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플랫 색소폰 앙상블’, 재능기부로 창단, 음악 통해 사회적 약자에 위로와 희망 10일 성남아트센터서 대중가요~클래식까지 “나눔 실천… 친숙한 재즈 위해 노력할 것”
오래된 고전 영화나 드라마의 주요 장면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악기가 있다. 감미로우면서도 부드럽고, 동시에 풍부하면서 강렬한 울림을 주는 색소폰은 감성을 전하는 데 탁월하다. 특히 어떤 악기 못지않게 연주자가 자신의 감정과 에너지를 담아낼 수 있어 많은 이들은 인생에 한 번쯤 색소폰이라는 악기에 도전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색소폰을 매개로 지역에 따뜻함 나눔을 전하는 이들이 있다.
지난 6일 성남시 중원구의 한 교회에서는 ‘비플랫 색소폰 앙상블’의 봉사 연주를 지켜보는 주민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다양한 영화 음악에 사용된 발랄한 곡 “Can’t Take My Eyes off You”에 맞춰 어느 모자는 박수를 주고 받으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비플랫 색소폰 앙상블은 혁킴(김혁) 음악감독(서경대 교수)이 지난 2023년 창단한 아마추어로 이뤄진 색소폰 합주단이다.
15년 차 색소폰 연주자이자 재즈를 주 장르로 하는 김혁 감독은 성남에서 나고 자란 성남 토박이다. 그는 색소폰과 재즈라는 음악이 대중에게 조금 더 편안하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성남아트센터를 주무대로 음악과 해설이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 지휘자 겸 첼리스트 장한나가 이끄는 앱솔루트 클래식 오케스트라 색소폰 수석 단원 역임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이런 그가 자신이 운영하는 색소폰 아카데미의 회원들과 함께 ‘비플랫 색소폰 앙상블’을 창단한 배경은 음악을 통해 사회의 약자나 일상에서 예술과는 거리가 먼 이들에게 연주를 통해 위로와 희망을 주기 위해서다. 지역에 재능 기부와 봉사를 하고자 하는 뜻이 한마음으로 통했다.
대부분이 성남 지역민들로 구성된 앙상블 구성원들은 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도 성별도 다양하다. 학생부터 대학교수, 경찰 등 하는 일도 모두 제각각이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과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만은 하나다. ‘비플랫’이란 이름에서부터 김 감독과 단원들의 지향점이 묻어난다.
“비플랫(B-flat, Bb)에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습니다. 음악에서 ‘플랫’이란 표기된 음을 반음 낮게 지시하는 기호입니다. 본래보다 한키 낮다는 의미의 ‘비플랫’에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전달하자는 의미와 함께, 음악적으로 ‘최고 중 최고(best of best)’가 되자는 의미를 함축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비플랫 앙상블은 아마추어 단체이지만 대중에게 들려줄 실력만큼은 프로를 지향한다.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매주 토요일이면 무조건 모임에 모두 참석해 합을 맞춘다. 대학에서 색소폰 전공생들을 가르치는 김 감독의 혹독한 훈련에 단원들은 때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들은 오는 10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제4회 정기 공연으로 ‘혁킴&비플랫 색소폰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성남아트센터는 프로들만 서는 무대잖아요. 여기서 무대를 선보일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지역 중심의 나눔을 실천하는 봉사단체라는 의미도 있지만, 저희가 어느 정도 실력을 갖췄다는 의미도 잊지 않을까요.”
약 6개월간 이들의 훈련이 담긴 이번 공연에서는 클래식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의 영화 ‘미션’부터 ‘여인의 향기’ 등 추억의 음악부터 ‘테스형’과 같은 국내 대중가요 등 재치와 유머를 담아 대중이 즐거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펼쳐진다.
“앞으로도 후학 양성으로 색소폰과 재즈라는 음악 장르가 대중에게 편안하고 가까이 다가가는 매개체가 될 수 있는 프로젝트나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또한 앙상블로 가까운 곳의 시민에서부터 지역 사회 나눔을 실천하며 관객뿐만 아니라 저희의 행복도 찾아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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