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공연단 가족 뮤지컬 ‘신데룰라 이야기’, 4월 18일 빛누리아트홀서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고난을 이겨내고 초자연적인 원조자의 도움을 받아 결국 행복한 삶이 되는 주인공 신데렐라. 흔히 갑자기 출세해 유명해지거나 백마탄 왕자를 만나 예기치 않게 고귀한 신분이 된 여자를 뜻하기도 한다. 이런 고전 속 신데렐라가 개척과 용기의 옷을 입고 새로운 캐릭터 ‘신데룰라’로 탄생했다. 수원시립공연단의 제26회 정기공연 가족 뮤지컬 ‘신데룰라 이야기’가 다음 달 18일부터 20일까지 수원문화원 ‘빛누리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12월 첫 선을 보인 ‘신데룰라 이야기’는 가족 뮤지컬로 호평을 받으며 더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해 올해 재공연이 기획됐다. 이야기는 기존의 신데렐라 이야기와는 다른 개성 넘치는 주인공 ‘신데룰라’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발명과 실험을 즐기는 신데룰라는 엉뚱하지만, 진취적이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지닌 소녀로,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인물이다. 동화 속 ‘신데렐라’는 계모와 언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내용이지만 ‘신데룰라 이야기’ 속 주인공 신데룰라는 새로운 가족과 조화를 이루며 스스로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적극적인 캐릭터다.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자신이라는 것, 인생은 스스로 만들어가고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권호성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은 “지난해 많은 관객이 보내주신 관심과 성원 덕분에 ‘신데룰라 이야기’를 다시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재공연에서는 더욱 세밀한 연출과 완성도 높은 무대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전하겠다”라고 밝혔다. 총 5회 공연으로 진행되며, 티켓 가격은 전석 2만 원이다.

인천 강화군, 해양환경 보호 앞장… ‘플라스틱 지구’ 전시로 공감대 확산

인천 강화군의 강화자연사박물관이 ‘플라스틱 지구 : 해양쓰레기전’ 기획 전시를 열었다고 25일 밝혔다. ‘플라스틱 지구 : 해양쓰레기전’은 오는 9월14일까지 열린다. 플라스틱의 재활용 과정을 보여주는 로봇 체험, 병뚜껑을 활용한 만들기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번 기획 전시는 쓰레기가 된 플라스틱이 어떻게 해양 기반 생물들의 번식을 막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군에서 일어난 실제 사례들을 중심으로 한 지역 기반 전시로 꾸며 경각심을 높였다. 대표적인 전시물로 지난 2024년 7월 플라스틱 노끈에 묶여 죽은 채로 발견된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저어새가 눈길을 끈다. 저어새는 강화에서 태어난 어린 새로, 국가유산청의 허가를 받아 전시물로 제작했다. 특히 군은 이번 전시를 서대문자연사박물관과 전시물 폐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업 방식의 순회 전시로 기획했다. 앞서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지난해 ‘플라스틱 플라넷’ 특별전시를 했다. 강화자연사박물관은 서대문에서 사용되었던 전시물과 함께 강화의 실제 사례들을 더해 더욱 흥미롭게 준비했다. 박용철 강화군수는 “이번 기획 전시는 플라스틱과 바다생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지구를 지켜갈 아이들의 많은 관람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기라 ‘사람의 발이 잘 닿지 않는 곳에’…수원예술공간 아름서

김기라 작가(51)를 설명하는 데는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회화에서부터 조각, 설치, 영상 작업, 퍼포먼스, 아트디렉팅에 이르기까지 기법에 한계를 두지 않는 그를 놓고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라고 한다. 여기에 음악·문학·무용 등 타 분야 예술가들과의 협업·지역 커뮤니티와의 협력 프로젝트까지 다채로운 방식으로 예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 위에 작가만의 특유의 위트를 한 스푼 올린 작품은 사회를 냉철하게 끄집어 낸다. 우리가 사는 세계가 이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작가는 “기법보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라며 예술과 예술가가 해야 할 오늘의 사회적 역할을 강렬하게, 끊임없이 되묻는다. 그의 작업에도 시작점은 있으니 바로 드로잉이다. 김기라 작가의 예술세계를 구성하는 단초, 드로잉을 엿볼 수 있는 개인전이 수원 예술공간 아름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수원 예술공간 아름(관장 홍채원)에서 열리는 전시 ‘사람의 발이 잘 닿지 않는 곳에 A place where people's feet rarely reach’는 작가가 지속적인 작업으로 진행하는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작업의 단초가 되는 드로잉 30여점을 소개한다. 작가에게 드로잉은 어떤 매체가 됐든 각종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개념을 다듬고 사유를 확장하며 무의식에서 떠오르는 조형적 요소를 구체화한 뒤 정리된 생각을 유화 물감을 굳힌 오일 바를 사용해 두꺼운 한지 위에 쓱쓱 드로잉으로 펼쳐낸다. 그 그림들은 그 자체로 작가의 생각을 담은 완결된 작품이 되기도 한다. 작가의 드로잉에서 제시된 사물, 사건들은 단순한 인물, 사물,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라는 좁은 땅덩어리 위에서 펼쳐지고 있는 불편한 진실들, 서로가 서로에게 정제된 언어와 그럴 듯한 이유를 들어 가하는 폭력들, 사회관계의 모순들, 공동체에서 목소리를 얻지 못한 복합적 상징들이 ‘사람의 발이 잘 닿지 않는 곳’으로 드러난다. 전시 관계자는 “그의 예술 활동과 태도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여기의 현실과 마주하는 개인과 공동체에게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라며 “우리의 태도가 여전히 현재를 대하는 유효한 방식인지에 대한 성찰 뿐만 아니라, 새로운 환경을 어떤 자세로 받아들이고 대응해야 하는지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한다”고 말했다. 김기라 작가는 경원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환경조각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이어 영국 골드스미스 컬리지 파인아트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영국 카운실 킹슬린아트센터 개인전 ‘신기루궁전’, 2008년 대안공간 루프 개인전 ‘선전공화국’ 등으로 활동을 시작해 국제갤러리(2009), 두산아트센터(2012), 페리지갤러리(2014), 보안여관(2016)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인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15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작가상’, 2024년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올해의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수원문화재단 ‘살롱 드 아트리움Ⅴ-16세기 풍속화 속, 숨겨진 의미’ 外 [이주의 공연전시]

■ 공연_‘살롱 드 아트리움Ⅴ-16세기 풍속화 속, 숨겨진 의미’ 26일. 수원SK아투리움 / 화가 피터르 브뤼헐에 대해 조명하는 수원문화재단의 브런치 콘서트다. 이번 시리즈는 6월까지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오전 11시에 진행된다. 6세기부터 20세기까지 활동한, 미술사적으로 영향력 있는 화가들인 피터르 브뤼헐, 윌리엄 터너, 제임스 티소, 에곤 쉴레 등 총 네 명의 작품을 미디어아트와 음악, 해설을 통해 조명한다. 이번 시즌에서는 미디어아트와 클래식, 성악이 어우러진 무대를 통해 거장들의 삶과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관객들에게 한층 풍성한 예술적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 전시_‘김대규 개인전’ 4월30일까지. 반도문화재단 아이비 라운지 갤러리 / 순백의 캔버스 위에 다양한 글씨체와 압축된 색상의 조합으로 글의 힘을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명언, 책 속의 한 구절, 애니메이션 속 명대사 등 따뜻한 위로와 지혜를 주는 16개의 문장을 캘리그라피로 표현했다. 먹, 금묵, 은묵의 결을 따라 글귀가 더욱 깊이 스며들고, 다양한 서체가 각기 다른 감정을 전한다. 꾸밈없이 오직 글씨 자체에 집중해 금빛과 은빛의 흐름 속에서 전해지는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전시다. 글씨체의 변화로 만들어지는 조화와 구도의 다양성, 단순함 속에 깃든 메시지를 마주할 수 있다. ■ 전시_‘완전한 몰입’ 9월7일까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 장욱진은 평생에 걸쳐 많은 연습과 실패를 겪으며 하나의 선을 완성하고자 했다. 예술에만 몰두하며 철저한 고요와 고립 속에서 비움과 단순의 철학을 실천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탄생한 그의 작품은 단순함 속에 통찰과 내면의 자유로움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전시에서는 ‘집중’, ‘즐거움’, ‘자아실현’을 몰입의 큰 특징으로 보고 장욱진의 작품 중 이 세 가지 특징이 잘 드러나는 회화, 조각, 드로잉 30여점을 선보인다. 즉흥적이고 일회적인 감각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예술적 몰입을 통해 진정한 나에 이르는 것을 생각해 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두나무 아트큐브, 김재홍 특별 초대전 ‘FLOWER AND CANDIES’

화려한 색감이 압도하는 캔디와 꽃들 속 화면을 분할하는 중앙엔 앙상한 몸이 누워있다. 꽃들은 미국의 장미, 중국의 모란, 러시아 캐모마일, 영국 장미, 프랑스 아이리스, 인도 연꽃, 이스라엘 아네모네, 북한 함박꽃, 파키스탄 수선화. 9개국의 나라꽃들이다. 이 아홉 나라는 모두 ‘핵무기 보유국’ 이란 공통점이 있다. 작가는 “이 나라들 중에는 핵보유국의 힘을 바탕으로 타자를 위협하는 폭력적인 이들이 있다”며 “그들도 나름 아름다운 나라꽃을 갖고 있다. 그 꽃들이 의미하는 사랑과 평화를 그들도 알 것”이라고 말한다. 22일 두나무 아트큐브에서 개막하는 김재홍 작가 특별 초대전 ‘FLOWER AND CANDIES’에선 아름답게 보이는 현실 속 내재된 공포와 탐욕을 작가의 예리한 시선으로 마주할 수 있다. 의정부 출신의 김재홍 작가는 80년대 민주화 과정을 통해 인간 실존의 불안을 체험했다. ‘격변의 시기에 현실에 참여하지도, 피하지도 못한 채 구석진 작업실에서 생소하고 공포스러운 모습들을 끄적거렸을 뿐’이라는 작가의 작품은 은유적이다. 또한 자신이 몸소 충격을 흡수하고 소화한 언어를 사용한다. 강대국 간의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속 위험한 줄타기가 이어지고 있는 현재, 현대 인류사에 가장 위험하고 경계해야 하는 것들에 작가는 작고, 아름답고, 달콤한 것으로 경고를 보낸다. 그 도구는 꽃이다. 꽃과 핵과 대비시켜 전쟁과 폭력을 고발한다. 화려하고 매혹적인 꽃의 이미지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핵이 폭발하는 순간으로 이어진다. 꽃이 핵으로 치환되는 순간, 관람객의 당혹감은 증폭된다. 이 지점에서 인간의 탐욕과 폭력성에 노출된 ‘몸’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민중미술가로 활동하고 자연과 인간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그려내며 에스파스 앙팡 도서상, 프랑스의 아동문학상인 앵코륍티블 상(Le Prix des Incorruptibles), BIB 어린이 심사위원상 등을 수상한 작가는 “아름다운 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구에서 전쟁과 폭력이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이들의 미래엔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이펼쳐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

한국음악나눔재단, 피아니스트 에프게니 미하일로프 초청해 '이야기 음악회' 공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에프게니 미하일로프가 평택시를 찾아 시민과 함께하는 ‘이야기 음악회’ 공연을 펼쳤다. 한국음악나눔재단과 평택시 평생학습센터는 지난 19일 오후 7시께 평택시 평생학습센터 1층 대강당에서 피아니스트 에프게니 미하일로프를 초청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이야기 음악회’를 진행했다. 이날 공연에서 미하일로프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모데스트 무소륵스키, 표트르 차이콥스키 등 러시아 거장들의 명작을 연주해 이들 작품 속에 담긴 깊이 있는 감성과 예술성을 전달했다. 그는 라흐마니노프 국제 콩쿠르 우승자이자 스크리아빈 국제 콩쿠르 우승자로서 세계적인 무대에서 인정받아 왔으며 라흐마니노프 해석의 거장이라 불린다.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의 정서를 피아노 음악으로 녹여낸 작곡가로 그의 작품들은 극한의 감성과 서정미를 담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정장선 시장 부부와 시 관계자,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공연 중간 소프라노 특별 공연도 진행됐다. 해설을 맡은 노태철 지휘자는 “이번 공연은 단순한 피아노 리사이틀을 넘어 러시아 음악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머리가 아닌 영혼이 치유되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음악나눔재단 조인진 이사장은 “보이지 않는 무명의 후원자들 덕에 시민들에게 음악 문화 활동을 선보일 수 있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8일의 잔치, 조선의 전통에 현대기술 덧입다 …‘봉수당 진찬연:그 움직임의 포말’ 기획공연

1795년 화성(지금의 수원 성곽)에서 큰 잔치가 벌어졌다. 정조는 자신의 어머니이자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이해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만년(萬年)의 수(壽)를 받들어 빈다’는 뜻의 ‘봉수당’을 짓고, 성대한 회갑 잔치를 벌였다. 왕의 어머니의 회갑연은 백성들에게도 큰 기쁨이 돼, 마을의 노인들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고, 축제를 즐겼다. 정조는 8일간 벌어진 잔치에 대한 기록을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상세히 남기도록 지시했다. 봉수당 진찬연의 기록이 인공지능(AI), 3D 영상, 인터랙티브 등 미디어아트 기술 및 현대무용과 만나 감각적인 작품으로 재탄생 했다. 오는 29일 정조테마공연장에서 선보이는 수원문화재단 기획 공연 ‘봉수당 진찬연 : 그 움직임의 포말’은 ‘원행을묘정리의궤’에 기록된 궁중정재무를 영상기술과 비쥬얼 아트,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하고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체, 확장한 작품이다. 작품은 앞서 2024 경기문화재단 ‘예술을 위한 기술사업’ 쇼케이스에 선정돼 창의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날의 축제는 기록을 바탕으로 6개의 주요 장면으로 그려지며 시공간을 초월해 관객과 만난다. 십장생도, 일월오봉도, 모란도 병풍 등 동양의 이미지는 3D 애니메이션 기법 등으로 구현돼 관객들은 눈앞의 살아 움직이는 무대로 감상할 수 있다. 정조의 상징인 달빛 속에 피어난 춤사위를 다룬 ‘만천명월주인옹(달빛 아래 펼쳐지는 춤)’, 3천년 만에 꽃이 피고 다시 3천년 만에 열매를 맺으며 한 개라도 먹으면 1만 8천살까지 살 수 있다는 신선의 복숭아를 바치는 ‘헌선도(꽃이 피어나는 무대)’, 용과 호랑이의 치열함 검무를 그려낸 ‘검무(용과 호랑이의 운명적 대결)’, 정조와 사도세자의 애틋함을 다룬 ‘무고(운명을 담은 북소리)’ 등이다. 이처럼 ‘봉수당 진찬연 : 그 움직임의 포말’에는 조선 후기 실용의 관점에서 융합을 추구한 정조의 시대정신이 반영돼 있다. 공연의 제작사이자 경기도 지정 전문 예술단체인 ‘아트컴퍼니 예기’의 안영화 단장은 “봉수당 진찬연에는 당시 잔치를 벌이기 위해 수원과 서울 각 지역의 예술가들이 한데 모였다는 점, 수원의 유수부 기생과 악사 등 민간의 연희가 도입됐다는 점 등 예술적인 의미도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당시를 ‘조선의 르네상스’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말한 안 단장은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기록을 현대적으로 해체,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얼마만큼의 파도가 이는지 ‘포말’을 담아낸 것. 작품에는 젊은 무용수들을 중심으로 의상부터, 몸짓까지 감각적으로 그려냈다. 혜경궁 홍씨와 봉수당 진찬연 등의 역사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도 과거를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공연은 만 7세 이상 관람가이며, 티켓 가격은 1만원으로 자세한 사항은 수원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평등의 가치’ 내세운 정조의 리더십…경기도무용단 ‘5049 : 허공에 날린 화살’

경기아트센터 경기도무용단이 정조의 리더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5049 : 허공에 날린 화살’을 선보인다. 경기도무용단은 오는 28~29일, 4월4~5일 각각 경기아트센터 소극장과 경기국악원 국악당에서 올해 첫 기획공연으로 킹시리즈Ⅱ, 정조를 조명한다. 경기도무용단은 지난해 백성 중심의 통치를 안정화시켰던 킹시리즈Ⅰ 세종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세종’에서는 천장(遷葬)을 주관했던 예종의 시점으로 한글창제의 과정이 드라마적으로 펼쳐졌다면 이번 작품은 서사보단 정조의 리더십에 집중한다. 작품은 50발의 화살을 모두 명중시키는 대신 한 발을 허공으로 쏘아 올렸다는 정조의 일화를 모티브로 삼았다. 왕권을 내세우기보다 스스로를 낮추고 백성을 위하는 정책을 펼쳤던 정조의 진정성을 바탕으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수평의 철학을 무용의 언어로 풀어낼 예정이다. 경기도무용단은 평등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 서사적 전개보다는 철학적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에 관객들이 순간순간 보여지는 이미지와 정서를 통해 다양한 관점으로 작품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연은 총 3막으로 구성된다. 1막 ‘혼란-불신과 차별, 부패가 가득한 혼돈의 시대’에서는 정조와 대립적 구조를 보이는 노론, 정조의 개혁에 지지를 보내는 소론 가운데 그려진 정조의 내적 갈등을 다룬다. 2막 ‘수평-5049, 허공으로 날리는 마지막 한 발의 화살’에선 좌우의 대립과 상하의 무질서에서 중용을 찾아내며 소통과 포용을 중시했던 정조의 리더십을 그린다. 3막 ‘사색-수평선 너머로 사색하며 길을 걷다’에서는 정조의 개혁을 통해 번영과 안정을 맞이하게 된 시대상을 담아낸다. 이번 공연은 최진욱 상임안무가가 안무를 맡았다. 한국적 움직임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는 데 탁월한 최 안무가는 이번 작품에서 특유의 유머러스함을 더해 백성을 사랑하는 정조의 진정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에 경기도무용단의 상임단원인 손승주, 김민정 단원이 조안무를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경기도무용단 관계자는 “이번 작품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을 경험했으면 한다”며 “사회·경제적으로 지쳐있는 도민에게 우리의 뿌리를 인식케 하는 동시에 위로를 건네고자 한다. 과거와 현재, 나와 너를 넘어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무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와 지역 예술인들의 하모니…2025 수원 음악인의 밤 [공연리뷰]

관객은 지역의 수준 높은 음악가를 알게 되고, 교향악단은 평소와는 색다른 구성의 작품을 연주해 보며, 음악인들은 지역의 전문 교향악단과 합을 맞추며 큰 무대에 서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뜻깊은 밤이었다. 지난 13일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열린 수원시립교향악단 기획연주회 ‘수원 음악인의 밤’은 축제의 장이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수원 음악인의 밤’은 (사)수원시음악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된 지역 음악인들이 매년 수원시향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선보이는 지역 문화예술 교류의 장이다. 이날 축제의 시작을 알린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 서곡’에서는 호스트 격인 수원시향 오케스트라의 매력이 한껏 드러났다. 이 곡은 스코틀랜드 핑갈 동굴에서 영감을 받은 곡으로 커다란 암굴 부근의 경치 등 자연이 지닌 분위기와 전설적인 사건이 소재가 돼 장엄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지휘를 맡은 신은혜 수원시향 부지휘자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현악기의 한가운데로 흐르는 오보에의 선율은 동굴에 떨어지는 물방울을 떠올리게 했다. 이어진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은 마주 본 두 대의 피아노 사이로 각각 붉은 색과 검정 드레스로 상반된 아우라를 풍기는 수원음협의 두 피아니스트 황수연, 김은아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마치 핑퐁처럼 음을 주고받으며 한 대가 경쾌한 마디로 문을 두드리면, 다시 상대가 묵직한 음으로 대답했고 여기에 오케스트라가 풍미를 더했다. 모차르트가 그의 누이 ‘난네르’와 함께 연주하기 위해 작곡된 작품은 특히 제3악장 ‘론도’에서 가장 다채로운 구성을 보여줬다. 수원시향의 현악기가 론도 주제를 시작하고, 이어 피아노가 빠르게 악상을 이끌어 가며 흥겨움을 더했다. 이날의 묘미는 색소포니스트 임승훈이 함께한 이베르의 ‘색소폰을 위한 작은 협주곡’이다. 색소폰은 풀 사운드 오케스트라와 연주하는 경우는 드물며 곡 자체도 흔치 않기에 이날 연주는 관객으로선 자주 접하기 어려운 무대였다. 해당 곡은 1900년대 초 프랑스 최고의 작곡가고 자리매김한 이베르가 알토 색소폰과 플루트, 바순, 오보에, 호른 등 현악기를 위해 만든 협주곡으로 색소폰 연주자 지그문트 라셔에게 헌정된 곡이기도 하다. 서정적인 곡의 분위기를 뚫고 나오는 색소폰의 중후하면서도 세련된 음색은 객석으로 피어올랐고, 그의 솔로 연주에 화답하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풍성함을 더했다. 흔치 않은 조합에서 매력적인 무대로 마무리된 연주에 객석에서는 ‘브라보’가 터져 나왔다. 이날 객석에서 가장 큰 기대와 관심을 받은 건 첼리스트 권새롬과의 협연 무대였다. 대미를 장식한 곡은 첼로의 모든 음역을 사용하며 연주자에게 숙달된 테크닉을 요구하는 고난도 작품으로 유명한 생상스의 ‘첼로 협주곡 1번’이었다. 세 개의 악장이 중단되지 않고 연주되는 기법은 생상스 특유의 창의성을 엿보게 한다. 이날 객석에선 작품이 소개되자마자 과연 이 고난도의 작품을 권새롬과 수원시향이 어떻게 선보일지 기대감이 한껏 더해졌다. 이날 권새롬은 숨 쉴 틈 없는 연주를 마치 첼로와 한 몸이 돼 선보이며 객석을 감탄의 시선으로 숨죽이게 했다. 그는 첼로 위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화려한 기교를 소화해 냈다. 권새롬의 솔로에 이어서 특히 그를 둘러싼 바이올린의 향연은 압권이었다. 특히 마지막에 이르러 처음의 주제가 다시 나타나고, 화려한 주제들이 첼로와 오케스트라로 번갈아 주고받는 마무리는 피날레다웠다. 수준급 연주를 펼친 지역 음악인과 시립교향악단의 어우러짐에 관객들의 박수갈채는 오랫동안 공연장을 메웠다. ● 관련기사 : “지역 음악인과 함께”… 수원시향, 13일 ‘수원 음악인의 밤’ 개최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30358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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