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 이탈리아서 수교 140주년 기념 ‘달에 사는 토끼’ 선봬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와 이탈리아 토리노 아시아 박물관이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달에 사는 토끼:시간의 거울 속 백남준의 예술’ 협력전을 선보인다. 내년 3월23일까지 이탈리아 토리노 아시아 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양국의 문화예술 발전에 대한 활발한 대화와 성찰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백남준과 그가 남긴 영향력을 재조명한다. 이번 전시엔 백남준의 주요 작품과 더불어 동시대 한국 현대예술가들의 사운드, 영상, 설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이들 작품은 전통을 재해석하고 재조명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며, 10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유물들과 함께 전시의 깊이를 더한다. 전시 제목인 ‘달에 사는 토끼’는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이란, 터키 등 여러 문화권에서 발견되는 문학적 주제를 연상시킨다. 백남준이 1996년에 제작한 동명의 작품에서 나무 토끼가 텔레비전 속 달을 바라보는 모습이 이번 전시의 출발점이 됐다.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며 서로를 비추는 모습을 통해 형태와 상징, 도상학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공존하고,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주제들이 순환하며 등장하는 구성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사운드와 퍼포먼스를 중요한 요소로 해 소리, 공간, 신체를 통해 동시대 예술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한다. 퍼포먼스 프로그램 기획은 키아라 리와 프레디 머피가 맡고, 안젤라 서·프란체스카 하트·벨라·디아나 롤라 포사니 등 전통과 현대적 형식을 결합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한국과 이탈리아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한편, 토리노 아시아 박물관이 주최한 이번 전시는 백남준아트센터와 이탈리아 보노토 재단이 협력기관으로 참여했으며,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했다.

경기도극단, 퓰리처상 수상작 ‘우리읍내’로 따뜻한 감동 선사

경기아트센터 경기도극단이 오는 24일까지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손튼 와일더의 퓰리처상 수상작 연극 ‘우리읍내’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손튼 와일더의 원작을 바탕으로 오세곤 교수의 번역과 오세혁 작가의 윤색을 거쳐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따뜻한 가족극으로, 총 8회에 걸쳐 진행된다. ‘우리읍내’는 1938년 뉴욕 브로드웨이 헨리 밀러 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미국 현대 연극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그로버스 코너스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삶을 그린 작품은 단순한 이야기 구조 속에 인생의 본질적 의미와 감동을 담아냈다. 초연 직후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전 세계 여러 무대에서 꾸준히 사랑받으며 오늘날까지도 현대 연극의 고전으로 남아 있다. 특히 경기도극단은 일상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원작의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시각으로 삶과 죽음, 인간 관계의 본질을 탐구하는 무대를 선보인다. 더욱이 이번 공연은 한국 공연예술계를 이끄는 최고의 스태프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무대디자이너 박상봉, 조명디자이너 김창기, 분장디자이너 이동민, 음악 옴브레, 사운드디자이너 임태형, 의상디자이너 유미양, 소품디자인 정윤정 등은 ‘우리읍내’를 한층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만들 예정이다. 경기도극단 관계자는 “공연은 등장인물들의 탄생, 성장, 결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인생의 보편적이고도 깊은 감동을 선사하며, 삶의 본질을 탐구한다”며 “특히 작품을 통해 전해지는 치유의 메시지와 함께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돌아보고 그 가치를 재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카오 오케스트라, 리오 쿠오크만 & 김계희’ 성남아트센터서

아시아 대표 오케스트라로 급부상 중인 마카오 오케스트라와 한국의 차세대 바이올린 연주자 김계희가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함께 성남을 찾는다. 성남문화재단은 ‘마카오 오케스트라, 리오 쿠오크만 & 김계희’ 공연을 오는 다음 달 1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선보인다. 마카오 오케스트라는 1983년 ‘마카오 체임버 오케스트라’로 창단해 2001년 7월 ‘마카오 오케스트라’로 정식 명칭 된 젊은 악단이다. 중국 문화와 서구 문화의 조화, 전통과 현대 고전음악의 해석을 목표로 엘레나 가랑차, 플라시도 도밍고,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랑랑,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등 국제적인 음악가와 지휘자, 예술단체와 협업하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악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공연은 지난해 제17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한국인 최초 기악 부문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의 협연 무대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지휘봉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리오 쿠오크만이 잡는다. 리오 쿠오크만은 마카오 국제 음악 축제 프로그램 감독 및 슬로베니아 방송교향악단 상임지휘자,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주지휘자를 맡고 있으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역사상 최초의 중국 출신 부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공연의 문은 마카오 오케스트라의 상주 작곡가로 활동한 바 있는 중국계 미국인 작곡가 람반징(Bun-Ching Lam)의 ‘팡파레’로 연다. 차이콥스키가 남긴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인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와 ‘백조의 호수 모음곡’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깊어가는 가을밤, 클래식의 감동…제12회 성정콘서트 26일 개최

성정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제12회 성정콘서트’가 26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깊어가는 가을밤을 클래식으로 물들인다. 성정콘서트는 매년 깊이 있는 프로그램과 세계적인 연주자들의 무대를 통해 일상에 음악의 따뜻함과 예술의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번 콘서트에는 소프라노 서선영, 바리톤 양준모, 테너 최원휘, 피아니스트 정지원, 정태양이 함께한다. 한국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꾸며 클래식 애호가들은 물론 클래식을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도 울림 있는 무대를 전달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성악가 소프라노 서선영은 폭넓은 레퍼토리와 뛰어난 음악적 해석력으로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서선영의 노래는 기술적 완벽함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감정 전달력으로 청중을 매료시킨다. 이번 무대에선 한국 가곡 ‘청산에 살리라’, ‘신고산 타령’ 등에 이어 푸치니의 오페라 ‘마농레스코’ 중 ‘홀로 길을 잃고 버려졌네(Sola, perduta abbandonata)’와 오페라 토스카의 ‘마리오, 마리오, 마리오(Mario, Mario, Mario)’를 깊이 있는 목소리로 선보일 예정이다. 바리톤 양준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오페라 가수다. 풍부한 음색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강렬한 무대 존재감과 드라마틱한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음악을 넘어 깊은 인상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는 그의 목소리는 오페라뿐만 아니라 예술 가곡에서도 호평을 받는다. 양준모와 함께하는 삼중창 무대에서는 서선영, 최원휘가 무대에 올라 레하르의 오페라 ‘유쾌한 미망인’ 중 ‘입술은 침묵하고(Lippen schweigen)’를 부른다. 차세대 성악가 테너 최원휘는 맑고 서정적인 음색과 탁월한 무대 장악력이 강점이다. 높은 음역대를 부드럽고 풍부하게 소화하며,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표현력을 바탕으로 드라마틱한 연기를 선보이는 테너로 유명하다. 공연에선 한국 가곡 ‘마중’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꽃노래(Flower Song)’를 열창한다. 무대에는 제32회 성정음악콩쿠르 대상 수상자로 이미 많은 주목을 받은 젊은 피아니스트 정지원이 함께한다. 정지원은 그만의 풍부한 해석력과 섬세하면서도 다이내믹한 연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어 이번 무대 역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성정문화재단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휘자 임헌정을 ‘제7회 성정예술인상’ 수상자로 선정하고, 이날 콘서트에서 시상식을 진행한다. 성정예술인상은 재단이 한국을 빛낸 문화인과 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한 예술인들의 공적을 기리고자 2018년 제정한 상이다. 그동안 작곡가 최영섭,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피아니스트 백건우 등이 수상했으며 상금 3천만원을 수여한다.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임헌정은 수십 년간 음악계에 헌신하며 한국 클래식 음악 발전에 기여한 오랜 음악적 여정을 인정받았다. 임헌정은 서울시립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 국내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며 많은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차세대 음악가를 육성하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음악적 성과를 이뤄 한국 클래식 음악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성정문화재단 관계자는 “따스한 온기와 아름다운 선율이 어우러지는 제12회 성정콘서트와 함께 음악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을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말, 의정부문화재단서 즐기는 ‘가족발레 스크루지’ 등 순수 예술 작품

올 연말 의정부문화재단이 ‘2024 순수예술을 통한 전국 공연장 활성화 사업’에 선정된 3개 작품을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사업에 선정된 작품은 (사)라벨라오페라단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 라보엠’과 조윤라발레단의 ‘가족발레 스크루지’, 얘기시어터컴퍼니의 연극 ‘우정만리’이다. (사)라벨라오페라단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 라보엠’은 19세기 프랑스 파리 뒷골목, 가난하지만 그 누구보다 찬란하게 빛나는 꿈을 가진 젊은 청춘들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다. 올해 서거 100주년을 맞는 이탈리아 대표 작곡가 쟈코모 푸치니의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로 손꼽힌다. 오는 23~24일 이틀간 만날 수 있다. 이강호 예술감독, 홍민정 연출, 박해원 지휘의 아르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위너오페라합창단,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을 비롯해 주인공 미미 역에 아름답고 유려한 음색을 가진 소프라노 최윤정, 로돌프 역에 특유의 부드럽고 풍성한 음색을 가진 테너 김지민과 조철희 등 국내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함께 출연한다. 조윤라발레단의 ‘가족발레 스크루지’ 공연은 다음 달 14일 오후 3시와 8시 무대에 오른다. 찰스 디킨스의 원작 ‘크리스마스 캐롤’을 모티브로 등장인물 ‘스크루지’ 이야기를 발레의 춤과 언어로 재해석해 안무가 조윤라의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매혹적인 스토리로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들을 발레에 차곡차곡 풀어냈다. ‘우정만리’는 얘기시어터컴퍼니의 연극으로 백여 년 전 일제강점기를 살아온 집배원 3대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아주 평범한 한 가정의 삶을 통해 사랑과 결혼, 독립운동과 해방, 6·25 전쟁에 따른 동족상잔의 비극, 종전 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며 격동의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접한 이들의 이야기를 녹인 창작극이다. 대를 이어 체신국 관리자가 된 계동의 아들 ‘수혁’과 우편집배원이 된 계동의 손녀 ‘혜주’의 시선을 통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100여 년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다음 달 20일 오후 7시30분, 21일 오후 3시에 만날 수 있다. 의정부문화재단 관계자는 “가족들이 함께 즐기며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수험생 50% 할인 등 다양한 할인율을 제공하고 있다”며 “순수예술이 전하는 감동을 함께 느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연 예매는 의정부문화재단 누리집과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어린이만의 에너지로 현대미술 감상...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탱탱볼’

어린이들이 작품을 경험하며 활동성과 에너지를 다양한 형태로 발산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어린이들의 에너지와 탄력성, 회복력을 탱탱볼이 튀는 모습에 비유한 기획전 ‘탱탱볼’을 내년 6월22일까지 선보인다. 전시에는 성능경, 노경애, 예술공공, 오재우, 이채영,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 와이팩토리얼, 레벨나인 등 8팀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신체, 퍼포먼스, 안무, 스포츠, 일상, 데이터 등을 키워드로 관람객의 ‘액션’을 유도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그동안 안전 문제가 있었던 물놀이 체험 전시실의 운영을 중단한 뒤 개편한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첫 번째 기획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성능경 작가의 ‘손씻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손은 아이들이 태어나서 자신의 신체에 대해 가장 먼저 인식하는 부위다. 손이 첫 유희의 도구가 되는 것이다. 성 작가는 이 같은 점에 착안, 코로나 팬데믹 시기 전세계 아이들이 재미있게 손을 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작품을 제작했다. 작품은 주먹 쥔 손이 펼친 손 사이마다 ‘가위 바위 보’를 하듯 배치돼 어린이가 손으로 놀이하는 유희와 같이 보인다. 안무가이자 예술교육가인 노경애 작가는 우리의 삶 곳곳에서 행동을 가리키는 ‘화살표’를 다룬다. 김명신 안무가와 함께 연출한 작품 ‘화살표↑’는 제목 그대로 화살표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퍼포먼스 영상이다. 화살표를 통해 다양한 액션을 만들고, 어린이와 가족들이 쉽게 이해하고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이와 함께 예술공공은 농구라는 스포츠에서 ‘선’의 요소에 집중해 새로운 형태의 놀이터를 제시했다. 작품 ‘차원을 넘나드는 작은 공’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양과 상징을 해체하고 재조합해 새롭게 바라보도록 한다. 이들은 PVC 파이프를 다양한 길이로 자르고, 이를 조합해 만들어진 정글짐 형태의 경기장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구성되도록 만들었다. 관람객은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어 공간을 재해석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국민체조의 움직임을 놀이로 재탄생시킨 오재우의 ‘국민체조 시~작!’, 전시장의 벽을 회전하도록 해 공간 변화를 유도한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의 ‘소통하는 벽-2’, 박물관의 숨겨진 물음을 만나 상상의 답을 전하는 레벨나인의 반응형 설치작품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요’, 관람객의 신체 에너지를 포착해 1바이트의 문자들로 번역한 와이팩토리얼의 ‘도시와 기호들’, 아트퍼니처를 경험할 수 있는 이채영의 ‘행동하는 시간’ 등이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강연섭 학예연구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처럼 예측 불가능한 어린이들의 에너지가 작가의 특별한 시선이 담긴 작품을 맞닥뜨렸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종잡을 수 없다”며 “이 부분이 관람객들에게 더욱 즐거운 경험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강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어린이와 함께 오는 부모님 등 가족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박물관이 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전시와 교육 등을 통해 학습이 이뤄지는,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박물관이 될 수 있도록 기획전을 활성화하고 틈새전시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나로 온전히 쉬는 ‘슈필라움’…안상철미술관 최서원 초대전 ‘Spielraum for Her’

양주 안상철미술관은 최서원 작가의 초대전 ‘Spielraum for Her(그녀를 위한 공간)’를 14일 개막했다. 친근한 일상의 공간을 화사하고 따뜻한 컬러로 그려내며 현대인들의 지친 삶을 위로하는 최서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슈필라움’ 연작 등 평면 회화 27점을 선보인다. 최서원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하고 있는 주제 슈필라움(Spielraum)은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고 휴식을 취하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나만의 유희 공간을 뜻한다. 독일어 ‘놀이(슈필, Spiel)’와 ‘공간(라움, raum)'이 결합된 단어로 한국어론 존재하지 않는다. 작가는 내가 중심이 되어 신체적, 심리적 휴식을 취하며 온전히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공간을 현대인의 도피처로 창조해냈다. 화폭으로 창조된 슈필라움은 직선으로 그려진 벽과 가구들을 근간으로 맑고 선명한 색채로 구성됐다. 전통적인 원근법과 명암법에서 벗어난 표현 방식은 일상의 공간을 신비스러운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전통적인 고가구와 상징성 강한 문양도 흥미롭다. 전통적인 민화에 보이는 복합적인 원근법을 계승한 점, 전통 길상(吉祥) 문양의 새겨짐이 돋보이는 작가의 작업은 서양적이면서도 동양적이고 세련되면서도 편안하다. 전통 회화와 팝아트의 경계에서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이룩해온 작가의 작품세계를 오롯이 만날 수 있다. 전시의 제목인 ‘그녀’가 누구인지 유추하는 것도 관람의 묘미다. 전시를 기획한 안재혜 안상철미술관장은 “한국의 전통을 재해석해 현대적 회화로 창조해내는 작가의 작업이 지속적으로 진화해 한국화의 진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12월 22일까지.

“미디어아트와 인형극의 만남”… 꼭두각시놀음 ‘환상덜미’

현존하는 유일한 전통 인형극이자 인류무형문화유산 ‘꼭두각시놀음’ 공연이 현대의 미디어아트와 어우러지는 색다른 무대로 관객과 만난다. 수원문화재단은 16일 오후 4시 정조테마공연장에서 하반기 기획공연꼭두각시놀음 ‘환상덜미’를 선보인다. 민중의 문화였던 남사당놀이의 여섯 마당 중 하나인 꼭두각시놀음은 유일하게 전승이 확인된 인형극이다. 인형 조종사인 ‘대잡이’들이 몸을 숨긴 채 인형의 뒷덜미를 잡아 놀린다는 의미로 예인들 사이에서는 ‘덜미’라고도 불린다. 특히 올해는 꼭두각시놀음이 지난 1964년 남사당놀이 여섯 마당 중 제일 먼저 국가무형문화유산이 된 지 만 60주년을 맞이해 더욱 의미를 담고 있다. 2024년 인류무형문화유산 지원사업 공모선정작인 ‘환상덜미’ 공연은 전통인형극 꼭두각시놀음에 현대의 미디어아트를 접목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꼭두각시놀음을 기반으로 정조테마공연장의 현대적인 시각, 음향 기술을 활용한 다채로운 빛과 사운드 시스템은 관객에게 공간감과 몰입감을 더할 예정이다. 남사당놀이를 대표하는 남기문 명인과 함께 이번 공연을 준비한 김정주 ‘꿈꾸는산대’ 대표는 “전통인형극인 꼭두각시놀음을 현대화함으로써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다”며 “유일한 꼭두각시놀음 계승자의 연출과 그 뒤를 잇는 꿈꾸는산대의 젊은 감각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남 명인은 남사당놀이 국가무형문화재 초대 보유자인 아버지 남형우 옹에게서 남사당 여섯마당을 전수받은 예인이며, 꿈꾸는산대는 남기문 명인의 제자인 젊은 이수자들이 모인 곳이다. 만 7세 이상 관람가이며, 가격은 전석 1만원이다. 인터파크 누리집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호랑이 민화 작가 박소영, 신작 공개…‘포효하는 호랑이’ 등 5점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우리의 전통 민화 속에 등장하는 호랑이를 주제로 하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다. 13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김포시 ‘2024 CICA 갤러리 페스티벌’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재미 화가 박소영 작가의 다양한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6월 북촌 갤러리 한옥에서 열린 초대전 이후 박 작가의 국내외 명성을 확고히 다질 중요한 자리로 기대를 모은다. 그의 작품 속 호랑이는 사납기보다는 조선 후기 서민층에 유행한 민화에서처럼 단순화된 형태로 친근한 모습을 하고 있다. 박 작가는 중국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스와니 언더우드대에서 미술 교수로 활동하면서 한국 고유의 정서를 담은 그림으로 우리 문화를 알리고 있다. 그는 우리의 전통 먹과 오일페인팅의 조화로 호랑이 민화를 미국에서 재탄생시켰으며 이후 미국, 유럽, 중국의 해외 관람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유럽 관객들은 전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럽 전시 요청까지 보내며 작가의 예술성에 감탄을 표했다. 박 작가는 올해 미국 톱아트어워즈(TopartAwards)의 아트 마스터 썸머 2024 전시회(Art Masters Summer 2024 Exhibition)에서 수상하며 예술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는 그의 작품 세계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이다. 이번 CICA 전시에서 작가는 오일 페인팅 신작 5점, ‘포효하는 호랑이(A Roaring Tiger)’, ‘동행(Accompany)’, ‘역동(Dynamics)’, ‘지난 여름(Last Summer)’, ‘김치통 속 호랑이(Tiger inside the Kimchi Pot)’를 공개한다. 이 작품들은 한국 전통 민화 속 호랑이를 소재로 현대적 일상과 감정을 표현하며, 따뜻함과 친근함을 담아 관람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 여름’과 ‘김치통 속 호랑이’는 이미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박 작가는 가상 갤러리인 콜레리를 통해 자신의 예술 세계를 온라인으로도 소개한다. 이 가상 전시에서는 초기 동양화부터 유화, 세라믹 작품까지 그의 예술 여정을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박 작가의 독창적 감성과 표현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박 작가는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를 향해 도약하는 작품 속 호랑이는 동서양의 경계를 초월해 무한한 창조의 세계로 안내한다”며 “앞으로도 국적과 문화를 초월한 보편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문화재단, AI활용 장애예술 전시 ‘YOU&I:당신과 나의 인사’

경기문화재단이 발달장애인의 인공지능(AI) 예술작품을 선보이는 ‘YOU&I:당신과 나의 인사’를 마련했다. 오는 29일까지 경기상상캠퍼스 디자인1978 1층 전시실B에서 ‘2024 AI활용 장애예술 활동지원’ 공모사업의 성과공유 전시를 선보인다. 공모 사업은 경기지역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AI 기술을 활용한 음악, 미술 등 예술활동 교육 및 작품 성과 발표 지원을 통해 기술을 통한 예술창작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전시에서는 23명의 발달장애를 가진 참여자들이 AI 이미지 생성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수원시홍재장애인주간보호시설은 ‘우리들은 도전하는 화가지망생 “도화지”’ 사업에 참여한 뇌병변 및 발달장애인 13명의 작품을 전시했다. 전시 작품은 AI 이미지 생성 기술을 활용하여 제작한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가고 싶은 세상’ 두 가지 주제로 총 26점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수원시광교장애인주간보호시설은 ‘AI로 여는 미술’ 사업에 참여한 발달장애인 10명이 ‘사계절’을 주제로 작업한 시화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참여자들의 일상과 깊이 연결돼 있는 사계절의 다양한 색과 분위기를 통해 삶의 흐름과 순환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한다. AI 이미지 생성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시와 그림, 초안 작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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