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어린이박물관, 상반기 상설 교육 프로그램 운영

경기문화재단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이 ‘어린이와 함께하는 모두를 위한 박물관’ 비전에 따라 올해 상반기 상설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나선다. 먼저 만 2세 이상 유아부터 참여가 가능한 동화구연 프로그램 ‘이야기 속으로 풍덩’을 선보인다. 주요 관람객인 어린이집과 유치원 단체 관람객을 대상으로 매주 화, 수, 목 오전 2회 각 20분씩 동화구연지도사와 함께 그림책을 읽고 독후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5월13일부터 7월18일까지 초등학교 1~6학년 단체를 위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 ‘모두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을 연다. 학급 단체를 대상으로 매주 화, 수, 목, 금 오전 10시부터 100분간 진행되며, 전시 관람과 창작 워크숍이 함께 운영된다. 개편된 3층 전시실을 함께 관람하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심화 학습과정이 포함돼 있다. 또 다른 내 모습을 그려보는 창작 활동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주말 가족 프로그램 ‘학습기계’도 선보인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학습 방법인 ‘기계학습’의 단어 순서를 바꿔 조합한 ‘학습기계’는 기술 발전으로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는 오늘날의 교육 환경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감각을 함께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알고리즘과 데이터의 총체인 AI 기계학습과 비교해 거꾸로, 가로질러서 혹은 나란히 하는 배움의 과정을 현대 예술가들이 제안하고 이를 교육적 경험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소요, 무늬만 뮤지엄, 신승백, 김용훈 등의 미술 작가들이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으며 상반기 프로그램은 오는 27일부터 6월29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3시에 운영된다. 특히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매달 마지막 주 문화가 있는 날 주간 토요일에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 ‘하나, 둘, 우리!’를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명상을 통해 어린이와 가족이 주변의 다양한 존재를 인식하고 리듬에 맞춰 신체를 움직이며 협력의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기획됐으며, 26일 첫 프로그램이 시작될 예정이다.

오직 한 번뿐인 ‘삶’에 대한 사유…‘단 한 번의 삶’ 外

‘한 번뿐인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럴 땐 저자가 담담하게 풀어낸 인생사로 삶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솔직하고 내밀한 이야기로 삶을 사유하고, 울림을 주는 책들이 있다. 어머니 빈소에서 시작된 이야기로 담백하지만 깊은 사유를 담은 책, 남다른 여행으로 세상을 겪은 경험담을 풀어낸 신간을 모았다. ■ 단 한 번의 삶 “때로 어떤 예감을 받을 때가 있다. 이건 이 작가가 평생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글이로구나. 내겐 이 책이 그런 것 같다.” 소설가 김영하가 ‘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에 산문집 ‘단 한 번의 삶’을 출간했다. 지난해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연재했던 글 열네편을 수정하고 다듬어 묶은 책이다. 저자는 그동안 보고, 겪고, 느낀 것을 기록하고 나누며 독자와 소통해왔다. 부지런히 쌓은 경험을 중심으로 사유를 펼쳐왔지만, 자신의 인생을 직접 꺼내어 내놓은 적은 드물었다. 이번 책에는 저자의 ‘삶’이 전면에 등장한다. 사적이고 내밀한 가족사와 함께 저자 자신의 삶을 무덤덤한 어조로 담아냈다. 이야기는 어머니의 빈소에서 시작된다. 알츠하이머를 앓다 돌아가신 저자의 어머니는 평생 자신의 결혼 전 삶을 자녀들에게 자세히 털어놓지 않았다. 저자는 그런 어머니의 장례식에 모여든 조문객들의 말을 듣고 어머니가 20대 때 군인이었던 사실을 알게 된다. 또 저자가 아버지에게 품었던 첫 기대와 실망도 돌이켜보면서 마음 한편에 쌓아뒀던 기억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지난 삶을 차근차근 톺아본다. 인생의 반환점을 막 돈 1968년생 ‘인간 김영하’는 ‘나는 왜 지금의 내가 됐나’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을 구해간다. 그리고 비슷한 질문을 독자에게도 전한다. 나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었을까. 나는 무엇을 놓쳤고, 무엇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작가 삶의 에피소드가 나의 이야기로 전환되는 서사적 경험을 할 수 있다.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지난해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에세이로 주목 받은 조승리 작가가 두 번째 수필집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을 출간했다.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는 시각장애인이자 안마사, 여성으로 살아온 저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신간에서는 저자가 외국 여행을 비롯해 시도한 낯선 경험과 면밀하게 관찰한 삶의 감각을 밀도 높은 감정과 함께 펼쳐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저자의 여행은 조금 특별하다. 일본 도쿄를 여행할 때는 일본저시력협회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의 여행길엔 협회 회원, 가이드, 친구 등 여러 사람이 함께한다. 전맹으로 살면서 때때로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 앞에 절망하고 슬퍼하기도 하지만, 조 작가는 “세상이 너무도 보고 싶어서” 기를 쓰고 자신이 느낄 수 있는 것에 마음을 쏟는다. 안정적이지만 무감각한 삶보다 차라리 엉망이 되더라도 세상을 구경하고 경험해내고야 마는 것이다. 저자는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는 그 나름대로 풍광을 감상하는 법이 있다”며 공감각적인 표현들로 새로운 글맛을 선사한다. 책에는 베트남 나트랑과 하노이, 말레이시아 페낭, 일본 도쿄, 홍콩 마카오, 필리핀 클라크, 백두산 천지 등에 대한 여행기와 함께 플라멩코 수업, 배리어 프리 전시, 바리스타 자격시험, 성형외과 상담 등 저자가 처음 해본 일들이 유쾌하게 담겼다.

‘불안한 아이 뒤에는 불안한 부모가 있다’...푸른칠판 刊 [신간소개]

첫 입학, 새학기의 설렘과 초조함이 함께한 3월이 지나고 4월의 중순, 아이를 학교에 보낸 많은 부모들은 여전히 초조함과 걱정, 기대로 마음이복잡할 것이다. 자녀에 관한 불안과 걱정은 마치 실과 바늘처럼 부모의 뒤를 따라온다. 신간 ‘불안한 아이 뒤에는 불안한 부모가 있다’(현운석 지음,푸른칠판 刊)는 17년차 초등교사이자 초등 4학년의 학부모, 교원 대상 학부모 상담 전문 강사, 교원단체 교권법률팀 등에서 활동 중인 현운석 교사가 부모의 지나친 불안을 잠재우고 실천 가능한 현실적인 솔루션을 담았다. 저자는 불안은 불확실성, 평가나 책임에 대한 부담, 불확실한 정보, 불공정한 기대와 지나친 비교·경쟁 문화에 의한 균열이자 총체적인 흔들림이라 분석한다. 흔들림이 심해지면 붕괴될 수도 있다. 그러면서 붕괴될지 아니면 흔들리면서도 균형과 중심을 잡아 나갈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조언한다. 부모가 중심을 잡아야 자녀의 자율성, 주도성, 책임감, 사회성, 자기효능감, 자기존중감 등을 온전히 지켜 나갈 수 있다는 것. 저자 역시 많은 부모들을 만나 온 현직 초등교사이면서도 한때 자녀에 관한 걱정과 불안에 잠 못 들었던 기억도 있다. 여러 시행착오와 고민, 그 과정에서 깨달은 내용 등을 정리하면서 그는 부모로서 불안은 당연히 마주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리고 그 불안과 대면할 용기를 갖자며 위로하고 응원한다. 학교 현장에서 자녀가 겪는 실체적 갈등과 부모의 불안에 대한 심리학적 처방, 실천 가능한 교육 솔루션 등이 다양하게 담겨있다.

[법률플러스] 분묘 발굴, 유체·유골 훼손 행위로 인한 위자료 청구권자

분묘는 민법 제1008조의3에 따라 그 분묘에 안장된 망인의 제사를 주재하는 사람이 승계하는 것이다. 구 관습법에 따르면 선조의 분묘를 수호·관리하는 권리는 제사주재자인 그 종손에게 있었다. 그 후 대법원은 위 입장을 변경하면서 제사주재자는 먼저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로 정하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망인의 장남이 제사주재자가 되고, 공동상속인 중 아들이 없는 경우에는 망인의 장녀가 제사주재자가 된다고 했다. 이어 대법원은 2023년 5월11일 선고 2018다248626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시 종전 견해를 변경해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남녀, 적서를 불문하고 최근친의 연장자가 제사주재자로 우선하고, 이 법리는 위 판결 선고 이후에 제사용 재산의 승계가 이뤄지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종중이 공동 선조의 분묘를 수호 관리해 온 경우 해당 분묘의 수호 관리권 내지 분묘기지권은 종중에 귀속한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제사주재자가 아닌 후손이 망인의 분묘 발굴 등의 행위를 한 사람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을까. 분묘를 파헤치고 그 안에 안치된 망인들의 유골 4구를 꺼내 양철통에 담은 후 불에 태운 다음 분묘 입구 쪽 땅에 묻어버린 행위에 대해 망인들의 손자 또는 아들이 가해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한 사안에서, 하급심은, 위 아들은 위 분묘에 관한 관리처분권을 갖는 제사주재자가 아니므로 위자료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2025년 4월23일 선고 2023다283401 판결)은 원심을 파기하면서, 분묘를 발굴하거나 유체·유골을 훼손하는 행위가 있었고 그러한 행위가 어떤 사람의 추모 감정 등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초래했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사람은 해당 분묘의 관리 처분권자인 제사주재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가해자를 상대로 그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위 판결에 따르면 이 경우 분묘발굴, 유체·유골 훼손 행위가 추모 감정 등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초래했는지는 개별 사안에서 그 행위자가 분묘발굴 또는 유체·유골의 처리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분묘발굴 또는 유체·유골의 처리가 사회 통념상 받아들일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 피해자와 망인 사이의 친족관계 또는 생전 생활 관계, 평소 분묘 등의 관리 상황, 분묘나 유체·유골의 손상 상태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 ‘2025 이주배경아동 지원 협력사업’ 협약식 진행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본부장 여인미)는 화성시 ㈔그레이스가든, 화성시남부종합사회복지관과 2025년 이주배경아동 지원 협력사업 협약식을 23일 진행했다. ㈔그레이스가든에서 열린 이번 협약식은 여인미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장과 해당 복지기관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이번 협약식을 통해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는 경기도 내 이주배경아동 지원을 위해 경기도 내 총 4개 복지기관에 3천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후 언어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이주배경아동의 한국어 교실과 돌봄교실 운영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이주배경아동의 한국어 실력 향상 뿐만 아니라 진로개발 프로그램을 마련해 공교육 진입률을 높이고,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는 경기남부 16개 시군의 이주배경아동을 지원하는 비영리 사회복지기관과 협력해 이주배경아동을 포함한 다양한 취약계층 아이들을 지원해 오고 있다. 여인미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장은 “2025년 협력사업을 통해 이주배경아동의 안정적인 한국 적응을 통한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고, 아동권리에 기반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규현 ㈔그레이스가든 대표는 “지역사회 내 이주배경아동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국어 교실 등의 운영을 통해 이주배경아동이 한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이정호 화성시남부종합사회복지관장은 “이주배경아동 개개인의 적성과 흥미를 반영한 맞춤형 진로 발달을 지원함으로써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청소년 Q&A] 성적 떨어진 아이 대화를 하면 짜증 내듯 말해요

Q. 고등학생 자녀가 성적이 갑자기 떨어져 우울하게 지내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이런 제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 대화를 시도하려 하면 아이가 짜증 내듯 답하거나 아예 말도 걸지 말라는 식으로 대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와 대화를 잘 이어 나갈 수 있을까요. A. 자녀와 소통이 어려워 많이 고민되시겠습니다. 가장 힘든 쪽은 성적이 떨어진 당사자의 마음일 것입니다. 이런 경우 갑작스럽게 부모님이 ‘대화’라는 형식으로 ‘위로’하려 하면 자녀의 마음은 더 닫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학교 성적이 고스란히 고등학교 성적으로 나타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는 입시라는 ‘틀’에 갇혀 자신의 내적 욕구를 잠재우며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원하는 만큼 학업 성취를 이루지 못했다면 그 실망감과 좌절감은 매우 클 것입니다.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님의 마음은 매우 안타깝고 힘들겠지만 자녀가 혼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잠시 기다려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원래 대화가 많았던 관계라면 자녀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부모님과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으니 이때는 부모님도 열린 마음으로 자녀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경청한다면 관계가 향상되리라 생각합니다. 반면 대화가 많지 않았다면 자녀가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보내도록 기다려준 다음 부모님이 언제든 자녀의 어려움을 살피고 도와줄 마음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모습으로 다가가 대화를 시도한다면 자녀와의 소통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녀들은 부모님이라는 대상에게 신뢰감과 존중감, 안정감을 획득해 사회관계에서도 이를 확장하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박세라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광교산 길과 원주민 L씨

상광교 로컬푸드 옆에 카페 109가 보인다. 봄날 아침, 올해도 사월 스케치는 이곳 전원 풍경을 택했다. 이슬 맺힌 아침은 다소 쌀쌀하다. 목장과 마을을 한 바퀴 답사하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수상한 듯 기웃댄다. 그림 그리러 왔다고 하자 엉겅퀴처럼 곤두선 표정을 낮달처럼 하얗게 밝혔다. 수강생들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그림을 그린다. 그 모습이 신선하고 진지하다. 할아버지는 이 주변 카페와 건물의 주인이라며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꺼냈다. 올해 한 살 빠지는 90이라며 1967년 상수도보호시설 공사 때 이곳에 왔단다. 이전엔 대학 레슬링부에서 선수 생활을 하셨다는데 고향은 이북이라고 한다. 1969년 전기불도 없고 차도 다니지 않던 이곳에 젖소 두 마리와 정착했다며 자신을 이석삼으로 소개했다. 소는 불어나 100마리에 이르렀고 그는 2천평, 1천평, 600평 광교산 길 일대를 구석구석 사들였단다. 하지만 혼자 잘사는 게 즐겁지 않아 22가구의 주민에게도 젖소 키울 것을 권장해 지금까지도 이곳저곳 목장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고 심재덕 수원시장 재임 시절에서 상수도 보호를 위해 목장을 옮겨주길 원해 카페 주변 1천평만 남긴 채 다 팔아 버렸다며 홀가분해하신다. 그와의 목적 없는 대화를 마치고 스케치도 마쳤다. 함께 맛난 밥과 커피도 나누고 쑥 냄새 가득한 봄길을 돌아온다. 산과 들이 연둣빛 신록으로 물들어 간다. 봄의 언어와 꽃의 흔적이 지워진 자리에.

“나의 무덤은 지면 아래에”…국내서도 프란치스코 교황 추모 물결

“(나의) 무덤은 지면 아래에 마련돼야 합니다. 특별한 장식 없이 단순하고 ‘프란치스쿠스(Franciscus, 프란치스코의 라틴어명)’라는 이름만 새겨지길 원합니다.” 교황청이 지난 21일(현지시각) 공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언 일부다. 이날 오전 선종한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바티칸 바깥에 있는 성당의 지하 무덤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가 원한 비문은 자신의 라틴어 이름 한 단어뿐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2년 6월 29일 이러한 내용의 유언장을 남겼다고 바티칸뉴스는 전했다. 세계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면서 평생 자신을 낮췄던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빈자의 성자’다웠다. 교황은 유언에서 “나의 세속적 삶의 일몰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영원한 삶의 생동감 있는 희망과 함께 나의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유언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교황이 안장되길 원한 장소는 로마에 있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그는 생전에도 이곳에 묻히길 바란다는 뜻을 밝혀 왔다. 이날 교황청은 성명을 내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직접 사인은 뇌졸중과 그에 따른 심부전이라고도 공식 발표했다. “(나의) 무덤은 지면 아래에 마련돼야 합니다. 특별한 장식 없이 단순하고 ‘프란치스쿠스(Franciscus, 프란치스코의 라틴어명)’라는 이름만 새겨지길 원합니다.” 교황청이 지난 21일(현지시각) 공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언 일부다. 이날 오전 선종한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바티칸 바깥에 있는 성당의 지하 무덤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교황이 안장되길 원한 장소는 로마에 있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대부분의 전임 교황은 사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됐다. 이날 교황청은 성명을 내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직접 사인은 뇌졸중과 그에 따른 심부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투병 중에도 경북 지역에서 대규모 산불을 겪은 한국 국민에게 위로 메시지를 보내는 등 한국사회가 고통과 시련을 겪을 때 마다 위로를 아끼지 않았던 교황을 추모하는 물결이 국내에서도 일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단은 22일 주교좌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프란치스코 교황 빈소를 마련해 이날 오후 3시부터 일반인 조문을 받고 있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언제까지 진행할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교황청에서 장례 일정을 정하면 그에 따라 절차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 수원교구는 23일 오전 9시부터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정자동 주교좌성당 내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분향소를 마련해 25일까지 오후 9시까지 신자 및 일반 조문객의 조문을 받는다. 일반객 조문은 매시 30분부터 55분까지 가능하며, 그 외 시간에는 미사가 봉헌될 예정이다.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관에 안치된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도 공개됐다. 교황은 바티칸 내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 예배당에 있는 관에 붉은 예복을 입고 누워 있고 머리에는 미트라를 쓰고 손에는 묵주가 들려 있다. 관은 붉은 천으로 장식된 나무관이다. 교황은 지난해 교황의 장례 예식을 개정하면서 교황 시신을 3개의 관(삼중관)이 아닌 아연으로 내부를 덧댄 1개의 목관에 안치하도록 간소화했다. 교황의 장례식은 오는 26일(현지시간)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 주재로 열린다. 현재 바티칸 내 교황의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안치된 교황의 관은 23일 오전 9시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운구될 예정이다. 이날부터 일반 대중도 교황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할 수 있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천주교 수원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전 서울대교구장), 임민균 신부(주교회의 홍보국장)가 참가한다.

완성과 미완성, 편함과 불편 사이 갈등을 예술적 에너지로…최하나 ‘Non Finito’

눈을 가린 허무한 손짓은 허상에 갇힌 착각의 심연을 전하고, 타락 천사와 죄인들의 최후의 만찬은 신의 존재에 대한 모순의 굴레에 대해 질문한다. 짙은 파랑과 뉴트럴, 청록과 핑크의 강렬한 색상 조합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조형 흐름은 꿈속 같은 감정적 이질감과 동시에 환상적 몰입감을 준다. 갤러리위 수지에서 지난 17일 개막한 최하나 초대전 ‘Non Finito’(논 피니토)에선 완성과 미완성의 경계, 편안함과 불편함 사이의 갈등을 예술적 에너지로 활용한 젊은 작가의 실험적 탐구를 만날 수 있다. Non Finito는 의도적으로 작품을 완성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단순한 미완성이 아닌, 창작의 과정 자체를 작품의 일부로 포함하는 개념이다. 형태가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을 통해 역설로 창작의 과정에 대한 생생한 긴장감, 조형적 잠재성을 부여한다. 2003년생인 최하나 작가는 철학을 사랑한다. 삶에서 겪는 모든 감정과 물음, 그 사유의 과정이 바로 철학의 본질임을 믿고, 그 믿음을 통해 얻은 존재와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을 캔버스 위 한 장면에 응축했다. 디지털드로잉이라는 표현 방식은 작가의 탐구에 중요한 방법론이 된다. 때론 실재보다 더 실재같이 하며 무의식과 의식의 영역을 결합하는 초현실주의적 접근을 물리적 한계 없이 실현한다. 철학적 사유의 과정 자체를 중요시하는 작가에게 드로잉의 과정은 사유의 흐름을 시각화하는 예술적 성찰이다. 예술 작품의 정밀한 보존에 사용되는 Giclée(지클레)로 인쇄한 작품은 오일과 아크릴로 마무리된다. 이 과정을 통해 질감과 깊이를 부여 받고, 빛과 그림자를 흡수하고 반사하는 시각적 풍부함을 완성한다. 작품들은 하나하나 모두 생경하다. “의식의 세계는 안락함을 제공하지만, 그 안에 머물면 정체되기 마련이다. 무의식의 세계는 혼란스럽지만, 그곳에서 본질적 에너지를 얻는다. 그러나 둘 중 하나에만 머무를 수 없기에 우리는 늘 그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만 한다”라고 한 작가의 말처럼 끊임없는 예술적 긴장, 대치되는 얽힌 감정, 모호한 현실 감각의 파동이 그의 작품이 품은 본질적 힘이자 매력이다. 전시 관계자는 “‘Non Finito’는 예술적, 철학적 고백이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젊은 작가의 여정에 함께 하기를 권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5월 24일까지.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