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 왔소, 줄을 서시오…줄타기 이수자 ‘한산하’ [청년 장인, 전통을 잇다①]

전통은 ‘옛 것’, ‘오래된 것’으로 치부되곤 한다. 오랫동안 우리 삶 속에 스며들어 있던 무형유산 중 상당수가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인식이 크게 자리한다. 5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내 국가무형유산은 총 14개 종목에 기능보유자 14명(단체), 전승교육사 19명(단체)이 있다. 도 지정 무형유산으론 총 72개 종목에 41명의 보유자와 17곳의 보유 단체, 42명의 전승교육사가 활동 중이다. 도 무형유산 보유자의 평균 연령은 73세이며, 전승교육사는 60세다. 상당수 무형유산은 ‘인간문화재’로 불리는 무형유산 보유자의 노령화와 전승세대의 무관심 등으로 맥이 끊길 처지에 놓였다. 실제 도 무형유산 가운데 보유자가 없는 종목은 7개(단체 제외)다. 머리카락처럼 가늘게 쪼갠 대나무를 엮어 갓의 둥근 테 부분인 양태를 만드는 양태장은 지난 2020년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장인이 사망해 현재까지 보유자가 없다. 국가무형유산으로도 지정된 화각장은 9년째 도 무형유산 보유자가 공백이며 생칠장은 2022년 10월부터, 주물장과 조선장은 지난해 초 보유자가 별세한 이후로 보유자가 부재하다. 이 외에 상당수의 무형유산은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 언제 명맥이 끊길지 알 수 없다. 위태위태한 전통유산에, 현재 유행하지 않는 전통예술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 MZ 무형유산 전승·이수자들이 있다. 빠름과 변화, 유행에 민감함 등이 MZ 세대를 나타내는 주요 특징으로 꼽히지만, 이들에게 전통은 자신들이 잘 가꿔 나갈 현재의 이야기다. 우리의 정체성을 지킨다는 자부심과 자신만의 예술성으로 현대에 전통의 이야기를 불어넣는 청년 장인들을 만나본다. 첫 번째 ‘MZ 장인’은 줄타기 이수자 한산하씨다. 3m 높이의 허공, 줄광대가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외줄에 발을 얹자 주위에서 탄성과 환호가 터져 나온다. 장구, 해금, 피리 등 삼현육각의 전통 음악이 시작되면서 줄광대는 줄 위를 걷고, 뛰고, 부채를 펼쳐 솟아가며 기예를 부린다. 줄 아래에서 흥을 돋우는 어릿광대의 재담이 더해지면 신명나는 ‘줄타기’ 공연이 완성된다. 허공이라는 걸 잊은 듯 하늘을 훨훨 나는 줄광대는 국가무형문화유산 줄타기의 이수자 한산하씨(21)다. 줄타기의 유일한 예능보유자 김대균씨의 제자 세 명 중 막내로, 국가무형유산의 명맥을 이어갈 MZ세대의 대표주자다. 한 씨는 초등학생이던 10세에 줄에 올라 4년 뒤 전수 장학생으로 지정되고, 19세에 시험을 거쳐 이수자가 됐다. 전통공연을 좋아하던 부모님 손에 이끌려, 수줍음을 이기기 위해 찾았던 ‘줄타기 보존회’. 그곳에서 줄타기의 매력에 빠져 스무살 인생의 절반을 줄을 타는 데 쏟았다. 그는 지난해 10월31일 남한산성역사문화관 개관식에서의 줄타기를 끝으로 군에 입대했다. 입대 전 마지막으로 선보인 무대를 마친 후 한 씨는 “어릴 때는 줄을 타는 게 마냥 좋았지만, 이제는 사명감이 생겨 줄을 놓을 수 없다”며 “줄타기가 전승 취약 종목이기 때문에 후대에도 전승되도록 계속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줄타기는 지난 2016년 ‘국가긴급보호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더 이상 이수자가 없어 전승 단절 위험이 큰 종목에 내려지는 조치다. 그러나 한 씨를 비롯해 젊은 이수자들이 배출되면서 2023년 다행히 긴급 보호 종목에서 해제됐다. 사라질 위험에 처했던 줄타기가 보존된 데는 한 씨와 같은 청년들의 피, 땀, 눈물, 노력이 있었다. 이들이 지난 10년간 매일같이 줄을 탄 결과다. 줄타기의 가장 기본은 ‘중심’이다. 시선은 줄을 지지하는 작수목 사이에, 명치는 틀어지지 않고 정면을 바라봐야 하는데 ‘균형’을 잡는 데만 수년이 걸린다. 그 이후에야 줄을 건너가보고, 줄 가운데서 무릎을 꿇고, 한 발씩 들어보고, 비상할 수 있다. 한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허공에서 몸을 비트는 ‘허공잽이’ 동작을 배우다 안 좋게 떨어지면서 트라우마로 남았다. 허공에서 하는 동작들이 겁이 났지만 이겨내고 1년 만에 동작을 성공했을 때 느꼈던 성취감이 정말 컸다”고 말했다. 이어 “줄타기는 좌절을 이겨내고 성취감을 얻는 과정의 반복”이라며 “체중을 조절해야 하고, 컨디션을 잘 유지해야 해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걸 억누른다. 또래 친구들처럼 여행도 가고 싶지만 꾸준히 줄을 타야 해 그것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줄타기를 계승해 우리의 정체성을 지킨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줄 위에 올랐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웃어보였다. 한씨의 목표는 신명나는 자신만의 줄판을 만드는 것이다. 줄타기의 가치를 보존하면서 다양한 현대예술과 결합해 새로운 방식의 줄타기를 시도하는 거다. 줄타기와 연극을 결합해 줄 위에서 연기를 선보이거나, 재즈나 밴드 등 다양한 음악에 줄을 타는 식이다. 한 씨는 “김대균 선생님께서 항상 ‘줄에 너만의 이야기를 실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며 “대중적으로 줄타기를 더욱 친밀하게 만들고, 잘 전승되도록 열심히 익히고 노력해 좋은 ‘광대’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세:간' 박물관이 된 집, 집이 된 박물관 [로컬이슈]

경기문화재단이 지난 2023년부터 경기도형 생활문화전시관 ‘작은박물관 세: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가족단위의 고유한 생활문화 전시관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집과 연결된 별도의 공간을 작은박물관으로 꾸며 가족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는 내용이다. 특히 이 사업은 전국 최초로 시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해 파주시, 연천군 등에 세:간 다섯 곳을 조성했다. 내년까지 30곳의 세:간을 더 만들어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지역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 ‘생활문화’ 전통·계승... 사회안전망 구축, 공동체 회복 세:간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 또는 ‘집안 살림에 쓰는 온갖 물건’을 의미한다. ‘작은박물관 세:간’ 조성사업은 민간 문화거점 공간을 지속하기 위해 공동체의 최소단위인 ‘가족’이 주체가 돼 박물관을 조성·운영하는 것이다. 지역문화진흥법 제7조(생활문화 지원)와 경기도 문화자치 기본조례 제9조(문화예술의 육성)에 따라 추진된다. 앞서 지역의 이야기와 역사를 다루는 ‘마을 박물관’의 경우 공공재원이 단절되면 황폐화되고 관리가 어려워져 운영을 중단하는 사례가 많았다. 경기문화재단은 가족의 공간인 ‘집’에 박물관을 조성하면 공공재원의 지원이 단절된 이후에도 가족이 자발적으로 박물관을 운영해 생활사 문화 공간의 운영·관리에 대한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전통문화, 문화 유산 등은 잘 기록되고 보존되는 반면 ‘생활문화’는 해당 가족이 사라지면 함께 없어지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사라질 뻔한 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할 뿐 아니라 ‘나’의 문화·‘가족’의 문화를 시민과 공유함으로써 ‘우리’의 문화로 확장해 지역문화 정체성을 강화하고 공동체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세:간 사업은 공동체 회복을 통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문화 소외, 인구 감소, 지역 불균형, 지역 소멸, 빈집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경기문화재단은 세:간 사업 대상지를 기획·발굴한 뒤 생활사 기록·스토리텔링 전문가의 지원을 거쳐 전시물을 선별하고 전시공간을 구성한다. 이후 한 달에 2일 이상 전시관의 정기 개방일을 지정하고 사전 방문예약제 운영을 통해 수시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재단은 세:간 한 곳당 사업비 500만원을 지원한다. 사업 대상지는 △가족 소유의 시설물로 외부와 직접적인 연결이 가능한 공간 보유 △공간 조성 후 공공시설물로 정기·수시 개방 및 운영 △체험·교육 등 참여형 프로그램 운영 등 선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 지난해 12월까지 파주·연천 등에 5호 개관...생활 장비 전시, 가족 이야기 전승 의미 2023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세:간’은 지난해 3월 연천군 군남면에 1호를 개관했다. 집과 연결된 1층 주차공간에 문을 연 이곳은 ‘유품형’ 박물관으로 서예가 김용환 소목장(1916~1982)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다양한 소목장비를 전시하고 있다. 김용환의 아들인 서예가 김기상, 서각가 김태영 작가의 작품과 생활물품 등 100여점의 전시품을 볼 수 있다. 특히 도장 만들기, 문패 만들기, 서예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같은 달 파주시 민통선 내 해마루촌 1호집에는 2층 창고와 응접실에 ‘인물형’ 박물관인 세:간 2호가 문을 열었다. 파주에 민통선 마을이 조성되기 이전부터 마을 조성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다룬다. 이와 더불어 해마루촌의 초대 이장, 마을해설사, 아마추어 무선사(HAM) 활동 등의 개인 생활사를 기록하고 전시했다. 이곳에선 동식물 소품 만들기, 생태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이어 지난해 12월엔 세:간 3, 4, 5호가 연이어 개관했다. 지난 12월8일 문을 연 세:간 3호 ‘송송골 김구장댁’은 한평생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에 거주해 온 97세 김동준씨의 아들 김종훈씨가 관장이다. 박물관에선 김동준씨가 직접 제작한 농기구, 40년간 보관 중인 땔감나무, 200년 된 밤나무 등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옛날 집의 기와와 너와 등 다양한 생활사와 특별한 가족사를 전시했다. 김 관장은 개관식에서 매년 정월대보름 잊지 않고 해오던 ‘달집태우기’를 선보이며 가족 고유의 생활문화를 알리기도 했다. 12월21일 연천군 전곡읍에 개관한 세:간 4호 ‘사냥꾼의 쉼터’에서는 현중순 목궁 명인의 목궁 제작 장비를 전시하며 목궁의 역사적 가치와 목궁 제작 이야기, 가족사를 풀어냈다. 이어 12월31일 연천군 연천읍 ‘굼벵책방’이 세:간 5호로 문을 열었다. 연천승마공원 내에 있는 굼벵책방은 그림책을 주요 테마로 한 서적을 판매하고 원화를 전시하며 커뮤니티 공간이 있는 김지연씨가 운영하는 열린 책방이다. 특히 승마공원 설립자인 그의 아버지 김종식씨는 소를 키우던 삶에서 승마사업의 가능성을 발견해 승마장을 운영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의 가족사와 지역사에 대한 독특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시했다. 경기문화재단은 2025~2026년 세:간 30곳을 추가로 조성한 뒤 2027~2028년엔 60곳을 더 만들어 총 100호를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같은 지역에 있는 세:간을 연계해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추진 계획도 세웠다. 인터뷰 김지욱 경기민속학회장 “경기도만의 민간 문화거점 만든다” 경기문화재단 ‘세:간’ 사업의 전시기획 자문, 가족사 발굴 등을 하고 있는 김지욱 경기민속학회장은 경기도만의 특화된 역사·문화·여행·관광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사업의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세:간은 경기도 땅에서 오래도록 뿌리를 이어온 조부모, 부모의 삶을 통해 도민의 생활문화를 기록하고 활용하면서 후손의 미래에 뿌리를 이어줄 수 있는 것”이라며 “시·군별로 3~4곳의 세:간을 조성해 지역별 연계 투어 프로그램 등을 개발·운영하면 경기도만의 민간 문화거점 공간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이들 세:간을 지역별로 통합해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세:간마다 자체 수익 사업을 개발해 운영 지속성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간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기문화재단, 31개 시·군, 기초문화재단 등의 협력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시범사업을 추진해 본 결과 공간의 양적 확대와 체험 프로그램 등의 다양한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며 “31개 시·군, 도내 기초문화재단, 문화예술 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을 홍보해 상호 협력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재단이 사업을 총괄 운영할 수 있도록 조직과 그에 따른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며 “지역의 다양성이 소멸되고 획일화되며 개인화되는 현대사회에서 세:간이 ‘언제든 찾아가 다양한 관심사를 나눌 수 있는 이웃집’이 될 수 있도록, 나아가 공동체 회복을 견인해 이웃과 개인의 존재가치를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민예총, ‘2025 예술인 기회소득’ 원안의결 환영 성명 발표

(사)경기민예총이 지난 31일 ‘예술인 기회소득 정책예산 원안의결 환영 성명’을 발표하고 “2025년 경기도의 예술인 기회소득 정책을 지속할 수 있게 돼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경기민예총은 성명을 통해 “지난 30일 예산안 처리가 법정 처리 기한을 넘기며 늦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문화예술 현장의 예술인들이 많은 걱정을 했었다”며 “예술인들이 걱정했던 이유는 상임위를 통과한 예술인 기회소득 예산이 예결특위를 거치며 중요 쟁점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예술인 기회소득은 오래전부터 현장의 예술인들이 ‘예술이 가진 공공재적 가치’를 중단 없이 확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며 “기회소득 덕분에 많은 예술인들이 창작과 예술 활동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결과적으로 도민들의 문화적 삶이 풍성해졌다”고 강조했다. ‘예술인 기회소득’은 경기도 민선 8기 핵심사업인 ▲예술인 ▲장애인 ▲아동돌봄 분야 등의 ‘기회소득’ 정책 가운데 하나로, 예술이 가진 공공재적 가치를 인정한다는 의미다. 경기도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예술인의 안정적인 창작환경을 조성하고,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표로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를 제정, 2023년부터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로 예술인 기회소득을 시행했다. 지난해 도내 거주(용인, 성남, 고양, 수원 제외) 중위소득 120% 이하인 예술인은 연 150만원을 지원 받았다. 올해 예술인 기회소득은 예결특위 문턱을 넘는 과정에서 부침을 겪었으나 원안이 의결됐다. 김태현 (사)경기민예총 이사장은 “공연장 대관 여부를 고민하던 부천의 한 무용가는 지난해 예술인 기회소득으로 개인 무용공연을 선보일 수 있었고, 안산의 한 극단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밀렸던 월세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이처럼 예술인 기회소득은 생계를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예술을 포기하고자 했던 많은 이들이 예술을 중단하지 않고 지속하게 한 마중물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지난해 예술인 기회소득을 지급받은 많은 예술인들이 이를 통해 연구나 학습에 투자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도민들이 더 질 높고, 수준 높은 예술을 접하는 긍정적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러한 정책은 늘 예산의 문 앞에서 위기를 겪는데, 앞으로도 긍정적인 취지 그대로 꾸준히 지속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민예총은 정책이 지속되는 데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역할이 컸다며 성명에서 감사의 뜻도 내비쳤다. 경기민예총은 “예산이 삭감되지 않도록 도 의원들에게 현장 예술인들의 의견을 전달했고, 다행스럽게도 2025년에도 정책은 지속됐다”며 “황대호 위원장(더불어민주당·수원3)과 유영두(국민의힘·광주1)·조미자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남양주3) 등 문체위 소속 의원들은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문화예술의 힘이 중요함을 이해하고, 예술인 기회소득 예산을 지키는 데 힘썼다”고 밝혔다. 끝으로 “기회소득뿐만 아니라 문체위 의원들은 경기도의 2025년 문화체육관광 분야 예산에서 시대 변화에 발맞춘 정책 추진을 위해선 최소 3%의 문화·예술·체육·관광 예산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경기도 행정부에서 제출한 문화·체육·관광 분야 예산을 300억원 넘게 순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사)경기민예총은 문화예술 현장 예술인들을 대표하여 이러한 경기도의회 문체위의 모습에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나태주 ‘풀꽃’ 시인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어... 너와 함께면 먼길도 가까워” [신년인터뷰]

새로운 해가 뜨면 우리는 또 매일의 출발선에 선다. 저마다의 짐을 짊어지고 경쟁을 하고, 괜찮은 척하지만 때때로 초라해지고 작아지기도 한다. 올해로 등단 55주년을 맞은 나태주 시인(80)은 ‘하루 종일 밝은 세상/반짝이는 사람들 사이/누비고 헤매고 다녔지만/마음은 여전히 어둡고 불안했지/이제는 나 반짝이지 않아도 좋아/억지로 환하고 밝지 않아도 좋아’(‘안녕, 안녕 오늘아’ 중)라며 그의 수많은 시를 통해 ‘너’와 ‘나’는 소중하고 ‘우리’는 꽤 괜찮다고 위로와 응원을 건넨다. 지난 12월 하순 충남 공주풀꽃문학관에서 만난 그는 자신의 키보다 곱절은 높은 철제 사다리에 올라 삐죽 웃자라난 나무의 가지를 치고 있었다. 방문객들의 사인과 사진 촬영 요청에 그는 “잠깐 기다려봐” 하고 달래며 모두 응했다. 자기 소개는 그의 시만큼이나 참, 소박했다. “저는 공주에 살면서 시 쓰는 나태주입니다.” Q. 문학관을 찾아온 방문객들에게 마음을 많이 쓰던데, 대중과 늘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A. 안 봐주면 서운할 테니까. 타자와의 일이 힘들 때도 많다. 그런데 작가는 문장을 많이 가진 사람이고 나이 먹은 사람은 인생 경험이 많다. 학자는 지식과 이론이 많고 부자는 돈이 많고 직위가 높은 이는 권력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가진 걸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 공유의 방법이 소통이다. Q. 시인이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는 건가. A. 그래서 조금 괴로울 때도 있다. 강연이나 글 요청 수가 많은데 다 들어주기는 어렵고 거절은 못해서 마음이 힘들다. 젊었을 땐 내가 세상에 요구했는데, 나이가 먹으면서 세상의 요구가 나에게 온다. 나의 요구를 세상이 들어주지 않으면 섭섭하지 않나. 마찬가지다. 세상이 나에게 요구했는데 내가 안 들어주면 세상이 섭섭할 거다. 그래서 나는 세상이 나에게 섭섭하게 느끼지 않도록 여러모로 노력한다. 예전엔 내가 길을 몰라서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며 길을 물었는데 이제는 이 사람, 저 사람, 나에게 와서 길을 묻는다. 그래서 새해에 내는 시집에 ‘길’이란 시가 수록됐다. ‘예전엔 내가 세상 사람들에게 길을 물었는데/ 이제는 세상이 나에게 와서 길을 물으니/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웃음) Q. 매일이 바쁜데 요즘 어떤 마음으로 일상을 보내나. A. 우울하고 복잡한 날들이다. 국가와 사회적으로 여러 불편한 일이 있으니 그렇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럴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 오늘날 지구적 인류의 상황은 철학자 한병철 선생 말에 따르면 ‘피로사회’에서 이젠 ‘불안사회’가 됐다. 희망은 밝고 환하고 아름답고 일이 잘 풀리고 좋을 때 갖는 게 아니다. 나쁠 때, 절망적일 때, 어두울 때, 힘들 때 갖는 거다. 그래서 새해엔 더더욱 우리 모두 희망이 필요하다. Q. 희망을 우리는 어떻게 건져내고 어떤 길을 비추며 살아야 할까. A. 희망은 살기 위한 노력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유대인들이 갇혔을 때도 희망을 가진 사람들은 죽음의 질곡에서 기어코 벗어났다. 희망을 가지려면 가슴에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에 새겨라. 사랑은 호기심, 믿음, 존경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랑은 호기심 정도에 끝나 버리는 것 같다. 헌데 믿음으로, 또 존경까지 나가야 한다. 나는 나를 믿어 주는 사람이 있다. 집사람이다. 내가 많이 엉뚱한 짓을 하는데 그래도 믿어 준다. 그래서 더 엉뚱한 짓을 한다(웃음). 사실 믿어 주니 미안해서 엉뚱한 일을 조금 하다 얼른 돌아오려고 한다. 이게 중요하다. 그래서 서로 믿을 필요가 있다. 알고도 속아 주고, 슬그머니 져 줄 필요도 있다. Q. 지금 우리 사회에선 슬그머니 져 주고 또 속아 주는 그런 마음을 찾긴 어려운 것 같다. 정치·세대·성별 모든 분야에 갈등이 만연하다. A. 우린 모두 적당히 오염돼 있고 이기주의자다. 그래서 슬그머니 져 주고 또 내어 주는 거래가 필요하다. 우리 정치·사회판을 보면 거래는 없고 착취만 있다. 다섯 번의 경쟁이 있으면 두 판 정도는 내어 주고 세 판 정도 이기는 게 제일 좋다. 내 것도 좀 내어 주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치는 한쪽이 모두 이기고 독식하는 구조가 어느 순간 만연해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독야청청(獨也靑靑)은 절대 안 된다. 혼자 잘났고 혼자 똑똑한 독야청청은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다. 우리는 ‘함께 청청’이지 ‘혼자 청청’이 아니지 않나. Q. 코로나19때, 또 지금처럼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작가의 시로 위로를 얻는 이들이 많다. A. 코로나 시절에 책이 제일 많이 팔렸다. 내 시가 대중에게 지지 받는 건 내 호소만 하는 게 아니라 ‘당신의 호소와 고백을 들려 주세요, 내가 바꿔서 시로 써 드릴게요’ 해서 인 것 같다. Q. ‘풀꽃’ 시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 중 하나다. A. 내가 이 시를 하루에도 열 번 이상 쓰고 열 번 이상 말한다(웃음). 사실 이 시는 세상을 거꾸로 보고 쓴 시다. 세상이 어둡고 우울하기 때문에 희망이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았나. 이 시도 마찬가지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라는 건, 너를 예쁘게 보려고 애쓰는 나를 말하는 거다. 억지로, 힘 내서 노력하는 거다. ‘예쁘다’고 하면 예뻐지는 거니까. 삶도 마찬가지다. 누구에게나 삶은 고달프고 지난하다. 그렇기에 그 반대의 삶을 희망하고 추구한다. 내 시들은 그런 반대의 노력을 표현한 거다. Q. 시대를 읽어내는 힘은 어디서 나오나. A. 이 시대를 살아가며 고민을 가진 청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순간이 사람과 더불어 사는 바로 그때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2022년), ‘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2024년) 시집에서 ‘나’는 단수의 나이지만 사실 ‘너’들을 포함한 다수다. 나도 날마다 넘어질 것 같고 지치고 고달프더라. 거기서 나오는 나의 말이 그 시집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 말들은 다른 사람들, 특히 청춘들과 어울려 있을 때 그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은연중에 떠오른 거다. 그래서 이건 나와 당신들, 그들과의 공동작업이다. Q.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이렇듯 우리는 함께 간다. 중요한 건 함께 가면서도 혼자서 간다는 거다. 나 스스로 별명을 짓자면 ‘자발적 고독자’다. 혼자서 자기 길 잘 가는 사람은 무언가를 이룬다. 요즘 많은 이들이 혼자 있는 걸 너무 두려워한다. 그래서 주관없이 타협하고 부러지고 억지로 섞인다. 그러면 끝내 자기를 잃는다. 자기를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잊기 쉬운 자기다움을 찾고, 스스로 자기 길을 가고 빛나는 삶을 사는 게 중요하다. 자아 정체감이 없으면 물이 넘쳐 흘러가는 것처럼 휩쓸려 간다. 무리 속에 또 군중 속에 매몰되고 만다. Q. 새해에 우리가 이뤘으면 하는 소망이 있나. A. 2025년은 우리 모두에게 특별한 새해다. 한 해가 온다는 건 매일의 태양과 365개의 달님을 공짜로 받는 거다. 그밖에 별과 물소리와 새소리, 나비, 구름, 또 푸른하늘을 한 해 동안 얼마나 많이 받겠나. 우리는 새해를 맞으면서 이미 엄청나게 많은 선물을 가슴에 안았다. 위기와 실패, 절망은 늘 그 다음 것을 찾는다. 탈출과 성공, 희망이다. 새해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희망을 찾아나설 거다. 벅차고 힘들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씩씩하게 즐겁고 좋은 마음으로 나아가자. 앞을 바라보고 희망을 만들어 나가면 향기로 가득 찰 것이다. 그러면 다시 365개의 새로운 날을 맞는 새로운 해가 기적처럼 올 거다. 당신과 내가 맞는 새해는 기적이다. 끝으로 나 시인은 시를 찬찬히 읊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 먼 길- 나태주 함께 가자/ 먼길// 너와 함께라면/ 멀어도 가깝고// 아름답지 않아도/ 아름다운 길// 나도 그 길 위에서/ 나무가 되고/ 너를 위해 착한 바람이 되고 싶다. “‘먼 길’ 그 속엔 춥고 어두워도 함께 가자란 뜻이 있다. 모두가 ‘내가 있어 네가 있다’가 아닌,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 ‘당신 덕이다’ 이렇게 바꿔 생각하면 좋겠다. 억지로 노력이라도 했으면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서로 좋아지지 않을까.” 나태주 시인은... △1945년 3월 충남 서천 출생 △2007년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 퇴임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대숲 아래서’로 등단 △소월시문학상, 흙의문학상, 충청남도문화상, 윤동주문학대상 등 수상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등 시집과 산문집 190여권 출간 △제43대 한국시인협회장, 공주문화원장 역임 △공주풀꽃문학관 설립·운영

박물관이 영화를 만났다…경기도박물관 ‘제1회 박물관영화제’ 개최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이 ‘영화’와 ‘유물’을 결합한 특별한 영화제를 선보인다. 경기도박물관은 오는 10~26일 박물관에서 영화를 상영하며 해설을 덧붙이는 ‘제1회 박물관영화제’를 진행한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영화제로, 그동안 별개의 장르로 인식됐던 영화와 전시가 박물관의 유물을 매개로 만나 유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특히 정적인 공간으로 여겨졌던 박물관이 역동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물관영화제는 박물관인이 주체가 돼 만들어간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이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박물관·영화계 전문가 12명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한다. 영화제는 3개의 섹션으로 분류된다. 첫번째 섹션은 ‘조선의 시간 속으로: 영화와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조선시대 유물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경기도박물관의 특성에 따라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관상’, ‘왕의 남자’, ‘역린’ 등 7편을 상영한다. 두번째 섹션은 ‘빛을 향한 기억: 일제 강점기와 광복 80주년의 성찰’이다. 경기도박물관은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암살’, ‘말모이’, ‘동주’ 등 190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영화 3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세번째 섹션은 ‘특별상영: 황진이, 그녀를 살아내다’로, 1986년과 2007년에 각각 개봉한 영화 ‘황진이’를 볼 수 있다. 영화를 상영한 뒤에는 ‘GV(Guest Visit) 토크 콘서트’가 이어진다. 경기도박물관의 학예사가 나서 영화와 유물을 새롭게 읽어내는 것이다. 영화 ‘관상’이 상영된 후에는 박물관의 대표 소장 유물인 ‘우암 송시열 초상’을 통해 영화 속 주인공이 권력자들의 얼굴을 관찰하며 읽어내는 장면과 초상화의 시각적 요소를 비교한다. 초상화가 당시 사회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탐구해 초상화가 지니는 상징성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 ‘역린’이 상영된 뒤엔 박물관의 소장 유물인 ‘책가도’를 통해 영화를 다시 짚어본다. 영화엔 정조가 평상시 거처하는 편전 어좌의 배경에 병풍화인 ‘책가도’가 둘러쳐 있는 장면이 나온다. 학예사는 정한종의 ‘책가도’를 통해 정조가 추구한 문화를 통한 왕권강화책의 일단면을 설명한다.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관장하는 기관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당시 새로운 복식 유행의 핵심 포인트는 ‘좁은 소매통에 짧은 저고리’, ‘풍성한 치마’였다. 영화 ‘상의원’ 속 복식과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복식을 비교해 당시 민중이 갈망한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이 밖에 영화제에선 ‘다양성을 담다: 박물관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도약’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도 열린다. 박물관의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영화와 유물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창출하는 방안 등을 모색한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영화 속 유물은 늘 소재, 장식 등 부차적으로 취급됐다”며 “그러나 박물관에서 만나는 영화는 유물을 매개로 영화와 유물에 대한 해석의 폭을 무한대로 넓힐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역민과 함께하는 ‘공공예술’ 10년의 기록…‘동두천 그래피티 아트 공공예술 프로젝트’

경기문화재단이 지역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공공예술’로 동두천시를 탈바꿈했다. 거리 곳곳의 건물이 ‘그래피트 아트’로 물든지 올해로 10년을 맞으면서 보산동 외국인관광특구의 상권이 되살아났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2015년 12월24일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동두천 그래피티 아트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경기관광공사, 동두천시와 협력해 관광객 등이 급감하던 보산동 외국인관광특구의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축제와 문화콘텐츠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 20일 국내외 대표 그래피티 아트 작가 5명은 보산동 외국인관광특구에 새로운 그래피티 아트 작품을 선보였다. 한국 작가인 진스비에이치와 정크하우스, 세미, 엔조와 함께 덴마크 작가 스톰은 보산동 상가 건물에 작업을 진행했다. 진스비에이치, 정크하우스, 세미 작가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동두천 보산동에 작품을 제작한 작가로, 10년 만에 신작을 소개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 새롭게 사업에 참여한 엔조 작가는 “문화 공연을 많이 하는 광장에 ‘불멸의 것들’이란 뜻의 처음 만든 의미 있는 문구를 그릴 수 있어 굉장히 뜻깊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산동은 한국의 1세대 그래피티 아트 작가부터 해외 유명 작품들까지 거리 곳곳에 펼쳐져 있는 살아있는 그래피티 아트 전시장”이라며 “낙서라는 인식이 강했던 그래피티 아트가 지역 활성화를 견인하며 의미있는 예술로 인식돼 행복했다”고 말했다. 앞서 ‘그래피티 아트’는 동두천 미군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서브컬처’였지만, 21세기 들어 새로운 미술 장르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8개국의 그래피티 아트 작가 24명은 외국인관광특구의 노후 상가 건물을 활용해 총 28점의 작품을 제작했다. 이후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그래피티 아트 프로젝트는 2023년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공공예술을 결합한 주민 편의시설과 거리 개선을 통해 머물고 싶은 보산동 외국인관광특구로 변화한 것이다. 이후 이곳은 ‘그래피티 성지’, ‘그래피티 아트 빌리지’로 유명세를 떨치며 각종 영화, 뮤직비디오 등의 촬영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작품들은 지난 2015년 보산동에서 시작된 작은 지역축제와 어우러져 축제의 규모도 꾸준히 키워갔다. 지난 10월 열린 ‘헬로 DDC 페스티벌’은 그래피티 아트와 더불어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젊은 음악 축제로 자리잡으며 외국인관광특구의 상권을 활성화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단순히 작품의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지역문화예술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 본선’ 1월 5일부터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서

경기문화재단이 ‘2024 처음예술 난장-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 본선’을 내년 1월5일부터 18일까지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개최한다.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은 경기도 내 공연예술 관련 전공 대학생과 청년 예비 예술인에게 창작기회를 제공하고 경기도형 청년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경기도민과 함께하는 문화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재단은 지난 6월 (사)한국뮤지컬협회와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11월엔 도내 11개 대학에서 13개팀, 총 400여명의 대학생들이 페스티벌 예선에 참여했고 그 결과 5개 대학(팀)이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본선 진출 팀들은 대상인 경기도지사상(상금 1천만원)을 두고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 본선’에는 ▲동서울대학교(작품명-스펠링비, 1월5일 오후 6시) ▲예원예술대학교(형제는 용감했다, 1월8일 오후 7시) ▲단국대학교(종의기원, 1월11일 오후 6시) ▲대진대학교(스프링어웨이크닝, 1월14일 오후 7시) ▲한세대학교(HOPE, 1월18일 오후 2시) 등 총 5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시상식은 본선 마지막 날인 18일 오후 6시에 열릴 예정이다. 페스티벌을 주최하는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국내에 청년 예술인이나 대학생을 육성·지원 프로그램이 많이 없어졌다”며 “이번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을 통해 경기도 대학생들의 뮤지컬을 향한 꿈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심사위원들 또한 경기도 청년 예술인들의 잠재력에 놀라움을 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처음예술’을 적극 지원하고, 공연예술을 사랑하는 청년 예술인들에게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은 경기도의 2024년 책임계약 사업인 ‘경기청년예술기회오디션’ 사업 중 하나로 마련됐다. ‘경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의 관람을 위한 온라인 예매 등 자세한 사항은 경기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리, 잘 비운 공간에 새 삶을 담는 용기" 공간크리에이터 이지영 [인터뷰]

공간크리에이터 이지영씨는 “인생에서 인맥, 시간, 생각 등 정리할 게 참 많은데 그중 물건 정리가 제일 쉽지 않냐”고 되묻는다. 그깟 물건 큰 의미 부여하지 말고 과감하게 버리라는 것. “정리는 진짜 좋아하는 물건을 남기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 비움은 버림이 아닌 남김의 과정 2020년 코로나19로 외출이 제한되자 사람들은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배달음식, OTT 등 집에서 즐길거리를 찾아 자발적으로 집순이, 집돌이가 된 것인데 가만히 집을 둘러보니 쌓여 있는 옷가지, 정리해야 할 방구석이 또 다른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꿰뚫기라도 하듯 등장한 TV 프로그램이 ‘신박한 정리’였다. 안 쓰는 물건이 잔뜩 적재돼 있어 발 디딜 틈이 없던 집을 새롭게 탈바꿈시키던 프로그램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우리 집도, 내 방도 저렇게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게 했다. 이 프로그램의 중심엔 공간크리에이터 이지영씨가 있었다. 대구를 근거지로 활동하며 인테리어와 정리를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그는 2019년부터 자신이 작업한 공간의 비포&에프터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공간과 정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노하우를 나눴다.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오랜 시간 유치원 교사로 일하다 보니 어느새 30대 후반이 됐더라고요. 문득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했는데 ‘정리’였습니다. 정리라는 건 원래 타고난 기질이 좀 필요한 분야인데 미술을 하신 아버지 덕에 미감을 갖고 있었고 어려서부터 학급 미화를 도맡을 정도로 한정된 공간에 딱 들어맞도록 배치하는 걸 잘하고 즐거워했습니다. 그래서 정리를 인생의 전공 삼아 뛰어든 것이죠.” 꾸준히 올린 유튜브 콘텐츠를 본 TV 제작진은 ‘정리’를 콘셉트로 프로그램을 론칭했고 그렇게 ‘신박한 정리’가 탄생했다. 정리를 의뢰한 사람들은 새롭게 바뀐 공간을 보며 대부분 뭉클해하고 상처가 치유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그냥 사는 일은 없습니다. 예쁘게 입고 싶어 옷을 사고, 무언가 배우고 싶은 마음에 책을 사죠. 맛있는 음식을 담아낼 것을 상상하며 그릇을 사고요. 그런데 대부분 공간의 여력이 안 돼 못하죠. 제가 생각하는 공간 컨설팅은 사람들이 하고 싶었던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정리는 무조건 비우고 버릴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씨는 “공간을 비우는 것은 버리기 위함이 아닌 남기기 위한 것”이라며 “정리는 잘 비운 공간에 새 삶을 담을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저희 회사명이 ‘새 삶’인데 풀어 읽으면 ‘새 사람’입니다. 정리를 통해 새 삶을 얻고 새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저의 바람이 담긴 이름이에요. 정리는 일이 안 풀리거나 현실을 타파하는 데 가장 쉬우면서도 돈 안 드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지금이라도 집의 한 부분을 정리해 보시길 권합니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의 ‘송구영신’이 연말연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이씨는 집에서 가장 오래된 물건, 그중 두꺼운 전공서적부터 버릴 것을 권했다. “추억과 경험이 서려 있어서인지 의외로 전공서적을 끌어안고 사는 분들이 많습니다. 더 늦기 전에 올해는 꼭 버리시길 권하고요. 주방 서랍에 있는 일회용 숟가락, 나무젓가락도 아까워 말고 버리세요. 좀 더 효과적인 정리를 원하는 분들껜 신발장 근처에 쌓인 택배 상자를 시작으로 출입구를 정리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너무 넓은 구역이 아니면서도 드나드는 공간이라서 정리의 효과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정리왕’ 되기 이씨는 최근 정리를 주제로 한 동기 부여 강연자로 더 많은 활동을 한다. 정리에 대한 대단한 기술보다 정리할 수 있는 힘과 용기,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을 주는 것인데 공간 정리는 곧 인생 정리이기도 하다. “제 유튜브 채널명이 ‘정리왕’인데 저는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정리를 잘하는 편이라고 자부합니다. 인생에서 인맥, 시간, 생각 등 정리할 게 참 많은데 이 모든 정리의 과정은 다 똑같아요. 우선 내게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필요하다고 여겨 남긴 것을 정돈하면 돼요. 잘 비우고 언제든 찾을 수 있게 제자리에 두는 ‘정리 정돈’이 핵심입니다. 정리 정돈된 환경에서 삶을 누리다 보면 편안함을 느끼고 그러면 좋은 공간을 더 오래 누리고 싶은 마음에 정리를 즐기게 됩니다.” 이씨는 단적인 예로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알람을 맞춰 놓고 한 주 동안 찍은 사진, 새롭게 저장한 연락처 등을 정리한다고 말했다. 순간 필요에 의해 찍거나 캡처해 놓은 사진을 그때그때 지우고 연락처를 훑어보며 지울 사람은 지우고, 잊고 있던 사람에겐 문득 연락을 하기도 한다고. 그렇게 매주 10분의 시간을 투자해 휴대폰을 정리하고 매년 꼭 남겨 두고 싶은 사진을 인화해 포토북을 만든다. 기록은 휴대폰 안에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을 때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휴대폰에 있는 수천, 수만 장의 사진을 끌어안고 사느라 묵은 휴대폰을 못 버리고, 그러다 보면 휴대폰 충전기도 종류별로 갖고 있게 돼요. 그게 다 짐입니다.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담은 사진은 1년 치 앨범으로 만들어 보관하고, 그 외의 필요한 자료는 매년 외장하드로 남겨둘 것을 권합니다. 무조건 버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잘 남기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이씨는 수많은 정리 정돈 사례를 접하며 정리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몸소 깨달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얼마나 정리를 잘하고 싶어 하는지, 얼마만큼 정리를 어려워하는지도 알게 됐다. 이씨는 어린이들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치고 경제 개념을 심어주는 것만큼 정리 역시 잘 살기 위해 꼭 익혀야 할 분야라고 말한다. “부모들에겐 정리보다 영어교육이 우선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렇지만 정리는 윤택한 삶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거든요. 전문가처럼 대단한 정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정리 방법을 가르치고 정돈된 공간이 주는 만족감을 알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씨는 자신의 유치원 교사 경력과 정리 교육을 접목한 어린이 대상 정리 교육을 또 하나의 목표로 삼고 있다. 아이들이 타요버스로 교통안전을 배우고 종이접기 선생님과 소통하듯이 놀이처럼 재미있는 정리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남녀노소 즐거운 정리문화를 전파하고 싶다고. “공간 크리에이터가 된 이후로 매년 가장 바쁜 시기가 연말입니다. 그런데 정리는 삶이거든요. 매일매일 조금씩 나를 돌봐야 1년 치 짐이 밀리지 않아요. 올해를 마지막으로 내년부턴 매일 정리하는 삶을 사시길 응원합니다."

‘중2병’ 판타지가 실현된 인천 독립서점 '마계' [우리동네 독립서점]

서점 마계는 ‘중2병이 머무는 곳’을 표방한다. ‘마계’와 ‘중2병’. 부정적인 인식이 가득한 두 단어를 앞세운 이곳은 중2병의 예민함을 반짝임으로 여기며 모난 구석을 끌어안는 공간이다. ■ 꿈과 희망, 모험이 가득한 ‘중2병’ ‘악마의 소굴’을 뜻하는 ‘마계’는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에서 주로 쓰는 단어다. 인천 중구에 위치한 독립서점 ‘마계’(대표 윤석우)는 판타지 문학의 세계관을 토대로 한때 인천의 부정적인 호칭이었던 마계에 새로운 이미지를 불어넣겠다는 포부를 담아 상호명으로 정했다. 서점 마계는 지난해 9월 13일 문을 열었다. ‘중2병이 머무는 곳’을 콘셉트로 하는 이곳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 봤을 판타지가 실현된 서점이다. 주로 판타지 장르 도서와 관련 굿즈를 들이고 있다. “중2병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사춘기 아이의 방황과 비뚤어짐 등 부정적인 방향을 떠올리게 되지만 반대로 중2병이기 때문에 간직할 수 있는 반짝이는 꿈과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점 마계는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이런 반짝임이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의 마음속에 존재한다는 믿음에서 출발했습니다.” 윤씨는 서점을 열기 전 인천에서 문화예술단체 ‘파람’을 운영하며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고 음악을 만들었다. 공연예술 분야에 종사하며 늘 공간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고 소통하고 교류할 거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인천 원도심에 해당하는 중구 개항장과 신포시장 골목길이 주는 매력에 이끌려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100년이 다 돼 가는 목조주택이 갖고 있는 신비스러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워낙 오래된 건물이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다 보니 리모델링 기간만 반년이 넘게 소요됐어요. 서점을 방문하는 분들이 건물 자체가 판타지 장르로 느껴진다고 하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 인천의 랜드마크를 꿈꾸며 서점 마계에서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어스시 전집’ 등 세계 3대 판타지 소설 외에도 유명 판타지 이야기들의 특별판, SF소설, 게임소설, 추리소설 등 다양한 판타지 이야기들과 애니메이션 작품집, 판타지 세계관, 신화와 전설 등 대형 서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책들이 가득하다. “때때로 판타지라고 하면 문학적으로는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앞으로도 그런 편견 속에서 묻히기 아까운 책들을 더 많이 발굴할 생각합니다.” 한편 책방지기 윤씨는 독립출판사 알발리 출판사를 운영하며 ‘내 마음이 지옥같아서’, 괴담집 ‘부평괴담, 소곤소곤’등 서점 마계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직접 제작했다. 또 인천문화재단 청년 문화공간 활성화 사업 공간으로 선정되고 한국근대문학관 신바람 동네책방 책담회를 담당하는 등 서점 마계를 드러낼 수 있는 행사들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아직은 나아갈 길이 먼 서점·출판사이지만 이곳에 단단하게 뿌리내려 마계와 함께하는 분들의 꿈을 응원하고 함께 키워 나가고 싶습니다. ‘인천’의 ‘마계’가 과거의 어둠이 아닌 ‘서점 마계’가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인천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성호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 초대 지휘자 “장애인에 대한 사회 편견 깨는 모델 만들 것”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의 한계는 없습니다. 장애인 연주자와 음악적으로 하나되는 일이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의 장애인 오케스트라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가 지난 3일 공식 창단하며 힘차게 첫 발을 내디뎠다. 라틴어로 ‘자유롭게 하다’라는 뜻의 ‘리베라(Libera) 오케스트라’는 지난 9월부터 실기·면접 심사를 통해 선발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등 40명의 단원으로 구성됐다. 리베라 오케스트라는 창단식에서 조르주 비제의 ‘파랑돌’ 등 4곡을 성공적으로 연주해 관객들의 환호와 쏟아지는 박수 갈채를 받는 등 호평을 얻고 있다. 순항 중인 오케스트라 뒤엔 묵묵히 이들을 이끌고 있는 초대 지휘자, 박성호 성신여대 겸임교수가 있다. 박 지휘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간담회에서 “지휘자, 단원 할 것 없이 개개인은 지극히 평범하고 보잘 것 없다. 그러나 이들이 모여 장애인을 대표해 비장애인에게 음악이란 매개체로 소통을 하고자 하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라며 “리베라 오케스트라는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 그 자체”라고 말했다. 박 지휘자와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인연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06년부터 7년간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초대 지휘자로 활동하며 이들을 국내 최정상 장애인 오케스트라로 이끈 실력자로 명성이 높다. 몸도 마음도 지쳐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11년. 그러나 그는 운명적으로 다시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초대 지휘자로 지휘봉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물불 안 가리던 당시의 열정에, 경험으로 쌓은 현재의 노련함이 더해진 박 지휘자는 ‘오직 장애인들을 돕는 지휘자’로 기억에 남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 지휘자는 “열정적으로 달리는데 상처를 많이 받으며 불안했던 시기가 있었다”며 “이후 장애인 관련 일을 애써 외면했지만, 지휘자를 선발한다는 소식에 심장이 뛰기 시작했고 운명처럼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경험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음악, 악기 구성, 장애 전문가, 보호자와의 소통 뿐 아니라 행정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장애인들이 행복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휘자는 내년 4월20일 ‘장애인의 날’에 맞춰 리베라 오케스트라의 첫 번째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연 2회 연주회를 여는 데 이어 장애인 단체들과의 교향악 축제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창단은 단순한 음악적 도전이 아니라, 장애인 연주자들의 음악적 잠재력을 끌어내는 중요한 프로젝트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시도”라며 “오케스트라가 점진적으로 성장해 우리나라 최고의 장애인 오케스트라로 자리잡고 나아가 세계적인 롤모델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리베라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모델이 되길 바란다”며 “단원들의 재능을 더 빛나게 하고, 그들의 삶이 음악으로 더 풍요로워지도록 온힘을 다하겠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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