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마지막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독일의 원로작가 귄터 그라스(72)는 정치적으로 인도주의와 진보에 몰입한 전후 독일 작가 세대의 대표적 인물이다. 1927년 발트해 연안의 항구도시 단치히(현재는 폴란드의 그다니스크)에서 식료품가게를 하는 소시민의 아들로 태어난 그라스는 어린 시절 나치 출현과 2차 세계대전을 목격하며 성장했고 실제로 전쟁에 참전, 연합군의 포로가 되기도 했다. 광산 노동자로 일하기도 했던 그라스는 문단 데뷔 전 전 파리에서 조각가로 활동했으며 1955년 처음으로 시와 소묘를 모아 책을 펴냈다. 4년후 그라스는 제3제국 시절 동프러시아를 배경으로 성인이 되기를 거부하는 한 아이의 눈을 통해 한 가정의 힘겨운 가족사를 풍자적으로 묘사한 ‘양철북’을 발표,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그는 이후 게오크 뷔흐너 상, 토마스 만 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으며 현실 정치에 대해서도 예리하고 거침없는 충고를 던져 독일 사회의 원로로 추앙받고 있다. 그라스는 ‘양철북’ 이후 ‘고양이와 쥐’(1961), ‘개들의 시절’(1963)를 발표했으며 1969년에는 훗날 소심한 개량주의자로 변신한 젊은 혁명가의 소아적 호전성을 주제로 다룬 ‘국부마취를 당하고’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 ‘어느 달팽이의 일기’(1972), ‘두뇌의 산물-독일인들이 멸종한다’(1980), ‘광야’(1995)를 발표했다. 시집으로는 ‘풍향계의 장점들’ ‘궤도의 삼각선’이 있다. 그는 1969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절대적 목표를 정해 놓으려는 어떤 신념도 공격할 정도로” 모든 종류의 이념을 혐오하는 인도주의자라고 규정했다. 60년대 소비자운동과 독일 젊은이들중 일부를 열광시켰던 혁명적 폭력에 대해서도 비판을 아끼지 않았던 그라스는 독일내 핵미사일 배치에 반대하는 호전적 평화주의자였으며 사민당(SPD)의 비판적 지지자였다. 지난 30일 스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경기도박물관(관장 장경호)이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사회교육 프로그램인 제6기 박물관대학이 지난달 29일 문을 열었다. 이날 개강식에는 당초 모집 수강생 200명과 대기등록자뿐만 아니라 등록을 하지못한 미등록자까지 대거 청강하는 등 큰 호응을 보여 전통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의를 실감케했다. 박물관대학은 경기도박물관이 지난 97년부터 상·하반기 2회에 걸쳐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전문화(畿甸文化)와 전통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소양을 쌓아 체계적이고 현대적인 안목으로 이해하도록 8주∼9주간으로 진행되는 단기특강이다. 전반기는 경기도를 중심으로한 기전문화의 이해를, 하반기는 한국 문화사의 분야별 주제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있는데 제1기 ‘경기문화의 이해’,제2기 한국의 불교문화, 제3기‘한국의 선사문화와 경기도’,제4기 ‘한국의 전통회화’, 제5기 ‘경기도의 고대문화’를 주제로 모두 8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해 왔다. 이번 제6기는 ‘한국의 건축’를 주제로 열리는데 이는 올해가 ‘한국 건축문화의 해’여서 더욱 더 큰 의미가 있다. 개강 첫날 장경호 경기도박물관장의 ‘한국의 전통건축’에 대한 강의를 시작으로 ▲6일 고려대 주남철 교수의 ‘고대의 주거문화’, 교원대 정영호 박물관장의 ‘석조건축과 탑파’▲13일 동국대 김동현교수의 ‘한국의 목조건축’, 경기대 김동욱 교수의 ‘한국의 성곽건축’ ▲20일 경주대 이강근 교수의 ‘한국 고대 불교건축에 대한 이해’, 정재훈 한국문화재보호재단 발굴조사업단장의 ‘한국 조경의 특성’ ▲27일 수덕사·추사고택 답사 ▲11월3일 부산대 장영훈교수의 ‘한국의 풍수지리와 건축’ ▲11월10일 장순용 삼성건축사사무소장의 ‘궁궐건축의 변화와 특징’, 성균관대 이상해교수의 ‘유교문화와 한국의 전통건축
교내 음악활동을 통해 그 능력과 자질을 다져오면서 대내외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삼일상업고등학교(교장 배용제)가 개교 96주년을 기념해 제16회 삼일음악회를 10월7일 오후7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한다. 활발한 음악활동으로 지역사회의 문화를 풍성하게 만드는데 큰 일익을 담당해 온 삼일상고 음악부는 매년 우수한 음학대학의 높은 진학율과 더불어 음악인 출신으로 구성된 음악동문회가 든든한 후견인으로 후배들을 물심양면으로 보살펴 주고 있는 것이 자랑거리이다. 졸업생과 재학생이 하나가 되어 성가곡, 가곡, 팝송등 다양한 연주를 선보일 이번 음악회는 재학생으로 구성된 성가반, 에바다 남성합창, 하나멜 여성 중창, 비바체 여성 중창, 바이블 남성중창 등과 관악부의 순서로 꾸며진다. 또 졸업생 순서로는 피아노 듀오와 성악독창 등이 있다. 특히 마지막 순서의 ‘삼일의 찬가’는 음악동문회 회장으로 있는 허윤강(수원농생고 교사) 편작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0331)251-3110 /박인숙기자
10월의 문화인물에 조선중기때 언어학자로 중국어 교육과 한글발달사에 획기적인 업적을 남긴 최세진(崔世珍·1473∼1542)이 선정됐다. 한국 최초의 언어학자라 할 수 있는 최세진은 조선 성종∼중종 때 활약했던 중국어, 즉 한어(漢語) 통역관으로 연산군의 폭정과 중정반정의 정치적 소용돌이에서 문신들의 갖은 핍박을 받으면서도 평생을 국어와 중국어 비교연구에 전념했다. 중국어 회화에 능통했던 중인 출신인 그는 외교문서 작성에 사용되던 한이문(漢吏文)에도 정통해 당시 중국과의 외교업무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이런 경력 때문인 듯 그는 한어의 구어와 문어 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많은 중국어 학습 교재를 편찬했다. 그는 중국 표준발음을 정리한 ‘사성통해’(四聲通解)를 찬술했으며 조선시대 역관들이 중국어 회화학습을 위해 사용하던 대표적인 두 교재인 ‘노걸대’(老乞大)와 ‘박통사’(朴通事)를 한글로 번역했다. 또한 글로 쓰는 중국어인 한이문 교재로 ‘이문집람’(吏文輯覽)을 지었고 이것으로 승문원(承文院)에서 직접 강의하기도 했다. 이러한 중국어 학습교재 편찬과 함께 우리말과 중국어 비교연구에 헌신한 결과 ‘노박집람’(老朴輯覽)을 냈고 나아가 아동들의 한자교육에도 관심을 쏟아 ‘훈몽자회’(訓蒙字會)라는 불후의 저작을 남겼다. 그가 남긴 이들 책은 한국어는 물론 중국어 발달사 연구에 더없이 귀중한 자료로 한국에서는 물론 중국과 대만, 일본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한글 자모 순서가 ㄱ,ㄴ,ㄷ 혹은 ㅏ,ㅑ,ㅓ라는 것은 한국인이면 누구나 알고 있으나 이 순서를 정한 이가 바로 최세진이라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다. 문화부는 최세진을 기념하기 위해 최세진기념문집을 내는 한편 오는 22일 대우학술재단에서는 그의 생애와 학문세계를 살펴보는 학술대회를 갖는다. /이연섭기자
경기연극계에 많은 공헌을 한 연극인을 발굴 시상해 연극인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제정한 99경기연극상의 수상자가 선정, 3일 오후5시30분 올해 경기연극제가 열린 용인시문예회관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99경기연극상은 금상(한국연극협회장상)에 현성주씨(44·경기도연극협회 부회장, 극단 발바딧 대표)가 수상했으며, 은상(예총경기도지회장상)은 조동관씨(43·군포시연극협회장, 연극연출가)가 수상했다. 또 동상(경기도연극협회장상)은 이기자씨(37·성남연극협회 부회장, 연기자)와 허기호씨(48·안산시연극협회 운영위원, 연기자), 박남춘씨(43·용인시연극협회장) 등이 각각 수상했다. /이연섭기자
연휴를 이용해 수도권 근교에 다녀올 수 있는 명산을 소개한다. <명지산> 명지산(1,267m)은 경기도 제2의 고봉으로 동쪽으로는 가평천을 사이에 두고 제1 고봉 화악산과 대치하며 서쪽으로는 조종천을 두고 운악산 줄기와 마주보고 있다. 이 산은 단일산으로 경기도에서는 비교적 규모가 큰 산에 속하며 정상에서부터 1,250m봉∼1,199m봉∼1,068m봉으로 이어지는 1,000m대의 능선은 마치 거대한 성곽과도 같다. 가평에서 북서쪽으로 약 14km 떨어진 명지산의 산행은 가평군 하면 하판리와 북면 익근리, 백둔리 등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명지산 정상 북쪽인 북면 적목리의 논남기마을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있으나 초보자들에게는 어려운 코스다. 그리고 논남기마을 초입인 적목리 명지초등학교와 앞 거릿내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도 아직까지는 하산로로 이용할 뿐 이곳을 기점으로 명지산 산행을 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코스=명지산의 대표적인 등산로는 익근리 코스, 상판리코스, 백둔리코스 등이 있다. 승천사∼명지폭포∼화채바위∼정상으로 이어지는 익근리코스와 상판리에서 귀목고개와 아재비고개를 경유해 정상에 이르는 상판리코스는 각각 3시간 정도 걸린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은 거릿내마을에서 개울 건너로 보이는 솔밭이다. 이 코스로 사향봉 못미처의 갈림길에서 화채바위를 거쳐 정상에 이르려면 6시간 정도 걸린다. 이 코스는 아직 오염이 안되었고 등산로도 가파르지 않은 편이다. ▲교통=서울상봉동터미널에서 가평까지 1일 11회 운행, 1시간 30분 소요. 가평∼거릿내는 1일 3회 운행, 1시간 10분 소요. ▲숙박=명지초등학교에서 북쪽으로 약 2m 거리에 있는 약수상회에서 민박을 할 수 있다.
가을이 되면 누구나 한번쯤 조용한 곳을 거닐며 사색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주변에 큰 소나무가 둘러져 있고, 넓게 잔디가 펼쳐져 있는 역사의 세계 능(陵)을 찾아 자녀들과 함께 거닐어보는 것도 이 가을 괜찮은 여가선용의 한 방법이다. 경기도내에는 현재 신라때 부터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기 까지 모두 15곳에 34기의 능이 자리하고 있다. 임금 또는 왕후의 묘인 능은 대체로 경사가 완만한고 높지 않은곳에 자리하고 있어 다리힘이 약한 노인이나 부녀자들에게도 부담스럽지가 않다. 또 역사속의 이야기까지 곁들일수 있으니 지적 탐구욕이 왕성해지는 가을 나들이터로는 제격이다. 신라시대 능으로는 도내에 유일한 경순왕릉은 연천군 백학면에 있다. 경순왕은 신라 마지막 비련의 임금으로 그 아들이 마의태자이다.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양왕은 고양시 원당의 고릉, 조선의 마지막 왕 순종은 남양주시 금곡리 유릉에 묻혀있다. 신라와 고려, 조선시대의 마지막 왕들의 무덤에서 흥망성쇠의 쓸쓸함을 짚어보는 것도 이 가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구리시 동구동의 동구릉은 9기의 묘를 쓸 정도로 산세가 좋은 곳으로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선조와 의인왕후의 목릉, 인조와 장렬왕후의 휘릉, 영조와 정순왕후의 원릉 등 그대로 조선의 역사를 개괄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고양시 신도동의 서오릉에는 덕종과 소혜왕후의 경릉과 숙종과 인형왕후의 명릉 등 5기의 묘가 있고 원당의 서삼릉도 철종과 철인왕후의 예릉 등 3기의 묘를 품고 있다. 남양주시 진건면의 사릉은 영월의 단종릉을 보기를 소원하던 단종비 정순왕후의 능이고 진접면의 광릉에는 그 단종을 몰아내고 대권을 장악한 세조와 정희왕후가 잠들어 있다. 양주군 장흥면에는 중종의 원비 단경왕후의 능인 온릉이 있고, 파주시 조리면에는 4만여평의 땅에 공·순·영릉이 자리한다.
역대 고승의 가사(袈裟)와 세계 각국의 법의(法依)가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전시회가 조계사 경내 문화교육관에서 다음달 1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가사란 범어(梵語)인 ‘카사야(Kasaya)’를 음역한 말로 누더기옷을 뜻하는데 흔히 장삼 위에 두르는 천조각을 일컫지만 승려가 입는 옷을 통칭하기도 한다. 가사는 청정(淸淨)과 무욕(無慾)을 상징하는 출가인의 옷인 만큼 검소한 재질과 빛깔의 천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위엄을 보이기 위해 화려한 모양의 수를 놓거나 작은 천조각을 많이 꿰메어 법력을 나타내기도 한다. 법맥을 전수하면서 제자에게 의발(依鉢:가사와 바리때)을 물려주는 것도 가사가 승가와 불법(佛法)의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현재 순천 선암사에 보관중인 대각국사 의천의 가사를 본따 복원한 것을 비롯해 성철, 경허, 용성, 한암, 경봉, 효봉 등 근·현대 고승들의 가사가 전시될 예정이다. 북한, 중국, 일본, 태국, 미얀마, 대만, 스리랑카 등 불교국가 7개국의 가사와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총지종 등 국내 불교 종단의 가사도 모두 망라되며 보조국사 지눌의 가사 등 일부 희귀본은 사진으로 선보인다. 조계사는 전시기간 중에 김경숙 광주대 교수, 임영자 세종대 교수 등 의류학자들을 초청해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는 한편 무상 스님의 가사 제작광경을 담은 비디오도 상영할 계획이다. /박인숙기자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를 옆으로 동네 안으로 들어서면 시원스레 펼쳐진 푸른 논 가운데 웅장하고 아름다운 교회가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해 9월 3천여평의 대지 위해 건축해 모든 성도들과 하나님 앞에 헌당 예배를 드리면서 하나님과 하나된 대한예수교 장로회 명인교회(담임목사 박용우)는 오는 3일로 헌당 1주년을 맞는다. 명인교회가 다른 교회와는 달리 남다르게 노력하고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신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과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다는 점. 교회 내 교우들의 복지 향상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장애로 불편과 고통속에 살아가는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여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이루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를 본당까지 연결하고 장애인 전용 화장실, 지하 1층과 식당으로 연결되는 경사로와 엘리베이터를 점자로 안내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신도들이 교회시설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수화교실을 운영해 수화로 예배를 통역, 그들에게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으며 특히 여전도회에선 봉사활동으로 중증장애아동들에게 물리치료를 목적으로 실시하는 수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역사회 선교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수원시 거주 영세장애인 자녀나 장애인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어려운 이웃과 장애인 교회 신도를 대상으로 한방무료진료와 각종 질병 상담을 실시해 그들에게 적절한 치료와 약품도 전달하고 있다. 박용우 목사는 “하나님의 사랑을 이웃사랑으로 실천하고 건전한 기독교 문화를 제시하고 지역사회와 공유함으로써 이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인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