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포천 양문단지 착공 7년만에 준공

임진강수계의 수질개선을 위해 추진해 온 포천군 양문지방산업단지가 착공 7년만에 준공된다. 12일 경기도 제2청에 따르면 포천군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임진강수계에 위치한 폐수배출업소의 집단화를 위해 지난 95년 495억원을 들여 포천군 영중면 양문리 18만㎡에 추진한 단지조성공사가 최근 완료돼 도에 준공인가를 신청했다. 염색과 피혁 등 52개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양문지방산업단지는 최근 42개 업체가 평당 96만7천원에 분양 81%의 분양률을 보였으며 현재 4개 업체가 가동중이고 25개 업체가 입주를 위해 공장을 건축하고 있으며 13개 업체가 건축을 준비중이다. 이 단지는 일부 폐수배출업소들이 환경개선분담금 상승률이 증가할 것을 우려해 실제 공업용수 및 폐수배출량(하루 1만4천t)보다 50% 정도 적은 하루 7천t만의 용수만 공급할 수 있도록 실시설계돼 상당수 업체들이 공업용수 부족 등을 이유로 입주를 기피해왔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은 내년 완공목표로 용수공급관과 폐수처리시설 등에 대한 확장공사를 벌이고 있다. 양문지방산업단지가 준공되면 경기북부지역에 이미 조성된 산업단지는 의정부 용현산업단지, 동두천 상봉암단지 등을 비롯 모두 12곳 151만3천㎡에 이르며 현재 조성중인 산업단지도 양주 검준산업단지 등 5곳 213만2천㎡에 달한다. /의정부=김현태기자

수도권패트롤/부천종합운동장 주차난

부천종합운동장이 수용인원에 비해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 운동장을 찾는 주민들이 심각한 주차불편을 겪고 있는데다 마을버스를 제외하고는 시내버스도 운행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부천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부천종합운동장은 3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람석을 갖추고 있으나 주차수용대수는 노외 및 지하주차장 등을 모두 합쳐 1천403대에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월드컵 이후 국내 프로축구 정규리그인 K-리그에 불어닥친 축구열기를 타고 부천종합운동장에도 부천 연고팀인 부천SK의 홈경기가 열릴 때마다 관중들이 몰리면서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로 월드컵 이후 부천SK가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치른 홈경기는 지금까지 모두 6경기로 총관중수는 17만1천509명을 기록, 게임당 2만8천580여명이 운동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축구인파가 급증하면서 부천종합운동장 주변에는 부천SK 홈경기가 열릴 때마다 주차공간 포화로 인한 심각한 주차전쟁이 빚어져 운동장 일대 왕복 6차선 멀뫼길까지 2∼3중으로 불법 주차 차량들이 늘면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18일 오후 7시에 열린 부천SK-전남 드래곤즈전에는 올 최대 인파인 3만8천833명의 관중이 찾아 극심한 주차난이 빚어진데다 그동안 주차위반 단속을 하지 않던 부천시가 교통경찰과 주차단속공무원 등 46명을 동원, 운동장 주변 주차위반 차량들에 대해 무더기 단속을 실시하기도 했다. 관중들은 “주차장의 만차로 모두들 길 옆에 주차한데다 경찰들이 제지하지도 않았는데 관람후 나와보니 수백여대 차량에 주차위반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며 “주차시설 부족은 외면하고 사전에 예고 없이 단속한 건 너무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부천종합운동장의 주차시설 부족에 따른 주차난과 교통체증이 불보듯 뻔한데도 이곳은 운행하는 5개 시내버스 노선 모두가 우회노선인데다 소사전철역만 오가는 마을버스만 운행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차난 해소를 위해 인근 원미공원 1∼2호 주차장 179면과 공원내 차도 200m에 주차를 허용하는 한편 인근 야구연습장을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등 주차공간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천=강영백기자 kyb@kgib.co.kr

고영규기자 장에 가다/여주장

비오는 날 장꾼들의 식사는 언제나 ‘싱겁다’. 비를 피할 변변한 점포 하나 없이 간이 천막에 겨우 몸을 피해 좌판을 펼친 장꾼들은 누구를 원망할 것도 없이 그저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정오무렵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삼삼오오 옹기종기 모인 장꾼들은 하염없이 쏟아지는 빗물에 밥과 국, 반찬의 간을 맞춰 시장기를 때울 수밖에 없었다. 비는 장꾼들에겐 그야말로 ‘비수기(匕首期)’였다. ‘가는 날이 장날’ ‘궂은 날 장이 열리면 재수가 없다’ ‘마판이 안되려면 당나귀 새끼만 모여든다’ ‘밀가루장사하면 바람 불고 소금장사하면 비가 온다’ 라는 속담이 있다. 여주장을 찾은 날이 그랬다. 차창 밖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장대 빗줄기를 가르며 영동고속도로의 여주 IC를 빠져나오는 동안 줄곧 ‘혹시 장이 열리지 않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여주군청 앞에 도착했을 때 불안감은 한낮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비라도 맞을세라 비닐로 짐칸의 물건들을 휘감은 장차들, 장바구니를 들고 어디론가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장돌뱅이는 31일에만 쉰다’는 어느 장꾼의 귀띔이 떠올랐다.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장은 어김없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여주군 여주읍 하리 186번지 일대에 터를 잡은 여주장은 끝자리가 5일과 10일로 끝나는 날에 장이 선다. 그래서 여주 사람들은 여주장을 ‘하리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하리장이란 이름은 5일장이 서지 않는 평일 상설 재래시장인 ‘제일시장’을 주민편의 또는 행정구역상 붙인 좁은 의미의 장이고, 실제로 여주장은 하리장을 포함한 상리∼창리∼하리 일대에서 광범위하게 서고 있다. 여주장은 타 5일장과는 다른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다. ‘중앙통’이라고 하는 상리부터 창리까지는 여주의 ‘압구정동’이라 불릴 만큼 여주에서 가장 번화한 상가지역으로 유명 브랜드며 카페, 유흥주점 등 초현대식 매장이 밀집돼 있다. 반면 창리부터 하리까지는 제일시장을 무대로 전통 재래시장이 열리는, 말 그대로 ‘시장판’이다. 흥미로운 것은 중앙통은 상인번영회, 제일시장은 시장번영회가 구성돼 각각 관리되고 있었으며, 두 곳의 중간지점인 듯 보이는 곳에 신호등의 깜박이는 불빛이 구역간 경계를 표시하고 있었다. 따라서 여주장은 중앙통과 재래시장을 아우르는 ‘넉살좋은’ 장이었다. 그러나 여주장에도 장꾼들간 보이지 않는 무언의 질서가 흐르고 있었다. 여주 토박이 장꾼들은 상설 재래시장인 제일시장 내부, 즉 하리장에 좌판을 펼치고 있었고, 이장 저장을 떠돌아다니는, 소위 외지 장꾼들은 중앙통을 중심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었다. 여주장은 평소 하리장 부근에 150여명, 중앙통 일원에 200여명 등 350여명의 장꾼들이 모이고, 3천∼5천여명 정도의 주민이 이용하고 있는 경기동부권 최대의 장이다. 누가뭐라해도 장의 주인은 역시 지역 토박이 장꾼들이었다. 장마로 인해 여주장에는 평소의 반에도 못 미치는 100여명의 장꾼들이 좌판을 펼치고 있었는데, 그나마 대부분이 여주장에서 오랫동안 장물을 팔아온 지역 장꾼들이었고 중앙통을 중심으로한 외지 장꾼들의 모습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장날에는 점포를 갖고 있는 상인들도 길거리로 물건을 내놓으며 적극적인 판촉 활동을 벌인다. 표면상으론 상인들과 장꾼들간의 텃세나 실랑이는 없었으며 서로 한데 어우러져 장 전체가 하나의 축제의 장을 연출했다. 비로 인해 여주장은 오전내내 썰렁했다. 그러나 정오가 지난 후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장은 어느새 장꾼과 손님들이 뒤섞여 북적이기 시작했다. “어이 아줌마, 산나물이야. 원래 2천원인데 1천원에 가져가. 그래도 안사? ‘제기랄’.” 퉁명스런 시골 할아버지의 시비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주 대신면 율촌리에서 왔다는 할머니는 저녁 국거리인 듯 보이는 아욱을 펼쳐놓고 장사할 생각은커녕 멍하니 지나는 낯선 인파들만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 구경하러 나왔어. 테레비는 가짜 사람이잖아.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고 심심해. 근데 비가 와서 사람들이 별로 없네.” ‘조용한 흥정’만 있을 뿐 비오는 날 장은 ‘한푼을 위해’ 밀고 당기는 아우성을 볼 수 없었다. 그래도 장의 분위기를 돋구는 건 쿵짝쿵짝 리어커 레코드 숍에서 들려오는 ‘뽕짝 메들리’였다. 전통 시골 5일장이라해도 시대가 변함에 따라 장의 풍속도도 많이 달라졌다. 신세대 장꾼이나 ‘선수’ 장꾼들에게 핸드폰은 장차와 함께 없어선 안될 장사 밑천이다. 장차에 총각무를 가득 실은 30대 초반의 한 장꾼은 같은 시각 용인장에 좌판을 펼친 동료 장꾼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뭐라구? 썰렁하다구? 여긴 그래도 좀 돼. 30분이면 오니까 내리 쏴.” 하루하루가 먹고 살기 위한 ‘다람쥐 쳇바퀴’같은 고달픈 삶의 반복이지만 그래도 동료를 위한 마음 만큼은 전장의 전우애 못지 않았다. 초보 장꾼에게 전하는 선수 장꾼의 훈수도 빠지지 않았다. “간략을 떨어 비싸게 팔면 첫 끝발이 개 끝발되는 거야. 처음에는 벌이가 좀 되겠지만 결국에는 손님 다 떨어져 나가. 전국 팔도에 사는 단골명부는 장돌뱅이의 기본이야. 그러기 위해선 ‘신용’외엔 다른 수가 없어.” 지난 80년대 중반까지 여주장에는 원주, 이천, 장호원 등지에서 10대∼20대 소몰이꾼들이 소를 몰고 올 정도로 꽤 큰 규모의 우시장이 섰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우시장은 간데 없고, 그 자리에 보건소 건물이 들어섰다. 또 우전이 있던 자리 주변에는 ‘꿩 대신 닭’이라고 소규모 개(犬)전이 대신하고 있었다. ‘개장수도 올가미가 필요하다’고 했던가. 개전 한켠에서 개 목사리(목걸이)만 전문적으로 팔고 있는 유순만씨(49)에게 말을 건냈다. “대부분이 똥개용인데, 소를 묶어도 안 끊어져. 그 목사리는 투견용이야.” 유씨는 손님 대부분이 시골에서 개를 기르는 농부들이라고 했다. 여주장은 원래 조선시대 상공업의 발달에 따라 남한강의 수운을 이용해 발전한 장이다. 여주군지에는 “조선시대 여주에서 주로 생산된 공산품은 싸리산 도자기와 창호지이며, 세종조에는 여주 양화군에 쌀 250석 적재적량의 관선 15척과 사선 20여척 그리고 이에 필요한 군정 150여명 정도가 주둔하고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남한강을 이용한 배들이 농산물이나 임산물을 수송해 가고, 올 때는 생선·새우젓·소금 등 해산물을 들여왔다”고 전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여주 최초의 시장인 ‘양화장’(현 여주군 능서면 내양리)으로 여주장의 전신 격이다. 따라서 여주장은 적어도 500년 이상의 역사를 품은 장으로 추정된다. 중앙통에서 하리장까지 매일 여주장을 지나다닌다는 여주중학교 1학년 이희권(14) 학생은 “오랜 전통과 역사가 깃든 여주장은 여주군민의 자랑”이라며 “무엇보다 장을 지날 때마다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좋다”고 제법 의젓하게 말했다. 순간 호된 비바람 속에서도 묵묵히 장을 지켰던 늙은 노부며 아낙네 등 토박이 장꾼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제 갓 초등학생 ‘딱지’를 뗀 희권이 같은 친구가 500년 역사를 이어온 여주장의 미래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영규기자 kgib.co.kr

고영규기자 장에 가다/여주장

비오는 날 장꾼들의 식사는 언제나 ‘싱겁다’. 비를 피할 변변한 점포 하나 없이 간이 천막에 겨우 몸을 피해 좌판을 펼친 장꾼들은 누구를 원망할 것도 없이 그저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정오무렵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삼삼오오 옹기종기 모인 장꾼들은 하염없이 쏟아지는 빗물에 밥과 국, 반찬의 간을 맞춰 시장기를 때울 수밖에 없었다. 비는 장꾼들에겐 그야말로 ‘비수기(匕首期)’였다. ‘가는 날이 장날’ ‘궂은 날 장이 열리면 재수가 없다’ ‘마판이 안되려면 당나귀 새끼만 모여든다’ ‘밀가루장사하면 바람 불고 소금장사하면 비가 온다’ 라는 속담이 있다. 여주장을 찾은 날이 그랬다. 차창 밖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장대 빗줄기를 가르며 영동고속도로의 여주 IC를 빠져나오는 동안 줄곧 ‘혹시 장이 열리지 않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여주군청 앞에 도착했을 때 불안감은 한낮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비라도 맞을세라 비닐로 짐칸의 물건들을 휘감은 장차들, 장바구니를 들고 어디론가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장돌뱅이는 31일에만 쉰다’는 어느 장꾼의 귀띔이 떠올랐다.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장은 어김없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여주군 여주읍 하리 186번지 일대에 터를 잡은 여주장은 끝자리가 5일과 10일로 끝나는 날에 장이 선다. 그래서 여주 사람들은 여주장을 ‘하리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하리장이란 이름은 5일장이 서지 않는 평일 상설 재래시장인 ‘제일시장’을 주민편의 또는 행정구역상 붙인 좁은 의미의 장이고, 실제로 여주장은 하리장을 포함한 상리∼창리∼하리 일대에서 광범위하게 서고 있다. 여주장은 타 5일장과는 다른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다. ‘중앙통’이라고 하는 상리부터 창리까지는 여주의 ‘압구정동’이라 불릴 만큼 여주에서 가장 번화한 상가지역으로 유명 브랜드며 카페, 유흥주점 등 초현대식 매장이 밀집돼 있다. 반면 창리부터 하리까지는 제일시장을 무대로 전통 재래시장이 열리는, 말 그대로 ‘시장판’이다. 흥미로운 것은 중앙통은 상인번영회, 제일시장은 시장번영회가 구성돼 각각 관리되고 있었으며, 두 곳의 중간지점인 듯 보이는 곳에 신호등의 깜박이는 불빛이 구역간 경계를 표시하고 있었다. 따라서 여주장은 중앙통과 재래시장을 아우르는 ‘넉살좋은’ 장이었다. 그러나 여주장에도 장꾼들간 보이지 않는 무언의 질서가 흐르고 있었다. 여주 토박이 장꾼들은 상설 재래시장인 제일시장 내부, 즉 하리장에 좌판을 펼치고 있었고, 이장 저장을 떠돌아다니는, 소위 외지 장꾼들은 중앙통을 중심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었다. 여주장은 평소 하리장 부근에 150여명, 중앙통 일원에 200여명 등 350여명의 장꾼들이 모이고, 3천∼5천여명 정도의 주민이 이용하고 있는 경기동부권 최대의 장이다. 누가뭐라해도 장의 주인은 역시 지역 토박이 장꾼들이었다. 장마로 인해 여주장에는 평소의 반에도 못 미치는 100여명의 장꾼들이 좌판을 펼치고 있었는데, 그나마 대부분이 여주장에서 오랫동안 장물을 팔아온 지역 장꾼들이었고 중앙통을 중심으로한 외지 장꾼들의 모습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장날에는 점포를 갖고 있는 상인들도 길거리로 물건을 내놓으며 적극적인 판촉 활동을 벌인다. 표면상으론 상인들과 장꾼들간의 텃세나 실랑이는 없었으며 서로 한데 어우러져 장 전체가 하나의 축제의 장을 연출했다. 비로 인해 여주장은 오전내내 썰렁했다. 그러나 정오가 지난 후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장은 어느새 장꾼과 손님들이 뒤섞여 북적이기 시작했다. “어이 아줌마, 산나물이야. 원래 2천원인데 1천원에 가져가. 그래도 안사? ‘제기랄’.” 퉁명스런 시골 할아버지의 시비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주 대신면 율촌리에서 왔다는 할머니는 저녁 국거리인 듯 보이는 아욱을 펼쳐놓고 장사할 생각은커녕 멍하니 지나는 낯선 인파들만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 구경하러 나왔어. 테레비는 가짜 사람이잖아.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고 심심해. 근데 비가 와서 사람들이 별로 없네.” ‘조용한 흥정’만 있을 뿐 비오는 날 장은 ‘한푼을 위해’ 밀고 당기는 아우성을 볼 수 없었다. 그래도 장의 분위기를 돋구는 건 쿵짝쿵짝 리어커 레코드 숍에서 들려오는 ‘뽕짝 메들리’였다. 전통 시골 5일장이라해도 시대가 변함에 따라 장의 풍속도도 많이 달라졌다. 신세대 장꾼이나 ‘선수’ 장꾼들에게 핸드폰은 장차와 함께 없어선 안될 장사 밑천이다. 장차에 총각무를 가득 실은 30대 초반의 한 장꾼은 같은 시각 용인장에 좌판을 펼친 동료 장꾼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뭐라구? 썰렁하다구? 여긴 그래도 좀 돼. 30분이면 오니까 내리 쏴.” 하루하루가 먹고 살기 위한 ‘다람쥐 쳇바퀴’같은 고달픈 삶의 반복이지만 그래도 동료를 위한 마음 만큼은 전장의 전우애 못지 않았다. 초보 장꾼에게 전하는 선수 장꾼의 훈수도 빠지지 않았다. “간략을 떨어 비싸게 팔면 첫 끝발이 개 끝발되는 거야. 처음에는 벌이가 좀 되겠지만 결국에는 손님 다 떨어져 나가. 전국 팔도에 사는 단골명부는 장돌뱅이의 기본이야. 그러기 위해선 ‘신용’외엔 다른 수가 없어.” 지난 80년대 중반까지 여주장에는 원주, 이천, 장호원 등지에서 10대∼20대 소몰이꾼들이 소를 몰고 올 정도로 꽤 큰 규모의 우시장이 섰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우시장은 간데 없고, 그 자리에 보건소 건물이 들어섰다. 또 우전이 있던 자리 주변에는 ‘꿩 대신 닭’이라고 소규모 개(犬)전이 대신하고 있었다. ‘개장수도 올가미가 필요하다’고 했던가. 개전 한켠에서 개 목사리(목걸이)만 전문적으로 팔고 있는 유순만씨(49)에게 말을 건냈다. “대부분이 똥개용인데, 소를 묶어도 안 끊어져. 그 목사리는 투견용이야.” 유씨는 손님 대부분이 시골에서 개를 기르는 농부들이라고 했다. 여주장은 원래 조선시대 상공업의 발달에 따라 남한강의 수운을 이용해 발전한 장이다. 여주군지에는 “조선시대 여주에서 주로 생산된 공산품은 싸리산 도자기와 창호지이며, 세종조에는 여주 양화군에 쌀 250석 적재적량의 관선 15척과 사선 20여척 그리고 이에 필요한 군정 150여명 정도가 주둔하고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남한강을 이용한 배들이 농산물이나 임산물을 수송해 가고, 올 때는 생선·새우젓·소금 등 해산물을 들여왔다”고 전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여주 최초의 시장인 ‘양화장’(현 여주군 능서면 내양리)으로 여주장의 전신 격이다. 따라서 여주장은 적어도 500년 이상의 역사를 품은 장으로 추정된다. 중앙통에서 하리장까지 매일 여주장을 지나다닌다는 여주중학교 1학년 이희권(14) 학생은 “오랜 전통과 역사가 깃든 여주장은 여주군민의 자랑”이라며 “무엇보다 장을 지날 때마다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좋다”고 제법 의젓하게 말했다. 순간 호된 비바람 속에서도 묵묵히 장을 지켰던 늙은 노부며 아낙네 등 토박이 장꾼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제 갓 초등학생 ‘딱지’를 뗀 희권이 같은 친구가 500년 역사를 이어온 여주장의 미래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영규기자 kgib.co.kr

은행

[머니투데이] ㈜쌍용의 무역금융사기에 따라 관련은행들이 직접적인 손실을 입게 되지는 않으나 180억여원의 대손충당금 적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금전석인 손실보다는 사기사건에 따른 은행의 신뢰도와 이미지 실추가 가장 뼈아프다는 반응이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조흥,우리,제일, 국민, 기업, 대구은행 등 6개은행 7개 지점이 ㈜쌍용의 수출서류 조작으로 1137억원을 지급했으나 이 금액을 쌍용이 변제하겠다고 밝혀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조흥은행은 ㈜쌍용이 자구노력에 의해 387억원을 마련하고 ㈜쌍용에 채무보증(2000억여원)을 선 쌍용양회가 조흥은행에 예치한 현금 15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등 537억원은 쌍용이 갚도록 하고 나머지 600억원은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600억원의 출자전환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6개 은행들의 실질적인 부담이 된다는 것이 조흥은행쪽 설명이다.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이 현재 ㈜쌍용에 대해 30%의 충당금을 쌓고 있어 같은 비율을 적용할 경우 조흥은행 106억원, 우리은행 62억원 등 6개은행을 통틀어 모두 180억원의 추가적립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106억원을 추가로 쌓아야 하지만 충당금 적립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그러나 이같은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른 수익감소보다는 은행 직원의 무지에 의해서든 혹은 묵인,방조에 의해서든 간에 사기사건에 휘말려 거액을 떼일 뻔한 것 자체가 은행의 신뢰도와 이미지에 먹칠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장 개설은행이 지급거절을 통보하고 쌍용이 자기자금으로 결제한 점, 뉴욕은행에 DA의 재매입을 의뢰하면서 지급확약서를 받은 점 등 은행직원의 개입가능성이 크다"며 "은행이 사기를 당했든 은행직원이 개입했든 간에 은행들의 대외신뢰도는 크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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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굴뚝산업이 여전히 "효자" -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기계 제지 섬유 등 전통산업이 선전하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하는 제조업형 정보통신(IT) 산업이 가격변동 등 경기변동의 격차가 너무 큰데다 IT(정보기술) BT(생명기술) NT(나노기술) 등 첨단 신산업들은 아직까지 우리 경제의 엔진 역할을 제대로 하기 힘든 현실을 감안할 때 전통 산업의 선전은 우리 경제에 안정감을 불어넣는 요소가 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7월 섬유류 수출액이 14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4% 증가했다고 밝혔다. 8월에도 14억달러를 수출해 3.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섬유 수출은 지난 2000년 10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올해 초까지 감소세를 지속했지만 지난 4월부터 감소폭이 둔화돼 7월 들어 증가세로 반전됐다. 자동차업계도 수출 탄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미국시장에서의 자동차 판매량이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하반기 핵심 경영전략을 수출시장 강화로 결정한 만큼 수출 시장 드라이브에 가속도를 낼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는 올해 수출 목표를 지난해(152만대)보다 약 7.2% 증가한 163만대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도 본격적인 가격 상승기와 맞물려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화업계는 지난 8월 7.1% 수출증가율을 기록한데 이어 9월 들어서도 본격적인 가격 상승기와 맞물려 수출 물량 증가세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9월 들어 완구류제품의 주 원료인 ABS합성수지 가격이 전달보다 약 5~10% 가까이 상승했다"며 "가격뿐만 아니라 수출 물량도 늘어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솔제지는 최근 올 연말 경상이익 목표치를 당초 계획인 500억원보다 2배이상 늘어난 10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공장 가동률이 거의 100% 가깝다"며 "국내적으로 하반기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고, 세계적으로도 경기 회복세로 인해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급 인쇄용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순이익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장 및 등록 기업의 상반기 실적 집계에서도 철강 화학 등 전통 굴뚝산업과 내수업종은 호조를 보인 반면 벤처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 상장 및 등록 기업별 순이익을 보면 유통업의 순이익은 2001년 상반기보다 1278%나 늘었고 전기전자 855.84%, 건설 278.42%, 섬유의복 232% 등 수출과 내수가 고루 장사를 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운수창고 의료정밀 종이목재 등은 흑자로 돌아섰고 운수장비와 음식료업의 성장률도 각각 9.01%, 7.95%로 집계됐다. 반면 첨단 기술주를 위주로 한 벤처기업들의 경우 매출이 10.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4% 줄어든 1749억원에 불과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IT BT 등 신기술 분야가 탄탄한 성장기반을 다질 때까지 자동차 조선 철강 기계 등 전통 주력산업이 한국의 성장 동력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머니투데이 산업부 기자 보험 : 세계 재보험업계, 재정압박 우려 -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세계 재보험업계가 재무 구조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전날 몬테 카를로에서 열린 세계 재보험업계 콘퍼런스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이같이 밝혔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재보험사들이 투자 수익 감소와 가격 인하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지급 준비금 문제와 막대한 규모의 부채, 9.11테러로 인한 대규모 손실 등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재해로 인한 손실은 340억 달러를 기록, 전년도의 75억 달러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 가운데 세계무역센터(WTC) 붕괴와 산업화재 등의 인재는 240억 달러 규모였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머니투데이 장현진 기자

창간특집/아시아를 하나로-부산을 세계로

‘아시아를 하나로,부 산을 세계로(One Asia,Global Busan)’ 제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가 오는 9월29일부터 10월14일까지 16일동안 부산, 경남, 울산 일원에서 열린다. 지난 1995년 대회 유치이래 6년반동안 갖은 갈등과 파문속에서도 꾸준히 준비해온 대회 준비는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희망과 도약, 새로운 아시아(New Vision,New Asia)’를 대회이념으로 내걸고 지난 1951년 인도 뉴델리에서 첫 발을 내디딘 이래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부산 아시안게임을 50여일 앞두고 막바지에 접어든 대회 준비상황을 알아본다. ◇경기장 부산아시안게임에 소요될 경기장 시설은 38개 종목에 43개 경기장이 소요된다. 아시안게임 개·폐막식 등이 진행될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은 착공 7년9개월만인 지난 해 7월 완공됐으며 강서양궁경기장, 강서체육관 등 신설결기장 11곳 나며지 경기장도 지난 4월∼6월사이에 완공돼 16일간의 열전이 펼쳐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또 구덕주경기장, 부산요트경기장, 사직체육관 등 기존 경기장에 대한 개·보수도 차근차근 진행돼 26개 기존경기장과 45개 연습장에 대한 개·보수가 이미 3개월전에 마무리 됐다.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은 10만평의 부지위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설됐다. 마치 우주선이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주는 부산경기장의 지붕은 부산 앞바다의 넘실대는 파도를 본따 만들었고, 비가와도 관중석의 80%를 덮게끔 설계된 것이 특징이며 5만4천534석의 좌석이 설치됐지만 빈 공간이 많아 최대 8만명을 수용할 수있는 메머드급 경기장이다. 국제육상경기연맹 규정에 의한 1종 공인경기장으로 공인받을 전망인 400m 8레인의 육상트랙과 사계절잔디를 갖추고 있으며 경기장 둘레에 토성의 띠를 연상케 하는 폭 30m의 데크(인공광장)를 설치, 사방 어느 방향에서도 진·출입이 가능하게 설계됐다. 또 사통팔달을 의미하는 48개의 기둥과 72개의 출입구에는 벽을 없애 세계와 우주의 기까지 호흡하자는 개방성을 구현하고 있다. 지붕재료를 유리섬유로 채택해 자연채광 효과를 극대화 한 것도 또다른 특징이다. ◇선수촌 지난 6월 준공돼 42개국 1만4천여명의 선수단이 묵게 될 2천290세대 규모의 아시아드 선수촌은 부산시 해운대구 반여동 택지개발사업지구내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 2층, 지상 16∼25층으로 총 20개동이 들어선 선수촌 아파트는 부대시설로 주민복지관 1개동, 생활체육시설 1개동, 생활편익시설 4개동, 주민공동시설 1개동과 테니스장, 국기광장, 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선수들을 위한 편의 시설로는 우체국, 은행, 특사송배달, 전화국, 사진관, 세탁소, 수선실, 아마무선국 등이 있으며 디스코텍, 전자오락실, 인터넷프라자 등 위락시설과 수영장, 헬스장, 당구·탁구장, 사우나 등 건강시설과 함께 기독교, 천주교, 불교, 이슬람교 등 종교시설도 갖추고 있다. 또 선수·임원들이 이용하게 될 식당은 동시 3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임시 시설을 설치하여 개촌기간중 5일주기 메뉴로 1일 5천500칼로리 이상의 식단을 편성하여 카페테리아식으로 24시간 운영함으로서 선수들에게 최상의 컨디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 선수촌 문화행사는 9월26일부터 10월14일까지 열리며 우리전통을 알리는 고전무용과 한국문화전시 등이 준비돼 있으며 각종 영화상영도 준비하고 있다. 오는 9월23일부터 10월17일까지 25일간 운영될 선수촌에서는 각국에서 온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 4천500여명에 이르는 운영인력이 투입된다. ◇대회 운영 지난 해 12월 직제를 2차장 8본부 26실부 450명 체제로 최종 개편한 부산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는 38개 경기종목의 418개 세부종목별 경기일정을 수립했다. 각 종목 경기 진행 규정 등을 담은 경기기술규정집도 발간했다. 각국 참가엔트리는 단체엔트리는 지난 4월30일까지, 개인종목은 7월1일까지 접수를 받았으며 최종엔트리는 8월30일에 마감한다. ◇선수단 규모 이번 부산아시안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사상 최초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 43개 회원국이 모두 참가한다는 점이다. 회원국 중 유일하게 불참할 것으로 여겨졌던 북한이 지난 4일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아시안게임 출전을 합의함에 따라 부산아시안게임은 역사상 가장 많은 참가국에 선수단 역시 북한 선수단을 포함 1만2천여명에 이르는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부산아시안게임조직위는 축구, 농구, 배구 등 구기종목의 파견 가능성이 높아 북한 선수단의 규모가 임원과 심판을 포함해 지난 방콕대회 파견인원(301명)보다 많은 350명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직위는 북한의 참가결정에 따라 북한 선수단 전용차량을 운행하고 숙소를 확보하는 한편 선수단의 안전에도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문화 행사 부산아시안게임의 문화행사는 5개의 장르로 나누어 치뤄진다. 첫번째는 ‘국제이벤트 한마당’으로 국제영화제, 비엔날레, 바다축제 등이 펼쳐지며 두번째는 ‘아시아교류 한마당’으로 아시안위크, 아시안연극제, 청소년캠프 등이 열린다. 또 세번째는 ‘한국의 문화향연’으로 국립발레단공연, 한국의 문화이미지 전시, 탈전시, 아시안게임 경축 공연 등이 준비돼 있고 네번째는 ‘부산의 예술과 축제’라는 제목으로 부산소재 창작예술, 문화예술행사, 축제 등이 펼쳐진다. 마지막 다섯번째는 ‘선수촌 문화 한마당’으로 각종 공연, 전시, 영화상영 등이 펼쳐져 선수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지난 1월부터 부산시 및 문화예술단체 전문가 24명으로 아시안게임 문화축전위원회가 구성돼 대회를 전·후해 각종 문화행사를 준비해 왔다. ◇개·폐회식 9월29일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펼쳐질 개회식은 5천500명의 출연진이 동원돼 ‘아름다운 만남’이란 주제로 펼쳐진다. 부산의 고대문화권인 가야국의 김수로왕과 허황옥의 만남을 재현하면서 또 하나의 역사적 만남이 가져올 아시아의 희망찬 미래를 그려낼 예정으로 36억 아시아인이 부산에서 만나 하나의 아시아를 만들자는 염원이 담겨 있다. 10월14일 저녁 7시부터 1시간20분동안 ‘귀향’이란 주제로 펼쳐질 폐회식은 4천500여명의 출연진이 동원되며 16일간의 축제를 끝내고 돌아가는 참가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또한 대회에 참가한 아시아인들이 부산을 찾은 철새처럼 편안하게 머물다 고향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부산사람들의 마음이 담아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새도래지인 부산의특성을 살려 골연을 펼칠 예정이다. ◇자원 봉사 자원봉사자는 3만7천여명의 신청을 접수해 1만1천여명에 대한 교육을 마쳤으며 최종적으로 1만8천명을 선발, 지난 2월 발대식을 갖고 지난 달말까지 직무교육을 받은 뒤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수송·교통 대책 대회 기간 선수단 수송 및 교통 대책도 마련돼 있다. 모두 2만1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선수 임원 수송을 위해 차량 1천500여대와 운전요원 3천600여명을 확보했으며 공항과 선수촌 등 7개 모터풀을 운용하게 된다. 교통 시설의 경우 8월중으로 지하철 2호선 전 구간이 개통되며 대회 기간에는 부산 전지역에서 자가용 승용차 2부제와 출퇴근 시차제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개·폐회식을 전후해 아시아드 주경기장 인근에 일방통행을 실시하고 차량진입을 통제하게 된다. 대회 기간 시내버스 노선조정이 이뤄지며 주요 경기장으로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한편 북한의 참가 결정으로 부산아시안게임을 빛낼 성화도 다음달 5일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동시에 채화돼 7일 판문점에서 합화(合火)한 뒤 8일 의정부시를 출발해 16개 시·도 869구역, 4천240㎞를 달려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 점화된다. /정민수기자 jms@kgib.co.kr

창간특집/경기일보에 바란다

경기일보사는 경기인천지역 언론사 중 최초로 모범 교직원과 공무원들의 공로를 기리고 격려하기위해경기사도대상과경기공직대상을 제정, 시상하고 있다. 본보는 지난 90년 후학양성을 위해 헌신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공로를 기리기위해경기사도대상을 제정한데 이어 지난 94년에는 공직발전 및 대민봉사행정을 펼치는 모범공무원들을 격려하기위해경기공직대상을 제정했다.해를 거듭하면서 경인지역 공직사회에서 최고로 권위있는 상(상)으로 자리매김한경기사도대상(제13회)과경기공직대상(제8회)는 그동안 200여명에 달하는 영광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창간 14주년을 맞아 사도대상과 공직대상을 받은 영광의 역대 수상자들로 부터 그동안 경기일보를 지켜본 어제와 오늘에 대한 질책과 격려, 그리고 내일에 대한 충고와 바램 등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주양원(수원시 건설교통국장. 제1회 공직대상 지역개발부문)경기인천지역의 언론문화를 선도하고 지역사회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경기일보의 창간 1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경기일보는 그동안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역사의 한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기위해 밤낮없이 현장을 발로 뚜며 지역주민들에게 생생한 정보를 전달해 줬습니다. 이같은 노력이 창간 14년만에 경기인천지역의 여론을 선도하는 지역주민의 대변지로 탈바꿈을 가능케 했다고 봅니다.특히 경기일보는 경인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불우한 이웃들의 고충을 대변하고 사회의 병폐와 부조리를 고발하는 한편 대안까지 제시하는 등 밝고, 맑고,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 왔습니다.공직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어준 경기사도대상과 공직대상에서 부터 월드컵 현장의 열기를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등 향상 지역주민의 곁에서 주민들과 함께 희노애락을 호흡했다고 생각합니다.감동적이고 한국민을 하나로 묶은 2002년 월드컵대회가 끝나고 이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현 시점에서 지역 대표언론인 경기일보에 소박한 바램이 있습니다.불우한 이웃의 삶을 따뜻하게 조명, 대변해 주고 사회부조리와 병폐 등을 고발할 때는 진정으로 지역주민을 위하고 공익을 대변하는 것 인지를 다시한번 되돌아 본 뒤 보도를 했으면 합니다. 김석희(수원교육청 장학사. 제 5회 사도대상 보람상)경기인천지역의 자랑, 경기일보의 창간 1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지난 14년간 지역주민들과 함께 기쁨과 아픔을 나누며 자라온 경기일보는 저의 14년지기입니다.때문에 저는 매일 아침 잉크내음이 가득 밴 경기일보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경기일보는 경기인천지역 곳곳을 누비며 각종 지역소식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해 주기 때문입니다.어제의 경기일보는 지역주민의 다양한 욕구를 분출해 내며 이웃의 따스한 마음을 이어주는 진솔한 대변인이었습니다.창간한 지 불과 14년된 소년 언론이지만 그동안 주민들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되는데 충실해 이제는 경기인천지역 주민들의 친근한 벗이 되었습니다.앞으로도 지역의 각종 정보제공은 물론 그늘지고 소외된 곳에서 생활하는 이웃과 남모르게 봉사하는 따뜻한 미담 등을 적극 보도해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특히 국가의 원동력은 교육의 샘에서 우러나듯이 으뜸 경기교육의 실현을 위해 학생의 고운 꿈, 교사의 긍지, 학부모의 믿음이 생기도록 힘찬 글로 격려해주기를 바랍니다.특히 때로는 가슴 아픈 실수보다 다수의 우수한 모습을 부각시켜 교육자의 어깨가 든든하게 되도록 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교육을 사랑할 줄 아는 경기일보, 사회를 바르게 이끌어 갈 선진경기의 빛줄기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이근환(경기도 교육삼락회장제1회 사도대상 초등부문 대상)경기일보가 벌써 창간 14주년을 맞았다니 세월의 빠름을 실감케 합니다. 우선 14년이란 비교적 짧은 기간에 경기인천주민의 대변지로 자리매김한 경기일보의 창간기념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한 경기인천지역 정보지로서 올바른 언론창달에 앞장서며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로 독자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데 대해 경하하는 바입니다.본인은 경기일보가 제정한 제1회 사도대상을 받은 사람으로서 경기일보와 함께 한 지난 일들을 돌이켜 보니 감혜가 새롭습니다.정론위민(正論爲民)으로 지역주민의 삶의 질향상을 위한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의 지식기반 구축을 위해 견인차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경기일보의 노력을 지역주민들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급변하는 21세기는 정보화문화의 세기라고 합니다. 때문에 국제적인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가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기입니다. 따라서 언론의 역활 또한 그만큼 중요한 때입니다. 아무쪼록 독자들에게 올바른 사실만 알려주고 시시비비를 정확히 가려내 독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하는 길잡이 경기일보가 되도록 힘써 주기를 바랍니다. 또한 경기일보가 부정과 부패가 없는 깨끗한 사회건설을 위한 목탁과 어두운 곳에 희망을 주는 횃불의 역할을 다하길 기대합니다.박화복(부천시 소사구 사회복지과, 제4회 공직대상 주민복지부문)경기일보의 창간 14주년을 축하하며 지방화시대를 맞아 경기인천지역의 제1언론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지방신문의 중심으로 자리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지난 14년동안 시민의 대변자로서 지역여론을 올바로 수렴하고 지역주민의 동반자로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음은 물론 주민복지증진을 위해 헌신해온 경기일보 가족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격려를 보냅니다.우리나라는 올해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역량을 전세계에 보여줬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주변에는 사회로부터 소외돼 질병과 가난, 장애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웃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정부도 소외계층의 복지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경기일보가 어려운 이웃들의 삶을 성실하고 꼼꼼하게 비춰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이끌어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친구요, 안내자요, 동반자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합니다.또한 경기일보의 지면을 통해 사건사고보다는 대가없이 남을 도와주고, 봉사하는 사람들의 따듯한 사랑과 정이 흠뿍 담긴 미담기사를 많이 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언제나 지역주민과 함께 하면서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고 지역주민으로 부터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언론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김학배(화성경찰서 정보과 제2회 공직대상 경찰부문) 경기일보의 14번째 생일을 축하드립니다.경기도에는 여러 지방지가 발행되고 있지만 주체성을 잃고 남의 기사를 인용하거나 그대로 베껴 보도하는 일부 언론으로 인해 지방지의 위상이 크게 떨어지고 독자들로 부터 외면을 받곤 합니다.그러나 경기일보는 독자들이 믿을 수 있는 일간지로서 하루하루 일취월장해 경기인천지역의 대표신문으로 자리매김, 밝은 미래를 가늠케 하고 있습니다.저는 95년 제2회 경찰부분 경기공직대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지만 저보다도 더 음지에서 일하는 경찰관이 많아 본상에 누가 되지않도록 수상전보다 더욱 업무에 충실했지만 가끔은 부끄러움을 느끼곤 했답니다.우리 경찰은 이따금 크고 작은 실수로 언론 등으로 부터 질책을 받곤 하지만 국민을 위한, 국민의 경찰로 거듭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앞으로 경기일보는 인기에 영합하는 기사, 기사를 위한 기사보다는 있는 사실을 올바르게 적시하여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타산지석의 마음가짐으로 보도를 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무심코 내발에 차인 돌맹이 하나가 상대편에 따라서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가장 기본이 되는 철학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경기인천의 정론지로 우뚝 선 경기일보의 창간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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