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12월 1일(밤 10시35분)과 8일(밤 11시30분)창사 41주년 특집 HD 자연다큐멘터리 ‘야생의 초원, 세렝게티’를 방송한다. 지금까지 국내 방송사들은 아프리카 야생동물의 생태를 담은 자연다큐멘터리를BBC나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해외 유수의 방송사로부터 수입해왔으나 이번 ‘야생의초원, 세렝게티’는 국내 방송사 처음으로 자체 제작됐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10개월에 걸친 오랜 제작기간 뿐만 아니라 HD로 제작돼 동물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다 선명하게 담아 시청자들에게 생생함을 전달한다. 제작현장인 세렝게티는 동물의 왕국으로 잘 알려진 탄자니아의 세계 최대 자연국립공원이다. 1부 초원의 승부사들편에서는 굶주림과 질병, 그리고 다른 육식동물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동물의 제왕 사자 가족을 2개월간 쫓아다니면서 그들의 일상을 담았다. 하이에나의 공격과 전염병에 걸린 사자 새끼들의 위기, 어미 사자들의 지극한 모성애, 숨막히는 사냥 장면 등 나아가 사자 가족의 일상을 통해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사자의 가족애를 확인한다. 2부 위대한 이동편에서는 세렝게티 평원에 건기가 막 시작될 무렵이 되면 나타나는 지구상 최대의 동물대이동을 카메라에 담는다. 150만마리의 누우떼를 비롯해 얼룩말, 가젤 등 200만마리 이상의 초식동물들이 물과 풀을 찾아 800여㎞를 이동하는 장면이다. 250만년전부터 계속되고 있는 누우떼의 이동은 전세계 자연다큐멘터리스트들에게 최고의 소재로서 끝없는 초원을 새까맣게 뒤덮는 이들의 거대한 이동은 이들을 먹이로 삼는 육식동물의 삶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3부 200일의 기록편에서는 국내 최초로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대자연의 장관을 기록하기 위해 애쓴 제작팀의 촬영 과정을 생생한 자연의 모습과 함께 보여주는 스페셜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악어의 누우 사냥을 찍기 위해 보름동안 위장막을 설치해 잠복하기도 했고 계속 쫓아다녔던 나망가 사자 가족을 놓쳐 광활한 초원을 뒤지기도 한다. 하루 14시간을 차에서 보내며 체체파리와 싸우고 하루 평균 200㎞를 이동하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대작 영화의 흥행 전쟁에 작은 영화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최근 기자시사회를 갖고 오는 29일로 개봉 날짜를 잡았던 영화 ‘피아니스트’(수입 배급 M&N엔터테인먼트)는 서울시내 스크린을 2개밖에 확보하지 못해 고민 끝에 결국 내년 2월로 개봉을 연기했다. ‘피아니스트’는 2001년 칸영화제에서 공개됐을 당시 ‘너무 충격적이어서 당혹스럽다’에서 부터 ’놀랄 만큼 사실적이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을 받으며 심사위원 대상과 남·여 주연상을 휩쓴 화제작. 지난 1월에도 비슷한 이유로 개봉이 무산된 적이 있어 이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주고 있다. 개봉관 확보가 힘들었던 것은 11월 말 대작영화의 개봉이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 21일 개봉한 ‘광복절특사’를 필두로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반지의제왕-두 개의 탑’ 등의 블록버스터 급 판타지 영화가 12월13일과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고 한국영화 ‘색즉시공’도 12월 중으로 개봉날짜를 잡고 있다. 22일 극장상영을 시작하는 영화 ‘좋은걸 어떡해’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좋은걸 어떡해’는 ‘아멜리에’에서 오드리 토투의 미소를 잊지 못하는 영화팬들이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던 영화. 하지만, ‘좋은걸 어떡해’(수입 배급 미디어필름인터네셔널)가 확보한 극장은 서울의 브로드웨이 극장 단 1개 관. 계획에도 없던 단관개봉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22일 개봉할 계획이었던 같은 수입사의 ‘웰컴 투 콜린우드’도 “시사회 반응이 좋은데 비해 개봉관 확보가 용이하지 않다”는 이유로 개봉일을 내년 1월10일로 미뤘다. 영화홍보사의 한 관계자는 “12월에는 워낙 대작들이 많다 보니 시사회를 열 극장을 확보하는 것조차 힘들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한편, ‘반지’와 ‘해리포터’는 각각 55개와 76개의 스크린을 확보했던 지난해와비슷한 수준으로 개봉관을 잡을 예정이며 ‘광복절특사’도 서울 65개 극장에서 상영 중이어서 영화에 따른 개봉관 확보의 극과 극을 보여주고 있다.
29일 개봉될 ‘체인징 레인스(Changing Lanes)’(배급 UIP)는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인생의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게 하는 묵직한 영화. 서로 다른 길을 달리고 있던 두 사람의 삶이 우연히 살짝 맞부딪친다. 사소하게만 보였던 이 접촉사고는 시간이 갈수록 궤도에서 점점 벗어나게 만든다.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자 두 사람은 삶을 정해진 궤도에 맞추는 것을 포기하고 처음부터 인생설계를 다시 하기에 이른다. 젊고 전도유망한 백인 변호사 게빈 베넥(벤 애플랙)은 수백만 달러가 걸려 있는 소송에 증거서류를 제출하느라 서둘러 차를 몰다가 알코올 중독자이자 보험 외판원인 중년 흑인 도일 깁슨(새뮤얼 잭슨)의 차와 가벼운 충돌을 일으킨다. 도일은 아이들의 양육권 재판에 출두하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 사고는 하루 만에 두 사람의 운명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다. 도로상에서 거만하고 무성의한 게빈과 잘잘못을 가리다가 20분이나 늦게 도착한 도일은 판사로부터 양육권을 박탈한다는 선고를 받는다. 마지막 남은 희망마저 빼앗긴 도일은 게빈이 자신의 인생을 망쳤다며 원망한다. 그순간 게빈이 중요한 서류를 사고현장에 두고 왔다며 돌려달라고 연락해온다. 이때부터 두 사람의 주고받는 복수극이 시작된다. 도일이 돌려줄 것을 거부하자 게빈은 그를 신용불량자로 몰아 협박하고, 도일은 이에 뒤질세라 게빈의 자동차 사고를 유발한다. ‘체인징 레이스’는 흑백과 빈부의 도식적인 대결구도에 다소 과장된 듯한 설정을 담고 있으면서도 우연과 필연의 연결고리와 선과 악의 경계를 해체하며 인생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던져준다. 인과응보와 연기설이라는 불교적 세계관과 ‘칼로 일어난 자는 칼로 망한다’는 기독교적 진리가 멀지 않게 느껴진다. 영화를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노팅 힐’로 일약 스타감독의 반열에 오른 로저 미첼은 휴먼 드라마적인 분위기에 스릴러적인 장치를 가미해 한시도 눈을 뗄수 없는 긴박감을 안겨준다. 한층 성숙한 벤 애플렉의 매력과 새뮤얼 잭슨의 관록연기도 믿음직하다.
지난달 사진시집 ‘침묵’으로 노래 실력 못지않은 사진솜씨와 글솜씨를 과시하기도 하고 다큐멘터리 영화 주인공으로도 관객에게 얼굴을 내밀어 연거푸 우리를 놀라게 한 ‘포크록의 살아 있는 전설’한대수(54). 그가 우리에게 ‘즐거운 충격’을 안겨주기 위해 또한번 ‘사고’를 쳤다. 이번에는혼자가 아니라 세 명. 조카 뻘인 젊은 뮤지션 두 명을 끌어들여 함께 음반을 만든 것이다. 포크록의 한대수, 헤비메탈 그룹 백두산의 기타리스트 출신 김도균(38), 재즈피아니스트 이우창(34)은 ‘삼총사’란 이름으로 3장의 세트 앨범을 선보인 데 이어12월 6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무대를 꾸민다. “장르는 다르지만 음악이라는 창문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연 동지입니다. 뮤지션들은 저를 포함해 모두 고집이 세고 자아도취된 상태여서 길이 다르면 좀처럼 의기투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음악을 대하는 자세에서 동질감을 느껴 우정과 사랑을 나눠왔고 한번 뭉쳐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이들의 인연은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9년 미국 뉴욕에서 거주하던 한대수는 네번째 앨범 ‘기억 상실’에 참여했던 재미 기타리스트 잭 리의 소개로 그의 동생 이우창을 만난다. 당시 뉴욕에서 재즈를 공부하던 이우창은 91년 한대수와 ‘천사들의 담화’라는 실험작을 발표하면서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김도균이 여기에 합류한 것은 97년. 한대수의 일본 후쿠오카 공연에 이우창과 함께 반주자로 나서면서 비로소 ‘삼총사’의 틀이 갖춰졌다. 적지 않은 나이 차이가 부담됐을 법도 한데 정작 막내인 이우창은 “대수 형이 가장 생각이 젊다”고 혀를 내두르고 김도균도 “헤비메탈 음악을 해온 나보다 훨씬 파격적인 감수성을 지니고 있다”고 추켜세운다. 한대수는 자신의 9번째 앨범 ‘고민’에 영어노래 ‘마리화나’와 베트남 혁명가 ‘호치민’을 담았다. 모든 금기에 도전하려는 ‘반골’기질은 여전하다. 그런가 하면 ‘여름 노래’, ‘겨울 노래’, ‘오늘 가면’에서는 음유시인으로서의 서정적인 감각을엿볼 수 있다. 김도균 그룹은 ‘정중동(靜中動)’에서 국악 리듬을 전자기타로 변주해 냈으며 이우창의 ‘나 없는 나’는 보사노바, 블루스, 솔,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재즈풍으로 녹여낸 연주곡들을 수록하고 있다. 세 앨범은 각 뮤지션들의 독집 형태를 띠고 있으면서도 서로 작사, 작곡, 편곡, 연주, 노래 등에 힘을 보탠 공동 창작집이기도 하다. “의견이 엇갈릴 때는 서로 허심탄회하게 의논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음악적으로 무식한 제가 늘 양보하곤 했지요. 사실 음악은 100년을 한다 해도 모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음악을 신과의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겸손하면서도 득도한 듯한 한대수의 말에 김도균과 이우창은 “늘 배우는 게 많았다”고 손사래를 친다. 김도균은 각기 장르의 색깔을 지키면서 음악적 조화를 이루는 일을 콩코드 여객기에 비유한다. “대륙간을 오가는 콩코드 여객기는 대기권을 넘어 성층권에서 비행하지요. 다른 차원으로 날아가려면 일단 땅에 내린 뒤 갈아타야 합니다. 우리도 각기 걸어온 음악적 궤도를 이탈해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는 마음으로 함께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공연 역시 세트 앨범 ‘삼총사’와 같은 포맷으로 진행된다. 이우창과 김도균 밴드에 이어 한대수가 차례로 단독 무대를 꾸미면서도 서로 반주와 화음을 보탠다. 로커 전인권과 강산에가 초대손님으로 등장하고 전통무용가 오향란(동국대 교수), 트럼페터 이주한, 기타리스트 잭 리·김인건·하치 히로부미 등도 무대에 선다. 물론 보너스곡으로 한대수 불멸의 히트곡 ‘물 좀 주소’와 ‘행복의 나라’도 들을 수 있다. “내년 초 부산과 대구 등에서 국내 투어를 마친 뒤 미국 뉴욕과 LA, 중국 상하이, 일본 도쿄 등에서 공연을 펼칠 계획입니다. 지금 구미나 일본 등에서는 새로운 음악이 등장하지 않아 음반업계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노래가 세계 대중음악계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설명하는 한대수의 표정에서 청년의 패기만만함과 소년의 천진난만함이 느껴진다. 68년 히피족 차림으로 통기타 하나 달랑 메고 귀국했을 때와 견주어도 전혀 늙지 않았다. 공연문의 ☎(02)516-3296
탤런트 이태란과 명세빈이 다음달 2일 대만행 비행기에 오른다. “하나”와 “고은”으로 각각 출연 중인 KBS 2TV 주말드라마 ‘내사랑 누굴까’(극본 김수현·연출 정을영·토∼일 오후 7시50분)를 대만에 홍보하기 위해서다. ‘내사랑 누굴까’는 다음달 초부터 대만 웰라이TV를 통해 방영된다. 제작진은 “웰라이TV측은 ‘내사랑 누굴까’가 4대가 모여 사는 한국 가정을 따뜻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있어 민족 정서가 비슷한 대만에서도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세빈은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처음 한류를 체험할 예정이어서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방송가와 정가의 화제를 모아온 KBS 1TV ‘아침마당’의 대선후보 부인 초청코너가 21일 막을 내렸다. 정몽준 후보의 부인 김영명 여사는 18일 방송에서 고스톱을 즐겨 쳤던 친정집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고 이튿날 노무현 후보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남편이 ‘밤차로 떠난 여인’을 즐겨부르는 것을 보고 “누굴 기억하며 이 노래를 불렀느냐”며 따지기도 했다고 말해 방청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권영길 후보의 부인 강지연 여사는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를 10여년간 함께 모시면서 벌어졌던 미묘한 갈등까지 공개해 제작진조차 놀랐다는 후문. 또한 돌발질문 코너를 통해 권후보의 첫사랑이 미스코리아 부산 출신의 여성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21일 이회창 후보의 부인 한인옥 여사는 손주의 아이스크림을 뺏어먹는 이후보의 ‘천진난만한’숨겨진 면모를 소개하고 단정할 것 같은 이미지와 달리 이후보가 ‘어지르기 대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선주자 부인들의 노래솜씨 대결도 관심을 모았다. 김영명 여사는 ‘옛 시인의 노래’, 권양숙 여사는 ‘사랑으로’, 강지연 여사는 ‘찔레꽃’을 불렀는데 한인옥 여사는 시아버지 상중이라는 이유로 사양했다. 애장품을 소개하는 코너에서 김영명 여사는 친할머니의 친필 편지와 정후보의 미국 유학 당시 시댁식구들이 써준 격문, 권양숙 여사는 노후보의 사법고시 합격증과 수험표, 한인옥 여사는 남편에게서 결혼 기념으로 받은 콤팩트와 하트형 목걸이를 들고 나왔다. 강지연 여사는 화재로 애장품이 모두 사라졌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TNS 미디어코리아와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한인옥 여사의 시청률이 각각 16.5%와 16.7%로 나타났고 권양숙 여사(15.2·15.6%), 김영명 여사(15.0ㆍ15.4%), 강지연 여사(14.0·14.9%) 순으로 집계됐다.
“‘취화선’ 국내 영화상 출품 않겠다” 지난 5월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취화선’이 국내 영화상에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 22일 태흥영화사 이태원 대표는 “칸에서 감독상을 받았는데 국내 상까지 욕심을 내 출품할 생각은 없다”면서 “임권택 감독과도 상의해 후배들에게 기회를 양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6일 오후 5시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시상식이 치러질 제10회 춘사영화예술제에도 당초 12편의 후보작에 올랐다가 제작사의 요청으로 제외됐으며 12월 3일 개최 예정인 제1회 MBC 영화상에도 출품하지 않았다. 그러나 심사위원단의 추천을 통해 후보작을 선정하는 청룡영화제, 백상예술대상 등에 대해서는 특별히 거부 의사를 밝히지는 않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영화계 원로다운 용기있는 결정”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국내상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이자 다른 스태프와 출연진의 수상 기회를 막는 셈”이라는 비난이 엇갈리고 있다.
오랫동안 충무로에서 ‘캐스팅 영순위’로 꼽혀온 톱 탤런트 배용준(30)이 ‘스캔들-남녀상열지사’(제작 영화사봄)로 스크린에 데뷔한다. 그는 시(詩)·서(書)·화(畵)에 두루 능한 매력적인 바람둥이 조원 역을 맡아 요부 조씨부인(이미숙)과 짜고 9년간 수절해온 과부 숙부인(전도연)을 유혹하는 연기를 펼친다. ‘정사’의 이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18세기 말 프랑스의 쇼데를르 드 라클로의 서간체 소설 ‘위험한 관계’를 18세기 조선시대에 맞춰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내년 1월 크랭크인할 예정이다. 배용준은 94년 KBS 청춘드라마 ‘사랑의 인사’로 데뷔하기 전에 충무로에서 조감독으로 활동해 스크린이 아주 낯설지만은 않은 처지. “데뷔작이 사극이어서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다보니 팽팽한 긴장감 속에 유머와 에로틱한 정서가 녹아 있어 주저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첫사랑’(97년), ‘호텔리어’(2001년), ‘겨울연가’(2002년) 등을 통해 브라운관 최고의 스타로 자리잡은 배용준은 자신의 출세작인 ‘젊은이의 양지’(95년)에서 전도연과 함께 출연했다.
탤런트 이요원(22)이 내년 1월 결혼과 동시에 연예계를 떠난다. 이요원은 1년8월개월째 교제인 청년 실업가 박진우씨(28)와 화촉을 밝힌 뒤 ‘자연인’신분으로 돌아간다. 최근 이요원은 몇몇 지인에게 “아직 택일을 하진 않았지만 내년 1월께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연예계에 아무런 미련도 없다. 현재 출연 중인 sbs ‘대망이 연기자로서 마지막 작품이라 더욱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풍경의 맑은 소리와 스님들의 독경소리가 울려퍼지는 계룡산 중턱의 작은 절 ‘갑사’의 1년을 촬영한 ‘MBC 스페셜’자연 다큐멘터리 ‘갑사’가 오는 24일 밤 11시25분 방송된다. 숲속을 헤치고 다니며 둥지 재료를 모으며 1년의 준비를 하고 있는 굴뚝새, 새끼들이 천적에게 노출될까 전전긍긍하며 곤충들을 사냥해 둥지로 들어서는 박새부부, 날아드는 꿀벌을 낚아채는 말벌, 자신들의 애벌레를 죽이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는 뱀허물쌍살벌 등 ‘갑사’의 자연 가족들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갑사’의 종이들은 남아나는 것이 없다. 왕바다리들이 집을 지으려고 갑사안의 종이란 종이는 물론 나무문까지 물어뜯어 가버리기 때문이다. 뜯어온 종이를 열심히 씹고 자신들의 침으로 반죽을 해서 정성스럽게 자신들의 집을 짓는다. 그리고는 알을 낳고 깨어난 애벌레들을 지극한 정성으로 키우기 시작하는데 사냥한 먹이를 애벌레들이 먹기 좋게 경단처럼 만드는 등 그 정성은 어느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것이다. 한편 갑사를 들어서는 길가에 선 가로등에 은식처를 만든 가족이 바로 박새가족·곤충들을 사냥해 물고는 경계를 늦추지 않는 채 둥지로 들어서는 박새부부는 행여라도 새끼들이 천적에게 노출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손질한 먹이를 먹이고는 새끼의 똥을 입으로 받아나가는 박새부부의 모습은 여느 인간이 자식을 기르는 모습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말벌들은 한번 지은 집의 크기에서 만족할 줄을 모른다. 알을 낳는 방을 둘러싼 외피를 계속 덧입히면서 그 크기를 키워나가는 것. 그러다보면 사과만하던 집은 어느새 농구공을 능가하는 크기가 돼 있고 그만큼 그 왕국은 번성해간다. 한겹 한겹 덧씌워진 외피는 상상할 수 없는 모양을 갖고 있는데 그 거대함과 화려함은 말벌이란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해준다. 그렇게 왕국이 번성해가고 시간도 흘러 계절이 가을로 향해 가고 있을 때 말벌들은 부족해지는 먹이를 보충하기 위해 꿀벌집으로 향한다. 바야흐로 말벌의 꿀벌 사냥 시즌이 도래한 것이다. 날아드는 꿀벌을 낚아채는 말벌의 날렵한 움직임은 감탄을 자아내지만 그들에게도 시련이 있으니 꿀벌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말벌의 모습이 그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뱀허물쌍살벌은 집으로 쳐들어온 장수말벌의 공격이후 자신들의 애벌레를 죽이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는데 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의 현장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