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서 24~25일 공연·체험 프로그램 축제 즐기자!

경기문화재단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관장 박종강)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는 24~25일 양일간 무료 공연과 교육·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축제’를 운영한다. 박물관 강당에서는 24~25일 이틀간 매일 오전 11시40분, 오후 2시40분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으로 떠나는 CLASSIC 음악여행’을 선보인다. 공연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협연으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매이션 피노키오와 인어공주, 라이온킹, 뮬란, 겨울왕국 등의 OST 가 연주되며, BTS의 K-POP도 클래식으로 재해석한 곡도 연주된다. 축제 기간에 박물관 내 교육실과 강당 앞 카멜레존 등에서는 숲속에서 만나는 동물과 꽃을 풍선으로 만들어보는 풍선아트 프로그램, 숲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과 동식물을 디지털 패드로 자유롭게 그려보는 디지털 드로잉 숲속 생태계 이야기도 체험해 볼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어린이날 행사에 이어 가정의 달 5월에 보다 더 풍성한 문화서비스 제공을 위해 마련된 축제”라며 “많은 관람객들이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축제는 경기문화재단의 후원으로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에서 예술단체 이강플레이가 진행하며, 모든 공연 관람과 체험 및 교육은 무료다.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박물관 내 강당과 2층 교육실 등에서 진행된다.

응원과 사랑 담은 기쁨의 노래…경기교사합창단 [인터뷰]

1989년 창단한 경기교사합창단은 유·초·중·고 교사 50여명으로 구성된 단체다. 이들은 바쁜 일과 중 매주 화요일 저녁은 합창 연습을 위해 비워두고 진지하게 그러나 즐겁게 노래한다. 노래를 통해 얻은 새로운 에너지는 교사로서 살아갈 또다른 힘이 된다. 서로를 향한 노래 지난 15일 교육부 주최 제44회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경기교사합창단이 전국 선생님들을 대표해 무대에 올랐다. 서울 FKI 타워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유튜브로도 생중계됐는데 서영은의 ‘꿈을 꾼다’와 이문세의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 등 경기교사합창단의 주요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이날 경기교사합창단원들은 청중과 제자들, 스승의 날 주인공인 동료 교사들에게 가사에 마음을 실어 보냈다. “혹시 너무 힘이 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고,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 슬픔보단 기쁨이 많은 걸 알게 된다”고. 경기교사합창단은 1989년 중등 음악교사들로만 구성된 수원시음악교사협의회로 시작했다. 교사합창단과 교사오케스트라가 주축이 돼 매년 음악회를 개최했고, 몇 년 뒤 교사합창단만 남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교사에서 다양한 교과목 교사로, 중등교사에서 유치원부터 고등교사까지 입단의 폭을 넓혔다. 2000년 ‘늘푸른교사합창단’으로 이름을 바꿔 활동을 하다가 2015년 지금의 ‘경기교사합창단’이 되어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음악 커뮤니티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경기교사합창단은 매년 정기연주회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무대에 선다. 지난 스승의 날 기념식처럼 특별한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고 병원 자선음악회, 교내 행사 등에 초대되기도 한다. 1994년부터 32년째 합창단 활동을 하며 경기교사합창단의 산증인이기도 한 안영선 대외협력부장(안산초 교장)은 그동안 서 온 수많은 무대 중 수원여자고등학교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 축제에 찬조 출연했던 2008년의 기억을 손에 꼽았다. “낮엔 일하고 밤엔 공부하는 50~60대 학생들의 축제였습니다. 축제가 열리는 수원여고 청포도체육관에 도착했더니 교사합창단을 맞아 선생님들 신으시라고 실내화 40켤레를 준비해 놓으셨더라고요. 본인들은 맨발로 있으면서 말이죠. 임용된 지 얼마 안 된 신규 교사, 연차가 쌓인 교사할 것 없이 모두들 감동했던 기억입니다.” 경기교사합창단원 매년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쯤 각 학교에 단원 모집 공문을 보낸다. 현직 교사에 한해서 입단이 가능하며 가입 이후엔 퇴임 후에도 활동이 가능하다. 그렇게 모집한 50여명의 단원들의 평균 연령은 40~50대, 대부분 평교사로 구성돼 있으며 임용 2년차부터 퇴임 교사까지 다양한 연차가 속해 있다. ‘교사’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유·초·중·고 선생님들이 다같이 모여 교류하는 일은 흔치 않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적한 교사들이 매주 하루, 저녁 6시부터 2시간 남짓한 시간을 합창단 연습을 위해 비워두는 일은 더욱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원들 대부분은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되도록 빠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곽태훈 단장(수원 상촌중 교장)은 “합창단 활동이 교사로서 ‘그래도 잘살고 있다’는 표식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살면서 해야하는 일을 잘하기 위한 동력도 필요한데, 우리 교사합창단원에게는 노래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취미이자 활동이 있다는 게 삶의 큰 활력소가 됩니다. 유익한 ‘방과 후 활동’은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절실하거든요.”(곽태훈) 내년 ‘대한민국교사합창제’ 개최…설렘반 걱정반 경기교사합창단에게 2026년은 큰 의미를 갖는 한해다. 30번째 정기연주회 준비와 더불어 9~10개 지역 교사합창단이 참여하는 ‘제18회 대한민국교사합창제’를 경기도에서 개최하게 돼 벌써부터 마음이 분주하다. 곽 단장은 “2006년 서울에서 시작해 매년 실시해온 대한민국교사합창제가 코로나 이후 2년 전 대전에서 재개했다”며 “매년 도시별로 돌아가며 진행하고 있는데, 올가을 부산에서 열리고 내년엔 경기도 차례라서 여러 가지 준비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경기교사합창단은 도교육청 등의 지원 없이 오로지 단원들의 열정과 자발성으로 자생하고 있는 단체다. 단원들이 낸 1년 치 회비로 한 해 예산을 꾸리고 그 안에서 정기연주회 공연장 비용부터 악보 제본, 포스터 제작 등 크고 작은 비용 처리를 부담한다. 공연 시 입는 의상도 단원들이 개별적으로 마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런 현실에도 단원들은 지원이 없는 것에 큰 아쉬움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자발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자유롭게, 그리고 끈끈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타 지역 교사들을 초대하는 ‘대한민국교사합창제’를 앞둔 심정은 조금 남다르다. “합창제를 치르기 위한 공연장 섭외와 홍보, 기타 부수적인 준비들은 정기연주회와 크게 다를 것 없지만 타 지역에서 오시는 손님 대접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교육청이나 시의회, 도청 등 어디든 협조 요청을 해볼 생각입니다.”(곽태훈) 단원들은 예산 걱정도 크지만 무엇보다 타 지역 합창제에 갔을 때 그곳 교육감님이 방문해 교사들과 인사하고, 장학사 등이 합창제 운영을 뒷받침해주는 등 모두가 한마음으로 교사합창단을 응원해주는 그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한다. “교사합창단이 우리들의 즐거운 취미이긴 하지만, 각 지역 교사합창단이 우리 지역에 방문에 한 무대에 서서 음악적 교류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행사가 벌써 20회째 유지되고 있다는 것도 대단하고요. 부디 이 좋은 행사가 널리 알려져서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길 희망합니다.”(안영선) 3년 째 경기교사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는 성악가 구성우(수원시립합창단 소속)씨는 “누가 시켜서 운영되는 합창단이 아닌데, 이렇게 꾸준하고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며 합창의 묘미, 노래의 힘을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저희 합창단은 클래식, 대중음악, 국악, 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선곡합니다. 그렇지만 단원분들은 좋은 메시지가 담긴 가사와 그런 노래를 더 선호하시는 것 같아요. 노래하는 순간에도 제자들에게 힘이되는 말, 희망을 얘기하고 싶으신게 아닐까 생각합니다.”(구성우) 경기교사합창단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준히하고 즐겁게 활동 영역을 조금씩 넓혀갈 생각이다. “코로나 이후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한 만큼 다시 레퍼토리와 실력을 쌓이면 경기교육가족을 위해 폭넓은 봉사 활동의 무대를 갖고자 합니다. 특히 경기북부권에 있는 학교나 지역민을 찾아가는 무대도 하고 싶고요. 의미있고 보람된 방과후활동을 이어가 보겠습니다.”(곽태훈)

[법률플러스] 연체 차임의 공제

X(임대인)는 자신의 건물을 임대차보증금 1억원, 월세 100만원, 임대차 기간 3년으로 정해 Y(임차인)에게 임대하는 계약(제1차 계약)을 체결했다. Y는 보증금 1억원을 지급했지만 이후 5개월분 월세를 지급하지 않은 채 임대차 기간 3년이 경과했다. 그러나 X와 Y는 협의 끝에 종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 계약(제2차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Y는 제2차 계약 기간에도 5개월분 월세를 지급하지 않았다. 결국 Y는 합계 10개월분 1천만원의 월세를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2차 계약이 종료했다. Y가 X에게 임대차보증금 1억원을 반환할 것을 요구하자 X는 연체된 10개월분 월세 1천만원을 상계한 나머지 9천만원만 반환하겠다고 반박한다. 누구의 주장이 타당한가. 이 사안의 월세 채권은 1개월 단위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민법 제163조 제1호에 따라 3년의 소멸시효에 걸린다. 임대차 존속 중 차임을 연체하는 경우 그 채권의 소멸시효는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지급기일부터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6년 11월25일 선고 2016다211309 판결 참조). 따라서 제1차 계약에서 발생한 차임채권은 현재 소멸시효가 완성해 상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이 논의의 출발점이다. 다만, 제2차 계약에서 발생한 차임채권은 아직 소멸시효가 경과하지 않아 상계할 수 있다. 결국 X는 9천500만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X는 보증금에서 연체 월세를 확보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제1차 계약에서 임차인이 5개월분 월세를 미납했음에도 제2차 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이러한 결론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X는 민법 제495조를 근거로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라도 그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면 채권자(X)는 상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규정은 ‘자동채권의 소멸시효 완성 전에 양 채권이 상계적상에 이르렀을 때’ 적용되는데 X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는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때에 비로소 이행기에 도달한다(대법원 2002년 12월10일 선고 2002다52657 판결 참조). 따라서 임대차 존속 중 차임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는 양 채권이 상계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안에 민법 제495조에 따르더라도 인정될 수 없다. 따라서 X의 이 주장은 부당하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즉, 임대인이 임대차 존속 중 차임이 연체되고 있음에도 임대차보증금에서 연체차임을 충당하지 않았으며 차임이 연체되고 있었음에도 임대차 관계를 지속해 온 임차인의 묵시적 의사를 무시해서는 아니 된다. 이에 대법원(위 2016다211309 판결)은 민법 제495조를 유추 적용해 임대차보증금에서 연체차임을 공제할 수는 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은 대법원이 최근이 선고한 판결(2025년 3월 27일 선고 2024다302217 판결)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결론은, X는 Y에게 9천만원만 반환하면 된다.

문예지 ‘백조’ 2025년 상반기호 발간, 전통 계승하며 오늘의 문단 말한다

노작홍사용문학관(관장 손택수)은 통권 제20호를 맞이한 문예지 ‘백조’의 2025년 상반기호를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백조’는 지난 2020년 창간 100여 년 만에 제4호로 복간된 이후,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의 세련된 문예지로 거듭나고 있다. 문학관에 따르면 20호부터는 ‘백조’의 표지를 전통과 현대의 미를 아우르는 디자인으로 갈아입었다. 지역문화에 기여한다는 기존의 방향성을 유지하되, 보다 폭넓은 필진을 섭외해 다양성을 확보했다. 상반기호의 표제는 기획란 ‘작가 아카이브’의 첫 연재이기도 한 ‘아카이브 윤석산(尹錫山)’이다. 지역의 원로 문인들을 조명하고, 장기적으로는 구술 채록을 통해 문학사적 축적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초대 작가는 1970년대에 등단해 50여 년의 시력을 이어오고 있는 윤석산 시인이다. 60여년 가까이 작품활동에 매진 중인 현대시문학사의 산증인이자 동학자로서 천도교 교령을 지냈다. 인터뷰 진행은 이정은 시민문화활동가가, 윤석산 시인론은 홍박승진 국문학자가 맡았다. 특집 지면에는 노작홍사용창작단막극제의 최근 3개년 희곡상 수상작을 집중 조명한다. 황정은, 김나영, 김택수 극작가의 작품과 김기란 연극평론가의 작품론을 게재한다. 시 창작란에는 총 15인의 시인이 각각 신작시 2편과 근작시 1편으로 참여했다. 필진은 김바다, 김사인, 김승희, 김이듬, 동명 차창룡, 박균수, 박순원, 박은정, 배수연, 김지민, 안도현, 이기현, 전형철, 정다연, 함명춘 등으로, 명실상부 세대별 우리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신작이 실렸다. 소설 창작란에는 박현옥 소설가의 신작 ‘말하는 사람’, 이지 소설가의 신작 ‘쓸쓸함과 앙금과’를 소개한다. 손택수 노작홍사용문학관장은 “통권 제20호를 맞아 새로이 단장한 문예지 ‘백조’의 행보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실패에서 배우는 소방조직 최초의 ‘징비록’ [신간소개]

양주소방서가 전국 최초로 소방조직의 실패 사례를 모은 ‘소방 징비록’을 발간했다. 양주소방서가 선도적으로 추진해 발간한 소방 징비록은 그동안 소방활동 과정에서 감추고 싶었던 현장과 행정의 생생한 실패와 시행착오 사례를 정직하게 담아내고, 이를 조직의 발전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양주소방서는 사례집에서 행정분야 57건, 재난대응분야 65건 등 122건의 사례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시행착오 사례도 부록에 20건을 수록해 실용성을 높였다. 사례집은 ‘누가 실패했는가’를 밝히는 데 초점을 두지 않았다. 오히려 ‘실패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실패 자체를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고자 했다. 사례집에는 각 부서의 다양한 시행착오가 담겨 있다. 인사분야에선 특정 인력의 부적정 배치로 조직 내 갈등이 유발된 사례가, 예산분야에서는 낙찰 차액을 예산에 반영하지 않아 연간 사업이 무산된 사례 등이 소개됐다. 재난현장 사례도 생생하다. 구조현장에서 지휘자의 판단 지연으로 작업이 장시간 지체된 사례, 구급분야에서는 응급환자 이송 중 산소통 부족으로 현장대응이 어려웠던 사례가 기록됐다. 예방분야에서는 감지기 설치 기준 오해로 시공업체와 갈등을 빚은 사례 등 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실수들을 짚었다. 권선욱 서장은 “실패를 숨기지 않고 복기하는 조직이 결국 가장 빠르게 성장한다”며 “이번 사례집이 소방조직의 ‘징비록’이 되어 실패를 공유하고 학습하는 새로운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두 불평등 전문가의 만남…‘기울어진 평등’ [신간소개]

지난해 5월 세계적인 사상가 토마 피케티와 마이클 샌델이 파리경제대학에서 만나 토론을 펼쳤다. 각각 프랑스와 미국을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대중 사상가인 두 사람은 만남 자체로 눈길을 모았고, ‘평등과 불평등, 진보’를 키워드로 목소리를 냈다. 평등의 가치는 무엇인지, 불평등이 왜 문제인지, 우리를 둘러싼 각종 격차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다. 이 토론이 올해 한 권의 책 ‘기울어진 평등: 부와 권력은 왜 불평등을 허락하는가’로 출간됐다. 샌델과 피케티는 불평등의 세 가지 측면인 경제적 불평등, 정치적 불평등, 사회적 불평등을 다각도로 조명하면서 지금 우리를 둘러싼 세계화와 능력주의, 불평등한 기본재 접근권, 기울어진 정치 참여, 사라진 노동의 존엄성 등 다양한 문제를 심도 있게 파헤친다. 책에서 이들은 지금 시대에서 ‘노동의 존엄성’은 인정받기 힘들며, 우리 사회를 지탱해왔던 연대의 개념은 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사회의 여러 계층이 섞이는 기관들은 갈수록 감소하고, 부자들과 가난한 이들이 평소 살아가면서 마주칠 일도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경제적 격차와 정치적 격차보다도 사회적 격차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한다. 두 사람은 이 같은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교육과 의료를 포함한 기본재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투자, 더 높은 누진 과세 체제, 부유층의 정치력 통제, 기업에서의 노조 역할 확대, 대입과 선거에서 추첨제 활용 등 여러 가지 대안도 제시했다. 책은 불평등이 왜 문제인지를 통해 미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청소년 Q&A] 아이가 친구들 사이서 소외감 느끼고 있어요

Q. 아이가 그룹으로 어울리던 애들과 다툰 것 같습니다. 그 친구들이 저희 아이를 소외시키는 것 같은데 최근에는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는 말까지 해 걱정이 많습니다. A. 청소년기 친구 관계는 단순한 놀이 친구를 넘어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관계로 발전하는데 이때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비밀을 공유하면서 신뢰를 쌓는 과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때 건강한 친구 관계를 위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상대방의 감정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합니다. 또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때는 대화로 풀어가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정에서 친구들과 다툰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그 과정에서 어떤 오해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자녀의 대처 방법이 미숙했다면 대처 방법을 조언한 뒤 지금 자녀의 솔직한 마음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세요. 용기를 내 이야기했더라도 친구에게 거절당할 땐 자녀가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지지하면서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이겨 나가도록 도와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려움이 있다면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 개인상담, 집단상담, 놀이치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센터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청소년 동반자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상담 전문가인 청소년 동반자가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의 학교 등으로 찾아가 심리적·정서적 지지와 함께 지역사회 자원 연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고윤경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날 날 날, 오월

어린이날, 부처님 오신 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참 날 많은 오월이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오월이 몇 번 더 주어질지, 이 땅의 시간이 궁금하다. 어버이날이라고 꽃 한 송이 올려온 아들, 현금 봉투에 정성스러운 편지를 담은 딸, 내가 섬기던 부모님이 안 계신 이후 풍속도가 바뀌었다. 스승의 날이라고, 행궁동 현대미술 교실에서 꽃바구니와 티셔츠 하나를 받았다. 게다가 스승의 날 노래까지 들려주니 이럴 자격이 있을까 불편도 했지만 한편 흐뭇했다. 매교 어반스케치 교실엔 고참 몇 분이 예쁜 다과를 마련해 와 함께 나눠 먹었다. 정성이 고마웠다. 여성회관 어반스케치 교실에도 꽃 한 송이를 에코백에 몰래 매달아 놓아 깜짝 놀랐다. 그리고 맛난 점심식사를 나누며 따뜻한 정이 혈류처럼 흐름을 느꼈다. 작은 정표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세상인지 모르겠다. 학창 시절의 스승의 날은 정식 행사가 있었는데 요즘은 그마저 사라진 듯하다. 교권이 무너지고 여러 가지 불협한 일들이 겹치면서 스승과 제자라는 의미도 어색한 지경이다. 그나마 성인들은 은혜라는 인생사를 교환하며 사는 예지가 있어 고맙게 받아들인다. 고마움은 예절이다. 내가 늘 감사하다. 이런 시가 있다. “불온한 생각도 이직은 더러 있는데/꺼내놓을 용기가 없다./대부분 옛사람 옛글이 시키는 대로/다소곳이/상부의 명령과 지시에/고분고분/고향에 보내는 편지에는 그냥/잘 지낸다고 쓴다.” -윤제림 ‘근황’

“해외 입양인, 그 후”…국내외 무대 휩쓴 다큐멘터리 영화 ‘케이 넘버’ 조세영 감독 [문화인]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현장의 ‘목격자’가 되어 그들의 시선과 발걸음을 따라가 봤으면 좋겠습니다.” ‘723915’, ‘85c-3128’, ‘K82-2150’, ‘10846’. 10자리 남짓의 이 숫자는 한 명의 ‘아이’에게 부여된 고유번호다. 해외로 입양 가는 아동을 분류하기 위해 개별 입양기관마다 기관 고유의 번호 체계를 만들어 붙인 것이다. 그렇게 대한민국에서 해외로 보내진 아이들의 숫자는 20만명. 지난 14일 개봉한 조세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케이 넘버’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조 감독은 친생 가족을 찾기 위해 한국을 찾은 해외 입양인들이 조작된 서류와 감춰진 기록을 추적하며 그 이면의 이야기를 영화로 파헤쳤다. 영화엔 ‘메이드 인 한국인-해외입양을 말하다’(2004)에서 한국의 해외 입양 제도와 해외 입양인들의 목소리를 본격 조망하기 시작한 그의 끈질긴 추적기가 담겨 있다. 2시간 내내 관객을 ‘아동 수출국’이라는 한국의 불편한 진실과 해외 입양인들이 마주하는 현실로 안내한다. 작품 개봉을 하루 앞둔 날, 그가 다큐멘터리 수업을 가르치고 있는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강의실에서 만난 조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온 여러 입양인과 만나며 그들이 자신의 입양 원본 기록을 찾기 위한 과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불합리한 상황을 목격했다”며 “입양인 대부분 스스로에 관한 정보를 어느 기관에서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는 걸 걸 알고 6년간 직접 입양인들을 만나고,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며 영화 ‘케이 넘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경쟁 ‘다큐멘터리 관객상’(2024),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장편 경쟁 ‘대상’ (2024),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열혈스태프상’(2024), 제22회 코펜하겐 국제 다큐멘터리영화제 F:ACT AWARD (2025), 제13회 디아스포라 영화제 디아스포라 장편(2025)을 수상했다. 특히 ‘관객상’은 관객들이 직접 투표로 뽑아준 상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조 감독은 당시 한국으로 돌아온 여러 입양인들과 만나며 그들이 자신의 입양 원본 기록을 찾기 위한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목격한다. 입양인 대부분은 스스로에 관한 정보를 어느 기관에서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이후 6년간 그는 직접 입양인과 만나고,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며 영화 ‘케이 넘버’를 만들게 된다. ‘케이 넘버’에서 관객은 4명의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723915(김미옥)’. 8세(추정) 때 길에서 발견돼 미국으로 입양된 미오카는 서류에 적혀 있던 이름 ‘미옥’에 스스로 A를 붙여 ‘미오카’라는 이름을 짓는다. 친생모를 찾기 위해 여러 차례 한국에 왔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그런가 하면 ‘K82-2150(신선희)’은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덴마크에 입양됐다. 인생의 절반을 한국에 돌아오기 위해 살았다는 그녀는 ‘당신은 입양 가서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자신의 행복에 대해 아무도 물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조 감독은 “네 사람의 이야기는 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수많은 해외 입양인이 공통으로 겪어온 문제”라며 “덴마크에서 열린 상영회에 100명이 넘는 입양인 관객들이 자리했는데, 이들이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영화는 ‘고아’가 아님에도 아동을 ‘고아’로 만들고, 그 속엔 미혼모와 미혼모의 아이를 ‘정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으며, 한국전쟁 이후 해외로 아동을 ‘수출’하며 국가의 ‘자산’을 채우는 모습, 깨끗하고 정갈화된 ‘입양 시스템’은 전 세계 유례없는 시스템으로 정착됐다는 점 등 보고도 믿기지 않는 사실을 나열한다. 전문가와 함께하는 밀도 높은 추적기는 묵직하지만, 전달 방식은 친절하고 자세하다. “제가 만난 많은 해외 입양인들이 이렇게 묻더군요. ‘한국인들은 입양인들이 돌아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라고요. 당시엔 제대로 답할 수가 없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존재조차 알지 못할 테니까요. 하지만 이젠 우리가 함께 답을 찾아가야 한다고 결론을 지었어요.” 그의 말처럼 영화는 동정도, 연민도, 분노도 필요 없다고 말한다. 다만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함께 알아야 한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 사실을 바라봐줬으면 좋겠어요. 바로 며칠 전 ‘입양의 날’에 상영회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자리에서 왜 ‘입양인의 날’은 없을까 누군가 말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누군가의 일생은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이유로 희생되고 고통받고 있어요. 이러한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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