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관심이 가는 건 시간이나 경험이 만든 흔적이에요. 소재가 바뀌고, 표현 방법이 달라지더라도, 늘 관심 있는 건 새것 보다는 오래되고 먼지 앉은 것들이죠. 낡고 오래된 것. 굴곡지고 변해가는 것. 구본창은 세월에 깃든 이야기를 사진에 담는다. 애처롭다거나 구구절절한, 구체적인 줄거리는 없다. 하지만, 규율과 법칙을 잊은 채 낯설고 새롭게 작업한 사진은 보는 이를 조용히 끌어당긴다. 곧바로 알아듣기 어려운 이야기 혹은 무심히 지나쳐온 이야기는 이윽고 그의 사진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작가의 눈에 담긴 새로운 세상사진작가 구본창(59)은 국내 현대사진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다. 80년대 중반 홀연히 등장해 사적이고 내면적인 세계를 조망하며 사진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그때까지 국내 사진계는 전쟁 후 가난한 길거리의 사람들, 탑골공원의 노인과 같이 삶의 애환을 드러낸 사진이나, 낙조와 철새 등 풍경 사진 일색이었다. 이 가운데 구본창은 사회 현상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대신 작가의 눈으로 새로이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그렇게 벌써 30여 년. 순탄치 않은 과정 속에서 그는 자신만의 길을 닦아왔다.구본창의 성남 작업실을 찾았다. 공간 한쪽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튜디오가 자리 잡고 있었고, 화려한 색감의 포스터와 흑백사진이 군데군데 걸려 있었다. 그가 입은 진청색 스웨터에서는 적당히 낡은 것이 더 멋스럽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듯했다. ■낡은 것에 귀 기울이다그는 경영학과 출신이다. 미술을 좋아했지만, 부모님의 바람대로 상경대에 진학했고 일반 회사에 취업도 했다. 스스로 규율에 맞춰 살 수 없는 사람임을 깨닫는 데 걸린 시간은 6개월 남짓. 곧바로 회사를 그만두고 독일로 탈출했다.책으로만 접한 독일은 신세계와도 같았다. 국내에서 컬러사진을 접하기조차 어려웠던 당시 독일에는 다채로운 포스터와 이미지가 거리마다 붙어 있었고, 끝없이 줄지어 선 박물관은 진귀한 유물이 산을 이뤘다. 그렇게 일 년 여의 정찰기를 가진 끝에 속도감 있게 뭔가를 바로 잡아낸다는 사진의 매력에 끌려 함부르크 대학교에서 6년간 공부했다. 과목을 여러 개 배우는데 사진이 재밌었어요. 카메라가 어느 순간 내 눈처럼 움직여줬고, 내가 보고 느낀대로 따라준다는 데 확신이 들었죠. 겉으로 껍데기를 보는 게 아니라 대상의 본질을 좀 더 꿰뚫어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우면서 그런 작품을 찍고자 마음먹었습니다.1985년 귀국한 구본창은 시간이나 경험이 만든 흔적을 찍기 시작한다. 오래된 탈, 빛바랜 천장, 먼지 앉은 구석 등 긴 세월에 걸친 흔적을 찍었다. 인물, 풍경 중심으로 작업이 일원화된 국내에선 이례적인 일이었다. 특히 92년 in the beginning(태초에) 시리즈는 독특한 기법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인체 사진을 찍은 인화지를 암실에서 재봉해 대형 인화지에 옮기는 방식으로 작업한 것. 저항하고 방황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복잡한 재봉선과 겹쳐진 인화지를 통해 깊숙이 다가가도록 했다. 전에 없이 새로운 시도는 스냅 사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키며 유행을 좇는 작가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그는 쿨하게 응대한다.난 짜장면만 좋아하고, 설렁탕만 먹고 이런 것과는 무관한 사람이에요. 변화가 있고, 재미있는 것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표현하려는 대상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방법을 찾고, 그런 기법으로 사진을 찍어요. 자신의 생각과 표현하고자 하는바,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보여주는 게 순수작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사진으로 존재하는 작가사진 외에도 그는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임권택 감독과 배창호 감독의 영화 포스터를 만들었고, 1988년 사진, 새 시좌전으로 시작해 아!대한민국(1992), 정해창(1995), 신체와 성(1995) 등 굵직한 국내 사진전을 기획한 데 이어 국외에서도 Thresholds of Time(2000, 덴마크 오덴제 사진 페스티벌), Awakening(2001, 호주 시드니 ACP) 등의 전시기획을 맡았다. 최근에는 대구 경일대학교에서 강의하며 예전에 가르쳤던 제자들과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 다방면으로 왕성한 활동에 대해선 대중과 만날 수 있는 많은 길을 반길 따름이라고 정리한다. 그는 최근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을 찍고 있다. 3년여 전 625 행사 관련 사진을 찍으면서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101세 할머니를 수소문 끝에 찾아 사진을 찍게 된 것이 계기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어머니로 시야를 넓히면서 올 초 미국 서부를 찾아 숨진 미군의 어머니들을 만났다. 이라크나 아프간도 기회가 되는대로 찾을 예정이라고. 대표적인 인기 작가라는 점에 대해선 조용히 손사래를 치며, 현역에서 27년간 쉼 없이 작업했던 데에 사람들이 호감을 느낀 게 아닐까 한다고 겸손하게 대답한다.인터뷰 말미에 던진 진부한 질문, 구본창에게 사진이란 무엇일까.내가 사진을 하지 못했다면 삶의 의의가 없어요. 사진을 통해서 활동할 수 있었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니까요. 존재의 가치라고 할 수 있죠.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아이들이 후우-. 하고 불고 놀던 알록달록한 색의 풍선. 선생님이나 부모님은 아이들이 풍선을 가지고 놀 때면 머리카락이나 몸에 슥-슥- 문질러 머리카락을 띄우거나 종이 조각을 풍선에 붙이면서 신기한 장면을 보여주곤 했다. 이는 머리카락에 문지른 풍선과 머리카락이 서로 다른 전하를 띠고 있어, 서로 당기는 힘이 생긴다. 풍선을 문지르는 순간, 전자가 머리카락에서 풍선으로 이동하여 풍선은 양성자보다 전자가 더 많아져 (-)전하를 띠고, 머리털은 양성자보다 전자가 더 작아져서 (+)전하를 띠게 된다. 이처럼 두 물체를 마찰시킬 때 발생하는 전기를 마찰 전기라 하고 이 때 발생한 전하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정전기 라고 한다. 정전기는 겨울, 봄의 건조한 날씨에 잘 일어난다. 습한 여름에는 공기 중의 수증기가 전기를 흡수하기 때문에 정전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처럼, 정전기는 우리 생활에서 아이들이 쉽게 이용해 놀이 도구나 과학 교육의 일부분으로 아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전기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려주는 사례도 있다. 지난 2월 28일 충북 청원군 오창읍의 한 스티로폼공장에서 스티로폼으로 인한 정전기로 인한 화재가 발생, 2억3000만 원의 재산피해를, 작년 경기도 의왕의 한 화장품 케이스 제조업체에서도 동일한 이유로 피해를 입기도 했다. 따뜻한 3월의 봄, 정전기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행복한 가정을 지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생활 팁] 생활 속에 일어나는 정전기 방지하는 방법 2가지 1. 전기가 흐르는 물체나 금속물질을 만질 때 바로 잡지 않고 몇 회 두드려 줍니다. 2. 몸이 건조하지 않도록 손과 얼굴에 로션을 잘 발라주어 항상 수분을 유지해줍니다. 3. 실내가 너무 건조하다고 느껴지면 가습기를 잠시 틀어주거나 젖은 수건을 달아둡니다. ※가습기 보다 젖은 수건이 안전하고 좋습니다.
걸음걸이는 사뿐 하지만 손에 쥔 부채는 절도있게 폈다 접힌다. 느릿하게 리듬을 타다가도 박력 있게 몸짓을 이어간다. 흥과 아련함이 뒤섞인 아리송한 표정, 손끝과 발끝에도 긴장감이 서려 있다. 한국무용의 대가(大家) 조흥동(71)의 한량무다.춤 인생 60주년 기념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조흥동 경기도립무용단 예술감독을 만났다. 와이셔츠에 정장 바지 바람으로 춤을 추던 그는 의상은 수선실에 다시 보냈다며 뭘 입었건 관계없이 늘 춤춘다고 소탈하게 웃었다.조흥동은 전통춤의 남성화를 꾀하며, 새로운 춤사위를 개척해온 한국무용의 대가다. 특히 남성춤의 대명사 한량무는 조흥동의 명무로 꼽히며 담백미와 절제가 조화를 이룬다는 평이다. 1962년 본격적으로 춤 무대에 오른 이래 지금까지 150여 회의 작품에 출연하고, 30여개 작품을 안무했다. 무용 외길을 걸으며 한국춤의 표현영역을 확대한 것은 그의 굵직한 공적으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량무, 초립동 등 아홉 가지 춤이 무대에 오른다. 이천 출신으로 누나만 위로 넷을 둔 그는 9살 때부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유성기에서 노래가 나오거나, 굿판이라도 벌어지면 춤추기 바빴다. 중학교 1학년 서울로 유학 오고 나서는 무용연구소에 다니며 본격적으로 춤을 배웠다. 부모님이 판검사가 되라며 입시학원비로 부쳐주는 돈은 무용연구소 교습비로 고스란히 나갔다. 여학생들만 가득한 연구소에서 까까머리 남학생은 단연 돋보였 다. 서라벌예대에 남학생으로는 유일하게 무용전공으로 입학하고 나서도 남자가 무슨 춤이냐는 수군거림은 그친 적이 없었다.수줍음도 많고, 소심한 성격인데 이상하게 춤만 추면 그런 게 없어지더라고요. 팔자 같아요. 손가락질당하고, 놀림받아도 춤을 안 출 수가 없으니까.여성 일색의 무용계에서 남성 무용가로 자리 잡는 과정은 수월치 않았다. 학창시절부터 30대까지는 전국 방방곡곡 전통춤 대가를 찾아다니며 춤을 배웠다. 17명의 스승에게 사사한 춤사위가 수천 가지에 이른다. 이를 바탕으로 전통춤의 표현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특히, 남자는 왜 춤추면 안되냐는 반발심은 박력과 절도가 있는 남성무 창작으로 이어졌다.이번 공연에서 음악을 맡은 사람은 13명이다. 보통 4~5명 규모를 세배로 키워 전통악기를 모두 모았다. 9살에 처음 배운 초립동과 60년간 갈고 닦은 한량무는 조흥동의 춤 인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처음과 끝이다. 이 외에도 그가 12년째 몸담은 경기도립무용단의 무용수들도 함께 무대에 올라 풍성한 공연을 꾸린다.제 인생은 춤사위를 익히고, 표현하고, 만들어내는 과정이었습니다. 60년 세월을 담아 정식 전통춤이 어떤 것인지 보여드리겠습니다.공연 조흥동의 꿈의 세계는 9~10일 이틀간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VIP/5만원 S석/3만원 A석/1만원. 문의 3668-0007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경기도미술관(관장 최효준)과 안산시(시장 김철민)가 6일 안산시청에서 경기 문화예술 발전과 안산시 관광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도미술관과 안산시는 앞으로 ▲녹색해양관광도시 이미지 확립 사업 공동추진 ▲관광활성화를 위한 콘텐츠 개발과 문화공간 기반 조성 ▲지역 활력사업과 교육을 통한 지역주민 역량 강화 ▲예술가 창작공간 지원 및 도시경관 디자인 등 문화예술관광교육환경 전반에 걸쳐 협력할 예정이다. 최효준 관장은 미술관과 창작센터가 안산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호 간의 교류가 활발하지 못했다며 이번 협약식이 양 기관의 지속적인 발전함에 따라 지역문화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선거가 한 달 앞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최고의 이슈는 단연 여야를 불문하고 누가 공천되었느냐다. 여는 여대로 야는 야대로 혁신의 목소리가 높다. 정치인들은 정당의 공천권을 따기 위해 안간힘이고 공천위는 새 인물 찾기에 바쁘다. 국민의 눈이 무서운 게다. 민주주의의 힘은 국민의 표에서 나온다. 표를 얻지 못하는 정치인과 정당은 대의정치(代議政治)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떠들썩하고 밉상스럽지만 이런 야단법석이 싫지 않은 이유는 그들이 국민을 두려워한다는 데 있다. 민주주의가 성숙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런 진통을 수차례 더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언제부터 정치의 민주화가 시작되었던 걸까?이종구의 1988년 작품 오지리에서는 하나의 단서가 된다. 그는 충남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에서 출생했다. 출생의 근거지가 한 작가의 미학적 용수철이 되고 유리알이 된 사례는 많지 않은데, 그는 옹근 오지리에 몰두했다. 오지리에서는 많은 오지리 연작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가 오지리에 집착한 것은 단지 오지리의 풍경이 아니라 온갖 부조리한 사회적 모순의 실체로서, 나아가 이 세계의 구조적 세계화의 폭력이 미치는 농촌의 현장으로서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적 형식조차도 오지리에서 차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들은 오지리 미학이라 할 수 있다. 오지리는 이 세계의 축소판이었던 셈이다. 1987년의 6.10 민주항쟁과 그로 인한 629선언은 국민이 정치의 전면에 나선 근거가 되었다. 그리고 그 해 12월 온 국민은 대통령 선거를 위한 투표장에 나가 한 표를 행사했다. 작품 오지리에서는 그 이듬해 봄의 한 장면을 극사실 기법으로 그린 것이다. 후보들의 포스터가 찢긴 자리에 동네 어르신들이 근심 어린 표정으로 앉아있다. 약속을 꼭 지키겠습니다가 화면 중앙에 있는데, 어르신들 발밑으로 정부양곡이 뒤집혔다. 1988년 용의 해에는 많은 것이 지켜지지 않았다. 올해 임술년에는 어떤 공약들이 남발할 것인가? 우리 모두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볼 일이다.김종길 미술평론가ㆍ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
미술가 주재환은 마흔에야 데뷔했다. 한창 젊었을 때 밑바닥에서 생업전선을 헤매고 다닌 탓이다. 행상, 외판업, 심야 방범대원 등 예술과는 거리가 먼일을 성인이 되고서도 20년이나 해왔다. 사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은 그러나 그를 일흔이 넘어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로 일궈냈다. 불편한 현실에 대한 비판을 다양한 형식으로 뱉어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개념미술의 선각자, 재료탐색의 끝을 보여주마주재환(71) 작가는 유화에서부터 비닐, 플라스틱 등 폐품을 활용한 매체 작품, 종이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로 작품을 빚어내다. 해학과 풍자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면서 민중미술의 원로 반열에 들고 한국적 개념미술(완성된 미술품 자체보다 머릿속 아이디어와 착상 과정을 예술로 보는 미술 장르)의 선각자로 꼽힌다.지난해 11월부터는 안산 경기창작센터 입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작업실을 찾으니 4절지 크기의 색색의 종이작품 수십 점이 한쪽 벽을 가득 메워 그의 최근 작업방식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여러 범위에서 재료와 표현방식을 개발해내는 작가로서 요즘엔 종이작업 중이다. 유화 외의 재료는 대개 쉽게 구할 수 있고, 저렴한 것을 쓴다.성격인 것 같아. 한가지 주제로 평생 하는 사람도 있고, 나 같은 사람도 있고 그런 거지 뭐. 다음번엔 종이 팔레트를 오려서 해볼까 생각 중인데, 나도 모르지 뭐. 어떤 재료가 또 발견될지.나이답지 않은 쿨한 답변을 이어가는 말투는 그의 작품이 주는 느낌과 흡사하다.■불편한 현실에의 가감 없는 비판1960년 홍익대 서양화과에 입학해 한학기만에 중퇴하고, 20년 만인 79년에 미술계에 데뷔했다. 30대 작가들이 주축이 돼 모인 그룹 현실과 발언을 통해서다. 참여 미술운동의 모태인 현실과 발언 창립전에서 그는 대표작 몬드리안 호텔, 계단을 내려오는 봄비 등을 선보였다. 당시 국내 화단에 활성화된 모노크롬(하나의 색이나 이미지로 전체 화면을 구성하는 단색조 그림)의 틀을 깨고 색색의 물감으로 구체적 형태를 그려넣은 작품이었다. 봐도 잘 모르겠는 그림보다, 대중과 소통이 되는 그림을 그려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이후 유화, 콜라주, 종이작업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며 작품세계를 확장해나갔다.데뷔 이후로도 긴 잠행기를 가진 그는 2001년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개인전 이 유쾌한 씨를 보라를 통해 비닐, 폐조각, 깡통 등 재활용품을 활용해 고되고 비루한 한국의 일상을 담아 선보인다. 그의 작품에 대해선 진보 미술진영의 젊은 평론가들이 한국적 개념미술이라고 평하는 데 반해 조잡하며, 부피감이 없다는 비판이 대립했다.재료를 재활용하는 건 일종의 생태성하고 맞물리는 거야. 요즘 너무 낭비하니까 버려진 것을 재활용하는 거지. 어떤 게 좋은 예술인지 합의를 보는 건 힘들지 않수? 실험적인 것, 아웃사이더같은 작품은 주목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미술계가 보수적이라 인정받기 어렵기도 하고. 나이가 들고서도 여전히 국외자라는 느낌도 있지만, 별수 있나. 미술계의 평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는 주 작가는 현실사회 비판을 큰 줄기로 삼고 있다. 다양한 사회경험을 통해 쌓아온 어두운 그림자가 작품을 통해 배어나는 것이기도 하다. 작품은 양극화 현상, 승자독식, 부정부패 등 불편한 현실을 들여다보게 한다. 초라한 모습과 성공한 모습, 상층세계와 기아를 겪는 사람들 등 현실의 극점을 대비해 보여주며 여러 가지를 읽도록 한다. 밀애를 나누는 남녀의 방에 시중 들러가는 아이를 그려넣은 신윤복의 사시장춘을 그대로 복사해 쓰고, 해골에 상당량의 다이아몬드를 박아 전 세계적 작가로 주목받는 데미안 허스트에 대한 신문기사를 불태워 붙이는 식이다.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하면 보는 사람도 피곤하잖아. 읽어내려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가끔가다 유머러스한, 보고 웃을 수 있는 것도 만들고 하는 거지. 노동자라고 해서 만날 붉은띠 매고 싸울 순 없지 않겠수. ■팍 오는 작품 한 점을 위해경기창작센터에 입주하고 나서는 현실세계와 동떨어져 수도승 같은 생활을 보내고 있다. 신문을 보지 않고, 라디오도 듣지 않으며 자신의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한다. 인생을 반성하고, 자신을 수거하는 시간이다.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기 때문에 보다 편안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 미술하는 사람으로서의 꿈이라면 팍 오는 작품을 만드는 것.그림은 특이해. 영화니, 연극이니, 소설 같은 거는 처음부터 쭉 보며 읽어내려가는 건데, 그림은 딱 보고 순간적으로 와야하거든. 빨려 들어가 야하고, 그게 마력이지. 따지고 보면 그런 작품은 많지 않아. 그래도 팍 오는 거 한점을 위해 사투하는 거지. 어느 작가는 그게 꿈일 것 같아.원로작가지만, 아직도 예술은 그에게 오리무중이라고 한다. 철학적이고 그런 거 없다, 하고 싶어서 할 뿐이라는 대답이 소탈하면서도 명쾌하다. 학력과 이력보다는 작품만으로 승부하겠다는 그. 배고픈 것을 떠나 생을 마감할 때까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으니 행복할 따름이라는 평범한 말이 노장의 기운을 받아 비범하게 다가온다.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토요일을 디자인하라경기 지자체, 각종 체험프로그램 풍성역사 탐방어린이 발굴체험장채소정원가꾸기 아이 창의력 쑥쑥올 봄, 새학기 학부모들의 가장 큰 화두는 토요일이다. 이달부터 초중고 주 5일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우리 아이 토요일을 특별하게 디자인하기 위한 엄마, 아빠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무조건 학원행을 택하기엔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고 가족여행도 한 두번이지 매주 토요일 아이들과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보낼야 할지 학부모님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5일제가 시행되면 1년 가운데 약 175일이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 된다. 일 년 중 절반에 가까운 휴일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아이들의 일상을 크게 좌우하게 됐다. 이에 격주로 찾아오던 놀토(노는 토요일) 대신 이젠 매주 찾아오는 신토(신나는 토요일)를 만들기 위한 체험교육여행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경기도내 각종 프로그램, 이색적인 볼거리 등을 소개한다.# 공부도, 휴식도 똑똑하게토요일엔 교과서 밖으로 선사시대 인류의 조상들은 무엇을 하며 살았을까? 하는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전곡선사박물관(연천군 전곡읍 전곡리)은 3월부터 둘째넷째주 주말 1박 2일 선사문화캠프를 운영한다. 전곡선사박물관 야외체험장에서 텐트를 치고 야외취침을 하면서 막집짓기, 석기체험, 사냥체험 등은 어린이들에게 더없이 특별한 체험일 될 것이다. 교통박물관(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내 교통안전 체험교육장 어린이교통나라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일어나기 쉬운 10가지 교통사고 유형을 모의도로에 재현해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교통사고 예방교육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유치원 및 초등학생 1~3학년을 대상으로 매주 화~금요일 10시, 11시, 1시, 2시 총 4회에 걸쳐 안전교육이 진행된다. 국립수목원(포천시 소흘읍)에서는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광릉숲 산새관찰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오는 11월 30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30분, 약 25명을 대상으로 수목원에서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양진이, 멋쟁이, 방울새, 박새, 곤줄박이, 큰오색딱따구리, 쇠딱따구리, 청딱따구리 등의 철새와 텃새 30여종을 관찰하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새를 관찰할 때 필요한 쌍안경은 국립수목원측에서 무료로 제공하며 야생조류 관찰을 통해 참가자들은 숲에서 새들의 역할과 기능을 알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광릉숲의 생태적 가치와 보존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론과 실습을 한자리서추억은 덤이와 함께 수목원측은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채소정원 가꾸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상에서 이용하는 채소류를 어린이정원에 옮겨 심고 가꾸어 수확하는 과정을 통해 식물의 가치와 중요성을 배워나가는 과정이다. 이론과 실습을 겸한 과정으로 수업은 4주 과정으로 4월과 5월 그리고 9월과 10월 토요일(24주)에 걸쳐 국립수목원에서 이뤄진다.조선 최초의 아이돌 스타를 만날 수 있는 곳 안성 남사당전수관(안성시 보개면 복평리)에서 매주 토일요일 열리는 상설공연은 어린이들의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한다. 3월 17일부터 줄타기 묘기, 마당극, 인형극 등이 시간대 공연별로 펼쳐진다. 줄타기 묘기가 포함된 토요일 저녁 공연이 가장 인기가 높다. 공연이 끝나고 공연한 이들과 관람객 모두가 몰려나와 벌이는 신나는 뒷풀이는 가족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다. 용인문화유적전시관(용인시 기흥구 중동)은 3월부터 13주 토요일(오전 10시11시)에 가족관람객을 대상으로 발굴체험장을 개방, 운영한다. 전시관에서는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운영된 어린이발굴체험 프로그램 참여자를 대상으로 발굴장을 개방했으나, 올 3월부터는 관람객들이 보다 쉽게 전시관의 교육프로그램을 참여할 수 있도록 현장 접수로 전환해 운영한다. 6세부터 13세까지 어린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보호자가 동반된 경우에만 참여가 가능하다.어린이들이 직접 매뉴얼과 키트를 활용해 성복동 가마터를 발굴해 보고 어린이체험학습실 내 토기복원 코너를 이용, 통합학습이 가능하도록 구성돼 있다. 떡체험교육관 담다헌(의정부시 산곡동)에 가면 각종 떡과 한과 등을 만들 수 있는 특별한 떡프로그램이 마련, 운영 중이며 이천치즈스쿨(이천시 모가면 신갈리)에 가면 직접 손으로 우유에서부터 치즈가 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직접 온몸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본인이 만든 치즈와 피자도 현장에서 직접 맛 볼 수 있어 그야말로 특별한 토요일을 만끽하기게 충분하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갑은 법원의 강제경매절차에서 주택을 낙찰받아 매각대금을 납부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위 주택에는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하는 을 명의의 가등기가 마쳐져 있었고, 위 가등기가 낙찰 후에도 말소되지 않은 채로 있었는데 위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마쳐지자 갑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직권으로 말소되었다. 이와 같은 경우 갑이 권리구제를 받을 길이 있는 것일까.가등기에는 순위보전을 위한 가등기와 담보가등기의 두 가지가 있다. 순위보전을 위한 가등기는 소유권이전청구권과 같이 장차 권리변동을 발생케 할 청구권을 보전하려 할 경우에 하게 되고, 본등기 순위보전의 효력만을 가지게 된다. 한편, 담보가등기는 금전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을 목적물로 하는 대물변제예약 또는 매매예약을 하고,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가 그 예약완결권을 행사함으로써 발생하게 될 장래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하는 가등기를 말한다. 담보가등기권리자는 청산절차를 거쳐 목적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도 있고, 그 경매를 청구할 수도 있다.어떠한 가등기가 담보가등기인지 여부는 구체적인 계약마다 개별적실질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대물변제의 예약을 원인으로 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담보의 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매매예약이나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한 경우에는 담보목적이 당연히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고, 그것이 담보의 목적을 가진 것인지 여부를 계약체결의 동기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구체적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그런데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는 담보가등기를 마친 부동산에 대하여 제3자에 의한 강제경매 등이 행하여진 경우에는 담보가등기권리는 그 부동산의 매각에 의하여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점이 순위보전의 가등기와 큰 차이가 있는 점이다. 한편, 위 법 제16조에 의하면, 가등기가 되어 있는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 등의 개시결정이 있는 경우 가등기권리자는 해당 가등기가 담보가등기인지 여부를 경매법원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가등기권리자가 담보가등기가 아니라고 신고를 하여 낙찰 후에 그 가등기를 잔존시켜 둔 경우라고 할지라도 사후적으로 그 가등기가 실질적으로 담보가등기임이 밝혀지면 그 가등기나 그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는 모두 원인을 결여한 무효의 등기로 말소되게 된다.위 사안에서 을은 경매법원에 담보가등기가 아니라고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이고, 갑은 필경 그 가등기가 담보가등기인 것으로 알고서 위와 같이 낙찰을 받게 되었다고 짐작이 되는데, 순위보전의 가등기인 것이 사실이라면 갑이 보호받을 길은 없다. 그러나 위 가등기가 실질적으로 담보가등기라면, 갑은 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그 가등기가 담보가등기였다는 사실을 밝히고 을 명의의 가등기와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말소시킴으로써 자신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임한음 법무법인 마당 대표변호사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 가계가 책값부터 구조조정하는 법. 지난해 가구당 책값 구입비가 한달 평균 2만570원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특히 심리학, 과학, 인문학 서적은 관련자가 아니면 도전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전문 교수진들이 일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쉽게 접근한 TV강연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TV강연을 보고 다시 깊이 있는 지식을 얻기 위해 독서하는 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의 통섭의 식탁(명진출판 刊)도 교수의 전문 분야인 진화 및 생태학을 다룬 TV특강을 통해서 관심을 받는 계기가 됐다. SNS채널을 통한 동영상 공유가 늘어나 20~30대 독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고 있다.저자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자연과학, 인문, 사회 분야를 망라한 56권의 책을 다양한 요리에 빗대어 선보인다.최재천 교수가 선별한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를 애피타이저에서 디저트, 퓨전 요리까지, 가벼운 책에서 다소 묵직한 책까지 독자들이 체하지 않고 잘 읽고 소화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어렵고 딱딱해 보이는 자연과학이나 인문학 분야의 책들도 최 교수의 특제 이야기 소스와 버무려지면 맛깔나는 책 요리로 변신했다.또한 요리마다 함께 맛보면 좋은 책들도 소개하고 있어서 지식의 통섭과 확장을 가능하게 했다. 독자들은 책을 통한 최 교수의 통섭적 사고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도 엿볼 수 있으며, 책에 소개된 책들을 재료로 삼아 자신만의 지적 요리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통섭의 식탁에는 추천서를 포함하면 100권이 훌쩍 넘는 책이 소개된다. 특히 읽어야 할 목록은 강력히 권하고 있어, 독자들을 서점으로 달려가게 한다.미래학자들은 21세기 고령시대를 맞아 지금의 젊은이들은 평생 직업을 적어도 대여섯 차례 바꿀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직업을 가지려면 통섭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교육은 아직도 문과와 이과를 엄밀히 나눠놓고 지식의 통합을 방해하고 있다. 최재천 교수는 21세기가 요구하는 통섭형 인재가 되려면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고 씨름해 지식의 영역을 넓히는 기획 독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통섭의 식탁을 통해 기획 독서의 목록을 제시한다.값 1만5천원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경기도 공연장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초연 대작을 미끼로 서울 관객 유치에 목을 메며 서울 해바라기라는 비난의 화살을 받았던 이들이 변하고 있다. 지역밀착형 공연장을 표방하고 나선 것. 작지만 알찬 프로그램은 지역민들에게 문화예술의 향기를 불어넣고 있다. 새로운 문화코드의 등장이며, 그 중심에는 지난해 도내 주요 공연장에 대거 입성한 3세대 문화 CEO들이 있다. 이들 모두 탄탄한 실전 경험과 높은 애향심이 바탕에 깔려 있다. 문턱을 낮추는 것이 아닌 아애 문턱을 없애겠다고 말하는 CEO들. 이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新문화허브 스토리를 들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성남문화재단 안인기 대표이사②삼호아트센터 이윤희 이사장③안산문화예술의전당 김인숙 관장④의정부예술의전당 최진용 관장⑤고양문화재단 안태경 대표이사안인기 성남문화재단 대표(65). 그는 안성기의 형이다. 30여년 방송가를 누빈 예능 PD 출신이기도 하다. 그의 손을 거친 히트 프로그램도 숱하 다. 코미디언 송해와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 전국노래자랑이나 원조 예능 프로그램 가족오락관 등의 그의 작품이다. 하지만 그런 그의 경력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저 안성기의 형이란 사실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을 뿐. 그런데 지난해 11월 그가 국내 빅3라 할만한 성남아트센터의 사령탑에 앉았다. 이후 그의 행보가 거침없다.천원 클래식에 만원 연극, 게릴라 콘서트까지 성남시민들의 안방까지 찾아가는 문화공연들이 줄을 잇고 있다. 큰 방향은 재미가 넘치는 공연장이라는 안인기 대표를 지난 27일 성남아트센터에서 만났다.■ 공연을 무대에 올려놓고 시민들이 찾아주길 기다리지만은 않을 겁니다. 문화를 가지고 직접 찾아가야죠. 문화예술이 모세혈관처럼 지역 곳곳에 흘러들어 가게 할 겁니다.지난 6년간 성남아트센터를 이끌었던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이 클래식 코드였다면 안 대표는 대중문화 코드다.이런저런 프로그램이 있으니 찾아오시라가 아니라 프로그램을 들고 관객을 찾아가는 것. 그래서 안 대표가 취임하자 마자 벌인 사업 1호가 바로 게릴라콘서트다. 광장과 시장, 탄천 둔치를 찾아 게릴라콘서트를 열었다. 길거리 마술도 하고 설치예술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안 대표는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걷다가 뜻하지 않게 만나는 공연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준다며 문화예술이 전문 공연장에서나 감상할 수 있는 먼 얘기가 아니라 그저 우리의 소소한 일상속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제 아무리 좋은 공연도 관객이 보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예술인들의 재능을 모아 무료 공연을 선 보이는 재능나눔 이벤트 나눔 모락 기쁨 모락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반응이 뜨거웠던 연극-만원 시리즈도 확대됐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로의 인기 작품을 전석 1만원에 볼 수 있다. 올해는 아빠는 월남스키부대, 리턴 투 햄릿 등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개관 초기에 비해 초연 대작들이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물론 화제작도 중요하겠지만 무조건적인 대형 공연물에만 치중하진 않을 겁니다. 대중친화적인 공연도 다양하게 기획할 생각입니다.■이곳에 와서 보니, 중앙공원에 해외 유명 야외공연장과 비견될만큼 훌륭한 야외공연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름만 공연장이지 1년 내내 거의 활용이 안되공 있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이곳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아야 겠다고요. 파크 콘서트, 안 대표는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을 LA의 헐리우드볼, 시카고의 라비니아 페스티벌, 보스턴의 탱글우드 페스티벌, 베를린 교외의 발트뷔네 콘서트처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올해 그의 최대 역점사업이기도 하다.파크 콘서트는 녹음이 우거진 5월에 시작해 9월까지 이어진다. 프로그램은 샌드 애니메이션, 영화 및 공연영상 상영, 클래식, 재즈 및 영화음악 콘서트 등을 구상하고 있다.시민들이 편히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곳에 가면 즐겁고 재미난다 그런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게 목표죠. 올해 처음 시작하는 파크 콘서트는 그래서 의미가 더 있습니다. 시민들은 돗자리를 들고와 누워 쉬면서 공연을 만끽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고민도 있다. 공원에서 하는 공연은 돈을 받으면 안 된다는 성남시 조례 때문에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것.안 대표는 아무리 좋은 공연장이더라도 공연의 질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찾지 않는다며 파크 콘서트를 성남의 신공연문화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지자체에도 없는 이 조항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성남시민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웃고 즐길 수 없는 대표축제가 없다는 것도 안 대표가 해결해야할 과제 중 하나다.과거 탄천페스티벌 총감독을 맡아 달라고 해서 와보니, 이미 프로그램 구성과 출연진 섭외, 예산 배정까지 모두 끝난 뒤였습니다. 사람 동원해 억지로 시간 때우고 돈 버리는 행사 일색이었죠. 그렇게는 만들지 않을 겁니다.안 대표는 30여년간의 방송 예능 PD 경험을 살려 코미디 페스티벌인 희극제를 생각하고 있다. 출연진은 전부 희극인들이다.안 대표는 성남을 대표하는 문화적 아이콘이 되기 위해서는 원주민, 이주민, 입주민이 어우러질 수 있는 축제가 돼야 한다며 모든 시민들이 실컷 웃고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