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경인 연고팀 ‘우승 의지’ 피력

프로배구 포스트시즌(PS) 미디어데이서 경·인지역 연고 4개 팀 감독과 선수가 출사표를 밝혔다. 18일 오후 서울 리베라호텔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PS 미디어데이에서 남자부 정규리그 4연패를 이룬 인천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저희가 이루고자 하는건 ‘최초’다. 그 역사를 새로 썼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며 “우리의 무기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는 선수들의 동기부여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임동혁은 “정규리그를 1위로 마무리했는데, 저 스스로 많은 걸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며 “챔프전서도 팀을 이끌어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오기노 마사지 안산 OK금융그룹 감독은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선수들이 대단하다. 하나하나 클리어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상대를 의식하기보다 저희만의 배구를 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차지환은 “저희 팀은 개개인이 잘 하기보다는 팀으로서 도전한다. 팀으로 뭉치면 얼마나 강할지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여자부 정규리그 챔피언 강성형 수원 현대건설 감독은 “어렵게 1위를 확정 짓고 이 자리에 오게 돼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체력 회복을 잘 해서 어느 팀을 상대하든 철저한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이다현은 “‘유지경성’이라는 사자성어로 각오를 밝힌다. 의지가 있으면 마침내 이룬다는 뜻이다”라며 “올 시즌 만큼은 지난 시즌 아쉬움을 털어내고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싶어 골랐다“고 말했다. 2위 마르첼로 아본단자 인천 흥국생명 감독은 “끝까지 잘 싸우자가 저희 팀 키워드다. 지난 시즌엔 잘 마무리 못한 것 같아서 올 시즌에는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남자부 OK금융그룹과 현대캐피탈은 오는 21일 오후 안산 상록수체육관서 준PO 단판 대결로 봄 배구의 시작을 알리며, 다음날 여자부 3위 정관장과 2위 흥국생명의 PO, 준PO 승자와 남자 2위 우리카드가 격돌하는 PO가 하루 간격으로 이어진다.

대한항공, 정규리그 4연패에 ‘영건’ 임동혁·정한용 빛났다

남자 프로배구 인천 대한항공이 극적인 정규리그 우승 4연패를 달성하며 왕조를 구축했다. 대한항공은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서 23승 13패, 승점 71을 기록해 서울 우리카드(23승 13패·승점 70)를 1점 차로 따돌리고,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우승이 시즌 최종전서 삼성화재가 우리카드를 잡아주는 행운으로 2021-22시즌부터 4연속 챔피언전에 직행했다. 올 시즌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토종 쌍포’ 임동혁(25)과 정한용(22)의 성장을 빼놓을 수 없다.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부상 악재에 시달린 대한항공은 국가대표 정지석이 부상으로 2라운드까지 코트에 나서지 못했고, 아포짓 스파이커인 외국인선수 링컨 윌리엄스도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대체 선수 무라드 칸이 오기까지 약 한 달 가까이 국내 선수들로만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팀 전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의 전열 이탈이라는 난기류를 만났지만, 임동혁이 거뜬하게 메우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임동혁은 대한항공에서 가장 많은 득점(559점)을 올리며 남자부 전체 7위에 올랐다. 개인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278득점한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905번 공격을 시도해 507개를 성공(국내 1위)시켰고, 후위 공격서도 345번 시도해 190개를 성공하며 국내 1위, 전체 6위에 올랐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임동혁은 지난 5라운드서 대한항공의 5승1패 고공비행을 이끌며 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대한항공의 간판 공격수이자 국가대표인 정지석의 시즌초 부상 공백은 정한용이 잘 메웠다. 3년 차 아웃사이드 히터인 정한용은 올 시즌 338점을 올리며 임동혁을 지원했다. 135점을 올린 지난 시즌보다 배 이상의 득점이다. 공격 성공률로만 따진다면 68.64%로 리그 최상위권이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V리그 사상 남녀 통틀어 첫 ‘통합 4연패’라는 목적지를 향해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목표는 눈부시게 성장한 ‘토종 영건’ 임동혁과 정한용의 성장이 뒷받침됐기에 기대감이 커져 가고 있는 것이다.

수원 현대건설, 극적 우승 드라마…“마지막 불꽃 태웠다”

수원 현대건설이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에서 천신만고 끝에 극적인 정규리그 우승 드라마를 썼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16일 광주광역시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정규리그 최종전서 모마(35점), 양효진(23점), 위파위(10점)의 활약으로 3대1(23-25 25-15 26-24 25-29) 역전승을 거뒀다. 26승10패, 승점 80으로 인천 흥국생명(28승8패·79점)에 1점 앞서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오는 28일 부터 정규리그 2·3위인 흥국생명-대전 정관장의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승자와 챔피언전(5전 3선승제)을 통해 8년 만의 챔피언 등극이자 13년 만의 통합우승을 노리게 됐다. 정규리그 우승을 위해 승점3 승리가 절실했던 현대건설은 경기 초반부터 야스민을 앞세워 거세게 저항한 페퍼저축은행과 접전을 이어가다가 17-17서 상대 이한비의 오픈 공격과 모마의 범실로 17-19로 리드를 내줬다. 이후 이한비, 야스민이 잇따라 득점한 페퍼저축은행에 18-23으로 이끌린 현대건설은 양효진의 연타 공격과 모마의 연속 3득점으로 22-23까지 추격했지만 야스민에 오픈 공격을 내준 후 모마의 공격이 야스민에게 가로막혀 기선을 빼앗겼다. 2세트 전열을 재정비한 현대건설은 양효진, 모마, 정지윤의 오픈 공격이 살아나고 상대 야스민이 부진한 틈을 타 14-5로 크게 앞서갔다. 이후 페퍼저축은행이 야스민, 이한비의 공격을 앞세워 9-15로 추격했으나, 현대건설은 양효진, 정지윤의 오픈 공격이 호조를 보이며 세트를 가져와 1대1 동률을 만들었다. 분위기를 가져온 현대건설은 3세트초반 시소게임을 벌이다가 정지윤의 공격 성공 3개와 모마의 서브에이스 2개, 이다현의 블로킹이 어우러저며 연속 6득점을 올려 9-4로 리드했다. 페퍼저축은행도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고 야스민, 하혜진의 공격으로 13-14까지 추격했다. 위기에 몰린 현대건설은 모마의 퀵오픈과 야스민의 공격 범실로 16-13으로 벌려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모마의 공격이 기세를 떨치며 20-15로 넉넉히 앞서갔지만 이한비의 서브 때 박사랑과 야스민이 연속 직접 강타를 성공해 추격에 성공한 페퍼저축은행은 모마의 서브 범실과 필립스의 블로킹으로 24-24 듀스를 만들었다. 3세트를 내주면 우승이 물거품이 되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서 현대건설은 모마의 연속 후위공격이 상대 코트에 꽂혀 26-24로 세트를 추가하며 우승 불씨를 살려냈다. 긴장감 속에 4세트를 맞이한 현대건설은 야스민이 맹위를 떨친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양효진, 모마, 이다현이 고르게 득점하며 세트 중반까지 7-8로 팽팽히 맞서다가 모마의 폭발적인 강타와 양효진의 블로킹 2개 성공으로 연속 7득점을 올려 14-8로 앞서갔다. 쉬운 승리가 예상됐던 현대건설은 그러나 야금야금 따라붙은 페퍼저축은행에 19-18로 쫓겼으나 모마의 연속 득점과 양효진의 블로킹, 오픈공격으로 24-19를 만든 뒤 정지윤이 페인트 공격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현대건설은 그동안 부상으로 부진했던 위파위가 10득점으로 분전하고 정지윤이 8득점을 올리는 등 왼쪽 공격이 살아난 것이 승리 원동력이 됐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우승 뒤 “첫 세트를 내준 뒤 위기감이 감돌았는데 냉정함을 잃지 않고 강팀의 면모를 끝까지 보여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여자 팀을 맡은 이후 가장 마음고생이 심한 순간이었는데 선수들은 오죽했겠는가. 어려운 과정을 단합심으로 극복해준 선수들이 고맙고 남은 기간 체력 회복과 부상선수 치료 등을 통해 통합 챔피언에 오르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한편, 남자부에서는 이날 대전서 열린 대전 삼성화재와 서울 우리카드의 경기서 우리카드가 2대3으로 패배, 이미 경기를 마치고 기다리던 인천 대한항공이 승점 71점(23승 13패)으로 우리카드(승점 70·23승 13패)에 1점 앞선 행운의 우승을 차지, 4연속 통합 챔프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인천 흥국생명, GS 완파하고 선두 도약…“페퍼만 믿는다”

인천 흥국생명이 ‘도드람 2023-2024 V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서 승리하며 1위로 도약, 수원 현대건설-광주 페퍼저축은행의 대결에 우승의 운명을 맡기게 됐다. 흥국생명은 15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윌로운 존슨(22점), 김연경(11점), 레이나 도코쿠(10점) 삼각편대가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려 봄배구가 좌절되며 1.5군 선수들로 경기를 치른 서울 GS칼텍스에 3대0(25-17 25-16 25-18)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28승 8패, 승점 79를 기록, 16일 페퍼저축은행과 최종 대결을 앞둔 현대건설(77점)을 끌어내리고 1위로 올라섰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이 페퍼저축은행에 패하거나 승점 2점짜리 승리(3-2)를 거두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지만, 현대건설이 승점 3 승리(3-0 또는 3-1)를 거두면 2위가 돼 대전 정관장과 플레이오프를 통해 챔피언전 진출 티켓을 다퉈야 한다. 흥국생명은 1세트서 강소휘, 다린, 문명화 등을 뺀 GS칼텍스를 맞아 윌로우가 혼자 11득점을 뽑아내는 활약을 펼쳐 25-17로 가볍게 승리한 뒤, 2세트서도 윌로우, 레이나, 김연경이 고른 득점을 올리고 상대의 잇따른 범실에 편승해 16점 만을 내주며 쉽게 세트를 추가했다. 패색이 짙어진 GS칼텍스는 3세트서 에이스인 실바를 뺴고 다린을 투입해 초반 리드를 12-7, 5점 차까지 가져갔으나 김연경의 블로킹 2개와 이원정의 서브 에이스, 상대 범실 등으로 연속 6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 이후 시소게임을 이어간 흥국생명은 19-18로 앞선 상황서 파상 공세를 펼쳐 조직력이 무너진 GS칼텍스에 다시 6연속 득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현대건설, 꼴찌 페퍼 상대로 챔프전行 티켓 사냥

수원 현대건설이 3년 연속 이어진 ‘용두사미 시즌’의 징크스를 털어내고 챔피언전에 직행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마지막 여정에 나선다. 3시즌 연속 마지막 5·6라운드서 부진한 현대건설은 16일 오후 4시 ‘꼴찌’ 페퍼저축은행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최종전을 남겨둔 가운데 25승10패, 승점 77로 2위 인천 흥국생명(27승8패·76점)에 1점 앞선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난 9일 흥국생명과의 맞대결서 승리하면 안방서 우승 축포를 터뜨릴 수 있었던 현대건설은 뒷심 부족으로 셧아웃 패배를 당해 1위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15일 흥국생명이 GS칼텍스에 승점3 승리를 할 경우 승수에서 뒤지는 현대건설은 페퍼저축은행에 반드시 승점 3을 따내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이번 시즌 현대건설은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서 모두 승점 3짜리 5전승을 거뒀다. 역대 전적서도 15승1패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최근 페퍼저축은행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한 때 23연패 늪에 빠져있던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8일 선두로 도약하려던 흥국생명을 3대1로 꺾어 우승 향방을 미궁으로 빠뜨린 뒤, 13일에는 비록 포스트시즌에 대비 주전들을 모두 뺐지만 7연승을 달리던 3위 정관장을 역시 3대1로 제압해 창단 첫 연승을 기록했다. 객관적인 전력서는 현대건설이 분명 한수 위지만 분위기는 오히려 페퍼저축은행이 좋아 이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전서 베테랑 양효진은 물론 세터 김다인 등 국내 선수들과 심지어 강성형 감독 마저 지나친 긴장으로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과도한 모마 의존도로 상대가 수비를 하기 편하게 만드는 상황도 문제다. 현대건설은 위파위의 어깨부상 이후 오른쪽 공격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아직 위파위가 정상이 아닌 상황서 정지윤·고예림 등 왼쪽과 양효진·이다현의 중앙을 적절히 사용하며 모마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히든카드’ 활용과 다양한 전술 활용, 선수들에게 자신감은 심어주고 부담감을 줄여주는 강성형 감독의 냉철한 지략이 필요하다. 지난 흥국생명전서 처럼 감독이 선수보다 먼저 지친 표정은 절대 금물이다. 현대건설로서는 정규리그 우승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포스트시즌이다. 이미 정관장이 포스트시즌 준비에 들어갔고, 흥국생명은 막강 삼각편대가 건재해 현 상태로라면 포스트시즌이 더 걱정되는 상황이다. 부담감을 떨치고 호랑이가 토끼를 사냥하듯 사력을 다한 승리가 요구되고 있다.

‘V리그 사상 최초’ 남녀 우승팀 최종전서 판가름

2023-2024 프로배구 V리그가 사상 처음으로 남녀 정규리그 우승팀이 최종전을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5개월 대장정을 시작한 V리그는 이번 주말 정규리그 일정을 마감하는 가운데 남자부는 서울 우리카드·인천 대한항공, 여자부 수원 현대건설·인천 흥국생명이 우승을 다투고 있다. 남자부의 경우 우리카드가 승점 69(23승12패), 대한항공이 68점(22승13패)이며, 여자부도 현대건설이 77점(25승10패), 흥국생명이 76점(27승8패)으로 역시 1점 차다. 따라서 남녀 모두 마지막 경기서 챔피언전에 진출할 1위가 가려지게 됐다. 2005년 출범한 V리그는 2011-2012시즌부터 승점제(3-0·3-1 승리팀 3점, 3-2 경기시 승리팀 2점·패배팀 1점)를 도입했다. 13시즌을 치르는 동안 남녀 모두 최종전을 앞두고 정규리그 우승을 가리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부는 5라운드서 가파른 상승세를 탄 대한항공이 4연속 정규리그 1위가 유력했으나, 6일 우리카드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서 셧아웃 패배를 당해 우승 확정 기회를 놓친데다 10일 안산 OK금융그룹에도 2대3으로 패했다. 반면, 대한항공과 의정부 KB손해보험을 연파하고 선두로 올라섰던 우리카드는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던 12일 천안 현대캐피탈전서 1대3으로 져 샴페인을 터뜨리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14일 KB손해보험과의 최종전서 승점3 승리를 거둔 후 16일 우리카드와 대전 삼성화재전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대한항공은 KB손해보험에 3승2패로 우위지만 시즌 내내 고전했고, 우리카드는 삼성화재에 2승3패로 열세여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여자부서는 승점 4 차로 앞서던 현대건설이 12일 홈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맞대결서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축포를 터뜨리지 못하고 1점 차 추격을 내줬다. 15일 열릴 흥국생명-GS칼텍스전에서 흥국생명이 패하면 우승이 확정되지만 승리할 경우 다음날 광주에서 열릴 페퍼저축은행전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흥국생명은 GS칼텍스에 3승2패로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고, 현대건설은 페퍼저축은행에 5전승을 거뒀다. 다만 페퍼저축은행이 시즌 4승 중 절반인 2승을 6라운드에 거뒀고, 상승세의 흥국생명에 일격을 가하는 등 뒷심을 발휘하고 있어 현대건설로서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역대급 정규리그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남녀부 모두 어느 팀이 마지막에 웃으며 챔피언전에 직행할 지 팬들은 흥미롭기만 하다.

흥국생명, 현대건설 우승 확정 저지…“끝까지 가보자”

인천 흥국생명이 수원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우승 확정을 가로막으면서 우승 가능성을 살렸다. 흥국생명은 12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5차전서 윌로우(21점), 김연경(16점), 레이나(14점) 삼각편대의 활약을 앞세워 모마가 27득점으로 홀로 분전한 선두 현대건설을 3대0(25-22 27-25 25-2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27승8패, 승점 76으로 1위 현대건설(25승10패·77점)과의 격차를 1점으로 좁혀 양팀 모두 한 경기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팀 향방이 갈리게 됐다. 1세트 초반 현대건설이 양효진의 연속 오픈 공격과 정지윤의 블로킹 성공으로 5-2로 리드했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 양효진의 서브범실과 레이나의 연속 득점으로 5-5를 만든 뒤 이후 시소게임을 이어갔다. 2점차 이상 리드를 가져가지 못하고 접전을 이어가던 현대건설은 상대 윌로우의 서브범실과 모마의 후위공격, 이다현의 블로킹으로 19-15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하지만 위파위와 모마의 연속 범실로 추격을 내준 후 김연경에게 연속 3득점, 레이나에게 2득점을 허용하며 22-25로 세트를 내줬다. 1세트를 아쉽게 내준 현대건설은 2세트 모마가 힘을 냈고, 흥국생명은 김연경, 레이나, 윌로우가 고르게 득점을 올리며 팽팽히 맞섰다. 흥국생명이 11-12서 레이나의 오픈 공격과 서브포인트, 김연경의 밀어넣기로 14-12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동점과 흥국생명의 리드가 이어지다가 21-21서 윌로우의 공격 범실에 이어 양효진이 김연경의 공격을 가로막아 23-21로 앞선 후 김연경에게 오픈 공격을 내줬다. 모마의 후위공격 성공으로 24-22를 만들었지만 김연경, 김수지에게 득점을 내줘 듀스를 허용했다. 이어 25-25 듀스 상황서 모마의 공격이 터치라인을 벗어나고 윌로우의 오픈 공격이 성공돼 흥국생명이 27-25로 세트를 추가했다. 3세트는 정지윤, 위파위 등 왼쪽을 활용한 현대건설이 초반 8-6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김연경, 레이나, 윌로우가 다시 힘을 내면서 14-13으로 경기를 뒤집었고 15-15 동점 이후 리드를 잡았다. 윌로우, 김연경, 김수지가 연속 5점을 합작해 승기를 잡은 뒤 전의를 잃은 현대건설을 몰아부쳐 25-20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안방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으려던 현대건설은 모마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토종 선수들의 부진으로 인해 20점 이후 급격히 떨어진 집중력으로 예상밖 완패를 당했다. 16일 광주 페퍼저축은행과의 마지막 경기서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게 됐다. 김연경은 승리 뒤 “앞선 페퍼저축은행전서 패해 분위기가 다운됐었는데 분위기를 추스려 승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오늘 경기 중요성을 알기에 집중해 승리할 수 있었다”라며 “한 경기 남은 정규리그와 포스트 시즌을 잘 치러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안방서 축포’ VS 흥국생명 ‘포기 못해’

꺼져가던 우승 불씨를 살려낸 수원 현대건설이 12일 오후 7시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2위 인천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축포를 준비한다. 현대건설은 정규시즌 두 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25승9패, 승점 77로 2년 연속 정규리그 정상을 노리는 2위 흥국생명(26승8패·73점)에 4점 앞선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난 7일까지만 해도 1점 밖에 앞서지 못하며 우승은 불안했었다. 그러나 흥국생명이 8일 꼴찌 페퍼저축은행에 1대3으로 패해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고, 현대건설은 다음날 IBK기업은행에 3대0 완승을 거둬 꺼져가던 불씨가 살아났다. 잔여 두 경기서 승점 3을 추가하거나 12일 흥국생명과의 대결서 승리하면 현대건설의 우승은 확정된다. 반면, 흥국생명에 승점 3짜리 패배를 할 경우 마지막 경기까지 지켜봐야 한다. 이에 현대건설은 ‘미리보는 챔피언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날 경기서 승리해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결정짓고 체력을 비축하며 여유있게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흥국생명과의 시즌 상대 전적서 현대건설은 2승3패로 유일하게 열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날 경기를 승리로 이끈다면 정규시즌 우승 확정과 함께 승패 균형을 맞출 수 있어 단단히 벼르고 있다. 현대건설은 아포짓 스파이커 모마와 미들블로커 ‘듀오’ 양효진·이다현이 건재하지만 어깨 부상 이후 아직 정상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위파위와 기복이 심한 정지윤이 지키는 아웃사이드 히터 쪽이 문제다. 더욱이 현대건설은 최근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도 급격히 난조를 보이며 연속 실점하는 경우가 잦아 이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더욱이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쉽게 흔들리지 않고 몰아치기에 능한 팀이어서 연속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맞서는 흥국생명은 시즌 후반 다시 힘을 내다가 최근 다소 힘이 부치고 있다. 지난 페퍼저축은행전에서 김연경이 이전과는 다르게 다소 지친 모습이었고, 대체 외국인선수인 윌로우 존슨도 기대 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해 먼저 1세트를 따내고도 내리 3세트를 내주며 무너졌다. 하지만 극적인 역전 1위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펼쳐질 포스트시즌에도 영향을 미칠 이번 맞대결의 중요성을 감안해 힘을 낸다면 현대건설로서도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안방서 정규리그 우승 축포를 쏘려는 현대건설과 이를 저지하고 마지막 경기로 우승 향방을 몰고가려는 흥국생명의 ‘빅매치’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건설, IBK 잡고 정규리그 우승에 ‘승점3’ 남겨

수원 현대건설이 ‘도드람 2023-2024 V리그’에서 부진 탈출에 성공하며 불안하던 정규리그 우승 기대감을 높였다. 현대건설은 9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부 6라운드 4차전 홈 경기서 ‘카메룬 특급’ 모마(20점·후위공격 6개)와 양효진(15점·블로킹 3개·서브득점 2개)의 활약으로 화성 IBK기업은행을 3대0(25-19 25-22 25-20)으로 완파하고 2연패 부진에서 벗어났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25승9패, 승점 77이 돼 전날 광주 페퍼저축은행에 1대3으로 발목이 잡힌 2위 인천 흥국생명(73점)과의 격차를 4점으로 벌려 남은 두 경기서 승점 3점만 보태면 우승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섰다.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은 오는 12일 수원에서 시즌 6번째 맞대결을 벌이게 돼 이날 현대건설이 승리하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게 된다. 1세트 현대건설은 모마의 득점이 활발히 이어지며 초반 7-5로 리드했지만 IBK기업은행은 아베크롬비의 연속 후위 공격 성공과 황민경의 시간차 공격, 김하경의 서브에이스, 임혜림의 블로킹으로 전세를 10-7로 뒤집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이다현, 양효진의 속공에 이은 상대 연속 범실과 모마, 양효진의 오픈 공격이 터져 15-12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16-15로 쫓긴 현대건설은 이다현이 공·수에서 활약하고 고민지의 연속 서브에이스로 21-16으로 점수 차를 벌린 뒤 모마의 연속 퀵오픈 성공으로 세트를 먼저 가져왔다. 현대건설은 2세트서도 양효진이 오픈공격과 서브에이스에 이은 이다현의 블로킹, 정지윤의 오픈 공격으로 6-2로 초반 기선을 잡았다. 이후 2~3점차 리드를 지켜가던 현대건설은 육서영의 공격과 아베크롬비의 서브에이스 등 연속 4득점을 올린 IBK기업은행에 12-13으로 역전을 내줬다. 그러나 양효진의 속공과 이다현의 블로킹 성공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뒤 시소게임을 이어가던 양 팀은 20-20서 현대건설이 상대 육서영의 공격 범실과 모마, 정지윤의 오픈 공격으로 23-20으로 앞서간 후 24-22서 모마의 퀵오픈 성공으로 세트를 추가했다. 완승을 기대한 현대건설은 3세트 초반 상대 주포 아베크롬비의 공격과 황민경의 연속 서브에이스에 2-5로 이끌렸다. 하지만 상대 범실과 이다현, 양효진 두 미들블로커가 활약하며 8-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모마의 오픈 공격을 앞세워 15-11로 달아났지만 IBK기업은행도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현대건설 역시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리드를 지켜가다가 23-20서 양효진의 오픈공격 성공과 이다현의 블로킹 성공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양효진은 이날 승리 뒤 “승점 한점 한점이 중요한 상황서 선수들과 함께 승리를 가져오게 돼 기쁘다. 김다인 세터가 상대 팀에 따라 다른 전략과 볼배급을 했는데 오늘 중앙 쪽이 잘 먹히면서 승리한 것 같다. 남은 경기서도 최선을 다해 1위를 차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대건설 “왜 이러나”…최근 급격한 난조 ‘우승전선 먹구름’

2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과 8년 만의 챔피언 등극을 노리던 여자 프로배구 수원 현대건설의 시즌 종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시즌 중반 이후 선두를 질주하다가 5라운드부터 급격히 난조를 보이고 있는 현대건설은 지난 6일 이번 시즌 5전승의 김천 한국도로공사에 2대3으로 역전패 했다. 승점 1을 추가해 74점(24승9패)으로 인천 흥국생명(73점)에 1점 앞선 선두를 되찾았지만 경기 내용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었다. 지난 2일 대전 정관장에게 2대3으로 역전패한 이후 2경기 연속 풀세트 패배다. 두 경기 모두 결과는 접전이었지만 내용은 실망 그 자체였다. 정규리그 1위 굳히기 기회였던 정관장전서는 1세트를 잡고도 2세트 12-12 상황서 무려 11점을 연속 내주며 무너졌고, 2대1로 리드하던 4세트서도 7연속 실점을 포함해 고비마다 연속 실점을 내줘 이길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 또한 6일 도로공사를 상대로도 1세트서 8차례나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단 13점을 얻는데 그치며 기선을 빼앗겼고, 이후 두 세트를 따내 세트스코어 2대1로 앞선 4세트서도 9차례나 연속 실점하며 세트 동점을 허용해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흥국생명의 대항마로 꼽히며 고예림, 위파위 등의 부상 속에서도 선전을 이어왔으나 또다시 5라운드 이후 급격히 무너져 3시즌 연속 ‘용두사미’가 우려되고 있다. 최근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정규리그 우승이 물건너감은 물론 포스트 시즌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1라운드를 제외하고는 줄곧 좋은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수비불안과 날카롭지 못한 서브 문제, 최근 계속되고 있는 집중력 저하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각 팀들에게는 쉬운 먹잇감이 되었다. 현대건설은 흥국생명과 나란히 정규리그 3경기 씩을 남겨두고 있다. 오는 12일 두 팀간 맞대결을 제외하고는 9일 화성 IBK기업은행, 16일 광주 페퍼저축은행과의 최종전이 남아 있어 정규리그 우승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기복이 심한 경기력과 한번 위기에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최근의 상황이 문제다. 이는 전적으로 감독과 선수들이 함께 극복해야 할 문제다. 문제점을 알면서도 처방전을 마련하지 못한 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현대건설은 더이상 우승후보도, 타 팀들에게 두려움의 대상도 되지 못한 채 허탈한 봄을 3년 연속 맞이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