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움직임'으로 비춰본 새로운 일상…111CM 전시 ‘어제 본 하루 중에서’

‘깨달음’은 특별한 여행이나 큰 프로젝트에서만 얻는 게 아니다. 일상을 돌아보면서도 깨달음을 느낄 수 있다. 보는 사람의 높이, 그때의 상황, 시간, 위치, 배경 등에 따라 대상에서 느껴지는 것은 달라진다. 수원시 복합문화공간 111CM에서는 대상을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반복적인 움직임을 조각에 담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1일부터 일상의 순간들을 이야기와 함께 조형적으로 풀어가는 양정욱 작가의 ‘어제 본 하루 중에서’다. 연초제조창을 리모델링해 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한 111CM의 장소적 특성과 평범한 일상을 돌아보는 작가의 작품은 끊임없는 사유를 통해 지나간 것들을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이번 전시에선 총 9개 작품이 관람객과 만난다. 조각 ‘균형에 대하여’는 집안일, 친구 만나기, 아이 돌보기, 일, 독서 등에 쏟는 시간을 일정하게 보내던 화자가 어느 날 하루를 통째로 한 곳에만 모든 시간을 쏟고, 이후 무엇을 해야 할지 매번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양 작가는 끊임없이 변화를 일으키며 균형을 맞추는 일상의 모습을 조각에 투영했다. 반복적인 움직임을 조각에 담아 시간을 표현한 그의 작품은 단지 한순간만을 담지 않는다. 사진 한 장으로는 정확하게 표현되지 않는 주변의 모습, 사람들의 사연 등을 멈춰진 형태가 아닌 어떤 순간을 반복시켜서 관객에게 설명한다. 공중에 걸린 조형물을 중심으로 양쪽 구조물이 마주보고 도는 작품 ‘그는 옆이라 말했고, 나는 왼쪽이라고 말했다’는 ‘균형’에 대한 작가의 철학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부부가 그림을 벽에 걸기 위해 못 박을 위치와 그림 액자를 이리저리 옮겨보고 오랫동안 맞춰가는 과정을 나타낸 이번 작품은 서로 간의 설득이 오가는 순간에 맞춰지는 균형이 생동감 있게 드러난다. 반복하는 그의 작품 속 우리가 얻는 것은 위로다. 작가가 표현하는 누군가의 일상은, 또 다른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나무로 만든 낱개의 작은 날개들이 하나의 쌍을 이뤄 날갯짓을 반복하는 모양의 ‘같은 마음으로’는 한쪽 날개만 남은 사람들이 작고 좁은 곳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날개를 젓는 순간을 담아 보는 사람을 달래 준다. 작가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누군가의 일하는 모습, 액자 거는 부부 이야기 등 일·관계로 만들어진 균형·습관은 움직이는 조각에 녹아들어 삶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사유할 수 있다. 작품을 만들기 전 작가가 느꼈던 특정한 인상을 글로 세상에 꺼낸 뒤 그 이야기를 조각으로 만들어 간 점도 예술로 포용된다. 누군가를 떠올릴 때 그 사람에 어울리는 안경의 크기, 바지의 색, 걸음의 속도, 들썩이는 어깨, 재채기 소리까지 모두 모양으로 재정립했다. 작가가 직접 쓴 소설, 시, 수필 등은 이렇게 벽에 메모지와 테이프로 붙여져 작품을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양 작가는 “작품들을 만들 때 한 가지 상태가 아니라, 계속 맞추고 변화하려고 움직이며 노력하는 ‘균형’을 나타내기 위해 반복적인 순간을 표현했다”며 “111CM에 부분적으로 남은 연초제조창의 골조나 일하던 사람들의 동선 등 은유적 사건을 떠올리며 전시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평범한 일상을 독특한 그 무엇으로 골똘히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번 전시는 내년 2월19일까지 열린다. 김건주수습기자

리처드 용재 오닐, 송년콘서트 ‘선물’…23일 인천문화예술회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비올리스트이자 2021 그래미상 수상자인 ‘리처드 용재 오닐’이 그를 사랑해준 한국 관객들에게 전하는 선물 같은 공연 ‘송년콘서트-선물’로 인천 관객들을 찾아온다. 11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 따르면 오는 23일 오후 7시30분 대공연장에서 국내·외 탁월한 연주 실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티스트 또는 연주단체를 초청하여 선보이는 ‘클래식 시리즈’의 올해 마지막 무대로 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 리처드 용재 오닐은 ‘탱고 피버’라는 부제 아래 그의 오랜 음악 동료들과 조우한다. 든든한 후배들인 첼리스트 문태국과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 그리고 세계 최고의 반도네온 연주자인 줄리앙 라브로와 함께 피아졸라, 바흐, 비발디의 매력적인 음악들을 반도네온 사운드와의 새로운 편곡으로 들려준다. 특히 리처드 용재 오닐은 다양한 매력의 선율을 선사하기 위해 솔리스트 각각의 무대와 스트링 콰르텟, 반도네온과의 5중주 등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탱고의 뜨거운 에너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열정적인 무대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연주자들 각자의 면모는 이번 공연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지난해 최고의 클래식 독주악기 부문에서 그래미상을 수상하며, 에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과 그래미상을 모두 받은 드문 연주자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는 지적이고 매끄러운 독보적인 음색으로 많은 관객들을 몰고 다니는 아티스트로 꼽힌다. 제4회 프레미오 피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가 9년 만에 배출한 한국인 최초 우승자이다. 문태국은 2014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 아시아 최초 우승 등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며, 차세대 젊은 거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도네온 연주자인 줄리앙 라브로는 화려한 테크닉, 서정적인 멜로디, 정교한 편곡 등으로 세계적으로 손꼽힌다. 인천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음악을 통해 함께 공감하고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 소명이라는 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연을 인천시민에게 선사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주회의 티켓가격은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이며, 인천문화예술회관·엔티켓을 비롯해 인터파크 티켓 등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 프로그램 - 막스 리히터 : 새로운 사계 "겨울" 中 1악장(비발디 '사계' Recomposed) - 바흐 : 마태 수난곡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 피아졸라 : 아디오스 노니노, 가단조의 선율, 상어 - 줄리앙 라브로 : 반도네온과 현악을 위한 협주곡 “El Fueye del Tiburón”中 2, 3악장 - 피아졸라 :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겨울 - 피아졸라 : 거대한 탱고 - 피아졸라 : 리베르 탱고(new arrangement) ■ 비올리스트 : 리처드 용재 오닐 리처드 용재 오닐은 지난해 최고의 클래식 독주악기 부문에서 그래미상을 수상하며, 에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과 그래미상을 모두 받은 드문 연주자 중 한 사람이다. 솔리스트로서 런던 필(블라디미르 유롭스키 지휘), LA 필(미구엘 하스 베도야 지휘), 서울시향(프랑수아 자비에르 로스 지휘), KBS교향악단, 기돈 크레머 & 크레메라타 발티카, 모스크바 체임버 오케스트라, 알테 무지크 쾰른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의 협연뿐만 아니라 뉴욕 카네기 홀, 에버리 피셔 홀, 케네디 센터와 런던 위그모어 홀, 파리 살 코르토, 도쿄 오페라시티,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매년 독주회를 이어오고 있다. 실내악 연주자로서도 링컨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와 카메라타 퍼시피카의 상주 비올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세종 솔로이스츠에서는 6년간 비올라 수석과 독주자로 활동하였다. 또한, 에마누엘 액스, 레온 피셔, 개릭 올슨, 메너헴 프레슬러, 스티븐 이설리스, 에머슨 현악 사중주단, 줄리아드 현악 사중주단, 앙상블 빈-베를린, 에네스 콰르텟 등 세계 최고의 음악가들과 연주해 왔고 2020년,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타카치 콰르텟의 새로운 비올리스트로 합류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유니버설·도이치 그라모폰 아티스트로서 2017년까지 9장의 솔로 앨범을 발매, 총 20만장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우고 있다. <눈물>(유니버설 뮤직 코리아) 와 <겨울여행>(DG) 는 더블 플래티넘을, <미스테리오소>(ARCHIV), <노래>(DG)는 플래티넘을 받았다. 특히 2집 <눈물>은 2006년 클래식과 인터내셔널 팝 두 분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이기도 하다. 또 한국에서 그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함께한 MBC <안녕?! 오케스트라>와 같은 TV 다큐멘터리로 많이 알려졌고 주요 미디어가 그의 이야기와 음악 활동을 다루고 있다. 또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음악 감독으로 있었던 앙상블 디토와 디토 페스티벌은 한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클래식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높은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는 그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에세이<공감>과 <나와 당신의 베토벤>을 발간했으며, 열정적인 마라토너로서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대회에 참가, 완주하는 등 한국에서 그 어떤 연주자보다 폭넓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1727년 마테오 고프릴레르가 제작한 베니스 산 ‘ex-Trampler’와 가스파로 다 살로 ‘ex-Iglitzin, the Countess of Flanders’을 사용하고 있다. ■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흠잡을 데 없는 기교와 부드럽고 따뜻한 음색”, "내면의 진솔함을 연주로 표출해내는 매력적인 능력" -보스턴 글로브 양인모는 2015년 이탈리아 제노아에서 열린 제54회 프레미오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가 9년 만에 배출한 한국인 최초 우승자이다. 2014년 카네기홀을 시작으로 보스턴 심포니홀, 라디오 프랑스 오디토리움, 말보로 뮤직 페스티벌 등 유수의 무대에 데뷔한 그는 파비오 루이지/덴마크 국립 교향악단, 네메 예르비/프랑스 국립 교향악단, 오스모 벤스케/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했다. 2019년 도이치 그라모폰 데뷔 앨범으로 파가니니 ‘24개의 카프리스’ 전곡(금호아트홀 공연 실황)을 선보인 양인모는 2021년 두 번째 앨범 [현의 유전학]을 발표했다. 중세부터 20세기까지 방대한 레퍼토리를 아우르는 이 앨범에서는 젊은 음악가의 실험정신과 지적인 통찰력이 돋보인다.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미리암 프리드를 사사하며 학사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한 양인모는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며 안티에 바이타스의 제자로 한스 아이슬러 음대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양인모는 익명의 후원자로부터 c.1718년 "보스토니안"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지원받아 연주하고 있다. ■ 첼리스트 문태국 4살부터 첼로를 시작하면서 다른 아이도 모두 집에서 첼로를 연주하는 줄 알았다는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천상 음악가이다. 차분하고 조용한 말투와 겸손함 뒤에 단 한번도 슬럼프에 빠진 적이 없다는 강철 멘탈이 숨어있는 연주자. 문태국은 2006년 성정전국음악콩쿠르 최연소 대상, 2007 독일 올덴부르크 청소년 국제콩쿠르 대상, 2011 앙드레 나바라 콩쿠르 우승, 2014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 아시아 최초 우승 등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 20대 초반으로 믿어지지 않는 대담함, 깊이 있는 표현은 문태국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요요 마를 가장 존경한다는 젊은 음악가로서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꿈을 꾸고 있다. 2017년에는 금호문화재단 상주 아티스트로서 1년간 문태국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한국, 독일, 프랑스, 미국 독주회 외에, (재)성정문화재단, 황진장학회, 대신금융그룹 송촌문화재단 후원을 받는 그는 줄리아드 예비학교 전액 장학생에 이어 보스턴 뉴 잉글랜드 음악원에서도 전액 장학생으로 세계적 첼리스트인 로렌스 레서를 사사했고 현재 미국 남가주 대학교에서 랄프 커쉬바움 아래 수학하고 있다. 2019년 워너 뮤직에서 인터내셔널 데뷔 앨범 <첼로의 노래>를 발매했으며, 제 16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4위를 수상하여 국제적인 연주자로서 더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 반도네온 줄리앙 라브로 줄리앙 라브로는 현재 클래식과 재즈 장르의 가장 중요한 아코디언, 반도네온 연주자로 화려한 테크닉, 서정적인 멜로디, 정교한 편곡 등으로 시카고 트리뷴의 하워드 레이흐에 의해 “아코디언계의 떠오르는 스타”로 인정받았다. 그는 연주자, 작곡가, 편곡자로써의 예술성과 기교, 창의력은 전 세계의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여 국제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라브로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민요 및 샹송의 멜로디와 아름다운 가사들의 영향을 받았고, 9살에 아코디언을 시작한 이후 재즈음악에 관하여 천재성을 발견, 음악 안에서의 자유로움과 독창성, 창의성을 무한하게 펼쳐왔다. 마르세유 음악원을 졸업 후, 라브로는 Coupe Mondiale(1996)와 Castelfidardo Competitions(1997)에서 1등을 하며 국제적인 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꿈을 찾아 도미하여 Marcel Azzola, Jo Privat, Medard Ferrero 등 국제대회에서 1위를 휩쓸었으며, 오벌린 음악원과 클리블랜드 음악 연구소와 같은 유명 기관에서의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그의 음악에 대한 이해와 열정을 향상시켰다. 뮤지션, 그리고 아티스트로써 라브로는 클래식과 재즈, 작곡의 확실한 구성을 갖고 다양한 학문에 관하여 끊임없이 연구 중이다. 이민우기자

‘연말 맞아 선보이는 청소년들의 끼와 열정’…수원시청소년예술단 연합음악회

연말을 맞아 수원시청소년예술단 단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따스한 하모니를 선사했다. 수원시청소년예술단은 지난 10일 오후 5시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수원시청소년예술단 연합음악회 ‘어깨를 나란히 꿈을 향해’를 성황리에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수원시청소년예술단 소속의 뮤지컬단, 합창단, 교향악단 단원들이 각자의 끼와 재능을 발산하는 무대로 관객들과 만난다는 점에서 뜻깊었다. 먼저 수원시청소년뮤지컬단 단원들이 간절한 소망을 노래로 풀어낸 ‘My World’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하늘색 우산을 활용한 단원들의 군무가 수놓인 시퀀스가 돋보였다. 이어 단원들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이들을 위한 뮤지컬 ‘SNOWDAY’ 중 일부가 담긴 ‘Snowday’를 선보였다. 공상가 기질이 있는 ‘대니’가 폭설로 학교를 가지 못하는 상황을 상상하다 진짜로 눈이 와 휴교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담긴 뮤지컬인 만큼, 밝은 분위기가 묻어났다. 다음으로는 수원시청소년합창단이 무대에 올랐다. 이재호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학생들은 적절한 율동과 함께 ‘두껍아’를 선보였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곡인 만큼, 편곡을 통해 지루하지 않은 구성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점이 인상 깊었다. 이어지는 ‘Danny boy’에선 서로 간의 합을 맞추는 하모니가 무대를 채웠고, 마지막으로 ‘겨울왕국 OST(같이 눈사람 만들래-Let it go)’를 통해선 영화 속의 원곡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세 번째 순서인 수원시청소년교향악단은 ‘장난감 교향곡’, ‘생일 축하합니다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달아 연주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현악기와 관악기, 타악기가 합을 맞춰가는 과정에선 프로 연주자들 못지 않게 섬세하게 호흡을 주고받는 단원들의 퍼포먼스가 무대를 가득 채웠다. 교향악단의 공연이 끝나자 청소년예술단 전원이 함께 하는 합동 공연 순서가 이어졌다. 이날 공연의 백미였던 합동공연에서 청소년 단원들은 ‘그리운 금강산’, ‘축제의 크리스마스’ 등 두 곡을 관객과 공유하면서 따스한 연말의 분위기를 풍성하게 가꿔냈다. 송영완 수원시청소년재단 이사장(수원시청소년예술단장)은 “청소년들이 음악을 매개로 화합과 협력, 신뢰와 소통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단의 지속적인 활동이 더욱 뜻깊어진다”면서 “이 같은 공연 무대뿐 아니라 청소년들이 자유로운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가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상호기자

‘조각과 디지털 기술의 조합’ 예술의 경계 넘는 로드릭 해이워드 박

서울 광화문 KT 웨스트사옥에 가면 미디어파사드 방식으로 웅장하게 펼쳐지는 미디어파사드 형식으로 펼쳐지는 영상 작품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거대한 영상 속 로보트는 다양한 의미를 가진 열쇳말을 하나씩 풀며 물결처럼 펼쳐진다. 지난 11월 열린 2022 서울시-KT 광화문광장 미디어파사드 공모전에서 ‘DX라이프(디지털 사회의 미래)’부분을 수상한 ‘ROBOTO’다. ‘ROBOTO’의 작가 로드릭 해이워드 박은 디지털기술을 도구삼아 본인의 작품세계를 완성시키며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시각 예술가다. 최근 과천문화재단 후원으로 열린 개인전 ‘조각의 확장展’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조각과 디지털아트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의 확장성을 작품을 통해 보여줬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상하며 또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12일까지 KT 웨스트사옥에서 전시되는 그의 작품 속에선 로보트가 인간과 함께 공산품, 스포츠, 예술 속에서 춤 추고 교감하며 변화한다. '나눔'을 의미하는 사과 장면을 통해 결국 로봇이 예견된 고령화와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할 열쇠임을 표현했다. 작가가 주력하는 포레스트 연작 중 한 작품도 색을 입고 등장해 특유의 개성을 담아 작가적 유연함과 정체성을 보여준다. 거대한 화면이 주는 이점을 살리기 위해 색감과 형태를 많이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로드릭 해이워드는 디지털 기술을 도구 삼아 본인의 작품 세계를 완성시키며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시각 예술가다. 홍익대와 연세대에서 조소와 영상 분야를 전공한 그는 다변화된 미디어 속 개인의 위상과 관심사를 유희적 태도로 담아 조소, 회화, 게임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보면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혼재하는 현 시대를 통찰하는 듯 하다. 디지털 아트를 통해 조각의 확장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특히 모션 그래픽을 겸업하며 환경 조형 작가로 환경과 건축물에 어울리는 최적의 작품을 탄생시키는 데도 노력 중이다. 이러한 노력과 연륜으로 오늘날 그의 작품세계는 주제와 기법의 다양성이란 키워드가 존재한다. 최근엔 오직 음영에 집중한 질량의 아름다움 속에 사색의 여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명 ‘포레스트 연작’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NFT작품으로 500여점을 선보인 ‘Covered Art 연작’ 역시 새로운 시도와 창의성으로 예술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로드릭 해이워드 박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통일된 절제미와 더불어 변화 가득한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게 큰 목적이자 예술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라며 “조각 작품의 디지털화, 벽에 걸어 감상하는 조각 등 미디어아트를 통해 이들이 공감하고 예술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자연·박용규기자

경기아트센터, 해설과 함께하는 ‘고전적 음악, 오후’ 마지막 무대 선보여

흥미로운 해설과 함께 듣는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경기아트센터는 오는 17일 클래식 공연 시리즈 ‘고전적 음악, 오후’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고전적 음악’의 2022년 마지막 무대다. ‘고전적 음악’ 시리즈는 공연에 해설을 포함해 일반인들도 접근이 쉽게 연출한 클래식 공연. 이번 공연에는 창단 10주년을 맞은 현악 3중주 그룹 ‘칼라치 스트링 트리오’의 수준 높은 연주와 김호정 음악전문기자의 해설이 함께 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과 비올리스트 이한나, 첼리스트 심준호로 구성된 칼라치 스트링 트리오는 ▲슈베르트 ‘현악3중주 제1번’ ▲글리에르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듀오 작품번호 39번 중 1·2·3·5’ ▲장 프랑세 ‘현악 삼중주’ ▲베토벤 ‘현악3중주 C단조 작품번호 9번’ 등 총 네 곡을 연주한다. 특히 연주와 함께 듣는 김호정 음악전문기자의 친절한 해설과 토크는 공연의 즐거움을 더한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올해 마지막 무대로 칼라치 스트링 트리오가 보여주는 현악 삼중주의 아름다운 하모니와 고전과 현대곡이 가진 각각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라며 “세 연주자가 펼쳐내는 섬세한 하모니가 관객들에게 더욱 따뜻한 연말을 선물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건주수습기자

수원시립교향악단 창단 40주년 기념 정기연주회…콘서트 오페라 '마술피리' 8일 개최

연말을 맞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서트 오페라 공연이 찾아 온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은 제283회 정기연주회이자 창단 40주년 기념 연주회인 ‘마술피리’를 오는 8일 오후 7시30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개최한다. 모차르트의 걸작 오페라 ‘마술피리’를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선 수원시립교향악단, 수원시립합창단, 수원시청소년합창단이 함께 기존 오페라와 달리 연주회 형식으로 진행되는 콘서트 오페라 무대를 준비했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그리고 성악가들이 한데 모여 오페라 음악에 대한 집중도를 한껏 높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선 최희준 수원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오페라에 대한 탁월한 해석을 선보이는 이경재 연출가가 참여했다. 협연에는 테너 김우경(타미노), 소프라노 장혜지(파미나), 바리톤 김경천(파파게노), 소프라노 이윤정(밤의 여왕), 베이스 최웅조(자라스트로), 소프라노 손지수(파파게나), 소프라노 이정은(시녀1), 소프라노 윤현정(시녀2), 알토 임은경(시녀3), 테너 김재일(모노스타토스)이 함께 한다. 오페라 ‘마술피리’는 초연될 때부터 현 시점까지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환상적인 분위기에 동화적 색채, 극적인 음악 전개가 어우러져 있어 오페라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 역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관객들은 공연을 보며 타미노 왕자와 새 장수 파파게노가 함께 사랑과 진리를 찾는 여정에 동참한다. 이 과정에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부르는 ‘밤의 여왕 아리아’, ‘나는야 새잡이’, 파파게노·파파게나의 이중창 등 널리 알려진 대중적인 음악이 무대를 수놓는다. 최희준 수원시향 예술감독은 “올해 수원시향은 40주년을 맞이해 창단 40주년 기념음악회, 시민과 함께하는 파크 콘서트, 온가족과 함께하는 가족음악회 등을 개최해 왔다”며 “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 클래식 애호가들과 수원 시민들을 위한 진정한 피날레 콘서트 오페라를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송상호기자

누군가의 그 곳 '매탄주공 4·5단지'를 담다

매탄주공 4·5단지는 수원 신도시의 상징이었다. 영통구 인계로(매탄동) 일원에 자리해 57개동 2천440 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로, 전체 면적이 22만2천842㎡에 이른다. 당시 대한주택공사가 지었다해서 ‘주공’이란 이름이 붙었다. 논과 밭, 야산이 있던 매탄동 벌판에 동수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매탄주공은 수원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다. 이제 이 곳은 40여년의 세월만큼 낡았다. 대한주택공사라고 쓰인 단지 안내도는 40여년 세월을 말해주듯 녹물이 뚝뚝 흘러 내린다. 미용실, 이발소, 떡방앗간, 부동산, 열쇠집, 피아노교습소, 미술학원 등 상가 간판도 아파트만큼이나 오래됐다. 이 아파트는 요즘 이주가 한창이다. 영통2구역 주택재건축 단지로 지정, 재건축조합이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초 이주가 마무리되면, 연말까지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이제 매탄주공 4·5단지도 고층 아파트로 새로 지어진다. 몇 십 년 이곳에 거주했던 이들은 아쉬움과 새 보금자리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한다. 수종의 나무들이 수십년 세월을 지나면서 만들어낸 공원의 울창한 숲은 아쉬움으로 남을 테다. 떠나는 주민들은 이 아름드리 나무들이 베어질 것에 마음 아파한다. 이러한 ‘매탄주공(4·5단지) 아파트’를 사진으로 기록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수기사)는 2022년 회원전을 지난 3일 행궁동 예술공간 아름에서 개막했다. 수기사가 올 한해 집중한 주제는 이 ‘매탄주공(4·5단지) 아파트’다. 전시에선 매탄주공 4·5단지의 낡고 오래된 풍경과 그곳 사람들을 담았다. 누군가의 40여년 일터였고, 삶터였던 흔적과 추억을 기록했다. 주민들의 일상도 있고, 이사가는 날의 모습도 있다. 참여작가는 강현자, 김미준, 고인재, 남기성, 박종철, 서금석, 이연섭, 이선주, 이병권, 이장욱, 한정구, 홍채원씨 등이다. 올해의 작가에는 이장욱씨가 선정돼 ‘경비원, 조씨’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연다. 이 작가는 77세 ‘경비원, 조씨’의 일터이자 쉼터인 아파트 지하공간을 사진에 담았다.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입주민 편의를 위해 일해 온 경비원들에게도 매탄주공은 아주 특별한 곳이었다. 전시는 16일까지. 정자연기자

연말 가족과 함께 무대에 흠뻑~‘호두까기 인형’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

매해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가족이 즐기기 좋은 연말 대표 공연들이 찾아온다. 깊어가는 겨울, 아름다운 합창 선율에 빠질 수 있는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과 연말 공연계의 베스트셀러 ‘호두까기 인형’이다. 천상의 목소리로 합창을 선사하는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은 10일 오후 5시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의 내한 공연이다.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은 교황 비오 12세(Pius PP. XII)로부터 부여받은 ‘평화의 사도’라는 별칭을 가진 합창단이다. 1971년 첫 내한 이후 반세기 동안 한국을 찾으며 매년 전국 순회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대한민국 공연전문가 선정 클래식과 오페라 부문 연말 추천 공연 1위에 늘 꼽힌다. 합창단은 ▲헨델, 슈베르트, 비발디의 클래식 명곡 ▲장-필리프 라모의 ‘평화로운 숲’(Forets paisibles) ▲샤를 트르네, 폴 라드미로, 가브리엘 포레, 브뤼노 꿀레의 ‘너의 길을 보아라’ ▲로씨니의 ‘고양이 이중창’(Le Duo Des Chats) 등 프랑스 대표 명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민요와 가요도 함께 부르며 사랑과 감동의 의미를 전달한다. 관람료는 R석 4만 원, S석 4만 원이다. 만 8세 이상이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부천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된다. 마법 같은 환상의 무대를 선사하는 ‘호두까기인형’도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주인공 소녀 ‘마리’가 크리스마스 이브 날 밤, 꿈속에서 호두 왕자를 만나 크리스마스랜드를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은 ‘호두까기인형’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발레. 웅장하고 아름다운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맞춰 화려한 무대장치, 아름다운 의상, 각 나라 인형들의 춤과 눈송이 춤 등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지난 2000년 처음 선보인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러시아의 살아있는 전설,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으로 초연 이후 꾸준히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연말 공연계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번 무대에선 ‘호두까기인형’을 목각인형이 아닌 어린 무용수가 직접 연기한다. 미래의 발레리나, 발레리노를 꿈꾸는 어린 무용수들에게 이러한 기회는 더 없이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예정이다. 정자연기자

신명나는 한국 춤의 세계, 10일 ‘고(故) 박병천 명인 15주기 추모공연’ 국립남도국악원서

한국 무용계에 큰 획을 그은 고(故) 박병천 선생의 무용예술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무대가 열린다. (사)박병천류 진도북춤 보존회는 10일 오후 5시 국립남도국악원 진악당에서 ‘고(故) 박병천 명인 15주기 추모공연’을 연다. 진도북춤 보존회는 지난 2007년 박병천 명인이 타계한 이후 1주기 추모행사 때 제자들이 고인의 명작인 진도북춤을 보존 및 계승하고자 뜻을 모아 보존회 구성을 추진한 데서 시작됐다. 이후 매년 추모 공연과 국내외 연수를 주최해 명인의 맥을 널리 알리고자 활발히 활동 중이다. 프로그램 1부에서는 ‘박병천 선생님의 삶’을 주제로 경기·충청 농악, 진도씻김굿을 선보인다. 박병천 선생은 세한대학교에 서 무속에 기반한 전통연희과를 설립하고 직접 교수로 나서 제자들을 길러냈다. 현재도 경기·충청 농악은 경기·충청지역을 중심으로 전문 농악인들에 의해 연주되고 있다. 가락이 빠르고 힘 있으며 맺고 끊음이 분명한 것이 특징이다. 소고놀이, 장구놀이, 버나놀이, 무동놀이, 열두발 상모 등 다양한 개인놀이가 돋보인다.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예능보유자로 진도씻김굿을 전 세계로 알리고 무대화 하는데 큰 기여를 한 선생을 기리는 진도씻김굿도 무대에 오른다. 진도씻김굿은 죽은 이의 영혼이 이승에서 풀지 못한 원한을 풀고서 즐겁고 편안한 세계로 갈 수 있도록 기원하는 진도 지역의 굿이다. 2부 무송제헌무에서는 김진옥 무용가가 교방검무를, 윤명화 무용가가 비상, 강은영 무용가가 고깔소고춤, 염현주 무용가가 살풀이춤, (사)박병천류 진도북춤 보존회가 100인의 군무로 웅장한 진도북춤을 선보인다. 김진옥 무용가는 “무대를 준비하던 중 대한무용협회의 제20호 명작무에 지정돼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선생의 정신과 예술세계를 기리고 이어받은 제자들의 무대와 100인의 군무까지 신명나게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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