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소설 저변확대 힘쓰는 김이은 소설가 [경기 작가를 만나다 ①]

경기도내 등록된 예술인은 20일 기준 6천595명, 그중 문학활동을 하는 작가는 878명이다.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출판업은 늘 위태로웠다. 그 업을 ‘업’으로 삼은 문학가들은 위태로움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시선과 언어로 누군가의 마음을 환기시키고 때론 바꿔 왔다. 경기문화재단의 ‘2023 경기 문학작가 확장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된 작가 3인을 만났다. 분초 단위도 쪼개 쓴다는 ‘분초사회’. 쓸모와 효용성이 앞장서는 시대에 삶의 여유와 그 어떤 무용함은 더욱 설 자리가 없지만 이들은 쓸모와 무쓸모를 더욱 구분짓는 지금이야말로 문학이 더 빛나고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첫 번째 만나본 작가는 문단 문학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문법을 시도한 김이은(필명) 작가다. 퇴로가 없었다. 마지막이라 생각한 만큼 결정은 쉬웠다. ‘어차피 그만둘 마당에 뭔들 못할까.’ “이게 아니면 사회적으로 김이은은 죽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초봄이 시작된 어느 날 광주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이은 작가는 인터뷰가 시작된 지 10여분 만에 의외의 말을 했다. 지난 2000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일리자로프의 가위’의 당선을 시작으로 ‘마다가스카르 자살예방센터’, ‘코끼리가 떴다’, ‘어쩔까나’, ‘검은 바다의 노래’, ‘11:59PM 밤의 시간’ 등 중견작가로 쉼 없이 작품을 써온 그가 사회적인 이름이 없어질 고민을 했다니. 필력으로 버티며 문단 문학을 이어왔지만 경력 20년 차가 넘으니 현타가 왔단다. 웬만한 직장인이 경력 20년 차라면 부장은 달고, 임원도 됐을 텐데. 글을 계속 써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과 고민이 들었다. 그때 마침 김 작가에게 ‘장르소설을 해보자’란 제안이 들어왔다. 소설 IP(지식재산권)의 멀티콘텐츠화 흐름으로 장르적 특성을 문학적 필체로 풀어내는 작가들의 작업이 영미권에선 이미 형성돼 있었지만 국내에선 낯선 풍경이었다. 20년간 문단 문학을 해오던 그가 경계를 허물고 장르소설을 쓴다는 것, 협업 시스템의 작업을 한다는 것은 새로운 출발이나 다름없었다. ‘어차피 그만둘 예정’이었던지라 낭떠러지에 서있는 기분으로 하루하루 버티며 무작정 쓰고 생각했다. 떠올린 주제는 전 세계가 당면한 자본주의였다. “이 거대한 주제를 한 번에 다 끝낼 순 없을 테고 3부작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3부작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성공이란 생각도 했죠.” 자본주의로 틀을 잡고 얼마 후 눈 앞에 ‘하인학교’란 단어가 갑자기 확 떠올랐다. 이후 벼랑 끝에 몰린 한서정이 하인학교에 입학한 후 1등 졸업생이 돼 재벌이 될 기회를 얻고자 경쟁하는 이야기가 술술 풀렸다. 불평등과 양극화, 계급과 욕망의 문제를 박진감 넘치게 다룬 장편 ‘하인학교’는 2023년 출간되자마자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15곳에서 판권 비딩이 들어왔고 현재 소설로서는 한국 최고가에 판매돼 드라마 제작을 앞두고 있다. “책이 잘 됐다는 기쁨보다는 작가로서 사회적 이름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안도감이 컸다”는 그는 하인학교를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더욱 많은 독자들과 자신 소설과의 접점을 마련했고 소설가들이 다양하게 설 수 있는 새로운 기회, 문학의 다양성을 동료들에게 보여줬다. 출판 시장이 어려운 것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고 작가들의 사정이 어려운 것 역시 여전하지만, 김 작가는 오히려 지금이 문학과 작가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설을 원작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는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의 문법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며 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많아졌으니, 시장은 나날이 풍부해지고 작가들에게도 새로운 창구와 기회가 늘어나고 있는 거죠. 이런 게 새로운 흐름 아닐까요?” 자본주의 3부작 완성을 위해 새 소설을 집필 중인 그는 앞으로 한국 소설의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작품들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문단용과 장르용 소설의 경계는 점차 흐려질 거라 생각해요. 국내에 실력있고 장르적 감각이 있는 작가들이 제대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없는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것 처럼 한국 소설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러나저러나 소설 쓰는 게 다시 너무 재밌네요.”

“봄꽃 향이 물씬”…제14회 명자꽃잔치 21일 개막

어른 손 한뼘 크기도 채 되지 않는 조그마한 화분에 작고 앙증맞은 나무가 놓여있다. 오롯이 빨강, 때로는 노랑과 다홍, 하양의 단일한 색으로 피어난 꽃이 있는가 하면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 빛으로 가장자리가 물들어 있는 꽃잎도 있다. 작은 화분 안에 놓인 바위와 바위를 온 몸으로 감싸 안으며 꽃잎을 피워내는 분재는 마치 거친 파도가 휘몰아치는 절벽 위에 피어난 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온 몸으로 뿜어내고 있었다. 손바닥만한 크기부터 한 아름의 거대한 높이까지 다양한 형태로 시선을 끄는 작품들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른 봄을 수 놓는 ‘봄의 전령’ 명자꽃을 마음껏 향유하고 분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 21일 오전 11시30분 용인시 기흥구의 구성역 인근 명자분재사랑곳에서 ‘제14회 명자꽃잔치’ 개막식이 열린다. 조숙과 겸손, 열정이란 꽃말을 가진 명자나무는 애기씨꽃나무 또는 아가씨나무라고도 불린다. 장미과에 속해 3~5월에는 꽃을, 9월에는 열매를 피워내는 명나자무는 성질이 강건해 추위에 강하고 가지치기와 분갈이도 잘 견뎌 오래 전부터 정원수나 분재로 사랑 받아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홀꽃부터 겹꽃 등 다양한 품종을 자랑하는 명자꽃 80여종, 500점의 다양한 분재로 만나볼 수 있다. 부인 최경혜씨와 함께 행사를 이끌고 있는 심근도 명자분재사랑곳 대표는 50여 년 전부터 소나무, 모과나무 등 분재를 길러온 국내 손꼽히는 분재 전문가다. 이들 부부는 지난 30년 전부터 명자의 매력에 푹 빠졌다. 용인에서만 2,970㎡가량의 온실에서 분재에 관해 이제 막 취미를 시작하는 이부터 전문가까지 즐길 수 있는 전시회와 강의, 현장체험이 열리는 명자분재사랑곳을 이끌고 있다. 조그마한 화분 속 피어난 생명력의 분재에는 기르는 이의 미적 감각과 개성이 담겨 있는 원예예술이다.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작은 생명체가 온 실내에 생기와 활기를 불어넣으며 자연을 느끼게 한다. 심근도, 최경혜 부부의 작품 발표회로 지난 2007년 ‘제 1회 명자 분재 전시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행사는 어느덧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로 커가며 분재와 명자꽃에 대한 저변을 확대시켰다. 부인 최 씨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명자꽃을 혼자 보기 아까워 전시를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명자 전시’를 한다고 하니 어떤 사람은 아주머니 이름이 ‘명자’냐고 할 정도로 명자가 꽃이란 걸 모르는 이도 있었다”고 전했다. 13회를 맞이한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다양한 크기의 명자분재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특별함도 있다. 심 대표는 “옛날에는 작은 소품 분재 위주로 전시했는데 이번에는 정원용의 커다란 크기도 있다. 과거에는 전시만 했다면 이번에는 판매까지 가능하니 많이 즐겨 달라”며 “앞으로도 명자와 국내 분재문화가 활성화되고 대중화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이어지며 관람료는 무료다.

수원 인문공동체 '책고집' 정기강좌 시즌1, 28일 시작

수원 인문공동체 ‘책고집’이 인문학과 과학특강이 함께 하는 2024년 정기강좌 시즌1을 시작한다. 책고집은 2019년부터 매해 인문학과 과학 강연을 이어왔다. 올해 강좌의 화두는 ‘오늘을 이해하는 인문학과 과학’이다. 인문학은 각 분야에서 활약 중인 작가들을 초청해 북토크를 이어간다. 강사진으로는 김만권, 박권일, 박승일, 김성우, 김병권, 김지은, 장일호(시사IN 기자) 등이 함께 한다. 과학강좌는 성균관대 원병묵 교수가 ‘(과학)저널클럽’을 결성해 매월 강연하고 이명현, 조천호, 황선도, 문경수, 김홍표, 김범준, 이대한 교수가 초빙 강사로 나선다. 미술저술가 강태운의 ‘미술관 순례’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첫 강연은 오는 28일 저녁 7시 김만권 경희대 학술연구교수의 ‘외로움의 습격’ 북토크로 문을 연다. 첫 강연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무료 강연으로 진행된다. 이어 박권일, 김성우, 장일호 등이 참여하는 ‘오늘을 이해하는 인문학’(8강)과 ‘명사 초청 과학특강’(7강), 이수경, 이경란과 함께 읽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작품읽기’(14강), 성균관대 원병묵 교수의 ‘저널클럽’(9강), ‘강태운의 미술인문학’(6강)으로 구성됐다.

인천시립무용단 ‘○川 (원천)’…한국 창작 무용의 오늘을 선보이다

인천시립무용단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 정명훈 안무의 창작작품 ‘○川(원천)’이 돌아온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은 오는 29일 오후 8시와 30일 오후 3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창작작품 ‘○川(원천)’을 공연한다. 부평구문화재단과 공동기획으로 추진하는 이번 공연은 관객들에게 한국창작무용, 바로 오늘의 춤을 소개한다. 2022년 인천시립무용단 상임 부안무자로 부임한 정명훈은 한국무용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안무자로 주목받는 한국무용계의 인재다. 안무가가 갖춰야 할 전문성과 현장성을 동시에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인천아시안게임,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조안무 등 국가 행사에서부터 국·공립무용단의 작품 안무,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과 위치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작품 ‘◯川’은 흐르고 끊기는 춤동작 사이 펼쳐지는 오행의 추상적이고 유형적인 모든 현상을 그린다. ‘화(火) · 수(水)· 금(金) · 목(木) · 토(土)’ 오행으로 상징되는 에너지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삶의 과정은 다를지 모르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또 다른 생명으로 연결되고 반복된다’는 삶의 원리를 이야기한다. 모든 것이 돌고 도는 원(○)과 물이 굽이쳐 흐르는 천(川)으로 이뤄진 작품 제목은 ‘모든 에너지는 서로 흐르고 교환하며 결국 만나 삶을 이룬다’는 의미를 직관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춤의 스타일과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오행의 사상 보다는 요소들이 가지는 에너지와 순환적 이미지를 통해 인간 삶의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변화와 성장, 희망과 도전을 그리며 관객들에게 춤을 통한 새로운 영감을 전달하고자 한다.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며 8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인천문화예술회관, 부평구문화재단 누리집과 엔티켓,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다.

수원 섬유예술 이끈 장혜홍, 베니스 비엔날레 ‘노마딕 파티’ 참여

섬유예술의 아름다움과 순수성을 표현하는 수원지역의 섬유예술가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세계인의 현대미술축제에 간다. 수원에서 작품 활동 중인 장혜홍 작가는 다국적 작가예술공동체인 ‘나인 드래곤 헤즈’의 초청으로 다음 달 19일 개막하는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병행 전시 ‘노마딕 파티’에 참여한다. 국경과 전통적인 제약을 초월해 예술적 탐구를 이룬다는 의미의 ‘노마딕 파티’ 전시는 다양한 장소에서 장소 특정적 프로젝트를 한다. 16개국의 35명 작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베니스의 한 양조장을 전용 전시공간으로 개조한 ‘플라지아 펀치’에서 개최된다. 국내 작가로는 장혜홍 등 3개 팀의 15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수원지역에서 40년간 작품 활동을 한 장 작가는 그동안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대규모 설치미술을 선보인 ‘흑-Black project’를 출품작으로 선정했다. 토기, 용의 문양 등 가장 한국적 정서를 가진 섬유 설치예술 작품을 베니스에 옮겨 놓음으로써 동서양의 정서적 공감대를 이루겠다는 의지다. 장 작가는 지난 2002년부터 수원 화성의 성벽, 화홍문, 화성행궁, 서북공돈 등에 섬유설치 미술전을 열며 섬유예술을 현대미술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장 작가의 작품은 두꺼운 천에 프린팅을 해 비, 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져 환경미술, 장소 특성적 미술에 특화돼 있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장 작가는 “수원 화성을 알리기 위해 제작한 작품들이 베니스로 가 한국을 알리는 데 기여를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수원에서 열심히 활동한 작가가 세계 최고의 미술 축제에 진출할 수 있다는 모범 사례로 여겨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한국의 예술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지원 나서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가 지역사회 가족아동돌봄에 대한 경제적·심리적 지원에 나선다. 19일 초록우산에 따르면 경기도에 거주하는 가족돌봄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돌봄 하는 아동∙청소년을 돌보다’ 지원사업 및 자조모임의 참여자를 모집한다. ‘가족돌봄아동∙청소년’은 가족 내 성인 및 형제자매의 질병이나 장애, 보호자의 장시간 노동 등으로 보호 받아야 할 나이에 보호자가 돼 가사, 간병, 경제활동, 양육 지원 등의 역할을 하며 가족을 돌보는 만 24세 이하의 아동∙청소년이다. 이번 사업은 도내 가족돌봄아동∙청소년이 대상이며 교육, 자기계발, 여가, 건강관리 등에 관한 ‘자기돌봄지원금’(최대 150만원)과 문화체험, 고민나누기 등 심리∙정서적 지지체계를 구축하는 ‘자조모임’을 지원한다. 지난 2022년부터 이 같은 활동을 하고 있는 초록우산은 최근 인터뷰집 ‘나는 돌봄하고 있습니다’를 출간하고 경기도의회에 정책을 제안하는 등 인식 확산과 지원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지원사업 신청은 다음 달 19일까지이며, 서류작성 후 초록우산에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초록우산 공식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시니어 모델들의 유쾌한 반란···“내 인생은 언제나 '레드카펫'”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데 나이가 상관 있나요, 도전하고 꿈 꾸는 지금이 청춘입니다.” 지난 18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신당동의 DDP 패션몰에선 조금 특별한 패션쇼가 열렸다.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45명의 시니어 모델들이 봄과 함께 시작한다는 의미의 ‘봄, 스프링스텝’을 테마로 한 패션쇼를 선보인 것. 40대 중반의 중년층부터 80대 중반에 이르는 시니어까지 함께 한 이날의 패션쇼는 기존의 패션쇼와는 다른 매력이 흘러넘쳤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시니어들은 당당한 얼굴로 런웨이를 걸었다. 흔들림 없는 눈빛에선 무대 아래서완 달리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빛을 발했다. 이날 무대에 서는 어머니를 보러 온 한 30대 여성은 “엄마가 멋진 옷을 입고 무대에 서서 당당하게 걷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45명의 모델 중 최고 ‘형님’은 올해 나이 여든 넷의 유순자씨(84)다. 유 씨는 70년간 가정주부로 살다 3년 전 처음 모델 학원을 등록했다. 허무하고 울적해지는 일상이 늘어나자 딸이 시니어 모델을 권했다. ‘안 하는 것 보단 해보는 게 후회가 적겠지.’ 주저하는 마음을 뒤로 하고 배움을 시작했다. “평소 허리가 아파 주사를 맞으러 다니면서도 연습하는 시간 만큼은 통증을 잊었다”는 유 씨는 지난 2022년 여든 둘의 나이에 통굽 힐을 신고 런웨이에 처음 섰다. 유 씨는 “이후로도 4번 더 패션쇼에 참가했다”며 “삶의 의미를 다시 찾은 것 같다”고 웃었다. 유 씨 이 외에 대학병원 보험팀에서 일하다 은퇴하고 시니어 모델을 하며 처음 화장을 하고 힐은 신은 박희수씨(60),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찾고 싶어 시작한 사업가 정영진씨(58) 등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중장년기에 찾아온 우울증이나 은퇴 이후의 절망감 극복, 새로운 자신과 ‘삶의 의미’를 찾고 싶어 런웨이에 섰다고 했다. 이번 쇼를 기획한 이은구 디자이너(61)는 자신이 직접 시니어모델을 하며 얻은 활력을 다른 사람들과 전파하고자 레드카펫을 운영하며 패션쇼 등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경기지역 지자체 주민센터에서 시니어모델 관련 강의도 하며 나이를 잊고 새로운 인생을 사는 방법을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중이다. 이 디자이너는 “사람들은 50세가 넘으면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런웨이를 걸어보면 지금도 새로운 걸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어릴 때 풋풋했던 감정이 되살아난다”며 “앞으로도 시니어 모델 패션쇼를 통해 다른 시니어들과 멋지게 나이드는 방법을 나누려고 한다”고 전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21일 ‘필리프 클로델 작가·영화감독과의 만남’ 개최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영화감독 필리프 클로델이 오는 21일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를 방문한다.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프랑스어학과는 주한프랑스대사관, 프랑스학회, 경희대학교 아프리카연구센터와의 공동주관으로 ‘필리프 클로델 작가·영화감독과의 만남’을 21일 오전 10시 30분 외국어대학관 한누리소극장에서 개최한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불리는 필리프 클로델 작가 겸 영화감독은 프랑스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공쿠르 문학상 선정 위원회의 종신위원이자 권위있는 문화상과 영화제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프랑스의 스타 작가이자 영화감독이다. 2013년 ‘향기’로 장 자크 루소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필리프 클로델은 고등학생이 뽑은 제2회 공쿠르 문학상 수상으로 주한프랑스대사관의 초청을 받아 한국에 온 뒤 홍보 일정 중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경희대 국제캠퍼스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열 네 번째 장편소설인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을 출간했다. 책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체로 복잡한 인간 본성을 신랄하게 탐구한 현대판 도덕극이자, 이주민의 비극에 대한 미스터리 우화라는 평을 받는다. 한편, 필리프 클로델은 지난 2003년 나약한 인간과 선악의 문제를 다룬 대표작 ‘회색 영혼’으로 르노도상을 수상했으며, ‘아름다운 언어로 수놓인 세상에서 가장 슬픈 우화’라는 평을 받은 소설 ‘무슈린의 아기’, ‘아이들 없는 세상’ 등을 집필했다.

테러리즘의 정치화, 법제 실효성은? ‘대테러 콘퍼런스’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장기화로 불안정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테러리즘의 확산이 기정사실화됐다. 세계적인 정치적 향방을 앞두고 테러리즘의 정치화 및 확산 방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 정치를 대상으로 한 테러리즘과 테러리즘의 정치화 등을 분석하고 대테러 체계 개선 및 관련 법제 실효성 강화를 위한 토론의 장이 마련된다. ‘2024년 대테러 콘퍼런스’가 오는 22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고양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콘퍼런스룸 211호에서 열린다. 한국테러학회와 대테러안보연구원, 한국대테러산업협회,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가 공동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글로벌 통합보안 전시회 ‘SECON & eGISEC 2024’와 동시 개최된다. 이번 콘퍼런스는 ‘테러리즘의 정치화와 관련법제 실효성 제고’를 주제로 국내외 산·학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2024년 국내외 테러 정세를 전망하고, 주제별 3개 세션으로 나눠 주제 발표와 토론을 통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첫 번째 세션은 ‘테러리즘의 정치화에서 문제적 우려사항’을 주제로 김경순 대테러안보연구원 연구위원의 강연으로 시작된다. 이어서 김성수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유럽아프리카연구소장)의 사회로 박현도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와 조홍제 한국테러학회 부회장의 토론이 진행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대테러체계개선 및 관련법제 실효성 제고방안’을 주제로 조용민 한성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가 강연한다. 박준석 용인대학교 경호학과 교수의 사회로 윤해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원과 백종순 광주대학교 경찰학과 교수의 토론이 이어진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유럽, 아프리카 정치지수와 테러 추세’를 주제로 이충희 한양대학교 유럽아프리카연구소 교수가 발표한다. 이어 황의갑 경기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사회로 이기훈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와 홍상진 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가 담론을 나눈다. 콘퍼런스 마지막은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호원대학교 명예교수)의 사회로 종합 토론이 열릴 예정이다.

문화도시 수원,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 참가자 모집

수원문화재단은 ▲청년리더 양성학교 ▲로컬콘텐츠 창·제작 지원 ▲도시문화랩 등 총 3가지 분야에서 ‘2024년 1분기 문화도시 교육 및 지원사업’에 참여할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17일 밝혔다. ‘청년리더 양성학교’는 문화예술기획에 관심 있는 청년이 기획 전문 인력으로의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해 단계부터 실무까지 기획자로 발전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한다. 특히 올해는 7월 ‘2024 화성행궁 야간개장’ 일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실무를 경험할 수 있다. 참여 대상은 수원 거주의 만 19~34세 청년, 관내 대학 재학생, 경기도 거주 청년 등을 우선 순위로 15명을 선정한다. 이달 28일까지 수원문화재단이나 문화도시 수원 누리집으로 신청하면 된다.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로컬콘텐츠 창·제작지원’ 사업은 개인 또는 단체당 270만원의 지원금과 브랜딩 및 콘텐츠 제작 교육, 시제품 컨설팅, 유통 판로를 모색하는 크라우드 펀딩 활동 등을 순차적으로 지원한다. 공고일 기준 수원에서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개인 또는 단체가 대상이며 24일까지 문화도시 수원 누리집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서류심사를 거쳐 총 10개 단체(인)을 선정한다. ‘도시문화랩(도랩미)’은 지역 문제를 문화적 관점에서 시민이 주도해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실험 활동에 대한 지원 사업이다. 네트워킹 세미나부터 생활문화공동체 지원, 도시문제 탐구 프로그램 ‘도시기록’ 등 총 3단계로 진행한다. 도시문제 이해와 참여도 증진을 위한 ‘네트워킹 세미나’엔 2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문화도시 수원 누리집을 통해 선착순 20명을 모집한다. 세미나 참여자는 추후 ‘생활문화공동체 지원’과 ‘도시기록’ 지원 시 가산점 및 우대 선발의 혜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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