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색채로 재탄생한 일상의 풍경’…프랑코 폰타나 : 컬러 인 라이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프랑코 폰타나의 단독 회고전 ‘프랑코 폰타나 : 컬러 인 라이프’가 국내 최초로 서울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지난 9월30일부터 열리고 있다. 1933년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에서 태어난 폰타나는 28세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는 전세계 유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400여회의 개인·그룹전에 출품했고 캐논, 돌체앤가바나 등의 브랜드와도 협업을 이어 온 작가다. 이번 회고전을 수놓은 122점의 사진을 통해 자연, 도시, 사람을 바라보는 폰타나만의 독특한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첫 번째 섹션인 ‘랜드스케이프’는 세계 각지를 돌며 풍경에 스며든 폰타나의 시선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황금빛, 초록빛의 들판이 프레임 내부를 채운다. 마치 추상 회화를 보는 듯한 색채 대비를 보여주는 ‘바실리카타’, ‘풀리아’ 등의 작품은 그저 눈으로만 인식되는 자연 풍광에 사로잡히지 않은 채, 작가 스스로가 선택하고 관찰해 만들어낸 또 다른 현실 세계로 연결되는 통로가 된다. 두 번째로는 ‘어반스케이프’ 섹션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현대인이 접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상 영역에 있어 폰타나는 친숙한 요소를 낯설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의 사진은 일상의 재해석과 재구성에 대한 욕구를 불러 온다. 그가 담아낸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등의 대도시 건물들과 구조물 등이 뒤섞인 길거리를 통해선 그 도시만이 갖는 특성을 느낄 수 없다. 강조되는 건 색채의 대비와 실험적인 구도, 피사체의 배치를 토대로 만들어낸 매혹적인 형태일 뿐이다. 세 번째 섹션 ‘휴먼스케이프’에선 사람에게도 관심이 많았던 폰타나의 면모가 드러난다. 그의 시선이 어디에 머물든, 그의 인물 사진 역시 다채로운 색의 관계, 통념을 비튼 관점이 녹아든 산물이다. 특히 그가 사람을 찍을 때는 공간과 자연 요소가 함께 섞여 있어 상황과 맥락에 따라 인물상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그가 찍은 ‘루체 아메리카나’ 시리즈에선 미국의 인간 군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빛의 특성, 선의 기하학 요소들이 물씬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폰타나는 근대화의 상징인 고속도로 위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기도 했다. 아스팔트 위 칠해진 페인트 도료, 깨진 도로의 일부 등에선 그가 생각해온 일상의 모습이 다시 한번 재구성된다. 그의 사진은 단순한 재현 혹은 반영이 아니다. 보이지 않던 걸 보이게 하는 그의 작업물은 관람객들이 평소 접하던 일상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셈이다. 전시 해설을 맡은 심성아 도슨트는 “폰타나 작가는 남들이 무심코 놓친 틈새에서 삶의 파편들을 발견해왔다”며 “이번 회고전에선 있는 그대로의 재현보다는 찰나에서 포착되는 컬러를 곧 일상과 풍경으로 연결하는 그의 독창적인 시선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3월1일까지. 송상호기자

“추하다고 여기는 것들도…아름답다” 틀을 거부한 예술가의 모든 것 '장 뒤뷔페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화가이다. 추하다고 여기는 것들도, 사람들이 흔히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 만큼이나 아름답다.” 프랑스 화가 장 뒤뷔페(1901∼1985)의 말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프랑스 미술계를 대표하는 주요 화가 중 한 명으로 아름다움에 갇힌 기존 예술전통을 거부하고 자유분방한 예술 그 자체가 되려고 했다. 이러한 장 뒤뷔페 예술세계를 한 눈에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소마미술관 2관에서 장 뒤뷔페 재단과 소마 미술관, ㈜우주스타가 공동으로 기획해 선보이는 ‘뒤뷔페 전-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장 뒤뷔페 재단에서 엄선한 회화, 조각 등을 포함한 대표작 67점과 그와 예술세계를 함께 이어나간 자크 빌레글레 작품 32점을 함께 선보인다. ■ 비전형적 예술세계…초기작부터 우를루프까지 포도주 도매상을 하다 마흔 한 살, 늦은 나이에 화가로 데뷔한 장 뒤뷔페. 미술을 배운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전형적인 방법과는 거리가 있는 작품 활동을 펼쳐 나가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냈다. 어린이나 정신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작품에서 특별함과 순수성을 느낀 장 뒤뷔페는 이러한 미술의 특징을 바탕으로 ‘아르 브뤼트(Art Brut)’ 라는 개념을 창시하고, 비주류 미술(아웃사이더아트) 활동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나갔다. 그의 예술성에서 볼 수 있듯 작품은 대부분 자유분방하고 비전형적이다. 특히 1960년대에 그가 시도한 크로스오버는 이후 거리예술에도 큰 영향을 줬다. 프랑스 현대미술가 자크 빌레글레는 이러한 그의 예술세계에 공감했을까. “이번 전시 포스터를 내 작업에 사용해도 될까요? 당신이 허락해주면 굉장히 영광일 것 같습니다.” 1975년, 프랑스 현대미술가 자크 빌레글레는 동네를 산책하다 ‘장 뒤뷔페: 카스틸라의 풍경―삼색의 지역’ 전시 포스터를 발견하고 이렇게 편지를 썼다. 이후 두 예술가는 서로 교류하며 예술세계를 확장해왔다. 전시 1관 우를루프 (L’Hourloupe)에서는 1962년부터 뒤뷔페가 가장 오랜 기간 집중한 대표작 '우를루프 시리즈'를 선보인다. 회화와 단순한 스케치, 조각과 그가 직접 제작한 영상물까지 다양한 형태의 '우를루프 시리즈'를 볼 수 있다. 파란색과 빨간색, 검은색을 기본으로 자유분방한 선들이 작품을 이룬 점이 특징이다. 2관 쿠쿠바자는 ‘우를루프의 축제 또는 환상 무도회’라는 의미로 뒤뷔페가 지은 제목이다. 단순히 평면적인 회화에만 그치지 않은 종합 예술표현로, 살아있는 움직이는 우를루프 작품이다. 전시에는 실제 쿠쿠바자 시리즈를 위해 제작된 의상 등이 전시됐다. 퍼포먼스를 담은 영상 또한 함께 상영된다. 3관 ‘자크 빌레글레와의 만남’에서는 뒤뷔페와 교류했던 빌레글레의 작품 등을 함께 볼 수 있다. 자크 빌레글레는 장 뒤뷔페가 콜라주와 구별하기 위해 만들어낸 폐품, 일회용품 등 수집한 물건들을 모아서 만든 작품의 개념인 아상블라주에 큰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다. 4관에서는 장 뒤뷔페의 초기작들을 볼 수 있다. 장 뒤뷔페는 돌로 판을 만들고 덩어리를 잘게 조각내거나 에나멜 페인트로 평평함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작업 방식은 기이하고 평범하지 않았으나, 그의 작품 속에는 평범한 삶의 모습들이 가득했다. 1944년 석판화 시리즈를 보면 ‘코를 푸는 사람’, ‘커피 그라인더’, ‘전화의 고통’ 등 일상을 주로 다룬다. 전시는 내년 1월31일까지. 정자연기자

"콘서트·뮤지컬부터 매직쇼까지"…경기아트센터, 12월 겨울맞이 공연 5건 개최

경기아트센터가 12월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을 주제로 뮤지컬, 대형 콘서트, 매직쇼 등 다양한 공연을 개최한다. 변진섭, 조수미, 거미 등 내로라하는 음악가들의 콘서트와 스테디셀러 뮤지컬 '엘리자벳', 국내 마술을 대표하는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무대가 펼쳐진다. 먼저 1987년 데뷔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는 가수 변진섭이 2022년 전국 투어 콘서트 ‘변천사’로 오는 4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변진섭은 '새들처럼', '너에게로 또다시',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 등 수많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곡들로 감동적인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도 오는 8일 경기아트센터에서 무대를 장식한다. 35년이 넘도록 세계 최정상급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해온 조수미는 2022 조수미 콘서트 'In Love'에서 12월 발매 예정인 앨범 ‘In Love’의 수록곡을 관객들이게 선물한다. 또한 연말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는 수많은 명곡들을 군포프라임필 오케스트라(지휘 최영선), 테너 장주훈, 해금 연주자 나리와 함께 그려낸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발라드 여제 거미는 10일과 11일, 이틀간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 ‘BE ORIGIN’을 개최한다. 아름다운 음색과 재치 있는 입담, 관객을 위로하는 힐링 스토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위로할 예정이다. 뮤지컬과 매직쇼도 무대에 오른다. 27년간 12개국 누적 관객 1천100만 명을 기록한 스테디셀러 극 '엘리자벳'이 국내 뮤지컬 초연 10주년을 맞아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역사와 판타지 요소를 결합해 650년 전통 합스부르크 왕가의 고전미를 담은 의상과 세트, 무대예술이 조화를 이룬 작품. 이번 공연에는 엘리자벳 역의 옥주현과 이지혜를 비롯, 이지훈·민영기 등 찬사를 받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눈길을 끈다. '일루션' 장르를 개척한 대한민국 대표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은 오는 31일과 1월1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더 일루션 마스터피스'로 관객을 찾아간다. 그의 대표작 '더 일루션'은 20년 넘는 내공이 담긴 작품으로 독창적인 무대 연출과 예술적 상상력, 기술을 조화한 황홀한 퍼포먼스를 볼 수 있다. 6세 이상부터 관람 가능하며 어린 자녀와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연말에 가족들과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을 위해 다채로운 공연들을 준비했다"며 "국내외에서 사랑받는 아티스트들의 무대와 함께 설렘과 감동 가득한 겨울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건주수습기자

[전시리뷰] 경기도미술관 2022 경기작가집중조명 ‘달 없는 밤’

지난 24일부터 ‘2022 경기 시각예술 집중조명 프로젝트’에 선정된 기슬기, 천대광, 김시하 작가의 신작 발표전 ‘달 없는 밤’이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미술관의 경기작가집중조명전은 사진,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다뤄온 10년 이상 경력의 중진 작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별빛이 지금 우리에게 와 닿는 것처럼 각기 다른 시작점에서 출발해 경기도미술관으로 모여든 세 작가들이 관람객들과 만난다. 하늘을 수놓는 별이 또렷하게 눈에 담기는 ‘달 없는 밤’, 세 명의 작품 세계를 지금 여기서 살펴본다. 기슬기 작가는 카메라의 뷰파인더 안을 어떻게 채워 넣을지 고민하는 작업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사진을 찍은 이후의 과정에도 줄곧 매달린다. 인화된 사진을 재촬영하거나 원본 이미지에 조작을 가한 뒤 다시 사진으로 출력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의 이미지에 녹아든 시공간의 궤적을 조명한다. 기 작가는 전시장에 설치와 조명 작업을 마친 뒤 액자 속에 걸린 9점의 사진을 다시 찍었다. 작가는 이렇게 액자 속 원본과 유리에 비친 모습이 겹쳐 있는 작품을 빚어냈다. 한 장의 사진에 전시공간과 작업을 이어온 시간의 흔적이 뒤섞인 채로 겹겹이 쌓여 있다. 관람객들은 유리를 통해 비치는 자신과 나를 둘러싼 전시장의 모습도 발견한다. 무엇이 프레이밍됐을 때 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가. 과연 어디까지가 재현이고 어디까지 복제인가. 기 작가의 사진은 이처럼 사진 매체의 근간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천대광 작가는 개인의 내면이 묻어나는 요소들이 바깥 세상과 호응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려고 한다. 그가 전시장에 마련한 ‘사람의 집’엔 작가 본인의 유년 시절 기억이 투영돼 있다. 1970년대 급격한 산업화 시기, 곳곳에서 건물이 지어지는 광경을 보며 자란 기억을 더듬으며 작업에 임한 천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당대 양옥에서 주로 보였던 슬래브 건축 양식을 녹여냈다. 형형색색의 유리와 통일되지 않은 인테리어가 정제되지 않은 천 작가의 내면과 맞닿아 있다. 천 작가가 만들어낸 구조물은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다. 관람객들은 그가 빚어낸 공간에 스며들 기회를 얻는다. 방을 드나들고, 계단을 올라가면서 빈 곳을 채우는 관람객들로 인해 작가의 개인적인 표현 양식들이 재구성되거나 다시 의미를 획득하기도 한다. 개인이 펼쳐놓은 시공간에 관람객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이 작품의 매력이다. 김시하 작가는 대형 설치 작업을 이어오다가 최근 들어 물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조각 작업을 무대로 올려 작품의 존재성을 가늠해보는 자리를 마련하는 데 관심을 보인다. 존재의 본질은 곧 경계와 이어진다. 그는 자연과 인공, 중심과 주변 등 이분화된 개념이 무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과정을 알아본다. 김 작가는 이번 작품 ‘조각의 조각’을 만드는 데 있어 지금껏 제작해 온 작품들의 파편을 재활용해 무대를 꾸몄다. 무엇이 쓸모있고 무엇이 쓸모없음을 말하고 있는가. 조명과 조각들로 채워진 무대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작품의 일부이자 작품 바깥의 관찰자를 오가는 존재가 된다. 전시 공간과 작품 그리고 관람객의 속성을 구분 짓지 않으려는 김 작가의 고민이 묻어난다. 김선영 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세 명의 중진 작가들이 구축해 온 작품 세계를 조망하면서도 현 시점에 어떤 생각으로 작품을 풀어내는지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2월12일까지. 송상호기자

전통체험부터 연극까지… '11월 경기도문화의 날' 행사

11월 마지막 주 수요일 ‘경기도 문화의 날’을 맞아 한 주간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열린다. 저렴한 비용으로 가족이 알차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체험을 알아봤다. ■ 군포문화재단 연극 ‘아버지와 살면’ 군포문화재단은 오는 30일 오전 11시 군포문화예술회관 철쭉홀에서 2022년 ‘네버랜드 in 군포’ 시리즈의 마지막 공연인 연극 ‘아버지와 살면’을 무대에 올린다. 연극 ‘아버지와 살면’은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이노우에 히사시의 원작 희곡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낸 작품으로, 사단법인 문화프로덕션 도모가 제작한 작품이다. 일본 내에서도 500회가 넘게 공연이 진행됐으며, 전쟁 반대 메시지를 감성적으로 전달, 일본은 물론 해외 여러 국가에서도 호평 받고 있다. 이 작품은 히로시마 원폭에 대한 이야기를 배경으로 전쟁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공연에서는 정치적‧역사적 배경에서 벗어나 전쟁의 아픔에 중점을 두고자 의상부터 세트, 소품까지 일본의 가정집을 그대로 재연해 낸다. 특히 히로시마 원폭 3년 후의 여름을 배경으로, 원자폭탄에 목숨을 잃고 유령이 되어 딸을 찾아온 아버지 타케조와 혼자 살아남은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진 딸 미쓰에가 나누는 대화로 극이 진행된다. 장난스러운 일상의 대화 속에서 부녀 간의 전쟁에 대한 기억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하며 일상과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아픔을 딛고 살아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공연 입장료는 문화가 있는날 특별가로 1인 1만원이다. ■ 어린이 전통 체험 한가득~ ‘경기소리전수관’ 경기소리전수관에서는 지난 28일에 이어 다음 달 1~2일 도내 미취학 아동과 가족을 대상으로 ‘얼쑤! 전수관 체험’을 진행한다.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다양한 전수관 프로그램을 통해 민속 놀이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윷놀이, 제기차기, 땅따먹기, 투호던지기, 버나돌리기의 5가지 전통놀이를 체험하는 민속놀이, 민요 ‘아리랑 배우기’인 전통예술 교육, 전수관 체험을 상상을 더하는 상상더하기, 국악팀 사부작단의 어린이 국악극 ‘향기장수 이야기’ 공연 등이 이어진다. ‘향기장수 이야기’는 향기가 풀풀 나는 뷰티풀 왕국의 향기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다. 외모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살피자는 내용을 전하는 어린이 국악극이다. 정자연기자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반향 2022 : 묵(默)’, 작곡가 이건용과 만나다

‘음악명상콘서트 (Concert Meditation)’를 표방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반향’이 올해 ‘반향 2022 : 묵(黙)’으로 다시 관객과 만난다. 올해 주제는 묵(黙), ‘침묵’이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는 2019년 처음 반향을 선보인 이후 음악명상콘서트라는 큰 틀 안에서 매회 새로운 주제로 음악을 통한 명상의 시간을 선사하고 있다. 올해 무대는 한국 창작음악의 방향성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작곡가 이건용의 음악을 중심으로 무대를 선보인다. 12월 2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3일 남양성모성지 대성당(화성)에서 펼쳐지는 ‘반향 2022 : 묵(黙)’을 미리 만나본다. ■ 음악을 통한 반향…한 해를 돌아보는 경험 ‘반향’은 연말,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반추하는 명상음악회 콘셉트를 도입했다. 특히 콘서트임에도 관객이 명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요소를 배치한 게 특징이다. 작곡가이자 예술감독으로 참여하는 이건용은 “생각과 마음을 다스리는 행위가 ‘침묵’이라고 볼 수 있고, 반면에 음악은 소리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침묵과는 정 반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면서 “침묵의 수행을 음악으로 구현하고자 그동안 작곡하면서 늘 적용해오던 음악의 논리와 정해진 형식, 문법을 다 버리고 마치 유목민이 배낭 하나 둘러메고 초원이나 황무지처럼 아무 표지판이나 길도 없는 곳을 가는 느낌으로 작업에 임했다. 이번 공연은 음악공연이 아니라 음악을 통한 반향(Reflection)이 청중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독주부터 74인조 대편성 관현악…다양하게 만나는 침묵의 소리 이번 공연에서는 말과 음악을 통해 명상음악에 깊이를 더할 신작 ‘천둥의 말’과 국악관현악곡 ‘묵(默)’ 외에도 과거 이건용이 작곡했던 ‘저녁노래’ 시리즈 중 첼로 독주를 위한 ‘저녁노래 2’와 가야금 4중주를 위한 ‘저녁노래4’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신작 ‘천둥의 말’은 작곡가 이건용이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다. 시의 가사내용을 토대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성악앙상블 소리봄(6인)과 타악기의 앙상블로 선보이는 무대다. 공연의 하이라이트 ‘묵(黙)’은 국악관현악 편성으로 구성된 대작이다. 침묵하는 동안에는 겉으로 조용히 있어도 머릿속에서 오히려 더 많은 생각들이 각자 요란하게 소리를 내지르게 되는 점이 음악으로 표현된다. 20여 분간 연주 될 이번 곡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원일이 직접 지휘에 나선다. 연주는 74인조 대편성으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깊이 있는 사운드로 경험할 수 있다. 공연이 열리는 장소도 눈 여겨 볼 만하다. 2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는 좌식무대와 조명, 스크린을 통해 이건용의 작품세계로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다. 3일 공연이 열리는 남양성모성지 대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성모마리아 순례지로 자연과 빛이 어우러진 공간, 별도의 음향장비 없이도 울림이 아름답다. 공연은 경기아트센터 누리집과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남양성모성지 공연은 사전예매자에 한해서만 관람할 수 있다. 정자연기자

국악앙상블 달섬, 전통 창작 예술극 ‘나의 넋 꽃이 되어’ 공연

김포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악앙상블 달섬(대표 문수지)이 전통 창작극 ‘나의 넋 꽃이 되어’를 18일 오후 7시 통진두레문화센터 무대에서 처음 선보인다. 달섬의 ‘나의 넋 꽃이 되어’는 올해 김포문화재단의 전통문화공연 창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김포지역 문화예술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공연은 북녁을 코앞에서 내려다보이는 김포시 월곶면의 애기봉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통설화를 바탕으로 한국무용, 국악, 연희, 현대극 형식이 결합된 전통 창작 예술극이다. 김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에는 이 설화의 주인공인 애기의 넋을 기리는 비석이 있다. 당시 이 설화를 들은 대통령이 사연에 감복해 직접 휘호를 썼을 만큼 애틋하고 안타까운 사연을 갖고 있는 애기봉 설화를 상상력과 국악, 전통춤, 창작 곡을 더해 다원 예술극의 형태로 만들었다. ‘나의 넋 꽃이 되어’의 줄거리는 한 문화재단에서 일하는 주인공 주원의 일상에서 시작된다. 어느날 주원은 전통무용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게 된다. 일에 치여 피곤한 일상 속에 허겁지겁 도착한 공연장. 주원은 지루한 낯빛으로 경연을 지켜보다 눈을 뗄 수 없는 한 여인을 만나게 되고, 어디선가 분명히 그녀를 본 듯한 느낌을 받는다. 과거, 조선시대 평안도. 최연소 평안감사로 부임한 주원은 자신을 환영하는 마을 행사에서 독무를 추는 기생 설화를 만나게 된다. 주변의 무엇 무엇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독보적이고 아름다운 설화의 춤에 주원은 첫눈에 반한다. 그날 밤, 주원은 설화를 자신의 거처로 불러들이고 이에 설화는 자신을 예인이 아닌 한낱 유곽의 기생으로 생각하는 거냐며 주원을 차갑게 대하면서 극을 끌어간다. 문수지 대표는 “애기봉 설화 속에 담긴 다양한 공연을 통해 전통예술을 보다 가까이에서 듣고 보고 즐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형찬기자

[어둠 속에서도 피어난, 미얀마 예술혼] 때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상처’ 보듬다

진흙 속에서도 꽃은 아름답게 피어난다. 정치적 내분으로 2년 가까이 고통받고 있는 나라, 미얀마에서도 예술은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경기아트센터 갤러리가 9일부터 진행한 전시 ‘미얀마 작가 초대전-치유의 순간’은 미얀마를 대표하는 작가 6인의 수준 높은 작품을 내걸었다. 재한 미얀마 학생회가 주관한 공연 ‘미얀마의 봄’ 등 지난해 3월부터 재한 미얀마인들과 함께 미얀마의 현실과 민주화의 가치를 연대하고 지지하며 공연, 전시 등을 선보여온 경기아트센터가 다시 한번 ‘미얀마’를 주제로 다룬 전시다. ■ 치유의 순간...세계 곳곳에서 상처입은 이들을 위로 전시는 ‘치유의 순간’을 주제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재난 상황과 사회적 충돌로 상처입은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기획됐다. 작가들의 고향인 미얀마는 최근 군부 쿠데타에서 비롯된 사회적 갈등과 자연 재해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작품을 통해 미얀마의 독특한 문화적 요소들에 더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예술과 창작 활동을 놓지 않은 작가들의 열정과 희망이 전달된다. 전시는 미얀마의 전통문화와 자연환경, 미얀마 미술의 현 시점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작가 6인의 풍경화·인물화·추상화·사진 등 60여점으로 구성됐다. 열대 기후와 아열대 기후라는 특성을 가지며 불교 기반의 버마족과 135개 소수민족이 결합한 연방제 국가 미얀마는 종교적, 문화적 특색이 뚜렷하고 자연이 매우 아름답다. 미얀마의 순수한 아름다움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나는 특정 장면을 볼 때, 나를 덮쳐오는 감정을 그린다. 가끔, 내 감정이 폭발하고 내 눈앞에 펼쳐진 언덕이 빛과 색으로 울려오는 것 같다.” 미얀마 현대미술의 거장이자 미얀마에서 국제적으로도 인정 받는 작가 조 윈 페(Zaw Win Pe)는 미얀마의 아름다운 자연을 힘 있는 나이프 페인팅과 감각적 색채언어로 표현하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한다. ■ 여섯 작가 모두 “한국에 작품 선보여 기쁘다” 풍경을 주로 다루면서도 감정에 기반해 선, 형태, 색 무늬를 표현하는 작가 쪼 린(Kyaw Lin)의 작품에는 미얀마의 시골 풍경이 녹아 있다. 그는 “한국 드라마가 미얀마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수많은 이들이 시청하듯 작가인 우리도 한국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의 가을은 정말 아름다울 것 같다. 한국의 시골 풍경을 캔버스에 표현하면 어떨지 많이 생각한다”고 국내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을 전했다. 무생물 물체에 초점을 맞추는 작가 에이 녜인 민(Aye Nyein Myint)은 무생물에 아름다운 붓 터치와 다채로운 색감을 더해 마치 살아있듯 생생하게 표현한다. 미얀마의 꽃들을 찾아 자주 그려왔던 작가는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아름다운 꽃들을 주제로 작업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 정 많고 순수한 미얀마 사람들을 담다 이번 전시에는 앞선 다섯 작가들의 작품이 탄생한 배경적 이해를 돕는 작가 아웅 쪼 오(Aung Kyaw Oo)의 사진 작품들이 전시 전반의 서술을 더한다. 사진 작품을 통해 모든 작가들에게 영감이 됐을 미얀마의 아름다운 자연과 불교 유적지, 사람의 삶과 전통이 담긴 사진들이 국내의 우리에게 전달된다. “미얀마 대도시의 사라져 가는 공간을 기록하고 시간의 현실을 그 순간의 모습으로 남겨두고 싶다”는 작가는 아름답고 순수한 미얀마를 담아내 정치적 아픔이 흔들기 전의 고유한 그곳의 얼굴을 기분 좋게 전해준다. 작가를 선정하고 작품을 고르며 실질적으로 이번 전시의 기획을 담당한 엘웨이브 갤러리 김진형 실장은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서양 위주 예술 세계에 시선이 사로잡혀 있었다”며 “이러한 관성적 시각에서 벗어나 아시아적 관점을 다잡고 새로운 가치와 발견의 기쁨이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 현지에서 작가들의 작품을 비행기로 운송해 오는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어려움 속에서 예술을 꽃피운 작품이 분명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해주리라 기대하며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경기아트센터 갤러리에서 21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나경수습기자

‘오당 박옥남 서예 50년’+'박태수 북 콘서트' 15일 팔달문화센터서

한 획 한 획 쓴 붓글씨에선 글씨만큼 올곧은 자세가 담겼다. 어떤 글씨는 따스한 삶의 언어가 글의 획과 함께 춤추며 마음을 적신다. 모두 우리가 일상에서 활용하고 마음에 새길 삶의 이야기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마라’, 도덕에 맞지 않으면 행하지 마라는 뜻을 담은 ‘非道不行’(비도불행),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새해 축시’, 노오란 수선화와 함께 수놓은 듯 적혀있는 신위 선생 시 ‘수선화’까지. 특유의 미감이 담겨 있는 서예로 살아 움직인다. 각종 기기가 발달한 시대. 서체에 깃든 가치와 혼으로 울림을 주는 박옥남 서예가의 ‘오당 박옥남 서예 50년’ 전시가 15일부터 20일까지 수원 팔달문화센터 강당에서 열린다. 서울교육대학교를 다니며 서예에 입문한 박 서예가는 1974년 문화공보부 주관 국전에 한문 서예 부문에 입선해 서예가의 길로 들어섰다. 졸업한 후 초등학교 교사를 하면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대한민국서예대전초대작가전, 서울국제서예전, 한국서예큰울림전, 이서회전, 서연회전 등에 매년 다수의 작품을 출품했다. 대한민국서예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로 활동 중이다. 한국서예박물관에 작품이 전시돼 있고 저서로 ‘오당 박옥남 서예 오십년’을 발간했다. 때론 빠르고 힘찬 필력으로 자형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며 예술성을 담아내지만, 그의 작품에는 그가 말하는 삶의 이치가 담겼다. 붓을 대하는 순수한 자세와 법과 예의 이치로 빚어낸 획이다. 그는 “세월의 변화는 피할 길 없지만, 디지털 기기가 가질 수 없는 깊은 가치와 사유는 서예만이 가질 수 있다”면서 “서예는 앞으로도 전통과 깊은 울림의 정신적 가치를 계승·발전시켜야 하며, 서예만이 가질 수 있는 예와 법의 이치를 후세에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시 개막일 오후 4시에는 그의 남편 무애 박태수의 수필집 ‘느림의 모놀로그’(2020)와 ‘새벽의 고요’(2022) 북 콘서트도 열린다. 무애 박태수는 보건학 박사로 국민건강보험공단 경기·인천지역 본부장을 역임했고 경기대, 연세대 등 겸임·외래 교수로 30년 간 대학강단에 섰다. 북 콘서트에 소개되는 ‘새벽의 고요’에는 아내인 박옥남 서예가의 붓글씨가 함께 수록돼 있어 글에 분위기를 더한다. 세계를 여행하며 눈과 귀, 마음으로 느낀 이야기를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자 경기일보에 ‘시간이 멈춘 카리브의 섬나라 쿠바 여행 에세이’에 이어 ‘찬란한 고대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를 연재 중이다. 정자연기자

예맥회 '빛과 보리의 만남'展 22~27일 청주한국공예관서

맥간 공예의 아름다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예맥회의 서른 번째 이야기 ‘빛과 보리의 만남’展이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청주시한국공예관에서 열린다. 맥간 공예는 자연 고유의 소재인 보리의 줄기를 이용해 모자이크 기법과 목칠 공예 기법을 합해 작품을 만드는 독특한 예술장르다. 화려함과 은은함을 동시에 자아내며 소재 특성상 섬세한 부분까지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해 이를 응용한 장식용 액자, 보석함, 병풍, 가구 등 예술적 아름다움을 곁들인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상수 맥간공예연구원장을 비롯한 26명의 예맥 회원이 보릿대로 다양하게 만든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예맥회는 보릿대를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맥간공예연구원의 전수자들로 구성된 모임으로 작품 제작기법 전수, 취미생활 공예 강좌, 전시 활동 등을 한다. 수원과 청주, 천안, 안양, 광양에 지회를 뒀다. 맥간공예연구원은 지난 1991년부터 창시자 이상수 원장이 전수자 5명과 수원문화원 전시실에서 첫 창립전을 개최한 이후 매년 예맥회전을 열어 맥간공예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며 대중화에 힘 쏟고 있다. 이상수 맥간공예연구원장은 “청주지회 회원들과 청주시민들에게 코로나로 힘든 일상을 극복하고자 함과 용기,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선보이는 전시인만큼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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