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물놀이 후 이비인ㆍ관절질환 ‘유의’

갑작스런 태풍의 영향으로 무더위가 잦아들고 있다. 유난히 덥던 올여름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계곡과 바다 등 피서지를 찾았던 사람들은 시원하게 휴가철을 끝마칠 준비를 한다. 이 같은 시기, 안전사고뿐 아니라 각종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먼저 물놀이 후 발생할 수 있는 외이도염을 예방하려면 귓속에 남아 있는 물기를 닦아낼 때 면봉이나 귀이개 대신 자연스럽게 건조해야 한다. 면봉을 사용할 경우에는 귓바퀴 위주로 바깥쪽만 이용하고 귀 안으로는 넣지 않아야 한다. 이때 외이는 귀 입구부터 고막까지의 부위를 말한다. 물에 노출돼 습해진다면 염증이 생기기 쉽다.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한다면 외이도 주변이 붉게 변하며 고름이 나올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귀에 무엇인가 차있는 듯한 이물감과 일시적인 청력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자료를 보면 매년 외이도염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7월과 8월에 가장 많았다. 2018년의 경우 총 환자 155만1천841명 중 48만3천758명(31%)이 7월과 8월에 진료를 받았다. 여름철 이후 증가세가 높은 만큼 유의해야 한다. 수상 레저 이후 생길 수 있는 관절 질환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환자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가 테니스엘보다. 테니스엘보는 과도하게 팔꿈치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발병하는 질환으로,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 등을 장시간 이용할 때 발병할 확률이 높다. 대표적인 증상은 팔꿈치 통증 및 저림, 팔꿈치를 비틀 때 통증, 물건을 들 때 힘 빠짐 등이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어깨를 비롯해 목 주변까지 통증이 번지게 되며 장기간 방치할 경우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 많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만약 무거운 물건을 들 때마다 팔꿈치에 통증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양주시 에스엘서울병원 김도훈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테니스엘보와 같은 인대나 힘줄 손상은 비수술 치료로도 통증을 해결할 수 있다며 예방하기 위해선 팔꿈치를 이용하는 반복되는 동작은 피하는 것이 좋고, 갑작스러운 무리한 활동과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 운동을 할 경우에는 준비운동은 꼭 해 몸을 미리 예열 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이연우기자

안전상비약, 20년만에 점자ㆍ음성변환코드 의무화…제약계 ‘준비 분주’

시ㆍ청각 장애인의 의약품 오복용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안전상비약 포장지마다 점자 또는 음성ㆍ수어변환용 코드가 의무화된다. 과거부터 추진돼왔던 법 개정이 20여 년 만에 성과를 보이면서 제약계는 포장 용기 교체 등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앞서 지난 6월 안전상비의약품의 점자 표기 등을 의무화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행법은 의약품 용기 등에 제품 명칭과 유효기간 등 정보만을 적도록 하고 있다. 점자는 권고사항에 그쳐 장애인이나 영유아 자녀 등이 이용하는 데 불편ㆍ위험하다는 지적이 일어왔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연구조사 자료를 보면 일부 장애인은 무좀약을 안약으로, 알레르기 약을 감기약으로 착각하고 사용한 사례 등이 있다고 답했다. 소아용 해열제와 감기약 시럽을 구분할 수 없어 어린 자녀에게 약을 바꾸어 먹인 일도 있었다. 이번 법 개정 역시 장애인의 건강권 향상을 위해 추진됐다. 일단은 안전상비약에 한정된 상황이지만 향후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까지 병행 표기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제약업체 중 점자 표기를 한 의약품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은 ㈜부광약품(일반약 42개)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대웅제약 12개(일반약 9개, 안전상비약 2개, 전문약 1개) ▲동화약품㈜ 8개(일반약) ▲태준제약ㆍ한국에자이 5개(전문약) 순이다. 점자나 음성ㆍ수어변환용 코드가 의무화하면 제품 포장이 바뀌는 만큼 생산공정도 달라져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를 지원하기 위해 의약품 점자표시 방법ㆍ기준 개발과 관련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전국에서 장애인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시각 장애인은 편의점에서 음료를 마실 때도 어떤 음료인지 구분이 안 돼 어려움을 겪는다. 약도 마찬가지였다며 이번 법을 계기로 장애 인권이 더욱 향상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연우기자

[건강칼럼] 무더위 속 음주는 건강에 독(毒)

허성태 원장 후덥지근한 여름에는 가만히 있어도 심신이 처지기 쉬운데 평소 음주를 하며 우울함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해왔다면 자연스레 시원한 술 한 잔을 떠올리게 된다. 불쾌지수가 올라가거나 갈증을 느낄 때마다 술을 찾게 되면 습관화돼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술을 마시면 도파민과 엔도르핀 등 쾌락호르몬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지지만, 일시적인 것으로 알코올 효과가 사라지면 다시 기분이 가라앉게 된다. 이때 알코올이 공급되지 않으면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늘어나 더 우울해질 수 있다. 특히 음주는 여름철 숙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더위를 잊고 잠에 들려고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알코올의 수면 유도 효과는 잠깐일 뿐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음주 후 알코올이 수면과 관련된 대뇌 신경전달물질 체계에 영향을 미쳐 깊은 잠을 방해한다. 또한 더운 날씨에는 취기가 빨리 오른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한데다 체온조절을 위해 이미 확장된 혈관을 술이 더 확장시켜 알코올 흡수가 빨라져 음주 후 혈중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차가운 술을 마시면 시원한 느낌에 더위가 사라진 것 같지만 취기가 오르면 알코올 열량에 의해 열이 발생해 체온이 올라간다. 뿐만 아니라 알코올이 이뇨작용을 활성화시켜 체내 수분 배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갈증이 심화해 과음을 유발할 수 있다. 여름은 무더운 날씨와 휴가철 분위기에 음주가 늘어나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계절인 만큼 부디 경각심을 갖고 건강관리에 유의하길 바란다. 허성태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안면신경마비 재활 집에서도 쉽게”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자가 도수치료 영상 공개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병원장 이성호)은 안면신경마비 환자들의 재활을 돕고자 안면신경마비 자가 도수치료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고 16일 밝혔다. 안면신경마비는 안면신경 이상으로 얼굴의 일부 또는 전체가 마비되는 질환이다. 안면신경마비 환자는 눈이 잘 감기지 않아 안구가 건조하고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 입이 돌아가 발음이 어눌하고 식사하거나 마실 때 음식물을 흘릴 수도 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관계자는 다양한 원인이 꼽히지만, 바이러스와 혈관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라며 특히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완치에 어려움이 따르고 심한 후유증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안면신경마비 치료는 급성기에는 고농도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약물치료가 진행된다. 아급성기 및 만성기에는 주사치료와 수술적 치료를 통해 회복할 수 있다. 원인에 따른 전문적인 안면도수치료는 회복 및 후유증 억제에 큰 도움이 된다. 안면도수치료는 안면신경마비가 생긴지 6개월 이내의 급성기ㆍ아급성기 환자에게는 안면회복을 원활하게 촉진해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6개월이 넘은 만성기 환자들은 안면구축과 연합운동 및 안면 비대칭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이번에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에서 공개한 안면도수치료 영상은 자가 도수치료 방법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시연과 일러스트를 활용해 제작됐다. 시연은 안면신경마비 분야 권위자인 이비인후과 김진 교수의 지도로 안면도수치료 전문 물리치료사 등이 참여했다. 김진 교수는 안면신경마비 치료는 초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대다수의 안면신경마비 환자들이 초기에 다양한 치료를 받고 나서 후유증이 남은 상태에서 병원을 찾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번 안면도수치료 영상을 통해 환자들이 집에서도 쉽게 따라하며 회복에 도움을 얻고 정확한 안면신경마비 치료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불볕더위에 ‘휘청’ 저혈압 쇼크 주의보

여전히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유의해야 하는 질병 중 하나는 저혈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를 보면 지난해 여름철 저혈압 환자 수가 겨울철 환자 수보다 약 76% 많게 나타났다. 기온이 높은 날엔 땀이 많이 나거나 혈관 이완 등으로 저혈압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장기로 혈액 공급 원활치 않아심한 경우 쇼크까지 저혈압은 심장이 수축할 때 혈압이 정상수치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뜻한다. 대게 수축기 혈압 90mmHg, 이완기 혈압 60mmHg보다 낮으면 저혈압 진단을 받는다. 현기증이나 두통, 미열, 피로감, 메스꺼움과 구토, 집중력 저하, 창백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시력장애나 우울증, 실신에 따른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는 우리 몸의 혈압이 감소해 중요 장기로의 혈액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하면 기능장애로까지 이어져 이른바 쇼크(shock) 상태가 된다. 일시적 증상으로서 휴식을 통해 호전될 수 있지만, 만성질환자가 증상을 겪거나, 저혈압으로 인한 일상에 지장이 있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고 치료를 상의해야 한다. ■몸 수분 빠져나가면 위험성 커 우리 몸은 수분이 줄어들면 혈액량을 줄이며 자연스럽게 혈압을 떨어뜨리고, 근육이 혈관을 눌러 수축시키며 혈압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여름의 높은 기온은 혈관을 팽창시키고, 근육을 이완하여 혈압유지에 대한 기능을 원활하게 하지 못해 저혈압을 일으킨다. 특히 저혈압은 체내 수분량이 적은 노인?과 다리 근육이 적은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노인은 탈수 증상과 혈류량 감소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으며, 자율신경계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어 저혈압이 발생하기 쉽다. 여성들은 다리 근육이 다리에 몰려 있던 혈액을 위로 올려주는 역할을 하는데 다리 근육이 부족해지면 혈액이 제대로 몸을 순환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수분 섭취 중요, 잦은 휴식으로 혈압 관리해야 여름철 저혈압 예방을 위해서는 탈수가 되지 않도록 신경 써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이뇨작용을 일으키는 커피나 맥주는 삼가고, 식사는 골고루 적당히 규칙적으로 하되 탄수화물이 적은 식사를 권한다. 누워 있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는 갑자기 일어나지 않고 천천히 일어나며 혹시 일어날 때 어지러운 증상이 있다면 증상이 사라지고 나서 움직이도록 한다. 이영순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 건강증진의원 원장은 운동 시에는 탈진의 위험을 높이는 강도 높은 운동보다 혈관을 튼튼히 할 수 있는 유산소운동으로 가볍게 하는 게 좋다면서 장시간 서 있거나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은 피하고 휴식을 자주 취해 혈압을 관리하면 도움될 수 있다.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 건강검진으로 평소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경기도약사회의 약이되는 약 이야기] 수면제(睡眠劑)

박정완 약사 수면제의 역사는 꽤 오래된다. 19세기에 수술하기 전 환자에게 투여하였던 마취제가 수면제 뿌리이다. 제일 처음 등장한 수면제는 바르비탈 계통 약물로 유명 상품명은 세코날(Seconal)이다. 1950~60년대 드라마에서 생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표현되는 유명한 수면제 이름이었다. 당시의 수면제는 작용이 강한 약물이었다. 8시간 또는 12시간 수면작용이 나타나 족히 한나절은 잠속에 있게 된다는 것이다. 습관성도 강하고 금단증상(禁斷症狀)도 있던 약물로 당연히 지금은 사용되지 않고 있다. 세코날 수면제 시대를 건너 1960년대 벤조디아제핀 계열 수면제가 등장하면서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된다. 향정신성 약물인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의 상품명으로는 바리움, 아티반, 달마돔과 할시온이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현재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수면제는 사양길에 있다. 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는 내성, 의존성, 불안 금단 증상, 낮 동안의 업무 수행능력의 부적합 등 많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개발된 것이 비(非)벤조디아제펜 계열 수면제이다. 새로운 계열의 수면제의 대표 주자는 프랑스 사노피가 개발한 졸피뎀(zolpidem)이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졸피뎀(zolpidem)은 비(非) 벤조디아제핀 계열 수면제 1호로 1993년에 첫선을 보였다. 국내에선 1999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시판되자마자 바로 이 약물은 전 세계적인 블록 버스터가 됐다. 유명한 상품명으로는 스틸녹스이다. Still 조용한, nox 밤의 여신. 그래서 조용한 밤의 여신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수면제 졸피뎀(스틸녹스)의 부작용으로 몽유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수면이란 원래 뇌의 휴식을 의미하고 뇌의 활동을 강제로 억제해 잠들게 하는 약이다. 뇌의 활동을 강제로 억제하려는 작용과 뇌가 스스로 깨어나려는 작용과 충돌을 일으키게 된다. 이 과정에서 몽유(夢遊)증상이 나타난다. 과거 세코날같은 수면제의 경우긴 약효 시간과 강력한 수면효과 때문에 몽유 증상의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았지만 졸피뎀(스틸녹스)은 지속시간이 짧고 수면력이 약해 몽유 증상이 잘 나타난다. 간밤에 냉장고에서 음식을 누군가가 먹은 흔적은 있는데 먹었던 사람은 없다. 범인은 수면제를 복용한 사람이다. 1천 명당 5명이 몽유증상을 경험한다고 한다. 졸피뎀(스틸녹스) 복용으로 인해 출근길에 수백 건의 자동차 사고를 발생시키는 등의 다음날 활동에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 수면약물 복용 후 다음날 아침 완전히 깨어 있다 느끼더라도 주의 집중 장애를 경험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침대에서 복용해야 한다. 복용으로 인해 어지러움을 경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복시에 복용하는 것이 약물의 흡수가 좋다. 음주 후 복용은 절대 안 된다. 장기 복용으로 인해 자살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수면제 약물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주의 사항을 약국에서 자세히 전해듣고 주의 깊게 복용해야 한다. 박정완 약사

코로나 감염 완치 후 다시 전장으로…악물고 버티는 의료진들

경기도의료원 A병원에서 코로나19 전담 간호사로 근무하는 김아영씨(가명ㆍ41)는 지난해 12월 확진자에게 항생제 주사를 놓던 중 자신도 감염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증상을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의무적으로 진행한 선제 검사 결과 확인됐다. 차라리 코로나에 걸리면 좀 쉴수 있겠다라는 말을 동료들과 농담처럼 했던 터였다. 농담이 현실로 다가오자 덜컥 겁이 났고, 심한 죄책감마저 들었다. 김 씨는 코로나 환자를 돌보다 감염됐지만, 혹시 나 때문에 동료가 걸리지 않았을까, 가족들은 괜찮을까? 벼랑 끝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25일간 치료를 받으며 쉴 때도 일손 부족에 허덕일 동료들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 일을 그만둬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곧바로 전장에 나갔다. 김 씨는 완치 후 7개월 째인 현재까지 29명의 코로나 확진 환자가 있는 병동에서 근육이완제를 맞아가며 버티고 있다. 그는 환자가 많아지면서 방호복을 입고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져 옷과 고글을 벗으면 땀인지 콧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액체가 쏟아진다라며 1년 4개월째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일할 때가 허다하지만, 다들 할 수 있는한 끝까지 버텨보자며 다독이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다 감염된 의료진들이 완치 후 다시 코로나 현장으로 나가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끝을 모르는 코로나19 사태로 의료 인력의 감염 사례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환자 대응을 하다 감염된 소속 의료진과 간호조무사 등은 12일 기준 21명으로 이들은 완치 후, 다시 감염 환자 치료에 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반복되면서 의료진 감염이 이어지자 이들의 안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환자를 치료하다 확진된 의료인은 전국적으로 565명이다. 간호조무사 등 코로나19를 전담하는 인력을 더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간호사회 관계자는 환자를 돌보다 확진이 돼도 본인이 책임감과 죄책감 등으로 인해 상당수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인력 부족의 어려움을 알고 있고, 또 본인의 생업이기에 곧바로 복귀해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2천명대 안팎을 기록하면서 현장 의료진의 피로감은 더 커지고 있다. 정부에서 의료진을 위해 아이스 용품을 지급하고 선별진료소 방역 인력의 심리지원을 위해 정신건강 평가, 스트레스 측정 등 마음 안심버스 운행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들의 피로감을 덜어주기엔 역부족이다. 경기도간호사회 관계자는 이러한 지원은 의료진의 어려움을 덜어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 대응에 지친 의료진이 잠시라도 쉴 수 있게 새로운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자연ㆍ이연우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자궁경부암 치료 후 ‘자궁 폐쇄’ 여성 임신·출산 성공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팀(김슬기ㆍ서동훈ㆍ김현지 교수)이 로봇을 통한 자궁경부 광범위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 자궁근막 통과 배아이식술을 통해 임신부터 출산까지 안전하게 진행된 사례를 10일 발표했다. 여성의 자궁 내에서 질 쪽으로 이어지는 입구인 자궁경부에 생기는 암을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최근 가임기 여성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이 암은 조기 발견이 가능해지면서 자궁 전체를 들어내기보다는 자궁경부만을 절제해 임신능력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수술법이 발전하고 있다. 문제는 자궁경부에 광범위한 절제술을 받고 나면 해당 부위가 폐쇄 혹은 협착되며 자궁 입구가 막힐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자궁 자체의 기능은 남아있어도 물리적 구조상 임신이 힘들어진다. 체외 수정된 배아를 인공적으로 자궁에 이식하는 배아이식술이 있지만 자연 임신과 마찬가지로 자궁경부를 통해 주로 이뤄지는 탓에 폐쇄된 자궁경부를 다시 확장할 수 없는 상당수의 환자들은 이마저도 어렵다. 이번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의 발표는 이 같은 어려운 환자들에게도 희망을 전하게 됐다. 연구팀은 지난해 1기 자궁경부암을 진단받은 한 30대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 복강경을 통한 자궁경부암 수술을 시행한 후, 3개월 뒤 자궁 입구가 완전히 폐쇄된 상태에서 자궁근막을 통과하는 배아이식술을 통해 임신 및 출산까지 안전하게 마친 사례를 보고했다. 해당 환자는 암 수술 과정에서 자궁경부를 광범위하게 절제한 후 자궁의 폐쇄가 일어났다. 다시 확장하는 것이 불가능해 임신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환자가 임신을 강력히 희망, 연구팀은 자궁 입구를 지나는 대신 카테터라는 금속의 얇은 관을 자궁 근육층(근막)에 통과시켜 배아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임신을 시도해 성공했다. 자궁근막 통과 배아이식술이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초음파 영상만으로 카테터의 위치를 파악해 정확한 장소에 배아를 전달하는 고난도 시술로 비교적 시행 건수가 적은 편이다. 특히 로봇 복강경을 통해 광범위 자궁경부 절제술을 받은 후에 이를 시행해 출산까지 성공한 것은 연구팀의 사례가 세계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슬기 교수는 자궁경부암으로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는 물론 자궁경부의 구조적 이상을 가진 경우에도 자궁근막 통과 배아이식술을 통해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많은 성공 사례들이 쌓이고 연구가 이어진다면 난임 부부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영문학술지 Clinical and Experimental Reproductive Medicin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남=김해령기자

[건강 칼럼] 건선 환자의 여름, 몸도 마음도 괴로운 이유

여름은 건선 환자들의 고충이 깊어지는 계절이다. 건선은 붉은색의 피부 병변과 은백색 각질이 주된 증상으로, 다리나 팔, 두피 등 자극을 많이 받는 바깥쪽 부위에 흔히 발생한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질환의 특성상 날씨가 더워지면서 짧은 소매의 옷을 입는 것 자체가 환자들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무더운 한여름에도 피부를 가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긴 팔, 긴 바지를 고수하는 사례를 흔히 보곤 한다. 그야말로 여름이 되면 건선 환자들은 질환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에 더해 병변 노출에 따른 마음의 짐까지 지게 되는 것이다. 건선은 이러한 피부 증상 외에도 여러 전신 질환을 동반할 수 있어 단순한 피부 질환이라고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건선은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손가락, 무릎 등에 관절염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뿐만 아니라 건선 환자들은 일반인보다 심혈관계질환이나 당뇨 등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조기에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도 현재 건선은 의학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상당히 개선할 수 있는 수준에 와 있다. 건선에는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국소 도포제, 경구 약제, 자외선 치료, 최신 치료제인 생물학적 제제 등 여러 치료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옵션들이 존재하는 만큼 환자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는다면 여름철 건선 고민을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건선 환자를 진료하며 가장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는 스스로 여러 치료법을 시도해보다 뒤늦게 병원을 방문하시는 경우를 접할 때다. 환자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건선이지만 피부과에 내원해 정확히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한다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올해는 더욱 많은 환자가 건선 치료를 통해 몸도 마음도 가뿐한 여름을 보내실 수 있기를 기원한다. 한별 의정부 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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