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합창단’ 정교함·예술성… 국제 그랑프리서 ‘영예’ 11월20일 무대 앞두고 전단원 연습 한창 하반기 ‘수원합창제’·‘난파음악제’ 참가도
“섬세하고 리드미컬하게, 소프라노와 알토, 메조가 함께 만들어가는 하모니에 집중해서 다시 해봅시다.”
바로크 음악의 거장 헨델의 초기 걸작 ‘주께서 말씀하셨다’가 수원여성합창단의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하모니로 재탄생했다.
지난 10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의 연습실에선 오는 11월20일 제31회 정기연주회를 앞둔 수원여성합창단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진지한 표정으로 지휘자의 주문을 따라가는 단원들은 각각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알토의 풍부한 음역대를 내며 조화를 이뤄갔다.
‘주님을 찬양하라’를 부를 땐 화려한 화성과 역동적인 리듬을 표현해냈고, 가곡 ‘못잊어’를 연습할 때는 시적 언어와 선율에 집중해 우수에 젖은 목소리로 이별의 정서를 담아냈다. 웅장하면서도 따뜻하고 섬세한 수원여성합창단의 목소리가 곡의 정서에 맞춰 다양하게 변해가며 연습실을 가득 채웠다.
24명의 중년 여성 단원으로 구성된 수원여성합창단은 지난 1993년 창단된 뒤 매년 정기연주회를 열어 수준 높은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똘똘 뭉친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으로, 직장의 업무와 가사로 바쁘지만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연습엔 전 단원이 참석한다.
합창단은 실력을 겸비한 열정으로 세계 무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엔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브라티슬라바 합창&오케스트라 페스티벌 2025’에 참가해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한국 합창의 위상을 드높였다. 유럽, 아시아에서 초청된 수준 높은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들이 있었지만, 한국 대표로 참가한 수원여성합창단은 정교한 하모니와 예술성 높은 무대를 선보여 심사위원단의 극찬을 받았다.
이 외에도 2019년엔 제15회 거제 전국 합창경연대회와 제3회 크로아티아 카를로바츠 국제합창경연대회에서 각각 대상과 금메달을 수상했고, 2017년엔 제2회 보령머드 전국 합창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2004년엔 제3회 세계합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선 ‘주 하느님’, ‘주께서 말씀하셨다’, ‘주님을 찬양하라’에 이어 슬로바키아에서 선보인 ‘거룩하시도다’, ‘함께하다’, ‘뱃노래’를 국내 청중에게 다시 한 번 들려줄 예정이다. 특히 정기연주회에선 대만의 여성합창단 ‘TCS 콰이어’가 무대에 올라 대만의 민속곡 등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
수원여성합창단은 정기연주회에 앞서 오는 9월13일 ‘수원합창제’, 10월24일 ‘난파음악제’에도 참가해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준다.
임주하 단원은 “노래가 갖는 힘은 굉장히 크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거나, 직장에서 열심히 일했던 중년의 여성들이 합창을 하며 자신과 타인을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힘을 얻어 우울감을 이겨내기도 한다”며 “많은 이들이 수원여성합창단에 들어와 음악으로 소통하고 하나되는 좋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수 지휘자는 “테크니컬하면서도 서정적인 노래를 잘 하는 합창단”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공연에서 수원여성합창단만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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