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칼럼] 임금을 향한 백성의 목소리… 조선시대 청원제도 ‘격쟁’

국민이 국가를 대표하는 기관에 자신의 요구사항이나 의견을 글로 작성해 국가기관에 제출함으로써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고 국가의 복지를 증가시키는 행위를 통틀어 청원이라고 한다. 자신의 희망사항을 청원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당한 억울한 사건의 해결을 요청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청원은 현재 대한민국 헌법에도 보장받는 권리 중 하나이다. 국회에 대한 청원법은 국회법, 지방의회에 대한 것은 지방자치법, 일반법에 대해서는 청원법으로 명시돼 있어 누구든지 청원을 한다는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지 않도록 제정돼 있기도 하다. 최근 청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서도 매일 새로운 청원들이 수없이 올라오고, 해당 청원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 뜨겁다. 5월3일 기준, 가장 뜨거운 청원을 받은 소재는 자유 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으로 참여 인원만 100만 명에 달한다. 국민들이 복지나 안전, 문화 분야뿐 아니라 정치개혁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민주정치에 대해 힘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청원제도가 격쟁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시대에도 존재했다. 격쟁은 조선시대에 억울한 일을 당한 백성들이 궁궐에 들어가거나 임금의 행차 때를 기다렸다가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만한 징, 꽹과리, 북 등을 쳐서 임금을 부른 후,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임금에게 직접 호소하는 행동이다. 격쟁은 국왕에게 직접적으로 자신의 희망을 말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지방에 거주하는 백성들에게는 격쟁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고 격쟁을 규제하는 규정이 없어 이를 통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청원을 한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는 현재의 우리나라와는 달리 조선시대에는 격쟁을 일으킨 사람인 격쟁인을 피의자로 삼아 체포해 의례적으로 곤장을 친 후, 억울한 내용을 구두로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격쟁은 신체적인 고통이 따름에도 격쟁의 내용이 여과없이 국왕에게 전달될 수 있었기 때문에 글을 못 쓰는 하층민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이렇게 조선시대 때부터 백성들의 소리를 듣기 위한 격쟁과 같은 제도와 백성들의 뜨거운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청원제도가 생겼고 국민들을 우선으로 여기는 민주정치로 발전할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홍나영 오산 운암고 3학년

[학생 칼럼] 우리는 왜 히어로에 열광할까

지난 4월 24일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 게임이 엄청난 흥행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개봉한 지 7일 만에 국내에서 700만 명 넘는 관객 수를 기록했고 빠른 속도로 흥행 중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기 때문에 엄청난 인기와 관심으로 온오프라인상에서 스포일러가 난무하고 있기도 하다. 어벤져스의 히어로들뿐만 아니라 슈퍼맨, 원더우먼, 배트맨 등등 히어로 영화들은 많은 사람의 사랑을 얻고 있다. 영화, 만화영화에서 인간이 가지지 못한 어떤 특별한 능력을 지닌 영웅을 소재로 하는 것들을 수도 없이 찾아볼 수 있고 대체로 그것들은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끈다. 그럼 우리는 왜 히어로에게 열광하는 걸까? 평소에도 자주 들어본 식상한 주제,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더 물오른 히어로물의 인기를 주목해보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질문인 것 같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히어로, 즉 영웅은 보통의 사람들이 가진 것 외의 어떤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힘이 엄청나게 세거나 하늘을 날 수 있거나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등의 능력을 지닌 것이다. 그들은 이 능력으로 위험에 빠진 사람들, 인류, 지구를 구한다. 히어로들이 있는 세상의 사람들은 그들 덕분에 평화를 되찾으며 히어로들은 존경의 대상이 된다. 우리가 히어로물에 열광하는 핵심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 아닐까? 온종일 뉴스에 나오는 사건사고들,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위험에 대한 불안감,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늦거나 부족하면 천대받는 사회. 그 때문에 히어로가 내 곁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 내가 멋있는 히어로가 되어 존경받았으면 하고 바라고 있을 것이다. 점점 각박해져 가는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영화를 찾고 히어로를 동경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다양한 히어로 영화들이 개봉되고 있고 많은 사람이 사랑과 관심을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히어로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현실 세계와 히어로의 세계는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각박해져 가는 사회에 히어로를 대체해 사회를 이롭게 만들 대안(법률)들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박혜지 용인 동백중 3학년

[항일독립운동 학교 유적지를 찾아서] 5. 수원 고등농림학교

수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수원화성이다. 수원 한가운데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아 시민들의 휴식처다. 수원화성은 우리나라 성곽문화의 백미로 뽑힌다.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 성곽의 장점만을 흡수해 완벽하게 건설된 도시 성곽이며, 세계 최초로 계획된 신도시라는 것이다. 수원화성이 유네스코 등재 문화유산으로 누구나 알고 있지만 100년 전 31 운동 당시 경기도 독립운동의 중심이며 최대 항일 유적지라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 격동의 세월을 거친 수원화성으로 역사 여행을 떠나 보도록 하자. 31 운동은 민주주의, 평화, 비폭력의 정신이 빛나는 독립운동이다.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 곳곳에서 매일 일어났고, 수원은 민족대표 48인 중 김세환의 지시로 기독교와 학생을 중심으로 전개됐으며 청년, 노동자, 농민, 여성 등 계층을 넘은 교육노동운동을 매개로 한 민중항쟁 성격을 띠고 있다. 수원 지역의 3ㆍ1 운동은 화홍문 방화수류정의 만세운동을 시작으로 4월 중순까지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천도교도와 기독교도, 유학자들, 그리고 농민, 학생, 상인들과 기생들까지 수원의 모든 민중들이 참여해 독립의 의지를 불태웠다. 일제 통감부가 우리나라에서 농업기술의 실험, 조사 및 수탈을 위해 설치한 권업모범장(勸業模範場, 농축산 기술 향상과 종자개량 목적의 관청) 부속으로 운영 중이던 수원고등농림학교(현재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기숙사생도 36명이 3월 3일 밤 몰래 탈출해 서울의 시위운동에 합세했다. 1920년대에도 동맹휴학과 비밀결사 등 항일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당시 화성행궁 봉수당은 일제에 의해 자혜의원이라는 병원으로 사용됐다. 또한 화성행궁 북군영 일대는 수원경찰서가 자리를 잡고 있었으며 수원 지역의 구심점인 행궁을 와해시키려는 일제의 주도면밀한 작전이었다. 자혜의원 앞에서 김향화와 30여 명의 기생들은 대한독립만세를 큰소리로 외쳤다. 자혜의원 앞 수원경찰서에는 일본 경찰과 수비대가 총칼을 차고 근무했으나, 김향화와 기생들은 일제의 총칼에도 굽히지 않고 만세를 불렀다. 기생들이 독자적으로 조직적인 만세운동을 벌인 것은 수원이 최초였다. 방화수류정 동쪽 언덕 삼일실고(현 삼일공고) 정문 앞은 현충탑이 있었지만 일제강점기 현충탑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노구찌의 순국비를 세웠다. 노구찌는 사강주재소의 순사부장으로 3월 28일 사강에서 벌어진 만세운동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던 인물이다. 성난 민중들이 주재소를 습격해 달아나는 노구찌를 돌로 쳐 죽였다. 일제는 만세운동이 어느 정도 가라앉자 노구찌 순국비를 세웠다. 1945년 광복을 맞이하자 수원시민들이 몰려가 노구찌 순국비를 부수고, 1948년 8월 15일 그 기단 위에 대한민국 독립기념비를 세웠다. 안타까운 것은 노구찌의 순국비는 모두 깨버렸지만 기단은 그대로 사용됐다는 것이다. 31 운동 역사도 100년이 됐다.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이들의 투쟁과 희생으로 독립을 쟁취했으며 오늘의 발전을 이루었다. 시대는 달라지고 상황은 바뀌었지만 31 운동의 정신은 이어나가야 한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수원화성을 찾아 100년 전에 울렸던 그날의 함성을 아이들과 같이 나누고 싶다. 이상규 수원 신풍초 교사

달라진 수학여행… “주인공은 나야 나”

그야말로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의 시즌이 도래했다. 학창시절 추억이 깃든 전국민의 수학여행지 경주 불국사가 사라지고 있다. 정규화된 코스가 아닌 교육과정과 연계해 학생들이 스스로 주제에 맞는 장소를 선택하고 코스를 짠다. 기획단계부터 콘셉도 다양하게 학년별로 직접 기획해 각양각색이다. 의상도 자유롭다. 점심 메뉴도 학생들이 논의를 통해 결정하는 소규모 및 테마형 수학여행이 대세다. 연천 전곡고등학교의 경우 1학기에는 연천 내, 2학기에는 연천 외 지역으로 주제별 체험학습을 간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체험학습을 진행, 학생들이 자율 시간과 아침 조회 시간, 반 단체 채팅방 등을 이용해 많은 의견을 나누며 투표를 통해 체험학습지 후보를 정한다. 장소뿐만 아니라 점심식사, 진행 프로그램, 일정까지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체험학습 일정을 모두 완성한다. 주제별 체험학습을 다녀온 전곡고 학생들의 재미있고 흥미로운 학창시절의 하이라이트, 수학여행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수레울아트홀에서 사랑해를 외치다 고등학교 입학 후 첫 중간고사 시험을 마치고 내 고장 알기를 테마로 주제별 체험학습을 떠났다. 1학년 3반 친구들과 다 같이 놀 수 있는 곳이 연천 내 어디 있을지 회의를 통해 수레울아트홀로 결정했다. 현장체험학습을 가서 무엇을 체험하며 놀지, 무엇을 먹을지 등 사소한 것까지 전부 다 같이 정하면서 더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가자마자 친구들과 다 같이 사진도 많이 찍고 넓은 운동장에서 전체가 하나 돼 다 같이 피구도 하면서 단합심도 커졌고 서로 감정 상하는 일 없이 재미있게 놀았다. 연천의 유명한 고깃집에서 식사를 하고 수레울아트홀 실내에 위치한 큰 강당에서 친구들과 동그랗게 앉아서 랜덤게임을 했다. 랜덤게임 중 기억에 남는 게 사랑해 게임인데 양 옆에 사람한테 사랑해를 하고 절대 웃으면 안 되는 게임인데 다들 너무 웃기게 사랑해를 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할 정도로 정말 재미있고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자 모두 서운해 하는 기색이 보였고 선생님께 더 놀면 안 되냐고 물어보는 친구도 있었다. 서먹하고 어색한 사이에서 서로 더 같이 있고 싶어 하는 사이가 되어 뿌듯하고 행복한 하루였다. 처음에는 많은 걸림돌 때문에 친해지지 못했지만, 서로가 마음만 먹으면 바로 친해지는 것이 반 친구라고 생각한다. 1년을 함께 보내야 하고 남은 기간 동안 더욱더 추억을 쌓을 수 있겠지만 앞으로도 서로를 믿고 힘들 때 도와줄 수 있는 사이가 된 거 같아서 17년 인생을 살면서 제일 보람차고 의미 있는 체험학습을 보냈다. 그리고 이번 체험학습을 통해 우리 지역에 연천 수레울아트홀이라는 멋진 곳에서 많은 친구들과 뛰어다니며 에너지를 발산시킬 수 있는 곳임을 알게 됐다. 신혜인기자(연천 전곡고 1) 우리 고장 연천,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다 5월 10일 금요일, 우리 학교는 주제별 체험학습을 떠나는 학생들의 열기로 떠들썩했다. 우리 반도 세 차례의 학급 회의를 통해 체험학습 장소를 정했다. 체육 시설과 캠핑장이 있어 등산과 캠핑 등을 즐길 수 있는 고대산, 탁 트인 강변에서 체육활동과 캠핑들을 즐길 수 있는 한탄강과 허브 식물원, 허브 공방,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는 허브빌리지, 마지막으로 구석기 시대의 유물과 유적에 대해 알 수 있는 선사박물관 등 연천의 많은 명소들이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학교와 가까운 거리와 두 장소 사이의 이동이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에 전곡 시내 외곽에 있는 볼링장과 문화체육관을 현장학습 장소로 정했다. 현장학습 날, 우리의 기다림을 보상해주듯, 하늘은 청명하고 햇빛 또한 눈부셨다. 반 친구들과 학교에 모여 도보 15분 거리의 볼링장으로 출발했다. 그곳에서 우리 반을 비롯한 다른 반 학생들과 함께 간단한 스포츠를 즐긴 다음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항상 가까이에 있던 장소들이었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니 감회가 남달랐고 반 친구들, 선생님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후 5분 거리의 문화체육관으로 향했다. 문화체육관은 전곡 시내 외곽의 커다란 공원으로, 농구 코트, 테니스코트, 족구장 등의 여러 체육 시설을 비롯한 편의 시설들로 꾸며진 장소다. 우리 학급도 이곳에서 다른 반과 연합해 피구를 진행하기도 하고, 한쪽에 마련된 정자에서 노래자랑과 간단한 게임을 즐기며 반 친구들과의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 체험학습 장소를 물색하는 동안 연천의 즐길거리, 볼거리, 먹을거리를 꼼꼼하게 조사하며 내가 사는 지역, 연천을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안지영기자(연천 전곡고 2) 고대산 자연휴양림에서 쓸데없는 선물 교환 우리 3반은 좀 특별하게 우리끼리의 추억을 쌓고자 장소를 물색하던 중 고대산 자연휴양림을 발견하고 최종 결정했다. 아직 5월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더웠기에 우리는 시원하고 쾌적한 곳에서 놀고 싶었는데, 이곳에는 일반 작은 펜션 외에 단체 손님을 위한 수련관이 있어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으면서 에어컨, 조리실 등의 편의시설이 잘 마련돼 있어 쾌적한 환경에서 체험학습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었다. 이렇게 우리는 장소를 정하고 체험학습 전날 팀을 나눠 고기, 채소 등의 바비큐를 위한 재료를 사러 함께 마트에 갔고, 필요한 물품을 모두 구비한 우리는 마침내 5월 2일 캠핑장으로 향했다. 캠핑장으로 걸어가면서 흩날리는 벚꽃이 아름다운 기차역을 지나가고, 흐르는 시냇물 속 크고 작은 송사리 등을 보며 우리들은 웃음꽃을 피웠다. 캠핑장이 산속에 위치해 있어 올라가는 길이 좀 힘들기는 했지만, 도착한 숙소가 너무 좋고 자연 속에서 걷다 보니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특별한 추억을 쌓기 위해 여러 가지 작은 행사를 기획했는데, 그중 쓸데없는 선물을 교환하는 일명 쓸데없는 선물 교환하기 게임을 통해 누가 누가 가장 쓸데없는 선물을 주고받았는지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터치 볼 등의 운동경기를 통해 뒷정리 당번을 정하기도 하는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배가 고파진 우리는 떡볶이, 라면, 바비큐 등을 해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연천은 도시보다 편의시설이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부족하다. 하지만 아시아 최초로 주먹도끼가 발견되고, 한탄강에 주상절리가 잘 발달돼 있어 역사ㆍ지리학적으로 많은 가치를 담고 있는 곳이며, 그만큼 자연환경도 도시 지역보다 훨씬 더 많이 보존된 자연친화적인 지역이라는 장점이 있다. 체험학습으로 놀이동산 대신 캠핑장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기도 하고 휴양림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학업에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기도 한다. 그래서 특별하다면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우리 전곡고만의 체험학습이 나는 더 가치 있고 좋다고 생각했다. 박유빈기자(연천 전곡고 2) 오토캠핑장서 숨바꼭질보물찾기사진찍기 연천은 작은 지역이다. 누가 누군지 알고, 여기가 어딘지 말만 하면 다 아는 그런 곳이다. 또 겨울엔 엄청 춥고, 여름엔 엄청 더운 지역이라 점점 봄과 가을이 사라지고 있는 고장이기도 하다. 매연 냄새보다는 소똥냄새가 더 많이 나는 지역, 연천에 살고 있다. 우리 반은 놀기 편할 것 같아 오토캠핑장을 장소로 결정했다. 오토캠핑장에서 하기로 한 활동은 피구와 숨바꼭질, 보물찾기, 사진찍기였다. 물론 당일 날 가서는 잘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큰 틀은 잡고 노는 게 좋을 것 같아 시간표까지 만들었다. 점심은 만들어 먹는 것보다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게 훨씬 편하고 깨끗할 것 같아 배달음식으로 정했다. 계획을 다 정한 후 체험학습 당일 날이 되어 편하면서 예쁜 옷으로 신경써 입고 체험학습 장소로 향했다. 날씨가 덥고 해가 쨍쨍하길래 오늘 날씨는 순탄치 않겠구나 생각했다. 게다가 우리 자리엔 그늘까지 없길래 그늘이 있는 장소로 자리를 옮겨 첫 활동인 피구를 시작했다. 땀을 조금씩 흘리며 몇십 분 피구를 하다가 쉬는 시간을 가져 쉬고 있는데 몇몇 남학생들은 다른 반 친구들과 족구를 하러 빠지고 남은 학생들은 무엇을 할지 생각 중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옆에 있는 공원에서 남은 학생들과 다같이 숨바꼭질을 했다. 물론 계획이 흐트러졌지만 그 문제 상황에 맞는 해결방 안을 찾아 해결했다는 것이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전 11시까지 놀고 자리로 돌아가 점심을 시키기 시작했다. 그 시간을 활용해 저와 부반장 도균이는 보물찾기 보물을 숨겼다. 밥을 다 먹고 1시가 다 되어 친구들은 보물찾기를 시작했다. 보물을 숨긴 저는 찾을 수 없어 열심히 찾는 친구들을 보고 있었는데 열심히 찾는 친구들을 보니 굉장히 귀엽고 보기 좋았다. 보물찾기가 끝나고 3시까지 하고 싶은 활동을 한 후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이런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활동이 처음이라 굉장히 낯설고 엉성했지만 친구들과 같이 했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2학기 때엔 연천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갈거라 또 새로운 경험이 되겠지만 연천 내에서의 이번 체험학습도 친구들과 함께 가서 연천이 새롭게 보이는 재미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다. 조은지기자(연천 전곡고 1)

“부모님 존경하고 사랑하세요” 안데르센의 동화 ‘어머니’ 숭고한 자식사랑 느끼며…

가정의 달 5월,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805년 덴마크에서 가난한 구두공의 아들로 태어난 안데르센은 할머니의 상상력과 아버지의 시적 재능 그리고 어머니의 깊은 신앙심을 물려받았다고 한다. 엄마의 강하고 숭고한 사랑을 그린 동화 어머니는 매서운 찬바람 부는 추운 겨울날, 죽음의 사자가 데려간 죽어가는 자신의 아이를 정신없이 찾아 헤매는 애처로운 엄마를 그리고 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엄마는 싫은 상황에서도 어쩔 수 없이 밤의 사자에게 노래를 불러 주고, 앙상한 가시나무를 온몸으로 끌어안아 가시 때문에 피를 흘리면서도 꽁꽁 얼어버린 가시나무를 자신의 체온으로 녹이고, 푸른 잎이 돋아 나게 하고, 꽃을 피우게 한다. 자신의 두 눈을 호수를 건너기 위해 주고, 흰머리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자신의 검은 머리와 바꿔주면서까지 아이를 찾기 위해 가엽고 처절한 여정을 이어가는 엄마는 인간 여성의 모습을 초월하는 종교에서 말하는 무조건적인 절대적 사랑인 아가페(Agape)로 그려진다. 엄마는 애처롭고 끔찍한 여정을 지나 드디어 죽음의 사자를 만나 아이를 찾아오고자 하지만 죽음의 사자는 아이의 미래를 담보로 엄마의 선택을 강요한다.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지, 불행한 삶을 살지 몰라 엄마는 차마 선택하지 못하고 아이의 생(生)과 사(死)를 신에게 맡기면서 끝나는 이야기다. 죽음의 사자가 말하는 불행한 삶보다 엄마와 아이가 같이 있는 삶이 더 행복했을 것 같은데 동화는 현실의 삶보다 신이 아이를 행복하게 한다는 의미로 결말을 그렸다. 5월 가정의 달, 내 생일날 나보다 날 낳아준 엄마를 챙기고, 어머니가 머무는 곳에 매일 찾아가 수발하고, 노모를 직접 목욕시켜 드린 후 시원하시냐고 묻는 이 시대의 아들들과 장애의 생활이 불편하지 않도록 개선에 노력하시는 모든 부모님들을 존경하며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말로 이야기를 맺고자 한다. 성남 판교초 노선경 교육행정실장

[인터뷰] 제자들 꿈 키우며 아낌없는 사랑…일산 대진고 최현주 교사

5월 15일 스승의 날을 기념해 일산 대진고등학교 최현주 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현주 선생님은 생물을 가르치고 계시며 올해의 과학교사 50명에 선정된 적이 있을 만큼 열정이 넘치는 선생님입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발전을 무한히 돕고 지지해주는 이상적인 교사의 모습으로 제자들에 대한 열정을 지닌 참 스승입니다. 학생들이 진정한 꿈을 찾는 다양한 활동할 것을 강조하며 제자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베푸는 최현주 선생님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현재 어떤 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나요. 현재 학생중심 동아리이자, 과학과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창의발명반인 오아시스와 교내 자율동아리인 STEAM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운영하는 동아리에서 큰 대회에 나가게 됐다고 하던데 자세한 내용이 궁금합니다. 작년 교내 자율동아리 STEAM 과학탐구반에서 2018 YSC 발표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국제과학기술경진 대회 ISEF(International Science and Engineering Fair)에서 한국 대표단으로 황지현, 황수빈 학생이 선발됐습니다. 76여 개국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청소년 과학행사로 과학에 흥미와 사랑을 가진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참여하고 싶어하는 국제과학대회입니다. 청소년 대회인 만큼 오직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대입 전의 학생들만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이며 각국의 과학 영재들이 모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습니까. 조류 전문가로 성장한 학생, 기업의 R&D 연구원이 된 학생, 유엔환경계획(UNEP) 인턴 과정 이후 학위 과정을 경험한 학생 등 교내 과학 교육 활동을 통해 성장하고 진로를 찾아가는 많은 학생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교사로서 느끼는 보람과 행복이 있다면. 학생들이 성장하고 진로를 찾아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돕고 지켜보는 것이 보람됩니다. 그게 교사로서의 행복입니다.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 입시 준비로 교과 공부에 바쁘지만, 자신의 꿈과 미래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는 시간을 꼭 갖길 바라고 독서, 강연, 대회 참여 등의 체험을 통해 꿈이 있는 진로 탐색 과정을 하길 바랍니다. 김수연기자(일산 대진고 2)

따뜻한 위로, 커다란 용기 인생을 바꾼 선생님의 메시지

얼마 전, 중학교 2학년 때 샀던 시집을 넘겨보다 머리끝이 아릿해 오는 느낌을 받았다. 내 눈길이 멈춰진 페이지에는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시가 쓰여 있었다. 그 옆 귀퉁이에는 내가 적었던 작은 그림과- 술병과 술잔이 덩그러니 그려진- 느낌을 담은 글이 적혀 있었다. 그보다 나를 깜짝 놀라게 한 건, 그 페이지에 붙어 있던 선생님의 작은 쪽지였다. 나는 벌써 사회에 입성한 지 7년이 된, 초등학교 교사. 그리고 정말 어른이 되어 다시 그 시집을 꺼내 들 날이 올 줄 알고 계셨던 곽진경 선생님. 그 분의 정갈한 필체를 보고나니 접어두었던 추억들이 살포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은 나를 슬프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슬픈 감정이 점점 옅어지는 대신에 내 마음을 사로잡은 다른 감정은 바로 부끄러움.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은 나를 위축시켰다. 그래서 나는 중학교에 진학해 새로 만난 친구들에게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숨기게 되었다. 오죽하면 친구들 앞에서 아버지가 사주었다며 새 신발을 자랑하고 나서는, 이런 나의 신세가 처량하고 슬퍼서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날까.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은 부끄럼 많은 여학생의 가슴에 무거운 추처럼 매달려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겉으론 활발하지만, 부끄러운 속마음을 지닌 채, 2학년이 됐다. 담임선생님이자, 국어 선생님이셨던 곽진경 선생님께서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골라 읽고 간단하게 책 귀퉁이에 적어오는 숙제를 내주셨다. 나는 시집을 골라 읽어보았다. 그리고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시를 접하게 됐다.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눈물이 절반이다라는 구절이 어찌나 나의 마음을 사로잡던지. 아버지가 보고 싶은 마음에 그림과 간단한 느낌을 썼다. 내게는 처음으로 아픔을 꺼낸 시간이었다. 하지만 비로소 내 아픔을 해방시켜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첫 경험이기도 했다. 선생님의 쪽지 한 장이 꽁꽁 감추어둔 부끄러움보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고마움을 깨닫게 해주었던 것이다. 그렇게 선생님의 격려 쪽지를 받고 난 뒤에는, 자연스럽게 친구들에게도 이야기할 수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그렇지만 나는 괜찮다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은 더이상 내게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열심히 살아가라는 의지를 북돋아주신 것이라는 것을 선생님의 쪽지에서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선생님과의 기분 좋은 첫 만남 이후, 따분한 국어수업시간이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또 선생님은 학생들 대답을 기다려주셨고, 어떤 대답을 할지라도 긍정적으로 해석해주시는 모습을 보이셨다. 그런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중학교라는 곳이 그렇게 숨이 막힐 것 같은 공간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으로 나는 수업시간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선생님을 따라 행동하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선생님의 마음에 들고 싶어 반장선거에 나가 처음으로 반장이 됐다. 그리고 이때 처음으로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교단에 서서 아이들의 눈을 바라봐주고, 아이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후, 그 마음을 간직한 채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에 진학해 교사가 됐다. 5월 카네이션 한 송이 가슴에 달아 드릴 수 있다면 선생님의 사랑을 먹고 자란 제자 장영화가 여기, 지금 이렇게 다시 사랑을 나눠 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화성 안화초 장영화 교사

한때 우주의 별이었던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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