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킴장애환자, 빵 먹고 사망…요양원 시설장·요양보호사, 집행유예

연하장애(삼킴 장애)가 있는 노인에게 빵을 제공, 질식 사망하게 한 요양원 시설장과 요양보호사가 항소심에서도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김희석)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1심에서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받은 요양원 시설장 A씨(56)와 요양보호사 B씨(70)에 대한 항소를 기각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화성에서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지난 2021년 7월12일 가래가 심해 연하장애가 있는 C씨(75)에게 크로아상을 간식으로 제공할 것을 결정, 사망하게 한 혐의다. 요양원에서 식사제공 등 업무를 수행했던 B씨는 C씨의 식사 과정에서 업무상 주의 의무를 지키지 않아 B씨가 질식으로 인해 사망하게 한 혐의다. C씨(75)는 치매와 뇌경색을 앓던 중 지난 2020년 10월29일 입소했고, 평소 심부전과 연하곤란 등 증상이 있어 식사를 일반식이 아닌 죽식으로 먹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A씨와 B씨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기도를 막히게 할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업무상과실로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됐고 유족들과 합의하지 못했다”며 이들에게 각각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후 A씨와 B씨는 자신들의 행위가 C씨의 사망 사이에는 인과 관계가 없다며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로,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일반식인 빵을 간식으로 제공, 혼자 먹도록 방치해 사망이라는 결과에 이르게 했다”며 “주의의무위반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오늘 밤 서울 종로서 연등행렬…동대문~종각 일대 통제

다음달 5일인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26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종로에서 연등행렬 행사가 열린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사회적 갈등 및 최근 영남지방에 일어난 산불 피해로 혼란과 고통이 이어지는 가운데 위원회는 연등으로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계획이다. 동대문~종각 사거리의 도로는 행사 시작 전부터 단계적으로 통제되고, 종각역 인근은 인파가 밀집하는 경우 통행이 통제될 수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등 불교 종단들로 구성된 연등회보존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이날 흥인지문(동대문)부터 종각까지 이어지는 연등행렬을 진행한다. 이날 연등은 전국 각지의 사찰과 불교단체 구성원 및 불교 신자 5만명가량이 직접 제작했고, 불교의 상징물이 활용된 대형 장엄이 포함됐다. 연등행렬 시작 전에는 동국대 대운동장에서 아기 부처를 목욕시키는 관불(灌佛) 의식이 선행되고 이후 연희단이 다양한 율동을 선보인다. 오후 9시30분부터는 종각 보신각 앞에서 ‘트로트 신동’ 김태연이 공연을 선보이고 관람객들은 강강술래, 꽃비 대동놀이를 하며 함께 어울리는 대동한마당에서 즐길 수 있다. 종묘 앞에서는 내·외국인 체험단이 전통등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체험장이 마련된다. 오는 27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마당이 열린다. 선명상을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비건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이날 오후 7시부터는 소규모 연등행렬을 열고 이후 조계사앞사거리 특설무대에서 방송인 겸 DJ인 줄리안이 선보이는 EDM 난장이 열린다. 26~27일 이틀간 연등행사를 위해 서울 일부 지역의 교통이 통제된다. 위원회는 26일 오후 4시부터 연등행렬 종료 때까지는 동대문∼종각 사거리의 도로가 단계적으로 통제되며, 종각역 인근은 인파가 밀집하는 경우 안전을 위해 일시적으로 도보 통행을 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27일에도 안국사거리∼종각사거리 교통이 제한된다. 이 일대를 지나는 시내버스는 우회하며 종로의 버스 정류소는 폐쇄된다.

콜포비아 비대면 문화 생기며 확산…“노출 훈련이 해법”

콜포비아 현상은 최근 10여년 사이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정신의학,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타인과 전화로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을 두려워하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유년시절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해온 사람들이 성인이 됐을 즈음 코로나19를 겪고 그로 인해 비대면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일이 늘면서 젊은 층의 전화공포증은 더욱 심화됐다. 거기에 틱톡, 유튜브 등 상호작용이 필요 없는, 일방적인 즐길거리는 소통하지 않는 환경에 익숙해지고 대화를 어색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아울러, 지나치게 개인의 성향과 취향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오히려 콜포비아 현상을 확대한다는 시각도 있다. 과거에 비해 자신의 상태를 과도하게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주변에서는 개인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전화공포를 손쉽게 납득하다보니 개선의 기회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강지연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는 “콜포비아는 사실 전화가 두려운 게 아니라 관계가 두려운 것”이라며 “목소리만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상황에 대한 경험과 이해 부족의 결과가 콜포비아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콜포비아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의학계에 따르면 현재 콜포비아는 정신건강의학적으로 진단 기준이 마련돼있진 않지만 ‘사회 불안장애’라는 큰 틀 안에서 분석할 수 있다. 신다운 고대안암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사회생활의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불안장애에는 정확한 진단 하에 약물치료가 동반돼야 하지만 불안장애에 가장 효과가 좋은 비약물 치료는 ‘노출 치료’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콜포비아’ 치료법으로 ▲전화하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부터 시작해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와 30초 미만의 통화 후 편안함을 느낀다면 ▲조금씩 시간을 늘려 전화에 대한 긴장도를 낮추고 ▲스스로 식당 예약을 해보거나 음식 주문을 하는 등 낯선 사람과의 통화를 시도 등을 제시했다. 5년째 ‘전화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스피치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강민정 라이프스피치 대표는 “자신의 통화를 녹음해서 들어보고, 타인과의 통화로 다양한 소통 단서와 방법을 학습하다보면 두려움을 극복한다”며 “2030세대에 소통을 정확하게 학습해야 사회적 어른이 됐을 때도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관련기사 : “여론조사도, 상사 전화도 피하고 싶어요”…확산하는 ‘콜포비아’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424580302

“여론조사도, 상사 전화도 피하고 싶어요”…확산하는 ‘콜포비아’

#1. 25세 법률사무원 A씨. 지난해 12·3 계엄사태 이후 여론조사 전화가 수시로 걸려오지만 한번도 받아본 적 없다. 안그래도 하루종일 전화를 붙잡고 의뢰인들의 민원, 변호사들의 지시를 받다 보니 전화벨 소리가 울리면 한숨부터 나온다. 그런 그에게 여론조사 전화는 더욱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킬 뿐이다. #2. 20세 대학 신입생 B씨. 인스타그램 DM, 카카오톡 등 채팅앱을 활용했던 청소년 시절과 달리 대학에 입학한 후엔 부쩍 전화 통화하는 일이 늘었다. 하지만 B씨에게 전화는 경계 대상이다. 모르는 번호 혹은 ‘어른’의 전화는 끊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어떤 용건의 전화인지를 문자로 확인한다. 그런 그가 어른들에게 전화를 직접 하는 일은 거의 없다. 26일 경기일보 취재결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전화 통화 시 긴장과 두려움을 느끼는 ‘콜포비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여기에 여론조사 전화까지 늘면서 더욱 전화 통화를 피하게 만들고 있다. 전화(call)와 공포(phobia)의 합성어인 콜포비아는 정신의학질환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사회적 관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세대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 지난해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천국’이 Z세대(1990년대 중후반부터 2천년대 후반까지 태어난 세대) 765명을 대상으로 소통 방식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0.8%가 콜포비아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도보다 5.1%포인트 증가한 수준으로, 콜포비아를 겪고 있다는 Z세대는 2022년(30%)부터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콜포비아를 호소하는 이유는 ▲생각을 정리할 틈 없이 바로 대답해야 하는 점(66.3%) ▲생각한 바를 제대로 말하지 못할 것이 걱정돼서(62.2%) ▲문자, 메시지 등 비대면 소통이 편해서(46.5%) 등이었다. 전화 통화 시 겪는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전화를 받기 전 느끼는 높은 긴장감과 불안 ▲전화가 오면 시간을 끌거나 받지 않음 ▲전화 통화 시 앞으로 할 말이나 했던 말을 크게 걱정 ▲통화 시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식은땀이 나는 등 신체 증상 순으로 많았다. 여론조사 전화의 경우, 일반 전화와 다르지만 무작위로 일방적으로 걸려온다는 점에서 역시 2030세대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젊은 층이 주를 이루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전화 여론조사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올라오고 여론조사 차단 방법 콘텐츠가 인기를 끌 정도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기성세대는 여론조사가 주는 직접적인 혜택이 없어도 사회적 책임감에서 답변한다”며 “젊은 세대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데다 최근 여론조사가 많아지면서 응답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콜포비아 비대면 문화 생기며 확산…“노출 훈련이 해법”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4245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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