ‘초’는 어느 시설물을 말할까. 밝혀보자. 의궤에 낯선 용어가 나오면 우선 참고하는 자료는 ‘화성성역의궤 건축용어 해설집’이다. 화성성역의궤 번역본과 함께 발간된 책이다. 용어해설집에서 찾아보면, 초를 ‘성 위의 문루나 망루’, ‘성곽의 문루 또는 망루의 총칭’이라 설명한다. 다음 포털에서 찾아보면 ‘궁문 또는 성문 따위의 바깥 문 위에 지은 다락집’이라 나온다. 이런 해설과 설명을 바탕으로 본다면 초는 현재 화성에 보이는 문루 혹은 공심돈으로 일단 판단된다. 그러나 이 같은 사전적 설명으로 화성 시설물 중 어느 유형이라고 확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판단과 사실은 별개다. 누구나 인정하는 확인이 필요하다. 확인을 위해 출발하자. 초를 제외한 나머지 유형의 용어는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문, 초, 치, 포, 대, 돈’ 6개 유형에서 초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유형 시설물은 어떤 것인지 먼저 알아보자. 문은 문, 암문, 수문이고, 치는 치가 해당하고 포는 포루(군졸)이며 돈은 공심돈, 봉돈이 해당하고 대는 적대, 장대, 노대가 해당한다. 포를 포루(군졸)로 본 이유는 원문에 ‘포(舖)’로 돼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60개 시설물, 19개 유형 중 곡성을 이루는 시설물에서 빠진 유형이 하나 남는다. 바로 포루다. 같은 한글 이름이지만 이 포루는 대포를 쏘는 포병 진지 포루(砲樓)다. 이렇다면 현재로는 초는 지금의 포루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초는 포루’라고 확정할 수 있을까. 검증이 필요하다. 가능성과 확정은 별개다. 가장 확실한 건 수치를 활용한 검증이다. 의궤 기록에 “곡성의 총 규모는 문, 초, 치, 포, 대, 돈의 합으로 635보4척”이라 했다. 확인하기에 사용하기 좋은 자료다. 635보4척은 전체 6개 유형의 곡성 길이 합계다. 전체에서 불분명한 초를 제외하고 확실한 나머지 5개 유형의 곡성 길이를 먼저 구해보자. 문은 문 네 곳, 암문 다섯 곳, 수문 두 곳으로 모두 11곳이다. 각 길이를 합하면 140보3척이다. 치는 순수한 치 여덟 곳으로 합이 130보이고 포는 포루(군졸) 다섯 곳으로 합계 85보2척이다. 돈은 남공심돈, 서북공심돈, 봉돈 세 곳으로 합으로 72보4척이다. 그리고 대는 적대 네 곳, 동북노대 한 곳으로 합이 105보다. 의궤에 시설물별로 곡성 길이 기록이 있다. 이 계산에 동북공심돈, 서장대, 동장대, 서노대 길이를 계산하지 않았다. 이유는 이 시설물은 곡성도 아니고 원성도 아닌, ‘성안에 설치된 시설물’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일명 ‘재성신지내(在城身之內) 시설물’로 분류된다. 이 부류는 성과 전혀 관계가 없다. 성에서 돌출시켜 인공적으로 만든 곡성이 아니고 그냥 성안 원지반에 지은 시설물이기 때문이다. 이래서 시설물이 곡성에 해당하는지 구분이 중요하다. 이렇게 초를 제외한 분명한 5개 유형, 27개 시설물의 곡성 길이 합은 533보3척이다. 그렇다면 불분명한 시설물 초에 해당하는 길이는 6개 유형 전체 길이에서 5개 유형을 뺀 나머지가 된다. 나머지 길이가 포루(대포) 다섯 곳 길이의 합계와 일치한다면 ‘초는 포루’임이 증명이 되는 것이다. 6개 유형 곡성 길이 합계 635보4척에서 5개 유형 합계 533보3척을 빼면 102보1척이다. 이것이 초의 규모다. 이 수치가 5개 포루의 합계와 일치하는지 아닌지 확인해보자. 포루 규모는 의궤에 포루별로 기록돼 있다. 북동포루 21보1척, 북서포루 22보, 서포루 18보4척, 남포루 20보3척, 동포루 20보다. 포루 다섯 곳의 합은 102보1척이다. 포루 전체 길이다. 초의 규모는 102보1척이고 포루의 규모도 102보1척이다. 정확히 일치한다. 가능성이 확정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따라서 의궤에 단 한 번 나오는 용어 초는 포병 진지 포루로 확정할 수 있다. 건축용어해설집이나 포털에서 말한 초에 대한 설명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알 것이다. 결론은 ‘초는 포루’다. 비록 지금과 사용 용어는 달라도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은 지금 사용하지 않는 시설물 용어 ‘초’를 알아보며 정조의 화성성역의궤 편찬의 정확성을 엿봤다. 글·사진=이강웅 고건축전문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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