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몰아서 운동하다가 ‘뚝’... 아킬레스건 파열

40대 회사원 김모씨는 ‘주말운동족’이다. 평일엔 운동할 시간이 부족해 주말에 테니스장을 찾아 운동을 몰아서 하는 편이이다. 하지만 얼마 전 경기 중 갑작스러운 ‘뚝’ 소리와 함께 발뒤꿈치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와 같은 ‘주말운동족’은 아킬레스건 부상의 고위험군이다. 평일 내내 활동량이 적었던 몸에 갑작스러운 운동 부하가 가해지면, 아킬레스건은 급격한 긴장 상태에 놓인다. 특히 축구, 농구, 테니스처럼 급가속과 급정지가 반복되는 스포츠는 위험을 더욱 높인다. 아킬레스건은 인체에서 가장 강력한 힘줄로 알려져 있지만, 파열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부위이기도 하다. 발뒤꿈치 뼈와 종아리 근육을 잇는 이 힘줄은 걷기, 달리기, 점프 등에서 발끝으로 바닥을 힘껏 밀어내는 ‘스프링’ 같은 기능을 한다. 권오룡 연세스타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아킬레스건 파열은 보통 3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이 연령대는 근육과 힘줄의 탄성이 점차 감소하기 시작하는 시기이며,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미세 손상이 누적돼 부상 위험이 커진다”고 전했다. 파열이 발생하면 ‘툭’하는 파열음과 함께 누군가 종아리를 발로 찬 듯한 충격을 느끼게 된다. 통증과 함께 보행이 어려워지고, 발끝으로 서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 아킬레스건은 한 번 파열되면 수술과 수개월간의 재활이 불가피하고, 일상생활의 복귀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 단순한 발 통증이라며 방치하면 평생 후회할 수 있는 부상이다. 초기에는 단순한 염증인 아킬레스건염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염증이 지속되면 힘줄 조직이 약화되어 결국 파열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통증이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부분 파열이나 만성 염증 상태에서는 프롤로 주사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 재활 운동 등이 병행된다. 이는 손상된 조직의 혈류를 증가시켜 자연 치유력을 촉진하고 인대, 힘줄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아킬레스건이 완전히 파열된 경우 수술이 불가피하며 이후 3개월 이상의 재활치료가 필수적이다. 아킬레스건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부터 운동 루틴까지 점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축구, 농구, 테니스처럼 격렬한 운동을 할 경우 운동 전 반드시 10분 이상 종아리, 발목, 허벅지 중심으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점프 동작은 힘줄에 큰 부하를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운동 후 바로 휴식하지 말고, 종아리와 발뒤꿈치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마사지나 냉찜질도 도움이 된다. 권오룡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나이가 들수록 운동은 ‘잘하는 것’보다 ‘안 다치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건강을 위해 주말에 운동을 몰아 하는 것도 좋지만, 준비운동을 소홀히 하는 순간 치명적인 부상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포문화재단, 세종국악관현악단과 국악의날 기념...해피 콘서트 개최

군포문화재단 상주 단체인 세종국악관현악단이 오는 24일 오후 7시,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에서 ‘2025 해피콘서트 - 더불어 즐기다, 여민락(與民樂)’을 공연한다. 국악의 날(6월 5일)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공연은 세종국악관현악단의 위촉 초연된 작품 중 관객의 만족도가 높은 곡들로 편성했다. 작곡가 및 협연자 인터뷰를 통해 창작과정 이야기와 곡의 이해를 높여 수준 높은 음악 감상을 즐길 수 있다. 공연에서는 가야금 연주자 이슬기 협연의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협주곡’, 소리꾼 이봉근의 ‘자룡, 만경창파를 가르다’, 재즈 색소폰의 대가 고호정의 연주와 함께 일렉트로닉 비트가 가미된 색소폰 협주곡 ‘Golden Notes’ 등 국악의 다양한 매력을 만나볼 수 있다. 세종국악관현악단 창단 및 국립민속국악원장, 서울시국악관현악단장을 역임한 박호성의 지휘 아래 창단 33년의 세종국악관현악단이 호흡을 맞추며, 윤중강 국악평론가의 사회로 무대가 더욱 풍성해질 예정이다. 또 작곡가·협연자와 짧은 무대 인터뷰를 통해 각 곡의 창작 배경과 의도를 소개하며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사한다. 전형주 군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국악의 날에 즈음해 그 의미를 되새기며 국악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연으로 준비한 만큼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양주 미술창작스튜디오 9기 입주작가 서인혜 개인전 ‘별비늘 호텔’

양주시립 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입주작가 릴레이 전시의 일환으로 오는 20일부터 6월 7일까지 777갤러리에서 9기 입주작가 서인혜의 개인전 ‘별비늘 호텔’을 선보인다. 작가 서인혜는 이번 전시에서 삶과 죽음, 상실과 돌봄의 경계를 ‘호텔’이라는 공간에 투영해 존재했지만 기록되지 않은 몸들의 이야기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한다. 서 작가는 양주 장흥 일대의 역사성과 지역성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1960~70년대 유원지로 번성했던 이 지역은 이후 쇠퇴과정을 거치며 수 많은 숙박시설이 요양시설로 전환됐다. 작가는 이 전환의 풍경 속에 깃든 '죽음의 일상화'에 주목하고, 자본주의 체계 속에서 죽음마저 순환되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조망했다. 영상, 설치, 드로잉 등 복합 매체로 구성된 전시는 시청각적 감각을 통해 관람객에게 돌봄의 또 다른 가능성인 ‘이야기 돌봄’을 제안한다. 서 작가는 개인적 서사와 정서를 토대로 수집된 이미지와 텍스트를 재배치 하고 연결함으로써 미시적이고 탈중심적인 언어를 구성해 나간다.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오는 6월 6일에는 작품과 연계한 현장 퍼포먼스를 통해 작품의 정서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며, 이후에는 예술 철학자 허경이 ‘나의 죽음, 너의 애도’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죽음과 애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공유한다. 이 프로그램은 경기문화재단 ‘모든예술31’에 선정된 서 작가의 프로젝트 일환으로,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예술을 통한 심화된 감각과 통찰을 제안한다. 서인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빛의 반사각과 거리, 세기에 따라 별이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듯, 존재했지만 보이지 않았던 몸의 기억을 조명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양주시립 미술창작스튜디오는 2014년 개관 이래 총 70명의 작가를 배출한 창작 중심 레지던시로, 777레지던스, 777생활문화센터, 777갤러리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 예술 생태계의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록되지 못했지만 기억해야”...하와이 이민 1세대 재조명 특별전

인천시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인천 출신 하와이 한인 이민 1세대의 삶과 유산을 재조명하는 특별기획전 ‘기록되지 못한 역사, 기억되어야 할 이름들’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오는 8월31일까지 구 제물포구락부에서 열린다. 지난 1900년대 초 하와이로 이주한 한인 이민 1세대가 남긴 다양한 기록물과 유품을 통해 조국을 떠나 타국에서 외롭게 살아간 이들의 삶과 정신을 생생하게 조명한다. 전시는 하와이 이민자들의 삶의 흔적이 담긴 사진, 일기, 노동계약서 등 다양한 기록물과 생활용품 등 모두 65점의 유물을 공개한다. 이 유물은 이민 1세대의 문화적 자산을 총망라하고 있으며, 그들의 고단했던 이민 생활과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특히 하와이 한인 공동묘지에서 직접 채록한 인천 출신 이민자들의 묘지 탁본과 사진은 타국에서 이름 없이 생을 마감한 이들의 삶을 다시 불러내고, 잊혔던 이름을 기억하게 하는 소중한 기록이다. 시는 특별전과 함께 하와이 한인미술협회 및 워싱턴 미술협회 소속 작가 8명이 참여하는 연계 전시 ‘디아스포라의 시선, 예술로 이어지다’도 선보인다. 전시는 한민족의 이주 역사와 정체성을 예술로 풀어낸 다양한 작품을 공개해 시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윤도영 시 문화체육국장은 “하와이 이민사는 단순한 이민사를 넘어, 독립운동의 숨은 뿌리이자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형성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가 기록되지 못한 이민자들의 이름을 다시 불러일으켜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잊혀진 역사를 시민들과 함께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전시는 무료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제물포구락부 누리집을 참조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수준 높은 관객, ‘갈증’ 해소할 것”…임수택 ‘2025 수원연극축제’ 예술감독 [인터뷰 줌-in]

“해가 갈수록 관객들의 수준은 높아가고, 이들은 ‘괜찮은’ 예술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습니다. 관객이 하나가 돼 수준 높은 작품을 완성해가는 ‘수원연극축제’는 예술에 관한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공간이 주는 힘은 실로 막강하다. 거대하고 웅장한 공연장에 들어서면 공간이 전하는 기운에 압도되기도 한다. 반대로 무대의 장막이 사라지고, 문턱도 사라진 거리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관객에게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예술가와 똑같은 눈높이에서 무대를 바라보며 이전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바라보고, 색다른 감상을 할 수 있다. 지난 1996년부터 거리예술의 대향연을 이어가고 있는 ‘수원연극축제’가 오는 17~18일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열린다. 막바지 연습이 한창인 현장에서 만난 임수택 2025 수원연극축제 예술감독은 “관객과 소통하는 축제, 시민의 예술 갈증을 풀어주는 축제, 세계의 축제를 경험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축제”를 내걸었다. 임 감독은 지난 2003년부터 12년간 과천공연예술축제(전 ‘과천한마당축제’)를 담당하며 축제를 ‘거리예술’ 중심으로 바꿔 놓은 인물이다. 수원연극축제도 도맡으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 학식이 있고 없음을 떠나 누구나 평등하고 손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실현하는데 힘 쏟았다. 그는 “거리공연은 명확히는 거리에서 행해지는 예술행위인 ‘공공 공간 연극’”이라며 “예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객과의 소통과 만남인데, 관객과의 거리를 깨부수고 심지어는 관객이 배우가 돼 공연의 일부를 책임지며 공연 예술의 행위로 끌어들이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시민의 예술 갈증을 해소하는 ‘문화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올해는 아시아 초연의 해외 초청 서커스부터 관객이 배우가 되는 참여형 작품, 국내 공모작 등 총 17개의 거리극·서커스·거리무용·음악극·전통연희의 다양한 거리공연이 캠퍼스가 자리한 숲속 곳곳에서 펼쳐진다. 임 감독의 말처럼 이번 ‘2025 수원연극축제’에는 시민이 배우가 되는 참여형 연극 체험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프랑스 초청작 ‘너를 안고(Carry on)’는 자녀와 부모의 여정을 담아내는데, 사전 공모를 거쳐 선발된 시민 공연자 8팀(부모와 아이 한 팀)이 워크숍을 거쳐 무대를 선보인다. 평범한 시민 가족들이 배우가 돼 또 다른 시민 관객에게 아이를 돌보는 과정의 기쁨과 고단함을 표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년 1981앞 잔디밭에서는 참여형 거리극 ‘비버마을’이 진행된다. 캠퍼스를 찾는 방문객은 누구나 나무, 밧줄, 천 등 재료를 활용해 공동으로 하나의 집과 마을을 꾸려간다. ‘관객 체험형 공연’의 유행은 전 세계 거리예술의 경향이기도 하다. 임 감독은 “갈수록 해외에서도 예를 들어 관객이 이어폰을 사용하든 어떠한 장치를 마련해 관객으로 하여금 직접 체험하도록 하는 공연이 늘어나고 있다”며 “‘서커스’ 역시 전 세계에서 유행하는 장르로 이번 공연에 이탈리아와 벨기에 공연팀이 초청돼 관객에게 유럽 극단의 서커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날레를 장식할 ‘불의 정원’ 역시 관람 포인트다. 창작 불꽃극 전문 단체인 예술불꽃화랑은 문명과 진화를 상징하는 생명의 불씨가 모여들어 불의 정원을 이룬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임 감독은 다시 한번 ‘관객’의 위대함을 강조했다. “관객은 높은 예술적 체험을 기대하는만큼 예술가들은 여기에 부응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예술가인 스태프들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몇 달을 연습하고, 고민하고 밤을 새워가며 준비했습니다. 5월, 숲 속 곳곳에서 이 노력의 결과물들이 펼쳐지며 예술이 전하는 ‘감동’을 마음껏 느끼시길 바랍니다.”

실학박물관, 정책난장 ‘와글와글 실학’ 개최…실학의 현대적 가치 되새긴다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다음달 4일부터 3일간 실학의 가치를 되새기는 2025 정책난장 ‘와글와글 실학’을 선보인다. ‘와글와글 실학’은 ‘21세기 실학포럼’과 문화공연 ‘실학연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먼저 ‘21세기 실학포럼’에서는 ‘공직가치와 실학’, ‘스타트업과 실학’, ‘기후변화와 실학’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현대 사회의 주요 과제에 대한 실학적 접근과 해법을 모색한다. 행사 첫날인 6월 4일에는 ‘공직가치와 실학’을 주제로 한 포럼이 열린다. 포럼에서는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담긴 공직자의 자세를 오늘날 공직사회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 풀어낸다. 김태희 다산연구소 이사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의 저자인 노한동 작가,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 팀장이다’의 저자인 장보웅 수원시 사무관,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주제발표 및 토론이 이어진다. 같은 날 실학적 창업의 의미를 나누는 ‘스타트업과 실학’ 포럼도 개최될 예정이다. 숲을 지키는 창업,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변화하는 기후환경을 활용하는 창업, 지역·자연과 공존하는 예술창업 등 각 분야에서 활약 중인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또 정홍미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성장도약팀 과장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경기도의 사회적경제창업 및 성장지원 방안을 소개하고 발표자, 청중 등 포럼 참가자들이 함께 사람과 사회, 자연을 모두 이롭게 하는 창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환경의 날’인 5일에는 ‘기후변화와 실학’ 포럼이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강연과 공연을 결합한 렉처퍼포먼스 형식을 시도해 실학을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다. 강금실 경기도 기후대사가 기조강연자로 나서 오늘날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알린다. 이어 소나무를 통해 기후변화의 과정을 살펴보는 공우석 기후변화생태계연구소 소장의 강연과 실학과 지구법학, 헌법의 연관성을 살펴보는 오동석 아주대 법학 전문대학원 교수의 강연 등이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6일 다산정원에서는 문화공연 ‘실학연희’가 펼쳐진다. 현충일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공연은 북청사자놀음, 비나리, 줄타기 공연 등을 선보이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관객들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김필국 실학박물관장은 “다산 정약용을 비롯한 실학자들이 현실 문제를 고민하며 백성을 위한 학문을 펼쳤듯이 이번 정책난장 행사가 오늘날 우리 사회 문제를 실학 정신으로 새롭게 풀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식물의 언어로 읽어나가는 세상…'숲을 읽는 사람'·'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생활'

자연과 사랑에 빠져 식물의 언어로 세상을 읽는 이들이 있다. 사라져가는 초목을 수호하는 식물분류학자, 숲의 생태계를 관리하는 산림감독원이 나무를 향한 따뜻한 시선과 과학적 통찰을 풀어냈다. 인간과 닮은 면모가 많은 ‘나무’의 탄생부터 의사소통 방식, 생존전략 등 나무의 숨겨진 이야기와 함께 자연 보호에 대한 진심어린 목소리를 정교하게 담았다. 식물과 사람이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책을 모아봤다. ■ 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생활 ‘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생활’은 어린 시절 자연과 깊은 교감을 한 주인공 ‘페터’가 명성있는 산림감독원이 돼 동식물과 숲을 만나며 품게 된 사색과 통찰을 내레이션 형식으로 전달하는 한 편의 그래픽 소설이다. 책은 페터의 시선에 따라 숲과 나무, 그 안에 살아 숨쉬는 다양한 생명체들의 놀라운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지난 2015년 독일에서 출간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뒤 ‘그래픽 노블(그림 소설)’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오랜 시간 숲과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탐구해 온 작가이자 각본가인 프레드 베르나르와 그림 작가 벤자민 플라오는 원작자 페터 볼레벤이 펼쳐낸 아름답고 섬세한 언어들을 다채로운 색감의 글과 그림으로 되살려냈다. 이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페터가 숲 바닥에 앉아 한 줌의 흙을 쥐어 보고, 지구의 수많은 생명체에 관해 사색하거나, 숲길에서 마주친 나무를 세심히 관찰하는 장면 등을 만나게 된다. 땅속 생명체, 나무의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와 기능에 대한 풍부한 과학적 지식도 습득할 수 있다. 책은 자연 보호에 대한 깊은 메시지도 전한다. “인간이 잘 손질한 숲은 결국 반은 죽은 숲”이라고 말하는 페터는 동물과 마찬가지로 나무도 불필요한 고통을 받지 않도록 대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구의 탄생부터 인간이 숲을 이용해 온 기나긴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이 책은 인간이 나무와 숲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관한 진중한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 숲을 읽는 사람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일하고 있는 허태임 식물분류학자가 산문집 ‘숲을 읽는 사람’을 출간했다. 책은 저자가 일하는 풍경과 그 과정에서 마주친 식물들에 대해 들려준다. 저자의 일터는 곰이 언제 나타날지 모르고, 진드기에 물리거나 해가 져서 깜깜해질지 모르는 인적 드문 산속이다. 저자는 식물에 대한 애정을 품고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길이 없는 곳에서 길을 만들어간다. 해발고도 1천300m 이상에서만 피는 ‘바람꽃’을 보기 위해 산 정상을 오르고, ‘노랑팽나무’를 찾기 위해 59번 국도를 따라 이곳저곳을 누빈다. 울릉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너도밤나무’를 기록하기 위해 울릉도 태하령의 너도밤나무숲을 탐사하기도 한다. 특히 책에는 산속에서 채집한 식물들의 목소리가 담겨 읽는 재미가 있다. 화려한 장미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있는 그대로의 수수한 모습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는 ‘찔레꽃’,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씨앗에 독성 물질을 심어놓는 ‘귀룽나무’와 씨앗에 날개를 달아 훨훨 날게 하는 ‘박주가리’, 다른 존재와 공생하는 ‘겨우살이’의 이야기가 조곤조곤 이어진다. 이 같은 식물의 이야기는 저자의 다정한 경험과 맞닿아 더욱 확장된다. 어린 시절 식물을 향한 사랑을 처음 일깨워준 할머니, 올괴불나무꽃 향기에 여전히 소녀처럼 기뻐하는 엄마, 호야 화분을 선물로 건넨 두봉 주교, 비무장지대를 나란히 누비며 우정을 나눈 다큐멘터리 감독과의 기억이 식물 이야기와 화음을 이루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법률플러스] 노사협의회의 정기회의 개최는 의무

‘노동조합’은 익숙하지만 ‘노사협의회’는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이하 ‘근로자참여법’)에 의하면, 노사협의회란 근로자와 사용자가 참여와 협력을 통해 근로자의 복지 증진과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구성하는 협의기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이 조직돼 있는지, 그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의 비율이 어떠한지에 관계없이, 노사협의회를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이다. 요컨대 노사협의회의 설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다만, 상시 30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이나 사업장은 예외다. 노사협의회의 주요 활동 중의 하나는 회의의 개최다. 근로자참여법에 따르면 노사협의회는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해야 하고(근로자참여법 제12조 제1항) 필요에 따라 임시 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 이처럼 정기 회의의 개최는 법률에 따른 의무로 규정돼 있다. 따라서 만일 정기 회의를 개최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근로자참여법 제32조). 근로자참여법은 노사협의회의 ‘협의 사항’과 ‘의결 사항’을 규정하면서, 사용자로 하여금 ‘정기회의’에 ‘경영계획 전반 및 실적에 관한 사항, 분기별 생산계획과 실적에 관한 사항, 인력계획에 관한 사항, 기업의 경제적·재정적 상황’을 성실하게 보고하거나 설명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만일 사용자가 ‘정기회의’에서 근로자참여법에 따른 보고와 설명을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근로자위원은 보고 및 설명 사항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사용자는 그 요구에 성실히 따라야 한다.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위 자료 제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벌금형으로 처벌을 받는다. 최근 대법원(2025년 5월1일 선고 2025도2059호 판결)은 노사협의회 의장이 정기 회의를 개최하지 않아 근로자참여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와 같은 근로자참여법의 관련 규정과 노사협의회가 근로자와 사용자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근로자의 복지 증진과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상시적 협의기구라는 점을 고려하면, 노사협의회는 근로자참여법상 ‘협의 사항’, ‘의결 사항’ 등에 관한 구체적 안건이 존재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근로자참여법에 따라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정기회의’를 개최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피고인의 행위가 유죄라고 판단했다. 이처럼 노사협의회를 설치해야 하는 사업장의 경우, 특별한 안건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정기 회의를 개최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이 분야의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분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내 멋대로 즐기는 클래식”…‘당신의 저녁에 클래식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신간소개]

매일 밤 유튜브의 세계에서 조성진과 임윤찬의 연주를 찾아 헤매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클래식 애호가’다. ‘당신의 저녁에 클래식이 있다면 좋겠습니다’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아리아나 워소팬 라우흐는 클래식의 ‘클’자도 모르는 것 같고, 클래식에 대해 무지한 것 같다고 생각하는 숨겨진 ‘덕후’들에게 “클래식엔 아무런 ‘자격’이 필요 없다”며 “오늘 밤 그저 이 음악을 즐기면 된다”고 말한다. 철저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오며 누구보다 클래식의 세계에 깊이 몸담았던 저자는 이제는 한 발짝 물러서 신랄하면서도 재치 있게 담장 높아 보이던 그곳의 이면을 알려준다. 권위의식과 엘리트주의 세상에 서 있던 저자 특유의 유머는 “클래식 별거 아니야”라고 속삭인다. 그 속엔 누구보다 클래식을 사랑하고, 클래식의 세상을 알려주고 싶은 저자의 애정이 담겨있다. 안내자는 따뜻하면서도 친절하게 독자를 이끈다. 1천년이 넘는 클래식의 역사를 짚어주고, 50여개의 그림 자료와 200여개의 각주를 통해 시대별, 작곡가별, 형식별 필수적인 지식을 알려준다. 여기에 저자가 엄선한 20여개의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200여곡의 추천곡은 큐알코드로 담겨 클래식 문 앞까지 독자를 안내한다. 클래식 세계의 뒷이야기는 ‘덤’이다. ‘론도형식의 곡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으니, 화장실을 미리 다녀오라’는 저자 특유의 농담부터 ‘작곡가의 9번 교향곡은 그 사람의 인생 마지막 교향곡이 된다’는 클래식계의 미신까지 흥미 가득한 에피소드는 독자를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노작홍사용문학관 ‘길 위의 인문학’, ‘지혜학교’ 공모 선정

노작홍사용문학관(관장 손택수)이 ‘길 위의 인문학’과 ‘지혜학교’ 2개 부문 공모에 선정돼 지역 주민에게 폭넓은 인문학 강좌를 선보인다. ‘길 위의 인문학’은 지역주민이 일상과 가까운 문화시설에서 친근하게 인문의 가치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지혜학교’는 대학 교양과정 수준만큼 깊이 있는 인문에 담긴 삶의 지혜를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올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한다. 노작홍사용문학관에서 진행하는 길 위의 인문학(일반과정) 프로그램은 6월에 시작해 총10회, 지혜학교(심화형)는 7월부터 총12회 운영된다. 길 위의 인문학 ‘화성문학을 탐探하다’는 화성과 관련된 작가와 문학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문학적 상상력을 확장한다. 인문에 대한 관심 증진과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내용을 담아 강연과 체험, 지역 인문 자원 탐방 등을 결합한 일반 인문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허민 고려대 연구교수와 조성면 문학평론가가 강사로 나선다. 지혜학교 ‘K-콘텐츠의 원천, 드라마와 연극의 인문학’은 주요 문화 소비층인 중년 여성과 함께 드라마를 둘러싼 문화 콘텐츠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강좌다. 인문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로 삶의 지혜를 체득할 수 있는, 대학 교양 과목 수준의 심화 인문 프로그램으로 꾸려진다. 김기란 연극평론가가 강사로 참여한다. 프로그램은 강좌, 탐방, 관람, 후속 모임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운영된다. 역사 문화 등 지역 인문 자원을 활용해 지역의 매력을 발굴·확산하고, 인문 가치 확산을 통해 국민 삶의 질 제고에 이바지할 것으로 문학관 측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손택수 관장은 “문학관이 처음 참여하는 이번 사업에서 두 개 부문 선정의 기회를 얻었다”며, “공공재로서의 문학관형 ‘길 위의 인문학’ ,‘지혜학교’ 프로그램 모델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노작홍사용문학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회원에게는 SNS를 통해 사전접수 안내 문자가 발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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