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아닌 마음으로”… 금난새 ‘푸근한 음악회’, 청각장애 아동과 감동의 만남

지난 14일 서울예술고등학교 도암홀에서 열린 지휘자 금난새의 ‘푸근한 음악회’에 청각장애 아동과 가족 35명이 초청돼 클래식 음악의 감동을 함께 나눴다. 이번 공연은 청각장애 아동에게 생애 첫 실내악 관람이라는 특별한 경험이자, 음악을 통한 새로운 소통과 정서적 연결을 시도한 뜻깊은 무대였다. 이번 행사는 개관 40주년을 맞은 청음복지관이 기획했다. 음악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복지관은 저주파부터 고주파까지 다양한 주파수를 가진 악기를 활용해 아동들의 청능과 언어발달을 돕고 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한 아이들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다양한 악기를 이제 막 접하기 시작한 단계다. 이런 아동들에게는 대규모 오케스트라보다 섬세한 챔버 오케스트라 구성 무대는 소리의 질감과 감정을 느끼기에 최적의 무대였다. 가까운 거리에서 악기 소리와 연주자의 표정을 함께 경험한 아이들은 익숙한 악기가 등장할 때마다 눈을 반짝였고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이런 공연을 보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공연 후 금난새 지휘자는 “소리가 아닌 마음으로 연결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청각장애인을 위한 무대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을 주선한 한국청각장애인복지회 심계원 이사장은 “음악이 아동들에게 또 하나의 언어가 되어 주었고, 앞으로도 다양한 예술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가능성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2025 기아챌린지 ECO 프로젝트] 1. 공약보다 많은 쓰레기, 선거철 폐현수막의 그림자

기아 AutoLand 화성과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가 ‘2025 기아챌린지 ECO 서포터즈’와 함께 친환경 교육, 환경 이슈 캠페인 등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신은진(22), 양재명(25), 이어진(22), 장하나(23), 전세빈(26) 학생으로 구성된 ‘지구는 처음이라’ 팀은 매년 선거 종료와 함께 버려지는 대량의 폐현수막이 야기하는 환경문제에 관한 경각심을 촉구했다. 선거가 끝난 거리엔 공약보다 더 많은 쓰레기가 남았다. 선거 기간 전국에 걸린 수십만 장의 현수막 가운데 재활용되는 것은 30%도 되지 않으며, 대부분은 선거 종료와 함께 그대로 태워지거나 땅속에 묻혔다. 현수막은 선거가 끝나면 잊히는 ‘소모품’처럼 취급되며 정치권은 물론 시민 사회의 관심에서도 멀어지고 있다. 거리에는 수많은 공약이 걸렸지만, 정작 그 뒤에 남은 환경의 책임은 누구도 제대로 짊어지지 않고 있다. 제21대 대선 선거운동으로 전국 각지에는 후보자들의 얼굴과 공약이 담긴 현수막이 거리를 채웠다. 19일 행정안전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폐현수막은 5천 408t에 달했으며 이 중 33.3%(1천 801t)만이 재활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은 폐현수막 발생량 6천 130t, 재활용률 29.6%(1천 817t)로 매년 전국에서 대량의 폐현수막이 발생하지만, 3분의 2 이상은 소모되고 버려진다. 대부분의 현수막은 플라스틱 합성수지(PVC)로 제작돼 자연분해에 수백 년이 걸리고, 소각 시 다이옥신과 이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을 배출해 온실가스의 원인이 된다. 더욱이 폐현수막의 재활용이 기술적으로도, 제도적으로도 쉽지 않다. PVC 재질 특성상 재활용을 위해선 세척과 분리 작업이 필수지만, 이 과정에서 다량의 폐수가 발생하고 비용도 상당하다. 문제는 대부분의 지자체는 이를 감당할 설비나 예산이 부족해, 결국 소각 또는 매립 외에는 현실적인 처리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그 결과 폐현수막의 70%가량은 그대로 소각되거나 땅속에 묻히며, 오랜 시간 환경에 잔존하거나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식으로 우리 곁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선거철 반복되는 폐현수막 문제는 제도 개선만으로 한계에 다다랐고, 시민의 인식 전환과 공동의 책임 의식이 절실히 요구된다. 선거철마다 대량으로 발생하는 폐현수막이 환경 오염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자, 행안부는 ‘제2회 폐현수막 자원순환 문화 조성 경진대회’ 개최하고 일부 지자체와 기업은 폐현수막을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폐현수막으로 만든 재활용 제품은 위생 문제가 크고, 세척 과정에서 많은 폐수가 발생해 오히려 또 다른 환경 부담을 초래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이러한 제품들이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아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결국 폐현수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근본적인 인식 변화와 제도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폐현수막의 새로운 쓰임을 알리고, 시민들이 환경 문제를 ‘나의 일’로 인식하도록 돕는 참여형 캠페인과 기업의 가치 중심 홍보가 요구된다. 폐현수막 문제 해결은 단기적 재활용 정책을 넘어 시민과 기업, 정부가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구조가 필요한 때이다. 글·사진=2025 기아챌린지 ECO서포터즈 ‘지구는 처음이라’ 팀 / 정리=이나경기자

춤으로 이어온 70년... 글로벌 춤꾼 이경화 명무, 세대와 세계를 잇다

“살풀이 한 자락에 담긴 인생의 결, 북춤 한 장단에 스민 세월의 숨결,그녀는 춤으로 시대를 건넜다.” 올해로 무대 인생 70년을 맞은 한국무용가 이경화(오연문화예술원 이사장)명무가 일흔 해 동안 걸어온 춤의 여정을 무대에 담는다. 다음달 6일 오후 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춤길 70, 이어춤’은 전통과 현대, 세대와 세계를 아우르는 대규모 기념 공연으로, 이경화 명무의 예술적 유산을 집약한 감동의 무대가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살풀이춤, 입춤, 동래학춤, 소고춤, 부채춤 등 전통의 맥을 지키는 대표작들부터, 그녀가 창작한 ‘신바라춤’, 연희와 판굿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원푸리’ 등 감각적인 작품까지 총 11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특히 진도북춤 계열의 ‘설북춤’은 국내는 물론 해외 무용수들까지 합세해 대규모 협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경화 명무는 국가무형유산 ‘승무’와 ‘살풀이춤’ 이수자로, 수십 년간 정재, 민속무, 신무용 전 장르를 넘나들며 전통춤의 품격과 정신을 몸소 실천해온 우리 시대의 대표적 무용가다. 1988 서울올림픽과 2002 한일월드컵 등 국가행사에서도 안무를 맡아 한국춤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 주역이기도 하다. 무대에는 국내외 제자들이 총출동한다. 독일·일본·영국·이탈리아·인도네시아 등에서 활동 중인 제자들도 귀국해 스승의 예술정신을 몸으로 기린다. 초등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의 무용단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세대와 국경을 넘어서는 ‘이어춤’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완성한다. 이경화 명무는 “춤은 곧 나의 언어이자 삶이었다. 이 길을 함께 걸어준 모든 이들과 ‘우리 춤’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사단법인 오연문화예술원 주최로 열리며, VIP석 10만원, R석 5만원, S석 3만원이다. 관람은 초등학생 이상부터 가능하며, 예매는 NOL티켓(1544-1555)에서 할 수 있다. 춤으로 세월을 품고, 춤으로 세대를 잇는다. 이경화 명무의 ‘춤길 70, 이어춤’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한 예술가의 삶과 한국 춤의 혼이 깃든 역사이자, 다음 세대로 건네는 고귀한 ‘춤의 유산’이다.

황대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문화강국 정부, 경기도 선도에 설 것”

“‘문화강국’을 핵심으로 내세우는 새 정부의 기조에 경기도가 선도에 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 및 관광 분야에서 중장기적이고, 질적인 성장을 이룬다면 경기도는 말 그대로 ‘기회의 땅’이 될 것입니다.” 황대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더불어민주당·수원3)이 지난 17일 열린 문화 분야 언론 간담회에서 “이번 추경에서 공공기관 출연금 74억5천만원 증액 의결은 정부의 ‘K-컬쳐’ 육성 정책에 경기도의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 13일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여야 만장일치로▲경기문화재단 운영(28억원) ▲한국도자재단 운영(15억원) ▲경기관광공사 운영(21억원) ▲경기콘텐츠진흥원 운영(7억5천만원) ▲경기아트센터 운영(3억원) 등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황 의원은 “이재명 정부는 출범부터 콘텐츠로 미래 산업을 창출하는 소프트파워 ‘문화강국’ 대통령을 표방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과 연계해 현장의 사람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겠다는 것으로 경기도는 정부의 기조에 맞춰서 우선순위로 재편하면 국정과제의 선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문화·콘텐츠 ▲관광 두 분야를 경기도가 선도할 영역으로 손꼽았다. 이어 경기도가 선점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 정책사업으로 ▲독립영화 생태계 등 문화예술인 창작 지원 ▲콘텐츠 인큐베이팅 ▲마케팅 지원 및 정책 금융 사업 ▲DMZ 생태자원의 독자적인 기반 활용 등을 제안했다. 그는 문화예술 활성화로 특히 공공기관의 전문성과 자율성, 독립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황 위원장은 “행정 및 집행기관은 문화재단 등 공공기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현재는 하나로 합쳐진 경기도의 박물관 사업을 중앙처럼 독자적인 기관으로 분리하는 방향 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나 크리에이터 양성에 있어서도 매년 하는 의례적인 공모사업이 아닌 전문 기관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을 중장기적으로 육성하는 등 양보단 질적인 성장을 늘리거나, 문화재단이 경기도 버전의 예술인 인증사업을 하는 방식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국가적 정책 마련 필요” 제언 눈길

학교 안 스마트폰 사용 문제로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마찰과 교권 붕괴 우려 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가 차원의 통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 재학 중인 안지은, 조진희씨 등은 최근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실태 및 대응 방안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은 기기를 넘어 일상이 됐다. 이로 인해 수업 몰입이 방해되고 교사의 지도권이 약화되며 교육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보고서는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이 미치는 영향을 ▲학습 방해 ▲교육현장 위기로 구분했다. 학생들의 집중력 저하, 학습 성취 저하, 개인화되는 교실, 교사의 소외감 등을 불러일으키고 교실 내 권력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심각한 교권침해 문제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교사를 범죄의 피해자로 만드는 상황까지 초래한다. 2015년 전북 고창에선 고교생이 교사의 치마 속을 불법 촬영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고, 2022년 충남의 중학교에선 교사와 학생 간의 갈등 장면이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고스란히 유포돼 교사의 명예가 훼손되는 사례가 있었다. 지난 4월 양천구의 고등학교에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학생에게 경고를 주자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들은 “수업 중 비교육적 스마트폰 사용률이 70%를 넘는데, 명확한 기준이 없고 학교마다 대응방식이 모두 달라 교사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라며 “프랑스는 2018년부터 초중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전면 금지하고 영국도 각 학교에 스마트폰 사용 제한을 강력히 권고하며 호주 일부 지역은 학생 소지 자체를 불허하기도 한다. 국가 차원의 법적 가이드라인을 먼저 만든 후 학교에 현실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안지은씨는 “해당 내용을 조사하며 두 곳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스마트폰 규제와 관련 국가 개입이 필요하다는 글을 게재한 결과 조회수는 2천건, 댓글 총 25개가 달리면서 관심을 끌었다”며 “내용이 다양했지만 다수가 교실 안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무조건적인 스마트폰 사용 금지나 무조건적인 허용이 아닌, 균형 잡힌 기준과 자율의 조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갈등을 줄이고 교실에서 효과적인 스마트폰 활용을 위한 세 가지 실천전략도 제시했는데 ▲학교 현장의 실천전략은 ‘스마트존(지정 장소에서만 스마트폰 사용 허용) 지정’, ‘사물함 보관 의무화’, ‘프로젝트 학습 시 한시적 허용’, ‘학습자치회 중심의 규율 수립’ 등이다. 또 ▲학생 자기조절 중심 디지털 교육을 통한 ‘디지털시대 자기관리 능력 향상’ 도모 ▲교사 보호시스템 구축을 위한 ‘갈등 대응 매뉴얼 및 법률 지원’, ‘심리상담 및 치료 지원 체계’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러한 시스템이 원활히 구축될 때 학생들의 집중력은 물론 교권과 사회성도 회복되고 학생들의 스마트폰 중독도 예방할 수 있다”며 “자유를 위한 통제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트페어 입문자, 대환영”…더 크고 화려해진 ‘2025 화랑미술제 in 수원’ 미리보기

오는 26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29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2025 화랑미술제 in 수원’이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서울에 집중된 미술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경기지역의 예술문화 성장을 도모한다는 의미를 내세웠다. 지난 16일 (사)한국화랑협회와 (재)수원컨벤션센터가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협회 측은 “한국 현대미술의 트렌드는 무엇인지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로, 특히 입문자들도 광교에서 열리는 화랑미술제를 통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아트페어의 세계에 발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2025 화랑미술제 in 수원’에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전국 각지의 정상급 갤러리 104곳과 특별전을 포함한 6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관람객은 중진 작가부터 떠오르는 신진 블루칩 작가까지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작가로는 조형 언어를 통해 자연을 탐구하는 갤러리 플래닛의 허보리, 색연필을 매개로 파동을 시각화하는 학고재의 지근욱, 선과 면을 통해 형상을 재구성하는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의 손지형부터 국내 대표 단색화가인 박서보(샘터화랑), 김구림(유엠갤러리), 화려한 색채의 안두진(이화익갤러리) 등이 있다. 또한 마츠모토 타카히로(일본), 무라카미 다카시(일본), 르네 리트마이어(네덜란드) 등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도 소개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인만큼 지역 작가 발굴도 지난해 보다 신경을 썼다. 미술제 현장에선 문화도시 수원 특별전 ‘수문장: 당신의 풍경, 당신의 취향’이 진행되는데 수원의 청년예술가 20인 외에, 수원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예술단체 소속 예술가 21인의 작품도 함께 선보여 지역의 작가들의 물꼬를 열어주는 기반을 다진다. 지난해 17명의 지역작가를 소개했는데 올해 로컬 스펙트럼존을 21명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성훈 화랑협회장은 “화랑의 역할이 신진작가 발굴과 육성 역시 있기에 지역에 묻혀있는 작가들을 발굴해 중앙의 프로 화랑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를 담았다”며 “이런 부분을 앞으로 점차 더 늘려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어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 아트살롱’ 역시 인기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끈다. ‘달항아리가 머문 책장’이란 주제로 조선시대 탄생한 전통 도자기 ‘달항아리’를 오마주한 작품을 직접 빚어보고 이를 나만의 미니 책가도에 완성할 수 있다. 27일부터 3일에 걸쳐 전문가들이 미술계에서 주목할 만한 이슈와 주제를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다양한 ‘토크 프로그램’도 열린다. ‘초보 콜렉터가 알야할 상식’, ‘한국 동시대 미술의 이해’ 등 미술 전문기자부터 세무사, 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연사가 관람객의 궁금증을 해소할 예정이다. ‘도슨트 프로그램’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올해엔 두 가지 테마로 구성되는데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예술’은 작품 속 가족, 추억, 희로애락이 깃든 장면들을 통해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예술을 조명하며, 두 번째 테마 ‘컬러, 감정을 담다’는 색이 전하는 메시지에 주목하며 컬러 테라피를 경험하게 만든다. 이외 광교 호수공원을 무대로 한 무료 야외 재즈공연 ‘레이크 바이브’, 와인 페스티벌 ‘독일 미(味)술’, 반려견을 위한 펫모차 운영 등도 마련돼 있다.

지휘자 최재혁, 하차투리안 국제 콩쿠르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지휘자 최재혁이 제21회 하차투리안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16일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에 따르면 하차투리안 국제 콩쿠르는 아르메니아의 위대한 작곡가 아람 하차투리안(1903~1978)을 기리기 위해 2004년 창설됐다. 매년 그의 생일인 6월6일을 기점으로 약 일주일간 펼쳐진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지휘 부문이 해마다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올해는 지휘 부문 경연이 치러졌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지원한 만 18세 이상 35세 미만의 젊은 지휘자 중 12개국 18명이 본선에 진출했으며, 이 중 6명이 최종 라운드에 올랐다. 대한민국의 최재혁(30)을 비롯해 오티스 킨타 에노키드-라인함(영국·29), 레오나르드 레이몬드 윌리암 와이스(호주·32) 등 총 여섯 명이 파이널 라운드에서 아르메니안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콩쿠르 규정에 따라 여섯 명의 지휘자는 무작위 추첨으로 정해진 두개의 곡을 공연하게 되는데, 그 중 한 곡은 아람 하차투리안 교향곡 2번 ‘Symphony with Bells’의 한 악장이다. 최재혁은 아람 하차투리안 교향곡 E minor ‘Symphony with Bells’ 4악장, 루드비히 반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 ‘운명’ 1악장을 지휘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지난 12일 오후 7시(현지 시각)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의 아람 하차투리안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최재혁의 수상은 대한민국 지휘자의 역량과 예술성을 국제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입증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아르메니안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파이널 무대에서 그의 지휘는 작품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은 해석과 에너지 넘치는 전달력으로 현지 음악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편 지난 2021년 이 콩쿠르의 지휘 부문에서는 일본의 다이치 데구치(Daihi Deguchi)가 우승한 바 있다. 최재혁이 거머쥔 심사위원 특별상은 이번 대회에서 특히 주목받은 수상 중 하나로,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기대를 모은다.

경기도물리치료사회 ‘행복한 걷기 생활 분위기 조성’ 사업 시행

경기도물리치료사회(회장 김가영)는 지역 주민들의 건강한 보행 생활을 돕기 위한 ‘건강걷기 프로그램’ 사업을 본격 시행한다. 수원시 영통구보건소가 주관하는 이번 사업은 지역 성인 31명을 대상으로 보건소 관할 체육관에서 6~7월 주 1회, 총 6주간 1~2시간씩 운영된다. 교육은 경기도물리치료사회 소속 물리치료사의 전문적인 지도 아래 체계적인 방식으로 보행 교육이 이뤄진다. 건강걷기 프로그램은 족저압 측정기(피츠인솔)를 활용한 보행 패턴 분석을 통해 참가자 개개인에게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한다. 또 신체 안정성 향상과 하지 근력 강화, 올바른 자세로 걷는 법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특히 낙상 예방과 보행 기능 개선에 초점을 맞춰 중장년층의 일상 건강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지역 주민들의 건강 증진뿐 아니라, 보행 기능 저하로 인한 사고 예방에 기여해 지역사회 복지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강사로 참여한 김진성 물리치료사는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물리치료사가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전문적인 운동 지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현장의 중요성을 다시금 체감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가영 회장은 “보행은 삶의 질과 직결되는 기본적인 활동”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신체전문가인 물리치료사의 현장 파견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올바르고 건강한 보행 습관이 정착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밝혔다.

놀면서 익히는 백남준의 예술세계…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백남준 키우기’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가 교육·체험 프로그램 ‘백남준 키우기’를 운영해 백남준의 삶과 예술세계에 대한 청소년의 이해를 돕는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청소년이 백남준의 예술 철학을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하게 하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며, 오는 11월27일까지 운영한다. ‘백남준 키우기’는 백남준의 생애, 인물, 명언, 기술 등 네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된 체험 활동이다. 참가자들은 태블릿PC와 퀴즈 신문을 활용해 전시장을 탐색하며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고 자원을 획득하게 된다. 이 자원을 이용해 백남준의 대표작을 수집하고, 마지막에는 팀별로 결과를 공유하며 감상과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조는 2~3인 단위로 구성되며, 퀴즈의 난이도와 활동 시간은 참가자의 학년과 수준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된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단순한 전시 해설이나 일방향적 교육을 넘어 디지털 기기와 아날로그 교구를 병행한 게임형 체험 방식을 도입해 참가자들의 몰입도와 참여도를 높였다. 관람객이 전시 공간을 능동적으로 탐색하면서 자연스럽게 백남준의 생애와 철학, 미디어아트 장르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미디어아트를 어떻게 가르치고 경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결과물”이라며 “청소년들이 백남준을 하나의 역사적 인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흥미를 갖는 동시대적 예술가로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기문화재단 학술심포지엄 ‘어떻게 연구하고 무엇을 기념할 것인가’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무명의병의 역사적 가치를 찾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한 ‘경기도 무명의병 기념사업’이 경기도 무명의병의 범위를 진단하고, 향후 연구 과제 등을 확인하며 첫 여정을 마무리했다.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은 지난 13일 오후 1시 경기문화재단 아트홀에서 무명의병 학술심포지엄 ‘어떻게 연구하고 무엇을 기념할 것인가’를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오랜시간 의병활동을 연구해온 학자들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 무명의병 기념사업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연구 방향과 기념 방식이 모색됐다. 김헌주 한밭대 인문교양학부 교수가 사회를 맡은 심포지엄은 김상기 충남대 국사학과 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심철기 연세대 역사문화학과 교수, 최재성 성균관대 사학과 겸임교수, 오수창 서울대 역사학부 교수, 전진성 부산교육대 사회교육과 교수의 발표로 진행됐다. 먼저 김상기 교수는 ‘한말 의병운동 연구와 기념사업의 현황과 과제’ 기조강연에서 2000년대 전후의 의병연구 현황을 의병장별, 지역별로 정리했다. 또 지역별 의병운동 기념사업의 현황을 짚은 데 이어 희생자 파악을 통해 무명의병의 현황을 확인해야 한다는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심 교수는 ‘경기지역 의병운동 연구성과와 무명의병’ 발표를 통해 새로운 자료의 발굴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존 의병자료, 국내 자료, 일본 소장 자료의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또 최 교수는 ‘의병전쟁 인식의 두 갈래 전승’ 발제에서 독립신문, 대한매일신보, 황성신문 등에 나타난 당대인의 의병 인식을 전기·중기·후기로 분석했다. 오 교수는 ‘조선후기 이후 역사 전개와 무명의 실천’에서 무명의병이 군주제를 극복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구체적인 사례로 ‘춘향전’과 조선후기 이후 민중 역량의 성장 등을 들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전 교수는 ‘애국주의에서 인권으로: 무명용사 기념의 의의에 관하여’를 통해 프랑스·독일·대한민국의 무명용사 기념 방식과 의의를 소개했다. 주제발표에서 나온 쟁점 등을 바탕으로 이어진 종합토론에선 ‘잊혀진 의병’이 많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전후기 의병의 희생자는 6만~7만명에 이르지만 훈포상을 받은 의병은 2천739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토론자들은 특정인물의 일기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발굴해 무명의병의 실체를 구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김헌주 교수는 “폭도, 비도, 의도, 의병, 의료 등 의병을 지칭하는 다양한 용례를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병활동을 하다가 자위단에 귀순한 사례, 의병-귀순-의병을 반복한 사례 등 경계가 모호한 이들에 대한 개념 정의를 해 잊혀진 의병의 존재를 환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지난해부터 추진한 경기도 무명의병 기념사업은 나라를 위해 싸우고 쓰러졌지만, 이름을 남기지 못한 의병을 발굴하고 기념·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3년 ‘무명의병 기억과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2월 역사문화 강좌 ‘강산의 의로운 장부들’을 연 데 이어 3월 ‘바깥포럼 1895’, 최근 ‘어떻게 연구하고 무엇을 기념할 것인가’ 심포지엄을 통해 의병의 개념부터 경기도 의병항쟁의 특징, 무명의병 기념사업의 나아갈 방향 등을 논의했다. 특히 21세기 경기도 무명의병의 정체성을 진단하며 무명의병의 정신적·문화적 가치를 찾는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지훈 경기역사문화유산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무명의병의 가치를 조명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그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다. 이를 통해 미래세대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전달하고 정의롭고 자주적인 민족정신을 계승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경기도와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은 앞으로도 무명의병의 정신을 계승하고 역사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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