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5일로 예정된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축제’를 앞두고 17일 오후 3시 세종문화회관 분수대에서 제작발표회 및 시범공연이 열린다. 축제 공동조직위원장인 이동희 안성시장과 박범훈 중앙대 부총장, 최종실 예술감독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홍보대사 이상벽씨의 진행으로 열릴 예정이다. 안성 남사당패와 중앙대 타악연희과 학생 등 약 100명이 나와 민속춤과 타악 및외국민속춤 등을 시범공연한다.
틱낫한 스님의 대표적 수행법 가운데 하나로 소개된 ‘걷기 명상’을 체험할 수 있는 독특한 전시회가 마련된다. 선(仙)문화연구회와 심신수련단체 수선재는 17일부터 23일까지 인사동 서호 갤러리에서 걷기 명상을 위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선문화 체험전, 맨발로 가는 명상여행’을 연다. 이번 전시회는 관람객들이 여러 설치 작품들 위로, 또는 그 사이로 천천히 걸어다니며 명상을 통해 심신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기획한 행사. 잔디로 된 미로를 따라 천천히 중심으로 걸어가도록 만든 설치미술작가 성영진씨의 ‘선으로 가는 길’, 10여 종류의 자연석 위를 걸으며 자연의 기(氣)를 느낄 수 있도록 한 ‘순례-자연 위에서’ 등 선문화연구회 회원들이 다양한 설치작품들을 선보이게 된다. ‘선으로 가는 길’의 작가 성영진씨는 “속도 위주의 경쟁사회에서 지친 현대인들이 잠시라도 천천히 자신을 관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작품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직접 걷기 명상을 체험하는 행사인 만큼 관람객들은 입구에서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반드시 맨발로 입장해야 한다. 전시장에서는 기운을 타고 추는 명상의 춤인 ‘선무’(仙舞) 공연도 수시로 열릴 예정이다. (02)723-1864.
부천문화재단이 도입한 공연시즌제가 초기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부천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도입한 공연시즌제는 이달 4일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를 시작으로 12월까지 4개월간 총 17편의 음악, 무용, 연극 등으로 프로그램이 짜여 있다. 개막 40여일 전인 지난 7월 22일부터 시즌 전체의 프로그램을 일괄 공개하고 8월 31일까지 사전예매 신청을 받은 결과 총 객석수의 약 18%의 예매율을 기록, 시즌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프로그램 공개시기와 예매기간이 여름 휴가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중 2건 이상의 입장권을 동시 구입하는 패키지 티켓의 예매율이 35% 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8월말까지 60% 이상이 예매됐고 공연 전날에는 완전 매진됐으며 ‘이정식과 나윤선의 재즈그리기’(10월 16일),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10월 23-24일), ‘김대진과의 교감’(12월 13일), 가족극 ‘하륵이야기’(12월 27일) 등이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고 재단측은 전했다. 공연안내 및 예매문의 (032) 326-2989, www.bcf.or.kr.
부천문화재단은 9∼12월 선보일 연극, 무용, 음악 등 작품 17편의 공연 일정을 확정하고, 예매를 받고 있다. 재단은 시민들에게 폭넓고 깊이있는 작품들을 서비스하기 위해 이처럼 한 시즌에 공연할 작품들을 미리 알려 선택하도록 하는 ‘공연시즌제’를 도입했다. 특히 작품중 장르나 예술성 등이 유사한 작품 4편을 골라 사전에 예매할 경우 입장료 30%를 할인해주는 ‘지정패키지’와 관객이 자유롭게 작품 2∼4편을 선택할 경우 20%를, 5편 이상은 30%를 각각 깎아주는 ‘자유패키지’ 등 할인제를 마련했다. 재단측은 공연시즌제의 도입으로 시민들에게 취향에 따라 볼 작품을 사전 선택하고, 예약을 해 할인도 받도록 하는 등 관람 기회를 넓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입장료는 공연작품이나 좌석위치에 따라 1만2천∼3만원이고, 공연장소는 부천시민회관이나 복사골문화센터, 오정구청사내 오정아트홀이다. 다음은 공연작과 공연 일정이다. ▲4∼5일=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20일=오은령 무용단 한국무용 ‘나비의 잠’ ▲10월11일=국립국악관현악단 ‘얼씨구! 우리가락 우리노래’ ▲16일=‘이정식과 나윤선의 재즈그리기’ ▲23∼24일=서울예술단 ‘로미오와 줄리엣’ ▲29일=포즈댄스시어터 ‘컨템퍼러리 재즈’ ▲11월1일=연희단거리패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5일=퓨전재즈 ▲8일=연극 ‘돼지 사냥’ ▲15일=현대무용 ‘오르페우스 신드롬/천적증후군’ ▲28일=시와 노래 ‘나팔꽃 콘서트’ ▲29일=연극 ‘에비대왕’ ▲12월3일=현대무용 ‘말들의 눈에는 피가’ ▲6일=연극 ‘인류최초의 키스’ ▲13일=클래식 ‘김대진의 교감’ ▲27일=가족극 ‘하륵이야기’. 문의 (032)326-6923
매주 일요일 인천 수봉민속놀이마당에 가면 수준 높은 전통민속공연을 만끽할 수 있다. 은율탈춤보존회가 주관한 ‘무형문화재 상설공연’은 올 상반기의 열띤 호응에 힘입어 지난 24일부터 10월19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3시(황해도평산소놀음굿은 오후7시) 전통의 멋과 흥이 녹아있는 공연을 8차례 펼친다. 지난 24일 은율탈춤(중요무형문화재 제61호)을 시작으로 주대소리, 범패와 작법무 등 인천은 물론 평택농악, 고성오광대 등 전국의 유명 전통민속단체들이 참여한다. 특히 그리스 민속예술단의 화려한 춤공연과 대만의 사자춤 ‘진흥자혜당’ 등 외국의 유명 전통문화를 선보이기도 한다. 황해도평산소놀음굿(중요무형문화재 제90호·31일)=농사의 풍년과 장사의 번창 등을 위해 무당이 소모양을 하고 노는 굿놀이다. 기호와 해서지방에서 성행했으며, 굿에 등장하는 삼불제석과 애미보살, 지장보살은 불교의 신들로 지상에 내려와 고통받는 인간에게 복을 주며 좋은 길로 인도하는 역할로서 평산소놀음굿에서만 볼 수 있다. 고성오광대(중요무형문화재 제7호·9월7일)=낙동강 서쪽지역의 탈춤으로 다섯 광대 및 다섯마당으로 이루어졌다. 놀이는 문둥이춤, 오광대춤, 중춤, 비비춤, 제밀주춤 등 5마당이며, 문둥이, 말뚝이 등 19명이 출연해 서민들의 삶을 선보인다. 또 양반과 파계승의 풍자, 처첩간의 갈등을 다뤘으며, 말뚝이가 양반을 조롱하는 장면은 해학과 풍자가 넘친다. 주대소리(인천무형문화재 제5호·9월14일)=어부들이 바다에서 사용하는 닻줄을 만들때 불르던 노동요다. 나무를 벨 때 부르는 ‘나무타령’을 비롯, 줄을 단단하게 꼴 때 부르는 ‘자우소리’, 굵지 않은 세 가닥의 줄을 꼬아나갈 때 흥을 돋우는 ‘줄 놓는 소리’ 등을 선보인다. 그리스민속예술단(9월21일)·대만사자춤 진흥자혜당(9월28일)=먼저 그리스 민속단체 ‘카라구나 카라딕사’가 결혼식 등 각종 의식과 그리스 전통축제 놀이 등을 선보인다. 이어 대만 사자춤 진흥자혜당은 대만 전국 사자춤 경연대회에서 여러차례 우승한 실력파로 징, 북을 이용해 용의 역동적이고 화려한 춤사위를 선보인다. 범패와 작법무(인천무형문화재 제10-가호·10월5일)=태조 이성계가 인천 강화 선원사에서 팔만대장경을 지천사로 올길 때 행했던 의식이다. 1928년부터 약사사, 묘향사 등지에서 작법무인 바라춤, 나비춤 등을 추었으며, 힘차고 선이 굵은 것이 특징이다. 동래야류(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10월12일)=경남 내륙지방의 넓은 들판에서 행해지던 놀이. 수영, 동래, 부산진 등에서 성행했으며, 문둥이춤·양반과 말뚝이의 재담·영노춤·할미와 영감춤 등 4과장으로 구성됐다. 평택농악(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10월19일)=농악수들은 옛날 군졸의 의상을 입고 색띠를 걸쳐 매며 머리에는 벙거지나 고깔을 쓴다. 평택농악은 공연성이 뛰어나 남사당패 예인들의 전문 연희를 받아들였으며, 어른의 어깨에 올라 아이가 춤을 추는 무동놀이가 발달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안성의 죽산에 둥지를 틀고 활동하고 있는 ‘춤의 구도자’ 홍신자씨가 의미있는 서울 나들이를 한다. 무용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큰 무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27일부터 9월 6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판을 벌인다. 공연에선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춰온 외국인 무용가들과 함께하는 ‘홍신자와 친구들’(Hong& Friends), 국내에서는 미처 선보일 기회가 없었던 ‘세라핌’(Seraphim), 그리고 신작 ‘시간 밖으로’(Out of the Time) 등 세편을 선보인다. 여기에 비디오 상영과 전시, 강연 등 부대행사도 마련했다. “언어를 넘어서 그 무엇을 체험할 때면 나는 춤을 춘다. 이것이 나 자신과, 타인과, 그리고 신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달리 무슨 수로 자연의 이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표현할 수 있겠는가” 남다른 몸짓과 독특한 방식으로 춤을 표현해온 홍씨는 1973년 명동 국립극장 무대에 올린 ‘제례’ 한편으로 국내 무용계는 물론 문화계 전체를 뒤흔들어 놓았다. 이후 그는 구미에서는 동양춤과 서양 실험무용의 미학을 조화시킨 탁월한 무용가로, 재능있는 보이스 아티스트로, 중국에서는 최승희와 더불어 중국 현대무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외국인 무용가로 평가받아 왔다. 숙명여대 영문과를 졸업후 호텔경영을 공부하기 위해 1966년 미국으로 갔던 홍신자씨는 우연히 춤의 세계를 발견하곤 뒤늦게 자신의 길을 찾았다. 70년대 말에는 인도에서의 명상수행과 오쇼 라즈니쉬와의 만남 등으로 예술가보다는 명상가의 이미지가 더 강했고, 80년대 들어서는 존 케이지, 백남준 등 세계적인 거장들과의 교류로 예술적 깊이와 넓이를 더해갔다. 그러다가 1993년 영구귀국, 미국서 운영하던 래핑스톤(Laughing Stone) 무용단과 같은 뜻의 ‘웃는돌 무용단’을 만들어 본격적인 국내활동을 전개했다. 그는 안성시 죽산면 용설리에 실험예술과 아방가르드 미학의 장인 죽산국제예술제를 만들어 10년 가까이 꾸려오고 있다. 이번 공연의 첫 무대가 되는 ‘홍신자와 친구들’은 홍신자씨 외에 웬 후이(중국), 아리사카(일본), 아르코 렌즈(벨기에), 블론델 커밍즈(미국) 등 친구들이 출연, 홍씨와의 오랜 교류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준 영향과 교감을 무대화한다. ‘세라핌’은 1988년 뉴욕 초연작으로 한국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것. 무의식세계에 들어간 인간이 로봇과 같은 동작들을 통해 화합, 분열, 사랑, 증오를 표현하는 작품이다. ‘시간 밖으로’는 죽은 뒤 육체와 분리된 영혼들이 생전에 이루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미련, 그리고 영혼 세계에서의 감정과 의식 등을 표현하는 작품이다. 탄생에서 죽음까지 인간의 일생을 옴니버스 형태로 만들었던 ‘시간 속으로’(99년)에 이은 작품이다. 행사일정은 다음과 같다. 공연 △홍신자와 친구들 = 27-28일 오후 7시30분 △세라핌 = 30일 오후 7시30분, 31일 오후 3시·6시 △시간 밖으로 = 9월 4-5일 오후 7시30분, 6일 오후 4시·7시30분 부대행사 △전시회 = ‘홍신자의 영원을 찾아 떠나는 춤여행 30년’(27일-9월 6일 토월극장 로비). 홍신자의 주요 작품 공연비디오 상영 및 사진·인쇄물 전시 △강연회 = 중국 무용평론가 우장핑의 홍신자 무용세계에 관한 강연. 9월 3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문화사랑방. 문의 (02) 766-5210, 1544-1555.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이 내달 4,5일 오후 8시 부천시민회관에서 개최된다. 부천문화재단이 계절별 공연 작품을 사전 예보하는 ‘공연시즌제’의 첫 작품으로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러시아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볼쇼이 버전으로 관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비극과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결말중 해피엔딩을 선택했다. 볼쇼이 버전은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빠르고 경쾌한 풍을 살리는 방향으로 악보를 전면 재편집한 것이다. 국립발레단은 2001년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지난해 4월 도쿄 등 일본 4개 도시에서 ‘백조의 호수’를 순회 공연, 찬사를 받았다. 문의 (032)326-6923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수원 콘서트가 28일 오후8시 경기도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5세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11세때 영국으로 유학한 이루마는 2002년 프랑스 칸느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음악박람회에 한국인 최초로 초청을 받으며 세계무대에 데뷔했다. 유럽의 세련된 감성과 동양의 서정미를 동시에 지닌 고급스런 뉴에이지 음악으로 수많은 팬을 확보한 그는 피아노 솔로앨범 ‘Love Scene’과 ‘First Love’를 발표해 큰 호응을 얻고있다. 국내에선 TV드라마 ‘겨울연가’와 ‘순수의 시대’, 영화 ‘오아시스’ 등의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했으며, 올해 전국투어 콘서트를 통해 가는 곳마다 매진행렬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It’s Your Day’ ‘One Day I Will…’ ‘River Flows In Your’ ‘May Be’ ‘Dream’ ‘Love Me’ 등 가슴을 울리는 주옥같은 곡들을 선사한다. 230-3244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가 최근 수원미술전시관(관장 이석기)의 새로운 운영주체로 선정, 본격적인 활성화 작업에 나섰다. 수원미협은 현재 미협 사무국과 미술전시관을 별도로 운영하는 등 조직체계를 이원화시켰다. 또 운영자문위원회와 기획위원회를 구성, 운영체계를 조직화 했으며 사무국장에 조진식씨를 임명했다. 이석기 관장은 “미협이 미술전시관을 운영하지만 미협 사무국 운영과 분리시켜 투명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먼저 미술전시관 내부 환경을 개선시켜 전시와 관람의 편의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자문위원은 미술인, 미술평론가, 언론인, 정치인 등 각계인사 10여명 이상으로 구성, 미술전시관 운영계획을 검토 및 심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기획위원회는 관장을 중심으로 기획 및 집행 등 실질적인 미술전시관 운영에 참여한다. 이관장은 “미협이 운영을 하지만 미술전시관은 미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며 “기획위원회의 결정사항은 운영자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집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간활용에 있어 미술전시관 측은 내년 3월말 계약만료되는 2층 레스토랑 공간을 미술자료실 및 정보방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전시와 함께 미술감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관장은 “미술자료실에는 서울 ‘일주아트하우스’와 계약을 맺어 미술관련 영상자료를 꾸준히 보급하고 일반인들을 위해 이론수업과 작품감상 중심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기획전에는 의욕적인 젊은 작가를 발굴해 ‘수원미술 차세대 예감’전과 빛, 음향,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전시회로 ‘매체와 방법’전을 선보이며, 지역작가 육성을 위해 초대개인전도 마련했다. 이 관장은 “애초 미술관이 아닌 전시관으로 지어진 수원미술전시관의 구조개선과 인건비 및 관리비 수준의 운영보조금 등의 문제 해결과 함께 ‘미협에게만 혜택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형복기자 bok@kgib.co.kr
“이 보다 더 슬플 순 없다.”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10여명의 관객과 방송국 카메라 3대, 빈 극장 공간 속에 흩어지는 배우들의 소리, 몇 줄기 빗소리 같은 박수소리…. 이것이 2003년 경기문화재단 특별공모지원작인 극단 청계의 ‘비디오랜드에서의 마지막 탱고’(김소연 작, 이상훈 연출)의 공연 현장이며, 우리 지역 연극의 실체이다. 공공 공연장인 시민회관에 붙어있는 즐비한 영화와 이벤트 포스터 사이를 비집고 겨우 이틀 공연한다고 수줍게 자리잡고 있는 이 작품의 포스터가 안스러웠다. 특별히 이 연극은 젊은 작가와 연출가, 이제 자리를 잡아가려는 지역의 극단이 준비한 것이기에, 경기문화재단이 과감히 초연 작품을 지원했기에 적적함이 더 컸다. 작품의 질적 수준을 떠나서 과연 과천 시민들은 이 공연장에서 이 연극이 상연되는지 알고 있었을까. 근처에 사는 경기도민은. 공공 문화시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기계적이고 상대주의적, 경쟁적 삶에서 재화와 오락과 대중 문화가 그들을 충분히 위로하고 치유하는 걸까. 인간과 인생, 사회를 다시 바라보고, 달리 보고, 함께 새로운 생각을 해보자고 권유하는 연극이 있고, 집 가까이에서 예술가들의 희생을 담보로 연극이 상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까. 필자는 이 글에서 작품의 질적 비평을 통하여 지원에 대한 사후 평가와 지역 공연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데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감동이 아닌 감정이 너무도 아리게 새겨졌기에 이렇게 감상적인 소감으로 작품 리뷰를 시작할 수밖에 없음을 송구,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비디오랜드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가 각각 희생과 배려로 살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결국 헤어지게 되고, 이후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지만 결코 사랑과 삶을 공유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를 극의 주 맥락으로 삼고 있다. 작가는 4인의 주요 등장 인물들을 대학 선·후배라는 관계의 끈으로 엮고, 또 다른 두 개의 짝사랑을 연결하여 그들의 관계를 극화하였다. 아내 지수를 짝사랑하는 남편의 후배 태연, 그를 또 짝사랑하는 지수의 후배 시연이 있어서 부부의 사랑과 대조를 이루게 한 것이다. 무위무욕의 심정으로 영화감독이 되는 야망을 접고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하며 소박하게 사는 남편 지욱의 플라토닉한 사랑은 아내와 공유되지 못하고, 젊은 후배들의 사랑, 짝사랑과 비교되며, 파경을 맞는다. 작품은 결국 사랑과 삶, 가까운 인연들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며, 우리 인생을 어떻게 살찌우는가를 되묻고 있는 것이다. 공연에서는 세트 전체를 채색하고 그 위에 이미지를 투사하는 영상을 사용하고,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의 독주, 콘체르토 등 우리에게 친근한 음악을 골고루 사용하며 극에 대한 감성적인 수용을 도와주고자 했다.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무난한 공연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공연은 호기심, 긴장, 감동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빈 극장 공간과 함께 허전함을 남겼다. 몇 가지 이유를 들어보자. 극 사건에 대한 좋은 착상, 감성적인 대사, 현대인의 고민 등 모든 것을 연극이 담고 있어도, 우선 설정에의 설득력- 지독한 사랑이나 무욕의 근거-이 분명해야 하고, 극적 발전의 긴장감, 이어지는 위기, 갈등이 정체하게 구성되어 있어야했다. 파국에 이르러 결국 설득력도 부족하게 되고, 객석에 던지는 연극의 메시지가 흩어져서 희석되고 말았다. 극의 맥락과 거리가 멀고, TV 시트콤처럼 구성된 몇몇 장면들이 지나치게 긴 것도 극적인 밀도를 떨어뜨렸다. 이런 단절을 많은 장면간의 영상과 음악으로 채워보려 했지만 몇 차례 감성적 뒷받침이 될 뿐, 이야기의 구성은 힘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필자는 젊은 작가, 연출가, 단체의 용기있는 창작에 박수를 보내며, 그들의 발전을 위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향후 관객과 지자체의 격려와 지원이 지속된다면, 그들은 더욱 훌륭한 공연을 과천 시민, 경기도민을 위해 창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최준호.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