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역 저널리즘’… 국경없는 ‘생존 해법’ 공유 [인천경기기자협회 창립60주년 특별기획]

로컬 저널리즘, 日 나고야 지역신문을 찾아가다 지난달 말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퇴근시간대 지하철엔 많은 승객들이 탑승한 채였다. 성별도 연령대도 직업도 제각각이었지만 모두 스마트폰에 눈을 고정하고 있었다. 책이나 신문을 읽는 승객은 찾기 어려웠다. 한국 지하철의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나카무라 도시야 나고야대 글로벌미디어연구센터장은 “일본 신문 시장의 상황을 매우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라며 “일본에선 그간 지하철에서 모든 사람들이 신문을 봤지만, 지금은 모두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신문이 아닌 온라인 포털 사이트 등에서 뉴스를 보는 것이 일상화됐다. 신문 구독자와 발행 부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고 신문 광고 수익 역시 온라인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신문요? 안 보는데요.” 온라인 플랫폼 발달로 뉴스 소비 경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독자를 잃어가는 신문 산업은 사양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지역신문사 가운데 다수는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인천경기기자협회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신문 시장이 비교적 큰 일본을 찾아 현지 언론 상황을 살폈다. 이곳 역시 ‘신문을 읽지 않는 시대’가 도래한 것은 매한가지였다. 일본 최대 지역 언론사인 주니치신문사의 경우 발행 부수만 250만부로 국내 1위 신문사보다 발행 부수가 2배 이상 많지만, 독자들의 평균 연령층이 높아지고 청년세대가 더 이상 신문으로 뉴스를 소비하지 않으면서 위기감이 크다고 했다. 주니치신문사의 발행 부수는 일본 전체 신문 중에서도 세 번째로 많을 정도로 막강하지만,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이는 40% 가량 줄어든 것이다. 인구가 감소세인데다 뉴미디어의 홍수로 신문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 구독자는 더 줄어들 것이라는 게 주니치신문사의 전망이다. 비단 주니치신문사만의 얘기는 아니다. 나고야대학 글로벌미디어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신문 발행 부수는 지난 20년 전에 비해 45%가량 줄었다. 이런 구독자 감소세는 각 신문사의 운영 문제와도 직결된다. 주니치신문사를 비롯한 다수의 일본 신문사들은 구독료가 전체 수익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 신문사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큰 일본 현지 신문사들이 생존에 관한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이런 점 때문이다. 사사가세 유지 주니치신문사 편집위원은 “구독 수입이 70%에 이른다. 그런데 인구가 줄어들고 독자가 고령화되면서 구독자가 감소하는 추세다. 당연히 구독 수익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답을 찾기가 어렵다.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나카무라 교수도 “신문 구독자가 줄어들면서 다수의 신문사엔 경영 위기가 도래했다. 이런 점이 저널리즘 위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신문 왕국’도 디지털 전환 가속화 지난 1월1일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주니치신문사 기자들은 어느 때보다도 바빴다. 디지털편집부 스미 기자도 현장으로 달려갔다. 360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긴 막대기에 부착해, 노토반도 현장 곳곳을 다니며 지진 직후의 상황을 생생하게 담았다. 스미 기자가 촬영한 영상은 주니치신문사가 자체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스미 기자는 “사람들이 종이 신문을 읽지 않는 것일 뿐, 뉴스를 소비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디지털편집부엔 10명이 있는데 앞으로 인원이 보충될 예정이다. 기사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문 왕국’ 일본에도 ‘신문을 읽지 않는 시대’가 도래하자 현지 신문사들은 저마다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며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스미 기자의 말처럼 뉴스의 소비 행태가 달라진 것일 뿐 뉴스 자체를 보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신문사들은 물론, 일본 신문사들도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비단 신문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자체 홍보지와 언론 보도자료 배포 등을 통해 주요 시책과 행사 소식을 알려왔던 행정기관에서도 온라인 홍보 채널을 강화하는 추세다. 나고야시청의 경우 하루 10건가량의 보도자료를 작성해 배포하고 있다. 매달 홍보 책자를 110만부가량 발행해 각 가정에 배포하는 방식으로도 나고야시의 주요 정책과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SNS 관리를 위해 젊은 직원들을 채용하는 등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온라인 홍보 역시 강화하고 있다. 야마모토 이사오 나고야시 홍보과장은 “기본적으로는 자체 제작 홍보지인 ‘홍보 나고야’를 이용해 시정을 홍보하고 있다.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출입기자들과도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인스타그램이나 엑스 같은 SNS를 운영하고 있고 유튜브 채널도 있다. (플랫폼 변화 등에 따라) 어떻게 하면 시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트렌드가 무엇인지, 새로운 방식이 무엇일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의 취지와 내용 등은 다르지만 신문사와 행정기관 모두 시민들의 달라진 뉴스 소비 양상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나고야대 글로벌미디어연구센터 이하라 노부히로 교수도 ‘뉴스’의 위기가 아닌, ‘종이 신문’의 위기임을 지적했다. 센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뉴스를 일주일에 4일 이상 본다는 응답자는 58.8%에 달했다. 나카무라·이하라 교수는 “일본엔 전자판이라고 하는 웹 신문이 있는데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부 신문사의 경우 전자판의 구독자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종이 신문 구독자가 줄었다고 해서 뉴스 자체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독자들이 종이 신문이 아닌, 포털 등 온라인으로 뉴스를 볼 뿐”이라며 “일본 신문사들도 전자판을 확대하는 등 달라진 흐름에 대응해 수익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광고 수익 역시 디지털 광고비는 약간이나마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그럼에도 답은 ‘로컬 저널리즘’ ‘신문을 읽지 않는 시대’에도 뉴스는 계속 소비되는 만큼 생존의 관건은 저널리즘 구현이라는 것이 현지 언론사와 학계의 공통된 결론이다. 특히 지역언론의 경우 로컬 저널리즘이 문제를 풀 열쇠가 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주니치신문사에서 만난 현지 언론인들은 지역언론으로서의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 의제 선정에 있어 지역을 중심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도요타자동차의 본사가 소재한 아이치현은 그만큼 자동차 산업이 활발한 지역이라 주요 수출국인 미국의 정세 변화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에 이런 점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마키 요이치 주니치신문사 편집국장은 “지역신문인 만큼 주민들에게 필요한 지역 뉴스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이를 중심에 배치한다. 국제 기사도 지역과의 연관성을 중심에 둔다. 아이치현은 자동차 공업이 활발한 지역이기에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라 무역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지역주민들도 궁금해하는 소식일 수밖에 없다”며 주니치신문의 편집 방향을 설명했다. 노토반도 지진 이후 현지 상황을 영상에 담았던 스미 기자도 “지진 이후 현지 상황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았다. 지역의 소식을 가장 자세하고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를 통해 주니치신문의 구독자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로컬 콘텐츠의 잠재력과 그에 따른 지역 신문사의 역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런 점이 동일한 위기 상황에서도 주니치신문사가 상대적 강세를 지속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나고야대 글로벌미디어연구센터에 따르면 올해 일본 신문들의 발행 부수는 전년 대비 평균 7.3% 감소했지만 주니치신문사는 6.6%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하라 교수는 “주니치신문사의 주 취재 지역인 도카이 지방 사람들은 비교적 이곳에서 나고 자라고 일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특성 탓에 지역 뉴스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고, 지역 뉴스에 강한 주니치 신문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결국 신문의 위상을 유지하려면 저널리즘 구현에 대한 신뢰도가 굳건해야 한다는 게 이들이 내린 결론이었다. 이를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도 거론됐다. 나카무라 교수는 “AI(인공지능)가 정보를 수집하고 기사를 작성하더라도 결국 마지막은 기자가, 편집자가 확인을 해야 한다. 한국도 일본도 언론인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럼에도 신문은 신뢰성 높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인식이 여전하고 그에 따른 니즈가 있다. 여러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경기기자협회 공동취재단= 경기신문 이근, 경기일보 박채령, 경인일보 최은성, 기호일보 곽정화, 인천일보 전민영, 중부일보 신지현, 협회 사무국장 강기정

청소년 위한 크리스마스 클래식 선물…성정문화재단 ‘24회 성정청소년 열린음악회’ 성료

(재)성정문화재단이 지역사회 청소년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클래식 공연을 선사했다. 성정문화재단은 지난 11일 수원 수일초등학교에서 시작해 17일 김포 운양고등학교, 20일 안양 성문중학교에 이어 ‘제24회 성정청소년 열린음악회’의 마지막 공연을 23일 부천 정명고등학교에서 마무리했다. 성정문화재단이 24년째 이어가고 있는 성정청소년 열린음악회는 매년 11~12월 경기도내 초·중·고등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선사하는 ‘찾아가는 음악회’다. 성정문화재단의 대표적인 재능기부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이 누려야 할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파악한 재단이 지난 1994년부터 무료 순회공연을 열어 청소년의 문화적 소양을 기르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부천 정명고등학교에서 선보인 음악회는 성정문화재단의 104번째 공연으로 플루트, 바이올린,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테너, 베이스, 금관오중주 등 다채로운 악기와 목소리가 어우러져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특히 클래식과 현대 음악에 이어 친숙한 영화 음악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학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공연은 바이올리니스트 닐루파르 무히디노바가 거쉰의 ‘섬머타임(Summertime)’ 등을 연주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소프라노 자원이 헨델의 ‘울게하소서(Lascia ch‘io pianga)’ 등으로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베이스 김대엽이 ‘My Way’와 ‘백학’을 불러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가 하면, 소프라노 자원과 베이스 김대엽이 ‘크리스마스 캐롤 메들리’로 듀엣 무대를 장식해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어 금관5중주 그룹인 라온브라스 앙상블이 영화 ‘겨울왕국’, ‘캐리비안의 해적’의 삽입곡 등 청소년들이 쉽게 접했던 곡들을 연주해 피날레를 장식했다. 김정자 성정문화재단 이사장은 “음악 감상은 성장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현장에서 직접 아티스트의 무대를 만나볼 수 있는 음악회로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조화로운 인격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성탄절 분위기 ‘물씬’…다채로운 행사 펼쳐지는 경기도 뮤지엄으로 떠나볼까

크리스마스를 맞아 경기도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뮤지엄에서 펼쳐지는 음악 공연부터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 체험까지 각종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꽉 채워져 있다. 소중한 이들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성탄절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늘 푸르른 산타 마을’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25일까지 특별행사 ‘늘 푸르른 산타 마을’을 진행한다. 행사는 관람객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 1종과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을 위한 업사이클 교육 2종으로 구성됐다. ‘산타클로스’를 키워드로 한 첫 번째 행사는 ‘산타 할아버지네 담벼락’이다. 자선을 베푸는 산타클로스의 이미지에 착안해 기획된 이번 행사는 관람객이 산타클로스의 담벼락에 선행을 적어 붙이면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또 바다유리 업사이클링을 통해 해양 오염의 현재와 업사이클에 대한 교육도 함께 진행된다. 산타클로스의 고향인 ‘로바니에미 마을’은 해가 거의 지지 않는다. 박물관은 이 점에 주목해 바다유리 무드등 제작 프로그램인 ‘해가 지지 않는 나의 마을’을 기획했다. 이와 함께 푸름을 유지하는 상록수(트리)를 바다유리로 영원히 살아있게 만드는 ‘늘 푸른 나의 트리’ 프로그램도 열린다. ■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똑똑똑, 크리스마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26일까지 크리스마스 주간 문화행사 ‘똑똑똑, 크리스마스’를 진행한다. 행사는 카드 만들기, 작은 음악회, 그림책 콘서트로 구성된다. 25일까지 진행되는 ‘크리스마스 카드만들기’는 기획전 ‘탱탱볼’과 연계한 편지와 스티커로 마음을 전하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탱탱볼’의 움직임이 담긴 엽서에 스티커를 붙이며 나만의 카드를 만들어 볼 수 있으며, 2층 기획전시실 앞 로비에서 진행된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박물관은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팝송과 캐롤을 클래식 4중주의 선율로 들려준다. 소요산의 풍경과 어우러진 1층 오손도손룸에서 겨울 느낌 가득한 음악과 경치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에 열리는 ‘그림책 콘서트’는 박물관의 주제인 ‘숲에서 꿈꾸는 어린이’를 위한 생태 동화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동화 속 주인공의 목소리와 배경음악이 어우러져 낭독 공연을 더욱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 조명박물관 ‘두근두근,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양주 조명박물관은 내년 1월24일까지 크리스마스 특별전 ‘두근두근,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를 선보인다. 전시는 몇 년간 눈이 오지 않아 크리스마스를 구경해 본 적 없는 ‘꼬마 눈송이’가 올해 크리스마스엔 멋진 눈사람이 돼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싶어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특별전이 진행되는 동안 주말에 방문하는 관람객은 창작동요 ‘반달’ 100주년 기념공연 ‘동심놀이 반달정원’ 공연과 ‘크리스마스 주제의 만들기 체험’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박물관은 크리스마스 당일에 눈이 올 경우 관람객에게 소정의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연다.

실학박물관 소장자료 ‘김육 초상 일괄’·‘박규수의 평혼의·간평의’ 역사적 가치 인정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의 소장자료가 경기도 유형문화유산 등으로 지정돼 역사적·과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실학박물관은 최근 소장자료인 ‘김육 초상 일괄’과 ‘박규수의 평혼의·간평의’가 각각 경기도 유형문화유산과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로 지정·등록됐다고 22일 밝혔다. ‘김육 초상 일괄’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는 지난 2009년 청풍김씨 가문에게 받은 기증유물 중 ‘대동법’으로 대표되는 실학자 ‘김육’의 초상화 3점과 초상함·흑장통 등 유물 5점이다. 조선시대 대동법으로 국가 재정의 제도화를 진전시킨 김육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 원래의 모습대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또 17세기 전반 중국과의 문화적 교류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회화사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다. 김육 초상 3점은 17세기 인물초상화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쓰인다. ‘전신좌상본’과 ‘와룡관본’ 2점은 1637년 김육이 사행했을 때 남방 출신의 화가 호병에게 그려온 것으로, 모두 호병의 인장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화첩본’은 후손들이 김육과 관련된 내용을 모아 32면으로 장첩한 것으로, 4편의 어제와 1점의 김육 반신상, 연작시 등이 실려있다. 또 청풍김씨 가문에서 김육 초상을 보관했다고 전해져 온 직사각형 목조궤인 ‘초상함’과 흑칠한 긴 원통형 합인 ‘흑장통’은 조선 왕실 공예품 모습의 금속 장식이 부착돼 있는 희소한 자료다. 함께 가치를 인정받은 ‘박규수의 평혼의·간평의’는 지난 10일 제19호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로 등록됐다. 이는 실학자 박규수가 혼천의를 간편화해 평면에 투영시킨 휴대용 관측 천문도로, 1850년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당시 용강지역의 북극 고도를 측정하는 등 천문관측에 몰두했던 박규수가 천문의기인 평혼의를 손수 만들어 노인성(남극성)을 관측할 때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 자료는 천문학에 대한 조선 실학자들의 이해 수준을 알 수 있게 하며, 제작자가 박규수라는 점에서도 그 역사적 의의가 있다. 김필국 실학박물관장은 “앞으로도 우수한 문화유산을 지속 발굴해 문화재 지정을 통한 지역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는 물론 문화재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무명의병 기념사업에 첫 발을 내딛는다

구한말 무명의병을 발굴하고 기념·지원하는 사업이 경기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해 초 ‘경기도 무명의병 기억과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된 데 따른 후속 조치 사업이다. 내년 광복 80주년과 을사의병 120주년 등을 맞아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가치가 시민사회에 더욱 확산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경기문화재단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은 이와 관련한 실태조사 및 기념사업 중장기 계획 용역을 발주했다고 22일 밝혔다. 수행기관으로 선정된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은 체계적인 사업 추진에 앞서 31개 시·군에 흩어져 있는 기존 자료 수집과 신규 자료 발굴, 기념사업 중장기 계획 수립에 나섰다.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은 용역 착수를 시작으로 내년 2월 역사강좌, 3월과 4월엔 인문포럼과 학술심포지엄을 진행한다. 내년 2월 선보이는 역사문화 강좌의 주제는 ‘강산의 의로운 장부들’이다. 개화기 의병이 누구이며 어떤 활동을 했는지 일반시민의 사전 이해를 돕는 기념 계승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3월 인문포럼과 4월 학술심포지엄에선 기념사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들 기념 주제를 찾는 학술 활동이 이어진다. ‘바깥포럼 1895’로 진행될 인문포럼은 애국심, 자치역량, 공동체를 향한 헌신과 애도 등을 포함한 21세기에 걸맞은 기념 주제를 모색한다. 4월 학술심포지엄은 ‘어떻게 연구하고 무엇을 기념할 것인가?’를 주제로 행정구역의 잦은 변화와 정주율이 낮았던 경기도의 역사성, 보이지 않는 것을 기념하는 사업의 정당성을 확립하고자 경기도 무명의병의 시공간적 개념을 역사적으로 짚어본다. 한편 경기일보는 2022년 8월부터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프로젝트를 통해 무명의병 활동을 집중 조명하고 전수조사와 기념사업 등에 경기도가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무명의병이 잊히지 않고 기억될 수 있도록 나아갈 방향의 핵심 가치를 찾는 것이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경기도 무명의병 기념사업의 목표”라며 “확정된 프로그램과 구체적 일정은 재단 누리집 등을 통해 알릴 예정으로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영상] ‘천재 기타리스트’ 장하은 “클래식에 나만의 음색 담을 것”

“‘장하은’이라는 이름을 떠올렸을 때 저만의 음악 색깔이 떠오르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그 음악 세계를 만들기 위해 차곡 차곡 벽돌을 쌓는 중입니다.” ‘천재 기타리스트’로 알려진 장하은씨는 지난 2021년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밴드 2’ 결승에 진출하며 이름을 대중에 새겼다. 그는 당시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재해석한 곡으로 심사위원에게 눈도장을 찍고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장 씨는 중학교 시절 우연히 한 기타리스트의 공연을 보다 기타의 매력을 알게 된 뒤 클래식 기타를 전공해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다. 특히 러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헤럴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 수차례 협연한 뒤 2017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독주를 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장 씨는 “기타 연주자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기타를 시작해 아버지에게 배우며 성장했다”며 “클래식 기타는 멜로디와 화음을 동시에 연주해야 해 다소 까다로운 악기로 분류되지만, 연습을 통해 잘 다듬어내면 특유의 자연스럽고 따뜻하며 몽글몽글한 나무 소리가 나는 정말 매력적인 악기다”라고 말했다. 3년 전부터 싱어송라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는 장 씨는 오는 22일 서울 강남구 SAC 아트홀에서 ‘붕어빵 콘서트’를 연다. 크리스마스 콘셉트로 연말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장 씨가 2년 만에 여는 단독 공연이다. 이번 공연에선 장 씨의 소소한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작사, 작곡한 신곡 ‘붕어빵’에 이어 ‘전화 받을 용기’, ‘꿈을 파는 가게’ 등 다수의 미공개 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총 3부로 구성된 공연은 클래식 기타로만 연주되는 1부, 밴드와 함께 연주를 이어가는 2부, 특별 게스트와 함께 즐기는 크리스마스 콘셉트의 3부로 진행된다. 공연 티켓을 빨리 예매한 관객 60명을 대상으로 ‘떡볶이 세트’를 나눠주는 등 관객과 함께하는 다양한 크리스마스 이벤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장 씨는 “‘붕어빵’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겨울이 떠오르고, 크리스마스가 연상된다. 연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토대로 음악적으로 꽉꽉 채우는 ‘종합선물 세트’ 같은 콘서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기자로 각종 방송, 뮤지컬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결국 무대에 섰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걸 느낀다”며 “무대 위와 아래에서 차이가 나지 않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클래식을 토대로 나오는 ‘장하은’만의 스타일을 잘 지켜내도록 꾸준히, 묵묵히 음악을 하겠다”고 웃어 보였다.

도심 속 자연, 예술로 물들인 연말…경기도미술관 ‘겨울, 낭만, 미술관’으로 초대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관장 전승보)은 감성을 채워줄 자연 속에서 예술 작품을 만끽할 수 있는 ‘겨울, 낭만, 미술관’을 운영한다.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할 캐리커처에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더하는 체험과 따뜻한 기타 연주가 어우러진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경기도미술관은 도심 속 자연 풍경이 매력적인 관광 명소 안산 화랑유원지에 위치해,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광에서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손꼽힌다. 미술관에선 한겨울 호수 위 펼쳐지는 설경을 만나거나, 빛나는 윤슬 위 오리 떼와 만날 수 있다. 현재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민화와 K팝아트 특별전 ‘알고 보면 반할 세계’를 관람하며 미술관 창밖 풍경을 즐기며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건 어떨까. 전시와 함께 연말연시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무료 체험과 공연, 강연도 열린다. 미술관 로비에서는 관람객 모습을 담은 캐리커처에 크리스마스 감성을 더해보는 체험과 새해를 맞이해 새해 소원을 비는 소망나무가 준비돼 있다. 체험은 내년 1월까지 운영되며 미술관을 찾은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고, 스마트경기도미술관 앱 내려받기 이벤트로 기념품도 제공한다. 올해 마지막 주말인 28일에는 문화가 있는 주간 프로그램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미술자료실에서는 오전 11시, 오후 1시 두 차례에 걸쳐 ‘소원을 담은 비누 모빌 만들기’가, 오후 2시부터는 로비에서 어린아이를 비롯한 전 연령이 즐길 수 있는 잔잔하고 따뜻한 보컬과 기타 연주가 어우러진 ‘음악이 있는 미술관-Season of Harmony’가 운영된다. 오후 3시부터는 문화자원봉사자의 날 특강 ‘현대미술, 생각하지 못했던 감각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미술관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전승보 관장이 직접 강연하는 연말 특별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29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미술자료실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우드 이니셜 키링 만들기’ 체험도 즐길거리다.

경기도소비자단체협의회, 2024 시니어 소비자 교육 평가회의 진행

경기도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손철옥)는 지난 17일 오후 2시 협의회 사무실에서 시니어 소비자권익 증진을 위한 교육 평가회의를 열었다. 협의회는 올해 경기도소비자권익활성화지원사업으로 ‘시니어가 알아야 할 사기상술과 소비자권리 교육’을 진행했다. 최근 유사투자자문, 고수익 투자사기 등 신종 사기 범람, 인터넷 모바일 소비생활의 확산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시니어를 대상으로 최신 소비자 이슈를 교육해 시니어 소비자권익을 증진하기 위해서다. 올 4월부터 진행한 사업은 경기도내 100개 경로당 총 2천명을 대상으로 교육이 이뤄졌다. 특히 시니어교육을 위한 동영상을 제작하고, 시니어교육 전문강사 35명을 양성해 평소 시니어 소비자 교육을 받기 어려웠던 교육 사각지대 경로당을 찾아가 맞춤형 특강을 진행하도록 했다. 회의에 참석한 강사들은 시니어 대상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 사기상술 피해를 예방하고 소비자 권리를 증진하는데 교육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회영 수원녹색소비자연대 이사는 “어르신들이 출연하신 맞춤형으로 제작된 동영상 상영이 큰 호응을 얻었고 강의 내용에 대한 호응도 좋았다”며 “만족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지표를 마련해 평가도 이뤄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소비자 교육을 받지 못했던 사각지대 어르신들에게도 교육이 진행된 점 ▲연령대에 맞춘 흥미로운 교육 내용과 교구 ▲현장에서 강사와의 상담으로 소비자 피해 구제 및 예방 등을 이번 사업의 긍정적인 효과로 꼽았다. 이 외 ▲교육 편차가 큰 상황에 대비한 강의 준비 ▲교육의 질이 아닌 교육 모객 수에 따른 평가 ▲사기상술에 대한 새로운 교육 등은 보완돼야 할 사항으로 논의됐다. 김양선 소비자공익네트워크 경기도지부 회장은 “이번 교육에서 사각지대를 많이 돌아다녔다. 소비자교육을 한 번도 받지 못하신 분들이 많았던 만큼 더 효과적이고 이번 사업이 필요한 역할을 했다고 판단한다”며 “일반적인 교육생 수를 놓고 사업이나 강의를 평가하는 것 보다 이러한 실질적인 부분을 짚어보고 평가하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손철옥 경기도소비자단체협의회장은 “현장에서 오랫동안 소비자교육을 해 오신 분들의 의견을 종합해 향후 더 나은 시니어 교육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