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 개막전 노장 기세등등

2000년 배구슈퍼리그 개막을 앞두고 노장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배구선수로는 한계라는 30의 나이를 훌쩍 넘겼음에도 불구, 이들은 성실한 훈련과 철저한 자기 관리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고 실력에서도 젊은 선수 못지 않아 팀내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코치 겸 선수 최천식(35)과 현대자동차의 윤종일(31), 같은 팀의 70년생 트리오인 임도헌, 강성형, 박종찬, 여자부 LG정유의 장윤희(30), 홍지연(30) 등이 꼽힌다. 특히 84년부터 10년동안 대표팀 중앙공격수로 명성을 날렸던 최천식은 팀이 실업배구 사태로 신인 수혈을 못한데다 박희상, 박선출이 군에 입대, 전력의 차질을 빚자 은퇴를 뒤로 미루고 주전센터로 다시한번 슈퍼리그를 치르게 됐다. 최천식은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으로 팀의 상위권 진출을 노리고 있다. 95년 슈퍼리그 최우수선수인 임도헌은 입대 공백 3년만에 코트에 복귀해 부상에 허덕이는 이인구 대신 주전 레프트공격수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탄탄한 기본기가 장점으로 입단 동기인 강성형, 박종찬과 함께 대권 탈환의 주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슈퍼리그 9연패 신화의 산 증인인 장윤희와 홍지연이 돋보인다. 장윤희는 결혼 3년째를 맞는 주부임에도 불구, 탄력과 안정된 수비, 리더십을 고루 갖추고 있어 다른 팀들로부터 ‘경계대상 1호’로 지목받고 있다. 이번 슈퍼리그를 끝으로 은퇴예정인 홍지연도 노련미와 높은 블로킹이 여전히 위력적이다.

배구슈퍼리그 여자경기 인기전망

올 배구슈퍼리그에서는 관중석이 썰렁한 여자경기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울것 같다. 팀간 전력차가 좁혀진 데다 네트터치 규정이 완화된 것을 계기로 각 팀이 스카이서브로 무장, 박진감이 더해진 까닭이다. 여기에 여자배구 특유의 아기자기한 플레이와 선수들의 미끈한 몸매가 어우러지면 결과가 십중팔구 뻔한 남자부보다 오히려 인기를 더 끌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팬들의 입맛을 당기는 여자부 최고 빅카드는 LG정유와 현대의 라이벌전. ‘LG 킬러’ 유화석 감독이 새로 부임한 현대가 LG정유의 9연패 신화를 깨트리고 새 천년을 화려하게 열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는 구민정, 장소연, 강혜미를 축으로 지난 10월 실업연맹전과 전국체전에서 LG정유를 연파, 10년만의 패권 탈환을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잇단 패배에도 불구하고 ‘독사’ 김철용 감독이 이끄는 LG정유는 장윤희, 홍지연, 정선혜, 박수정, 이도희 등 ‘노장파워’가 여전해 10연패 가도에 거칠 게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이번대회 여자부가 LG, 현대의 선두 싸움으로 시작과 끝을 맺을 것이라는 단언은 금물. 도로공사와 흥국생명, 담배인삼공사 등 나머지 3팀이 ‘젊은피’로 전력을 보강해 언제 무슨 변수가 일어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신인스카우트에서 가장 재미를 봤다는 도로공사는 여고 최대어 김사니(중앙여고)와 청소년대표 출신의 세터 겸 라이트 최정화(강릉여고)를 각각 3억, 2억원에 영입, LG-현대의 양강체제를 위협할 복병으로 떠올랐다. 특히 공격형 세터인 김사니는 180cm의 큰 키에 노련한 경기운영 능력까지 지녀 일찌감치 국가대표팀 주전세터 자리를 예약한 기대주다. 흥국생명도 경남여고의 김향남(186cm), 김윤정(187cm) 두 장신센터와 세화여고의 공격수들인 이정임(174cm), 우혜민(170cm)을 받아 또 다른 복병으로서 손색이 없다. 이들 팀이 젊어졌다는 것은 스카이서브 등 공격적 플레이가 위력을 떨칠 올시즌에 무시못할 플러스 요인임에 틀림없다./연합

배구슈퍼리그 일부 운영방식 변경

새해 이틀째인 1월2일 개막되는 2000년 배구슈퍼리그의 경기규정과 운영방식이 일부 변경돼 팬들에게 흥미를 제공할 전망이다. 변화되는 운영방식과 규정은 서브의 네트터치 기준의 완화규정이 새롭게 적용되며, 지난 해 보다 대회기간이 단축돼 경기수가 줄었고 지방대회는 종전 2차대회에서 수원을 제외하고는 1차대회로 앞당겨졌다. 이 가운데 국제배구연맹(FIVB)의 경기규칙위원회가 도입한 서브의 네트터치 기준 완화규정은 승부의 적지않은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종전에는 서브된 볼이 네트를 맞으면 아웃이 선언됐으나 이번 대회부터는 네트에 맞고 상대 코트안에 떨어지면 인플레이상태가 돼 매 경기에서 서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이에 따라 남자부 각 대학과 실업팀은 선수들에게 스카이서브를 요구하며 이미 한두달 전부터 연습해왔고, 여자팀들도 서브를 강화하는 묘책을 마련해 놓고있다. 특히 여자부에서는 LG정유의 정선혜, 장윤희, 김성희가 파워있는 스카이서브로 무장했고, 타 구단들도 스카이서브 연습에 몰두하고 있어 여자배구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운영면에서는 지난해 130경기였던 경기수가 남자 국가대표팀의 올림픽 예선참가와 LG화재의 불참, 내년 3월 세미프로 시범리그 운영 등을 이유로 118경기로 축소됐다. 또 해마다 지방에서 2차대회를 열었던 것을 1차 대회로 앞당겨 부산, 창원, 여수, 전주 등 4개 지방도시에서 개최하고 2차대회 부터는 서울과 수원에서 소화하기로 한 것이 달라진 점이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고양시 장애인 주축 좌식배구 선수단 준우승

고양시 장애인들이 주축이 된 한국 좌식배구 선수단이 지난 1일 호주 시드니에서 폐막된 ‘아세안 좌식배구선구권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 2000년 시드니 장애인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4일 고양시 신체장애인복지회(회장 김경섭)에 따르면 한국 일본 중국 호주 등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4개국 선수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 고양시 장애인복지회 회원 3명이 한국팀 대표로 출전했다. 한국팀 주장인 윤철호선수(33)와 최준호(40), 김영남(33) 선수 등으로 구성된 한국팀은 이 대회에서 중국 호주를 꺾고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들의 선전은 대회 출전경비 2천800만원을 정부 지원없이 고양시 신체장애인복지회 기금 일부와 전국장애인 좌식배구연맹회장을 맡고 있는 김경섭씨가 사비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지에서는 호주교민회 회원들이 선수단에게 식사와 이동차량을 제공하는등 극진히 후원했던 것으로 알려져 훈훈함을 더해 주고 있다. 한편 한국장애인복지체육회(회장 김석원)는 내년 올림픽경기에는 훈련비용 등 경비일체를 보조해 주겠다고 뒤늦게 약속했다./한상봉기자 sbhan@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