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노화·성인병 등 각종 질병의 근원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대형전광판에 대기오염 정도를 표시하는 대기오염지수라는 것을 보게된다. ‘기준치의 1.5배’ ‘기준치 이하’등으로 표시돼 대기의 오염정도를 수치로서 쉽게 분간할 수 있다. 담배 피우는 것을 대기오염 안전기준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무려 안전기준을 490배나 초과하는 수치가 나온다. 담배가 인체에 주는 피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담배연기 속에는 4천여종의 유독물질 및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인체로 흡입되는 주요 유해물질은 유독성이 아주 강한 것들이다. 비소는 개미살충제로, 암모니아는 세척제로, 부탄은 점화액으로, 청산가리는 쥐약의 용도로 쓰이며 일산화탄소는 차 배기가스에 포함되어 있다. 흡연은 일차적으로 우리 몸의 모든 세포, 장기 그리고 조직들의 조기 노화를 일으켜 수명을 단축시키고, 암 등 각종 성인병, 피부노화, 정력감퇴 등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육체적인 손실외에 정신건강상으로도 의존증이 발생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신과에서는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을 마약중독 환자로 분류하여 치료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여성과 청소년 흡연인구 증가에 따라 청소년과 여성, 특히 임산부의 흡연이 미치는 유해성에 대해서도 연구가 활발하다. 아주대학교 임학역학센터 조남한 교수가 2000년 5월부터 1년간 수원지역 12∼18세 청소년 323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흡연이 청소년의 정상성장을 둔화시키고 뼈의 골밀도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 비흡연 청소년들은 1년간 키가 평균 4.6cm 성장한데 비해 흡연 청소년들은 평균 3cm 성장에 그쳤고, 초음파 골밀도 검사로 팔목부분의 뼈 밀도를 측정한 결과 비흡연청소년들이 63.4, 흡연청소년들이 이보다 훨씬 적은 36.3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소년기의 흡연이 정상적인 성장을 둔화시킬만큼 유해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흡연은 여성에게도 치명적인 결과를 안겨준다. 폐경기를 2년 정도 앞당기며, 골다공증도 조기에 발생시킨다. 특히 임산부의 흡연은 태아의 혈액속의 저산소증으로 정신발달 장애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남자아이의 경우 행동장애, 여자아이는 약물남용과 같은 정신적 장래를 가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모유를 먹이는 여성의 흡연도 금물이다. 모유에 들어있는 니코틴의 양은 수유부의 흡연량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담배연기는 흡연자가 들이마신 후 내뿜는 주류연과 타고 있는 담배 끝에서 나오는 부류연으로 나뉜다. 간접흡연은 부류연이 85%이고 주류연이 15%를 차지한다. 이때 부류연의 독성화학물질은 주류연보다 높고 담배연기 입자가 작아서 폐의 더 깊은 부분에 침착될 수 있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청소년은 천식위험이 높아지고, 흡연자의 배우자가 폐암에 걸릴 위험이 30%, 심장병은 50% 더 높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 이승진기자 sjlee@kgib.co.kr

'금단현상' 어떻게 극복할까

해마다 1월이면 담배소비량이 감소하지만 4월이면 정상을 회복한다는 통계에서 알 수 있듯 연초 금연을 시도했던 사람들의 상당수가 이맘때 쯤이면 이미 금연을 포기해 버렸거나 담배 한 모금의 추억을 잊지못해 다시 애연가의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담배끊는 사람과는 상종을 말아야 한다’는 말과 함께…. 그렇다면 담배끊기가 왜 그토록 힘든 것일까. 금연으로 인해 심리가 불안·초조해지고 두통과 몽롱한 상태를 느끼고, 때론 신경이 날카로와지거나 우울해지기도 하고, 졸음이나 불면 등의 수면장애 그리고 근육통을 유발하기도 하는 금단현상 때문이다. 이러한 금단현상은 신체에서 해로운 물질들이 없어지는 것을 의미하며 담배를 끊은지 2시간후부터 서서히 나타나 3일째에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일주일이 지나면 평온한 시기에 접어들지만 대개 2∼4주간 지속된다. 그러나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통과의례처럼 이러한 금단증상을 극복해야만 한다. 금단증상 극복의 구체적 방법으로 흡연량이 적었던 사람은 한번에 딱 끊는 단연법과 ‘증상완화 방법’을 병행하고, 흡연량이 많았던 경우 서서히 끊는 감연법과 ‘증상완화 방법’, ‘금연보조제 사용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으나 어디까지나 스스로가 결정할 문제이다. ▲증상완화 방법 먼저 시간이 지날수록 금단증상은 점차 약화되어 간다는 것을 명심하고, 약 2주일에 걸쳐 몸이 자체적으로 회복·치유될 때까지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갈증이나 목· 혀· 잇몸의 통증은 얼음물 혹은 과일쥬스를 한모금 마시거나 껌을 씹도록 한다. 두통은 높아졌던 혈압이 정상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며, 따뜻한 물로 목욕이나 샤워를 한다. 불면증은 오후6시 이후에는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홍차, 음료수 등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또 긴장을 풀고 명상법을 시도해 본다. 불규칙한 배변은 식사를 할때 생야채, 과일, 곡류 등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고, 매일 6∼8잔의 물을 마시도록 한다. 피로감이 느껴질 경우 잠깐 잠을 자도록 하며 금단증상이 있는 동안에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금연보조제 사용법 이제 금연을 생각할 때 좀 더 과학적으로 접근을 해야한다. 우선 자신의 니코틴 의존도를 확인하고 의존도가 높다면 ‘니코틴 패치’를 이용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담배를 찾거나 하루에 한갑이상을 피우는 사람은 의존도가 높다고 말할 수 있다. 니코틴 패치는 니코틴을 피부를 통해 공급함으로써 금단증상을 줄여주며 패치는 니코틴의 농도에 따라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자신의 흡연량에 따라 니코틴의 농도를 조절해 사용해야 한다. 니코틴 패치는 6∼12주간 매일 바꾸어 붙이기만 하면 된다. 다만 니코틴 패치를 사용한다고 해서 저절로 담배가 끊어지는 것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이다. ‘니코틴 츄잉껌’은 껌의 형태로 일정량의 니코틴을 섭취하는 것이다. 하루에 10∼30정도를 씹어야 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현저히 감소하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다. 니코틴 츄잉껌은 2∼3개월간 규칙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필요에 따라 6개월 정도까지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 임산부, 수유중인 여성에게는 권장하지 않는다. 금연실패 원인으로 금연도중 한두개비를 피웠다고 해서 금연 결심을 일순간에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금연계획상 약간의 후퇴일 뿐 흡연자가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마인드콘트롤이 중요하다. / 이승진기자 sjlee@kgib.co.kr

청소년 금연학교 '우리누리'

어른들의 금연열풍과는 달리 청소년들의 흡연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청소년 흡연이 오스트리아에 이어 세계 2위이고, 여고생 흡연은 아시아에서 최고란 사실은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에 소재한 ‘(사)우리누리 청소년회’는 이같은 흡연 청소년들을 위해 금연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86년부터 실시된 금연학교는 수원시내 각급 학교를 비롯해 안양, 의왕, 화성, 부천, 평택, 안성 등 인근지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1일 3∼4시간, 주 5일 금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방학중에는 금연캠프를 운영, 흡연 청소년들의 큰 호응을 얻고있다. 지난해 이 금연학교에는 각급 학교 및 청소년 단체에서 의뢰한 2만5천여명의 청소년 흡연자가 다녀갔다. 금연학교에서는 ▲땀을 통한 니코틴 배출을 위한 스포츠 게임 ▲죽음을 부르는 담배 VTR교육 ▲흡연과 정신건강에 관한 ‘흡연진단 테스트’ 등 금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의 금연을 유도하고 있다. 또 전문가들의 의학적 도움을 받기 위해 아주대병원이 참가, 매주 수요일 학생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봄으로써 금연에 대한 교육효과를 높이고 있다. “내가 만일 저 지경이 된다면…, 정말 내 뼈 상태가 55∼60세 노인과 같은 걸까.” 수원 A고등학교 2학년 L양(17)은 자신의 뼈가 55∼60세 노인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에 지난 3년간의 흡연을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연학교에 참가한 학생들 대부분은 이제 15∼18세인 자신들의 뼈 상태가 60세 가량의 ‘망가진 몸’으로 노화됐다는 사실에 가장 큰 충격을 받는다. 이와함께 학생들은 금연교육 기간동안 매일 ‘금연일기’를 작성, 자기자신과의 금연을 약속하는 서약서를 쓴다. 안양 B고등하교 1학년 K군(16)은 “금연학교에서 본 비디오를 통해 친구들과 함께 우쭐한 기분으로 배웠던 담배가 얼마나 해로운 것인가를 알게됐다”며 “흡연이 학업에도 많은 지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깨달았다”고 말했다. 금연학교를 운영하는 우리누리 청소년회 기획팀장 한상회 목사는 “금연수업을 받을 때에는 학생들 대부분이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수료후 다시 담배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금연학교에 참석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메일이나 전화 등을 통해 추후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19-1414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온라인 금연지도사 "도우미역할 제법인데"

금연열풍은 온라인상에서도 마찬가지다. 금연사이트들은 과거 단순히 흡연의 유해성을 알리는 정보제공 수준에서 벗어나 개인별 마춤 금연방법과 정보들을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연령별·지역별 동호회를 운영, 금연을 위해 오프라인에서 산고(?)를 치루고 있는 이들간의 일종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즉 다양한 콘텐츠들로 꾸며진 금연 사이트들은 금연성공에 이르기까지 ‘금연지도사’로서의 도우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금연길라잡이(www.nosmokeguide.or.kr)=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공동으로 무료로 운영하는 대표적 금연사이트. 특히 초기화면에 ‘금연시계’가 눈에 띈다. ‘5시간 30분의 수명시간이 연장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금연시작일과 평균 흡연량을 고려해 개인별로 제공되고 있다. ‘도전! 담배탈출’30단계에 걸친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지속적으로 메일링의 방법으로 관리 받을 수 있다. 단계별로 필요한 사항들을 일목요연하게 묶어 시기에 맞는 정보제공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밖에도 ‘전문가 상담’ ‘전문가 포럼’코너 등이 보기쉽게 꾸며져 있다. 담배에 관련된 기본정보 제공은 기본이다. ▲금연나라(www.nosmoking.hidoc.co.kr)= ‘금연실천 도우미’나 ‘금연상담실’ ‘ 전문가 칼럼’ 등을 통해 개인별 금연 방법 및 프로그램은 물론 기수별·지역별·나이별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 사이트내에서 자신과 비슷한 상황하에서 금연중인 사람과의 공감대 형성이 가능해 금연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가령 마라톤 동호회 모임을 통해 건전하게 금연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물론 오프라인 모임도 마라톤 대회시 이루어진다. 재미있는 것은 스포츠에나 있는 ‘명예의 전당’을 운영해 사이트내에에 금연에 성공한 이들의 기록과 명단도 제공하고 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www.kash.or.kr)= 개인별 프로그램보다는 금연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다. 흡연과 건강에 관한 풍부한 자료실과 금연효과 와 방법, 금연수기 등의 코너가 있다. 특히 보건의 날 표어 공모라든지, 범시민 금연캠페인 등의 금연운동을 온라인·오프라인을 적절히 활용해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또 학생, 교사, 기업체 금연담당자 커뮤니티모임이 마련돼 있다. ▲담배공익소송(www.anti.tobacco.or.kr)= 간접흡연의 피해에서부터 세계의 담배관련 소송내용 등의 소송관련자료 및 일반 담배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법률조언을 해주고 있는 사이트다. / 이승진기자 sjlee@kgib.co.kr

죽음의 연기, 더이상 머물 곳 없다

“담배를 끊지 않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합니다. 국민 여러분, 당장 금연하세요. 담배를 피우면 저처럼 됩니다.” 폐암 투병중인 코미디언 이주일씨로 인해 올들어 유례없는 금연열풍이 불고 있다. 산소 공급 장치를 코에 꽂은 채 수척해진 얼굴로 지난해 말부터 TV 등에 나와 금연을 호소한 이씨의 모습이 흡연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금연전도사’가 된 이씨의 호소와 담뱃값 인상 등으로 최근 일고있는 금연열풍은 과히 ‘이주일 신드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씨 외에도 야구 해설가 하일성씨와 같은 인기인들이 금연운동본부의 홍보대사로 위촉돼 금연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같은 금연열풍은 유명 연예인, 정치인, 기업체, 공공기관 등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탤런트 최수종, 영화배우 신현준, 개그맨 심현섭 등이 이씨의 투병을 계기로 금연에 나섰다. 민주당에선 하루 5갑 이상을 피우는 체인 스모커이던 문희상 의원(의정부)을 비롯, 임채정 의원이 금연대열에 합류했다. 한나라당에서도 항상 담배를 물고 다니던 주진우 의원이 올들어 담배대신 껌을 동반자로 선택했고, “담배 1갑은 피워야 하루가 지나간다”는 김영춘 의원도 “올해는 할 일이 많다”며 비흡연에 동참했다. 이와함께 지난해 4월부터 금연운동을 추진해 온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올들어 본사를 포함해 63개 전국사업소의 건물에 흡연구역을 지정, 이 구역 외에는 흡연할 수 없도록 했다. 또 흡연구역 내에서도 금연 관련 서적을 비치하고 흡연의 폐해에 대한 경고문을 부착했다. 포항제철, 동부그룹 등은 자사 빌딩을 금연빌딩으로 지정, 흡연구역을 폐쇄하고 직원이 건물내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벌금을 물리고 있다. 제일기획과 KT도 사옥 전체를 금연지역으로 지정하고 금연 성공자에게는 돈을 주는 금연펀드를 최근 신설했다. 의사들의 금연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최근 의사 채용 공고를 내면서 처음으로 흡연자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했으며, 서울 상계백병원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금연서약을 받기도 했다. 도내 금연열풍도 뜨겁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이 올초 전사원을 대상으로 금연운동을 선포하면서 금연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흡연지역을 단계적으로 휴게실로 전환하고 흡연자에 대해서는 금연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각 가정에 개인 금연 서약서가 담긴 ‘금연통신문’을 사업주장 명의로 발송하는 한편, 금연스티커와 금연운동 상식지를 정기적으로 배포하고 있다. 또 매월 사업부를 순회하며 금연공개강좌를 개최하고 금연초, 금연껌, 금연담배, 은단 등 금연보조제를 지원하고, 금연추진 우수부서 및 금연 체험수기를 공모해 특별 시상금도 지급하고 있다. 올초 금연다짐 결의대회 및 기관(학교) 금연을 선포한 도교육청에선 재떨이가 사라졌다. 대신 복도와 화장실 벽에는 금연표지가 나붙었다. 또 곳곳에 금연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조목조목 열거한 경고문도 금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며, 건물별 곳곳에 ‘흡연구역 별도지정’이란 표찰을 달아 흡연장소가 극히 제한됐다. 실제 본청에는 본관 4층 옥외휴게실과 1층 휴게실, 별관 1층과 2층 사이 계단 중간 지점만 흡연장소로 지정됐으나 이 곳도 오는 4월말까지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5월부터는 청내 어떤 곳에서도 흡연이 일체 허용되지 않는다. 각급 기관의 이같은 금연열풍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경기이슈>병점리 전철기지창 공사

화성시 태안읍 병점리 한일타운아파트와 우남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철도청이 인근에서 전철기지창 공사를 하면서 290여명 초등학생들의 통학로를 폐쇄하자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더구나 전철로 인해 초등학교생들이 학교를 먼길로 돌아가야하고 철로에서발생되는 전자파가 인체에 해를 미칠 수 있다며 일부 구간의 지하화를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장기화될 전망이다.<편집자 주> 시와 철도청에 따르면 최근 병점리에서는 수원에서 천안까지 연결되는 복선전철를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며 이를 위한 병점역사는 연말을 목표로 개청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함께 병점역사로 부터 오산방면 500m 지점에는 구분소가 들어서고 2km 정도 떨어진 곳에서는 기지창이 건설되고 있다. 그런데 구분소 맞은 편으로 약 200m 떨어진 곳에는 2천여명이 거주하는 572가구의 한일타운아파트가 들어서 있으며 길건너로 기지창과 인접한 지역에도 2천여명이 거주하는 585가구의 우남아파트가 위치해 있다. 이 두 아파트에는 살고 있는 290여명의 초등학생들은 직선거리로 약 200∼300m앞에 있는 송화초등학교(교장·백남정)를 1Km 정도 걸어 돌아서 통학하고 있었다. 그러던중 철도청은 전철공사를 하면서 구분소앞∼기지창까지 약 1.2Km 거리의 인도를 폐쇄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통학로가 없어진 것이다. 더구나 철도청은 이 구간의 공사에 들어가면서 주민들에게 공사내용을 알리지도 않았으며 임시 도로 개설 등 기본수칙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로 인해 두 아파트의 초등학생들은 아파트정문에서 대·소형차량 왕래가 잦은 폭 10m정도의 도로를 건너 300m를 걸어간 뒤 사방에서 오는 차량을 피해 고가도로 밑으로약 700m를 걸어 학교를 오가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어린 학생들이 차량사고를 당할까 봐 가슴을 졸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20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살고있는 우남아파트단지의 경우, 학교가 직선거리 로 300m 눈앞에 위하고 있으나 기지창이 들어서면 1km를 걸어야 학교를 등교할 수 뿐이 없는 상황이다. ◆ 주민 주장 주민들은 한일타운 아파트 정문입구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구분소가, 이곳을 지면 기지창이 위치하면서 학생 통학시 교통사고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마련을 우선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전철 및 기지창 운행에 따른 전자파 발생과 아파트 가격 하락 등 인체 및 재산권 침해를 내심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주민들은 한일타운 아파트 앞부터 우남아파프 단지가 끝나는 약 800m 거리를지하로 만들어 줄 것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이와함께 철도청이 공사를 하면서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어겼다가 반발이 발생하자 안전망을 설치하는 등 주민을 무시한 허술한 공사 감독에도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철도청 주장 공사가 거의 완공될 단계에 접어든 만큼 주민들이 요구하는 구간의 지하화는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학생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한일타운 앞에 임시 인도를 만들고 차후에우남아파트와 연결되는 육교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또 전자파 발생에 대해서는 현재 도로에 세운 한전선로는 2만2천900볼트로 전자파 발생량이 22.7V-m이지만 기지창으로 들어가는 전철은 정상운행이 아니고 천천히 들어감에 따라 수원역 3번홈과 같은 19.9V-m로 낮아져 전혀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전자파 발생량이 정부 고시 4천166V-m에 비하면 극히 미비해 인체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성시 입장 현재 공사중이며 8월중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지하차도를 예산을 들여 4차선으로 확장, 주민들과 학생들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송화초등학교 의견 학생들의 불안전한 통학문제로 아파트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등교거부하는 사태까지 이르렀으나 현재에는 모두가 등교하고 있다. 등교시 안전이 제일 중요함으로 인도설치나 신호등 설치 등 갖가지 교통안전에 대한대책을 시측에 요구했다. /화성=강인묵기자 imkang@kgib.co.kr

<특집>동두천시 어떻게 달라지나...

수도권 주민들의 쉼터, 소요산이 감싸안고 있는 동두천시에서는 최근 경원선 전철공사 굉음이 주민들 가슴속에 재도약을 위한 힘찬 박동으로 울려 퍼지고 있다. 지난 81년 시로 승격됐음에도 불구, 다수의 미군 부대가 주둔하면서 ‘기지촌’이라는 오명속에 인구 8만이라는 소도시도 묶여 버린 동두천. 그러나 민선자차시대를 맞아 다양한 지역개발정책과 정주권 개발, 경원선을 비롯한도시기반시설 확충 등의 사업이 전개되면서 동두천시는 시민단체가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꼽을 정도로 그 면모가 일신하고 있다. 차영환 시 노인회장(77)은 “신라시대의 원효대사와 요석공주가 사랑을 나누었다는 전설을 전해지는 소요산을 안고 있는 동두천은 그 역사와 함께 수려한 자연환경을 상당부분 보전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이런 천혜의 조건을 살리며 개발을 병행,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과거와 현재를 평가했다. 실제, 동두천시는 2016년까지 마련된 장기발전계획을 최소한 5∼6년을 앞당길 수 있는 다양한 기반시설 확충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경원선 복선 전철사업으로 2004년이면 완공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인구유입이 큰 탄력을 받아 인구는 최소한 15만명에 달할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시는 이같은 인구 유입에 대비, 1만1천135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수 있는 생연·송내지구를 내년말까지 완공하고 18만2천230㎡의 불현 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도 2004년까지 끝마칠 계획이다. 이와함께 생연4-1지구, 상패1·2지구, 광암지구, 생연 2-3지구 등에 대한 주거환경개선사업도 2004년 완공을 목표로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인구 20만명이 수용되더라도 차질없이 수돗물이 공급될 수 있도록 지방상수도 시설 확장공사에 520억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340억원을 들여 신천개수공사도 추진하고 있다. 안민규 사회단체협의회장(58)은 “동두천시는 국가적 안보차원에서 개발이 늦어졌으나 최근 접경지역개발 여론이 일면서 다시금 재도약 할 수 있는 계기를 맞고 있다”며“동두천시의 발전을 더욱 가속화 시키려면 안보에 지장이 없는 한 군사시설보호구역의 적극적인 해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이 재도약의 계기를 맞으면서 최근 동두천시에서는 정주의식과 애향심을 고취하려는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80여개 단체중 5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사회단체협의회에서는 시민들의 역량제고와 애향심고취를 위해 시민들을 하나로 묶는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으며 제2건국위원 회는 미래발전의 구심점을 구축하고 주민화합을 도모하기위해 기초질서 지키기 등 다양한 시책을 발굴 추진하고 있다. 시도 이담농악, 고사반놀이, 지경닺이, 행단제 다양한 전통문화를 발굴하고 소요한 락 페스티벌, 소요산 단풍제, 산악자전거 대회 등을 전국 규모의 대회로 개최 시민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제2건국위 허의강 위원장은 “동두천시의 미래는 시민들을 하나로 묶어 낼 수 있는 구심점을 구축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주민화합 속에 가시적인 개발이 진행되야만 가장 살리좋은 동두천시를 건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동두천=배성윤기자 <방제환 시장 인터뷰> “동두천시는 2000년 경실련 과천 안성과 함께 도내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2004년 경원선 전철이 들어오면 ‘한반도의 중심지’‘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부각될 것이다”고 방제환 동두천 시장은 밝혔다. - 시의 장기적인 비전은 ▲전원도시이자 국제적인 관광도시, 통일시대 중심지로서의 위상구축이다. 이를 위해 2016년까지의 장기발전계획이 수립돼 있으나 이 계획은 2004년 경원선이 들어서고생연·송내 택지개발지구 등이 개발되면 2010년까지 15만∼20만명을 수용하는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 시 관내의 미군부대가 많이 상주해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미군의 주둔이 시 승격의 중요한 요인이 되기는 했으나 분명 계획적인 개발을 저해하는 요인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우선 반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이를 이용한 국제적인 관광도시로의 개발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 소요산을 비롯한 산재한 관광상품의 활용방안은 ▲동두천시가 살기좋은 고장으로 평가받는 것은 자연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시는 앞으로 이같은 장점을 충분히 살려 자유수호박물관을 건설해 소요산 관광특구를 더욱 활성화하고 탑동 원방산에도 민자 1천200억원을 유치해 관광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 시정중 꼽을 만한 특색사업이 있다면 ▲주거환경개선이다. 6·25사변이후 동두천시는 무계획적인 개발로 오히려 슬럼화 되는 경향이 짙었다. 이를 해결하기위해 그동안 50개 지구를 대상으로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벌였으며 앞으로도 10개 지구를 더 개발할 방침이다. 이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전국적으로도 가장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수해에 대한 대비책은 ▲98·99년도에 큰 수해를 입었으나 2000·2001년 두햇동안 700억원을 투입해 배수펌프장 및 고지배수로 설치, 신천확장개수 등 다양한 시책을 전개해 왔다. 이로 인해 50년기준의 폭우주기를 100년으로 확대했다. 다시는 수해피해가 없을 것이다. - 교통문제가 심각한데 ▲시 관내보다는 외곽이 심하다. 그러나 2004년에 경원선 전철이 들어오고 의정부∼동두천간 우회도로, 송추∼동두천간 준 고속도로, 퇴계원∼동두천간 도로가 건설되면 동두천은 명실상부한 경기북부지역의 교통요충지가 될 것이다.

<기획특집>터줏대감 이치복옹(성남모란)

“늙었다고 집에만 쳐박혀 있으면 치매에 걸려. 나이가 많건 적건간에 사람은 일을 해야돼.” 성남 모란장 초입 화훼부 한켠 구석에 자리를 튼 터줏대감 이치복옹(91)은 모란장 상인중 최고령자로 유명하다. 이옹의 고향은 황해도 신천. 1·4후퇴 때 아내와 함께 월남한 후 ‘무자식이 상팔자’라며 자식없이 아내와 단둘이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20여년간 식료품 도매상을 해오다 지난 80년대초 성남으로 이사와 화초를 팔며 생활하고 있다. 지난 83년 아내와의 사별후 실의에 빠진 이옹은 술과 담배를 끊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왔다. 장이 없는 날이면 전국 명산은 다 찾아다니며, 자연을 아내삼아 지낸다. 아흔이 넘은 고령의 나이에도 이옹은 50∼60kg은 돼 보이는 매화나무 화분을 번쩍번쩍 들어 옮긴다. “이 정도도 못 들면 죽어야지. 숨이 붙어있으면 사람 노릇하며 사는 것이 정상이여. 이병철이고 정주영이고 다 죽으면 그만이잔여.” “2천원, 3천원, 9천원…6만원.” 이옹은 물건값, 돈계산을 척척 하며 손님들을 맞는다. 장이 서는 날 이옹을 찾아오는 손님은 줄잡아 1천여명. 모란장에서 20여년간 자리를 트고 장사를 하다보니 소문을 듣고 찾아오든가, 노령의 할아버지가 장사하는 모습이 신기해서인지 발길을 멈췄다는 손님이 대부분이다. “단골손님이 100명이 넘어. 다른 사람들은 이 장 저 장 옮겨다니지만 나는 모란장에서만 팔아. 그러니 단골이 많을 수밖에.” 이옹은 특히 수원 권선갈비집 주인은 모란장에 올 때마다 음식을 싸들고 온다고 은근히 자랑한다. 철죽, 군자란, 천리향, 작약 등 수백종의 화초중에서도 ‘장수매’가 가장 좋다는 이옹의 정정하고 꼬장꼬장한 모습이 모란장의 또하나의 명물이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기획특집>고영규기자 장에 가다(성남 모란)

장(장)은 동 트기 전부터 꿈틀댄다. 새벽 3시. 성남 모란장은 전국 각지에서 물건을 싣고 올라온 상인들이 하나 둘씩 몰려들어 짐을 풀기 시작, 아침 햇살이 퍼지기 전부터 북적댄다. 아침 7시가 채 안돼 모란장은 어느새 손님을 맞을 채비를 끝낸 1천여명의 상인들로 꽉 들어찬다. 본격적인 난장이 시작되는 것이다. ‘난리법석 개(犬)판 오분전’ 국내 최대 규모의 5일장인 성남 모란장의 겉모습은 그랬다. 사람사는 내음이 물씬나고 아우성치는 생동감이 넘친다. 그러면서도 그 시장안엔 나름대로의 질서가 흐르고 있다. 모란장은 4일과 9일로 끝나는 날에 선다. 장이 처음 생긴 것은 정확치 않으나 1960년대 초 성남대로변 곳곳에 노점상들이 난장을 펼치면서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돼 1970년대에 광주대단지가 개발되면서 발전한 것으로 추측된다. 성남시 탄생 이듬해인 1974년 10월 한때 모란장 폐지 공고가 있었으나, 1990년에 버스터미널 뒷편 대원천 복개터 3천200여평에 새롭게 장터를 마련하면서 지금껏 이어져오고 있다. 모란장을 찾아 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않다. 지하철 8호선 모란역 사거리에서 내려 1Km이상 길게 멈춰선 자동차의 행렬, 불법 주차단속에 분주한 교통경찰들을 구경하면서 장바구니를 들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아주머니들의 잰걸음을 뒤쫓아 가면 어느샌가 모란장 입구에 도달한다. 시장 주변에는 모란장 유명세에 힘입어 ‘모란주점’ ‘모란노래방’ ‘모란식당’ 등 모란이란 상호가 붙은 점포들이 즐비하다. 모란장하면 떠오르는 것은 개고기와 고추. 화훼부·잡곡부·약초부·의류부·신발부·잡화부·생선부·야채부·음식부를 지나 모란장 끝편에 널찍하게 터를 잡은 애견부와 고추부는 모란장의 자랑중에 으뜸이다. 모란장상인연합회 전성배 회장은 “전국의 개고기와 고추값 시세의 70∼80%를 모란장의 물동량이 좌우할 정도로 모란장에서 개고기와 고추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고 말한다. 굳이 기자라는 신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호기심이 발동해 ‘개잡는’ 광경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한국 토종 똥강아지의 무리가 웅크리고 잠을 자는 평화로운 모습만 눈에 띌뿐, 모란장 어디서도 개잡는 모습은 발견할 수 없었다. 아마 일부 외국언론의 개고기 비난 여론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꿩 대신 닭’이라 했던가. 개 대신 토끼와 꿩, 닭 잡는 모습에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토끼의 뒷다리 발목 가죽을 자로 잰 듯 자르고, 다음으로 궁뎅이를 지나 배 가죽, 그리고 목까지 스치듯 칼이 지나면 붉은 속살만을 남긴 채 가죽은 한개의 작은 ‘토끼코트’가 됐다. 그러나 기술자(?)는 기자의 고정관념을 깨고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건장하고 세련된 20대의 신세대 청년이었다. 이 모란장에는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엄청난 물품들이 꽉 들어차 있다. 개만 하더라도 집에서 키우는 애완용 고급견들을 빼고 식용 등 지구상의 모든 개들이 모여있는 박람회장 같다. “이 놈은 서양갠데 크면 송아지만해져” “이 개는 일본의 진도개라고 불리는 ‘아키다’야. 15만원이면 싼 거야.” 장기에서 훈수꾼이 있듯, 개를 팔고 사는 곳에서도 의례 ‘감놔라 김노인과 배놔라 박노인’이 있게 마련. 노인의 구수한 입담이 군중들을 매료시켰다. 장날의 흥을 더하는 광대도 어김없이 출연(?)했다. 양손에 심벌츠를 들고 등에는 북을 메고 발에는 채를 연결한 끈을 동여맨 1인 오케스트라 광대는 ‘쿵짝쿵짝, 한번만 먹어봐 심장병·간장병… 다∼ 고쳐, 애들은 가라’고 떠들던 약장수를 연상시켰고 그옆에는 ‘친구’ 원숭이가 재주를 피며 거들었다. 그 예날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만병통치약 대신 옷가지를 싸게 팔고 있을 뿐, ‘그시절 그때를 아십니까’를 연상시키며 향수에 젖게 하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다. “원단 자체가 실크야. 아무리 빨아도 달지 않고, 아무리 입어도 보푸라기가 없어. 물빨래, 세탁기 빨래 다돼. 이런 물건은 양복점에도 없어. 살려면 빨리 사….” 다소 과장된 듯 들리는 주인장의 입담이지만 정겹고 재밌어 너도 나도 웃음이다. 장에서는 웃음도 편안하다. 모란장에는 보고 살거리 외에 먹거리도 넉넉하다. 5천원만 내면 소주 한병과 돼지고기 안주를 충분히 먹을 수 있고, 말만 잘 하면 개구리 튀김 한접시는 서비스다. 또 직접 손으로 밀어낸 칼국수와 밥 한 그릇에 각종 나물이 나오는 보리감자밥도 일품이다. 그러나 모란장에는 상인회에 등록된 1천여명의 장꾼과 장터 귀퉁이를 비집고 좌판을 벌이는 500∼600명의 미등록 장꾼과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끊이질 않는다. 주로 바뀌벌레나 개미 퇴치약 등 간단한 물품을 파는 미등록 장꾼은 등록 장꾼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고, 기득권을 가진 등록 장꾼은 미등록 장꾼을 은근히 뜨내기로 취급한다. 평상시 모란장에는 평균 5만명의 손님이 찾는다고 한다. 이들이 흘리는 쌈지돈이 대략 30∼40억원 정도 된다고 하니 모란장의 시장 규모를 과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모란장을 찾는 주된 손님은 성남시민이 아니다. 80%이상이 서울, 인천, 수원 등 인근 도시에서 오고 멀리서 구경삼아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성남시는 모란장을 국제적 민속 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해 남한산성 유원지∼모란장∼분당 신도시 서현역∼판교를 잇는 문화관광벨트를 조성할 계획을 갖고있다. 이를위해 모란장 서편에 민속공연장을 건립, 판소리와 도당굿 등 민속공연과 장을 찾는 서민들의 노래자랑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 또 투견·투계장을 설치해 장날마다 축제분위기를 고취시키고 고객들의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도 세웠다. 화장기 하나 없고 주름살이 가득한 노부들, 길 모퉁이에서 칼을 들고 손님을 유혹하는 식육점의 청년, 정품 고무장갑 3켤레에 1천원이라고 외치던 아줌마, 그리고 원숭이와 대화를 하던 아저씨의 진진한 얼굴들이 모란장의 주인공이다. 내일이면 다시 승용차들로 빽빽히 채워질 공간이지만 땅거미와 함께 어둠이 드리운 모란장은 닷새가 지나면 옆집 아줌마·아저씨같은 주인공들이 다시 나와 분주한 새벽을 열 것이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시승격 기대에 설레이는 양주

양주군은 올 10월1일을 시승격 D-day로 잡고 새로운 발전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군은 시 승격이 조선왕조 영화의 양주목을 재현할 수 있는 기틀이 될 수 있다는 각오로 이에 걸맞는 다양한 특색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시 승격 및 도시기반시설 확충 군은 올 상반기중 시승격을 의회, 경기도, 행자부에 건의하고 국회에 법률안도 제 출해 하반기중에 시 승격을 위한 법률안이 공포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이에앞서 7개 읍·면 310㎢의 난개발 방지 및 도시 장기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도시기본계획을 상반기중으로 수립할 방침이다. 군은 이와함께 교통시설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안으로 금오∼광사외 3개 노선, 복지∼마전외 2개 노선 등 도로사업을 완공하고 2006년까지 서울외곽순환도로의 조기개통도 추진할 방침이다. 군은 또 2004년을 목표로 경원선 전철의 조기개통도 추진, 양주군을 한수이북 교통중심지로 구축할 계획이다. 1천30억원이 투입된 광역상수도 6단계사업도 이달중으로 완공, 30만명에게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해 시 승격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군은 120개 중소기업에 260억원의 중소기업운전자금을 지원하고 10개 기업을 선정해KOTRA를 통한 해외광고에 나설 계획이다. 또 3개업체를 대상으로 우수공예품 개발비를지원하고 7개업체는 ISO인증을 획득토록 할 방침이다. 군은 이같은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한수이북지역에서 가장 많은 1천500여개 기업을 보유한 군의 위상에 맞게 산업기반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다. 군은 농촌기반 확충을 위해서도 ‘한 바이오 임꺽정 쌀’ ‘양주 신고배’ ‘양주 골 한우’ 등 특산품 육성에 주력하는 한편 해외시장 개척단도 파견, 판로를 다양화 할 계획이다. ▲환경이 살아있는 전원도시 개발 다양하고 수려한 자연 환경을 보유한 양주군은 개발과 보전의 조화를 위해 다양한 환경시설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 군은 우선 민자유치를 통해 신천 장흥 곡릉지역에 하수종말처리장을 건설하고 남면 남방 등 3곳에도 추가로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양주 포천 연천 동두천 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광역폐기물처리시설도 오는 2005년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며 2004년을 목표로 석우천 개수사업 및 수해상습지에 대한개수·개량사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전통문화를 통한 관광인프라 구축 군은 올해안에 회암사지 4차사업을 완료하고 유물전시관을 건립하고 양주별산대놀 이의 관광상품화를 주차장 및 진입로 등의 부대시설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또 군 민들의 문화적 요구를 충족하고 전통문화를 통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기위해 양주문화 제, 소놀이굿, 양주별산대놀이 등을 정기·상설 공연, 문화유적과 연계한 관광밸트 로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양주=최종복기자 <양주군수 인터뷰> “올 10월1일을 목표로 반드시 시 승격을 이뤄 낼 것이다. 시로 승격되면 양주군은 2000년 1단계로 군청 이전, 2002년 2단계 시승격, 2004년 3단계 도시계획 마무리라는 발전축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윤명노 군수는 밝혔다. - 군민들이 시승격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데. ▲양주군은 회천읍 인구가 5만이 넘고 재정자립도도 54%에 달하고 있으며 도시계획 인구도 45%가 넘어 시 승격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말 건교부로부터 광역도시계획과 병행해 자체도시계획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올 10월을 목표로 시 승격을 추진하고 있다. -교통문제가 매우 심각한데 이에 대한 대책은. ▲국도 3호선 양주구간의 1일 교통량이 10만대, 350호선 지방도가 3만5천대 등으로곳곳이 교통체증을 빚고 있어 북부지역 도체전을 앞두고 우선적으로 도로개설을 요구했다. 양주군의 교통문제는 의정부∼고양∼파주를 잇는 노선들이 체증을 빚으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만큼 2004년까지 광사, 남방, 녹양동을 우회하는 도로와 수도권외곽도로 조기개설에 주력할 방침이다. - 회암사지를 비롯해 문화유적 보전 및 개발방안은. ▲양주는 조선조 임금 대부분이 묻히고 왕래가 잦았던 유서깊은 고장이다. 40여기에달하는 능은 물론이고 회암사지, 양주동헌, 삼국시대 경계였던 양주산성 등이 있다. 이들 문화유적들을 복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이용한 관광벨트를 조성해 수도권 주민들의 안식처로 제공할 계획이다. - 행정타운 조성계획은.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조치로 군청을 중심으로 100만평 규모의 행정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며 상반기중 그 용역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그러면 2004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들어갈 수 있도록 제반 준비해 최소한 2만5천명의 임시적 고용, 3천∼5천에 달하는 상설일터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행정타운은 신도시개념을 도입 해 개발하되절대 아파트 위주로는 하지 않을 것이다. - 지역의 현안문제를 꼽는다면. ▲모든 것이 현안사업이지만 양주·포천·연천·동두천 등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광역쓰레기 소각장 문제가 아직 남았다. 또 6개 하수종말처리장 건설계획도 신천등 3개소는 외자유치를 통해 실현했으나 3개는 아직 결론에 도달치 못했다. 경기북부지역의 환경문제를 일소하기위해 이 사업들의 조기마무리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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