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어른들이 식사하시는 자리에 가면, 꼭 빠지지 않는 것이 술이다. 굳이 우리 주변이 아니더라도 저녁시간 식당에 가보면 식탁에 술잔이 없는 곳이 없다. 취기가 돌아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자신도 모르게 웃고 화내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 평생 술 한번 먹어본 적이 없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 내가 과연 커서 저걸 마셔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소수에 불과한 것은 아니다. 최근 무알코올 음료의 소비량은 점점 늘고 있다. 무알코올 국내 시장은 2014년에는 81억원에 가까웠던 반면에 2021년에는 2.5배 이상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술을 많이 찾게 되자 생긴 결과인 듯싶다. 비대면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이 늘면서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인 무알코올을 제조하는 주류회사도 덩달아 호황을 누린 것이다. 앞으로 무알코올 시장은 줄어들지 않고 더 늘어날 것이다. 술을 가볍게 즐기고, 건강과 체력을 지키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이미 2025년에는 2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어떨까. 일본의 상황 역시 우리와 비슷했다. 일상적으로 술을 마신다는 사람이 8천만명 기준으로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일본의 주류 문화는 점점 ‘취하지 않는 게 좋다’라는 인식이 대세다. 특히 20대 남성 쪽에서 그런 경향이 많았는데 1999년에서 2019년 사이에 술을 마시는 20대 남성의 비율은 34%에서 13%로 격감했다. 옛날에는 술을 마시면서 알코올에 취해 슬픈 일도, 힘든 일도 잊어버리려 했다면, 지금은 내일을 걱정하는 사람과 술자리의 분위기를 즐기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소비 분위기에 따라 일본의 주류 회사 역시 무알코올 음료를 팍팍 내보내고 있다. 일본과 우리나라를 보면서 점점 알코올보다는 무알코올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주류 문화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무알코올은 이제 대체품이 아니라 선택지가 된 사실은 분명히 알 수 있다. 무알코올의 성장은 주류 회사들이 새로운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이라는 점에서 소비자에게도 기업에도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술은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이자 재앙이라고 생각한다. 술은 인간과 함께 오랜 세월을 보냈다. 신화까지 친다면 정말 아득한 세월을 같이 보냈음에 틀림없다. 디오니소스는 사람들에게 술을 건네며 근심과 걱정을 덜어내길 바랐을지도 모르지만, 항상 뭐든지 바라는 대로 이뤄지기는 힘들다. 근심과 걱정을 한 꺼풀 한 꺼풀 덜어내다 보면 마침내 이성까지 덜어내는 게 술이다. 많은 신화 속 이야기와 역사에 기록된 이야기들. 그리고 멀리 가지 않아도 보이는 술에서 비롯된 비극은 아직도 이어진다. 망각은 면죄부가 될 수 없기에 비극은 이어진다. 술이라는 것은 분명 좋은 것이지만, 조금만 다르게 보아도 나쁜 관점이 수두룩 하다. 세상이 좋아졌기에 무알코올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곤 했지만, 좋은 세상에서도 잊고 싶은 일은 있는 법이다. 소외 받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최고의 망각제, 무알코올이 분명 술을 밀어낸다고 해도 여전히 술은 남아 있을 것이다. 언젠가 평화로운 세상에 그늘이 드리울 때 술은 다시 한번 화려한 복귀식을 마칠 것이다. 그렇기에 술은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이자 재앙, 그리고 영원히 망각이라는 선물을 주며 인간을 따라다니는 그림자라고 생각한다. 술은 사람들이 힘든 일을 잊기 위해서 마신다고 생각한다. 알코올이 가져다주는 ‘망각’의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면 할수록, 그 당시 세대들이 힘든 일을 많이 겪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버블 경제와 IMF. 힘든 시기를 겪은 사람들은 이를 잊기 위해 간단하고도 금지되지 않은 술을 찾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무알코올이 대세인 이유는 과거보다 조금은 상황이 나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술을 마시며 잊는 것보다는, 잊지 않고 오늘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이다. 마시지만 마시지 않는 사람들. 무알코올. 시원한 탄산처럼 오늘 하루도 톡톡 튀는 기억을 남기길 바란다. 박무관 수원 장안고
경기도특수교육연구회는 나눔, 소통, 배움이 있는 학교 밖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을 통한 특수 교육의 내실화, 교수 학습 자료 개발 및 보급을 통한 특수 교육 전문성을 신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의 등장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특수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수 학습 활동 방안, 자료 개발 협의 등을 통해 연구회 활동 및 방향성을 비대면 활동에 중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2022년 교수학습분과에서는 특수 교육 대상자를 위한 그림책 활용 수업 활동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진로직업분과에서는 특수 교육 대상자를 위한 고교학점제 운영 내실화라는 주제로 협의 및 자료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다양한 자료를 학교 현장에 개발 및 보급함으로써 실용성 있게 사용될 수 있도록 나누고 있다. 매월 1회 분과마다 전문적학습공동체 모임을 갖고 소통하고 있으며, 강사를 초청하거나 연구회 회원 사례 나눔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있다. 또한 매월 1회 분과별 활동에 대한 임원진 협의회를 통해 함께 보완하고 모색해 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6월과 9월에는 공모 연수를 실시해 특수 교육 대상자를 위한 그림책 및 진로 활동의 실제라는 강의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서 전문 강사를 초청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 방안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다. 배움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 선배가 있다는 것, 후배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배우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특수 교육 대상자 학생들이 행복하게 생활하면서 교사들과 오감만족을 느끼며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들을 위해 늘 함께하는 연구회가 되고 싶다. 강혜원 간사(이천 다원학교)
요즘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는 바야흐로 ‘메타버스 열풍’에 빠져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상 공간으로 현실 세계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메타버스는 처음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후 메타버스 관련 논문, 서적, 상품, 플랫폼 등이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메타버스는 미래 시대를 이끌어갈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기까지 했다. 현실 세계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교육, 문화, 정치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들을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가상현실에서 실현한 메타버스 기술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는 메타버스 기술의 실체와 여러 제약에 대해 좀 더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 ■ ‘신기술인 척하는’ 메타버스 기술 현재의 메타버스 기술은 과거의 기술과 다른 신기술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아직은 메타버스 기술이 기존과 차별화되는 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는 애플리케이션 ‘제페토’를 예로 보자. 본인을 나타내는 아바타를 이용자 마음대로 꾸미고, 이용자 간 상호 소통이 가능하며 함께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주요 기능이다. 그러나 이미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등의 게임에서 캐릭터 제작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 간 상호 소통은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에서 제공하는 기능이다.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콘텐츠에 적용하고 신세대에 맞춘 마케팅을 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최근 ‘메타버스를 활용했다’며 홍보하는 프로그램들은 이미 개발된 요소들을 모아서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상당수다. 최근 메타버스 기술만을 사용해 가상 공간에서 진행된 콘서트의 생방송 시청자가 11만명을 기록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이미 현실에서 개최되는 공연, 콘서트 규모에 견줄 만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다가가기 어려운 메타버스 세계 다만 이번에도 발목을 잡는 요소는 바로 기술이다. 앞선 사례와는 정반대로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고급 기술들을 사용한 메타버스 프로그램들은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신기술의 예로 든 VRChat의 차별화 요소는 사용자가 현실에서 하는 동작을 인식하고 아바타로 구현시킨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에 필요한 VR 기기와 전신 트래커 장비의 가격은 단순한 유흥이 목적인 대다수 사용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기술 외에도 아직 제공되는 콘텐츠의 장르와 내용이 한정적인 것도 문제점으로 꼽을 수 있다. 종합해 보면 아직은 상용화와 접근성 문제로 메타버스와 가상 세계는 선뜻 다가가기 어렵다. ■ 가상 세계에서의 윤리적 쟁점 앞에서는 기술적 문제들을 주로 지적했는데, 인문학적인 관점에서도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가상 공간,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범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사람에게 저지른 범죄와 아바타를 향한 범죄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하는가, 처벌 규정과 수위를 정할 관리자는 누구로 둘 것인가 등의 현실 세계에서 법을 처음으로 제정할 때 했던 질문들을 가상 현실에서도 해 봐야 한다. 메타버스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사이버 폭력과 사이버 성범죄도 더 구체화되고 빈번해질 위험이 크다. 글자로만 나열됐던 욕설과 온라인 그루밍이 아바타의 동작과 말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타버스 공간은 단순한 신기술 체험장이 아니라, 서로가 소통하고 교류하는 커뮤니티 공간이라는 것을 제작사와 특히 사용자들이 잘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앞서 던졌던 질문들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돼야 할 것이다. 김수안 용인 신릉중
파주의 유일한 고교 야구팀인 율곡고등학교(교장 이병춘) 야구단이 일천한 창단 기간에도 불구하고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두며 전국 고교야구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2013년 11월 창단한 율곡고 야구단원들은 창단 4년 만인 지난 2017년부터 매년 프로야구에 지명되는가 하면 명문대 등 대학입시에도 전원 합격하는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율곡고에 따르면 창단 당시 전국 고교야구 60번째 팀이었던 율곡고 야구단은 초대 감독이 탄탄한 기본기를 닦아 놓았다. 이어 2015년 2대 감독으로 부임한 문용수 감독(성남고·경희대) 체제 이후 전국 4강, 프로야구 진출 등 국내 명문고 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호성적을 내며 파주시의 자부심이 되고 있다. 실제로 율곡고 야구단은 지난 2017~2022년 등 최근 6년 동안 국내 프로야구 명문팀인 NC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되는가 하면 KT, 두산 그리고 올해 김시온 선수가 삼성라이온즈에 호조건으로 입단하는 등 매년 1~2명의 투·야수 선수들이 프로야구 스카우터들의 표적이 되고있다. 율곡고 야구단의 프로야구 진출은 황금사자기 전국 4강 등 전국 고교야구대회에서 최소한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가 하면 최근 경기도내 주말리그 3년 연속 우승 달성 등 빼어난 성과에 비례하고 있다. 또 학년별로 15명 정도의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는데 창단 이후 3학년생들은 명문대학 등 전국 대학에 100% 진학하는 입시율을 나타내며 학부모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있다.이처럼 창단 내력이 일천한 율곡고 야구단의 프로 진출과 대학 진학100%를 나타내고 있는 비결은 뭘까. 최창섭 대표(㈜한강모터스) 등 학부모들은 “율곡고 건학이념인 ‘효충학행’이라는 율곡 이이 선생의 가르침을 실천한 것이 그 비결”이라고 손꼽는다. 율곡고 야구단이 타 야구 명문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훈련 환경과 재정 지원, 얇은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문용수 감독의 지도 아래 부모에게 효도, 학업 집중, 운동을 겸비한 지덕체로 똘똘 뭉쳐 위업을 달성한 것이라는 것이다. 문 감독은 “율곡고 야구단은 내년도 경기도 주말리그 4회 연속 우승 달성과 전국 대회 8강 이상을 목표로 삼고 파주 파평체육공원 야구장에서 선수들이 땀을 흘리고 있다”며 “고교야구 불모지인 파주시의 최고 자랑거리가 되기 위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선수가 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파주= 김요섭기자
잠원중학교(교장 이종석) 학생들이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2022년 식품산업진로체험 아이디어경진대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잠원중학교 김예슬, 최성우, 이하진, 조민기 학생으로 구성된 ‘흰꽃’(점박이 무지)팀은 지난 8월부터 이달까지 진행된 진로캠프, 현장체험, 사전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아 중·고등부 상위 10개팀에 선정됐다. 학생들은 달걀을 식용 애벌레로 대체해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수요자를 공략한 고단백 디저트 ‘식용애벌레를 활용한 휘낭시에’를 개발해 이번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이종석 교장은 “식품산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노력이 있었기에 이번 상은 더욱 뜻깊다”면서 “이러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많은 경험을 하고 진로 선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산업 진로체험 아이디어 경진대회는 진로체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식품아이디어 우수사례 발굴 및 진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매년 시행되고 있다. 한수진기자
그림들이 살아 움직일 수 있을까. 내 대답은 ‘그렇다’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기 위해 책 한 권을 소개하려고 한다. ‘90일 밤의-미술관’ 이다. 이 책은 Day 1, Day 2 등 Day로 나눠 미술관에 전시돼 있는 그림을 자세하게 보여주며, 미술 세계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은 총 6개로 나눌 수 있다.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독일, 그 외 지역 등 다양한 나라, 지역의 90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림 감상을 잘할 수 있도록 그림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책이다. 그림과 관련된 이야기를 자세히 해주니 더 솔깃해지고, 더 깊게 알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 책을 읽고 나서 제일 기억에 남는 두 작품이 있다. 첫 번째로 기억에 남는 작품은 영국의 작품 ‘휘슬 재킷’이다. 이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이름은 ‘조지 스러브스’다. 그림에는 말이 한 마리 등장한다. 작품에선 말의 눈동자와 근육이 특히 눈에 띄었고, 마치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이처럼 말을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림 설명을 보면, 이 작품을 그리기 위해 화가는 18개월 동안 말을 관찰했다고 한다. 그림 하나를 그리기 위해 18개월이라는 시간을 쓴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층 더 깊이 있는 작품으로 다가왔다. 두 번째는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의 작품 ‘1808년 5월3일’이다. 이 그림에는 이야기가 있다. 1808년 5월2일에 프랑스군에 항거하는 마드리드 시민의 봉기가 잔인하게 진압됐다. 그리고 다음 날인 5월3일 새벽, 프랑스군은 봉기 주동자들을 프린시페피오 언덕에서 처형했다. 그림에는 벽 쪽에 서 있는 많은 사람들과 그 앞에 총을 들고 있는 프랑스군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림 한 편에는 흰색 옷을 입은 채 두 팔을 벌린 사람이 있는데, 당시의 분위기가 느껴지면서도 색감을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소개된 여러가지 그림들은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딱딱하게 느껴지는 그림들도 있고, 주인공이 살아 움직일 것 같은 그림도 있다. 그림이 어떻게 살아 움직일지 생각하며 읽으니 더 재미있었다. 여러 작품에는 작가만의 개성이 담겨 있어 같은 방법으로 그렸어도 그림이 다르다. 그림을 통해 작가의 개성과 그 시대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림은 곧 나(화가)를 소개하는 글 같다. 예로 앞서 말한 ‘휘슬 재킷’을 보면 하나의 완벽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정성을 쏟아부었다. 이처럼 글 대신 그림으로 나를 소개하는 것 같아 재미있고 신기하다. 원래는 미술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그림들과 놀다 온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그림 감상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 모두 이 책을 읽어 보면 좋겠다. 미술에 대한 지식도 쌓을 수 있고, 그림들과 함께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허희선 양평 새이레 기독대안학교
이번에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지나갔다. 태풍이 오기 전날에는 30분 간격으로 재난 문자가 전송됐다. 필자가 거주 중인 수원은 전날 비바람이 불었지만 다음 날 아침에는 햇살과 새소리가 반겨줬다. 이렇게 모든 태풍이 내가 겪었던 것처럼 아무런 피해 없이 지나가면 좋겠지만, 조금은 헛된 바람처럼 들리는 것 같다. 이 같은 자연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는 지구,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뉴스를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가 있다. 바로 ‘과학자들의 반란’이다. 말이 반란이지 사실상 파업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과학자와 기후학자들은 독일, 나이지리아 등 전 세계에 퍼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의 반란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기후 위기’. 과학자와 기후학자들은 지금 지구는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외치고 있다. 지구의 온도는 이미 한계를 넘어 다시 떨어뜨릴 수 없고, 곧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재앙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재앙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인도에서는 번개로 매년 수천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번개와 기후 위기, 얼핏 들으면 연관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히 기후 위기와 번개는 관련이 있다. 육지와 해수면의 온도가 상승하면 상공이 따뜻해지고 번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에너지가 더 많이 생겨난다. 인도의 기온이 더 오르고 환경 오염이 가속화 될수록 번개는 더욱 몰아칠 것이다. 과학자들이 이러한 ‘반란’에 동참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아무리 논문을 써서 증명하고, 복잡한 자료들을 만들어 내도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태풍이 지나가고 그 여파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아도 우리는 결국 잠깐 동정심과 안타까움 만을 느끼고 끝난다. ‘빙하가 녹아서 북극곰이 힘들어한다는데 에어컨 좀 적당히 틀어야지’ 이런 마음이 들어도 곧 무더위에 잊어버릴 것이다. 기후 위기는 우리 코앞에 있다. 우리는 이미 여러 번 경고를 받았다. 수많은 자료와 영상을 봤다. 무더위와 태풍을 겪었다. 외양간은 이미 무너질 조짐을 보이지만 우리가 ‘아차’ 하며 서둘러 고쳐보려 해도 이미 소는 멀리 떠나간다. 소 없는 외양간이 무슨 소용인가. 온도를 내릴 수 없어 죽어가는 지구에 뒤늦은 노력은 무슨 소용인가. 우리가 예측하는 미래 지구의 모습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으로 이미 망가졌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다고 그대로 방관하자는 것은 아니다. 당장 내일 죽는다고 해도 가만히 있지는 않는 것처럼 우리도 최소한 다음 세대에 좀 더 나은 미래를 선사할 수 있도록, 우리가 보는 미래의 지구가 좀 더 푸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미래의 내가 보는 우리의 지구가 여전히 푸르게 있기를 바란다. 박무관 수원 장안고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임태희)이 다음 달 4일까지 도내 학생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실천 문화 확산을 위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실천 행동 댓글 달기’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도내 초·중·고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이끌어내기 위해 마련됐다. 환경부가 만든 ‘기후행동 1.5℃ 앱’을 통해 진행될 예정으로 학생들이 제안한 의견은 2023년 경기 생태전환교육 정책 수립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현숙 도교육청 융합교육정책과장은 “이번 행사는 교육공동체가 일상에서 생태전환을 실천하는 계기를 마련하려는 것”이라며 “모든 학생이 기후 위기 대응 인식을 더 높이고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기후행동 1.5℃ 앱’에 가입하고 이벤트 메뉴로 들어가 도교육청 학생 인증을 받은 후 탄소중립 실천 방법을 댓글로 달면 된다. 김경희기자
곡란초등학교(교장 홍순심)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아 도전하는 ‘2학기 행복주간’을 운영했다. 지난 5월에 개관한 꿈마당 체육관 및 운동장, 각 교실과 특별실 등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1학기 행복주간 운영 평가 결과를 반영해 학생들이 더욱 자유롭고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학생 참여 중심 프로그램으로 계획됐다. 12일과 13일에는 꿈마당 체육관에서 모든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하며 정직한 스포츠 정신과 협동, 단결로 하나되는 학년군별 체육대회가 진행됐다. 14일에는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주제로 교과서 속 음악 연주와 학생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메들리, 오케스트라로 편곡된 대중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행복주간 기간 동안 곡란초 중앙현관에는 전교생들의 꿈과 소원을 담은 소망나무도 전시됐다. 또 각 학급에서는 수공예물품 만들기 및 전시, 코로나 19를 겪은 친구, 가족, 이웃들에게 응원의 편지 쓰기, 소프트웨어(SW)교육, 학년 특성을 살린 특별 교육과정 등이 운영됐다. 보건실에서는 전교생들의 건강한 일상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인바디 측정 및 결과 분석,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바람직한 일상생활 안내를 진행하기도 했다. 홍순심 교장은 “행복주간을 통해 곡란초 모든 학생들이 즐겁게 꿈꾸고 신나게 도전하는 행복한 어린이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포=윤덕흥기자
사진을 찍어본 적이 있는가. 여행을 갔을 때, 맛있는 음식이 나왔을 때,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등 사람들은 중요한 시간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사진을 많이 찍는다. 사진을 찍음으로써 추억을 간직할 수 있고, 더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으며 이는 사람들에게 큰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핸드폰 카메라가 발달하고 SNS가 보편화되며 사람들에게 사진은 특별한 것이 되기에는 너무 흔해져 버렸다. 눈을 돌리면 어디서든 사진을 볼 수 있다. 필름 카메라나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아닌 디지털 카메라는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게 해줬지만, 너무 쉽기 때문에 오히려 가치를 잃어버리게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사진은 가치 있기에는 너무 흔해진 것일까. 우선 사진의 사전적 의미는 ‘물체를 있는 모양 그대로 그려 냄, 또는 그렇게 그려 낸 형상’이다. 앞서 말했듯 사람들은 사진을 통해 순간을 간직하고 떠올릴 수 있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특성 때문에 그 순간을 간직한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진이 흔해지면서 간직할 수 있는 순간은 너무 많아져버렸고, 이에 따라 사진은 이제 가치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이 의견은 흔한 것에 대한 중요성은 잊어버리게 되며 순간은 그 순간 그대로의 가치가 있을 뿐이라는 근거가 뒷받침되며 더 커져 갔다. 너무 많은 순간을 멈췄기 때문에 이제는 멈춰서 간직하기보다는 그 순간을 즐기는 편이 오히려 낫다는 말이다. 하지만 너무 많기 때문에 가치가 없다는 주장은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된 존재를 가치 없는 것으로 전락시키기에는 너무 빈약하다고 생각한다. 사진은 너무 많기 때문에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다. 예를 들어, 글을 인쇄하고 정보를 전달하며 다양한 형태로 변형하기 유리한 ‘종이’는 우리 생활에서 아주 흔한 물건이다. 길에서는 버려질 게 뻔한 광고를 종이에 인쇄해 마구 뿌려대고,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그 종이를 버린다. 하지만 이것이 종이가 가치 없는 물건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종이는 그 위에 새겨지는 정보에 따라서 가치가 결정되며, 이러한 가치는 사람마다도 기준이 다르게 매겨진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사진은 어떤 그림을 담느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고, 이것은 수가 많거나 적음과는 관계가 없다. 과거에는 카메라가 보편화되지 않았고, 찍을 수 있는 사진의 수도 적었으며 매우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기에 사진은 희귀했다. 기술이 발달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사진의 수와 종류는 많아졌지만, 이는 결코 사진이 의미 없는 것이라는 뜻이 아니다. 그 수가 적고 희귀하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 수가 많고 희귀한 것이 아니라고 해서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가보지 못하는 곳의 상황을 생생히 전달해주고 모르는 내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는 의미를 가진 사진은 그 수에 관계없이 가치 있다. 어떤 사물의 가치를 판단할 때, 그것의 희귀함보다는 가진 의미에 대해 고려해보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 아닐까? 정서현 수원 영덕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