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사 ’대박 조짐’

김상진 감독, 차승원, 설경구 주연의 영화 코미디 ‘광복절특사’가 개봉 11일만에 서울 누계 50만을 돌파하며 2주연속 박스오피스1위를 기록했다. 영화인회의 배급개선위원회가 11월30-12월1일 주말 서울 관객을 집계한 결과 ‘광복절특사’는 개봉 첫주보다 5개 늘어난 71개 스크린에서 13만7천739명을 불러모아 2주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이는 추석 연휴를 포함해 개봉 10일만에 서울 60만을 돌파했던 올 최고 흥행작 ‘가문의 영광’에는 조금 못미치는 성적이지만 지난주(14만1천531명)와 비슷한 관객동원으로 흥행 롱런을 기대하게 했다. ‘광복절특사’의 ‘대박’여부는 블록버스터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과 ‘반지의 제왕:2개의 탑’이 각각 개봉하는 12월 13일과 19일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사춘기 소년들의 성 판타지를 그린 ‘몽정기’는 5만3천67명으로 2주연속 2위를 기록했다. 18억의 순제작비를 들인 ‘몽정기’는 전국누계 202만579명으로 개봉 25일만에 200만을 돌파했다. 겨울 극장가의 공포영화 ‘고스트쉽’은 2만7천505명으로 지난주보다 2계단 오른 3위를 기록하며 비교적 선전했고 지난주 3위를 기록했던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은 1만9천202명으로 6위로 밀려났다. 지난주 개봉했던 영화중에는 벤 애플릭과 새무얼 잭슨 주연의 스릴러 ‘체인징레인스’가 4위(2만5천600명)으로 가장 선전했으며 유괴범과 부모의 대결을 그린 ‘트랩트’(1만2천619명)와 샤론스톤이 감독들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로 분한 ‘뮤즈’(2천736명)각각 7위와 10위에 올랐다. ‘택시’의 제라드 피레 감독의 스피트 액션영화 ‘스틸’은 2만2천100명으로 5위. 숀펜의 연기가 돋보이는 ‘아이엠 샘’(6천841명)과 리즈 위더스푼의 로맨틱 코미디 ‘스위트홈 알라바마’(3천887명)은 각각 8위와 9위.

연예인들도 ’반미대열 동참’

가수와 개그맨 등 연예인들이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에 분개하며 반미 시위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가수 신해철, 이현우, 윤도현밴드, 이적, 이은미, 레이지본, 권진원, 안치환, 싸이, 정태춘, 이정현, 개그맨 전유성, 김미화, 탤런트 권해효 등의 연예인들은 이번 주말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 당초 3일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더 많은 연예인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연기했다고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상임대표 홍근수 목사 외)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한편 몇몇 가수들은 이미 개인적 활동을 통해 반미시위에 적극 동참해왔다. 가수 이정현은 지난 2일 저녁 6시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추모시위에 ‘SOFA협정 재개정’, ‘청소년들이여 일어나라’등의 플래카드를 차량에 부착하고 참여했다. 전국투어 중인 윤도현 밴드는 지난달 30일 전주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효순, 미선양 사건에 대한 깊은 애도의 뜻을 밝히면서 미군과 부시정권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고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표현했다. 윤도현 밴드는 “‘ 니노, 워커 장갑차 살인사건’(가제)을 편곡 중에 있다”며 가능하면 24∼25일 서울 펜싱경기장에서 있을 크리스마스 공연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밝혔다. 록그룹 트랜스픽션은 지난 29일 mㆍ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에 삼베로 만들어진 조의 완장을 차고 나타났는가 하면 가수 싸이 역시 같은 무대에서 모형장갑차를 동강내 항의의 뜻을 밝혔다. 또 추모와 항의의 뜻을 전달하는 거리 공연도 속속 확산될 전망이다. 최근 인터넷에 ‘탱크라도 구속해’라는 노래를 발표한 혼성 6인조 노래패 우리나라는 3일부터 보름동안 오후 4시 종로 젊음의 거리에서 ‘미군재판 전면무효’를 주장하며 거리공연을 열 예정이다. 여중생 범국민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매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추모시위에도 많은 연예인들이 동참의 뜻을 알려 왔다“면서 ”효과적인 시위를 위해 거리 공연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007 어나더데이’의 릭 윤

‘007 어나더데이’의 개봉(31일)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한국을 찾은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릭 윤(31)이 2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릭 윤은 007 시리즈 20탄이자 40주년 기념작인 이 영화에서 북한군 강경파 특수요원 자오로 등장해 주인공 제임스 본드(피어스 브로스넌)와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인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맡은 역할에 대해 설명해달라. ▲영화 속 악당인 구스타프 그레이브즈(토비 스티븐스)의 오른팔로 한반도 통일이라는 목표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그러나 중국식 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국적은 모호하게 등장한다. 그래서 더 흥미가 느껴진다. --동양권 출신으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며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가. ▲어릴 적 리샤오룽(李小龍)의 연기를 보며 꿈을 키워왔다. 한국 출신으로서 할리우드 스타의 자리에 오른 것은 사실상 처음이기 때문에 나도 민간 외교관이라는 책임감을 느낀다. --북한을 ‘악의 축’으로 등장시킨 영화가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는가.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아서 그런 질문을 하는 것 같다. 이제는 특정 국가가 아니라 개인이 적이다. 반테러전쟁의 적이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듯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4년에 걸쳐 시나리오를 다듬는 과정에서 잘못된 인식이 심어진 모양이다. 여기에서는 제임스 본드도 범법자로 등장한다. 직속상관인 M(주디 덴치)이 본드에게 “이제는 더이상 흑과 백으로 나뉘지 않는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평화를 위협하는적이 반대 쪽에서 보면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전사일 수도 있다. --한국의 유명 배우가 북한군 역을 거절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가(차인표가 거절한 문대령 역은 또다른 한국계 배우 윌 윤 리가 맡았다). ▲그것은 개인적인 결정이어서 내가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 --폭격기에서 자동차가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소를 끌고 가는 농부가 등장하는데 지금의 한국 실정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 한국에 그런 농촌이 없는가? 아마도 자동차를 도시 한복판에 떨어뜨릴 수 없어 리 타마호리 감독이 그곳을 선택했을 것이다. 물론 내 생각에 불과하지만. --미군 장갑차 사고와 재판을 계기로 반미 감정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 때문에 당신이 출연한 영화를 보지 말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데… ▲나도 그 얘기를 들었다. 너무너무 안타깝다. 만일 내 동생이나 조카가 그런일을 당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모른다.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 영화가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데 나도 아이들에게 창피하지 않은 영화를 남기려고 한다. 71년 서울에서 태어난 릭 윤은 72년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세인트존스 군사학교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대 와튼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이수했다. 99년 ‘삼나무 숲에 내리는 눈’으로 할리우드에 데뷔하자마자 차세대 유망주로 꼽혔다. 그가 한국을 찾은 것은 부천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초청됐던 99년과 한일월드컵 조추첨 사회자를 맡았던 2001년에 이어 세번째. 4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각종 매체에 출연해 홍보활동을 벌일 예정인데 KBS2 ‘행복채널’이 반미 감정을 들어 초청 계획을 취소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

16대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EBS가 5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를 마련, 눈길을 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의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중국의 덩샤오핑,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등 세계적인 지도자의 리더십을 집중 분석하는 다큐멘터리로 9∼13일(밤 10시 40분) 5일에 걸쳐 방송된다. 제작진은 함성득 고려대 정외과 교수 등 전문가 11인의 자문을 거쳐 미국 언론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대통령 평가서 ‘레이팅 더 프레즈던트’(2000년·윌리엄 제이라이딩스 저)에서 수위에 있는 카터, 레이건, 클린턴 등 3인을 선택했다. 또한 덩샤오핑은 대통령은 아니지만 현재 고조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선정했고, 넬슨 만델라는 협상가 혹은 중재자로서의 성공적인 대통령의 모습에 무게를 두고 선택한 것. 1부(9일)에서는 빌 클린턴을 주인공으로 흔히 스캔들이라는 흥미 위주의 평가에 가려져 있는 클린턴의 다면적인 리더십을 분석한다. 중재자적인 외교력(중동 평화협상 등)과 흔히 ‘뉴 이코노미’라고 불리는 그의 재임기간 동안 연속된 경기 호황 등을 통해 그의 리더십을 설명한다. 2부(10일)는 중국의 현 경제성장의 밑그림을 그려낸 지도자 덩샤오핑에 관해 조명한다. 그의 ‘흑묘 백묘’논리에 근거한 실용주의의 실체를 규명하고 홍콩반납의 확답을 얻어낸 배짱있는 외교술, 천안문 사태에서 나타난 그의 한계에 이르기까지 그의 리더십이 현재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분석한다. 3부(11일)에서는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자로 선정된 지미 카터를 선택, 미국역사상 ‘최고의 전직 대통령’, ‘거듭난 정치가’로 바뀐 그의 삶과 행적을 살펴본다. 80년대 미국을 세계 초강대국으로 만든 로널드 레이건의 카리스마와 추진력에 대해 분석하는 4부(12일)에 이어 5부(13일)에서는 끊임없이 내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각국의 협상을 위해 나서 온 넬슨 만델라의 리더십을 분석한다. 제작진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누구’가 아닌 ‘어떤’ 자질을 가진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정현, 광화문 촛불시위 동참

가수 이정현이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사건 및 미군의 무죄평결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석했다. 이정현은 2일 오후 8시10분께 서울 세종로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신부들과 시민들이 가진 ‘살인미군 회개 촉구를 위한 성명 평화 단식기도회’에 참석했다. 이정현은 단식기도회에 참여한 신부 및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든 채 이번 사건과 관련한 미군측의 대응에 항의하고 현행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개정을 요구했다. 이정현은 이 자리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피해자인 여중생 미선이와 효순이에 관한 보도를 접하고 가슴이 아프고 너무 화가 나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불평등한 SOFA를 바꿀 수 있는 건 우리 시민들 뿐이다”고 호소했다. 1일부터 자신의 밴 승용차에 ‘SOFA 전면 재개정!’ ‘Change SOFA Right Now!(SOFA 즉각 개정)’ 등의 구호가 적힌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이정현은 “오는 7일 열리는 광화문 촛불추모행사에도 동참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그녀는 집회가 끝난 뒤 “나는 반미주의자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반미주의자가 되기 전에 미국이 원칙적으로 이번 사건을 처리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잘나갔던 왕년의 별들 ’부활’

극장가에 왕년의 스타들이 주인공으로 나선 영화가 줄을 잇고 있다. 젊고 예쁜 꽃미남과 꽃미녀들에 비해 관객의 주목을 끌지는 못하지만 관록을 뽐내며 당당히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와일드 클럽’은 골디 혼과 수전 서랜든이 ‘투 톱’으로 나선 버디 무비.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옷차림과 ‘푼수’연기로 관객을 즐겁게 한다. 바에서 일하던 퇴물 여급 수제트(골디 혼)가 젊은 날 함께 록그룹을 쫓아다니던 단짝 친구였으나 지금은 성공한 변호사의 아내가 된 비니(수전 서랜든)를 찾아나서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타운 앤 컨트리’는 한때 은막을 주름잡았던 할리우드 대스타들의 경연장. ‘대부’의 다이앤 키튼, ‘러브 어페어’의 워런 비티, ‘벤자민일등병’의 골디 혼,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의 앤디 맥도웰, ‘파리텍사스’의 나스타샤 킨스키, ‘벤허’의 찰턴 헤스턴 등 자막 타이틀이 묵직하게 느껴질 정도다. 포터(워런 비티)와 엘리(다이앤 키튼), 그리고 그리핀(개리 샌들링)과 모나(골디 혼) 부부는 서로 절친한 친구 사이. 어느날 모나가 그리핀의 외도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면서 파경에 이르고 이를 위로하던 포터는 모나와 불륜에 빠진다. 24일 간판을 내걸 ‘8명의 여인들’은 프랑스판 ‘왕년의 별들의 전쟁’이다. 전설적인 여배우 다니엘 다리오와 60년대 전세계 영화팬의 연인이었던 카트린 드뇌브가 이자벨 위페르 등과 함께 연기대결을 펼친다. 비록 기성배우는 아니지만 6일 개봉 예정인 ‘죽어도 좋아’의 박치규(73) 할아버지와 이순예(71) 할머니가 ‘집으로…’의 김을분(77) 할머니에 이어 ‘70대 신인배우 신화’의 재현을 꿈꾸고 있다. ‘국민배우’ 안성기(50)는 ‘무사’와 ‘취화선’에서는 조연으로 등장했다가 6일 개봉되는 ‘피아노치는 대통령’에서 모처럼 주인공으로 복귀한다. 내년 설 개봉을 앞두고 한창 촬영중인 뮤지컬영화 ‘미스터 레이디’에서도 걸인 두목 역을 맡았다. 70년대 은막 트로이카의 한 축이었던 장미희(44)는 ‘보리울의 여름’에서 수녀원장을 연기한 뒤 내년 초 개봉을 기다리고 있고, 70년대 나훈아와 함께 가요계 양대산으로 군림했던 남진(57)도 내년 2월 개봉 예정인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서 모처럼 얼굴을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