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예비 FA 신재웅·김세현…올 시즌 부활 성공할까

매년 프로야구에서는 FA 신청을 1년 앞둔 선수가 FA로이드 효과로 좋은 성적을 거둘거란 예상을 한다. FA는 1군에서 145일간 등록된 해가 고졸 기준 9년, 대졸 기준 8년을 채워야 신청할 수 있다. 선수 생활 중 고액계약을 맺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 FA를 앞둔 선수의 동기부여는 경기력 향상 약물인 스테로이드보다 더 무섭다는 의미에서 FA로이드라 부르기도 한다. SK 와이번스는 예비 FA 선수인 베테랑 신재웅(39)과 김세현(34)의 FA로이드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지난 몇년간 베테랑으로서 입지가 좁아졌다. 더욱이 FA 계약 이후의 나이를 고려하는 최근 트렌드를 감안하면 고액 계약 가능성은 낮지만 선수생활 첫 FA를 앞둬 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신재웅은 지난 2005년 LG에 입단해 이듬해 한화전에서 9회 노아웃까지 노히트노런을 이어가는 등 1피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촉망받는 유망주라 평가받았다. 하지만 두산 이적과 부상, 공익근무요원 입대로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져갔다. 2011년 입단테스트를 거쳐 LG에 입단해 부활찬가를 노래했다. SK에는 지난 2015년 3대3 트레이드로 합류했다. 지난 2018년 52이닝동안 16세이브와 6홀드, 평균자책점 2.77로 호투하며 팀의 창단 4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노쇠화에 따른 급격한 기량 저하로 1ㆍ2군을 오가고 있다. 김세현도 지난 2006년 현대에 입단했지만 최고 150㎞ 후반대 속구와 반비례한 제구력과 경기 운영으로 미완의 대기에 그쳤다. 그러던 중 2016년 무패 36세이브를 거두며 프로야구 구원왕에 올라 신데렐라로 거듭났다. 이듬해에는 2대2 트레이드로 KIA에 합류해 팀의 11번째 우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제구력 문제가 발목을 잡아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에 합류했지만 여전히 42이닝 평균자책점 5.79로 부진했다. 지난해 시도한 투심 구사가 절반의 성공에 그친 탓이다. 두 투수 모두 지난 몇년간 실적이 전무한 베테랑 투수임에도 구속은 살아있다. 신재웅은 2군 캠프인 인천 강화에서, 김세현은 1군 캠프인 제주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두 베테랑이 생애 첫 FA로이드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권재민기자

美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일정 확정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동계 훈련 시작 날짜가 발표된 가운데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이 설 연휴 후 곧바로 스프링캠프에 돌입한다. 그런 가운데 올해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은 전원 경인지역 출신이라 눈길을 모은다. 10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따르면 30개 구단의 투ㆍ포수, 야수의 훈련 시작 날짜는 투수들이 먼저 집결하고 야수들은 조금 늦게 모이는 형태로 구성됐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에서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투수 류현진(34)이 오는 19일 포수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일찌감치 지난 3일 출국해 팀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플로리다 더니든으로 향했다. 이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투수 김광현(33)도 오는 12일께 출국해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을 준비한다. 그는 현재 제주도에서 전(前) 소속팀 SK 와이번스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내야수 김하성(26)도 오는 23일 애리조나 피오리아 소재 스포츠콤플렉스에서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예정이다. 아울러 탬파베이 레이스의 1루수 최지만(30)도 일찌감치 지난 7일 출국해 24일 플로리다 포트 샬럿의 샬럿 스포츠파크로 향한다. 각 팀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시범경기를 치른 후 4월2일 정규시즌 개막 후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더욱이 올해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은 전부 경인지역 고교 출신 선수들이다. 인천 동산고 출신 류현진과 최지만, 안산공고를 졸업한 김광현, 고교 시절 성남 야탑고의 주전 2루수로 주목받은 김하성의 활약에 경인지역 팬들의 기대감이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다. 권재민기자

KT 베테랑 투수 부활 비결...“피칭 디자인 자료 기반 생각의 변화”

프로야구 KT 위즈가 최근 몇 년 사이 베테랑 불펜투수를 부활시킨 비법으로 피칭 디자인이 지목됐다. 피칭 디자인은 투수가 던지는 공의 회전수, 각도, 구속, 수직ㆍ수평 움직임을 종합 측정해 투구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을 말한다. 최근 몇 년 사이 KT는 타 팀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베테랑 불펜투수 이보근, 전유수, 유원상(이상 35)을 부활시켜 프로야구계의 관심을 모았다. 더욱이 KT의 전략은 선발투수는 육성, 불펜투수는 외부 투수의 개조 활용이라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방식과도 유사해 눈길을 모았다. 지난 5일 KT의 1군 스프링캠프가 열린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만난 이강철 KT 감독(55)은 최근 메이저리그만 봐도 2~3년 연속으로 활약을 이어나가는 불펜투수가 많지 않다라는 점을 전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불펜투수의 꾸준한 활약을 기대하기 힘든 환경이 됐지만 역설적으로 불펜투수의 양질 확보를 통해 영입한 베테랑들이 KT에서 부활찬가를 노래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 원동력인 피칭 디자인의 최대 수혜자는 유원상과 전유수였다. 이 감독은 전통적으로 아시아 야구에서 투수들은 낮게 던지라는 말을 어린 시절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높은 공은 금기시 됐다라며 다만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도 높은 속구가 유행하고 있는만큼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갖춘 (유)원상이에게 높은 속구로 파울을 유도하게 했는데 그게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높은 속구를 바탕으로 재수립한 투구전략은 효과적이었다. 유원상의 지난 시즌 성적은 62경기 64이닝 평균자책점 3.80으로 직전 5년간 136.1이닝 평균자책점 6.01과 비교하면 환골탈태한 수치다. 지난 2019년 팀에 합류한 전유수도 피칭 디자인에 입각해 전통적인 속구인 포심 패스트볼을 버리고 우타자 몸 쪽을 파고드는 투심 패스트볼, 우타자 밖으로 달아나는 컷 패스트볼을 장착해 반등에 성공했다. KT 입단 전까지 포심 구사율이 60%에 달했던 전유수는 재작년과 지난해 포심 구사율을 1.8%, 1.7%까지 낮춘 극단적인 변형 패스트볼 구사율을 보였다. 이 감독은 외부에서 베테랑 불펜투수를 영입할 때 구위와 결정구를 보고 데려온다라며 투구의 로케이션(위치)와 구종 구사보다는 투수의 생각을 바꾸는데 초점을 뒀는데 전유수와 유원상의 경우 과감하게 포심과 낮은 공을 포기한 게 반등의 원인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새로 입단한 베테랑 불펜투수 안영명(37)과 박시영(32)도 피칭 디자인을 통한 투구 개조에 나선다. 내부에서는 안영명이 재작년 투심 위주의 투구를 보였지만 지난해 포심으로 회귀한 점에 주목했다. 아울러 박시영도 포크볼이라는 확실한 결정구가 있는만큼 이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감독은 박승민 투수코치(44)가 피칭 디자인 분석 능력에 일가견이 있어 팀 투수들이 믿고 의지하고 있다라며 피칭 디자인을 통해 성적은 물론 젊은 선발투수와 베테랑 불펜투수의 신구조화를 꾸준히 이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부산=권재민기자

이강철 “알몬테 몸 상태와 기용방안, 나카무라 코치 통해 가닥”

프로야구 KT 위즈가 타격 4관왕 멜 로하스 주니어(31ㆍ일본 한신)의 대체자로 외야수 조일로 알몬테(32)를 지난 연말 영입한 가운데 이강철 KT 감독(55)이 알몬테의 기용방안을 설명해 눈길을 모았다. 영입 전부터 알몬테를 둘러 싼 건강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에 전문 지명타자로 기용해 부상 확률을 낮추겠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과거 인연이 있던 나카무라 타케시(54)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 1군 배터리 코치의 조언도 더해져 야구팬의 관심이 쏠린다. 6일 이강철 KT 감독은 1군 스프링캠프가 열린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전문 지명타자로 활용해야죠라는 말로 알몬테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알몬테는 로하스와 마찬가지로 양 손으로 타격하는 스위치히터다. 지난 3년간 일본에서 243경기에 나서 876타수동안 타율 0.316 31홈런을 기록했다. 다만 매년 고질적인 허벅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기 일쑤라 정교한 컨택능력과 불안한 건강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었다. 이 감독은 일본에서도 꾸준히 3할을 친 타자면 좋은 타자 아니냐라며 40홈런까지는 아니어도 3할을 훌쩍 넘는 타율과 많은 2루타를 갖춘 중장거리 타자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건강 문제와 관련해서도 말을 이어나갔다. 이 감독은 과거 KIA의 배터리코치로 활동했던 나카무라 타케시 코치가 현재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 1군 배터리 코치로 있어 자문을 구했다. 나카무라 코치는 과거 주니치에서 현역으로 뛰던 시절 나고야의 태양 선동열 감독과도 배터리로 호흡을 맞춰 국내 야구팬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이 감독은 나카무라 코치가 알몬테의 타격은 일본에서도 인정받았지만 수비에 나갈 때마다 다쳐서 1~2달씩 자리를 비웠다고 말했다라며 주니치는 지명타자를 활용하지 않는 일본 센트럴리그 구단인 반면 한국 프로야구는 지명타자를 사용하니 알몬테를 전문 지명타자로 활용하면 위험부담이 줄어들지 않겠냐고 피드백해 내부 검토를 거쳐 영입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알몬테의 지명타자 기용에 따른 교통정리는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알몬테가 좌익수 밖에 뛰지 못하는데다 그마저도 수비가 좋지 않다는 평가가 있어 결국 좌익수는 김민혁(26)과 문상철(30)의 내부경쟁을 통해 확정지어야 할 전망이다라며 최근 프로야구에서 지명타자는 휴식이 필요한 야수를 위해 활용하고 있어 베테랑 유한준(41), 1루수 강백호(23)도 시즌을 치르다 보면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 올거라 고민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감독은 교통정리는 결국 감독인 내 몫인만큼 팀 전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라인업 구상에 나서겠다라면서 하다못해 알몬테가 올해 10~20경기 정도라도 좌익수로 출전하면 교통정리가 수월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몬테는 입국 후 2주 간의 자가격리를 끝내고 이날 스프링캠프 첫 훈련에 합류했다. 권재민기자

이강철 KT 감독 “2021년 뎁스 강화 통한 전력 유지 목표"

올해까지 좋은 성적을 거두면 향후 꾸준히 가을야구를 할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5일 이강철 KT 위즈 감독(55)은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의 1군 스프링캠프 중점 과제를 설명하며 향후 KT 왕조 구축을 위한 필요 요소를 강조했다. 이 감독은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며 KT의 성적 상승 양상은 과거 그가 수석코치로 몸 담았던 넥센(현 키움)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투ㆍ타 모두 양질이 부족한 상태에서 육성과 외부영입이 곁들여진게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는 의미다. 올해 캠프에서는 기존 주전 야수들의 입지를 위협할만한 백업 야수를 발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전급 멀티 내야수인 신본기(32),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에서 지명한 내야수 권동진(22)의 가세는 백업 야수 발굴을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퓨쳐스리그(2군리그) 타격왕인 외야수 김태훈(24), 포수 문상인(24), 신인 외야수 김건형(25) 등의 1군 캠프 가세, 김민혁(26)과 문상철(30)의 주전 좌익수 경쟁구도도 더해졌다. 이 감독은 시즌 개막 전까지 신진 야수들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사실 지금이 유일하다라며 젊은 선수들에게도 수비가 돼야 경기에 나갈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비가 안되는데 타격능력이 좋다는 이유로 1군에 불러 대타로 몇번 내보낸 후 2군에 다시 내려보내는건 팀 분위기나 선수 성장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투수진 뎁스 강화도 중점 과제 중 하나다. 지난해 시즌 초반 믿었던 불펜이 연쇄 붕괴하며 힘들게 시즌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돌아온 토종 에이스 고영표(30)는 공익요원 복무 기간 동안 허리 통증이 말끔히 나은 상태다. 이에 이 감독은 고영표에게 선발 자리를 맡길 예정이다. 경기력 공백 우려가 있는만큼 좌완 심재민(27), 김민수(29), 류희운(26) 등을 예비 선발 자원으로 육성 중이다. 여기에 최근 몇년간 베테랑 불펜투수들을 되살려낸 만큼 투수조 최고참 안영명(37)과 박시영(32)도 개조에 들어갔다. 피칭 디자인에 일가견이 있는 박승민 투수코치(44)와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수들과 꾸준히 피드백을 주고 받을 예정이다. 왕조 구축을 위한 팀 분위기도 현재 좋은 상태다. 이 감독은 부임 후 1군 콜업과 2군 강등에 있어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지난해 외야수 송민섭(30)과 조용호(32)도 2군에 다녀온 후 성적이 좋아졌다. 이 케이스를 참고해 선수들이 1ㆍ2군을 오가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는 팀 문화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베테랑 유한준(41)과 박경수(37)의 솔선수범도 더해져 올해 스프링캠프 분위기도 상위권 팀에 걸맞게 치열함과 열정 모두를 갖고 있다. 이 감독은 부임 첫 해 5할 승률에 달성한 게 팀 차원에서 성적 상승의 발판으로 작용했다라며 백넘버 71번을 달고 71승, 5할 승률을 달성했었는데 백넘버를 90번으로 바꿀까도 생각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3년 재계약에 도장을 찍어 장기집권에 나서게 됐지만 그에 따른 걱정도 많다라며 장기집권을 하게 되면 시야가 좁아지고 기용하는 선수만 기용하게 되니 육성에는 소홀해지는데 이 같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부산=권재민기자

‘좌투수 왕국’ SK의 마지막 ‘적자’ 김정빈ㆍ김택형 주목

김광현, 이승호, 정우람은 SK 와이번스가 키워낸 KBO리그의 한 역사를 장식한 좌완투수다. SK 왕조 시절 에이스 김광현은 물론 필승조 이승호, 정우람, 전병두, 박희수 등은 전통적으로 좌투수가 부족했던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20년에 걸친 SK 역사는 신세계그룹에 매각돼 이제 막을 내리지만 좌완투수 왕국 SK의 마지막 적자(適者)로 명맥을 이은 김정빈(26)과 김택형(24)은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두 투수 모두 지난해 불펜투수로 시즌을 보냈지만 투구 스타일만 놓고보면 김정빈은 선발, 김택형은 불펜이 더 어울린다. 먼저 1군 무대에 등장한건 후배 김택형이다. 2015년 넥센(현 키움) 입단 직후 구속이 10㎞나 늘어 150㎞에 이르는 속구로 데뷔 첫 해 1군 입성에 성공했다. 당시 넥센에는 마땅한 좌완 불펜투수가 없어 고졸 신인치고는 많은 기회를 받았다. 150㎞대 속구에 좌타자를 압도한 슬라이더가 주효했다. 2017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 SK로 트레이드 돼 이듬해 신재웅, 박희수, 김태훈과 함께 막강 좌완 불펜진을 구축하며 팀의 4번째 우승에 기여했다. 통산 평균자책점이 7점대에 달하지만 최고구속 150㎞초중반대, 평균구속 140㎞ 중반대 속구는 그의 최대 장점이다. 여기에 통산 피안타율이 2할대 초반인 필살기 슬라이더를 갖춰 제구력만 안정된다면 국가대표급 불펜감이라는 평가다. 또한 김정빈은 프로 8년차지만 지난해 첫 1군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 후반기에 16.2이닝 평균자책점 8.10으로 무너졌지만 시즌 초 22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활약해 팬들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김정빈의 필살기는 지난 시즌 피안타율이 0.029에 그친 체인지업이다. 일반적으로 좌완투수의 체인지업은 우타자에게 강해 앞으로 좌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는 우타자 피안타율이 0.176에 그친 것이 입증해주고 있다. 지난해 좌타자 상대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0.286으로 높아지면서 왼손타자 전체 피안타율도 0.255로 높았다. 일반적으로 좌투수의 슬라이더 교정은 체인지업 장착보다 쉽다고 알려져 그가 올 시즌 슬라이더 완성도를 높인다면 좌완 선발감이 없는 팀에 단비가 될 수 있다. SK는 원조 에이스 이승호부터 김광현까지 수많은 명품 좌완투수를 배출했다. 김정빈과 김택형이 SK의 마지막 명품 좌완이자 신세계의 첫 명품 좌완투수로 거듭난다면 팀 마운드에 한층 더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권재민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미국 출국…2021시즌 본격 스타트

인천이 배출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021시즌을 위한 본격 준비를 위해 출국했다. 류현진은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애틀랜타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출국했다. 지난해 10월 초 가족과 함께 귀국해 약 4개월 간 국내에 머물며 개인 일정과 훈련을 소화한 류현진은 이날 가족을 국내에 남겨둔 채 홀로 떠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출국 인터뷰 없이 출국장을 빠져나간 류현진은 미국 도착 후 팀 훈련장이 있는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를 찾아 개인 훈련을 한 뒤, 18일부터 시작될 투ㆍ포수조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류현진은 국내서 지난해 11월부터 훈련을 시작해 올해 1월에는 제주도에서 2주간 캐치볼과 투구 훈련을 했다. 이어 1월말 서울로 돌아와 체력훈련을 소화하며 새로운 시즌을 위한 몸 만들기를 했다. 더니든에서 훈련을 이어갈 류현진은 오는 4월 2일 개막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올 시즌도 팀의 개막전 선발 등판이 유력시 되고 있다. 류현진은 출국에 앞서 이제는 야구에 전념할 시간이다. 올 시즌을 위한 준비를 잘 하겠다며 국민 여러분들이 힘내실 수 있도록 좋은 소식으로,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류현진은 1년 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구단 최고액인 4년 8천만달러를 받고 토론토에 입단한 뒤, 첫 시즌 코로나19로 리그 일정이 축소 운영된 상황 속에서 12경기에 등판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활약했다.황선학기자

‘다 포지션 소화’ KT 송민섭ㆍ천성호, SK 오태곤ㆍ유서준 빛난다

프로야구에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존재는 소중하다. 경기 후반부 대타와 대주자 기용 이후 주전들이 빠질 경우 이들이 안정적인 수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입되기 때문이다. 올해 KT 위즈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로는 외야수 송민섭(29), 내야수 천성호(23), SK 와이번스는 내ㆍ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오태곤(29)과 유서준(25)이 꼽힌다. 외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송민섭은 지난 2013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창단 준비를 앞둔 KT의 트라이아웃에 응시해 입단했다. 당시 트라이아웃을 통해 입단한 22명 중 유일하게 현역으로 남아있다. 송민섭의 장기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덕목인 수비와 주루 외에도 타석에서의 끈질김이다. 지난해 타석당 투구수는 3.86개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과 비교해도 리그 30위권 안에 드는 수치다. 정교함과 힘은 떨어져도 팀 플레이에 강점이 있다는 평이다. 내야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한 천성호도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2번 지명을 받고 KT에 입단했다. 당시 대졸 선수 중 가장 먼저 프로에 지명받아 그에 대한 KT의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천성호는 지난해 66경기에 나서 188.2이닝을 소화했다. 이 중 2루수로 108.2이닝, 3루수로 61.1이닝을 소화했다. 올해는 비슷한 유형인 박승욱과 강민국을 제치고 부산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올해 30대 후반인 주전 2루수 박경수와 수비 부담이 많은 3루수 황재균의 체력 안배가 필요할 경우 가장 먼저 선택받을 자원이다. SK도 올 시즌 한 방을 갖춘 오태곤, 주루와 수비에 강점이 있는 유서준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오태곤은 지난 시즌 도중 SK로 이적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임에도 2할 후반대의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칠수 있는 타력이 강점이다. 과거 유격수로 뛴 경험을 살려 지난해 1ㆍ3루수와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대타와 대수비로서 경기 후반부에 빛을 발하는 고마운 존재다. 유서준도 올 시즌 팀의 대수비ㆍ주자 1순위로 꼽힌다. 지난해 2루수, 3루수, 유격수, 중견수, 우익수 등 5개 포지션을 소화했다. 주전 유격수로 낙점받은 박성한에게 변수가 생기면 그 자리를 메울 가능성이 높다. 안정된 수비로 자리를 잡으면 타격도 살아날 전망이다. 최근 각 팀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KT와 SK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이 올해 어떤 활약을 보일지 기대가 된다. 권재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