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영화 大豊“추석을 즐겁게~” 추석 연휴를 1주일 앞둔 다음달 5일 국산 코미디 영화 세 편이 동시에 개봉한다. 전통적으로 추석 연휴는 한국영화 강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시기. 올 추석 연휴에 극장가의 ‘제왕’을 꿈꾸고 있는 한국 영화는 ‘조폭마누라2’, ‘불어라 봄바람’, ‘오 브라더스’. 세 편 모두 코미디물이지만 내세우는 장점은 조금씩 다르다. 엑션 조폭마누라 Ⅱ ‘조폭마누라2:돌아온 전설’은 코미디와 액션이 합쳐진 코믹액션 영화. 전편에 비해 제2편은 액션 장면의 스케일이 더 커진 가운데 액션은 청룽(成龍) 스타일로 아기자기해진 편. 도입부 옥상 결투장면 촬영을 위해 플라잉 캠(Flying Cam)이 동원되는 등 볼거리에 더 신경을 썼으며 와이어 액션 분량도 대거 늘어났다. 상대파의 습격을 받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조폭마누라’ 은지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던 중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시장상인들을 위해 싸운다는 것이 기둥 줄거리. 신은경, 박상면이 전편에 이어 ‘어울리지 않는’ 부부로 나오며 홍콩 스타 장쯔이(章子怡)가 특별출연한다. ‘가문의 영광’의 정흥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두번째 영화. 사랑 불어라 봄바람 시네마서비스가 직접 제작을 맡은 첫번째 영화 ‘불어라 봄바람’의 컨셉은 ‘2003년 대국민 선동코미디’.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는 것이 다른 영화와 차이점이다. 쓰레기 무단투기가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던 ‘쫌팽이’ 소설가 ‘선국’이 화류계에서 이름이 높은 다방 종업원 ‘화정’과 같이 살면서 ‘봄바람’에 휩쓸리게 된다는 내용. ‘역전에 산다’의 김승우와 ‘가문의 영광’의 김정은이 선국과 화정으로 출연해 로맨스에 빠진다. 두 배우의 연기와 각각의 캐릭터가 주는 매력이 어느 정도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가 영화 성패를 결정짓는 요소. 지난해 ‘라이터를 켜라’로 데뷔한 장항준 감독의 두번째 작품이다. 휴먼 오 브라더스 이범수·이정재 주연의 ‘오 브라더스’는 휴먼 코미디물. ‘불어라 봄바람’이 남녀 로맨스를 무기로 한다면 ‘오 브라더스’는 진한 형제애로 감동을 유쾌한 웃음에 버무려 보여준다. 어려서 가족을 떠나 혼자 살아가던 상우(이정재)와 조로병(早老病)에 걸려 30대의 외모를 갖게된 12살 꼬마 봉구(이범수)가 두 주인공. 상우는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봉구를 만나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탄탄한 시나리오에 풍부한 에피소드, 주조연급 연기자들의 코믹 연기가 볼 만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 단편 ‘자반고등어’로 호평받았던 김용화 감독의 데뷔작이다. 임권택감독 ‘영화인생’ 궤적을 좇아… 영화평론가 정성일씨(44)가 ‘국민감독’으로 불리는 임권택(69) 감독을 낱낱이 해부했다. 608쪽 두 권으로 이뤄진 ‘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하다’(현문서각)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대담을 중심으로 꾸민 책. 감독론이나 인물평전으로 따져도 ‘본격 최초’라는 말이 지나치지 않을 만큼 날카롭고 깊이있는 분석을 담고 있다. 임권택 감독에 관한 연구서로는 정성일씨가 87년에 쓴 ‘한국영화연구1-임권택’과 2000년 선보인 일본인 사토 다다오의 ‘한국영화와 임권택’이 있지만 앞의 책은 이미 절판됐고 뒤의 책은 작품론에 가깝다. 정성일씨가 임감독에게 주목하게 된 까닭은 “서구영화의 문법에 익숙한 나에게는 무언가 불편했고 그 불편함이 신기하게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그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1천520분(25시간 20분)의 인터뷰를 통해 87년 첫 연구서를 펴냈고 16년 뒤 임감독의 이후 궤적을 좇아 이 책을 완성했다. 인터뷰는 2002년 7월 말부터 거의 매주 임감독 집에서 진행돼 12월 초에 끝났으며 3천840분(64시간) 분량의 말을 200자 원고지 8천546장의 글로 풀어낸 뒤 책에 싣기 위해 4천132장으로 줄였다. 이 책에는 인터뷰와 함께 감독론과 해제, 작품줄거리 요약 등도 포함돼 있으며 340여장의 관련사진이 곁들여져 있다. 정성일은 인터뷰를 위해 ‘취화선’ 촬영 현장에만 67일이나 머무르는가 하면 그의 영화를 다시 보기 위해 영상자료원에서 살다시피했다(그러나 사라진 필름이 적지않아 임감독의 98편을 모두 보지는 못했다). 임감독은 정씨의 집요한 질문공세에 떼밀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비롯해 작품세계, 인생철학, 연출 노하우, 제작 뒷얘기 등을 모두 털어놓았다. 그는 영화적 성취의 목표에 대해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할리우드 영화 수준에 내 영화를 끌어올리자는 것이 목표였으나 가망없는 욕심을 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미국 영화로부터 내가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느냐는 문제로 나아갔다”고 설명했으며, 영화철학에 대해서는 “영화에서 존중해야 할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의 영화 평론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서슴지 않고 털어놓기도 했다. 무속 다큐 ‘영매(靈媒)’ 영화로 정식 개봉 지난해 인디다큐 페스티벌과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선보여 ‘다큐멘터리치고는 엄청나게 재미있다’고 소문난 ‘영매(靈媒)-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가 마침내 일반 관객과 만난다. 국내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가 정식으로 개봉되는 것은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 연작(1편 1995년, 2편 98년 개봉)에 이어 두번째. 9월 5일 서울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먼저 간판을 내걸고 13일 서울 압구정동 씨어터2.0도 가세한다. 이야기는 경북 포항시 송리면 방석2리의 풍어제(동해안 별신굿)에서 시작된다. 마을 사람들은 정성을 모아 제수를 준비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다지고 마을의 안녕과 고기잡이의 성공을 빈다. 그것을 주관하는 이는 제주가 아니라 신과 교통할 수 있는 권능을 지닌 무당이다. 도입부를 지나면 주인공 격인 씻김굿의 고장 진도의 무당들이 등장한다. 대대로 신을 모셔온 세습무 채씨 자매와 어머니 몸신이 들어와 강신무가 된 박영자씨의 인생 역정은 이 땅에서 무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 일인지 일깨워준다. 채씨 자매의 막내인 채정례씨(76)는 마지막 대목에서도 등장해 언니 채둔굴씨(84)의 극락왕생을 축원하는 씻김굿을 펼친다. 채씨의 씻김굿이 무형문화재의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면 인천에 사는 강신무 박미정씨(37)의 진오귀굿은 영적 체험을 느끼게 해준다. 그녀는 재수굿을 하면서 “얼마 안가 상이 난다”고 공수(죽은 사람이 전하는 말)를 주었지만 제갓집(의뢰인)은무심히 흘려들었다가 한달 뒤 22살 된 큰아들을 잃는다. 큰아들의 원혼을 달래는 굿을 하는 날, 망자는 박씨의 몸을 빌려 마지막 당부를 하고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가 이뤄진다. 이 영화를 보려면 다큐멘터리는 지루하다는 선입관을 미리 버리는 것이 좋다. 어떤 극영화 못지않게 웅숭깊은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무당들에 대한 연민이 샘솟아 어느덧 따뜻한 시선으로 바뀌고 만다. 무당들 사이에서도 가장 심한 욕이 “너희 집안에 무당이나 나라”는 자학적인 말이라고 한다. 그만큼 무당들은 신의 점지를 받아 숙명적으로 무업을 해오고 있지만 스스로도 진저리를 치고 있다는 뜻이다. 10년째 다큐멘터리 한 우물만 파온 박기복 감독은 사람들의 편견에 시달리며 세상에서 섬처럼 살아온 무당을 우리 이웃의 자리에 놓으며 ‘화해’를 시도했다.
신작 ‘길’의 촬영에 여념이 없는 배창호(50) 감독이 최근 또 하나의 프로젝트를 맡아 더욱 분주해졌다. 이번에는 작품 제작이 아니라 ‘영화학과 개설작업’이다.건국대학교(총장 정길생)가 내년 봄학기 신설하는 영화예술학과의 총책임자가 된 것.건대는 기존 디자인문화대학을 예술문화대학으로 확대 개편, 예술학부를 두고 그 밑에 영화예술학과·조형예술학과·영상애니메이션학과 등 3개 학과를 신설하기로했다. 현재 초빙교수 직함을 달고 커리큘럼 조정, 신입생 선발준비 등으로 바쁜 그를 만나 영화학과 운영계획과 감독으로서의 최근 관심사 등을 물어봤다. -건대 영화학과를 어떻게 운영할 생각인가. *예술학부 3개 학과의 정원은 40명씩이다. 영화학과의 경우 연기전공 20명, 연출전공 20명을 뽑을 예정이다. 올해 11월 정시모집으로 선발해 내년 3월 개강한다. -학생들에게는 어떤 교육을 제공할 계획인가. *테크닉보다는 정신과 내면의 충실화에 주력할 것이다. 테크닉이야 학교가 아니더라도 배울 수 있지 않은가. 요즘 젊은 연기지망생들은 신체조건과 관찰력이 좋고 연기도 곧잘 하는 듯하지만 정서적 측면이 약하다. 좋은 연기의 토양이 되는 깊은 성찰과 상상력, 이해력이 부족하다.한편으로는 기존 대학 영화학과들도 현장감 있는 연기지도에는 미흡하다는 느낌을 받아왔다.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좋은 교육을 해볼 욕심이다. -기성 연기자들이 대학에 들어오는 것은 어떻게 보는가? *온다면 대환영이다. 너무 어린 나이에 연예인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학문적, 내면적 기초가 약한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 착실히 기초를 다져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 -과거에 학생들을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가? *1988년 미국 새너제이 주립대학 영화학과에서 석좌교수로 있었고, 96년에는서울예술대학 겸임교수로 일한 적도 있다. 솔직히 당시에는 진정한 교육자 정신을 가지고 강단에 섰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진짜 좋은 연기자를 키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지금까지 연출작이 몇 편이나 되나? *17편이다. 우리 세대 연출자로서는 다작인 셈이다. 요즘은 영화제작이 하나의사업 프로젝트가 돼버려, 한 편을 만드는 데 몇 년씩 걸리는 게 보통이다.과거와달리 감독의 예술성이나 작품성은 별로 배려해 주지 않는다. 상업논리에 철저히 순응해야 하는 후배감독들은 아마도 영감이 떠오를 때는 1년에 몇 편씩 만들다가 재충전할 때는 오랫동안 침묵하는, 그런 작업방식을 취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배 감독 작품의 지속적 테마라고 부를만한 게 있다면. *“인간의 본질은 사랑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늘 그런 마음으로 만들어왔다. 한데 요즘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과연 나 자신은 실제 삶에 있어서 어떤가? 사랑을 생활에서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앞으로 배 감독의 사랑을 받을 건국대 학생들은 행복하겠다. *아마도… 과거에 가르쳤던 것은 솔직히 빈 시간을 메우는 방편이었다. 그러나 이제 누군가를 마주보며 가르친다면 진짜로 잘할 것같다.
똑바로 살아라 / SBS 오후 8시50분 응경은 재환이 다이아몬드 반지 사는 것을 목격하고 리나에게 얘기한다. 리나는 은근히 재환의 프로포즈를 기다린다. 재환과 리나는 단 둘이 식사를 한다. 리나는 영화 속의 프로포즈 장면을 상상하며 빵부터 스테이크, 아이스크림까지 싹 먹어 치우면서 그 속에서 반지를 찾는다.
20대 후반 청춘 남녀들의 이야기 ‘싱글즈’가 11일 개봉한다. 임순례 감독의 ‘세 친구’와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가 각각 20대 언저리 남자와 여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면, ‘싱글즈’는 서른을 맞기 직전의 다 자란 ‘어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군대문제나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이들의 불안감이 20세 아이들의 걱정거리였다면, ‘싱글즈’에서 이제 좀더 자란 네 남녀의 머릿속은 결혼과 일, 사랑 혹은 섹스로 가득한 듯하다. 나난(장진영)과 동미(엄정화), 정준(이범수)은 서른 즈음의 친한 친구 사이. 머리에 동전 크기의 원형 탈모를 발견한 어느날 나난은 남자친구에게서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는다. 게다가 직장에서도 엉뚱한 부서로 발령이 나자 그녀는 회사를 때려치우기 일보 직전까지 다다른다. ‘과감한’ 자유연애주의자 동미는 친구 정준의 집에 얹혀 사는 신세다. 둘은 서로 지킬 것은 지키는 ‘그냥 친구’ 사이. 46번째 남자와 연애를 하고 있는 동미와 반대로 정준은 ‘한번 사랑은 영원한 사랑’이라는 식의 ‘순정파’다. 서로 고민을 털어놓으며 이성고민에 대한 ‘험한’ 충고도 서슴지 않으며 즐겁게지내던 어느날 새로운 일에 적응하며 ‘싱글’ 생활을 즐기던 나난에게 넉살좋은 남자수헌(김주혁)이 나타난다. 나난은 끊임없이 주변을 맴도는 수헌과 점점 가까운 사이가 되고 결국 프로포즈를 받게 된다. 한편, 자주 티격태격하던 동미와 정준이 화해의 술잔을 기울이던 어느날 둘은 ‘대형사고’를 치게 되고 동미는 정준의 아이를 갖게 되는데…. 영화는 코미디와 리얼리티 사이의 균형을 대체로 잘 잡고 있는 편이다. ‘팬티 테이스트(Taste) 하고는…’ ‘니가 내 맛을 아니?’ ‘그걸 맛을 봐야 아나?’ ‘배고프다고 아무거나 덥석 먹지 마라’ 등 재미있는 대사나 울던 나난이 가슴을 쓸어내리다 때를 발견한다든가 실연당한 나난이 남자친구와 핸드폰으로 닭살스런 대화를 하는 여자를 신문지로 때리는 상상을 한다든가 하는 재치있는 장면들은 부담없는 웃음을 주기에 무리가 없을 만큼 가볍고도 유쾌하다. 반면 임신이나 결혼, 자기 일에 대한 욕심 등 그 나이 남녀의 고민은 가볍지 않게 리얼리티를 갖추고 있다. 두 남자와 여성의 캐릭터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현실적인 편. 특히 동미와 나난의 캐릭터는 오래간만에 우리 영화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생각하는 여성’이다. 네 주연배우는 그런대로 무난한 연기를 보여준다.
제7회 부천국제 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10일부터 19일까지 부천에서 개최된다. ‘사랑·환상·모험’이란 주제로 매년 열리는 영화제에는 총 35개국의 189편(장편100편, 단편 89편)이 출품돼 복사골문화센터와 부천시민회관, 시청사, 소사구청사, 경인전철 인근 멀티플렉스 ‘씨네올’ 등에서 상영된다. 개막작은 2142년 청정지역 시실섬을 배경으로 전쟁과 사랑을 그린 국산 애니메이션 ‘원더풀데이즈’(김문생 감독)가, 폐막작은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SF스릴러 ‘싸이퍼’와 윤재연 감독의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여우계단’이 각각 선정돼 선보인다. 또 ‘여우계단’의 주연으로 열연, 일약 스타가 된 박한별 양(19)이 제7대 ‘페스티벌 레이디’로 선정돼 영화제 홍보와 관객서비스에 나선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가족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패밀리섹션’이란 부문으로 ‘동승’, ‘보리울의 여름’ 등 14개국의 장·단편 영화 19편이 소개되며, 경쟁부문인 ‘부천초이스’에는 장편과 단편 각 10편씩이 출품, 경쟁을 벌인다. 이밖에 국내 7,80년대 호러 영화를 중심으로 한 ‘한국영화 걸작 회고전’ 캐나다 출신의 명감독 가이매딘을 기린 ‘가이매딘 특별전’ 6,70년대 홍콩 쿵후 영화의 황금기를 볼 수 있는 ‘홍콩영화의 전성시대: 쇼 브라더스 회고전’올해 초 사망한 일본 영화사의 거장 후카사쿠 긴지 추모전 등도 마련돼 있다. 또 영화상영 외에 음악을 겸한 영화 감상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시민들을 찾아간다. ‘메가토크’는 국내외 영화 감독이나 평론가를 초청, 관객들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벌이는 것으로 12~14일, 16일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열린다. 또 심야시간대 영화와 록을 동시에 감상하는 ‘시네락 나이트’는 11∼14일 오후 6시30분∼10시30분 시민회관에서 선보이며, 상영작의 인물을 소개하거나 출연 배우 등을 만나는 ‘PiFan 데이트’는 12∼16일 오후 6시∼7시30분 경인전철 송내북부역에서 펼쳐진다. 아울러 온 가족이 김창완, 비바솔 등 출연진의 열창을 감상하며 한여름 밤에 정취를 느껴보는 그린콘서트와 PiFan 파이널 콘서트가 각각 17일과 19일 오후 8∼10시 시청사 잔디광장에서 펼쳐진다. 또 12일, 13일, 16일 오후 8시∼8시30분 3차례 시청사 잔디광장에서 가족영화를 상영한다. 영화제 사무국측은 관람객들을 위해 행사기간 경인전철 송내역과 각 상영관을 연결하는 3개 노선에 버스 10대를 투입, 무료 운영한다. 입장료는 일반 상영작은 5천원(오전 11시대 4천원)이며, 심야 상영이나 ‘씨네락나이트’, 개·폐막식 등은 각 1만원이다. 다만, 시청사 광장 야외 상영과 한국영화 걸작회고전은 무료이다. 문의 (032) 345-6313
오는 9월 말 개최 예정인 제4회 장애인영화제사무국은 사전제작 지원작을 공모한다. 장애인을 소재로 하거나 장애인이 제작 스태프로 참여하는 작품이면 장르에 상관없이 응모할 수 있으며 편당 100만원 한도에서 세 편까지 지원한다. 인터넷 홈페이지(www.pdff.or.kr)에서 신청서와 제작계획서를 내려받아 작성한뒤 시나리오, 소요예산 내역서, 팀 구성원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장애인 등록증 사본 등을 첨부해 7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 서울 관악구 봉천11동 1659-2 청동빌딩 2층으로 보내면 된다. ☎(02)871-4405 /연합
■니모를 찾아서 월트 디즈니가 올해는 해저 스펙터클 어드벤처를 표방한 ‘니모를 찾아서(원제 Finding Nemo)’를 선보인다. 제작 파트너는 ‘토이 스토리’ ‘벅스 라이프’ 등으로 성가를 드높인 픽사 스튜디오. 할리우드의 여름이 점점 앞당겨지는 추세를 감안해 6월 6일 일찌감치 간판을 내걸 예정이다. 호주 동북부 연안의 산호초지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말미잘의 촉수 틈에 사는 클라운 피시(광대 물고기) 말린은 아내와 400개의 알을 몽땅 청새치에 잃은 채 유일하게 부화한 외동 아들 니모를 애지중지 키운다. 아빠 품을 벗어나 처음 학교에 가는 날, 니모는 친구들의 부추김에 떼밀려 겁도없이 보트 밑바닥에 접근했다가 다이버의 손에 납치된다. 이때부터 말린의 눈물 겨운 ‘아들 찾아 삼만리’ 모험이 시작된다. 건망증 심한 블루 탱 도리와 짝을 이룬 말린은 다이버가 떨어뜨린 물안경의 글씨를 보고 시드니로 향한다. 말린과 도리는 고래 뱃속에 갇히는가 하면 해파리떼 숲에서 헤매기도 하며 우여곡절 끝에 동오스트리아 해류를 따라 시드니항에 도착한다. 펠리컨으로부터 말린과 도리의 영웅담을 들은 니모도 치과병원의 수족관 친구들과 합세해 탈출을 시도한다.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120종에 이르는 다채로운 캐릭터. 돌아서면 자신의 존재조차 까먹는 도리, 식성을 채식으로 바꾸는 5단계 프로그램에 돌입한 상어 3총사, 수족관의 보스 무이리시 아이돌, 수족관 유리에 반사된 자기 모습을 쌍둥이 자매라고 믿는 댐즐 피시, 수족관 밖의 풍경을 중계방송하는 불가사리, 150살 먹은 마음씨 좋은 거북 등의 깜찍하고도 우스꽝스런 모습은 어린이 관객들이 홀딱 반할 만하다. 가족애와 모험이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모토를 잘 살리면서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낸 것은 캐릭터의 생생함에 힘입은 바 크다. 보고 나면 뻔한 결말이지만 막상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정신없이 웃다가도 손에 땀을 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해양 생물들의 생태와 동작을 치밀하게 연구해 만들어낸 유연한 움직임과 바닷속의 아름다운 풍경을 실감나게 담아낸 화면도 놀랍다. 코미디언 앨버트 브룩스와 앨런 드제너러스가 각각 말린과 도리의 음성연기를 펼쳤으며 ‘플래툰’의 배우 윌리엄 데포가 수족관 보스 길의 목소리로 등장한다. 거북 크러시의 연기는 앤드루 스탠턴 감독이 직접 맡았다. ■성질죽이기 다음달 5일 개봉하는 영화 ‘성질 죽이기’는 아카데미상 12회 노미네이트·3회 수상에 ‘빛나는’ 명배우잭 니콜슨과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코미디 배우’ 아담 샌들러가 호흡을 맞춘 영화. 최정상급의 두 배우가 같이 출연하며 화제를 낳았고 영화는 미국 개봉후 2주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동안 다른 영화를 통해 두 배우의 진가를 느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이들의 연기를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 가슴 뛰는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각각 최고의 연기파와 망가지는 코미디로 서로 동떨어져 보이는 곳에서 자리를 잡은 두사람은 같이 호흡을 맞춘다는 사실만으로 변신 아닌 변신을 한 셈. 각각 최선의 연기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영화 내내 으르렁 대는 두 사람의 호흡은 관객들에게 넉넉한 웃음을 줄 수 있을 만큼 잘 맞아 보인다. 어느날 데이브(아담 샌들러)는 출장길 비행기에서 난동꾼으로 오해 받는다. 결국 그는 법원으로부터 ‘성질 죽이기’ 치료를 받으라는 판결을 받지만 별 잘못도 없이 치료받는 게 내킬리 없다. 하지만 법원의 명령을 어기면 바로 ‘콩밥’을 먹어야하는 신세. 할 수 없이 데이브는 라이델 박사(잭 니콜슨)의 성질죽이기 프로그램에 등록한다. 하지만 치료를 받으면서 오히려 성질이 포악해지고 결국 린다까지 박사에게 빼앗기게 되는데… 성질 죽이기라는 소재나 착한 청년이 성질 치료사를 만나 오히려 못되게 변해간다는 설정이 이 코미디 영화가 선택한 다른 영화와의 차별점. 그 바탕위에 웃음을 이끌어내는 두 배우의 화학작용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 감독은 ‘총알탄 사나이3’의 피터 시걸 감독. 우디 해럴슨, 루이스 구즈만 등 개성있는 배우들이나 테니스 스타 존 멕켄로, 루돌프 줄리아니 전 시장 등이 카메오로 출연한다. ■튜브 지난 2월. 대구 지하철 참사가 일어나 3월로 예정됐던 개봉일이 기약없이 미뤄졌던 영화 ‘튜브’가 마침내 6월 5일 극장에 간판을 내건다. 이야기는 공항에서 시작된다. 전직 국가정보부 최정예 비밀요원 강기택(박상민)은 차를 몰고 청사에 진입해 막 입국장으로 들어서는 요인을 암살한 뒤 유유히 사라진다. 그는 비밀조직을 만들었던 차기 대권주자(송용태)가 정치적 부담 때문에 조직을 해체하며 요원들을 희생양으로 삼자 테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를 쫓는 자는 지하철수사대의 형사 장도준(김석훈). 애인을 강기택의 흉탄에 잃은 뒤 3년 동안 끈질기게 추적중이다. 강기택은 신임 서울시장단의 지하철 시찰이 있는 날 지하철에 대규모 폭탄을 장치하고 대규모 인질극을 벌인다. 자신을 연모하는 소매치기 인경(배두나)으로부터 긴급한 연락을 받고 지하철에 매달린 장도준. 그가 시민의 안전도 지켜내고 연인의 원수도 갚을 수 있을까. 대구 지하철 참사의 희생자나 유족들은 떠올리기조차 싫은 악몽이겠지만 지하선로를 질주하는 전동차는 대형 비극을 예고하는 공간에 잘 어울린다. 중앙통제실의 긴박한 분위기와 함께 아슬아슬한 순간에 선로를 변경하고 객차를 분리시키는 장면도 실감을 자아낸다. ‘쉬리’의 조감독 출신인 백운학은 확실히 스펙터클한 장면을 연출하는데 일가견이 있어 보인다. 전동차를 통째로 제작한 미술감독 황인준과 속도감을 생생히 살려낸 촬영감독 윤홍식의 솜씨도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내러티브는 대단히 허술하고 캐릭터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주인공들이 왜 그토록 목숨을 건 테러와 추격을 시도하는지 공감을 자아내기 힘들다. 한국의 열악한 여건 속에서 지하철 테러 장면을 멋지게 담아냈다고 해서 관객이 흠뻑 빠져들기에는 우리 영화 팬들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너무 많이 본 것 아닐까. ■인터뷰/‘이중간첩’ 訪日 한 석 규 “일본 영화 팬들이 너무 기대를 많이 하고 계셔서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예요. 현지 팬클럽에 연락도 안하고 입국했는데 회원들이 마중을 나오셨더라구요.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도 뜨거웠구요.” ‘이중간첩’의 개봉을 앞두고 일본 도쿄를 방문한 주연배우 한석규(39)는 29일 현지 기자들을 만난 뒤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1980년대 남한으로 위장귀순한 북한 공작원의 이야기를 담은 ‘이중간첩’은 6월 7일 ‘이중스파이’란 제목으로 일본 전역의 212개 스크린에 간판을 내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매트릭스2:리로디드’와 같은 날 맞붙는다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쉬리’의 일본 내 빅히트로 한석규의 인기가 높은데다가 북한에 대한 관심과 한국 붐이 높아지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 기자들과 만날 때도 늘 어려워요. 더구나 외국 기자들을 대할 때면 한국 배우에 대한 인상을 뇌리에 심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더욱 조심스럽지요.” 3년여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중간첩’의 국내 흥행기록이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해 ‘흥행 보증수표’라는 한석규의 이름값도 이제는 퇴색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지만 그는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한석규의 일본내 인기는 대단하다. ‘쉬리’의 주제가 ‘When I Dream’에서 딴 팬클럽 ‘When We Dream’이 300여명으로 조직돼 있고 일본의 인기배우 겸 가수 초난강도 가장 좋아하는 배우로 그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일본의 국민배우로 꼽히는 다카카라 겐도 한석규의 연기를 칭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카쿠라 겐은 “‘이중간첩’ 시사회를 보고 감동받았으며 다음에 꼭 만나고 싶다”는 뜻을 편지로 전해왔다. 한석규는 ‘이중간첩’ 이전에 3년 동안 공백기간을 가졌지만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29일 기자회견에서도 “다카쿠라 겐 선생님도 7년이나 휴식기를 가졌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백기간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제 뒷바라지를 해오신 형님(한선규)의 회사 힘픽쳐스가 2년 동안 독자 제작을 준비해왔는데 올해 안으로 크랭크인에 들어갈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주연으로 나서야지요. 장르는 미스터리 스릴러고 감독은 신인으로 예정하고 있습니다.”/연합
■별 다음달 1일 관객들을 찾는 영화 ‘별’(제작 스타후릇)은 밤하늘의 별을 매개로 연결되는 남녀의 사랑을 다룬 영화다. 한국적인 서정성을 대자연 속에서 풀어내 보겠다는 감독의 의도는 적어도 절반이상은 성공을 거둔 것 같다. 지금까지 150여 편의 영화에 참여했던 ‘영화계의 산증인’ 전조명 촬영감독은 소백산 연화봉의 광활한 자연을 가슴 벅찰 만큼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주인공 영우가 가을 들판을 달리는 모습이나 넓은 화면으로 잡아내는 설원의 장관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만큼 가슴을 설레게 하는 장면. 고아로 외롭게 자란 영우(유오성)의 취미는 밤 하늘의 별을 보는 것. 착하고 순하기만 한 그의 유일한 말동무는 강아지 알퐁스다. 영우는 통신회사의 기술자로 일하며 성실한 태도로 직장에서 인정을 받지만 동료들은 그를 이용하려고만 하고 그럴수록 그는 마음을 터 놓을 만한 사람을 찾지 못한다. 그런 영우에게 모든 것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 첫사랑이 있으니 그녀는 바로 털털한 웃음과 새침한 눈빛이 매력적인 수의사 수연(박진희). 영우는 알퐁스를 핑계로 수연 곁을 맴돌지만 쉽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용기를 낸 영우는 수연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수연은 이를 받아들이지만 엇갈린 운명은 둘을 만나지 못하게 한다. 수연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해 괴로워하는 영우. 그는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는 오지 근무를 자원해 알퐁소와 함께 소백산으로 향한다. 그 곳에는 어린 아들을 잃어버린 아픈 과거를 가슴에 담고 있는 노부부가 살고 있는데… 장대한 화면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평작에 그치고 마는 것은 그다지 흥미를 주지 못하고 단선적으로만 흘러가는 이야기 전개 때문. 밋밋한 대사는 신파로만 느껴질 뿐 울림을 주지 못하고 간혹 등장하는 무리한 설정이나 상투적인 인물들은 관객들이 영화속에 빠져있는데 방해가 된다. 멜로연기에 처음 도전하는 유오성의 모습도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불편해 보인다. 영우와 함께 소백산에서 근무하는 동료 진수로 출연하는 공형진의 애드리브나 노부부로 출연하는 이호재-김영애의 열연이 영화의 이런저런 단점으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감독은 ‘동승’의 조감독 출신 장형익. ■나비 나이트클럽 ‘제비’로 살아가던 민재(김민종)는 옛 애인과 마주친다. 그는 과거의 은지(김정은)가 아니라 군부 실력자 허대령(독고영재)의 애첩 혜미로 변해 있었다. 운명처럼 만난 두 사람은 다시 사랑을 불태우지만 허대령의 음모로 민재는 삼청교육대에 끌려간다. 제목 ‘나비’는 민재와 은지가 고향에서 이별하기 전에 사랑의 증표로 가슴에 똑같이 새긴 문신의 모양. 볼품없는 번데기에서 화려한 날개를 퍼덕이며 비상하는 나비처럼 폼나게 살아보고 싶던 주인공의 꿈을 상징한다. 삼청교육대의 인권유린 재현 시도, ‘흑수선’ 비주얼 디렉터를 맡았던 김현성 감독의 고감도 영상, 조연들의 양념연기 등은 높이 살 만. 그러나 이 요소들은 이가 맞지 않는 톱니바퀴처럼 삐걱거린다. 눈물 속에 웃음을 버무리는 화학적 공식을 아직 깨치지 못한 탓일까, 아니면 ‘김정은표 코믹 연기’라는 상품가치를 완전히 포기하기가 아깝다고 생각했을까. 김정은은 모처럼의 변신 기회를 맞고도 관객들의 눈에 박혀 있는 드라마와 CF의 잔상을 지우지 못했다. ■엑스맨2 30일 전세계 관객들을 만나는 영화 ‘엑스맨2’가 다른 ‘OO맨’ 시리즈들과 다른 것은 철학이 있는 액션영화라는 점이다. 감독은 ‘유주얼 서스펙트’로 재능을 인정받았던 브라이언 싱어. 사회로부터 내몰린 돌연변이들과 보통 사람들 사이의 대립이라는 갈등축이나 강한 개성의 뮤턴트(Mutant·돌연변이)들이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설정, 서로 다른 두 부류가 공존할 것인가 대립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등은 ‘엑스맨’ 시리즈가 다른 액션영화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 마블 코믹스의 원작만화가 처음 세상에 나온 60년대 초가 흑인과 소수민족의 권익 옹호의 소리가 높았던 시기인 것을 생각하면 액션영화의 돌연변이가 탄생한 것에 대해 수긍이 간다. 영화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 유전자 기술의 발달로 초인간적인 능력을 지닌 뮤턴트들이 생겨나고 이들은 인간들의 편견 속에 소외당하며 살아간다. 뮤턴트들의 능력을 두려워한 인간들은 급기야 이들을 등록시키고 관리하는 법안을 만들어 의회에서 통과시키려하고 이 와중에 뮤턴트 혐오주의자와 공존론자 사이에서는 격론이 벌어진다. 여기에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뮤턴트에 의해 대통령이 암살당할 뻔하자 뮤턴트들은 점점 궁지에 내몰린다. 한편 초능력 학교의 어린 뮤턴트들과 함께 반격을 꾀하던 울버린은 스트라이커가 돌연변이 추적장치 ‘세레브로’를 이용해 뮤턴트들을 몰살시킬 음모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되는데… ‘엑스맨2’의 가장 큰 매력은 각기 다른 초능력과 개성을 지닌 뮤턴트 캐릭터들과 이들의 능력과 관련된 스펙터클. 불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 파이로나 모든 것을 얼려버릴 수 있는 아이스맨,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능력을 지닌 울버린, 폭풍을 불러일으키는 스톰과 눈에서 레이저 광선을 뿜어내는 사이클롭 등 뮤턴트들의 초능력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두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 그렇다고 영화가 부담스러운 컴퓨터 그래픽으로만 치장이 됐다고 할 수도 없을 것같다. 돌연변이 나이트 크롤러가 숨어있던 성당의 음침한 분위기나 캐릭터들의 겉모습과 어울리는 배경의 색감, 세레브로가 사용될때의 장관 등은 상상력 없는 CG만으로 연출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상록수 등 5개作 칸 영화제 초청 다음달 14∼25일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제56회 칸 국제영화제의 초청작이 23일(한국시각) 오후 발표됐다. 장편 경쟁부문 20편 중에는 프랑스 영화(6편)와 미국 영화(3편)가 강세를 띤 반면 아시아 영화는 이란 1편, 중국 1편, 일본 2편, 터키 1편 등 모두 5편만이 포함됐다. 한국 영화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전수일 감독의 ‘파괴’와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홍기선 감독의 ‘선택’ 등은 초청작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 영화는 공식 초청작의 비경쟁부문이나 ‘주목할 만한 시선’ 등에도 진출하는데 실패해 올해 칸을 찾는 우리 영화는 전선영 감독의 ‘굿나이트’(비평가 주간), 신상옥 감독의 ‘상록수’(회고전), 단편 ‘사연’(박종우·감독주간)과 ‘원더풀 데이’(김현필·시네파운데이션), 특별상영 형식으로 소개되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비평가주간) 등 5편에 그쳤다. 일본은 구로사와 기요시의 ‘밝은 미래’와 여성감독 나오미 가와세의 ‘사라소주’ 등 두 편의 영화를 출품해 작년 한 편도 리스트에 올리지 못했던 한을 풀었으며, 중국은 중국 6세대 감독 로우 예의 ‘자주빛 나비’가 포함됐다. 개막작에는 제라르 크라브지크 감독의 ‘팡팡 라 튤립(Fanfan la Tulipe)’이 선정됐으며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복원판이 폐막식을 장식한다. 한편 영화진흥위원회는 17일 칸 현지에서 한국영화의 밤을 개최하며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도 ‘오아시스’ 감독 자격으로 칸을 찾을 예정이다.
■살인의 추억 25일 개봉될 ‘살인의 추억’(제작 싸이더스)은 제목부터 역설을 담고 있다. 끔찍한 살인의 기억이 ‘악몽’이 아니라 ‘추억’이라니. 줄거리 전개에서도 많은 역설이 등장한다. 자료와 증거를 제일로 치는 서울 형사는 점점 시골 형사와 닮아가고, 육감과 고문에 의한 자백이면 모든 게 끝날 것이라고 여기는 시골 형사는 오히려 폭력을 포기한다. 싸이더스 대표 차승재의 기획력과 제작 노하우, ‘플란다스의 개’로 주목받은 감독 봉준호의 꼼꼼한 연출솜씨, 충무로 캐스팅 영순위로 꼽히는 송강호의 연기력, 완성도에서나 흥행력에서나 충무로가 기대를 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살인의 추억’은 익히 알려진 대로 86년부터 91년까지 10명의 부녀자가 숨진 화성 연쇄살인사건이 소재. 이야기는 벼가 고개를 숙일 대로 숙인 황금들녘에서 시작된다. 경운기 적재함에 타고 사건 현장으로 향하는 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의 표정에는 뒤쫓아오는 아이들에게 손으로 ‘감자’를 먹일 만큼 여유가 묻어나온다. 그는 배수구 속에 박힌 피살자의 시신을 확인한 뒤 동네 불량배들을 잡아들이며 예전의 방식대로 쉽게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 두 달 뒤 비슷한 수법의 사건이 발생하자 동네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이고 특진을 꿈꾸며 자원한 서울시경의 형사 서태윤(김상경)이 가세한다. 이때만 해도 박두만의 얼굴에는 여유만만한 기색이 사라지지 않았다. 정신지체 증세를 보이는 용의자 백광호(박노식)를 족쳐 자백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검증에서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한다. 서태윤은 화상으로 붙어버린 백광호의 손가락으로는 피살자의 목을 끈으로 조른 뒤 매듭까지 지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백광호도 기자들까지 모여든 현장에서 범행을 부인한다. 범인은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르면서도 지문이나 털 하나 남기지 않을 정도로 치밀하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전말을 대충 기억하는 사람은 미궁에 빠진 결말을 쉽게 예측할 수 있지만 끝까지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 형사와 형사, 형사와 용의자, 수사팀과 주변인물간의 캐릭터 대결이 한껏 당긴 활시위와 활처럼 팽팽하기 때문이다. 특히 송강호는 그가 아니면 도저히 해낼 수 없었다는 느낌을 줄 만큼 관객을 웃겼다가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절정의 연기력을 과시한다. 영화에서는 등화관제 훈련, 반정부 시위 등을 살짝살짝 비추며 당시 공권력이 연쇄살인에 그토록 무력했던 까닭을 은유한다. ■마지막 수업 무대는 프랑스 중부의 고원지대의 오지 오베르뉴 마을. 이야기는 소형 승합차가 등교하는 아이들을 차례로 태우고 눈덮인 좁은 길을 따라 학교로 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4살짜리 코흘리개서부터 막 사춘기를 맞은 초등학교 졸업반까지 한 교실에 모여 공부를 한다. 교편생활 35년째를 맞는 조르주 로페즈 선생님은 정년을 맞는 마지막 해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교단에 섰을 때처럼 똑같은 태도로 아이들을 가르친다. 글씨쓰기, 색칠하기, 받아쓰기, 구구단 등을 꼼꼼하면서도 친절하게 가르쳐주는가 하면 요리를 함께 만들기도 하고 눈썰매를 태워주기도 한다. 10여명의 아이들이 그야말로 십인십색이지만 로페즈 선생님은 늘 공평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규칙이다. 약속한 분량을 다 색칠하지 않고는 쉬는 시간에 놀 수가 없다. 친구와 다퉜을 때는 잘못한 사람이 먼저 사과해야 한다. 남의 이야기를 가로막고 나서는 것도 안된다.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눈망울을 바라보는 일. 백까지도 셀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다섯을 넘어가면 헷갈리기 시작하는 조조, 틈만 나면 남의 발표에 끼어드는 똑순이 마리, 구구단은 잘 외우지 못해도 집안 일은 척척 해내는 줄리앙, 자폐증 증세로 선생님을 안타깝게 만드는 나탈리… 나무 그늘 아래 야외수업을 하는 장면과 기차를 타고 소풍을 가는 광경도 아름답다. 영화를 보고 나면 기분이 울적했던 사람이나 일이 잘 안풀려 짜증을 내던 사람도 마음이 씻은 듯이 맑아질 것이다. 니콜라 필리베르 감독은 프랑스 전역을 샅샅이 누비며 오베르뉴 마을의 생테티엔 쉬르 우송 학교를 찾아냈고 로페즈 선생님과 아이들을 설득해 2000년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카메라를 들이댔다. ■보리울의 여름 25일 개봉하는 영화 ‘보리울의 여름’(제작 MP엔터테인먼트)은 선(善)한 영화다. 이 영화의 소재인 축구나 종교가 그렇듯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착한 사람들이며 간혹 마찰은 생겨나지만 도를 넘어서 싸움이 되지는 않는다. 자극적인 대사나 극적인 반전은 애초에 고려하지도 않은 듯한 이 영화의 관람포인트는 신부님과 수녀님, 스님 등 세 명의 주요 캐릭터. 아이들과 고무줄 놀이를 하는 수녀님. 원장수녀와 싸우고 가출하는 신부님, 겉으론 엄한 척하지만 취미란 게 TV연속극 보면서 눈물 흘리기인 원장수녀 등 캐릭터들과 이들 사이의 긴장 관계가 주는 웃음은 폭소까지는 아니더라도 잔잔한 웃음으로 관객들을 뿌듯하게 만든다. 흠이라면 세 캐릭터 사이에서 관객들이 자신을 이입시킬 만큼 비중있는 인물이 없다는 것. 김신부의 시선이나 형우의 관점에서 영화를 풀어나갔더라면 영화에 몰입이 더 쉬울 듯하다. 가난한 시골마을 보리울. 한적한 이 마을의 보리울 성당에 이제 막 사제 서품을 받은 김신부(차인표)가 도착한다. 첫 부임지에서의 의욕으로 가득찬 김신부. 하지만 ‘깐깐’해 보이는 원장 수녀와 푼수끼 있는 젊은 수녀, 게다가 성당에서 운영하는 고아원 아이들의 경계하는 눈빛 등을 보면 이곳 생활이 쉬울 것 같지는 않는다. 같은 날 초등학생 형우(곽정욱)도 6년 전 출가한 아버지 우남스님(박영규)과 여름방학을 함께 지내려고 마을을 찾는다. 도시 소년 형우에게 ‘깡촌’ 보리울에서의 생활은 만만치 않을 듯. 게다가 오랫동안 못봤던 아버지 우남스님과의 관계도 어색하기만 하다. 어느날 여자아이 동숙(배종은)이 주축이 된 이 마을 아이들은 읍내아이들과의 햄버거 내기 축구시합에서 대패하고 우남스님에게 축구감독을 맡아주기를 부탁한다. 이들의 첫 시합상대는 성당아이들. ‘절팀’은 ‘성당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 한편, 성당 아이들은 ‘절팀’에 대패를 당하고 풀이 죽어 있다. 김신부는 아이들이 다칠 것을 걱정하는 원장수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축구팀을 만들기로 하고 훈련을 시작한다. 드디어 두 팀간의 재대결이 펼쳐지고 수중전으로 벌어진 경기에서 양팀은 무승부를 기록한다. 축구를 통해 서로의 우정을 확인한 ‘절팀’과 ‘성당팀’. 이들은 단일팀을 구성해 읍내 축구팀에 도전하기로 하는데…영화가 잔잔한 웃음을 전해주는 데 한 몫을 단단히 한 것은 과장되게 꾸며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시골의 풍경. 여기에 가수 이문세의 노래들을 작곡했던 이영훈씨가 맡은 영화음악도 서정적인 화면을 잘 살려내고 있다. ■인터뷰/똥개의 곽경태감독 곽경택 감독이 영화 ‘똥개’로 명예회복을 준비중이다. ‘챔피언’의 흥행 저조, 배우 유오성과의 불화, 무혐의로 결론이 난 조폭자금지원설 등 지난 한해는 ‘친구’로 전국 820만 신화를 창조했던 곽감독에게 최악의 한해였다. 경남 밀양에서 재기작 ‘똥개’를 촬영중인 곽경택 감독을 16일 오후 만났다. ‘똥개’는 별다른 꿈도 없고 어리숙하지만 착한 심성에 의리도 있는 한 남자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영악하지 못한 사람의 정의가 무시당하는 현실을 그렸다. 주인공으로는 톱스타 정우성이 출연해 경찰 반장인 아버지역의 김갑수, 아버지가 데려오는 전직소매치기 정애역의 엄지원과 호흡을 맞춘다. 정우성을 캐스팅한 이유는 ‘잘생긴 배우’라는 이미지 외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 “정우성씨 만나보니 느리고 어수룩해 보이지만 의리가 있는 주인공 철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똥개’는 ‘억수탕’, ‘닥터k’, ‘친구’, ‘챔피언’으로 이어지는 곽감독의 연출작 중 가장 웃음이 많이 들어 있는 영화. 그는 최근 유행하는 코미디 영화들에 대해 “지나치게 밝거나 드라마적 설정이 너무 많이 무시된다”며 “‘똥개’는 드라마가 강한 코미디라는 점에서 이들 영화와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상업영화 감독에게 관객의 반응이 제일 중요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요즘 유행하는 코미디를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열심히 해보고 관객들의 코드에 맞기를 바랄 뿐이죠” 영화속 배경을 밀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충청도나 전라도를 배경으로 할까 생각해 실제로 이 지역 몇개 도시를 돌아봤지만 부산 토박이인 내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똥개’ 제목이 관객에게 부담스럽지 않겠냐고 묻자 그의 ‘똥개 예찬론’이 시작됐다. “똥개는 멋있거나 영리하지 않지만 정이 있고 하루 종일 빈둥거리다가도 밥그릇을 빼앗기면 용감해지기도 하죠. 경험으로 두글자 제목이 흥행에 좋았다는 아내의 말도 설득력이 있고요”/연합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신혼여행에서 파경에 이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7일 개봉하는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원제 Just Married)’는 제목 그대로 막 결혼한 부부 한쌍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신혼 이혼’ 문화의 원조 격인 미국 부부의 ‘밀월여행(실은 결별여행)’ 풍습을 엿볼 수 있다. 첫 장면은 톰(애슈턴 커처)과 새라(브리트니 머피)가 베니스발 비행기에서 미국공항에 내리는 대목이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부부답지 않게 서로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카트를 밀어 부딪히게 만들고… 금세라도 치고받을 듯 으르렁 댄다. 이어 이야기는 이들이 처음 만나던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변을 산책하던 새라는 톰이 던진 풋볼 공에 맞아 쓰러진다. 충격으로 정신이 나간 탓인지 무엇 하나 부족할 것 없는 부잣집 딸 새라는 평범한 교통방송 리포터인 톰에게 한눈에 반한다. 새라의 가족은 둘의 결합이 못마땅하지만 사랑에 눈먼 이들 앞에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톰과 새라의 사이는 유럽행 비행기에 탄 순간부터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 기내 화장실에서 사랑을 나누려다 변기에 발이 끼어 곤욕을 치르고 알프스의 호텔에서는 정전 사고를 일으켜 쫓겨난다. 베니스에 도착해서도 소동은 끊이지 않는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톰과 예술 애호가인 새라는 가는 곳마다 의견 충돌을 빚어내고 급기야 새러를 사랑하는 피터(크리스천 케인)까지 날아와 결별을 선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