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한독 수교 140주년 기념공연 성료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독일 함부르크, 뒤셀도르프, 프랑크푸르트 등 3개 도시에서 한독 수교 140주년 기념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지난달 23일 독일 함부르크 음악·연극대학 포룸, 27일 뒤셀도르프 쿤스트팔라스트 로베르트 슈만홀, 29일 프랑크푸르트 알데 오퍼 그레이트홀에서 현지 관객들에게 경기시나위의 매력을 알렸다. 특히 이번 공연 일정 동안 함부르크주의회,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의회, 헤센주정부, 프랑크푸르트 시의회 구성원을 비롯한 프랑크푸르트 시장, 에센 시장, 퀼른 부시장 등 인접한 지자체 관계자뿐 아니라 퀼른현대음악제 예술감독 등 음악계 인사 및 각국 외교단 대표, 현지 한인교포사회 대표, 한국기업의 대표들 등 각계 내빈들이 초청돼 140주년을 맞는 한독 양국의 관계가 더욱 빛났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이번 유럽투어에서 ‘시나위 - 원(圓), 방(方), 각(角)’, ‘장구합주 – 궁궁락타(弓弓樂打)’ 등 초연 2곡과 민요 메들리 ‘이별가, 오봉산타령, 연평도 나나니, 정선아라리, 어랑타령, 돈돌라리’, 전통가곡 ‘이수대엽’과 ‘디오니소스 로봇’ 등을 선보여 현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현지 문화예술계에서도 이번 공연에 대해 내용과 형식면에서 상당히 빼어난 무대라는 평과 함께 한국 음악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접근이 현지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유럽 관객들과 시나위의 정수를 나누면서 감정적인 교류를 이어갈 수 있어 벅찬 마음”이라며 “국내에서 벗어나 틀을 깨는 신선한 시도들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드라마, 영화, 대중음악 등의 분야뿐 아니라 우리의 전통음악도 전 세계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큐브미술관에서 만난 ‘정은별: 불발이 연속된 시간’

정해진 논리와 속도로 흘러가는 현대사회 속 개개인의 미약한 움직임에 주목해 그 개인의 내면을 세상과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가는 이가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성남 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는 올해 두 번째 성남청년작가전 ‘정은별: 불발이 연속된 시간’은 정은별 작가의 내면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관람객들과 소통하는 데 집중한다. 이번 기획전은 성남에 거주하면서 작업을 이어가는 정 작가가 지역민들과 더 긴밀한 소통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함께하는 여정의 일부다. 전시는 한 개인에서 출발한다. 모두가 같은 목표물을 쏘지만 군중 가운데 쏘지 않는 한 사람이 있다. 의문을 품고 다른 이들의 행동을 따라 하지 않는 개인을 통해 작가는 사회의 법칙과 논리에서 벗어난 개개인의 감정에 귀 기울일 수 있다고 말한다. 1층에는 올해 작업한 신작들이, 2층에는 지난날 작가의 사유를 돌아볼 수 있는 작품들이 자리해 있다. 정은별 작가의 눈은 그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대상들에 머물 뿐이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작품으로 구체화되는 과정은 단순한 변형이나 변환에 그치지 않고 섬세한 표현에 따라 매체를 오가면서 공간에 스며든다. 그에게 일상생활 속 사물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일은 우리가 평소 응시하고 인식하는 것들에 대한 점검의 시간이다. 마구 접힌 채로 바닥에 무심코 놓여 있는 상자, 골목 곳곳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잡동사니들, 바람에 날리는 검은 비닐봉지 따위의 것들이 그대로 인식되지 않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작가는 부유하는 비닐봉지에서 움직이는 쥐의 형태를 포착해 캔버스로 옮긴다. 그렇게 대상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피어오르는 정체불명의 불안은 그 대상에 가까이 다가가서야 비로소 소멸한다. 1층 전시장을 수놓는 정 작가의 캔버스는 손바닥만 하지만 그가 인식한 대상은 내면을 뒤흔드는 불안감을 증폭하기에, 그의 캔버스가 좁아지면서도 그 속의 여유 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를 만든다. 2층에 올라서면 다소 낯선 광경이 펼쳐진다. 전시장 우측 벽에 캔버스가 다닥다닥 붙어있지만, 관람객이 바라보게 되는 건 캔버스의 뒷면이다. 이 역시 작가가 캔버스에 옮겨놓은 대상을 관람객들이 인식하는 데 영향을 주는 방식의 전시 구성이다. 신작들로 구성된 1층과 달리 작가의 지난날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이곳은 대상에 대한 인식을 토대로 작품을 만들어온 작가의 내면이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정은별 작가 역시 “불안과 공포 같은 감정이 어떻게 시각화되면서 화면과 매체를 넘나들고 있는지 집중해서 관람할 때 각자에게 와 닿는 감상의 깊이가 더욱 풍부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를 기획한 김태은 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팀 큐레이터는 “정 작가는 원래 사회 시스템 속에서 한 개인이 받는 영향에 관해서 이야기를 지속해왔다”며 “그는 난폭하게 화면을 채우는 대신 서정적이고 섬세한 표현으로 작품을 구축해오면서 독자적인 세계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작가의 작업 방식과 더불어 사유 흐름을 종합해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8월20일까지.

도민에게 찾아가는 경기아트센터 레퍼토리 공연 '예술즐겨찾기'

경기도예술단의 우수 레퍼토리 작품을 경기북부를 비롯한 경기도 전역의 주요 공연장에서 만나게 됐다.  경기아트센터는 경기도민 누구나 더 나은, 더 고른, 더 많은 문화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예술즐겨찾기’ 사업을 시행한다. 경기아트센터의 소재지인 수원에서 주로 선보인 경기도예술단(경기도극단, 경기도무용단,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경기팝스앙상블)의 레퍼토리 공연을 경기도 31개 시군의 주요 공연장에서 선보이는 사업이다.  지난 달 30일에는 ‘예술즐겨찾기’의 첫 번째 공연으로 가평 ‘음악역1939’에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실내악 연주가 열렸다. 이어 고양, 남양주, 파주, 포천 등 각 지역 공연장에서 경기도예술단 레퍼토리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경기남북부 주요 거점 지역에서는 경기도예술단과 경기도민이 함께하는 문화예술축제도 예정돼 있다.  특히 ‘예술즐겨찾기’는 지역의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문화 배려계층에게 무료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공연장까지 올 수 있는 이동차량을 제공하는 등 공연장 방문이 어려운 이들의 접근성을 낮추는데도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앞으로 도내 지역 공연장 활성화 및 지역 도민의 문화수혜기회를 확대하고, 지역간 문화기회 격차와 불균형을 해소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기악 부문 김계희·이영은·손지훈 1위…한국인 최초

세계 최고 권위의 콩쿠르 중 하나인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참가자들이 바이올린, 첼로, 성악 부문에서 1위를 휩쓸었다. 29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폐막한 2023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바이올린 부문 김계희, 첼로 부문 이영은, 성악 부문 테너 손지훈이 각각 1위에 올랐다. 한국인이 차이콥스키 콩쿠르 기악 부문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한국인 참가자는 8명이 결선에 진출해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성악, 목관 및 금관 부문에서 모두 입상했다. 성악 부문엔 베이스 정인호가 공동 2위에 올랐고, 첼로 부문에선 박상혁이 3위, 목관 부문에선 플루티스트 김예성이 공동 3위에 올랐다. 또 피아노 부문 결선에 진출했던 예수아는 공동 4위, 첼로 부문에선 이동열이 5위를 차지했다.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인 김계희는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 안드레아 포스타치니 국제 콩쿠르 등 권위 있는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 있다. 서울대 음악대학을 수석 입학 및 전학기 수석 졸업했으며, 뮌헨 국립음대 석사과정을 마쳤다. 첼로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영은은 선화예고를 거쳐 서울대 음악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남자 성악 부문 1위인 손지훈은 2015년 파파로티 성악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은 뒤 지난해 이탈리아 비오티 콩쿠르, 카바예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남자 성악 공동 2위인 정인호는 서울대 음대를 졸업했고, 첼로 부문 3위에 오른 박상혁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이다. 목관 부문 공동 3위를 차지한 플루티스트 김예성은 서울대를 졸업한 뒤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밟았다.  피아노 부문 4위에 오른 예수아는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 수석으로 조기 입학 및 최우수 졸업했다. 첼로 부문 5위 이동열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에 재학 중이다. 한편,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는 195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창설되었으며, 만 16세에서 32세의 전 세계 젊은 음악가들을 대상으로 한다.

‘AI, 창조의 경계를…’, “전시 가치 이어가자” 기업체도 손 내밀어

세계적인 유명 작가의 이름도, 대작도 없다. 감성을 자극하는 수묵화도 아니다. 캔버스를 가득 메운 강렬한 색감의 디지털 작품 30점은 사람들의 마음에 여운을 남기고, 기대감을 심으며 3차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종로구 더아트나인갤러리에서 지난 26일 개막한 ‘경기도 인공지능(AI) 창작단’의 예술활동 교육 결과물 전시 ‘AI, 창조의 경계를 넘어–모두를 위한 예술혁명’ 전시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라는 지방정부가 예술과 장애, 기술의 의미를 접목해 진행한 시범사업이 민간으로 영향력이 퍼져나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기도는 ‘경기지피티(GPT) 추진계획(로드맵)’ 중 하나로 경기문화재단과 함께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가 있는 도내 발달장애인 청년 15명을 모집했다. 사업에 참여한 하늘소리사회적협동조합의 발달장애 청년들은 4월부터 AI를 활용해 4시간씩 총 4회 수업을 받았다. 주로 음악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이들은 올해 3D펜을 활용해 시각예술에 접근 하려던 참이었다.  자기들의 생각을 그림으로 묘사하는 데 한계가 있던 이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명령어를 넣으면서 창작의지를 마음껏 펼쳤다. 예술가들은 그 작품에서 새로운 영감을 발굴하고, 이를 자신만의 예술적 언어로 해석해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켰다. 결과물은 기대 이상이었다. 고석찬 하늘소리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그동안 발달장애인들이 시각 예술에 접근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휠체어 타는 사람이 계단만 있는 것 보다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게 접근성이 쉬운 것처럼, 장애인이 AI를 활용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면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발달장애인들이 실무자로 중심 역할을 한다면 저작권을 가질 수도 있고 직업이 될 수도 있을 거란 기대감도 있다. 앞서 진행한 시범사업이 작가들이 중심이 돼 진행됐다면, 오는 11월께는 장애인이 중심이 돼 완성하는 작품을 만들고 이를 전시할 계획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결과물 전시는 지난 5월30일부터 6월12일까지 경기도청사 1층에서 1차 전시를 연 후 종료될 예정이었다. 작품을 보관하고 추후 활용 방안을 고민할 예정이었으나, 입소문이 나면서 수원대 미래혁신관에서 14일부터 23일까지 2차 전시를 진행했다. 정보기술(IT) 기업체인 한컴스토어도 이를 눈여겨봤다. 문화예술과 IT의 만남, 장애 극복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가지며 좋은 작업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컴스토어와 협력관계이던 더아트나인에 해당 전시를 의뢰했고, 아트나인갤러리에서 사업의 취지를 이해해 전시가 마련됐다.  한컴스토어 관계자는 “우리가 보유한 플랫폼과 기술을 해당 콜라보 작품과 접목한다면 다양한 기회가 창출되고,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가 발생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면서 “전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윈윈하는 형태로 지속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도 사업을 주관하는 경기문화재단과 장애인 전문교육단체인 ㈜키뮤스튜디오,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이 합심했다. 전문인력과 김지효, 김혜상, 백성은, 유미선, 이혜민, 임승현 등의 예술가, 미술대학 학생들이 매개자로 참여해 발달장애인과 협업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경기문화재단 정책사업팀 관계자는 “장애인과 예술가, 기술의 협업뿐만 아니라, 교육기관과 민간기업이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형태로 작업이 이어질 수 있게 도움을 줬다는 점에서 감사하고 뜻깊은 사업”이라며 “발달장애인들이 AI를 통해 예술활동을 활발히 하고 예술가로 자리 잡고 나아가 실질적인 판매를 이뤄 가는 방향 등을 만들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7월2일까지.

“독자적 여성화가의 길 구축”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사계’ 中]

경기도미술관의 이건희컬렉션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전 ‘사계’는 1927~2010년 일제강점기, 6·25전쟁, 분단, 민주화 운동 등 격동의 근현대 시기를 거친 예술가들이 남긴 대표작을 선보인다. 눈에 띄는 것은 이건희컬렉션 중 여성 작가의 작품만을 별도의 공간에 모아 다른 이건희컬렉션 전시와의 차별화를 꾀한 점이다. 남성중심의 화단에서 고군분투했던 여성 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또 하나의 계절’은 최초의 여성화가인 나혜석, 1세대 여성 조각가인 김정숙, 여성의 관점에서 조형성을 탐구한 박래현과 천경자 등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총 16점의 작품 중 이건희컬렉션은 4점이며, 나머지는 수원시립미술관·리움미술관 등의 소장 작품이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천경자의 ‘누가 울어2’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천경자는 채색화로 독보적인 화풍을 구축한 작가로, 화려하면서도 초현실적인 세계를 담아냈다. 1969년부터 세계 각국을 여행하기 시작한 천경자는 미국 중서부를 여행한 뒤 ‘누가 울어2’를 완성했다. 카드, 강아지, 코끼리 등이 어우러져 신비한 모습을 띄면서도 전라의 여성의 눈빛과 코끼리에 앉아 울고 있는 듯한 여성의 모습에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고독했던 그의 정서가 베어있다. 1955년 미국에서 추상 조각을 공부한 김정숙은 유기적이고 단순한 추상 형상의 작품을 선보였다. 새의 날개를 단순화해 비상의 본질에 닿으려고 한 작품 ‘비상’, 숭고한 사랑을 표현한 ‘키스’, 마광기법을 통해 표면을 완벽하리만큼 매끄럽게 처리한 ‘제목 없음’ 등 작품 3점을 통해 단순하고 상징적이며 완벽주의적으로 변모해 간 작가의 여정을 살필 수 있다. 이 외 나혜석의 ‘자화상’과 박래현의 ‘작품11’ 등도 볼 수 있다. 변화무쌍하면서도 조화로운 자연은 예술가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준다. 도미술관은 ‘자연으로부터’ 구간을 통해 자연을 소재로 독자적인 화법을 찾아간 예술가들을 조명했다. 총 16점의 작품 중 이건희컬렉션은 13점이 있다. 변관식은 자연의 장대함을 부각하는 동시에 인물을 등장시켜 작품 속 풍경을 실제 유람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강촌추색’은 가을빛이 완연한 서정적 분위기에 변관식 특유의 표현적 필묵이 조화를 이룬다. 옅은 먹에서 진한 먹으로 쌓아가듯 농담을 살린 적묵법, 작고 동그란 호초점은 그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전통 회화를 계승하면서도 근대적 화법으로 한국의 산수를 그렸다. 오지호의 후기 작품 중 하나인 ‘여수항 풍경’은 푸른 바다와 화려한 색을 입힌 배가 조화를 이뤄 시원한 느낌을 준다. 자연을 사랑해 그 생명력을 순수한 색채와 자유로운 붓의 구사로 화폭에 담았다. 오지호는 후기에 항구 풍경을 많이 그렸는데, ‘여수항 풍경’은 붓의 터치로 바다의 물결을 표현한 표현주의적인 성향과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감이 드러나는 인상주의적 성향을 모두 살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밖에 유영국의 ‘작품’, 도상봉의 ‘개나리’ 등 자연을 모티프로 한 한국 근현대미술의 다양한 작품을 찾아볼 수 있다.  관람객 A씨는 "이건희컬렉션 전시를 경기도에서 볼 수 있다고 해 시스템이 열리자 마자 예매를 하고 기대하며 기다렸다"며 "회화, 조각 등 한국근현대미술의 전체적인 흐름을 조망하면서도 작가 개개인의 고민과 화풍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매우 의미있는 전시였다"고 말했다.

6월 경기도 문화의 날, 두 배로 더 즐기는 법

28일 경기도 문화의 날을 맞아 경기문화재단 뮤지엄을 비롯해 도내 공연장 등에서 풍성한 문화예술 체험을 제공한다. 이건희컬렉션이 포함된 경기도미술관 ‘사계’전의 특별 프로그램부터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인형극까지 맞춤형으로 즐길 수 있다.    ■ 이건희, 백남준 세계 누비거나… 뮤지컬로 오늘을 위로  경기도미술관에서는 이건희컬렉션을 중심으로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사계’가 진행 중이다.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컬렉션 46점과 근현대 미술의 주요 작가 41명의 작품 90점을 관람할 수 있다. 28일엔 경기도미술관 프로그램으로 ‘큐레이터 투어 : 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운영된다. 전시, 작품, 건축 속 이야기를 큐레이터에게 직접 들을 수 있다. 전시는 8월20일까지 이어지며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지난 4월부터 선보이는 ‘사과 씨앗 같은 것’ 전시의 연계 프로그램인 ‘백남준의 실험실Ⅰ: 내 맘대로 실험 텔레비전’이 7월1일 열린다.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이번 프로그램은 백남준의 실험 텔레비전 개념과 원리를 배워보고 브라운관 텔레비전을 직접 조작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즐거운 감상법 제안 : 보다, 천천히’는 빠르게 스쳐보던 작품을 천천히 관람하며 느끼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돕는다. 이달엔 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며 백남준아트센터를 방문하는 누구나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남양주 다산아트홀에서는 29일 오후 8시 뮤지컬 ‘책방, 오늘’이 무대에 오른다. 죽은 후, 여행자가 되어 한 책방에 도착한 그는 책방 주인의 안내에 따라 책 한 권을 받게된다. 그리고 천천히 읽어보며 내 인생의 첫 문장을 고민한다. 공연은 수만 가지의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 보고 느끼고 만들고… 어린이들 위한 프로그램 실학박물관에서는 어린이 대상 주말 체험 프로그램 ‘실~하게 놀자~!’가 마련됐다. 박물관 유물을 활용한 만들기 체험으로 정약용의 매조도 탁본 체험, 해시계 팔찌 만들기, 실학 뱃지 만들기로 구성되어 있다. 매주 토·일요일 무료로 운영되며 누리집과 지지씨멤버스에서 사전 예약을 하면 된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에서는 창작인형극 ‘파란 토끼 룰루’를 만날 수 있다. 동화나라에 사는 파란 토끼 룰루가 꿈별씨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내용으로 평일 오전 11시와 12시 30분, 주말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관람할 수 있다. 7월 2일까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2층 공연장에서 운영된다. 

팝·락 등과 결합한 이희문표 경기민요…‘오방신과(OBSG) 스팽글’ 28일 공연

경기민요가 팝과 락, 발라드 등과 만나 화려한 변신을 선보인다. 경기아트센터는 28일 대극장에서 이희문 프로젝트 ‘오방신과(OBSG) 스팽글’ 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인 ‘스팽글’은 무대의상에 반짝임을 더한 장식으로, 갇혀있던 틀을 깨고 벗어난 ‘해방과 자유’를 상징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다양한 장르로 재해석된 경기민요를 신선하면서도 파격적인 모습으로 선보여왔던 소리꾼 이희문의 과거, 오늘 그리고 미래를 확인하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이희문은 이번 ‘오방신과(OBSG) 스팽글’ 무대에서 종전 활동을 통해 선보였던 곡뿐만 아니라 팝, 댄스, 락, 블루스, 발라드, 지루박까지 다양한 장르로 재해석한 신곡들을 선보인다. 공연엔 오방신과(OBSG)로 이희문과 활동해 온 ‘허송세월 밴드’, ‘놈놈’이 함께한다. 이번 공연에선 화려한 비주얼과 퍼포먼스를 넘어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경기 민요의 본질을 지키고자 하는 소리꾼 이희문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이희문은 ‘국악계 이단아’, ‘B급 소리꾼’ 등으로 불리며 대중의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 2017년 아시아 최초 NPR 타이니데스크(Tiny Desk Concert)에 밴드 씽씽으로 출연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으며, 이후 다양한 장르로 세련되게 재해석한 경기민요를 선보이며 새로운 시도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화려한 비주얼에 못지 않은 탄탄한 실력의 소유자인 소리꾼 이희문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무대에 오른다”며 “경기 민요의 변신이 어디까지 가능할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연은 모든 좌석 6만원으로 경기아트센터 누리집 등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안산문화재단 '조선의 그림신선, 김홍도' 27일부터

(재)안산문화재단 김홍도 미술관이 27일부터 ‘2023 단원 콘텐츠 전시 ‘조선의 그림신선, 김홍도’를 김홍도 미술관 3관에서 선보인다.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화가 단원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조명하고자 마련된 상설 기획전시로 김홍도 미술관 명칭 변경 이후 두 번째로 마련됐다. 단원은 안산에서 유년시절을 지내며 문인화가인 표암 강세황의 가르침을 받았다.  당시 안산은 화가, 문인, 학자들의 주요 활동 장소로 예술과 학문의 향훈이 가득했던 18세기 지방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이러한 문화적 배경에서 단원은 스승 강세황을 중심으로 한 예술인 모임과 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안산의 재야 문화계에 참여, 촉망 받는 화가로 성장한다.   이후 도화서 화원이 돼 정조의 신임을 받으며 조선 후기 최고의 화가로 명성을 날리게 된다. 이번 전시는 풍속·산수·기록화 및 신선도 등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솜씨와 초탈한 생활의 모습이 신선과 같아 ‘그림신선(화선畫仙)’으로 불린 단원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폭넓게 다루며 시기·장르별 대표작품과 콘텐츠로 구성된다. 1부는 도화서 화원이 된 20대부터 화가로서 최고의 경지에 이르는 50대 이후의 작품세계를 담아냈고, 2부는 단원이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18세기 지방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안산에 대해 소개한다.  또 김홍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김홍도의 진본 6점을 함께 선보이며 미술사적 가치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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