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 멜로영화 ‘외출’로 스크린 노크

스타 배용준과 허진호 감독의 신작 ‘외출’(제작 블루스톰)이 4일 강원도 삼척시에서 첫 촬영을 시작했다. ‘외출’은 사랑의 배신이란 참담한 현실에 직면한 두 남녀가 점차 안타깝고 위험한 사랑에 빠져든다는 내용을 담은 멜로 영화. 배용준에게는 첫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이후 1년 반 만에 선택한 출연작이며 허진호 감독은 ‘봄날은 간다’ 이후 4년 만에 메가폰을 잡는 세 번째 영화다. 첫날 촬영된 장면은 주인공 인수(배용준)와 서영(손예진)이 처음 만나게 되는신. 아내(임상효)의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부터 삼척으로 달려온 인수는 텅빈 수술실 앞 로비에서 서영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이날 촬영은 허진호 감독과 배용준을 비롯해 손예진, 류승수, 임상효, 김광일 등 출연진과 스태프, 삼척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사를 지낸 후 삼척 의료원에서 진행됐다. 배용준은 다급하게 수술실을 찾으며 복도로 뛰어와 수술중 표시등에 불이 켜 있는 것을 확인하며 너무도 사랑하는 아내의 사고 소식에 복받쳐 오르는 슬픔과 이성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복잡한 심정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자신의 동선을 미리 체크하며 서영과의 첫 만남을 어떤 느낌으로 끌어나갈 것인지 미리 꼼꼼히 확인하는 모습에서 철두철미함을 보였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외출’은 캐스팅이 확정된 뒤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기 전부터 일본 언론과 영화사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영화사들은 사상 최고액의 수입가를 제시하며 벌써부터 이 영화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히 크랭크인 날짜가 알려진 뒤 제작사에는 촬영장소와 촬영장 공개 여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했다. 영화사가 촬영장소를 밝히지 않았는데도 일부 일본 기자들은 촬영장에 찾아갔다가 영화를 찍는 장면을 보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영화는 5월까지 삼척시를 중심으로 촬영되며 9월께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연합

온가족 모여 모여… 골라보는 ‘재미’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설을 맞아 KBS·MBC·SBS는 많은 관심을 받았던 한국영화부터 국제영화제 수상작, 할리우드 대작영화까지 다채로운 영화를 마련했다.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설을 맞아 KBS·MBC·SBS는 많은 관심을 받았던 한국영화부터 국제영화제 수상작, 할리우드 대작영화까지 다채로운 영화를 마련했다.¶KBS 1TV는 설을 맞아 가족이 즐겁게 볼 수 있는 만화영화 특집 ‘7080 추억의 만화방’을 8-11일 오후 5시 10분(11일 오후 4시 45분)에 방영한다. ‘딱따구리’와 ‘미래소년 코난’, ‘독수리 5형제’, ‘독고탁의 다시 찾은 마운드’가 차례로 방송된다. ‘아시아 영화 걸작선’은 7-10일 11시 이후에 방송된다. 캐나다에 사는 인도인 가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결혼 이야기 ‘발리우드 할리우드’부터 량차오웨이(梁朝偉) 주연의 ‘사랑은 방울방울’과 이란영화 ‘칠판’, 일본영화 ‘춤추는 대수사선’이 시청자를 기다리고 있다. KBS 2TV는 최근 상영돼 호평을 받았던 한국영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영화를 내보낼 예정. 8일 오후 9시 40분에는 윌 스미스 주연의 ‘맨 인 블랙2’가, 이어 오후 11시10분에는 송강호 주연의 ‘효자동 이발사’가 방송된다. 9일 오후 10시에는 전쟁을 다룬 ‘블랙 호크 다운’이, 밤 12시 30분에는 전도연이 1인 2역을 맡은 ‘인어공주’가 전파를 탄다. 10일에는 오전 12시 30분에 독일영화 ‘굿바이 레닌’이 방송되고 오후 9시40분에는 이나영·장혁의 코믹한 러브스토리 ‘영어완전정복’이 편성됐다. 초대형 스케일의 영화 ‘지옥의 묵시록’은 오후 11시 45분에 방송된다. MBC도 설 연휴를 맞아 ‘어린신부’, ‘올드보이’ 등 화제작을 포함한 다양한 특집영화들을 방송한다. 8일에는 오후 2시10분부터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SF영화 ‘미이라’가 방영되며, 오후 9시40분부터는 지난해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김래원·문근영 주연의 영화 ‘어린신부’가 방송된다. 오후 11시50분부터는 웨슬리 스나입스의 화려한 액션이 돋보이는 ‘블레이드2’가 마련된다. 설인 9일 오후 9시50분부터는 지난해 제57회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 최민식 주연의 ‘올드보이’가 편성됐고 밤 12시15분부터는 류승범, 공효진, 임은경 등이 출연한 ‘품행제로’가 방송된다. 10일에는 오후 2시30분에 오우삼 감독과 톰 크루즈가 호흡을 맞춘 액션스릴러 ‘미션 임파서블2’가 방영된다. 조재현·차인표 주연으로 목포 폭력조직에 잠입한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목포는 항구다’가 마련된다. 오후 6시30분부터는 하지원과 김재원이 코믹 연기를 펼친 ‘내사랑 싸가지’가, 9시40분에는 국내 최초로 관객 1천만명을 돌파한 영화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가 방영된다. 밤 12시15분에는 차태현, 손예진 주연의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를 내보낼 예정. 11일 오후 9시55분부터는 김하늘, 강동원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그녀를 믿지마세요’가 시청자들을 기다린다. SBS는 할리우드 대작 영화와 재미있는 한국 영화를 고르게 준비했다. 7일 오후 8시 55분에는 임창정과 김선아의 백수연기가 일품인 ‘위대한 유산’을 시작으로 8일 오후 1시 50분에는 권상우·김하늘의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이어진다. ‘해리포터’ 시리즈 2편으로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배경으로 한 영화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은 8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되고 뒤이어 주지사로 변신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터미네이터 3’가 전파를 탄다. 9일 오후 1시 50분에는 산드라 블록 주연의 유쾌한 코미디 영화 ‘미스 에이전트’, 오후 9시 50분에는 권상우와 한가인이 1980년대로 돌아간 ‘말죽거리 잔혹사’와 엽기적인 자객들의 이야기 ‘낭만자객’이 연이어 방송된다. 10일 오후 6시 10분에는 카메론 디아즈 등 미녀 삼인방이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미녀삼총사’가 방송되고, 오후 9시 30분에는 구수한 사투리로 풀어본 역사이야기 ‘황산벌’이 브라운관에서 선보일 예정.패러디의 진수를 보여주는 김정은·임원희·김수로의 ‘재밌는 영화’는 11일 오후 5시 5분에 전파를 타고 밤 12시 15분에는 톰 크루즈 주연의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편성된다.

가족과 함께 비디오 한편 어때요~

서울 YMCA의 건전한 비디오문화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하 건비연)은 최근 설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좋은 비디오(DVD 포함) 10편을 선정해 발표했다. 언론인 이중한씨를 비롯해 한국 디지털위성방송 강현두 사장, 서울YMCA 강태철회장, 서울대 교육학과 문용린 교수, 가톨릭대 사회학과 이영자 교수, 한양대 영화학과 정용탁 교수, 영화평론가 옥선희씨가 선정위원으로 참여해 사회 교육적 측면에서 볼만한 이슈를 가지고 있으며 예술적인 완성도가 높은 영화, 토론과 논의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영화 등을 기준으로 선택했다. 추천작 10편은 다음과 같다. ▲아타나주아 (자카리아스 쿠눅, 드라마·15세) ▲천공성의 라퓨타<사진>(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전체) ▲슈렉2(앤드루 애덤슨, 애니메이션·전체)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바흐만 고바디, 드라마·전체) ▲베른의 기적(쇤케 보르트만, 코미디·전체) ▲웨일 라이더(니키 카로, 드라마·전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누도 잇신, 드라마·15세) ▲뽀로로의 대모험(김현호, 애니메이션·전체) ▲이슈파텔 애니메이션 베스트 콜렉션 DVD(이슈파텔, 애니메이션·전체) ▲NFBC 애니메이션의 거장들 DVD(캐롤라인이프 외, 애니메이션·전체)/연합

MBC ‘슬픈연가’ 시청률 상승 가속도

총 20부작으로 기획된 MBC TV 수목드라마 ‘슬픈연가’(극본 이성은·연출 유철용)가 반환점을 돌면서 시청률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절반에 해당하는 10부가 방송된 지난 3일 19.4%(TNS미니어코리아 조사)로 첫 방송 이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20% 고지를 바라보게 된 것. ‘슬픈연가’는 사실 방송 이전부터 권상우 김희선 등 톱스타의 출연, 송승헌의 도중하차와 연정훈의 투입, 호주에서의 홍보용 뮤직비디오 촬영과 뉴욕에서의 해외촬영 등으로 숱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첫회 18.1%를 기록한 이후 시청률이 점차 하락해 최저 13.8%까지 떨어졌다. 시청자들은 느린 스토리 전개로 등장인물 간의 갈등이 고조되기까지 너무 오랜시간이 걸린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그때마다 이 드라마의 열성 팬들은 “성인연기자를 본격적으로 투입하면 나아질것”, “뉴욕 촬영 방송 장면이 나가면 달라질 것”, “주인공 세 명의 만남이 이루어지면 시청률이 오를 것”이라며 인내심을 발휘해온 셈이다. 마침내 9회와 10회 방송에서 앞을 못보던 혜인(김희선)이 눈을 뜨고, 세 주인공이 마주치면서 갈등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시청률 곡선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극 전개가 빨라지는데다 권상우 김희선 연정훈의 연기력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일단은 초반의 아쉬움을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11회 방송분부터 ‘슬픈연가’의 시청률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거리다. 16일부터는 ‘유리화’ 후속으로 조재현 차인표 송윤아 등이 출연하는 SBS 수목드라마 ‘홍콩 익스프레스’가 방송된다. 여기에 30%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KBS 2TV ‘해신’도 건재하다. 설 연휴기간 동안 특집방송 편성으로 방송을 쉬는 ‘슬픈연가’가 새로운 구도의 3파전 속에서 어떤 표정을 지을지 주목된다.

설~극장가

■말아톤 “스무살 자폐증 청년의 마라톤 도전기” ● 자폐증을 앓는 스무살 청년이 42.195㎞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제목 ‘말아톤’은 다섯살 지능의 주인공 초원(조승우 분)이 일기장에 마라톤을 ‘말아톤’이라고 적은데서 따온 것. 영화는 “자폐는 병이 아니다. 장애다”고 못박은 후 정상인도 도전하기 힘든 마라톤을 영화의 중심으로 끌어들인다. 주인공이 장애를 인정하고 마라톤이라는 스포츠에 도전하는 과정이 첫번째 감상 포인트다. 또 한가지는 20대 중반의 나이에 이미 한국 영화계의 한 축을 이끌어갈 걸출한 재목으로 성장한 조승우의 연기. 손가락 열개를 제각각 움직이며 초점 없는 눈으로 사방을 두리번 거리는 천진난만한 표정의 조승우는 부담스럽기 보다는 편안해 보인다. ■그때 그사람 10·26 사태 소재 ‘블랙코미디’ ● 10·26 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 박정희 전대통령의 아들 박지만씨가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다큐멘터리 세 장면을 삭제하는 조건으로 상영을 허용했다. ‘눈물’, ‘바람난 가족’ 같은 전작에서 이 시대 청춘들과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며 주류의 허위에 시니컬한 비웃음을 던지던 임상수 감독은 같은 어조로 민감하고 중요한 역사임에는 분명하지만 비웃음을 살만한 가능성이 농후한 ‘그때 그날’에 눈길을 돌린다. 영화의 전반적인 톤은 정공으로 무언가를 공격하기보다는 그 시대를 뭉뚱그려 비꼬는 듯한 블랙코미디의 느낌이다. ■B형 남자친구 A형 여자… B형 남자의 ‘사랑만들기’ ● TV 드라마 ‘파리의 연인’으로 인기를 끌었던 이동건의 스크린 데뷔작. 최근 대중문화의 새로운 코드가 된 혈액형이 영화의 중심 소재다. 운명적 사랑을 믿는 A형 여자 하미(한지혜) 앞에 어느날 이기적이고 바람기 많은 성격의 B형 남자 영빈(이동건)이 나타나 티격태격 다투면서도 서로의 매력을 깨달아간다는 것이 영화의 기둥 줄거리다. 남녀 주인공의 캐릭터와 이미 TV 드라마 ‘낭랑 18세’에서 함께 연기했던 이동건과 한지혜의 연기 호흡이 감상 포인트. ■공공의 적2 ‘진짜 나쁜놈’ 때려잡기! ● ‘실미도’의 강우석 감독이 연출한 야심작. 지난 2002년 만들어진 1편의 주인공이 경찰 ‘강동서 강력반’의 형사 강철중이었던데 이어 2편의 주인공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의 검사 강철중(설경구)이다. 역시 책상 앞에 앉아 서류나 뒤적거리는 것보다는 현장에 나가 직접 부딪치는 것이 체질. 범인 검거를 위해서는 총질도 마다 않는데다 수사 추진에 위아래를 가리지 않는 저돌적인 성격인 까닭에 검찰 내부에서도 ‘문제적 검사’다. 설경구-정준호의 호연과 김신일 등 조연배우들의 안정감, 그리고 착착 달라붙는 대사는 영화의 장점이다. ■애니씽 엘스 일흔 노장의 삶에 대한 따뜻한 충고 ● ‘피아니스트를 쏴라’, ‘마이티 아프로디테’, ‘스몰타임 노 크룩스’의 우디 앨런이 2003년에 만든 신작. 올해로 일흔이 되는 노장의 독설과 유머, 그리고 그 속에 녹아있는 삶에 대한 따뜻한 충고까지 감독 특유의 매력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유머에는 사람을 꿰뚫는 힘이 있다”라는 초반 대사는 영화 스스로에 가장 적합한 평가. 영화는 삶은 ‘무의미한 것 같은데 왜들 바둥거리며 살까?’라는 주인공 제리의 고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주변의 우스꽝스러운 인물들을 통한 코미디와 대사의 신랄함이 영화가 주는 주된 재미다. ■클로저 ‘첫눈’에 반하는 치명적인 ‘사랑’ ● 동명의 히트 연극을 원작으로 한 영화. ‘첫눈에 반하는 치명적인 사랑’을 모티브로 남녀 네 명의 섬세한 심리를 적나라하게 그렸다. 지극히 진지하고 절박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충동적일 수밖에 없는 주인공들의 얽히고 설킨 감정선은 상당히 흥미로운 편. 주드 로, 줄리아 로버츠, 나탈리 포트먼, 클라이브 오웬 등 네 배우는 눈빛 하나로 관객을 아찔하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시선이나 시간에서 형식의 굴레를 벗어 던진 것이 영화의 특징. 카메라는 네 명의 주인공에게 고루 시선을 분산하면서 그 순서를 노골적이지 않게 비틀었다. ‘졸업’ ‘워킹걸’의 감독 마이크 니콜스가 메가폰을 잡았으며 나탈리 포트먼과 클라이브 오웬은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 남녀 조연상을 수상했다. ■레모니스티켓의 위험한 대결 마법보다 신기한 환상속으로… ● 현실인 듯 환상인 듯, 팀 버튼의 ‘빅 피쉬’와 ‘비틀쥬스’를 섞어놓은 것 같은 이미지의 영화. 기괴하면서 음울하고 동시에 묘하게 매력적이다. 코미디 배우 짐 캐리가 일인 다역으로 영화 속에 등장한다. 의문의 화재로 졸지에 집과 부모를 잃은 삼남매.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지만 성인이 될때까지는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한다. 아이들이 첫번째로 만나는 친척이 바로 올라프 백작(짐 캐리 분)인데 그는 노골적으로 유산을 탐하며 아이들을 해치려고 한다. 거머리떼의 공격과 벼랑 위의 집이 차례차례 무너지는 광경, 열차와 충돌할뻔한 아슬아슬한 상황 등 스펙타클한 화면이 주요한 볼거리. ■하울의 움직이는 성 어른들을 위한 행복 환타지 ● 이미 개봉한 영화들도 장기 상영의 훈풍을 타고 설극장가를 노린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어른, 어린이 할 것 없이 다양한 연령대의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 국내개봉 일본 영화 최고 흥행 성적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표 수공예 애니메이션’인 만큼 세밀하게 공들인 흔적과 그만의 상상력으로 꽉 차있다.

MOVIE/마더 데레사.큐브 제로

■마더 데레사 세상을 품에 안은 ‘참사랑’ 종교갈등과 내전으로 시끄럽던 1946년 인도의 캘커타. 기차역을 걸어가던 데레사 수녀는 길바닥에 버려진 것처럼 누워있는 한 남자에게 다가간다. 남자와 얼굴을 맞댄 수녀는 바싹 마른 입술을 움직여 힘들게 내뱉은 남자의 목소리를 듣는다. “목이 말라요.” 그 목소리를 들은 수녀는 자신이 있어야할 곳은 수녀원이 아닌 길거리라는 것을 깨닫는다. ‘어머니’라는 호칭처럼 세상을 품에 안은 성인(聖人) 데레사 수녀의 삶을 한 폭 스크린 속에 되살려낸 영화 ‘마더 데레사’가 21일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는 데레사 수녀가 수녀원에서 길거리로 나오게 되는 그 ‘결정적 순간’의 대사처럼 목마르게 시작한다. 캘커타 빈민촌에 가득한 버려진 아이들과 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 먹지 못한 사람들은 세상이 외면해 온 목마름이다. 부르심 속의 부르심’을 듣고 길거리로 나온 데레사 수녀는 수녀복 대신 흰색에 푸른 줄이 쳐진 사리를 두르고 낡은 샌들 하나만 신은 채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아픈 사람들을 간호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수녀를 내쫓던 인도 사람들도 점차 수녀의 사랑에 마음을 열고 수녀는 ‘사랑의 선교회’를 설립해 빈민가에 아이들의 보호시설과 의료시설을 만든다. 수녀의 따뜻한 손길은 전세계로 뻗어나간다. 그러나 그 과정이 평화롭지만은 않다. ‘사랑의 선교회’에 검은 돈이 유입됐다는 의혹과 아이들을 팔아넘긴다는 기사가 보도되고 데레사 수녀는 곤경에 빠지고 법정에 서야할 위기에 놓인다. ‘하느님은 세상에서 가장 작고 소박한 것을 좋아하신다’는 데레사 수녀의 말처럼 이 영화 역시 작고 소박하지만 그것이 전해주는 감동만큼은 그 어느 영화보다도 작지 않다. 영화는 30대 중반부터 임종에 이르기까지 데레사 수녀의 인생을 천천히 돌아보면서 종교를 뛰어넘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사람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선물한다. 데레사 수녀에게 전염돼 평생을 같이 사랑을 퍼나르는 다른 수녀들과 신부들의 삶도 아름답다. 파브리지오 코스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지난해 제작한 이 영화에서 데레사 수녀역은 ‘영원한 줄리엣’ 올리비아 핫세가 맡았다. 긴 머리를 휘날리던 15살 줄리엣은 구부정한 등과 깊게 패인 주름이 더 아름다운 데레사 수녀로 거듭났다. 이제 50줄을 넘긴 올리비아 핫세의 가지런히 모은 두손에서는 데레사 수녀를 닮아가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전체관람가. ■‘마더 데레사’ 수녀 관련서 줄이어 영화 ‘마더 데레사’ 개봉을 앞두고 ‘빈민의 어머니’로 불리는 마더 데레사(1910∼97) 수녀의 관련서가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마더 데레사 자서전’(황금가지)과 ‘소박한 기적-마더 데레사의 삶과 믿음’(위즈덤하우스·T.T. 문다켈 지음)이 그것. ‘마더 데레사 자서전’은 데레사 수녀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데레사 수녀의 대화, 인터뷰, 편지 등 기록을 정리해 자서전 형태로 편집한 것이다. 겸손한 데레사 수녀는 인터뷰 등으로 자신의 삶보다 ‘사랑의 선교회’ 자매들과 함께한 활동을 더 드러냈기 때문에 책 역시 ‘사랑의 선교회’에 초점을 맞춰 데레사 수녀의 생애를 조망한다. 책을 자서전 형태로 정리한 호세 루이스 곤살레스 발라도는 스페인에서 태어나 작가 겸 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30년 전부터 이 자서전 집필을 구상해왔다. 1969년부터는 데레사 수녀의 선교 활동에 협력하면서 깊은 우정을 나누기도 했다. 송병선 옮김. ‘소박한 기적…’은 데레사 수녀의 전기다. 인도에서 사회봉사 활동을 하다가 데레사 수녀를 만난 저자는 오랜 기간 그와 가까이 지내면서 그의 헌신적인 사랑과 인간에 대한 존엄성, 그리고 싶은 신앙에 매료돼 책을 집필했다. 황애경 옮김. ■큐브 제로 정육면체 ‘살인 미로’내가 왜 갇혔을까? 정육면체의 방에서 눈을 뜬 여자. 딸과 산길을 걸었다는 것까지는 기억이 나지만 이후 정신은 혼미해 있다. 입고 있던 옷은 어디론가 사라진 채 유니폼을 입은 채 손에는 바코드가 찍혀있다. 기운을 내서 옆방으로 건너간 여자, 하지만 그곳 역시 또 다른 정육면체의 방이다.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살인 미로, 벋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이디어 하나로 인정을 받은 저예산 영화 ‘큐브’가 ‘큐브 제로’(Cube Zero)라는 제목의 속편으로 21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시리즈의 세번째 영화로, ‘2’자를 붙이고 개봉된 또다른 속편이 나온 지 2년만이다. ‘제로’라는 부제에서도 짐작이 되듯, 영화는 1편 이전의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시리즈의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장소는 정육면체로 구성된 미로이며, 등장인물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곳에 갖힌 사람들. 하지만 이전과 달라진 것은 이들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건물 내 조정실로 보이는 곳에서 모니터를 통해 이들을 지켜보는 사람은 윈(자카리 베네트)이다. 사실 그도 자신이 어떻게 이곳으로 왔는지 잘 모른다. 미로 속의 사람들을 감시하며 누군가로부터 내려오는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그의 임무. 큐브속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저 처형당할 사형수들 쯤으로 짐작하고 있다. 그러던 중 큐브 속에 갖힌 새로운 인물이 눈을 뜬다. 그녀는 야당의 정치지도자인 레인스(스테파니 무어)다. 레인스가 스스로의 동의 없이 이 곳에 갖혀있음을 알게 된 윈. 마침 언제부터인가 보이지 않던 동료 한 명이 큐브 속에서 무참히 살해되자 윈은 레인스를 구출하기 위해 직접 큐브로 뛰어든다. 전편들이 베일에 싸여있는 거대한 음모론적 분위기에서 미로를 벗어나는 과정의 두뇌 회전을 주된 재미로 보여줬다면 속편은 한층 액션이 늘어난 반면 머리 ‘굴리는’ 재미는 줄어든 느낌이다. 하지만, 시리즈의 특징인 스릴러의 긴장감은 속편에도 드러나는 편이다. ‘큐브2’의 시나리오 작가이며 프로듀서였던 어니 바바라쉬(Ernie Barbarash)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18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9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