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을 향한 청년들의 꿈과 열정이 녹아든 ‘2024 처음예술 난장-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18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의 시상식을 열고 본선에 진출한 5개 대학(팀)에 각각 트로피와 상금을 전달했다.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은 경기도에서 공연예술 관련 전공을 하는 대학생과 청년 예비 예술인을 대상으로 창작 기회를 제공하고 경기도형 청년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들을 단계별로 지원해 경기지역 공연과 실용음악의 창작 기반을 마련하고 청년 예술인과 도민이 함께 즐기는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앞서 경기문화재단은 지난해 6월 ㈔한국뮤지컬협회와 업무협약을 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도내 11개 대학에서 13개팀, 총 400여명의 대학생들이 페스티벌 예선에 참여했고 이후 심사를 거쳐 본선에 진출한 5개 대학이 지난 5일부터 14일간 열띤 경연을 펼쳤다. 페스티벌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연출부터 연기, 안무, 음악, 무대 제작까지 뮤지컬 제작 과정을 오롯이 해내며 아이디어와 창의가 돋보이는 무대를 만들어냈다. 7개월간의 여정을 끝으로 이날 열린 시상식에서는 한세대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프란츠 카프카의 미발표 원고를 두고 벌어진 재판을 모티브로 한 작품 ‘HOPE’를 선보인 한세대는 안정적인 연기와 뛰어난 가창력, 배우들 간의 호흡 등이 심사위원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HOPE’의 연출을 맡은 박윤성 한세대 학생은 “제1회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많은 도움을 주신 교수님들, 또 여러 날을 함께 고생한 배우와 스태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우수상은 대진대에 돌아갔다. 대진대 학생들은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기를 격렬한 록 음악과 열정적인 춤으로 표현해낸 작품 ‘스프링 어웨이크닝’를 펼쳐 보였다. 특히 대진대는 음악에 맞춰 떨어지는 프로페셔널한 조명 큐잉, 창의적인 동선과 움직임, 인상적인 연기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연출을 맡은 박선애 대진대 학생은 “이번 작품을 하며 배우, 스태프들 모두가 각자의 아픔을 빗대보는 시간과 성장하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라며 “모든 순간 후회없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 작품 내용처럼 우리 모두 앞으로 더욱 빛나는 나비가 돼 훨훨 날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수상은 ‘스펠링 비’를 무대에 올린 동서울대가, 장려상은 ‘형제는 용감했다’를 선보인 예원예술대와 ‘종의 기원’을 선보인 단국대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최우수연기상은 △대진대 임솔균(남자 부문) △한세대 성수현(여자 부문)이 수상하며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심사위원상으로는 △예원예술대 김민지(연기 부문) △단국대 장성훈(연기 부문) △동서울대 김단아(연기 부문) △한세대 박영준(조명 부문) △대진대 박선애(연출 부문) △동서울대(앙상블상) 등이 수상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경기문화재단은 대상 수상팀에 1천만원, 최우수상 500만원, 우수상 300만원, 장려상에 각 100만원을 지급했다. 또 최우수 연기상은 각 100만원, 심사위원상은 각 50만원을 시상했다. 유희성 심사위원장은 “뮤지컬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공연예술의 꽃’”이라며 “뮤지컬계의 주역이 될 경기도 학생들이 기량을 겨루면서 발산한 젊음과 신선한 창의력에 놀랐다. 페스티벌을 통해 경기도 뮤지컬이 성장하고 도민의 뮤지컬 접근성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축하공연으로 뮤지컬 배우 이건명이 뮤지컬 넘버 ‘임파서블드림’과 ‘지금 이 순간’을, 성악가 김현수가 ‘목숨인가 사랑인가’, ‘Non ti scorda di me’를 불러 현장 분위기를 더욱 달궜다.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장은 “경기권 대학만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뮤지컬 페스티벌인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며 “창작자, 연기자, 스태프의 길을 갈 수 있는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성진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미래의 뮤지컬인을 교육하는 뮤지컬 학과가 경기도에 30개 있어 전국에서 가장 많다”며 “청년들에게 도약의 기회를 주고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 경기도에서 최초로 페스티벌을 열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문화예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아낌 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상 수상자 인터뷰 한세대 ‘HOPE’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한세대 학생들은 “4개월간 50여명의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더 완성도 있는 공연을 올리기 위해 밤낮 없이 똘똘 뭉쳤다”며 “교수님의 가르침, 팀원 모두의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좋은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세대는 지난 18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뮤지컬 ‘HOPE’를 선보였다. ‘HOPE’는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유작 반환 소송 실화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로 원고를 태워 달라는 말을 남긴 채 요절한 요제프의 재능을 지키기 위해 베르트가 그의 남은 원고를 소중히 보관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HOPE’의 연출을 맡은 박윤성 한세대 공연예술학과 학생은 “‘HOPE’는 한 배역이어도 다양한 연령대를 연기하며 연기의 넓은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어 연기에 목말라 있는 학생들과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며 “2차 세계대전이라는 겪지 못한 시대적 상황과 아픔을 이해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자료를 찾아보며 노력했고, 또 주인공 호프가 30년간 원고를 소유할 수밖에 없었던 감정을 깊이 느끼기 위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한세대의 HOPE가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은 데엔 기존 작품과는 다르게 표현된 장면의 창의성이 한몫했다. 극 중 ‘요제프 K’가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종이를 찢는 장면이 있다면 한세대의 HOPE엔 ‘K’가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모습을 통해 고통의 감정을 배가하는 장면을 넣었다. 또 엄숙하고 거대한 재판장에 힘을 줘 30년간 재판장에서 느끼는 호프의 무거움, 진중함 등을 표현했다. 박윤성 학생은 “연출, 연기, 스태프 등을 하며 많은 학생이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옳게 가고 있는 것인지 고민을 할 때가 많다”며 “경기도를 대표하는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으니 예술인으로서 설정한 방향에 인정과 공감을 받은 것 같아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극장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뜻깊은 경험을 하게 해준 경기문화재단에 감사하다”며 “페스티벌이 열리는 동안 다른 대학 학생들의 공연을 보며 많이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멀리서 보면 낯설다. 무엇인가 하고 가까이 다가가면 자주 볼 수 있는 한 톨 한 톨의 작은 콩들이다. 멀리서 보니 익숙해 또 한 발자국 가까이 들여다봤다. 따뜻한 일상의 풍경은 하나하나가 컴퓨터로 그린 듯 완벽해 오히려 낯설고 차갑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파주시 파주출판도시)이 2025년 첫 기획 전시로 지난 1일 개막한 ‘o’Object 오’오브젝트’는 작가들이 몰입하고 있는 현장에 자주 등장한 오브젝트에 주목한다. 오브젝트들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캔버스를 통해 낯설기도, 익숙하기도 하며 변형된다. 전시엔 시각적 대상에 자기만의 주제를 투사하고 회화적 실험을 깊이 있게 실천하는 김지원, 정정엽, 홍경택, 김영성 작가의 작품이 걸렸다. 여러 연작 중 맨드라미를 가장 긴 호흡으로 이어오고 있는 김지원 작가의 시선은 겨울에 어둡고 탈색되고 스러져 버린 맨드라미에 가닿았다. 언뜻 보면 날카롭고 섬세한 터치로 사실적으로 표현된 듯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초점이 흐려진 것처럼 붉은 덩어리로 그려진 부분도 발견하게 된다. 지속적인 변화를 겪는 작가의 내면을 맨드라미로, 또 겹겹이 쌓아 올린 물감층을 통해 색다른 감상을 할 수 있다. 정정엽 작가는 살림을 하며 자주 마주할 수 있는 곡식을 캔버스로 옮겼다. 그가 그린 곡식은 알알이 모이고 흘러 다른 어떤 것이 된다. 작은 팥, 콩 알갱이, 녹두 한 알은 하나하나가 모여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나간다. 평소 자신이 마주하는 작은 존재들에게서 특별함을 발견하고 그 이야기를 펼쳐온 정 작가의 시선과 커다란 호흡이 불어 넣어진 작은 존재의 이야기가 색다르게 펼쳐진다. 일상과 현실이 가상세계처럼 펼쳐진 공간도 있다. 홍경택 작가의 작품에선 음표가 모여 악보가 완성된 듯, 작가가 자유자재의 붓질로 창조해낸 일상의 풍경이 필기구와 책 등으로 정교하게 구축됐다. 김영성 작가는 사물 속 생물이 들어간 모습을 극사실적 정물화를 통해 구현했다. 유리와 금속 등의 차갑고 매끈하게 가공된 사물은 섬세한 돌기, 섬모, 털과 같은 생물의 조직 묘사와 정교한 조화를, 혹은 생경함을 이루며 치밀한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형다미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선임 큐레이터는 “작가들이 주목한 오브젝트는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대상이지만 작가의 의도적 시선과 몰입에 의한 고밀도의 인내가 필요한 그리는 행위를 거쳐 캔버스에 흥미로운 모습으로 드러난다”며 “우리에게 익숙하기에 막상 그림 앞에 다가서는 순간 마주하게 되는 낯선 감정은, 그림으로써 세계를 통찰하고자 하는 작가들을 이해할 수 있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고 밝혔다. 전시는 3월 30일까지.
“미술관을 방문하던 ‘관람객 고미희’에서 ‘작가 고미희’로 참여한다는 게 굉장히 설레면서도 부담됐습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일단 해보라’고 말해주고, 옆에서 믿어주고 도와주는 멘토와 함께 작업하며 용기가 생겼습니다. 제가 이렇게 해냈듯, 전시를 보러 온 관객분들도 저처럼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평범한 시민이 작가가 돼 나만의 예술작품을 만들며 작가의 꿈을 실현하고, 이를 전시하는 특별한 도전이 펼쳐지고 있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네가 여기에 있어 기쁘다’ 전시 이야기다. 이번 ‘2024 문화도시 수원 연계사업’ 하반기 프로젝트인 ‘도전! 아티스트’의 결과 전시는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10월 4: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발된 시민 참여자 5인은 현대미술 작가 안성석이 멘토가 돼 2개월간 총 25회가 넘는 워크숍 및 작품 제작 과정을 거쳤다. 전시장에서는 이들의 도전이 담긴 회화·영상·설치 총 10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작가들의 도전 이유와 제작기가 생생하게 담긴 인터뷰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 5명의 시민이 작가가 되기까지 도전의 ‘과정’은 우리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나이도, 하는 일도 모두 제각각이지만 예술에 대한 열정만큼은 프로 작가 못지 않다. 지난 2개월의 시간은 이들의 삶에 잊지 못할 순간이자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고 있었다. ‘언제나 꽃은 옳다’라는 시리즈 작업을 펼친 고미희(김고미) 작가는 축하의 순간, 애도의 순간 등 인생의 희로애락에 늘 함께하는 꽃을 주제로 작업을 선보였다. 그녀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한, 세 아이의 엄마인 평범한 주부다. 학창시절의 꿈을 되살려 다시 미술에 도전하고, 수많은 관객이 지켜보는 전시를 펼쳐보인 고 작가는 자신처럼 많은 이들이 이 경험을 꼭 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5인 중 유일한 20대이자 취준생인 백예빈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에 참여하는 것에 꼭 엄청난 ‘재능’이 필요한 것은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도전하기 전까지 그 문턱은 너무나 높아 보였다. 백 작가는 “원래도 미술을 하고는 싶었지만, 스스로 그 정도의 재능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공모에 합격하고, 멘토와 함께 작업을 거치며 그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며 “그 간극을 메우도록 도와준 멘토에게 고맙다”고 표현했다. ‘도전 아티스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얼마 전 인생에서 꽤나 큰 위기를 겪었던 백 작가는 자신의 방에서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에서 따온 작품을 선보인 그는 이번 전시에서 매일 아침 거울 속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작성했던 글 등을 작품으로 활용했다. 이처럼 이들은 일상에서 느낀 순간들을 작품에 녹여냈다. 평범한 회사원인 오상미 작가는 ‘남녀 간의 관계’를 주제로 한 미니 드라마를 제작했다. 아이를 돌보고, 회사를 출퇴근하며 새벽같이 일어나 글을 써내려간 그는 작가의 꿈을 되찾게 돼 기쁘다고 말한다. 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게 곁에서 함께한 안성석 작가는 “자신은 작가로서 ‘과연 해도 될까’라는 생각은 집어넣고, 마음껏 창작하도록 용기를 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표현했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커다란 벽이다. 그곳에 마련된 작업 도구를 통해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 누구나 자유롭게 글과 그림을 펼치며 또 다른 작품을 완성하는 도전을 펼칠 수 있다. 수원시립미술관 관계자는 “‘네가 여기에 있어 기쁘다’의 의미는 이러한 도전을 펼친 5인의 작가가 있어 기쁘다는 의미와 함께, 이들의 도전을 보러온 관람객인 ‘네’가 있어 행복하다는 뜻”이라며 “또 다른 시민들이 도전을 펼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31일까지.
쇼뮤지컬의 교과서로 불리는 ‘브로드웨이 42번가’와 화려함을 자랑하는 ‘물랑루즈’, 기발한 상상력의 팀 버튼 세계를 구현한 ‘비틀쥬스’ 등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은 뮤지컬 대작들이 올해도 국내 관객을 찾아온다. CJ ENM은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베르테르’ 등 2025년 뮤지컬 라인업을 발표했다. 지난 25년간 웰메이드 한국 창작 뮤지컬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은 작품은 이번 시즌에서 ‘클래식 캐스트’ 엄기준, 전미도, 이지혜에 ‘뉴 캐스트’ 양요섭, 김민석, 류인아가 합류한다. 작품은 오는 17일부터 3월16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여름에는 화려한 무대, 경쾌한 탭댄스와 음악,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가 관객들의 무더위를 가시게 할 예정이다. 작품은 1930년대 미국 경제 대공황기를 배경으로 시골에서 상경한 주인공 ‘페기 소여’가 브로드웨이 스타라는 댄서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다. 1980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5천회 이상 장기 공연 기록과 토니상 9개 부문 수상 등 주요 뮤지컬 시상식을 휩쓸었다. 작품은 오는 7~9월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가을에는 지난해 평균 객석 점유율 99.9%를 기록한 화제의 뮤지컬 ‘킹키부츠’가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전혀 다른 두 남자 ‘찰리’와 ‘롤라’가 특별한 신발 ‘킹키부츠’를 통해 폐업 위기의 구두공장을 살리는 과정을 유쾌하게 담아냈다.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인 작품은 2014년 국내 초연 이후 누적 관객수 70만 명을 넘어섰다. 공연은 10월 말~12월 초 지방 투어에 이어 12월 중순~내년 3월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이어진다. 11월~내년 2월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는 2022년 아시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국내 초연한 뮤지컬 ‘물랑루즈!’가 약 3년 만에 관객과 만난다. 1890년대 프랑스 파리의 클럽 ‘물랑루즈’ 최고의 스타 ‘사틴’과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안’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동명의 영화를 무대화한 버전이다. 마돈나, 엘튼 존, 비욘세 등 팝스타들의 70여개 명곡으로 구성된 뮤지컬로, 2021년 토니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등 10관왕의 영예를 얻었다. 국내 초연 당시 화려한 샹들리에와 코끼리, 풍차 모형 등 압도적 스케일로 주목을 받았던 작품은 올해 더 화려한 프로덕션으로 돌아왔다. 기상천외하고 발칙한 상상력을 자랑하는 팀 버튼의 세계를 무대에 구현한 작품 ‘비틀쥬스’는 연말에 찾아온다. 지난 2021년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인 후 4년 만의 귀환이다.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은 2019년 토니 어워즈 8개 부문 노미네이트와 같은 해 외부비평가상 등 브로드웨이 3대 뮤지컬 시어터 어워즈를 휩쓸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비틀쥬스’는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다.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부장은 “2025년에도 지난해에 이어 CJ ENM을 대표할 수 있는 최고의 작품들로 라인업을 구성한 만큼 관객분들의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2025년 새해를 맞아 평화와 희망을 전하는 다양한 신년음악회가 열린다. 청아한 목소리로 전세계를 사로잡은 소프라노, 클래식계의 아이돌로 통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등과의 협연으로 이뤄진 오케스트라의 다양하고 풍성한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을사년 시작을 알리는 경기도의 다채로운 공연을 모아봤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오는 18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새해의 희망찬 출발을 알리는 ‘신년음악회’를 선보인다. 공연은 드보르자크의 ‘카니발 서곡’, ‘신세계로부터’ 등 밝고 활기찬 분위기의 프로그램으로 새해의 설렘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선사한다. 특히 떠오르는 신예 첼리스트 한재민과 경기필하모닉의 수준 높은 연주로 다양한 연령층이 공감하는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음악회의 1부는 드보르자크의 ‘카니발 서곡, Op. 92’로 힘차게 연다. 카니발 서곡은 드보르자크의 작품 중 가장 생동감 넘치는 오프닝 곡으로, 활력과 기쁨이 넘치는 축제의 분위기를 음악으로 표현한 걸작이다. 이어 첼리스트 한재민이 생상스의 ‘첼로 협주곡 1번 a단조, Op. 33’을 연주한다. 첼로 협주곡 1번은 생상스의 걸작으로 꼽히며, 단악장 구조 안에서 극적이고 서정적인 요소가 조화를 이룬다. 특히 첼로 독주와 오케스트라의 대화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한재민의 섬세한 기교와 강렬한 표현력이 돋보일 것으로 기대를 얻고 있다. 음악회의 2부에서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e단조, Op. 95 ‘신세계로부터’를 들려준다. 2악장의 잔잔한 선율은 깊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4악장은 힘차고 희망찬 종결로 청중을 압도한다. 경기필하모닉은 이 곡을 통해 신년의 힘찬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성남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7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예술총감독 금난새의 지휘로 ‘2025 신년음악회’를 연다. 글리에르의 ‘교향곡 2번 2악장’으로 포문을 연 뒤 소프라노 구민영이 이수인의 ‘내 맘의 강물’과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또 미국에서 활동중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찰리 올브라이트가 함께 무대에 올라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해 성남시향과의 환상적인 하모니를 선사한다. 2부에서는 첼리스트 채태웅이 차이코프스키의 ‘로코코 테마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해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오는 24일 유앤아이센터 화성아트홀에선 화성시문화관광재단의 ‘2025 신년음악회’가 열린다. 화성특례시 승격을 기념해 마련되는 이번 음악회는 최정상 피아니스트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대진 총장이 포디움에 올라 바싸르오 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춘다. 이번 공연은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와 소프라노 강혜정이 협연한다.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와 오케스트라는 베토벤의 ‘Violin Romance No. 2 in F Major, Op. 50’, 마상네의 ‘Thaïs-Méditation’, 몬티의 ‘Czardas’ 등 클래식 음악의 걸작들을 무대에 올린다. 이어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와 폴카 등 전 세계 신년음악회의 단골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또 소프라노 강혜정이 ‘Frühlingsstimmen Waltz’를 선보이며 한해의 힘찬 출발을 알릴 예정이다.
“21세기 사람이 사용했던 플라스틱 목마가 발견됐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버린 일회용 컵, 배달 음식을 먹고 남은 일회용 숟가락, 이불과 양말을 널었던 빨래집게, 약수터에서 만났을 바가지, 휘다 못해 구부러진 옷걸이…. 일상에서 매일 접했을 평범한 물건이, 헤지고 바래져 버려진 ‘쓰레기’가 후손에 의해 발견된다. 그렇게 발굴된 조상들의 ‘유물’은 대서특필 되고, 곧 박물관에 전시된다. 학자들은 이 ‘유물’을 통해 역사를 연구하고, 아이들은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을지 상상을 펼친다.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수원시립미술관x사진작가 김명중(MJ KIM)x친환경 세제 브랜드 프로쉬의 시민 주도형 공존 프로젝트인 ‘22세기 유물전’은 김명중 작가가 ‘22세기 후손들은 청자와 장신구가 아닌, 우리가 버린 쓰레기를 발굴해 유물로 여기지 않을까’라는 상상력과 비판적 사고에서 출발했다.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의 전속 사진작가로 유명한 김명중의 첫 정물 사진전인 이번 전시에서는 정물 사진 19점과 함께 작가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목격한 지금의 환경오염 실태가 담긴 생생한 풍경 사진 5점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어느 날 산책을 하다 땅에 반쯤 박혀 버려진 콜라병을 보게 된다. 우리는 땅을 파면 소중한 청자와 같은 유물이 나왔는데, 아이들은 땅을 파면 이런 쓰레기를 발굴해 유물로 연구하지 않을까? 작가는 그렇게 사진을 찍어 나갔다. ‘22세기 유물 76호 부산 송정 인근 출토 배달 용기’, ‘22세기 유물 93호 경북 울진군 금강송명 출토 헤드셋’, ‘22세기 유물 61호 경북 금호서원 출토 선풍기 날개’….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신라시대의 화려한 장신구, 선사시대의 토기가 전시돼 있듯 플라스틱 숟가락, 칫솔, 마스크 등 각종 일상 물건이 빛바랜 모습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쓰레기 정물은 마치 박물관이나 옛날 도감에서 봤을 법한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표현됐다. 누군가 버렸을 쓰레기가 귀중하고 근엄한 모습으로 올려진 모습과 제목은 관람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아무렇지 않게 버려진 물건들을 진지하게 연구할 미래를 상상하며 웃음이 지어지다가, 이내 부끄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전시는 총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은 김 작가가 경험한 환경오염 사진 작품을 전시해 문제를 제기한다. 두 번째 섹션에선 22세기 유물 사진 19점을, 세 번째 섹션인 아카이브 공간에선 작가의 인터뷰와 함께 환경 관련 도서를 통해 관람객이 전시 경험을 확장할 수 있게 했다. 마지막 섹션에선 업사이클링 작품 제작 등 전시와 연계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김명중 사진작가는 “미래의 유물을 미리 들여다보는 블랙코미디 전시를 준비했다. 우리가 모르는 새 지구를 병들게 했다는 풍자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생성되는지 생각해 보고, 후손들을 위해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다음 달 7일까지.
협동조합 ‘손에손에’가 1989년 초연 이후 36년간 이어온 대한민국 최장수 뮤지컬 ‘반쪽이전’을 인천 서구 청라블루노바홀에서 공연한다. 공연은 오는 2월 15일과 16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열린다. 가족뮤지컬 ‘반쪽이전’은 국악의 흥겨운 선율과 전통 마당놀이의 생동감을 담아내며, 온 가족이 함께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안고 태어난 주인공 반쪽이가 친구들의 도움과 이쁜이의 사랑을 통해 자신이 가진 결핍을 극복하며, 스스로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조화로 이어진다는 교훈을 공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전달한다. 특히 작품 주제인 ‘반쪽’을 통해 결핍과 채움의 상징적 의미를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사랑과 자기 발견의 소중함을 일깨울 예정이다. 좌석은 R석 5만 원, S석 4만 원으로,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며, 오는 2월 7일까지 40% 조기예매 할인을 한다.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이 올해 다양한 전시로 한국미술의 지평을 넓히며 세계속으로 확장한다. 한국미술의 대표작으로 구성한 대규모 상설전으로 미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광복 80주년을 맞아 시대의 사회적 의제를 다룬 주제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동시대 국내 작가들이 작품을 제작하고 발표하는 전시도 예정됐다. 올 한해 미술의 기초부터 한국 미술사의 맥락과 깊이를 알고 싶다면, 국립현대미술관 나들이는 어떨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오는 5월부터 소장품을 활용한 상설전 ‘한국미술 1900~1960’을 선보인다. 김기창,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등 근현대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70여명 작가의 작품을 통해 전통미술의 변화와 서양화의 도입, 해방과 전후 시기의 미술을 살펴볼 수 있다. 오지호(1905~1982), 이중섭(1916~1956) 등 특별 섹션을 통해 작가의 작품세계를 다층적으로 살펴보고 이들이 모색하고자 했던 삶 속 예술의 의미를 면밀히 찾아 나선다. 6월부터는 상설전 ‘한국미술 1960~1990’이 이어진다. 앞서 선보인 1960년대까지의 한국 미술에 이어 김환기, 민정기, 유영국 등 90여명 작가의 작품을 통해 1960년대에서 1980년대 후반까지 여러 양상으로 분화했던 한국현대미술의 흐름을 살핀다. ‘대한민국 미술전람회(국전) 수상작’, ‘모더니스트 여성 미술가들’ 등의 소주제를 통해 미술사 맥락에서 놓치기 쉬운 작가들의 작업을 재조명한다. 김환기(1913~1974), 윤형근(1928~2007) 등 작가의 특별 섹션도 마련돼 이들의 예술세계를 온전히 몰입해 감상할 수 있다. 소장품을 입체적으로 펼쳐보이는 ‘기획전’도 마련된다. 5월부터 8월까지 개최되는 ‘아더랜드 Ⅱ: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는 해외 뉴미디어 소장품을 소개하는 전시로, 중동 출신의 와엘 샤키와 아크람 자타리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중동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한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관객은 자신만의 아더랜드를 탐색하게 된다. 10월부터 내년 2월엔 ‘국제현대미술’전이 열려 20세기 이후 유럽, 미국, 아시아 등 국제현대미술의 주요 흐름을 조망한다. 국제현대미술 소장품 중 50여점의 대표작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관에선 5월부터 상설전 ‘한국현대미술’을 만날 수 있다. 1960년대에서 2010년대에 이르는 대표 소장품 80여점을 선별해 추상과 전위, 사물·시간·신체, 형상성과 현실주의, 다원화와 글로벌리즘 등의 소주제로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과 변화를 입체적으로 살핀다. 4~7월엔 프랑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공동주최하는 ‘론 뮤익’에선 시각예술의 현재를 만날 수 있다. 호주 태생의 하이퍼리얼리즘 조각가 론 뮤익의 아시아 첫 개인전으로, 론 뮤익의 대표작 10점과 시각예술가 고티에 드블롱드의 사진과 다큐멘터리 영상 등 총 30여 점을 선보인다. 5~7월엔 장애가 있는 몸, 나이 든 몸, 아픈 몸 등 다양한 몸을 통해 사회적 의제를 다룬 기획전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를 만날 수 있다. ‘취약한 몸’에 대한 통념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미적 실천들을 제시하면서 다른 몸을 환대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전시다. 동시대를 함께하는 취약한 이들, 이들을 어떻게 우리는 환대할 수 있을지 예술을 통해 둘러보게 한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덕수궁관에선 8월부터 3개월간 기념전 ‘향수, 고향을 그리다’가 열린다. 일제강점기 국토의 상실과 재발견, 분단과 전쟁으로 인한 이산, 폐허에서의 생존, 재건의 희망이 새겨진 이 땅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전시는 근대 산수에서 풍경화로 변모하는 근현대미술의 양식적 흐름을 중심으로 ‘노스탤지어’를 표상하는 작품들을 타향, 애향, 실향, 망향이라는 네 개의 시선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전기가 들어오고, 조명이 어둠을 밝게 비춘다. 격동의 시기, 주권국가로서의 주체성을 띠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의지는 시대를 밝히고 있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가 덕수궁 돈덕전에서 오는 3월 3일까지 개최하는 ‘모던라이트, 대한제국 황실 조명’ 특별 전시에서는 개항 이후 전기를 도입하고 덕수궁에 근대 조명기구를 설치해 근대국가의 면모를 갖추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덕수궁의 서양식 건축물을 비롯한 궁궐 내외에 설치됐던 장식등(샹들리에), 서양식 촛대 등 근대 조명기구 100여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특히 대한제국 국가 상징 문양인 ‘이화문’을 장식으로 한 샹들리에는 1904년경 돈덕전 건립 당시 접견실 회랑에 설치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로, 이번 전시를 계기로 100여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덕수궁에 지어진 건물들은 조명기구를 비롯한 내부 인테리어가 함께 고려돼 대한제국을 둘러싼 정세 전환 과정과 황실이 추구했던 시대상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1부 ‘대한제국, 빛의 세계로 들어서다’에서는 덕수궁에 전등 설비가 마련되기까지 전기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전기의 도입 과정을 연대기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1883년 미국에 다녀온 보빙사는 첨단 과학기술인 전기를 접하고, 조선 정부에 국내 전기 도입을 제안했다. 고종은 전기를 국가 발전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해 이를 적극 추진했다. 1887년 미국 에디슨전등회사와 계약하며 경복궁 건청궁에 우리나라 최초의 전등이 불을 밝혔다. 이후 각 궁궐에 최신 전기 설비가 도입됐다. 1898년에는 황실 출자기업 한성전기회사가 설립돼 궁궐 내 전등 보급이 이어졌다. 대한제국이 근대 개혁의 상징으로 인식됐던 전기를 도입하며 빛의 세계로 들어서는 순간이다. 2부 ‘근대의 빛이 피어나다’에서는 왕의 어진을 봉안하거나 그리는 장소였던 정관헌과 황실의 도서관이던 중명전, 그리고 돈덕전까지 정치와 외교의 중심 무대였던 덕수궁의 서양식 건축물과 전등을 다뤘다. 덕수궁이 황궁으로 정비되면서 1901년부터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2년 후 황궁 내 독립된 발전설비가 마련됐다. 근대 전환기 정치외교의 중심 무대로써 세계 여러 나라와 동등하게 교류하고자 지어진 구성헌, 정관헌 등의 서양식 건축물에는 건립 단계부터 전등 설비가 갖춰졌다. 덕수궁에는 500개 이상의 전등이 사용될 만큼 다채로운 전등 기구가 유입됐다. 외교의례를 거행하고자 마련된 전각 내부에는 입식의 서양 가구와 커튼, 화려한 샹들리에 등이 채워졌다. 특히 외국 공사의 접견과 황실 행사에 활용된 돈덕전에는 국가와 황실의 상징 문양인 이화문을 넣은 샹들리에를 장식해 세계와 동등하게 교류하는 주권 국가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3부 ‘황실을 밝히다’에서는 덕수궁 내 서양식 건물인 석조전의 실내 장식과 공간별 특성에 맞춰 다양하게 사용된 영국과 미국산 수입 조명기구 유물을 만날 수 있다. 4부 ‘이화문, 궁궐에서 빛나다’에서는 황실이 창덕궁으로 옮겨간 이후 ‘이화문 유리 등갓’ 등 덕수궁의 조명기구를 만날 수 있다. 별도로 마련된 실감 영상실에서 새로운 빛을 통해 근대의 세계로 진입한 대한제국의 화려한 빛을 현대기술로 감상해 보는 것은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함신익과 심포니 송은 오는 10일 오후 7시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신년음악회를 선보인다. 신년음악회는 베토벤과 드보르자크 곡들로 채워진다. 첫 문을 여는 곡은 베토벤의 초기 오케스트라 음악 중 하나인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이다. 고전적 아름다움과 에너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명곡으로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바탕으로 인간 창조의 기쁨과 희망을 담고 있다. 연주를 통해 참된 인간의 모습인 자유롭고 기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드보르자크의 곡은 국내외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첼리스트 김민지와 협연무대가 펼쳐진다.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은 첼로 레퍼토리의 정수로 꼽힌다. 깊은 감정과 웅장한 멜로디가 특징이다. 함신익과 심포니 송, 첼리스트 김민지가 전하는 드보르자크의 풍부한 감성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2부에 펼쳐질 곡은 베토벤 교향곡 제 5번이다. 대중에게 ‘운명’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고전 중 가장 유명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강렬한 첫 주제는 우리네 인생의 도전과 극복을 음악적 긴장감과 감동으로 표현한다. 함신익과 심포니 송 관계자는 “2025 신년음악회는 어느 때보다 더 훌륭한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새해의 시작을 함신익과 심포니 송의 무대와 함께하며, 가슴 벅찬 희망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의 영감을 얻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