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내가 장희빈이요”

탤런트 겸 영화배우 김혜수가 조선시대 요부의상징인 ‘장희빈’역에 전격 발탁됐다. 김혜수는 조선 숙종조 붕당정치의 회오리 바람 속에서 지략과 미모로 부침의 인생을 살다간 희빈 장씨의 삶을 조명한 100부작 특별기획드라마 ‘장희빈’에서 ‘장희빈’역에 캐스팅됐다. 첫 방영일은 11월 6일. 윤흥식 KBS드라마 국장은 “이번 ‘장희빈’은 요부로만 그려졌던 과거 작품과 달리 장희빈이 숙종에게 인정받는 과정과 자신을 보호하기위해 투쟁하는 모습을 위주로 그릴 예정”이라며 “스타성과 함께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김혜수가 장희빈역에 적격”이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KBS가 야심차게 준비해온 ‘장희빈’은 그동안 ‘장희빈’역을 맡을 여배우를 찾지 못해 제작에 난항을 겪어 왔다. 100부작이라는 긴 방영 시간과 연기력에 따른 부담으로 물망에 올랐던 여러 톱스타들이 꺼렸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제작진은 주인공 없이 지난 14일부터 촬영에 들어간 상태다. 게다가 문화재청이 고궁에서의 TV 야간촬영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워 제작진은 설상가상으로 촬영에까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고궁의 TV촬영이 문화재청 훈령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은 뒤 나온 조치다. 그러나 김혜수라는 ‘대어’를 낚음으로써 드라마 제작에 활기를 띠게 됐다. 제작진은 “장기적으로 궁궐세트를 지을 계획이며, ‘응급조치’로 스튜디오 세트를 중심으로 촬영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혜수는 최근 흥행작「YMCA야구단」를 비롯 한국-홍콩-태국 3개국 합작영화‘쓰리’, ‘신라의 달밤’등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영화에만 전념해 왔었다. 상대역인 숙종 역에는 MBC ‘허준’의 전광렬이 일찌감치 발탁됐으며, 인현왕후 역은 조만간 결정이 될 예정이다. 김혜수와 함께 최근 이미숙, 전도연 등 스크린 스타들이 대거 브라운관에 돌아와 안방극장에서의 연기 대결이 한층 불꽃 튈 전망이다.

박영규-노주현 코믹연기 내가 ’짱’

최근 시청률 부진에 빠져 있는 시트콤의 인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SBS는 중견 탤런트 박영규와 노주현을 투톱으로 내세운 일일시트콤 ‘똑바로 살아라(밤 9시15분)를 오는 11월 4일부터 방송한다. 박영규는 SBS ‘순풍산부인과’의 소심한 가장으로, 노주현은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무능한 소방파출소장으로 연기 변신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던 주인공. ‘순풍’과 ‘웬만해선…’의 김병욱 PD가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똑바로…’는 정형외과 병원을 무대로, 노주현과 박영규 가족이 펼치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꾸며질 예정. 드라마 속 캐릭터가 심상치 않다. 하나같이 ‘이상 성격’을 가진 인물들이다. 노주현은 돈 많은 탤런트이자 정형외과 소유주로, 그의 손아래 동서로 나오는 박영규는 지방 오케스트라 심벌즈 주자로 나온다. 주현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면서 사는 영규는 매일 주현의 발마사지를 해주는 잔머리꾼으로 나와 특유의 코믹연기를 선보일 예정. 여기에 방송인 김연주-임백천 부부의 이미지 변신이 눈에 띈다. 김연주는 상처한 홀아비인 주현의 구애를 받는 조울증 심한 이상 성격의 여자로 등장하는 것. 임백천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교통 순경으로, 김연주를 병적으로 쫓아 다니는 역이다. 또한 이응경이 ‘억척 짠순이’인 박영규 아내로, 홍리나가 남성 편력이 있는 노처녀 의사로 나오며, 리포터 서민정이 동시통역일을 하는 노주현의 딸로 가세한다. 김병욱 PD는 “평면적인 구성에서 벗어나 액자극과 만화기법, 다큐멘터리 구성 등 다양한 기법을 동원,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주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똑바로…’에서 탤런트로 나오는 노주현은 사극 ‘난중일기’의 악역 원균역을 맡은 것으로 설정돼 있어 ‘극 속의 극’을 보는 재미가 더할 것으로 보인다.

SBS ’동물농장’ 학대받는 유인원, ’그들을 지키자’

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 ‘인류의 형제 동물’이라 불리는 3대 유인원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인간과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약물임상시험용, 애완용, 식용으로까지 마구 이용되면서 살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는것. 이들의 비참한 현실을 지각한 제인 구달과 다이앤 포시, 비루테 갈디카스 등 3명의 여류학자들은 60년대부터 유인원들의 생명을 지키기위해 환경투사로 변모했다. 이 중 다이앤 포시는 84년 밀렵꾼들에게 암살당했고, 이를 계기로 이들의 투쟁은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환경운동의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게 된다. SBS ‘TV동물농장’은 11월 3일부터 3대 유인원의 실상과 3대 여류학자의 삶과 업적을 다룬 특별기획시리즈 ‘거대한 약속 유인원 프로젝트 2002’를 방송한다. 제작진은 6개월에 걸쳐 르완다, 우간다, 카메룬, 기니, 케냐, 인도네시아, 일본 등 아시아·아프리카 7개국을 집중 취재했다. 기획 시리즈는 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 등 총 3부(12편)로 나뉘어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1부에서는 전세계에서 600여 마리만 남아있는 희귀종인 마운틴 고릴라의 생활을 아프리카 르완다의 동쪽 산악 지대인 비룽가 화산지대에서 직접 카메라에 담았다. 또한 사람들의 호기심을 채우기위해 마구잡이로 포획돼 동물원으로 실려간 고릴라를 보호하기 위해 밀렵꾼과 투쟁을 벌이다가 암살당한 다이앤 포시 박사와 그가 세운 ‘카리소케 연구소’의 활동을 짚어본다. 신동화 담당 PD는 “마운틴 고릴라 발견 100주년, 지구정상회의, 멸종동식물보호협약회의(CITES) 등 세계적인 환경 계획들이 첫걸음을 뗀 2002년의 세계적인 환경운동의 흐름을 소개하는 한편, 진정한 동물사랑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원일기 종영 ’아쉬워라’

“여태껏 방영했던 ‘전원일기’를 재방송하면 앞으로 22년 동안 더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인 MBC ‘전원일기’의 폐지 소식이 전해진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 드라마의 존폐 여부를 둘러싼 시청자들의 의견은 아직도 분분하다. “이제는 막을 내릴 때가 됐다”는 찬성론과 “무슨 소리냐, 드라마는 계속돼야 한다”는 서운함이 깃든 반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 그러나 폐지 소식이 알려진 뒤 방영된 ‘전원일기’의 20일 시청률은 이전과 비슷한 10.7%(TNS 집계)를 기록, 종영 여파가 시청률에는 미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청자들을 드라마를 살리기 위한 갖가지 묘안을 내놓고 있다. 시청자 김종호씨는 MBC 인터넷 홈페이지에 ‘전원일기 다시 태어나기’라는 글에서 제작진에게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 ‘전원일기’가 굳이 단막극일 필요는 없다는 것. 김씨는 “50분 내에 발단-전개-절정-결말이 이뤄지는 단막극이라는 틀에 갇히지 말고, 다른 주말극처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장기간 출연으로 심신이 지친 중견 고정 연기자들은 3∼4주에 한번 정도 나오도록 대본을 꾸며 휴식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고도 제안했다. 시청자 전태옥씨는 “방영 시간대를 황금 시간대로 옮기고, 3세대인 복길과 영남 등의 결혼 생활 위주로 극을 꾸며달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함께 사는 할머니가 전원일기를 너무 좋아하신다”면서 “제발 할머니가 살아 있는 동안 만이라도 계속 방영해 줄 것”을 간청했다. 이에 대해 김승수 MBC드라마 국장은 “누군가 한번은 했어야 할 악역을 (내가)짊어지게 됐다”며 착잡해하면서도 “여러 제안들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종영결정을 재확인했다. MBC는 드라마 종영에 맞춰 지난 22년간 방송분의 하이라이트를 편집해 내보내는 방안 등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 중이다. 그러나 방영 첫회 ‘박수칠 때 떠나라’의 필름은 보관돼있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마지막회는 특별한 극적 장치 없이 막을 내릴 전망이다. 탤런트 정애란(75)씨는 드라마 폐지 소식이 들리자 자신이 죽는 장면으로 끝내 달라고 제작진에 부탁했으나 “할머니의 건강한 모습에 용기와 위안을 얻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너무 가혹한 처사”라며 이를 말렸다는 후문. 대신 할머니의 100세 생일잔치를 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권이상 PD는 여운을 남기기 위해 극적요소는 넣지않고 평범한 이야기로 끝내기로 했다. 그런데 실제 드라마 속에서 할머니나 김회장 부부의 나이가 몇 세인지는 작가나 출연진들조차 사실 잘 모르고 있다고 한다.

인터뷰/개그맨 신동엽

“10년을 만나도 늘 한결같은 사람” 개그맨 신동엽(32)을 아는 사람들은 그를 두고 이렇게 평가한다. 질시와 ‘뒷말’이 많은 연예계에서 신동엽에 대한 평판은 유독 좋은 편이다. 톱스타가 됐다고 으스대거나 거드름을 피우는 법이 없다.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가 몸에 배어 있다. 방송사 PD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MC ‘0순위’로 그를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치있는 말솜씨와 뛰어난 순발력을 무기 삼아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서 MC로 활약중인 신동엽을 최근 SBS 탄현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인기 비결이요? 글쎄요.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어요. 방송에서 ‘거짓말을 하지말자. 만약 불가피하게 (거짓말을) 하게 된다면 세련되게 하자’가 제 ‘주의’입니다. 아마 그런 꾸밈없는 솔직한 모습을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게 아닐까요?” 신동엽은 가을개편과 함께 총 4개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게 됐다. 각 방송사마다 그를 ‘모시기’위해 치열하게 물밑 전쟁을 펼친 결과다. 그는 방송계에서 ‘시청률 보증수표’로 통한다. 기존에 진행하던 SBS ‘동물농장’과 KBS2 ‘해피 투게더’외에 이번에 새로 선보일 SBS ‘신동엽·김원희의 헤이헤이헤이’, 그리고 남희석과 함께 진행할 SBS 버라이어티쇼(제목 미정·일 오후 11시)까지. 일주일에 사흘간 밤 11시대는 그의 무대인 셈.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다작(多作)이다. ‘겹치기 출연’에 대한 비판도 우려된다.‘몸값’도 천정부지로 솟았다. ‘…헤이헤이헤이’는 회당 500만원, 남희석과 함께 출연할 프로그램은 그 이상이라는 게 정설이다. “제가 열심히 한다면 얼마든지 프로그램간의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제 출연료는 하루 아침에 갑자기 뛴 게 아니라 그동안 방송에 매진하면서 개편 때마다 조금씩 인상된 결과예요. 개그계는 영화나 음반, 드라마 등 여타 시장보다 많이 뒤져 있기 때문에 이 곳을 다른 분야의 수준만큼 끌어올려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습니다. 또 프로그램에 비해 사람이 턱없이 부족한 편인데, 빨리 후배들이 쑥쑥커서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줬으면 좋겠어요.” ‘신동엽’하면 이목구비가 오밀조밀한 귀염성 있는 얼굴과 착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가난한 사람의 집을 고쳐주는 ‘러브 하우스’와 MBC ‘느낌표’에서 청소년 대상 코너 ‘하자하자’를 진행하면서 쌓아온 이미지다. “실제 그렇게 착하지 않은데 사람들이 저를 너무 착하게 여기시는 것 같아 솔직히 부담스러워요. 이번 시즌에는 진정한 개그맨으로 돌아와 이전과 다른 ‘웃긴’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는 내년 가을께 자신이 직접 제작한 성인 시트콤을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 벌써 1년이 넘게 준비한 프로젝트다. 외국의 인기 시트콤 ‘섹스 앤 시티’나 ‘프렌즈’ 같은 ‘섹스 어필’하면서도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세련된 시트콤을 제작한다는 게 그의 구상. 기회가 된다면 정통 개그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사람들을 좋아해 항상 술자리가 끊이질 않는다는 그에게 건강 비결을 들어봤다. 실제 신동엽을 처음 본 사람은 조그만 얼굴과 달리 어깨가 떡 벌어진 건장한 그의 체격에 깜짝 놀란다. “건강의 가장 큰 적은 ‘스트레스’라고 하던데, 저는 웬만해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요. 내가 큰 피해를 입지 않는다면 가능한 한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고 맞춰주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빌려준 돈도 많이 떼이고, 사기도 몇 번 당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물론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있지만, 그건 일종의 ‘유쾌한’스트레스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