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대… “숭용아! 잘해보자”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의 외야수 이숭용이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세번째로 소속팀과 계약을 맺었다. 현대는 22일 김용휘 사장과 이숭용의 최종협상에서 계약금 10억원(마이너스옵션 2억원 포함), 매년 연봉 2억5천만원의 조건으로 3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협상은 계약금 10억원을 주장해온 이숭용이 구단이 제안한 성적하락에 따른 2억원의 마이너스 옵션을 받아들이면서 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됐다. 그러나 양측은 마이너스 옵션이 시행되는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94년 경희대를 졸업하고 태평양에 입단한 이숭용은 지난 10년동안 통산 타율 0.282, 121홈런, 497타점을 올린 팀의 간판타자. 지난해부터는 주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하며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외야수비와 1루수비가 모두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라는 장점도 갖춰 높은 평가를받았다. 이숭용은 “모든 선수가 꿈꾸는 데뷔팀에서 은퇴를 생각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팬과 동료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자기관리를 통해 FA 선수의 위상을 정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야구드림팀 ‘올림픽 티켓사냥’ 출격

3회 연속 올림픽 본선무대 진출을 목표로 내건 한국 야구대표팀이 오는 5~7일 일본 삿포로 돔구장에서 열리는 제22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를 위해 2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상위 2개팀에 본선 출전 티켓을 주는 이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2부 리그 우승국 등 4개국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한국은 5일 대만에 이어 6일 2부리그 우승국, 대회 최종일인 7일 일본과 각각 결전을 벌인다. 김재박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일본, 대만과의 3파전이 될 이 대회에서 대만전 결과가 목표 달성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첫 경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역시 한국을 뛰어넘어야 올림픽행이 가능할 대만의 경우 한국에 비해 공·수가 약간 처지지만 일본 프로야구 소속 투수들로 강한 마운드를 갖추고 있어 승패를 속단할 수 없다. 대만은 일본프로야구 세이부에서 올 시즌 7승(7패)을 거둔 장치지아 또는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 한국과의 결승전에서 4½이닝동안 1실점으로 막은 린위에핑이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팀은 미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선발하지 못하고 심정수 등 상당수주력 선수들이 부상으로 제외되는 등 전력 손실이 만만치않지만 김재박 감독의 지휘아래 보유 전력을 최대한 가동, 일본까지 꺾고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 먼저 한국은 대만전에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이자 올 시즌 다승 및 승률왕인 정민태(현대)와 최근 휴식으로 컨디션이 좋은 임창용(삼성)을 마운드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은 특히 사이드암 투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막판 조웅천(SK)을 긴급 가세시키는 등 두터운 중간계투진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또 타선에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승엽(삼성)과 4차례 국가대표로 뽑혀 22경기에서 타율 0.354(4홈런, 27타점)으로 큰 경기에 강한 박재홍(기아), 타율 0.324(3홈런, 16타점)의 김동주(두산)를 클린업트리오로 배치해 대량 득점을 노린다. 김재박 대표팀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고 투수들이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지만 대만전부터 반드시 이겨 올림픽 출전권을 꼭 따내겠다”고 말했다. /연합

적절한 투자·용병술…“현대식 야구 적중했다”

‘꼭 필요한 선수를 적재 적소에 기용한 현대식 야구의 개가.’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 이전 삼성과 더불어 양강으로 꼽히면서도 우승과는 거리가 멀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가 2003 프로야구에서 정규리그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3년만에 정상을 되찾은 것은 스타급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영입, 적절하게 활용하는 용병술과 투자가 이룬 결실로 평가되고 있다. 재정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예년 수준인 150억원의 예산으로 시즌을 맞은 현대는 이 가운데 80억원을 선수 스카웃과 선수단 복지를 위해 쓸만큼 공을 들였다. 현대는 라이벌인 삼성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며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 한것과는 대조적으로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인해 팀의 주축이던 포수 박경완과 ‘호투준족’의 박재홍을 각각 SK와 기아로 보내고 대신 노장 포수 김동수와 3루수 정성훈을 영입,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어냈다. 정성훈과 김동수는 전 소속팀에서 버림받으며 윗돈을 얹혀 현대로 왔으나 정성훈은 현대의 내야를 든든하게 지키며 한 때 리딩히터로 나서는 등 팀의 중심타선에서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또 ‘한물간 선수’로 평가받은 김동수도 당초 신인 강귀태의 보조로 영입됐지만 강귀태가 부상 등으로 부진하면서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차 노련한 투수 리드와 함께 생애 첫 3할대 타율을 기록할 만큼 역할을 다했다. 한편 현대는 구단주인 정몽헌 현대아산의 불행한 죽음이 자극제가 돼 심정수, 이숭용 등 상·하위를 가리지 않고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지장’ 김재박 감독의 용병술 또한 단연 돋보였다. 김재박 감독은 선수들을 인자하게 다스리면서도 때로는 냉철한 용병술과 치밀한 작전으로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게 했다. 뿐만 아니라 김시진 투수코치와 김용달 타격코치 등 현역 최고의 코치진과 올 시즌 단장으로 승진한 정재호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도 선수단 뒷바라지에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2003년은 내 야구 인생의 ‘MVP’

■인터뷰/정민태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가장 뜻깊은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올해 정규리그 다승왕(17승)과 승률왕(0.895)을 차지한 정민태(33·현대)가 삼성증권배 200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투표수 76표 가운데 74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지난 98년 현대 우승 당시에도 MVP에 올랐던 정민태는 이종범(93, 97년·당시 해태), 투수 김용수(90, 94년·LG)와 함께 최다 한국시리즈 MVP 수상자에 올랐다. 정민태는 “선발 21연승이라는 세계기록도 세우고 한국시리즈 우승에다 MVP까지 수상해 가장 잊혀질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돌아가신 정몽헌 회장님께 우승컵을 바치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다 올해 국내로 복귀한 정민태는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과 4차전 그리고 마지막 7차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어 이번 시리즈를 ‘정민태 시리즈’로 불러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 “어려운 상황을 혼자서 책임지다보니 스트레스도 많았다”는 정민태는 “모든 것을 하늘이 내린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감회를 밝혔다.“벤치에서 마지막까지 책임지라고해서 끝까지 집중해 던졌다”는 정민태는 “평소와는 달리 1회부터 몸쪽공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이진영, 김기태 등 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철저하게 잡으려고 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