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게 빛날 창룡문 기대하세요”…‘2023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파일럿 테스트 성료

수원문화재단(대표이사 김현광)이 지난달 31일 오후 진행한 ‘2023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파일럿 테스트’가 성료했다. 오는 10월6일 창룡문 일원에서 열리는 ‘2023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에서는 ‘수원화성 행행(行幸)’을 네 가지 주제의 영상 작품으로 선보인다. 동장대와 국궁장에서는 경험의 장인 미디어그라운드와 창룡문 카페거리를 만날 수 있다. 개관 예정인 미디어센터에서도 미디어갤러리와 신진작가 공모작 등 풍성한 미디어아트 작품이 전시된다. 이날 테스트는 작품 제작 및 시연 전 영상의 제작 방향, 인터랙티브 효과 등을 점검하는 중요한 작업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특히 올해 선정된 미디어파사드 작가들의 기존 작품이 시연됐고, 작품 제작의 최적 환경을 위한 영상, 음향, 조명 등 장비 사양 등 검토가 이뤄졌다. 또 시설물 경관, 투사거리, 관광객 시야 확보 등을 고려한 위치 선정 역시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된다. 김현광 대표이사는 “올해 역시 시민들을 위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올 가을 창룡문 일대를 화려하게 밝힐 프로그램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철의 유쾌한 오케스트라’ 5월 가족의 달 클래식 공연 성료

5월 가족의 달 특별콘서트 ‘김현철의 유쾌한 오케스트라’가 5월 한 달간의 여정을 마쳤다. 코미디언 김현철씨가 지휘퍼포머로서 무대에 올라 화제를 모은 이번 공연은 6일 서울 강서구 스카이아트홀 공연을 시작으로, 14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에 이어 지난 28일 경기아트센터 회차를 마지막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공연에서는 코미디언 김현철씨의 화려한 지휘에 곁들인 유쾌한 해설이 무대를 가득 채워 객석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소프라노 박미화·홍채린, 바리톤 김동섭 역시 협연자로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 남녀노소 상관없이 감동과 재미를 경험하는 시간을 만들어내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공연 측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진행된 이번 공연이 문화 향유의 기회를 모두 누릴 수 있게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클래식 공연에 입장이 불가능한 미취학 아동들도 36개월 이상이라면 부모 동반 입장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문화 소비가 어려운 각계각층에 따스한 손길을 건네는 기회이기도 했다. 공연 관계자는 “수원 팔달구 지역의 저소득층 가구에 티켓 200매(약 1천만원 상당)를 기부했으며, 한국공항공사와 함께 김포국제공항 인근 지역아동센터의 어린이 40여명을 초청해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하는 문화행사를 진행했다”면서 “자라나는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에게 잊지 못할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지휘퍼포머는 “특별히 이번 공연에서는 아이들이 클래식 음악을 접하는 데 있어 친숙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많은 분들이 공연에 찾아와주시고 즐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모든 국민이 클래식 음악 문화를 보다 쉽고 편하게 접하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원시립공연단의 전통무예 고수들을 6월3일 창룡문서 만난다

정조의 친위 부대 장용영의 무예를 익혀온 전통무예 고수들이 창룡문에서 날아오른다.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시범단이 선보일 제21회 정기공연 마상무예 ‘선기대(善騎隊), 화성을 달리다’ 가 오는 6월3일 오후 3시 수원화성 창룡문에서 개최된다. 무예24기시범단은 매주 화~금요일 화성행궁 신풍루에서 무예24기 상설 시범공연으로 시민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시범단은 정조가 창설한 친위군영 ‘장용영’의 기병 부대인 ‘선기대’의 기병 무예를 비롯해 정조 시대 발간됐던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지상무예 16기·마상무예 6기로 구성된 무예24기 공연을 매년 선보여 왔으며, 매해 수원화성문화제의 야간 군사훈련을 재현한 ‘야조’ 공연을 통해서도 시민들과 소통해왔다. 그 중에서도 ‘선기대(善騎隊), 화성을 달리다’는 무예24기시범단의 상설공연에선 볼 수 없었던 마상기창, 마상쌍검, 마상편곤, 마상월도 등 선기대의 마상훈련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별히 이번 공연에선 자객들이 정조 암살을 위해 습격을 감행했다는 실록 속의 기록에 따라, 자객의 습격을 막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교전 등을 상세하게 재구성해 관객들이 몰입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웝시립공연단 관계자는 “철저한 고증과 더불어 단원들의 합심으로 빚어낸 다채로운 무예 퍼포먼스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라며 “수원 시민뿐 아니라 관광객을 비롯한 수원을 찾는 모든 이들의 발길을 붙잡을 최고의 공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려동물이 주는 의미…성남큐브미술관 ‘헬로! 펫, 또 하나의 가족’

과연 사람은 사람에게서만 위안을 얻어야 하는 걸까. 반려동물이 인간의 곁을 오랫동안 맴돌면서 위로와 소통이 절실한 인간에게 어떤 존재가 됐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성남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다음 달 25일까지 진행되는 2023 동시대이슈전 ‘헬로! 펫, 또 하나의 가족’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성남큐브미술관이 격년마다 개최하는 ‘동시대이슈전’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문화예술을 비롯한 사회 전반의 이슈를 예술로 되짚어보고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간의 삶 속 깊이 스며든 반려동물을 모티프로 활동하는 11명의 작가들이 일상에서 재발견하는 반려동물의 의미를 풀어낸다. 이들은 평면 회화와 사진뿐 아니라 물리적인 실체를 감각하는 조각, 다양한 방식으로 수용이 가능한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 입구에선 귀엽고 앙증맞은 표정의 강아지를 확인할 수 있다. 주후식 작가가 흙으로 빚어낸 뒤 테라코타 방식으로 구워 만든 강아지들이다. 인간의 입장에서 볼 때 외관상 호감을 불러오는 강아지들의 모습은 오히려 인간에게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삶의 영역에 깊숙이 침투한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다루는 전시의 테마를 환기한다. 인간의 곁을 오랜 기간 지켜온 개 뿐 아니라 물고기나 고양이를 비롯한 다양한 반려동물을 전시실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정하경 작가가 그려낸 고양이들의 세계에서는 인간을 곁에 두지 않은 고양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을지 상상이 가능하다. 이어 유혜리 작가가 그려낸 여러 마리의 물고기가 인간의 생활 양식, 문화 영역과 연결됐을 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지 가늠할 수 있다.  이아영 작가는 자신의 일상과 호흡하는 강아지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캔버스에 실었다. ‘조금만 더’, ‘으읏차!’ 등의 작품에서는 캔버스에 실제 목줄이나 원반 등 강아지와 시간을 보낼 때 쓰는 용품을 결합하고, 캔버스 위에 장난감을 올려놓는 등 소재와 표현 방식에 있어 입체감을 부여해 관람객들의 몰입을 돕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일상의 가치를 보여주는 작업들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5년에 걸쳐 유기견 나무 조각을 2천400여마리 만들고 그 가운데 1025마리를 전시했던 윤석남 작가의 조각 ‘1025: 사람과 사람 없이’의 일부가 전시실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처럼 전시는 유기견 문제와 같이 동물들이 인간의 곁을 지켜온 기간이 길어질 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곱씹어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특별히 반려동물의 죽음, 장례문화를 다룬 섹션도 주목할 만하다. 금혜원 작가는 박제된 반려동물들을 사진으로 남겨 이들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를 점검해보는 기회를 만들어낸다. 또 반려동물의 장례식이나 묘지, 납골당과 화장터 등을 작품의 화두로 끌고 오면서 동시대의 반려동물 장례 문화가 어떤 질문을 만들어내는지 사유하고 있다. 현실에서 만나는 반려동물뿐 아니라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시선 역시 확인할 수 있다. 개가 등장하는 동서양의 설화를 재해석한 이승희 작가의 작품에선 인간과 동물, 그리고 그들이 속한 세계가 품고 있는 사회문화적인 요소를 풀어내는 작업을 엿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민재홍 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팀 과장은 “다양한 순수미술 분야의 작품을 통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일상의 모습을 다각도로 표현하고 있는 전시”라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반려동물과 같이 지내는 데 있어 꼭 이야기해야 하는 부분을 놓치지 않고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시향과 함께 프로코키예프의 음악 세계로 ‘풍덩’

소련 시기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로 현재까지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프로코피예프의 음악 세계가 찾아온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은 6월1일 오후 7시30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제286회 정기연주회를 선보인다. 최희준 수원시향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이번 공연에선 2019년 제16회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만 19세의 나이로 3위에 입상하는 등 일찍이 주목받는 행보를 보였던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이 협연자로 나선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20세기 현대음악사에 족적을 남겼던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이 선사하는 낭만과 기교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수원시향은 김동현 바이올리니스트와 함께 프로코피예프의 서정성이 강조된 바이올린 협주곡 2번 사단조 작품 63을 통해 관객과 호흡한다. 특히 그간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교향곡 4번 다장조 작품 112(1947년 개정판)를 무대 위로 올린다. 1930년 버전과 비교했을 때 1947년의 개정판은 피아노 하프, 피콜로, 클라리넷 등의 악기가 추가되면서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재편됐다.   수원시향 관계자는 “풍성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수원시향의 음악적 색채와 최희준 지휘자의 음악적 해석이 어떻게 결실을 맺을지 기대된다”면서 “클래식계의 라이징 스타인 김동현씨와 함께 무대를 가득 채우는 모습 역시 기대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경기아트센터, 친숙한 클래식 공연 ‘고전적 음악, 저녁’ 첫 무대 선보여

관객과 호흡하는 친숙한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경기아트센터는 다음달 9일 대표 클래식 공연 시리즈인 ‘고전적 음악’의 올해 첫 무대를 선보인다. 고전적 음악은 경기아트센터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을 테마로 기획한 클래식 공연 시리즈다. 다음달에는 ‘고전적 음악, 저녁’이라는 타이틀로, 금요일 저녁과 어울리는 편안한 클래식 무대가 펼쳐진다. 이번 공연에선 대중들에게 친숙한 두 클래식 아티스트, 베이스바리톤 권서경과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가 함께한다. 권서경은 JTBC ‘팬텀싱어’에서 ‘흉스프레소’ 멤버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실력파 성악가다. 클래식 뿐만 아니라 팝,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개성있는 스타일로 소화해 관객들의 호평을 얻은 바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역시 JTBC ‘슈퍼밴드’ 시즌 2와 MBC ‘TV 예술무대’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약하며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장르를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 아티스트다. 특히 이날 공연에선 경기필하모닉의 수준 높은 연주가 더해져 더욱 풍성한 무대가 열릴 예정이다. 경기아트센터는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수록곡, 모차르트와 바르톡의 대표적인 작품, 영화 OST, 한국 가곡 등 관객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시간 속에 매몰된 ‘고전’을 현재에 맞춰 각색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을 ‘고전적 음악’ 시리즈의 최우선 가치로 설정했다”며 “다양한 악기를 소개하고 곡 해설을 덧붙여 관객에게 친근한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서예, 현대를 만나다…노복환 서예가 '금강경의 밝은 빛'

서예의 범주에서 빚어낸 새로운 창조를 선보이는 풍천 노복환 작가가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서예와 불교, 서양화풍이 어우러진 그만의 세계를 선보인다.  오는 31일부터 6월6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 전관에서 열리는 ‘상방대전으로 쓴 금강경전-금강경의 밝은 빛’ 전시에서다.  전시에선 ‘행초서 대가’로 알려진 노 작가의 새로운 변화와 시도가 돋보인다. 그동안 13체 천자문을 다양하게 변용하고 100~150년 된 고지를 활용해 서예의 현대화 속에 서예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해왔던 그는 이번엔 재료와 기법을 다양화 해 서양화풍 등 또 한 번의 변화를 시도했다.  우선 다양한 서체로 풀어낸 ‘금강경’이 돋보인다. 전시의 중심인 ‘금강경’은 상방대전(上方大篆)과 광개토대왕비체로 풀어냈다.  상방대전으로는 5천400자의 금강경을 새겼다. 상방대전은 인전(印篆)의 한 형태로 필획을 중첩하고, 쌓아 올려 인면(印面)을 가득 메우는 서체를 말한다. 전지가 23장, 길이만 총 16m에 달한다. 이 작업에만 꼬박 45일이 걸렸다.  광개토대왕비체로 쓴 ‘금강경’은 글자당 가로 세로 각 2cm로 전지 두 장 반이다. 광개토대왕비서체는 중국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서체로 알려졌다. 강한 남성미, 예스럽고 질박한 아름다움이 우리 민족의 정서를 잘 드러내 준다. 노 작가는 “광개토대왕비를 분석해보면 정방형이 아니라 획의 방향이 다양하다”면서 “지금 봐도 광개토대왕비 같은 형태의 자형이 없는데, 그 점을 살펴서 썼다”고 밝혔다. 눈 여겨 봐야 할 점 중 하나는 재료 사용의 ‘탈서예’화다. 한지와 고지를 이용하고, 여기에 아크릴 물감과 유화물감을 사용했다. 캔버스에 얹은 작품도 많다. 재료와 표현방식, 소재와 기법은 서양화 작품 요소를 지향한다. 서예와 서양화의 중간지대에서 한지와 고지, 유화 물감과 아크릴 물감, 여러가지 혼합 재료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있는 셈이다. 문자를 기본으로 하지만 문자를 벗어버린 작품도 눈길을 끈다. 전시에는 불교 관련 서예 50점을 비롯해 회화 28점이 내걸린다.  노 작가는 한국서예협회 이사장, 수원서예술협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대한민국화성서예대전 기획 운영, 한중 교류전 등 서예 발전에 한평생 힘 쏟아왔다. “동양의 서예와 서양의 기법을 더하고, 이질적 재료의 사용으로 서예가 현대로 나아가는 것을 나 자신을 통해서라도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서예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변화를 모색한 이번 전시를 통해 서예에 대한 그의 열정을 읽을 수 있다. 

‘한국화 전문 화랑’ 수장의 작품 기증… ‘동녘에서 거닐다: 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 [전시리뷰]

“제 선친이 미술계에 들어와 평생 일을 하고 생계를 꾸리면서 한국 미술계에 조그마한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남겼습니다. 그 바람에 따라 형제 간 뜻을 모아 의미있는 작품들을 기증하게 됐습니다.” ‘수집가’의 작품 기증은 미술인으로서 한 개인이 쌓아 온 역사를 기증한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 작가의 작품 기증도 그 사례가 많지 않지만, 수집가의 작품 기증 사례는 더욱 드물다. 박우홍 동산방화랑 대표는 지난 2021년부터 2차례에 걸쳐 동산방화랑의 설립자인 부친 박주환(1929~2020)이 수집한 209점의 작품, ‘동산 박주환 컬렉션’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동산방화랑은 지난 1974년 서울 인사동에서 본격 운영한 한국화 전문 화랑으로,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실험적인 전시를 해 현대 한국화단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동산 박주환 컬렉션’ 209점 중 94점의 한국화 대표작을 선정, 내년 2월12일까지 ‘동녘에서 거닐다: 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시대 흐름에 따라 총 4부와 에필로그로 구성된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허백련의 ‘월매’가 압도적인 규모로 눈길을 끈다. 오랜 세월을 견딘 매화 고목을 10폭의 병풍에 먹으로 섬세하게 묘사했다. ‘북풍이 불어 사람을 넘어뜨리는데 고목은 변하여 거친 쇠가 되었네’란 좌하단 시구와 우측의 여백을 향해 뻗어 있는 매화 가지가 묘한 균형을 이룬다. 1945년 광복 이래, 서화가들의 창작 방식 중 하나로 자리잡은 ‘합작’ 문화를 헤아릴 수 있는 작품도 있다. 이상범·김기창·정종여의 ‘송하인물’엔 3개의 호(號)와 낙인이 찍혀 있다. 소나무는 정종여, 인물은 김기창, 좌상단의 화제는 이상범이 써 그림을 완성했다. 소나무 아래 바위에 기대 달을 감상하는 인물을 묘사했는데 먹과 색, 화제와 서정적인 여백이 조화를 이룬다. 특히 현대 도시의 건물을 색으로, 가로수를 과감한 수묵으로 표현한 송수남의 ‘자연과 도시’, 섬세한 필선과 담채의 조화로 8명의 소녀와 여인을 표현한 장운상의 ‘한일’ 등을 통해 전통과 현대의 표현방식을 절충한 당시 청년작가들의 현대 한국화도 만날 수 있다. 윤소림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한국화 전문 화랑의 작품 기증으로 50년 역사의 한국화 특성을 보여주는 전시가 마련됐다”며 “이번 전시로 한국화 연구 기반이 확장되고 수집가들의 기증문화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수집가’가 기증한 작품을 살펴보며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뒀다. 전시장을 찾은 김현주씨(52)는 “한 개인이 쌓아올린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돼 의미가 있고,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작품들을 한국 미술사의 변천사를 보듯 관람하게 돼 보는 재미와 감동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제이제이 덴 국내 첫 개인전… 부엉이들의 모든 것

부엉이 1천여마리가 제각각 익살스러운 표정과 색감으로 존재감을 뽐낸다. 부엉이들이 입은 깃털은 하나의 색에서 마치 수십개의 색감을 뽑은 듯 형광색과 원색 사이를 교감하며 빛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부엉이를 사랑하는 화가’ 제이제이 덴(JJ DEN, 본명 전지연)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시가 이달 31일까지 인천 송도 아트리움에서 열린다.  제이제이 덴은 미국과 일본 등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건너간 뒤 니혼대학 예술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 주립대 미술대학원(Fine Art)을 마쳤다. 일본과 미국 등에서 그룹전과 개인전 등을 수 십 회 열었고, 일본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아트디렉터로 활동했다.  ‘귀국 작가 초대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랫동안 수호신으로 여기며 그려온 부엉이의 다양한 모습이 담겼다.  작가는 어린 시절 산속에서 자라났다. 그는 깊은 밤 희미하게 우는 부엉이를 자신만의 수호신으로 여겼다. 멸종위기에 처한 부엉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그는 ‘밤을 지키는 수호신에게도 수호신이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부엉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가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 ‘소원성취’ 작품은 행운과 부를 상징하는 부엉이 1천마리가 제각각 다른 표정과 모양으로 시선을 끈다. 작가는 ‘1천마리의 학을 접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이야기에 빗대 이 작품을 보는 관람객의 소원이 이뤄지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작가는 그동안 하루에 1번씩 그렸던 부엉이와 올빼미를 한 작품에 모아 ‘여기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를 완성했다. 700마리 이상의 부엉이로 이뤄진 이 작품은 BTS의 팬인 아미의 ‘파도타기’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 부엉이는 전 세계에 139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는 멸종위기에 처해 남은 종이 확실하지 않다. 제이제이 덴은 ‘누가 누구인가?’ 작품을 통해 최근 10년 내에 존재가 확인된 부엉이의 얼굴과 이름을 그려 넣었다. 작지만 용맹한 부엉이 새끼들의 모습을 그린 ‘어린 부엉이들’, 작가만의 상상의 숲에서 부엉이들이 평화롭게 사는 모습을 담은 ‘거장의 숲’ 등을 통해서는 부엉이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주말 오후의 풍경…의정부 ‘아르츠 마켓’ 20일 시작

예술에 일상을 더한 의정부만의 문화시장 ‘아르츠 마켓’(Arts Market)이 20일부터 오는 10월까지 매주 마지막 주 토요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야외광장에서 열린다. 시민들의 일상 속에 문화와 예술이 더해지는 새로운 주말 오후의 풍경이 그려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의정부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아르츠 마켓’은 의정부예술의전당 활성화와 소규모 창작자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문화예술시장이다. 가지각색 공방에서 체험하는 창작욕구 가득한 메인 부스 ‘예술발견’과 예술의전당 야외광장에서 열리는 가드너들의 놀이터 ‘아르츠 포레스트’, 제주 전통주와 안주를 한 상에 담아 만들어보는 ‘로컬존’,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맛있는 충전소’ 등 4가지 코너로 운영된다. 특히 작가들과 함께하는 초상화 드로잉과 일러스트 작품을 엮어 만드는 아트모빌, 나만의 취미를 찾아줄 꼼지락 공방, 식물교환, 화분 만들기 등 작가들의 굿즈 판매와 체험, 먹거리부스 등 40여 팀이 참여한다.  예술 체험뿐만 아니라 야외무대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도 펼쳐진다. 5월에는 ‘의정부시청소년오케스트라’의 오프닝 공연과 애니메이션 음악을 전통적인 재즈 사운드로 편곡해 들려주는 ‘채희민 재즈그룹’, 이색적인 퍼포먼스로 랩과 탭댄스를 적절히 어울린 ‘ADP(에이디피)’가 무대에 오른다. 5월엔 20일에 열리며 6월24일, 7월22일, 8월19일, 9월23일, 10월21일 등 총 6회 개최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별도의 신청 없이 누구나 방문하여 참여할 수 있다.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