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문화재단 '작곡가시리즈', 4월22일 라흐마니노프로 첫 문

올해로 탄생 150주년이자 타계 80주기를 맞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 그의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깊이있게 소개하는 공연이 열린다. 성남문화재단 성남아트리움은 2023년 새로운 기획공연 ‘작곡가 시리즈’의 주제를 낭만주의로 정하고 그 첫 문을 ‘라흐마니노프’로 연다.  4월22일 성남아트리움 대극장에서 열리는 ‘낭만주의Ⅰ. 라흐마니노프’ 공연에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협주곡으로 꼽히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선보인다. 강렬한 도입부와 섬세한 선율 진행, 폭발적인 표현력으로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세계를 단번에 체감할 수 있는 걸작이다. 이어서 러시아 낭만주의 교향곡의 최대 걸작으로 불리는 ‘교향곡 2번’이 연주된다.  공연은 지휘자 김광현이 이끄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세밀한 감정표현과 뛰어난 상상력으로 작품 전체를 직관하는 개성있는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협연한다.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 후기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으로 화려한 기교와 난이도 높은 테크닉의 피아노곡을 비롯해 관현악곡, 기악곡, 가곡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풍부한 서정성과 색채를 담은 명작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작품 대부분에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슬픔과 한(恨)의 정서를 담고 있어, 국내 클래식 대중들이 사랑하는 음악가이기도 하다. 티켓은 R석 3만 5천원, S석 2만 5천원, 시야제한석 1만원이다. 21일 오후 3시부터 성남아트센터 혹은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전화 또는 온라인으로 예매할 수 있다. 낭만주의를 주제로 한 ‘작곡가 시리즈’의 두 번째 공연은 ‘차이콥스키’로 오는 6월24일 열릴 예정이다.

나무·구름... 평범한 일상 속 특별함 ‘찰칵’

수채화를 머금은 듯한 프레임 속 메타세쿼이아. 말이 없으나 수많은 언어의 위로를 건네는 듯하다. 실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게 사진이라면, 마치 그림처럼 그려진 듯한 엄효용 작가의 사진에선 표면에서부터 포근함이 느껴진다. 우리가 일상에서 스치는 작고 사소한 것들을 모아 작업하는 엄 작가는 지난 14일 수원 예술공간 아름에서 개막한 ‘그라포스 유닛’ 그룹 전시에 김승환, 김지영, 박경태, 박세진, 윤한종 작가와 함께 작품을 내걸었다. 그가 선보인 작품은 어느 대로의 나무들과 어느 날들의 구름이다. 어느 날엔 목천 IC를 지나다 거대한 사탕을 꽂아둔 듯한 은행나무를 발견해 다가갔고 어느 추운 겨울날엔 전지 작업된 버즘나무가 그에게 몸짓했다. 엄 작가는 ‘사소한’ 그 순간을 기억해 그 일대의 나무들과 그가 발견한 자연의 이야기를 프레임 안에 담았다. 사각 프레임에서 마주한 나무와 구름, 자연을 관람객도 만나길 바라며.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프레임을 통해서 바라보면 나무와 딱 마주치는 순간이 있어요. 나무를 찾아가면서 나 자신을 찾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요.” 그의 프레임 속엔 평범한 매일의 일상이 신비로 다가온 어느 순간이 담겼다. 그리고 겹겹이 중첩됐다. “중첩은 마치 우리 인생과도 같아요. 살아온 축적, 내가 지난 오늘이 쌓여 어떤 것들이 되는 것, 그 과정 자체가 인생이잖아요.” 그의 작업 중 중요한 기법인 중첩은 그의 삶에 대한 태도와 예술 세계를 드러낸다. 사실 중첩을 통해 드러나는 엄 작가의 작품은 10여년 전과 품은 이야기가 사뭇 다르다. 10여년 전 그는 반대되고 이분법적인 사물의 중첩을 통해 진실과 실체를 찾아나섰다. 동전의 앞면과 뒷면, 밖과 어둠, 책의 표지와 안, 겉과 속. 이분법적인 것들을 한데 모아 중첩시켜 그 안에서 신비로움과 실체를 찾으려 했다. “모든 것엔 양면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작가는 원래 본인이 좋아했던 자연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매일 하늘을 찍고 구름을 담고 길가의 평범한 나무에 이야기를 덧붙인다. 그가 2009년 6월25일부터 찍기 시작한 하늘은 ‘365 하늘 달력’이 돼 올해 열 번째 ‘하늘 캘린더 프로젝트’로 선보였다. “가로수처럼 사소한 것들이 사소하지 않게 보이게 하는 게 작가의 역할이고, 인생 역시 사소한 것들의 합”이라는 작가의 삶을 대하는 방식과 시선이 담겨서일까. 그의 작품은 중첩의 결과물인 외형적 아름다움만으론 설명되지 않는 끌림이 있다. 파스텔톤의 하늘에 미묘한 차이의 화이트 색깔을 풀어놓은 듯한 구름, 오묘한 녹색의 빛을 내며 고고하게 서 있는 나무는 따뜻한 위로와 쉼을 건넨다. 작품들은 엄 작가의 삶에서 우러난 그의 자연스러운 표정과 닮았다. 오는 26일까지 ‘아름’에서 이어지는 전시와 함께 그는 “앞으로도 마주하는 자연과 일상을 기록하고 대중에게 사소한 것들을 특별하게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생과 멸을 반복하는 삶을 매일의 작업과 이를 겹겹이 쌓아올린 작품으로 오롯이.

이순재, 백일섭…노장 배우들의 명품연기, 연극 '아트' 군포문화재단서

‘꽃할배’ 배우들과 ‘꽃청년’ 배우들이 연기하는 블랙코미디 연극 ‘아트’가 다음달 4일과 5일 양일간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 무대에 오른다. ‘아트’는 25년간 끈끈한 우정을 지켜온 세 친구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프랑스의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토니 희곡상 수상작으로 지난 1994년 파리 초연 및 1998년 브로드웨이 공연 이후 35개 나라에서 600회 이상 공연된 명작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3년 초연 이후 2008년까지 12만 관객을 기록한 대학로 인기 연극으로 꼽힌다. 극은 25년간 끈끈한 우정을 지켜온 세 친구가 그림 한 점으로 인해 서로에게 감정을 터트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군포 공연에서는 ‘꽃할배’로 불리는 이순재, 노주현, 백일섭 등 원로 배우와 박은석, 최재웅, 박정복 등 ‘꽃청년’ 신예 배우들의 더블캐스팅이 눈에 띈다. 원로 배우들의 연기와 신예 배우들의 조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연은 군포문화재단 창립10주년을 맞아 문화 회원에게는 1인 4매까지 30% 특별 할인이 적용되며 이순재, 노주현, 백일섭이 출연하는 5일 공연에서는 65세 이상 관객들에게 ‘육오삼십’ 할인으로 30% 할인을 해준다. 재단 창립일인 ‘2월 28일’이 생일인 관객들은 50%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번 공연 입장료는 R석 5만원, S석 4만원 등이다.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3월11일 경기아트센터 등 내한 공연

모차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명문 오케스트라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가 다음 달 내한한다. 3월 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이어 11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 관계자는 “모차르트가 남긴 아름다운 선율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는 180여년 전통의 명문 악단이다. ‘모차르트의 영혼과 가장 가까운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이 악단은 1841년 모차르트 재단(모차르테움)의 출범과 함께 탄생했다.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와 두 아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기악 앙상블을 시초로 한다. 모차르테움은 1875년부터 모차르트 전곡의 악보 출판을 주도했고, 현재 세계 최고의 음악 페스티벌로 꼽히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을 처음으로 열기도 했다. 전통적인 고전주의 음악의 현대적 해석까지 고민하는 가장 역동적인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내한 무대에서는 이 시대 최고의 모차르트·하이든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아담 피셔와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이 함께한다. 레이첸은 2009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로 대만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다.  공연 프로그램은 오로지 모차르트의 곡으로만 구성됐다.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모차르트의 교향곡 제40번, 바이올린협주곡 제5번, 교향곡 제35번을 연주한다. 예술의전당에서는 모차르트의 교향곡 제38번, 바이올린협주곡 제3번, 교향곡 제41번을 들려준다. 경기아트센터에서는 모차르트 교향곡 40번과 35번,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을 선보일 예정이다. 티켓 예매는 극장 누리집과 인터파크 티켓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경기아트센터에서는 이달 24일까지 조기예매 시 3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미래 세대 잡아라!’ 지역문화재단, 영유아·어린이 공연 '눈에 띄네'

‘미래 세대를 잡아라’. 문화예술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지역 문화재단에서는 영유아·어린이들을 위한 맞춤형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지역의 수요에 발맞춰 제작하는 특화된 문화예술 공연을 찾아봤다.  부천문화재단은 지난 2008년 경기지역 최초로 상설어린이공연장인 부천판타지아 극장을 개관하면서 어린이 공연 공모를 통해 15년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지역 극단과의 상생을 위해 이들과 프로그램을 함께 개발하고 아동 뇌과학 발달 전문가 등 전문가 집단이 함께 참여하는 것도 특징이다. 올해는 공모에 접수된 총 90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작품성, 관객 적합도, 사회문화적 영향 등 다각도의 전문가 심의를 거쳐 7편을 선정했다. 예술 체험의 다각화가 가능한 공연, 환경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공연, 무장애(barrier-free) 공연 등이 중심이다.  ▲극단 나무 ‘늙은 개’(4월21~29일) ▲신비한 움직임 사전 ‘계단의 아이’(5월19~27일) ▲극단 로.기.나.래의 ‘우리음악과 함께-별길따라 별별이야기’(7월21~29일) ▲극단 모이세 ‘그림자야 놀자’(9월15~23일) ▲무릎베개 ‘아 글쎄 진짜?!’(10월20~28일) ▲인형극연구소 인스 ‘세친구’(11월10~18일) ▲휠러스 ‘I HAT U!’(12월1~9일) 등의 무대가 펼쳐진다.  2016년부터 선보이는 아기공연도 부천문화재단만의 특화 콘텐츠다. 생후 24개월까지의 영아 눈높이에 맞춰 제작된 공연으로 기존 아동극과 무대와 관객석의 경계 없이 움직임과 소리를 중심으로 공연이 펼쳐진다. 지난해엔 영유아의 문화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찾아가는 공연’을 진행했다. 부천문화재단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역의 어린이집을 방문해 120회의 출장공연을 선보였는데, 이는 부천시 보육기관에 다니는 아동 10명 중 8명이 공연을 관람한 수치”라며 “올해도 찾아가는 공연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용인문화재단은 48개월 이상 어린이들을 위한 ‘토요키즈클래식’을 2013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토요키즈클래식’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친근하게 다가가는 클래식 공연으로 매 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공연 문의가 잇따르자 재단은 올해부터 회차를 기존보다 두 배 늘려 12회(1일 2회) 편성했다. 첫 무대는 3월 25일 오전 11시와 3시 ‘클래식으로 만나는 명작 애니메이션’이다. 디즈니의 명작 ‘신데렐라’, ‘겨울왕국’, ‘미녀와 야수’의 대표곡과 애니메이션 명가 지브리의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주제곡 등 모두에게 익숙한 애니메이션 OST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용인문화재단, 미술+문학, 클래식+해설 '더 클래식 하우스 콘서트' 선보인다

미술과 문학을 주제로 클래식 음악과 해설을 곁들인 라이브 콘서트가 열린다. 용인문화재단은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전 11시 용인시문예회관 처인홀에서 ‘(친절한) 더 클래식 하우스 콘서트’를 선보인다.  상반기 주제는 ‘클래식으로 만나는 미술’이다. ▲빈센트 반 고흐, 열정의 랩소디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델프트에서 온 편지 ▲오귀스트 르누아르, 색채의 교향곡 ▲구스타프 클림트, 관능의 멜로디 등 다양한 작가와 미술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공연장 로비에 작은 전시도 마련해 ‘음악이 보이고 미술이 들리는’ 공감각적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7월부터 11월까지 하반기에는 ‘클래식으로 만나는 문학’을 주제로 한다. ▲놀라운 추론의 영감, 셜록 홈스의 바이올린 ▲빅토르 위고 vs 빅토르 위고 ▲백석 시인과 라 트라비아타 ▲시, 음악으로 말하다 등 해박한 식견과 재치 있는 김이곤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오는 3월 공연 ‘빈센트 반 고흐, 열정의 랩소디’에선 순수한 영혼의 예술가 빈센트 반 고흐의 인생에 함께 들어가 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무대를 가득 채우는 반 고흐의 아름다운 작품과 음악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로 티켓 금액은 전석 1만 5천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용인문화재단 누리집 등으로 문의하면 된다.

성남문화재단, ‘2023 연극만원’…일상의 소중함 담은 6편

편지 낭독극부터 웃음과 감동을 전하는 연극까지. 일상과 평범한 삶의 소중함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 여섯편이 ‘1만원’에 관객과 만난다. 성남문화재단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명품연극이나 대학로 화제작 등을 선정해 선보이는 ‘2023 연극만원(滿員)’ 시리즈의 연간 공연 일정을 공개했다. 전석 1만원의 착한 가격에 다양한 장르의 연극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올해 시리즈의 첫 문은 3월 25~26일 연극 ‘러브레터’가 연다. 50여 년 간 두 남녀가 주고받는 편지를 소재로 한 편지 낭독극이다. 미국의 극작가 A.R 거니(A.R. Gurney)의 대표작으로, 미국의 연극상인 드라마 데스크상 4회 수상, 퓰리처상에 2회 노미네이트 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오랜 친구로 지내온 두 남녀가 편지 속에 녹아있는 삶과 추억을 통해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마음을 깨닫는 과정을 담백하고 유쾌하면서도 저린 대사들로 펼쳐낸다. 자유분방한 예술가 멜리사 역에 배우 배종옥, 안정과 모범적인 삶을 추구하는 앤디 역에 배우 장현성이 공연한다.  이어 4월 29~30일에는 웃음과 감동이 함께 하는 가족 드라마 ‘복길잡화점’이 관객과 만난다. 3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복길잡화점’을 배경으로 자식과 아버지 세대의 갈등, 치매를 극복하고 삶을 이어가려는 노부부의 사랑을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독특한 연극을 즐기고 싶다면, 실제 독일 베를린 여행 이야기를 토대로 한 스탠드업 코미디 ‘클럽베를린’(5월 27~28일)과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 앤’을 각색한 음악극 ‘붉은머리 안’(9월2~3일)을 추천한다. ‘클럽베를린’은 출연 배우 3인이 유럽을 여행 하며 촬영한 영상과 여행 에피소드가 중심이다. 춤과 노래, 즉흥연기를 더해 관객들에게 연극과 현실, 쇼와 다큐멘터리를 넘나드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붉은머리 안’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 앤’을 각색한 음악극이다. 한 가정에 실수로 입양된 고아소녀 앤의 좌충우돌 성장 스토리를 리듬감 있는 말과 움직임, 손악기의 효과음 등 시청각적인 재미를 더해 신선하고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현실의 삶을 짙은 농도로 그려낸 연극도 있다. 연극 ‘고시원’(6월24~25일)은 미래에 대한 기대도, 확신도 없이 살아가는 이 시대 소시민들의 초상을 그렸다. 고시 공부를 위한 한시적 주거공간이 아닌, 도시 월세살이의 마지노선이 된 낡고 오래된 고시원을 배경으로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의 주택문제와 소시민의 삶을 다룬다.  11월 25~26일 무대에 오르는 ‘우리읍내’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미국의 극작가 손튼 와일더의 작품을 원작으로 해 1900년대 초, 미국 시골마을의 한 소녀의 첫사랑과 결혼, 죽음을 통해 특별한 것 없는 삶의 순간들과 그 시간을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의 소중함을 생각해보게 한다. 티켓은 14일 오후 2시부터 성남아트센터 누리집 혹은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공연리뷰] 청소년기 고민... 뮤지컬로 함께 풀어요

가상의 배역을 통해 허구의 세상을 연기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대 위가 삶보다 더 진짜 같은 삶의 현장이 될 수 있다면? 수원시청소년뮤지컬단의 생기로 가득했던 무대는 그 가능성이 실현되는 곳이었다. 지난 10일과 11일 양일간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수원시청소년뮤지컬단의 제6회 정기 공연 ‘스노우 데이’가 관객들과 만났다. 공연엔 중·고등학생 위주로 구성된 14명의 단원이 무대에 올라 1년가량 연습한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틈만 나면 공상에 빠져 살고 엉뚱한 생각으로 선생님과 친구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대니. 폭설로 휴교가 됐으면 좋겠다고 상상하는 대니에게 정말 상상이 현실이 되는 마법 같은 순간이 찾아온다. 뮤지컬단원들은 지난해 수원특례시 제27회 양성평등주간 기념식 공연, 옴니버스 뮤지컬 ‘대한제국의 비극, 그들의 선택 그리고 나’, 수원시청소년예술단 연합음악회 ‘어깨를 나란히 꿈을 향해’ 등 세 차례의 무대에서 이번 정기 공연의 ‘My World’와 같은 넘버들을 일부 활용해 공연을 펼쳐왔다. 여기에 더해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단원들이 동선과 안무를 일사불란하게 선보이면서 높은 완성도의 무대를 이끌어냈다. 이어 무대를 수놓는 모습은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법한 일상의 학교 풍경이다.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왁자지껄 떠들고, 정돈되지 않은 교실 분위기를 한순간에 휘어잡는 선생님이 등장한다. 주인공 대니는 자꾸만 지각을 일삼고 친구들, 선생님과 원만한 관계를 쌓아가지 못한다. 혼자 있을 때 지붕 위로 올라가 공상하며 시간을 보내는 대니는 학교에서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가 정신을 못 차린다는 꾸중을 듣기도 한다. 대니는 자꾸만 위축되고 작아진다. 이런 대니가 겪는 내면의 혼란, 청소년기에 직면한 다양한 고민들이 관객에게 잘 전달된 이유는 단원들이 몸에 맞는 연기를 소화했기 때문이다. 각자의 일상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나의 삶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삶의 조각들이 무대 위에 펼쳐졌다. 청소년기에 으레 할 법한 고민들, 학교생활, 부모님과의 관계, 친구들과 어울리는 문제들, 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에 맞닥뜨리는 갈등들 말이다. 이러한 이유에선지 객석엔 무대에 오른 단원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고자 공연장을 찾은 가족들과 친구들 외에도 뮤지컬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 시간을 내 관람한 중·고등학생들이 꽤 많았다. 이들은 커튼콜에서 단원들에게 열띤 환호를 보내며 함께 호흡했다. 정유진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에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각색해 이야기를 구성했다. 그가 뮤지컬단을 운영해오던 철학에 따라 이번 공연 역시 ‘공연으로서의 공연’이라는 기능적인 측면만 강조되는 무대가 아닌, 학생들의 삶과 함께 호흡하고 삶의 일부로 스며드는 무대가 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결실이라고 설명한다. 정 예술감독은 “늘 흔들리고 요동치는 학생들의 내면이 함께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치유와 성장을 거듭해갈 수 있었다”며 “우리 작품은 자신만의 세상 속에서 외롭고 답답함을 느끼던 이가 친구가 생길 때의 순간, 더 나아가 함께하는 가치를 느끼는 과정을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심으로 뮤지컬을 사랑하는 열 넷 배우들의 반짝이는 이야기를 많은 관객들과 나눌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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