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프레스코의 만남 전시회 마련

최초의 회화작품은 동굴의 암벽에 그려졌으며 동굴벽에 지하수가 흐르면서 형성된 석회층에 그린 그림의 시초가 ‘프레스코’의 기원이다. 프레스코는 그 기원이 벽화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창작되지 못했다. 그러다 20세기 멕시코의 벽화운동을 통해 현대 건축 재료를 이용한 판넬 작업이 가능케 됐다. 이로 인해 벽이나 천장에 고정된 것이 아닌 동적인 작품대상으로 인식, 흙 같은 다른 오브제와 결합하는 과정을 거쳐 현대회화의 새로운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흙은 생명의 시초이며 인간의 마지막 종착지이다. 갖가지 낟알과 열매, 그리고 푸성귀를 제공하는 흙은 인류문명의 역사와 함께 한 원초적 자연물이다. 고대 벽화의 움장함과 현대적 감각을 한껏 살린 프레스코 전문작가 김문석씨(과천시 중앙동)의 세번째 개인전이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아트플라넷에서 열린다. ‘흙과 프레스코의 만남’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는 프레스코라는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분야를 소개하는데도 의미가 있지만 현대적 표현기법을 응용해 세련된 미술작품으로 창작해낸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990년부터 프레스코와 흙을 화두로 작품활동을 한 김문석씨는 선사시대 암각화에서부터 오세아니아주의 원시 문양들, 이집트 벽화, 고구려 벽화까지의 특징을 잘 살려 표현하고 있다. 특히 작품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대부분 프레스코로 묘사하는 것이 작가의 특징. “흙의 갈라짐은 문명의 역사를 상징한다”는 김씨는 “프레스코에 흙작업을 병행해 세련되면서도 아카데믹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고려대학교 미술교육과와 동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미술협회와 서울방법전, 프레스코연구회 등 회원으로 활동중인 김문석씨는 현재 과천여고 교사로 재직중이다. 문의 (02)733-6444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도립무용단 무용극 연인 공연

분단의 슬픔과 한의 응어리를 풀고 통일에의 희망을 이야기한 무용극 ‘연인(戀人)’이 오는 17일(오후7시)과 18일(오후5시) 경기도문예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경기도립무용단(예술감독 조흥동)의 15회 정기공연으로 마련되는 이번 공연은 이산가족의 아픔과 재회의 감격을 그린 한국창작무용. 남과 북으로 상징되는 연과 인의 해후를 통해 지난 반세기동안 이데올로기속에 희생됐던 두 연인의 비극적인 운명과 사랑을 그림으로써 분단으로 인한 우리 민족의 뿌리 깊은 슬픔과 한을 어루만지고 더 나아가 남과 북의 하나됨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 작품은 반백의 노인이 돼서야 서로 해후하는 극중 연이와 인이의 춤을 통해 서로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과 통한의 깊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한편 원래 하나였던 것이 어떻게 하나로 되돌아가는지 그 회귀의 과정을 눈물겹지만 희망적으로 그려낸다. 18세에 혼례를 올린 동갑내기 고향친구 인이와 연이. 그러나 6·25전쟁으로 인이는 군대로, 연이는 남으로 향하면서 둘은 갈라진다. 둘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지만 기나 긴 이별을 하고 연이는 혼자 아들을 낳아 키우게 되는데 자랄수록 인을 닮아가는 아들마저 독재자에 대항해 싸우다 목숨을 잃고 다시 혼자가 된다. 연은 죽을 결심을 하지만 인의 환영은 그런 연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데, 이제 세월은 젊음도 아름다움도 다 앗아가고 아픔과 그리움의 주름만 남긴다. 마침내 벽은 허물어지고 50년이란 긴 세월이 지난 후 반백의 노인이 되어 만난 연인. 그들은 함께 아들의 묘비앞에 나란히 서서 통한의 눈물을 흘린다. 때로는 연인들의 즐거움과 풋풋함이 곳곳에 배어나오는 축제분위기로, 때로는 역사의 바람이 세차게 불며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의 춤사위로, 또는 산고의 고통을 겪은 후 평온을 되찾는 몸짓으로 표현되어지는 이 작품은 연과 인의 젊은날의 사랑, 헤어짐의 아픔, 연이의 출산, 아들의 죽음과 연이의 오열 등 극적인 장면마다 춤사위가 아름답고 격정적이며 때로는 공허하게 모습을 바꾼다. 특히 연이의 기나긴 기다림은 동래학춤으로 변형된 춤사위가 도입되고, 또 두 사람이 해후하는 장면의 2인무는 정한이 서린 진양조의 느린 춤사위로 표현된다. 오은희 작·조흥동 안무의 이번 공연은 도립국악단의 생동감있는 현장 연주로 더욱 멋지게 펼져진다. 조흥동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이산의 고통을 체험한 1세대의 아픔을 달램은 물론 전쟁과 분단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도 부모세대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서로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과 통한의 깊이를 눈물겹지만 희망적으로 그려냈다”고 말했다. A석 5천원, B석 3천원. 문의 230-3242∼7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수원대 무용학과 14일 작품발표회 공연

수원대학교 무용학과(학과장 최성이)의 졸업작품 발표회가 14일 오후 6시 경기도 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날 발표회에는 한국무용, 서양무용, 발레 부문에서 4년동안 갈고 닦은 학생들의 기량을 선보인다. 안무에는 발레 최성이 교수, 현대무용 양정수 교수, 한국무용 오혜순 교수가 담당했다. 지난 1984년 신설한 수원대 무용학과는 무용실기 뿐만 아니라 사회적 치료적 오락적 효과를 강조하는 무용교육을 실시하면서 이태리 세계민속축제를 비롯 홍콩 아시아 예술제 초청공연 등의 해외공연과 화성문화축제, 경기도 무용인 합동공연, 2000 한국의 춤·세계의 춤 등의 국내공연을 가졌다. 이날 공연될 참가자와 작품은 다음과 같다. ▲이경진 최지훈(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릴까?) ▲조난경 박선영(성적표 받던 날) ▲강선옥 김보라(열망) ▲박혜경(Shall we dance?) ▲손희승(Beautiful Feeling) ▲김현정 홍선희(변태) ▲임소윤(개구리 왕자?) ▲정아 박영혜(LONELY) ▲정민숙 이순옥(여기…?) ▲김승주 김소정(보이지 않는…love) ▲김세원 차지선(백조의 환상) ▲정인화(인터넷 세상) ▲김새싹 안명희(애·화·몽) ▲김은정(유리상자 속의 인형) ▲김미애(새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이정희 김지선(해와 바람) ▲박소영(못다 핀 그대) 등이다. 문의 220-2539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도립극단 창단 10주년 기념작품 공연

경기도립극단(예술감독 주요철)이 창단 10주년을 맞아 화성축조의 역사적 배경과 의의를 재조명하는 작품을 의욕적으로 마련했다. 정조 서거 200주년과 때를 같이해 내달 5일부터 9일까지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정조 1796’(오은희 작, 주요철 연출)은 정조가 비명횡사한 아버지 사도제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효심에서 화성을 축조했다는 기존 시각에서 탈피, 당시 구세력의 권력남용과 당쟁 등 혼탁한 정치적 환경을 개혁하고 화성 축조를 통해 정치·군사·경제적으로 신도읍을 건설하고자 했던 정조의 개혁의지가 반영된 사건이란 시각에서 출발한다. 수원을 대표하는 화성(華城)을 소재로 만든 이번 창작극(극본 오은희)에는 경기도립극단 단원과 25명의 객원연기자 등 총 50여명이 참여하는 대작이며, 대공연장 공연인 만큼 무대·의상·조명·음악 등 쟁쟁한 전문가를이 대거 참여해 스펙터클한 공연이 기대된다. “정조 서거 200주년을 맞아 더욱 뜻깊은 이번 10주년 기념공연은 화성을 중심으로 새로운 개혁정치를 펼치려 했던 정조의 진일보한 사상이 담겨있다.”고 말하는 주요철 예술감독은 “도립극단 창단 10주년을 맞아 극단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한단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권당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한 화성축조 전 과정을 둘러싼 노론과 남인의 대결구도와 더불어 역사적 사건에 동참하는 백성들의 역할을 다채로운 시각에서 접근한 이번 작품은 다산 정약용과 남인파의 거목 채제공, 정순왕후, 김종수, 심환지 등 권력계층과 정조를 대신해 생을 마감한 신녀(神女) 난희, 광대 등 화성축조에 관여한 각 계층을 대변하는 인물들이 등장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역사물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다. 주인공 정조역에는 ‘동네방네 나팔 불고’에서 놀부역으로 친숙한 이찬우씨가, 정순왕후역에는 도립극단 창단 멤버인 이태실씨가 맡았다. 문의 230-3242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늘푸른 교사 합창단 정기연주회 마련

수원을 비롯해 화성, 용인, 안양, 안산 등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초·중·고 음악교사들을 주축으로 이뤄진 ‘늘푸른 교사 합창단’이 오는 11일 오후 7시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제9회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지난 89년 창단돼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틈틈히 연습을 하고있는 ‘늘푸른 교사 합창단’은 명실공히 도를 대표하는 교사음악단체로 매년 교육가족을 위한 정기공연 개최 뿐만 아니라 도학생예능발표대회도 주관해 진행하는 봉사단체이기도 하다. 현재 음악감독 오현규(수원공고), 지휘 양원섭(수성고), 반주 박은정(안산 정재초), 단무장 안영선(동수원초), 회계 김상영(영신여고)선생 등 모두 6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날 행사에는 40명이 무대에 오른다. 이번 연주회에선 모짜르트의 ‘대관식 미사’와 ‘마을’ ‘모란이 피기까지는’ ‘농부가’등 가곡·민요 등의 합창곡은 물론 전용섭(삼일공고)·전선율 부자의 클라리넷 듀엣과 소프라노 박미숙(매향여중)의 독창 등이 함께 선보여진다. 이중 대관식 미사는 모짜르트의 20여곡의 미사중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고 사랑받는 곡중의 하나로 79년 3월께 짤쯔부르크에서 작곡됐는데 연인에게 실연을 당한 후 이 곡이 쓰여졌기 때문에 전반부의 교회음악과는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오현규 음악감독은 “선생님들이 바쁜 학교생활중에도 여가시간을 이용해 갈고 닦은 기량을 한곳에 모았습니다”라면서 “이 연주회가 제자들에겐 감동을 주는 산교육의 장으로, 동료교사와 시민들에겐 청소년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에 대한 든든함과 긍지를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232-5642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스페인 작가 안토니 미로 전시회 마련

지난 8월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에 문을 연 탑 미술관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 작가 안토니 미로의 전시회를 마련, 지난달 30일부터 내년 2월10일까지 선보인다. 스페인 알코이지방 출신 화가인 안토니 미로는 지난 35년동안 예술적 독창성을 확보하면서 끊임없는 활동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 작가로 사회적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비유적이고 비판적인 메시지로 가득찬 신비유주의 경향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각 시대를 달리하는 그의 일련의 작품세계들은 모든 유형의 억압과 압제를 거부하고 자유와 인간유대 및 결속력을 부르짖고 있다. 전업작가로 활약해 오면서 전형적 미술로 특징지워지는 다양한 미술분야를 통해 창작에 몰두해 온 그는 특별히 미술적인 것에서부터 스페인 문화의 창달과 진흥에 끊임없는 관심에 이르기까지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수없이 많은 저명한 비평가를 비롯해 역사가, 교수, 집필가 등이 그의 작품과 인생노정에 대하여 연구와 분석을 해오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이미 세계 여러나라 언어로 번역돼 출판되고 있다. 또한 표현기법상으로는 매우 치밀한 사실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 단순하거나 다소 매력적이고 아름답기까지한 미적인 담론을 담고 있다는 평이다. 이번 ‘안토니 미로展’에 출품된 그의 작품은 초창기에 해당되는 65년부터 97년에 이르기까지 제작된 판화작품(아쿼틴트+에칭, 리토그래피, 쎄리그래피 기법 등) 29점과 세계 여러나라에서 개최되었던 개인전 포스터 20점, 개인화집 23권 등이다. 현재 마쓰 쏘팔모(개인 미술관 및 작업실)에서 작업하고 있는 안토니 미로는 60년 알코이 시청 주최의 미술전에서 회화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65년 1월 첫번째 개인전을 열었으며 72년 이태리 부레시아에서 데눈찌아미술협회를 창설, 이때부터 스페인과 해외에서 수많은 전시회를 개최해 왔다. 문의 948-0497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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