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 한숨 새어나온 국민의힘 상황실…“많은 차이 아쉬워”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주요 당직자들은 3일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일제히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 등 빨간 유세복을 입은 선대위 주요 당직자는 이날 투표 종료 30분 전부터 속속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에 입장했다. 이들은 굳은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분주하게 움직이는가 하면 웃는 얼굴로 서로 악수를 하기도 했다. 이어 오후 8시 정각 김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오차범위를 넘는 12.4%포인트 차로 뒤진다는 출구조사가 나오자 개표 상황실에는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최근 들어 여론 조사상 두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본 국민의힘은 전날까지 ‘골든 크로스’·‘역전’ 등을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끝내 기대에 어긋나는 결과를 받아 들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지역별 출구조사 발표가 이어지자 이들 대부분은 출구조사 결과가 믿기지 않는 듯 잔뜩 굳은 얼굴로 TV 화면 만 지켜보다 권성동, 김기현 윤상현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자 하나둘씩 서둘러 개표상황실을 빠져나갔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KBS 인터뷰에서 “오차 범위 내에서 다소 열세나 저희가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나오는 것은 굉장히 아쉽다”며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당내 다소 혼란으로 인해 저희가 뒤늦게 선거를 시작했고, 선거 막판에 터진 각종 이 후보의 본질을 알려주는 악재가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게 아쉽다”며 “사전투표율이 매우 높았던 데에는 그런 악재가 반영되지 않고 진행돼 그것도 아쉽다”고 했다.

이낙연, 박지원 저격..."이재명 부부, DJ 부부와 비슷하거나 더 훌륭하다고 보지 않아"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이 "저는 이재명 후보 부부가 김대중 대통령 내외분과 비슷하거나 더 훌륭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국회의원의 비판에 대한 답을 내놨다. 이 고문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지원 의원의 괜한 트집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이 고문의 맞대응은 이날 오전 박 의원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손을 잡은 자신을 향해 "그 명석했던 이낙연 전 민주당 상임고문, 어쩌다 이렇게까지 망가졌는가"라며 비판했던 것에 대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밤 9시까지 마이크 사용이 가능한 상황에서 사회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17분간 계속된 발언에 욕설까지 터져나오며 망신을 당했다는 보도도 나왔다"며 "조연이 주연보다 더 긴 이낙연 17분 vs 김문수 10분. 이쯤되면 누가 후보인지 헷갈릴 지경"이라고 이 고문을 향해 날을 세웠다.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이었던 전날(2일) 국민의힘 대전 유세 현장에서 찬조 연설에 나섰던 이 고문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이 고문은 "그 분이나 저나 자기 앞가림 잘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처지 아니냐"면서도 "어제 저의 시청 앞 연설은 이 시간까지 벌써 100만 명 이상이 유튜브로 조회했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저는 남의 삶에 이러쿵저러쿵 할만큼 제 삶에 대해 자신하지 못한다"며 "그 분의 삶에 대해 저는 말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이 고문은 "민주당이 사법권과 법치주의를 파괴하고 있기에 괴물독재가 우려된다는 저의 경고는 저의 충정어린 양심선언"이라며 "이에 대해 책임있게 대답하는 것이 먼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고문은 끝으로 "후대가 배울 것이 없으면 차라리 침묵하며 나이를 먹는 것이 옳다고 저는 믿는다"며 박 의원을 다시 한 번 저격했다. 한편 박 의원은 지난 5월27일에도 김 후보 지지 선언을 한 이 고문을 향해 "민주당에서 국회의원, 도지사, 총리, 당 대표를 역임한 이낙연 상임고문이 내란세력 김문수 후보와 개헌을 매개로 공동정부에 합의한다는 보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저격한 바 있다.

이준석 "젊은 세대 희망 못 담아 죄송…보수 접근법 바꿔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방송 3사(KBS, SBS, MBC) 출구조사가 발표된 이후 “젊은 세대의 희망과 기대를 많이 보내주셨는데 완전하게 담아내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3일 오후 8시 30분께 출구 조사가 발표된 직후 화성 동탄의 자택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선거를 통해서 공부하고, 배우고, 발전할 부분을 더 가다듬어서 대한민국과 정치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 사실 저희가 굉장히 어려운 환경에서도 개혁신당 당원과 지지자분들이 모두 일치단결해서 너무 잘 치러내서 감사하다”며 “무엇보다도 많은 성원해 주신 우리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이 은혜 제가 계속 갚으면서 정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 후보는 또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 하지 않은 것이 영향을 줬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저희는 단일화에 대해 고려한 바가 없다”며 “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단일화보다는 오히려 혁신에 임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 범보수 진영에 던져진 과제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선거에 대한 보수 진영의 방법론이나 접근법 자체가 좀 바뀌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8시 21대 대선 본투표 마감 이후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51.7%, 김문수 후보가 39.3%, 이준석 후보 7.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천하람 “이준석 대선 완주 자랑스러워…지방선거 준비 매진할 것”

개혁신당 천하람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3일 “사표 방지 심리와 관행 투표 심리를 뚫고 압도적 새로운 미래인 이준석 후보를 선택해주신 모든 유권자분들께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며 “이준석 대통령 후보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혁신당 대선 개표 상황실에서 제21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후보의 대선도전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과정이었다”며 “거대 양당에 비해 돈과 조직도 압도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 국민 여러분만 믿고 멋지게 완주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국민에게 거짓말하지 않았다. 정치공학적 선택이 아니라 국민께 소신과 원칙을 지키는 걸 몸소 증명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비록 저희가 목표했던 당선이라는 결과를 내지 못할 걸로 보여지지만 이 후보의 원칙있는 승부, 멋진 완주를 본 분들은 이 후보가 대한민국의 앞길을 이끌 차기 지도자의 면모를 이번에 보였다는데 동의하실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정말 이 후보의 소신과 매력으로 개혁신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개혁신당 구성원은 이런 성취가 흩어지지 않고 커질수 있도록 이 후보와 지방선거 준비에 지금부터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이 후보를 지켜봐주고, 후원해주고 선택해준 모든 대한민국 유권자들과 지지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욕설·난동 등 112신고 빗발…'다사다난'했던 경인지역 투표소

제21대 대선 본투표일 투표용지를 찢거나 난동을 부리는 등 경인 지역 투표소에서 112신고가 잇따랐다. 3일 경기남·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경기지역에서 대선 관련 접수된 112신고 건수는 총 236건이다. 이날 오전 7시께 이천시의 한 투표소에서 50대 여성이 투표용지를 찢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투표를 잘못했다며 용지 변경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하자 용지를 찢어 훼손했다. 관계자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여성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입건했다. 안양시 만안구에선 오전 10시45분께 부정선거 의혹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50대 남성과 그의 모친이 투표를 하려던 중 모친의 인명부에 서명이 돼 있는 것을 발견했고, 주변인이 112에 신고했다. 선관위 직원은 동명이인이 잘못 서명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신고인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항의했다. 또 오후 1시35분께 양평군 지평면의 한 투표소에서는 60대 여성이 난동 끝에 경찰에 체포됐다. 이 여성은 자신이 투표한 후보자가 보이도록 투표용지를 접지 않은 채 투표함에 넣으려 했고, 관계자가 이를 제지하자 소란을 피워 신고됐다. 수원특례시 권선구 오목천동의 한 투표소에선 같은 날 오후 2시38분께 “양로원에서 버스를 이용, 단체로 투표하러 왔다”는 참관인의 신고가 접수됐다. 투표소 이동 등에 대해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불법 소지가 있는 만큼 선관위는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김포에선 한 여성이 투표용지를 찢은 채 투표함에 넣어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으며 오산에선 취객이 투표함을 만지려다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또 의정부에선 한 남성이 투표를 한 후 투표 용지를 다시 달라고 요청하면서 선거 관리인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인천지역 투표소에서도 112신고가 속출했다. 인천경찰청은 이날 오후 8시까지 대선 관련, 총 58건의 112신고를 접수했다. 오전 8시께 남동구 간석동 투표소 앞에서 70대 남성이 “안내원이 없다”며 불만을 표시, 항의했고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이 계도 조치를 했다. 또 오전 9시59분께 연수구 선학동의 한 투표소에선 70대 여성이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전국 경찰에 경비 비상 단계 중 가장 높은 갑호비상을 발령했으며, 경기·인천 경찰은 투표소 총 4천39곳에 기동대 등 경찰력을 동원해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박찬대 "국민이 내란 정권에 불호령 심판 내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이번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께서 내란 정권에 대한 불호령 같은 심판을 내린거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3일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KBS와의 인터뷰에서 "출구조사 결과는 예측이긴 하지만 마지막 당선 유력이 당선 확실히 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국민의 심판과 판단이 무엇인지 살펴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날 오후 8시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51.7%,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39.3%를 기록한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은 "국민께서 윤석열 정권과 내란세력에 대한 심판투표를 한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 3년동안 파탄났던 민생과 폭망한 경제에 대해 회복하라는 열망이 이재명 후보를 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구조사 결과대로 이재명 후보가 승리한다면 민주당이 이재명과 함께 국민의 엄중한 명령을 받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 이후 이 후보가 전한 메시지는 없었냐는 질문에 박 위원장은 "아직 따로 들은 것은 없고 곧 이재명 후보께서 직접 입장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51.7%·김문수 39.3%·이준석 7.7% [방송3사 출구조사]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3일 오후 8시 KBS, MBC, SBS 방송 3사는 투표 종료와 함께 이같은 공동 예측(출구)조사 결과를 일제히 보도했다.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51.7%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39.3%를 기록했고, 두 후보의 격차는 12.4% 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7.7% ▲민주노동당 권영국 1.3%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0.1%로 나타났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를 지역별로 살펴 보면, △경기 이재명 55.8% 김문수 34.6% 이준석 8.5% △인천 이재명 53.6% 김문수 37.4% 이준석 7.5% △서울 이재명 49.3% 김문수 40.1% 이준석 9.2%를 각각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가 경기와 인천 지역에서 에서 과반이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고, 서울에서도 50%에 가까운 득표로 수도권에서의 강세를 입증 했다는 평가다. 특히 경기도는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자, 지난 대선에도 승부처로 평가받은 지역이다. 광주·전남에선 이재명 후보가 8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한 반면, 대구·경북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60%가 넘는 지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 이재명 81.7% 김문수 10.5% 이준석 5.9% △전남 이재명 80.8% 김문수 10.9% 이준석 6.4% △전북 이재명 79.6% 김문수 11.8% 이준석 6.7%로 나타났고, △대구 김문수 67.5% 이재명 24.1% 이준석 7.3% △경북 김문수 64.0% 이재명 28.2% 이준석 6.7% △경남 김문수 48.8% 이재명 43.4% 이준석 6.3% △부산 김문수 49.0% 이재명 42.7% 이준석 6.9%를 기록했다. 그외 △대전 이재명 51.8% 김문수 38.3% 이준석 8.8% △세종·충남 이재명 51.3% 김문수 39.7% 이준석 8.2% △충북 이재명 51.1% 김문수 40.2% 이준석 7.9% △강원 이재명 48.8% 김문수 42.2% 이준석 6.7% △제주 이재명 57.9% 김문수 31.2% 이준석 9.3%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 방송 3사 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입소스·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서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한 8만146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0.8%포인트다. 종합편성채널 JTBC의 예측조사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재명 50.6% ▲김문수 39.4% 였다. JTBC는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만2천명을 대상으로 무상 가상번호 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으며, 오차범위는 95%의 신뢰 수준에 ±0.9%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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