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서세원이 입원 이틀째를 맞아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입국 첫날 허리 응급수술을 받아 아직까지도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또 시차 부적응까지 겹쳐 잠을 자지 못했다. 아내 서정희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미음을 잘 먹지 못하는 남편을 위해 오전 1시께 강남 집에서 죽을 끓여왔고, 서세원은 조간신문을 본 뒤 이것을 먹었다. 그러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상태라 얼마 먹지 못하고 수저를 내려놓았다. 그 자리에는 변호사와 지인들이 함께 있었으나 식사 후 "잠을 자야겠다"고 말해 곧 병실을 떠났다. 오후에 서세원은 종합검진을 받았다.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잇몸질환·당뇨·고혈압 등의 치료가 병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영화제작자로 변신한 서세원은 7월께 PR비 명목으로 방송국 PD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와 탈세 등의 의혹을 받자 해외로 도파했다가 10개월 만인 지난달 30일 오전 6시30분쯤 귀국, 현재 고려대학교 서울 구로병원에 입원 중이다. /연합
신화의 재계약과 관련, SM은 1일 공식적인 협상 결과를 발표하며 "신화 멤버들이 제시한 조건과 코스닥 기업으로서 주주 등 각종 이해 관계자들의 입장을 고려해 회사측은 최고 대우인 36억원을 제시하는 등 최대한의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최종 협상 과정에서 제시한 조건을 신화 멤버들이 받아들이지 않아 재계약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별 다음달 1일 관객들을 찾는 영화 ‘별’(제작 스타후릇)은 밤하늘의 별을 매개로 연결되는 남녀의 사랑을 다룬 영화다. 한국적인 서정성을 대자연 속에서 풀어내 보겠다는 감독의 의도는 적어도 절반이상은 성공을 거둔 것 같다. 지금까지 150여 편의 영화에 참여했던 ‘영화계의 산증인’ 전조명 촬영감독은 소백산 연화봉의 광활한 자연을 가슴 벅찰 만큼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주인공 영우가 가을 들판을 달리는 모습이나 넓은 화면으로 잡아내는 설원의 장관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만큼 가슴을 설레게 하는 장면. 고아로 외롭게 자란 영우(유오성)의 취미는 밤 하늘의 별을 보는 것. 착하고 순하기만 한 그의 유일한 말동무는 강아지 알퐁스다. 영우는 통신회사의 기술자로 일하며 성실한 태도로 직장에서 인정을 받지만 동료들은 그를 이용하려고만 하고 그럴수록 그는 마음을 터 놓을 만한 사람을 찾지 못한다. 그런 영우에게 모든 것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 첫사랑이 있으니 그녀는 바로 털털한 웃음과 새침한 눈빛이 매력적인 수의사 수연(박진희). 영우는 알퐁스를 핑계로 수연 곁을 맴돌지만 쉽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용기를 낸 영우는 수연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수연은 이를 받아들이지만 엇갈린 운명은 둘을 만나지 못하게 한다. 수연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해 괴로워하는 영우. 그는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는 오지 근무를 자원해 알퐁소와 함께 소백산으로 향한다. 그 곳에는 어린 아들을 잃어버린 아픈 과거를 가슴에 담고 있는 노부부가 살고 있는데… 장대한 화면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평작에 그치고 마는 것은 그다지 흥미를 주지 못하고 단선적으로만 흘러가는 이야기 전개 때문. 밋밋한 대사는 신파로만 느껴질 뿐 울림을 주지 못하고 간혹 등장하는 무리한 설정이나 상투적인 인물들은 관객들이 영화속에 빠져있는데 방해가 된다. 멜로연기에 처음 도전하는 유오성의 모습도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불편해 보인다. 영우와 함께 소백산에서 근무하는 동료 진수로 출연하는 공형진의 애드리브나 노부부로 출연하는 이호재-김영애의 열연이 영화의 이런저런 단점으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감독은 ‘동승’의 조감독 출신 장형익. ■나비 나이트클럽 ‘제비’로 살아가던 민재(김민종)는 옛 애인과 마주친다. 그는 과거의 은지(김정은)가 아니라 군부 실력자 허대령(독고영재)의 애첩 혜미로 변해 있었다. 운명처럼 만난 두 사람은 다시 사랑을 불태우지만 허대령의 음모로 민재는 삼청교육대에 끌려간다. 제목 ‘나비’는 민재와 은지가 고향에서 이별하기 전에 사랑의 증표로 가슴에 똑같이 새긴 문신의 모양. 볼품없는 번데기에서 화려한 날개를 퍼덕이며 비상하는 나비처럼 폼나게 살아보고 싶던 주인공의 꿈을 상징한다. 삼청교육대의 인권유린 재현 시도, ‘흑수선’ 비주얼 디렉터를 맡았던 김현성 감독의 고감도 영상, 조연들의 양념연기 등은 높이 살 만. 그러나 이 요소들은 이가 맞지 않는 톱니바퀴처럼 삐걱거린다. 눈물 속에 웃음을 버무리는 화학적 공식을 아직 깨치지 못한 탓일까, 아니면 ‘김정은표 코믹 연기’라는 상품가치를 완전히 포기하기가 아깝다고 생각했을까. 김정은은 모처럼의 변신 기회를 맞고도 관객들의 눈에 박혀 있는 드라마와 CF의 잔상을 지우지 못했다. ■엑스맨2 30일 전세계 관객들을 만나는 영화 ‘엑스맨2’가 다른 ‘OO맨’ 시리즈들과 다른 것은 철학이 있는 액션영화라는 점이다. 감독은 ‘유주얼 서스펙트’로 재능을 인정받았던 브라이언 싱어. 사회로부터 내몰린 돌연변이들과 보통 사람들 사이의 대립이라는 갈등축이나 강한 개성의 뮤턴트(Mutant·돌연변이)들이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설정, 서로 다른 두 부류가 공존할 것인가 대립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등은 ‘엑스맨’ 시리즈가 다른 액션영화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 마블 코믹스의 원작만화가 처음 세상에 나온 60년대 초가 흑인과 소수민족의 권익 옹호의 소리가 높았던 시기인 것을 생각하면 액션영화의 돌연변이가 탄생한 것에 대해 수긍이 간다. 영화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 유전자 기술의 발달로 초인간적인 능력을 지닌 뮤턴트들이 생겨나고 이들은 인간들의 편견 속에 소외당하며 살아간다. 뮤턴트들의 능력을 두려워한 인간들은 급기야 이들을 등록시키고 관리하는 법안을 만들어 의회에서 통과시키려하고 이 와중에 뮤턴트 혐오주의자와 공존론자 사이에서는 격론이 벌어진다. 여기에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뮤턴트에 의해 대통령이 암살당할 뻔하자 뮤턴트들은 점점 궁지에 내몰린다. 한편 초능력 학교의 어린 뮤턴트들과 함께 반격을 꾀하던 울버린은 스트라이커가 돌연변이 추적장치 ‘세레브로’를 이용해 뮤턴트들을 몰살시킬 음모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되는데… ‘엑스맨2’의 가장 큰 매력은 각기 다른 초능력과 개성을 지닌 뮤턴트 캐릭터들과 이들의 능력과 관련된 스펙터클. 불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 파이로나 모든 것을 얼려버릴 수 있는 아이스맨,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능력을 지닌 울버린, 폭풍을 불러일으키는 스톰과 눈에서 레이저 광선을 뿜어내는 사이클롭 등 뮤턴트들의 초능력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두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 그렇다고 영화가 부담스러운 컴퓨터 그래픽으로만 치장이 됐다고 할 수도 없을 것같다. 돌연변이 나이트 크롤러가 숨어있던 성당의 음침한 분위기나 캐릭터들의 겉모습과 어울리는 배경의 색감, 세레브로가 사용될때의 장관 등은 상상력 없는 CG만으로 연출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상록수 등 5개作 칸 영화제 초청 다음달 14∼25일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제56회 칸 국제영화제의 초청작이 23일(한국시각) 오후 발표됐다. 장편 경쟁부문 20편 중에는 프랑스 영화(6편)와 미국 영화(3편)가 강세를 띤 반면 아시아 영화는 이란 1편, 중국 1편, 일본 2편, 터키 1편 등 모두 5편만이 포함됐다. 한국 영화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전수일 감독의 ‘파괴’와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홍기선 감독의 ‘선택’ 등은 초청작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 영화는 공식 초청작의 비경쟁부문이나 ‘주목할 만한 시선’ 등에도 진출하는데 실패해 올해 칸을 찾는 우리 영화는 전선영 감독의 ‘굿나이트’(비평가 주간), 신상옥 감독의 ‘상록수’(회고전), 단편 ‘사연’(박종우·감독주간)과 ‘원더풀 데이’(김현필·시네파운데이션), 특별상영 형식으로 소개되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비평가주간) 등 5편에 그쳤다. 일본은 구로사와 기요시의 ‘밝은 미래’와 여성감독 나오미 가와세의 ‘사라소주’ 등 두 편의 영화를 출품해 작년 한 편도 리스트에 올리지 못했던 한을 풀었으며, 중국은 중국 6세대 감독 로우 예의 ‘자주빛 나비’가 포함됐다. 개막작에는 제라르 크라브지크 감독의 ‘팡팡 라 튤립(Fanfan la Tulipe)’이 선정됐으며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복원판이 폐막식을 장식한다. 한편 영화진흥위원회는 17일 칸 현지에서 한국영화의 밤을 개최하며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도 ‘오아시스’ 감독 자격으로 칸을 찾을 예정이다.
할리우드에선 이병헌을 성룡이나 이연걸 같은 액션 스타로 간주하고 있다? 톱스타 이병헌(33)이 극비리에 할리우드와 접촉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져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성룡이나 이연걸 같은 동양의 무술 스타를 찾는 액션 영화 제작사에서 이병헌에게 유독 많은 관심을 보여 흥미롭다. 이병헌의 소속사인 ㈜플레이어는 23일 “현재 연예계에서 ‘할리우드 진출’이라는 말이 범람해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이병헌은 실제로 할리우드 제작사 서너 곳으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았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SBS TV <올인>을 보고 연락해왔다”고 밝혔다. ㈜플레이어에 따르면 이병헌에게 출연 섭외를 한 곳은 액션영화를 준비하는 제작사들로 공통적으로 이병헌의 무술 실력과 영어 능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성룡이나 이연걸처럼 무술 잘하는 새로운 동양인 배우를 물색하고 있는 것. 그러던 차에 <올인>의 비디오 테이프가 미국 동포 사회를 통해 보급됐고, 또 작년 12월 <올인>이 한 달간 미국 로케이션 촬영을 할 때 참여했던 미국 스태프들의 입을 거치면서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이병헌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병헌은 <올인>에서 영등포 뒷골목 출신의 건달에서 미국 마피아 보스의 보디가드까지 연기하면서 태권도를 비롯한 무술 실력과 영어 회화 능력을 과시했다. 태권도 공인 2단인 이병헌은 특히 뒤돌려 차기 등 발차기에서 탁월한 솜씨를 발휘해 미국 촬영 때도 박수를 받았다. 또 그는 평소 영어 실력을 갈고 닦은 덕에 일상 회화 정도는 무리 없이 소화해낸다. ㈜플레이어는 “그 쪽 관계자들은 영어와 무술이 되는 루키를 애타게 찾고 있다. 때문에 이병헌에 대해 매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병헌이 지금 화보 촬영 때문에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고, 당분간은 쉬고 싶어해 구체적인 것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가야금의 명인 문재숙씨(이화여대 음대 한국음악과 교수)가 최근 스승인 고(故) 김죽파선생(본명 난초;1912~1989)을 기리며 연주음반 ‘문재숙의 죽파 이야기’를 냈다.(신나라레코드) 죽파(竹坡)는 가야금 산조의 효시라 불리는 김창조선생(1865~1919)의 친손녀로 산조의 법통을 잇는 당대의 명인이었으며 ‘김죽파 가야금산조’라는 또 다른 전통의 씨를 뿌리기도 했다. 문씨는 그런 죽파의 1기 이수자이며 지난해 7월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김죽파 가야금산조 보유자로 지정예고 된 바 있다. 죽파의 많은 제자들 속에서도 문씨가 주목되는 건 그녀의 예술과 치열한 학문적 탐구가 스승의 그것을 가장 잘 이해하고 보다 넓은 세계로 펼쳐 나가게 하는 깊이 때문. 이번 음반은 문씨가 죽파로 부터 전수받은 산조를 비롯, 민간풍류, 가야금병창, 신민요 등 가야금 연주의 모든 것을 총망라했으며 스승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담았다. 하지만 죽파를 무작정 따르는 형식이 아니라 문씨의 가야금으로 스승을 그려냈다. 첫 곡으로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 합주’가 눈에 띄는데 산조는 원래 독주로 연주되는 곡이지만 최근 들어 여러 연주자가 같은 가락을 함께 제주하는 형태로도 연주됐다. 하지만 이번 음반에서는 독주 부분은 그대로 연주하고 반주부분만 서로 다른 선율의 12현 가야금과 25현 가야금이 사용됐다. 옛 선인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는 두번째 곡 ‘민간풍류 중 뒷풍류’는 현재까지 전승된 몇가지의 민속풍류 가운데 죽파를 통해 전승된 풍류를 연주한 것인데 계면부터 굿거리까지를 담았다. 이 밖에 또랑또랑 가야금 반주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절제미가 깃든 ‘가야금병창(명기명창)’과 구조아리랑과 오동나무를 연주한 ‘신민요’, 죽파의 조부에 뿌리를 두고 한성기를 거쳐 죽파에 의해 전승·발전된 ‘김죽파 짧은 가야금 산조’ 등이 들어 있는데 특히 ‘김죽파 짧은 가야금 산조’는 문씨가 왜 죽파의 정통을 잇는 가야금 연주자인지를 새삼 확인시켜 준다. 앨범에 참여한 연주자로는 대금 홍종진, 장고 김정수·김청만, 가야금 신성자·신미란·강정숙, 소리 이춘희 등 각 분야 내로라 하는 국악인들이 함께 했다. 한편 문씨는 1993년 ‘김죽파 가야금 산조의 변천과정 연구’로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데 이어 2000년에는 ‘김죽파 가야금 산조’ CD를 출시했다. 또 지난해에는 한국음악평론가협회에서 ‘올해의 음악가상’을 받았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살인의 추억 25일 개봉될 ‘살인의 추억’(제작 싸이더스)은 제목부터 역설을 담고 있다. 끔찍한 살인의 기억이 ‘악몽’이 아니라 ‘추억’이라니. 줄거리 전개에서도 많은 역설이 등장한다. 자료와 증거를 제일로 치는 서울 형사는 점점 시골 형사와 닮아가고, 육감과 고문에 의한 자백이면 모든 게 끝날 것이라고 여기는 시골 형사는 오히려 폭력을 포기한다. 싸이더스 대표 차승재의 기획력과 제작 노하우, ‘플란다스의 개’로 주목받은 감독 봉준호의 꼼꼼한 연출솜씨, 충무로 캐스팅 영순위로 꼽히는 송강호의 연기력, 완성도에서나 흥행력에서나 충무로가 기대를 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살인의 추억’은 익히 알려진 대로 86년부터 91년까지 10명의 부녀자가 숨진 화성 연쇄살인사건이 소재. 이야기는 벼가 고개를 숙일 대로 숙인 황금들녘에서 시작된다. 경운기 적재함에 타고 사건 현장으로 향하는 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의 표정에는 뒤쫓아오는 아이들에게 손으로 ‘감자’를 먹일 만큼 여유가 묻어나온다. 그는 배수구 속에 박힌 피살자의 시신을 확인한 뒤 동네 불량배들을 잡아들이며 예전의 방식대로 쉽게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 두 달 뒤 비슷한 수법의 사건이 발생하자 동네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이고 특진을 꿈꾸며 자원한 서울시경의 형사 서태윤(김상경)이 가세한다. 이때만 해도 박두만의 얼굴에는 여유만만한 기색이 사라지지 않았다. 정신지체 증세를 보이는 용의자 백광호(박노식)를 족쳐 자백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검증에서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한다. 서태윤은 화상으로 붙어버린 백광호의 손가락으로는 피살자의 목을 끈으로 조른 뒤 매듭까지 지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백광호도 기자들까지 모여든 현장에서 범행을 부인한다. 범인은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르면서도 지문이나 털 하나 남기지 않을 정도로 치밀하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전말을 대충 기억하는 사람은 미궁에 빠진 결말을 쉽게 예측할 수 있지만 끝까지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 형사와 형사, 형사와 용의자, 수사팀과 주변인물간의 캐릭터 대결이 한껏 당긴 활시위와 활처럼 팽팽하기 때문이다. 특히 송강호는 그가 아니면 도저히 해낼 수 없었다는 느낌을 줄 만큼 관객을 웃겼다가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절정의 연기력을 과시한다. 영화에서는 등화관제 훈련, 반정부 시위 등을 살짝살짝 비추며 당시 공권력이 연쇄살인에 그토록 무력했던 까닭을 은유한다. ■마지막 수업 무대는 프랑스 중부의 고원지대의 오지 오베르뉴 마을. 이야기는 소형 승합차가 등교하는 아이들을 차례로 태우고 눈덮인 좁은 길을 따라 학교로 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4살짜리 코흘리개서부터 막 사춘기를 맞은 초등학교 졸업반까지 한 교실에 모여 공부를 한다. 교편생활 35년째를 맞는 조르주 로페즈 선생님은 정년을 맞는 마지막 해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교단에 섰을 때처럼 똑같은 태도로 아이들을 가르친다. 글씨쓰기, 색칠하기, 받아쓰기, 구구단 등을 꼼꼼하면서도 친절하게 가르쳐주는가 하면 요리를 함께 만들기도 하고 눈썰매를 태워주기도 한다. 10여명의 아이들이 그야말로 십인십색이지만 로페즈 선생님은 늘 공평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규칙이다. 약속한 분량을 다 색칠하지 않고는 쉬는 시간에 놀 수가 없다. 친구와 다퉜을 때는 잘못한 사람이 먼저 사과해야 한다. 남의 이야기를 가로막고 나서는 것도 안된다.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눈망울을 바라보는 일. 백까지도 셀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다섯을 넘어가면 헷갈리기 시작하는 조조, 틈만 나면 남의 발표에 끼어드는 똑순이 마리, 구구단은 잘 외우지 못해도 집안 일은 척척 해내는 줄리앙, 자폐증 증세로 선생님을 안타깝게 만드는 나탈리… 나무 그늘 아래 야외수업을 하는 장면과 기차를 타고 소풍을 가는 광경도 아름답다. 영화를 보고 나면 기분이 울적했던 사람이나 일이 잘 안풀려 짜증을 내던 사람도 마음이 씻은 듯이 맑아질 것이다. 니콜라 필리베르 감독은 프랑스 전역을 샅샅이 누비며 오베르뉴 마을의 생테티엔 쉬르 우송 학교를 찾아냈고 로페즈 선생님과 아이들을 설득해 2000년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카메라를 들이댔다. ■보리울의 여름 25일 개봉하는 영화 ‘보리울의 여름’(제작 MP엔터테인먼트)은 선(善)한 영화다. 이 영화의 소재인 축구나 종교가 그렇듯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착한 사람들이며 간혹 마찰은 생겨나지만 도를 넘어서 싸움이 되지는 않는다. 자극적인 대사나 극적인 반전은 애초에 고려하지도 않은 듯한 이 영화의 관람포인트는 신부님과 수녀님, 스님 등 세 명의 주요 캐릭터. 아이들과 고무줄 놀이를 하는 수녀님. 원장수녀와 싸우고 가출하는 신부님, 겉으론 엄한 척하지만 취미란 게 TV연속극 보면서 눈물 흘리기인 원장수녀 등 캐릭터들과 이들 사이의 긴장 관계가 주는 웃음은 폭소까지는 아니더라도 잔잔한 웃음으로 관객들을 뿌듯하게 만든다. 흠이라면 세 캐릭터 사이에서 관객들이 자신을 이입시킬 만큼 비중있는 인물이 없다는 것. 김신부의 시선이나 형우의 관점에서 영화를 풀어나갔더라면 영화에 몰입이 더 쉬울 듯하다. 가난한 시골마을 보리울. 한적한 이 마을의 보리울 성당에 이제 막 사제 서품을 받은 김신부(차인표)가 도착한다. 첫 부임지에서의 의욕으로 가득찬 김신부. 하지만 ‘깐깐’해 보이는 원장 수녀와 푼수끼 있는 젊은 수녀, 게다가 성당에서 운영하는 고아원 아이들의 경계하는 눈빛 등을 보면 이곳 생활이 쉬울 것 같지는 않는다. 같은 날 초등학생 형우(곽정욱)도 6년 전 출가한 아버지 우남스님(박영규)과 여름방학을 함께 지내려고 마을을 찾는다. 도시 소년 형우에게 ‘깡촌’ 보리울에서의 생활은 만만치 않을 듯. 게다가 오랫동안 못봤던 아버지 우남스님과의 관계도 어색하기만 하다. 어느날 여자아이 동숙(배종은)이 주축이 된 이 마을 아이들은 읍내아이들과의 햄버거 내기 축구시합에서 대패하고 우남스님에게 축구감독을 맡아주기를 부탁한다. 이들의 첫 시합상대는 성당아이들. ‘절팀’은 ‘성당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 한편, 성당 아이들은 ‘절팀’에 대패를 당하고 풀이 죽어 있다. 김신부는 아이들이 다칠 것을 걱정하는 원장수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축구팀을 만들기로 하고 훈련을 시작한다. 드디어 두 팀간의 재대결이 펼쳐지고 수중전으로 벌어진 경기에서 양팀은 무승부를 기록한다. 축구를 통해 서로의 우정을 확인한 ‘절팀’과 ‘성당팀’. 이들은 단일팀을 구성해 읍내 축구팀에 도전하기로 하는데…영화가 잔잔한 웃음을 전해주는 데 한 몫을 단단히 한 것은 과장되게 꾸며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시골의 풍경. 여기에 가수 이문세의 노래들을 작곡했던 이영훈씨가 맡은 영화음악도 서정적인 화면을 잘 살려내고 있다. ■인터뷰/똥개의 곽경태감독 곽경택 감독이 영화 ‘똥개’로 명예회복을 준비중이다. ‘챔피언’의 흥행 저조, 배우 유오성과의 불화, 무혐의로 결론이 난 조폭자금지원설 등 지난 한해는 ‘친구’로 전국 820만 신화를 창조했던 곽감독에게 최악의 한해였다. 경남 밀양에서 재기작 ‘똥개’를 촬영중인 곽경택 감독을 16일 오후 만났다. ‘똥개’는 별다른 꿈도 없고 어리숙하지만 착한 심성에 의리도 있는 한 남자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영악하지 못한 사람의 정의가 무시당하는 현실을 그렸다. 주인공으로는 톱스타 정우성이 출연해 경찰 반장인 아버지역의 김갑수, 아버지가 데려오는 전직소매치기 정애역의 엄지원과 호흡을 맞춘다. 정우성을 캐스팅한 이유는 ‘잘생긴 배우’라는 이미지 외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 “정우성씨 만나보니 느리고 어수룩해 보이지만 의리가 있는 주인공 철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똥개’는 ‘억수탕’, ‘닥터k’, ‘친구’, ‘챔피언’으로 이어지는 곽감독의 연출작 중 가장 웃음이 많이 들어 있는 영화. 그는 최근 유행하는 코미디 영화들에 대해 “지나치게 밝거나 드라마적 설정이 너무 많이 무시된다”며 “‘똥개’는 드라마가 강한 코미디라는 점에서 이들 영화와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상업영화 감독에게 관객의 반응이 제일 중요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요즘 유행하는 코미디를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열심히 해보고 관객들의 코드에 맞기를 바랄 뿐이죠” 영화속 배경을 밀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충청도나 전라도를 배경으로 할까 생각해 실제로 이 지역 몇개 도시를 돌아봤지만 부산 토박이인 내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똥개’ 제목이 관객에게 부담스럽지 않겠냐고 묻자 그의 ‘똥개 예찬론’이 시작됐다. “똥개는 멋있거나 영리하지 않지만 정이 있고 하루 종일 빈둥거리다가도 밥그릇을 빼앗기면 용감해지기도 하죠. 경험으로 두글자 제목이 흥행에 좋았다는 아내의 말도 설득력이 있고요”/연합
봄철 프로그램 개편을 맞아 폐지 논란이 불거졌던 매체비평 프로그램 MBC 「미디어비평」이 현행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MBC는 4월 봄 개편 이후에도 「미디어비평」의 프로그램명, 방송시간(매주 금요일 오후 11시15∼11시55분) 등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기획을 맡고 있는 김현주 부장은 "공익적 성격의 프로그램을 보다 많은 시청자들이 보고 미디어에 대한 폭넓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더욱 노력해나겠다"고 말했다. 최근 「미디어비평」은 봄 개편을 앞두고 제작을 맡고 있는 보도제작국과 편성국의 이견으로 다른 프로그램으로 흡수되는 방안에 대해 논란이 불거졌다. 한편 보도제작국이 추진했던 주간뉴스 심층분석 프로그램 신설은 무산됐다.
시민방송 RTV는 12일 오후 11시 RTV 스페셜 「인샬라, 바그다드」를 방송한다. 이 프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현지에 가족을 남겨두고 온 한국내 이라크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들은 현지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생사를 걱정하며 한국의 반전시위에 대한 생각을 밝힌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11일 MBC-TV 느낌표 "하자하자-얘들아 행복하니"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김진수.송은이씨를 청소년보호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조직위원회는 오는 8월 열리는 SICAF2003의 출품작을 6월 2∼21일 공모한다. SICAF는 출판, 영상, 게임, 팬시 상품, 캐릭터 사업과 함께 각종 이벤트 및 학술대회를 치르는 국제 만화 애니메이션 축제로 지난 95년 이후 격년으로 열려오다 2001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공모는 2001년 7월 이후 완성된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그동안 SICAF에 출품된적이 없으면 응모할 수 있다. 응모 희망자는 서울시 중구 예장동 8-145 서울애니메이션센터 SICAF 조직위원회로 접수하면 된다. 모두 6천만 원의 상금이 걸려 있으며 장편, 단편, TV&커미션드, 인터넷 애니메이션으로 나뉘어 접수를 받는다. 올해 SICAF는 8월 12∼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와 예장동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개최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