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표류하고 있는 인천 루원시티 개발 사업이 정치 쟁점화 되고 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학재 의원(새누리인천서구 강화갑)이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루원시티 사업의 부진을 비판하면서다. 이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출마에 뜻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루원시티 개발계획은 인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시행자로 서구 가정동 일대 97만2천㎡부지에 아파트 1만1천291가구를 짓는 한편 지상 1층지하 4층의 대형 입체복합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6년 사업지구로 지정돼 당초 계획으론 지난해 말 이미 완공됐어야 했다. 그러나 건물토지 보상만 했을 뿐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 의원은 루원시티 사업의 부진은 시가 루원시티의 전제인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를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인천시가 루원시티 상권 유도시설(앵커시설)부지 3만3천㎡를 무상저가 공급해 앵커시설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허종식 인천시 대변인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포기는 지난 2006년 안상수 전 시장 때라며 송영길 시장은 이를 서류상 정리만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 의원의 일부 부지 무상저가 공급안도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부지만 무상저가 공급하면 주변 부지의 조성원가 매각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 문제는 공동시행자인 LH와 협의해야 하는데 이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지역 현안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이 의원의 루원시티 비판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 쟁점화라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루원시티 사업이 좌초된 것은 당시 시가 개발지 공급가격 등을 세밀하게 따져보지 않은 채 무작정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 부동산 경기가 일시 반짝했을 때 욕심을 부린 것이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닥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결정적인 좌초의 원인이 됐다. 게다가 개발지 조성원가도 턱없이 높다. 3.3㎡당 2천210만원으로 송도(194만원),영종(365만원),청라(407만원)보다 5~10배가량 비싸 사업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 사업에 쓴 돈은 보상비 등 1조7천억원으로 하루 이자만도 2억4천만원에 달한다. 사업을 계속하려면 또 1조2천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LH는 이대로 사업을 추진하면 1조5천억원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진퇴양난이다. 따라서 시는 LH와 개발계획을 백지화할지, 아니면 현실적으로 개발 가능한 지구부터 규모를 축소해 개발할지 원점에서 면밀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인천시 북구 십정2지구가 폐허로 변하고 있다. 2004년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로 확정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지장물 조사 단계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무계획적인 사업 추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쳐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제나 저제나 개발을 기대하던 주민들은 낡은 집을 손대지 않아 언제 무너질지 모를 집에서 살고 있다. 지난 2004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낙후된 십정2지구를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선정함에 따라 LH는 9천600여억원을 들여 19만3천여㎡에 3천48가구의 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10년 끝낼 계획이던 개발 사업을 LH가 자금난과 사업성 악화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면서 10년을 허송세월했다. LH는 현재 부채가 100조원이 넘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게다가 LH가 십정2지구 사업성을 분석한 결과 보상비 3천200여원을 지급하고 공동주택을 분양할 경우 수백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추산했다. LH는 이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호전되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때까지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자신이 세운 계획을 무한정 지연시키는 것은 공기업으로서 무책임한 태도다. 주민들에게 충분한 사전 설명과 함께 긍정적인 사후 계획의 수정 및 조정 노력을 모색했어야 했다. 그렇지 않아도 십정2지구는 원래 오래 전부터 낙후된 달동네였다. 개발계획만 믿고 하루 이틀 살다보니 주거환경이 극히 열악해 졌다. 기존 주택 1천488호 중 500여호는 붕괴 직전이다. 지난 2011년엔 노후 된 집이 붕괴되는 대형사고가 발생하자 행정당국과 지역 정치인들이 찾아와 보상조치와 개발 사업 재개를 약속했지만 그 때 뿐이었다. 개발을 기대하다 지친 주민들은 하나 둘씩 떠나 지금은 절반 이상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상태다. 폐허된 동네 환경만큼이나 남은 주민들의 마음도 황폐화된 상태다. 인천시와 북구청 등 행정당국과 LH는 울분을 토하다 허탈해진 주민들을 보듬어 줘야 한다. 주택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의(衣)식(食)과 함께 사람이 살아가는 데 최저한의 생존조건이며 가장 근본이 되는 필수품이다. 십정2지구를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LH는 당초의 광대한 계획을 한꺼번에 무리하게 추진할 게 아니라 구역별로 나누어 노후 주택이 집중된 곳부터 개발하는 등 단계적 추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인천지역 교단이 흔들리고 있다. 정년을 채우지 않고 교단을 떠나는 교사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천시교육청에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사는 1차(2월)와 2차(8월)를 합해 234명으로 2012년 187명에 비해 25.1%(47명)늘었다. 명퇴 증가 추세는 올해도 계속돼 최다 기록을 세웠다. 1차에만 벌써 240명의 교사가 명퇴를 신청, 이미 지난해 12차를 합한 수치를 넘어섰다. 이처럼 매년 명퇴신청 교사가 느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교권 추락에 따른 자긍심 상실과 또 다른 하나는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이다. 앞으로 공무원연금법이 정부의 계획대로 개정되면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단이 명퇴를 부추기고 있다. 연금기금이 이미 바닥난 상태로 국민 혈세로 메워야 할 공무원연금 적자는 올해 2조원을 돌파할 예정이어서 더 내고 덜 받는 식의 개혁 압박을 받고 있다. 교사도 스승이기 전에 생활인이기 때문에 연금 수령액을 따지는 약삭빠른 행태를 무조건 나무랄 수만도 없다. 그렇긴 해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교단을 등지게 하는 교권침해의 심각성이다.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교권침해 사례는 지난 2010년 89건, 2011년 103건, 2012년 109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심지어 학생과 학부모의 폭언폭행으로 인한 교권침해는 같은 기간 2배 이상 늘어 교사의 위상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 지경이 된 것은 가정학교사회의 책임이 크다. 인성교육은 제쳐두고 입시위주 교육에 치중한 탓이다. 그래서 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존경심은 땅에 떨어졌다. 글로벌 교육기관 바르키 GEMS 재단이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을 포함한 주요 21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 한다는 응답률은 한국이 11%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교권추락 실태가 이러니 교사들로부터 학생지도가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국교총이 지난해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 초중고 교사 1천26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72%의 교원이 학생지도가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교육의 기본인 스승의 사랑과 제자의 공경심이 충만한 교실은 이미 옛말이 된지 오래다. 제자로부터 존경받지 못하고 교권이 추락해 스승의 마음이 떠난 교실에서 사랑과 열정어린 교육을 기대할 수는 없다. 교사의 위상을 바로 세워 줘야 한다. 가정학교사회정치권의 교사 사기 진작책 마련이 시급하다.
인천시의 친환경 아시안게임 구호가 무색하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이 개최될 서구지역에 유해 환경배출 업체가 집중돼 있어 과연 인천시가 지향하는 그린 대회가 실현될지 의심스럽다. 특히 마라톤 등 육상경기가 열릴 주경기장 인근에 악취발생 사업장이 밀집돼 청정 대회의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인천시 서구청 조사에 따르면 지역 내 유해 환경사업장은 2천603개소에 달한다. 이 중 유독가스 등 대기오염악취발생 사업장이 2천209곳으로 가장 많고 날림먼지 발생 사업장 262곳유독물 취급 등록 사업장 132곳 등이다. 특히 아시안게임 주경기장과 불과 1~2㎞ 떨어진 서부산업단지는 악취발생 단지 오명에도 불구하고 속수무책이다. 서부산업단지 300여 주물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바람을 타고 인천공항고속도로 북인천IC까지 퍼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 관광객들에게 인천을 악취의 도시로 첫 인상을 심어 주는 악명 높은 곳이다. 그래서 주경기장을 출발해 아라뱃길을 돌아오는 마라톤 코스가 확정될 경우 선수들은 서부산업단지에서 내뿜는 악취와 오염된 공기를 들이 마시며 뛰어야 한다. 기록경기인 마라톤 선수들에겐 최악의 여건으로 이 때문에 대회를 망쳤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국제적 망신을 당하게 되면 유엔 녹색기후기금(GCF)사무국 소재 도시로서 세계녹색 심장을 자부해온 인천시로선 그 명예가 크게 손상될 수밖에 없다. 이러고도 인천시가 앞으로 어떻게 세계 환경수도로서의 위상을 굳히게 될지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서구청은 24시간 악취 민원 콜센터를 운영하고 새벽 등 취약시간대 순찰강화 등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행정 제재가 뒤따르지 않으면 단속은 하나마나다. 공기오염악취 등 공해는 배출원의 사전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반업체는 가동중단 조치 등 강력한 행정 제재가 있어야 한다. 아시안게임 조직위가 지난 달 마련한 저탄소 친환경 대회 계획도 마찬가지다. 조직위는 아시안게임 중 발생할 이산화탄소를 13만톤으로 예측, 여러 탄소감축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성공의 관건은 실효를 낼 확실한 실행뿐이다. 아시안게임은 개최 도시인 인천을 전 아시아에 알려 국제적인 이미지를 새롭게 높일 기회다. 환경도시의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인천의 국제경쟁력을 몇 단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100% 활용해야 한다. 관계당국의 주도면밀한 준비와 빈틈없는 점검이 필요하다.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카지노 진출 장벽을 완화키로 한 것은 옳은 방향 전환이다. 정부는 엊그제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 국내 카지노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요건 중 신용등급 기준을 완화키로 했다. 또 외국인 투자자가 개별적으로 정부에 신청하던 사전심사제를 앞으로 정부의 필요에 따라 공급하는 공모방식으로 전환키로 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국내 카지노의 외국인 투자자 자격 요건을 지금까지 신용등급이 투자적격인 BBB등급 이상 이던 것을 이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종합적인 자금조달 능력 등을 감안,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제동이 걸렸던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의 길이 트이게 됐다. 영종도 카지노 유치사업은 인천시가 심혈을 기울인 숙원사업이다. 그러나 지난해 카지노 사업을 계획해온 외국인 업체 2곳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아 난관에 봉착했다. 카지노업 허가 심사를 신청했던 업체는 중국계 리포그룹과 미국 시저스 엔터테인먼트 합작사인 LOCZ(리포&시저스)와 일본 유니버설 엔터테인먼트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6월 1차 심사에서 신용등급 미달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후 12월 2차 심사를 신청했기 때문에 공모제 도입 전에 적격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두 업체는 그동안 신용등급에 맞게 재무구조를 개선한데다 완화된 기준에 따라 심사받기 때문에 적합 판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물론 카지노는 긍정과 부정의 명암이 교차한다. 사행산업이라는 측면에선 부정적이지만, 그러나 카지노와 연계된 호텔컨벤션센터 등 부가산업에서의 일자리 창출과 관광수입 등 경제적 효과는 엄청나다. 그래서 아시아 각국은 복합리조트형 카지노를 경쟁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산자부는 영종도에 2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생기면 고용 20만명(직접 2만명간접 18만명), 연간 관광객 2천만명, 관광수입 10조원의 파급효과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출이 본격화되는 2024년 이후엔 세수효과도 연간 3천억~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인천공항 인근에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조성되면 지지부진한 미단시티 건설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단시티는 2만5천명이 거주하는 국제업무단지로 기능하게 된다. 미단시티는 다음 달까지 외자 유치가 성사되지 않으면 당장 5천300억원의 금융부채를 갚아야 하는 위급상황이다. 관광부는 카지노 허가 여부를 속히 결정해야 한다.
건설업계의 부실공사가 또 말썽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위해 건설된 일부 경기장의 하자가 곳곳에서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마린보이 박태환 이름을 따서 건립한 국제규모의 문학 박태환 수영장의 일부 바닥 타일이 떨어지는 하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준공한 지 불과 4개월만이다. 최첨단 수영장이라는 이름이 부끄럽다. 문학 박태환 수영장은 425억원을 들여 건립한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대우건설이 시공했다. 문학 수영장관리단에 따르면 최근 경영 풀(50m10레인)과 다이빙 풀(30m25m)사이의 선수 이동 통로 타일 수 십장이 떨어져 나갔다. 관리단은 겨울철 난방을 시작하면서 타일 밑에 스며든 물의 온도가 상승, 타일이 팽창해 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타일과 콘크리트 접착면의 방수작업 부실로 인한 침수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수영장 공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수작업이다. 기초적인 방수작업에 결함이 있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시행사인 인천아시아경기대회지원본부는 관리단의 하자 통보에 따라 3월께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수영장의 물을 모두 빼낸 후 보수작업을 할 경우 평소 훈련장으로 이용해온 인천 수영선수단의 훈련 차질이 불가피하다. 부실시공은 이 뿐만이 아니다. 남동 럭비경기장은 동측 지붕 3~4곳에서 비가 새 시공사인 계룡건설과 보수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에 앞서 열우물 실내 테니스 코트장도 지붕에서 비가 새 보수했고, 송림 배구경기장은 벽면에 균열이 발생, 시공사인 GS건설이 보수했다. 건축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자 원인에 대해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공기(工期)에 긴 시공사가 무리한 공사를 강행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졸속은 부실을 낳고 부실은 위험을 부르게 마련이다. 특히 겨울철 공사는 각종 안전사고에 노출되기 쉽다. 사이클 경기가 열릴 계양 벨로드롬 경기장 개보수 현장에서 최근 거푸집 안전핀을 잘못 끼워 거푸집이 붕괴돼 근로자 2명이 크게 다치기도 했다. 경기장 시설관리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대부분의 하자가 대수롭지 않은 수준이라고 했지만 너무 안이하다. 하나를 보고 열을 안다고 했다. 일부를 보고 전체를 미루어 안다는 뜻일 터이다. 사소한 부실도 시설물 안전에 중대한 결함이 있을 수도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현재 공사 중인 경기장은 물론 이미 준공된 각 경기장도 전면적 점검이 필요하다. 관계당국의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과 시공자들의 안전의식 제고를 촉구해둔다.
지자체들이 재정압박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인천지역 일부 지자체의 복지예산이 전체 재정의 60%를 육박, 재정운영에 균형이 깨지고 있다. 이를테면 가분수(假分數)예산에 재정이 짓눌리고 있는 것이다. 과도한 복지예산 비중으로 가용재원이 부족, 옴짝달싹 못하고 있어 시급한 도시기반시설 확충 등 당면 현안들이 뒤로 밀려나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인천시와 일선 지자체에 따르면 올해 부평구의 복지예산 비율이 60.9%로 전국 최초로 60%를 넘었다. 그밖에 남동구 57.7%, 남구 58.10%로 60%대를 육박하고 있으며 연수구는 51.4%다. 인천시 본청은 올 본예산 5조2천638억원 중 복지예산이 1조8천579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2천억원 늘어 복지 비중이 35%나 된다. 이 같은 비정상적 예산 편성은 2012년 총선과 대선 때의 극심했던 포퓰리즘 때문이다. 재정 형편을 고려치 않고 표만을 의식, 무상보육비와 기초노령연금 지급확대 등 무대책 공약을 남발한 결과다. 소득하위 70%의 3~5세를 지원 대상으로 한 정부의 무상보육 계획을 국회가 2012년 말 소득에 관계없이 0~5세 아이를 둔 모든 가정으로 확대시켜 그만큼 예산이 늘었다. 이 때문에 시의 2013년 무상보육 예산이 4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천억원 늘었다. 기초노령연금 역시 65세 이상 노인에 월 2만~10만원씩 지급하던 것을 오는 7월부터 기초연금으로 바꿔 소득기준 70%의 노인에게 월 10~20만원씩 지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부평구는 올해 지난해의 384억원보다 229억7천만원 늘어난 613억7천만원을 편성했다. 남동구도 지난해 330억원에서 540억원으로 늘렸고, 남구는 359억원에서 578억원으로 늘렸다. 이렇듯 복지 지출은 급증하지만 지자체들이 세수를 확충할 방법은 별로 없다. 전체 세금에서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로 선진국의30~40%보다 훨씬 낫다. 지방세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취득세 등 재산세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세수가 줄고 있다. 재정 상황이 이러니 시급한 지역 현안들이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시의 도로보수비가 매년 50억원 필요하지만 올 확보는 절반에 그쳤고, 2016년까지 국공립어린이집 100개를 확충할 계획도 2012년 13곳, 지난해 7곳, 올핸 16곳만 늘릴 계획이다. 공원도 2020년까지 157곳 조성해야 하나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그렇다고 시 부채가 13조원에 이르는 재정위기 상황에서 빚을 더 질 수도 없다.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중앙과 지방의 재정지출 구조가 4대6인 반면, 세입구조는 8대2인 지금의 재정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지난 1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 설치된 공기주입 미끄럼틀(에어바운스)이 무너져 초등학생(9)이 숨진 참변은 우리 사회의 안전대비 역량이 아직도 저급한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드러낸 사고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번 사고는 폭 6m 높이 3m의 에어바운스 정상에 설치된 대기 공간에 5명 정도만 올라가야 적당하지만 10여명이 올라가 순서를 기다리다 어린이들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미끄럼틀이 무너졌다. 참변을 당한 어린이는 함께 넘어진 10여명의 어린이에 깔려 의식을 잃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 치료 받았으나 숨졌다. 놀이기구가 설치된 송도컨벤시아는 인천도시공사가 관리하고 있으며 H사가 전시장 8천㎡를 빌려 운영 중이다. 사고가 난 공간엔 24개의 다양한 이동식 공기주입 놀이기구가 있으나 안전 상태 등은 0점 이하다. 우선 H사는 지난달 관할 기관인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영업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개장했다. 유원시설업의 경우 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의 놀이기구 안전성 검사 결과를 첨부해 영업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H사는 허가 없이 무단 개장했다. 사망사고를 낸 무허가 영업회사의 형사책임은 물론 사후 점검을 소홀히 한 허가 관청의 행정책임도 물어야 한다. 송도컨벤시아를 운영하는 인천도시공사도 무허가 업체에서 임대료만 챙기고 안전관리는 모른 척 했다. 인천도시공사는 이번 사고가 나기 전에도 10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문제점을 제기하지 않았다. 도시공사는 H사가 사고 뒤처리를 원만하게 마무리해서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강변했지만 궁색하고 무책임하다. 공기업으로서 H사에 컨벤시아를 대여할 땐 최소한 놀이시설의 영업허가 취득 여부를 확인했어야 했다. 공기를 주입해 만든 놀이시설은 설치철거가 비교적 쉽고 폭신폭신해 안전해 보이지만 안전관리규정조차 없어 안전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고정 설치 놀이시설은 생산단계는 물론 설치 후에도 안전검사를 받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이동식 공기주입 놀이시설은 행정기관의 안전규제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다. 안전관리규정이 없으니 고정장치 여부사용연한입장인원이나 안전요원 확보 등을 지도 통제할 수 없다. 안전관리에 큰 구멍이 뚫려있는 셈이다. 이번 사고 현장에도 공기주입 놀이시설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바닥이나 기둥에 끈으로 고정시킨 것은 없었다. 안전요원도 1명이 2~3개의 놀이시설을 맡아 사고를 막지 못했다. 놀이시설은 오락에 우선하여 안전성이 중요하다. 관계당국은 이번 사고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할 종합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화재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들에겐 생명 같은 장비가 공기호흡기다. 공기호흡기는 화재 현장의 유독 가스를 차단, 소방관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주는 필수 개인 장비다. 소방관에겐 생명줄과 같은 것이어서 공기호흡기의 안전관리가 철저하고 완벽해야 한다. 그런데 인천시와 소방안전본부가 놀랍게도 공기호흡기 충전시설을 수년째 무허가로 운영하고 있다. 소방관들의 안전과 생명을 경시하는 처사다. 무지의 소치다. 시와 인천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역 내 8개 일선 소방서와 119 안전센터 46곳에 공기호흡기 충전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나 모두 무허가 시설이다. 길게는 5년 이상 불법 운영되고 있다. 공기호흡기 충전시설의 무허가 운영이 촉발하는 위험은 두 가지다. 우선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의 생명 위협이다. 충전시설이 무허가이니 허가 관청인 자치구의 정기검사 나 수시검사를 받지 않는다. 당연히 시설관리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 공기호흡기 용기 내구연한은 10년이다. 자칫 관리가 소홀하면 용기 내부 부식으로 인해 소방관 건강 위해(危害)가 치명적이다. 또 공기호흡기 용기는 구조상 공기를 충전할 때마다 백화현상이 일어나는 등 소방관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충전시설의 무허가 운영 상태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또 충전 중 일산화탄소 등 유독성 기체나 불순물이 섞여 들어가면 소방관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무허가 충전시설 주변 주민들의 안전 위협이다. 주택가 등과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고압 충전시설이니 작업 때 저장시설이 폭발하면 주변 주민의 심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이 같은 위험성 때문에 공기호흡기 충전시설은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따라 자치구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택가 등과 안전거리를 확보해야함은 물론 고압가스를 제조하거나 용기를 충전하려면 일정한 별도의 공간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도 인천시는 상급기관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 시설을 무허가로 방치하고 있다. 2012년 소방본부가 8천만원의 관련 예산을 요구했지만 이도 묵살했다.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이 아닌 지방직으로 인천시에 예속되어 소방행정 예산 확보와 집행을 후순위로 미루고 있다. 돈줄을 쥔 행정기관의 횡포다. 소방본부의 개선의지도 부족하다. 소방본부는 작년엔 2014년도 관련 예산을 아예 요구하지도 않았다. 도대체 왜들 이러는지 알 수 없다. 두 기관 모두 상황인식 능력이 의심스럽다. 충전시설의 조속한 합법안전운영을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경찰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인천중부경찰서가 요란을 떨며 벌였던 송영길 인천시장의 최측근 수사에서 헛발질을 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인천환경공단 공사 발주 비리를 수사하면서 환경공단 이사장 A씨(59)와 함께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 B씨(56)도 조사해왔다. 사무처장 A씨는 송 시장의 핵심 측근이다. 경찰은 최근 뇌물수수와 업무상 배임 혐의로 환경공단 이사장 A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함께 의혹이 제기됐던 시체육회 사무처장 B씨는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사장 A씨는 지난해 공단 가좌사업소 내 분뇨처리장의 악취감지 시스템 공사와 관련 하도급 낙찰을 도와주는 대가로 서울의 C자동제어기기 업체로부터 1천2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초 시체육회 B사무처장이 시장 측근 위세를 과시, A이사장과 C업체 관계자를 연결해주는 등 이권에 개입, 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B처장이 송 시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시체육회에 대한 압수수색 때부터 관가는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지역사회 역시 수사과정과 그 결과 추이를 주목해왔다. 경찰은 그동안 사무처장 B씨의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피력해왔다. 관련 업체 등 여러 곳의 압수수색에서 혐의점을 입증할만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무혐의 처분으로 스스로 체면을 구겼다. 수사 공신력도 크게 손상됐다. 수사력만 낭비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정치권으로부터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소속 송 시장을 흠집 내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송 시장도 수사가 한창일 때 공식석상에서 경찰이 비리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치권은 B씨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실명이 언론에 공개되고, 경찰이 압수수색 결과를 놓고 혐의점이 확인된 것처럼 밝힌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경찰은 금품을 건넸다는 사람의 제보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을 뿐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 수사과정에 대한 의구심은 비리 혐의를 입증할만한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보자의 말만을 근거로 개연성을 진실인양 발표한데서 비롯됐다고 본다. 상식 밖의 일이다. 수사의 미숙과 무리한 수사가 의혹을 자초한 꼴이 됐다. 이런 수사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혐의를 벗기까지 무고한 사람이 겪었을 마음의 상처는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