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이 운다 인생 막장의 순간에서 다시 일어선 40대의 아버지 강태식과 방황을 끝내고 다시 일어선 20대의 아들 유상환. 이들은 각자의 인생을 위해 링 위에 선다. 링은 그들에게 자신만의 전쟁터. 승리는 단 한 사람만의 것이며, 이들은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다. 올해 충무로 기대작 중 하나인 ‘주먹이 운다’가 4월1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시네마키드에서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대작전’을 거쳐 흥행 감독으로도 자리를 잡은 류승완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 최민식, 그리고 가장 영리한 20대 배우 류승범이 한 자리에 모인만큼 이 영화는 올 상반기 개봉작 중 많은 기대를 받아왔다. 애초에 감독이 “연출을 하지 않는 연출”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영화는 상당 부분배우의 연기와 이들의 캐릭터에 집중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각자의 스타일로 캐릭터를 만들었고 관객의 입장에서 이들의 ‘대결’을 한 영화에서 보는 것은 행복에 가까운 재미다. 사각의 링 위에서 피투성이가 된 두 사람이 서로 뒤엉킨 장면은 한동안 다시 못볼 아름다운 ‘투 샷’이다. 영화는 두 사람이 신인왕전에서 맞붙는 후반 15분 이전에는 마치 전혀 다른 두 영화인 것처럼 각 인물별 에피소드로 따로따로 진행이 된다. 카메라는 인생의 ‘막장’에 서 있다는 공통점 외에 전혀 다른 삶을 산 40대와 20대, 전직복서와 신인복서의 삶을 교차 편집으로 보여 주며 링 위에 선 두 사람과 마주 선다. 막상막하의 실력을 갖춘 두 사람. 누구의 손을 들어줘야 하는지, 관객들은 이미 두 사람의 간절한 사연을 알고 있는 만큼 고민에 빠진다. 태식은 한때 복싱 스타였지만 지금은 매맞는 일로 돈을 버는 남자다. 운영하던 공장의 화재로 답답한 신세가 된 그에게는 재산이란 것은 아내와 사랑하는 아들뿐이다. 몸과 마음이 모두 피폐해진 그에게 아내는 이혼을 요구해 오고, 이제 그는 아들과 함께 살 수도 없는 처지에 처하게 된다. 더 이상 물러 설 곳도, 잃을 것도 없는 인생 막장의 이 늙은 복서는 이제 신인왕전 타이틀을 마지막 희망으로 품게 된다. 상환은 특별히 하고 싶은 일 없이 소일하는 인생이었다. 패싸움과 ‘삥 뜯기’가 하루 일과. 어느날 큰 싸움에 휘말려 합의금이 필요하자 그는 동네 유지의 돈을 빼앗다 소년원에 수감된다. 소년원에 들어와서도 그는 여전한 문제아다. 다른 재소자와 싸움을 벌이던 그는 교도 주임의 눈에 띄고 권투부에 가입하게 된다. 권투는 아무 의지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그에게 처음으로 ‘하고 싶은 일’이 된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된다. 공사장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할머니마저 쓰러졌다는 소식이 그의 귀에 전해져 오자 이제 그는 가족을 위해 하게되는 첫번째 일로 신인왕전 출전을 결심한다. 차근차근, 두 인물의 삶에 빠져들던 관객들에게 영화의 막바지 권투 경기 장면은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들이 벌이는 결승전은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처절한 전투며, 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그래서 누구의 편도 쉽게 들 수 없는, 그런 싸움이다. 시합 장면은 실제로 두 배우가 진짜 펀치를 날리며 진짜 6라운드 경기를 펼치며 촬영됐다. 촬영이 시작되기 전부터 몸만들기에 들어갔던 두 사람은 여러 대의 카메라 앞에서 실시간으로 직접 경기를 펼쳤다. 상영시간 134분. 15세 관람가. ■유쾌한 퓨젼 서부극 ‘800 블렛’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스턴트상을 제정하자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스턴트맨의 랩소디’를 그린 영화가 개봉했다. ‘커먼웰스’로 2000년 스페인 최다 관객을 동원한 알렉스 데 라 이글레시아(40) 감독의 2002년작인 ‘800 블렛(800 bullets)’은 스턴트에 대한 자부심과 향수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노인의 이야기다. 무대는 스페인 알메리아 사막의 어느 마을. 이곳에는 ‘텍사스 할리우드’라는 다스러져가는 영화 세트장이 있다. 과거에는 실제로 할리우드 서부극의 촬영지로 사용됐으나 이제는 하루 10명 안팎의 관광객만이 찾을 뿐인 처량한 세트장은 관광객보다 많은 액션 배우들의 삶의 터전이다. 이들 액션 배우들은 저마다 보안관, 인디언 추장, 총잡이 등을 맡아 관광객들 앞에서 한바탕 쇼를 펼친다. 그러나 첨단 컴퓨터 그래픽이 관객의 눈을 현혹시키는 21세기에 이들의 모습은 아무리 좋게봐도 시대착오적이다. 한때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같은 영화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자랑으로 여기는 훌리안(산쵸 그라시아 분)은 몇해전 역시 스턴트맨이었던 아들을 자신의 눈 앞에서 잃는 사고를 겪는다. 그러나 이러한 충격적인 사고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스턴트에 집착하며 “몸으로 때우는 것이지만 정직한 직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러한 훌리안의 모습은 결코 장인 정신의 표출로 보이지 않는다. 그는 시대의 변화를 쫓아가지 못한 낙오자이고 그가 꾸린 배우 집단은 오합지졸 공연단일 따름이다. 그러나 남들이 보기엔 한심하고 하찮은 가치관일지라도 한사람의 평생을 지탱할 수 있는 버팀목이라면 그것은 위대하다. 누가 누구의 인생을, 어떤 잣대로 평가할 것인가. 이글레시아 감독은 이러한 주장을 펼치며 과거의 영광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 쓸쓸한 노인에게 찬란하고 화려한 마지막을 선사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수십년 전에 냅킨에 써준 전화번호를 가보처럼 간직한 훌리안은 그 자부심을 안고 오직 800발의 총알로 탱크에 맞선다. 25일 개봉, 15세 관람가. ■아내에게서 아들 향기가…‘잔다라2’ 2001년 개봉했던 ‘잔다라’의 속편. ‘잔다라’는 태국말로 ‘저주받은’이라는 뜻의 ‘잔라이’에서 따온 이름이다. 부유한 집안 출신의 태프(와차라 탕카파서트)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아버지로부터 어머니가 폭행당하는 것을 목격한다. 폭행의 이유는 어머니가 바람을 피웠다는 것. 이를 용납하지 못한 태프는 집을 나간다.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 경찰이었던 아버지 차웅(소라풍 찻리)은 에머랄드 섬에서 어부로 생활하며 젊은 여자 리암(헤렌 니마)과 함께 살고 있다. 리암에게 차웅은 자신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 하지만 리암은 성관계에 어쩔수 없이 응할 뿐 차웅을 사랑하지 않고 있다. 갈등은 사진작가가 된 태프가 섬을 찾으면서 다시 시작된다. 차웅과 원치않은 관계를 갖는 리암에게 연민을 느끼는 태프. 서로에게 끌리던 두 사람은 머지않아 애정행각을 시작하게 된다. 2편은 1편과는 다른 인물과 줄거리가 등장하며 인간관계의 얽힘은 덜 복잡하지만 스토리의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는 전편과 비슷한 편이다. 1편과 2편을 아우르는 핵심적인 단어는 ‘불륜’, 갈등의 핵 역시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반목이다. 31일개봉. 상영시간 100분. 18세 이상 관람가. ■김정은 주연의 영화 ‘사랑니’(제작·투자·배급 시네마서비스)가 최근 촬영을 시작했다. 지난 16일 서울 정릉에서 진행 된 첫날 촬영 신은 인영이 점을 보기 위해 점집을 찾는 장면. 상담을 받으러 간 인영이 오히려 역술인에게 상담을 해주는 장면이다. 영화는 6월까지 촬영된 뒤 가을 극장가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윔블던 ‘사랑의 힘’ 기적을 만들다 ‘윔블던’은 영국 중산층의 사랑에 대한 팬터지를 참으로 적절하게 그리는 워킹타이틀의 향기를 그대로 뿜어내고 있다. 이보다 더 영국적일 수 없는 윔블던 테니스 경기를 소재로 남녀 테니스 스타의 사랑과 승부를 상큼하게 그린 것. 젊은 후배들한테는 ‘할아버지’ 소리를 듣는 32세의 노장 테니스 선수 피터(폴베타니 분)는 현재 세계랭킹 119위다. 최선을 다해도 이제는 실력이 더 이상 늘지않으니 은퇴나 해야한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지나온 세월이 서글프다. 운동한답시고 변변한 연애 한번 못해봤고 그렇다고 우승 트로피 한번 안아본 적 없다. 그런 그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사실은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또다시 윔블던대회에 출전한다. 그런데 이게 왠일. 세계 1위를 다투는 여자 테니스 스타 리지(커스틴 던스트)가 쿨하게 접근하는 것이다. 그것도 “시합 전 섹스가 경기에 어떤 결과를 미칠 지 아니? 가볍게 즐기자”면서. ‘와이 낫(Why Not?)’ 영화는 워킹 타이틀이 지금껏 주장해왔듯 사랑의 힘을 설파한다. 어디서나 실력차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때때로 사랑은 기적을 발휘하는 법. 물론 진짜 사랑일때 말이다. 카메라는 단정하고 우아한 윔블던 코트를 매력적으로 잡는 한편 소박한 영국의 전원 생활과 어촌에도 사랑스러운 시선을 보낸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와 여물어 가는 핑크빛 사랑을 교차하며 관객을 너그럽게 만들고, 동시에 혹독하게 딸을 조련하는 리지의 아빠와 낱알처럼 흩어졌던 피터 가족의 변화도 밉지 않게 담아냈다. ‘윔블던’의 이야기는 2001년 10월 맺어진 앤드리 애거시와 슈테피 그라프 커플덕에 아주 허무맹랑하게는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로 애거시는 결혼으로 세계 랭킹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부진의 늪에서 탈출, 주요 대회 우승을 휩쓸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너무 자신만만했던 것일까. 감탄고토하는 얄미운 에이전트를 통해 특유의 위트를 과시하고, TV를 통해 사랑을 고백하는 등의 ‘전기감전요법’으로 관객의 입맛을 돋우긴 하지만 영화는 왠지 모르게 정형화된 느낌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너무 쉽게 답습한 듯한 인상. 알싸한 봄바람처럼 영화는 보는 이의 기분을 업 시킨다. 살갗이 찌릿찌릿 흥분되기도 하고, 주책맞게 코 끝이 찡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워킹 타이틀만의 톡 쏘는 맛이 부족하다. 그 때문에 요소요소 작위적인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래도 두손 들어주고 싶은 부분은 할리우드 스타 커스틴 던스트를 캐스팅했음에도 그녀에게 기대지 않았다는 것. ‘기사 윌리엄’의 주정뱅이 폴 베타니의 스타 탄생이다. 25일 개봉, 15세 관람가. ■잠복근무 웃음·액션·감동 3박자 골고루 부담없이 즐기기에 ‘안성맞춤’ 6:3:1쯤 될까? 17일 개봉한 ‘잠복근무’는 코미디와 액션, 로맨스가 6:3:1 정도로 적절하게 섞여있는 영화다. 적어도 팝콘이나 오징어를 사다 들고 객석에 등을 파묻은 채 부담없이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안성맞춤으로 보인다. 가장 ‘믿음’이 가는 여배우인 김선아가 등장하는데다, 코믹과 액션이 적절히 뒤섞여 있고, 풍부하고 알찬 에피소드들에, 제 몫을 충분히 해내는 조연들의 연기까지, 상차림이 풍성하니 7천원의 관람료가 아깝다는 식의 실망감이 관객의 입에서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학창시절 문제아였고 경찰이 되서도 사고뭉치이며 결국은 학교로 다시 돌아가 그 문제아적 ‘성깔’로 학교를 평정하는 여형사 캐릭터는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설정. 여기에 실은 경찰이 꿈이었던 담임 선생님을 연기하는 박상면과 조카가 항상 불안하기만 한 삼촌 천반장역의 노주현, 매력적인 악역을 만들어 낸 오광록 등 조연들의 매력도 풍성하다. 다혈질이지만 사고뭉치인 ‘문제적’ 여형사 천재인(김선아)은 자신의 직속상관이자 삼촌인 천반장(노주현)으로부터 여자 고등학교에 학생으로 잠입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임무는 이 학교의 우등생 차승희(남상미)와 친해져 그녀 아버지의 소재를 파악하는 것. 아버지 차영재(김갑수)는 폭력조직의 소탕을 위해 법원에 증언을 할 중요참고인이다. ‘지옥 같았던’ 고등학교 생활로 돌아가는 것도 쉽지 않은 데, 한 술 더 떠 재인은 잘못된 설정으로 이제 우등생 행세까지 해야 할 판이다. 게다가 이 학교에 있던 ‘기존의’ 문제아들은 재인의 학교 생활에 사사건건 ‘딴지’를 걸고, 담임선생님의 배려도 일을 더 꼬이게 만든다. 친구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승희와 친해지는 것도 불가능해 보일 정도다. 이렇게 ‘뻑뻑한’ 학교 생활을 하던 중 그녀의 마음에 들어온 청량음료 같은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몸짱에 매너도 좋고 싸움까지 잘하는 강노영(공유)이다. 승희와 재인의 주위를 맴도는 노영. 하지만 그 역시 학생 같지 않은 수상함을 지니고 있다. 뻔한 재료에 흔한 공식의 상업영화이지만 영화는 상당량의 웃음과 어느 정도의 액션, 그리고 약간의 감동이라는 의도를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만한 매끄러움을 갖췄다. 곳곳에 억지스럽게 짜 맞춰진 설정과 인물, 과장된 에피소드들이 숨어있지만 재미를 반감시킬 정도까지는 아니다. ‘퇴마록’을 만들었던 박광춘 감독이 2002년 ‘마들렌’ 이후 3년만에 내 놓은 신작이다. 111분. 15세 관람가. ■호스티지 ‘휴먼영웅’ 10년만에 컴백 브루스 윌리스가 ‘다이하드’ 시리즈를 끝낸지도 어언 10년이 흘렀다. 그동안 부지런히 액션 블록버스터에 출연해왔지만 진정한 영웅이 되지는 못했다. 영웅에 대한 갈증. 윌리스는 ‘호스티지’를 통해 그 갈증을 해소하고 싶었던 것 같다. ‘호스티지’는 제목이 노출하듯 인질과 그 인질을 구출하는 경찰의 이야기다. 액션 블록버스터로서의 최상의 조건. 윌리스가 동명의 소설을 보자마자 영화화 욕심을 낸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따지자면 이 영화는 스케일과 스릴에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제프 탤리(브루스 윌리스 분)는 LA 경찰국 소속 최고의 인질범 협상가. 그러나 지독한 자만감에 인질들을 죽음으로 내몬 사건 이후 그는 시골마을 경찰서장이 돼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이 조용한 마을에 생각지도 않은 인질 사건이 발생한다. 대저택에 갇힌 세명의 인질과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세명의 범인. 이제는 더 이상 네고시에이터가 아닌 탤리는 연방경찰이 맡은 사건을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영화는 결코 그를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괴한들이 돌연 탤리의 아내와 딸을 납치해간다. 괴한들의 요구사항은 인질범들이 장악한 대저택에 침투, 자신들이 찾는 물건을 빼내오라는 것. 탤리는 인질범은 물론 동료 수사관들마저 따돌려야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빠진다. 윌리스는 ‘다이하드’의 영광에 ‘식스 센스’의 울림을 양손에 쥐고 싶어했다. 곳곳에서 돈 냄새가 묻어나는 난공불락 요새 같은 호화로운 대저택을 통해 볼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네고시에이터와 가장으로서의 인간적인 고뇌를 진하게 표현하려 했다. 영화 속 인질 사건의 이중구조는 그런 점에서 대단히 효과적인 장치. 실제로 치밀하게 설계된 부잣집은 인질 중 한명인 8살 꼬마가 악당을 상대로 펼치는 컴퓨터 게임 같은 무대가 되준다. 또 인질범과 심리전을 펼쳐야하는 와중에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면서 극도의 혼란을 경험하는 탤리의 모습은 주인공에 대한 관객의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배수의 진을 친 상태에서 범인과 협상을 하고 물건을 빼내와야 하는 탤리의 상황이 국가와 세계를 구해야하는 여타 할리우드 영웅들보다 인간적인 것은 사실. 여기에 원없이 터져주고 쏴주는 액션 장면이 기본으로 깔려있으니 영화는 모든 조건을 고루 갖춘 셈이다. 그러나 이제 50대에 접어든 윌리스는 말이(혹은 생각이) 많아졌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과잉’의 혐의가 짙다. 모든 것이 차고 넘치는 느낌이다. 18일 개봉, 15세 관람가. ■오늘 ‘아이엔지 영화제’ 일상속 진한 감동…‘단편영화의 즐거움’ 독립 영화, 혹은 단편 영화의 즐거움은 그 메시지에 있다. 깨끗한 영상이나 화려한 움직임, 섬세한 감정 표현 등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기 때문에, 투박한 일상과 우리가 흔히 지나쳐 버릴 법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한 번 푹 빠지면 더욱 진한 감동을 얻는다. 대학교 영상 관련 단체들이 만든 작품을 상영하는 ‘아이엔지 영화제’가 19일 오후 2시 안성에 위치한 한경대학교 공동실험실습관에서 마련된다.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원, 동국대학교 영화학과 대학원, 상명대학교 영화학과 인디스토리 등이 참여한 이번 영화제에는 총 15여 개의 작품이 선보여진다. 제3회 서울 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 경쟁부문 우수상을 차지했던 ‘사이코 드라마’부터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 단편 경쟁부분 초청작 ‘으랏차차 라스트 매직’, 제56회 칸느 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올랐던 ‘원더풀 데이’ 등 수준 높은 단편영화 들이 참여할 예정. 각기 다른 소재로 삶의 다양한 의미를 짚어내는 이들 작품은 영화의 또 다른 참맛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670-5114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연극배우 출신으로 ‘학생부군 신위’, ‘301·302’ 등의 영화에 출연했던 방은진<사진> 감독의 데뷔작 ‘오로라공주’가 지난 14일 촬영을 시작했다. ‘오로라공주’(제작 이스트필름)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스릴러물. 잇딴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현장에는 ‘오로라공주’ 스티커가 유일한 단서로 발견된다. 이를 발견한 오형사(문성근)은 1년 전의 악몽 같은 사건을 떠올리고, 범인이 정순정(엄정화)임을 직감하게 된다. 이 영화는 6월말까지 촬영된 뒤 10월 개봉할 예정이다.
Japanese Movie 전통적인 비수기인 초봄 극장가에 일본 영화의 개봉이 줄줄이 이어진다. 2월 말부터 잇따라 선보이기 시작한 일본 영화는 ‘피와 뼈’, ‘69’, ‘바이브레이터’, ‘지금, 만나러 갑니다’, ‘아무도 모른다’ 등 다섯 편 이상. 일본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는 영화에서부터 순애보를 담은 최루성 멜로물, 요즘 젊은이들의 생활에 대한 ‘쿨(cool)’한 묘사를 담은 청춘물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개봉 대기 중이다. 전통적인 비수기인 초봄 극장가에 일본 영화의 개봉이 줄줄이 이어진다. 2월 말부터 잇따라 선보이기 시작한 일본 영화는 ‘피와 뼈’, ‘69’, ‘바이브레이터’, ‘지금, 만나러 갑니다’, ‘아무도 모른다’ 등 다섯 편 이상. 일본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는 영화에서부터 순애보를 담은 최루성 멜로물, 요즘 젊은이들의 생활에 대한 ‘쿨(cool)’한 묘사를 담은 청춘물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개봉 대기 중이다. 한류 열풍이 일본 내에서 뜨거웠던 지난해, 일본 영화의 국내 성적은 평균 1편당 3만2천명(서울 관객 기준)이었으며 점유율은 2.1%에 그쳤을 정도로 그다지 좋지못했다. 국내에서 일본 영화는 흥행이 안된다는 것이 아직까지는 일반적인 속설. 하지만 이들 영화는 ‘역한류’ 혹은 ‘조용한 대박’을 노리며 국내 관객을 사로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피와 뼈(血と骨, 2월 25일 개봉)= 양석일씨의 베스트 셀러를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10대 중반 ‘재패니스 드림’을 안고 제주도에서 일본 오사카로 건너온 남자 김준평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괴물’이라고 불릴 정도로 폭력적이며 탐욕적으로 살아가는 남자 주인공은 기타노 다케시가 연기했으며 스즈키 교카는 폭력적인 남편이 없어지기만을 바라며 평생을 살아가는 부인 이영희 역을 맡았다. 최근 내한한 최양일 감독은 “이 영화에는 ‘인간의 피와 뼈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는가’라는 철학적인 물음을 담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바이브레이터(Vibrator, 3월 4일)= 메마른 도시에서 만난 고독한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쿨’하게 그린 로드 무비. 기댈 곳을 찾으며 부유하는 젊은 캐릭터들의 매력, 주인공 여성의 심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 감각적인 편집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눈 내리던 밤. 술을 사러 편의점에 들른 르포라이터 레이(테라지마 시노부)의 머리 속에는 오늘도 무수한 목소리들이 들려온다. 누군가에게 언젠가 들었던 말들, 잡지 속의 문장, 내면 어디에선가 흘러오는 속삭임 등은 그녀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것들. 술을 먹고 토하는 ‘취미’는 이런 ‘목소리들’을 잊기 위해 생긴 그녀만의 톡특한 습관이다. ▲69(3월 25일)= 재일교포 감독 이상일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무라카미 류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안도 마사노부나 쓰마부키 사토시 등 ‘꽃미남’ 스타들이 출연한다. 청춘과 록 음악, ‘뻥’을 키워드로 하는 빠르고 감각적인 영상이 인상적이다. 영화의 배경은 1969년 규슈 지방의 한 고등학교. 지역에서 최고로 꼽히는 일류고등학교지만 문제아 겐(쓰마부키 사토시)은 사사건건 선생님들의 지도에 반항을 한다. ‘인생을 즐기지 않으면 안된다’는 게 그의 신조. 이 학교 최고의 미녀 마쓰이 가즈코(오타 리나)를 마음 속에 담고 있는 그는 ‘데모나 바리케이드를 하는 남자를 좋아한다’는 그녀의 말을 듣고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들 ‘거사’를 도모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3월 25일)=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함께 지난해 일본에서 순애보의 열풍을 이끌며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 세상을 떠난 아내와의 6주간의 아름다운 재회가 기둥 줄거리로, 100만부가 넘게 팔린 동명의 베스트 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주인공은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남편(나카무라 시도)과 엄마를 잃은 아들(다케이 아카시). 1년 후 비의 계절에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죽은 엄마(아내·다케우치 유코)는 약속대로 장마철에 이들 가족에게 돌아온다. ▲아무도 모른다(4월 1일)=‘원더풀 라이프’로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으로 당시 12살이었던 주연배우 야기라 유야는 이 영화로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는 부모 없이 남겨진 네 명의 아이들을 차분하고 과장되지 않은 카메라로 담고 있다. 각각 다른 아버지(혹은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기도 한다)와 같은 어머니를 가진 네 아이들은 어머니마저 떠나버리자 스스로 생활해 나가야 하는 곤란에 빠지게 된다. 가장 노릇을 하게 된 큰아이라고 해봐야 12살 어린이.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해 보지만 생활은 점점 엉망이 되어 간다. 지난해 부산영화제를 방문했던 감독은 “관객이 영화를 본 뒤 세상에 나와 이런 아이들을 봤을 때, 한동안 그들에게 시선이 머무르게 된다면 성공하는 셈”이라며 연출 의도를 설명한 바 있다. ■여자 정혜 아픈 상처 지우는 ‘사랑의 묘약’ 우편 취급소와 TV 홈쇼핑, 고양이… 이 여자, 정혜(김지수)의 일상은 까닭없이 평화롭다. 직장인 우편물 취급소에서의 단조로운 일과와 TV 홈쇼핑으로 사들인 물건들로 채워진 작은 집, 아파트 화단에서 주워 온 어린 고양이. 이것들은 그녀만의 작은 세상을 구성하는 몇 안되는 것들이다. 각박하고 폭력적인 바깥 세상과 단절된 채 조용한 일상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가고 있지만 그녀에게는 사실 지금의 세상과의 소통을 막는 과거의 아픈 상처가 있다. 영화는 여성의 내면에 대한 세심한 묘사와 여주인공 김지수의 열연, 사랑과 상처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등으로 이들 영화제에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배우 김지수의 발견’ 혹은 ‘2004년 한국 영화의 발견’이라는 호평을 들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까? 흔히들 하는 얘기지만, 사실 의심스러운 말이다. 아픔을 주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듯한 소란스러운 세상, 이 속에서 사랑 혹은 사랑이라는 감정은 오히려 또 다른 부담일 수 있다. 과연, 영화가 해답을 줄 수 있을까? 무표정 속에서 속시원한 결론을 보여주고는 있지 않지만 영화는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묘한 매력을 담고 있다. 평범한 듯 보이는 여자와 그녀의 가슴 속에 묻혀 있는 상처를 담담하게 그려내던 이 영화는 희망의 희미한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정혜에게도 사랑이란 보이지 않을 듯 희미해 보이는 가능성 같은 것이다. 어린시절의 아픈 기억들과 엄마의 죽음이라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그녀. 사람들은 그녀가 불행할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사실 과거는 고통이라기보다는 그저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기억의 조각들, 혹은 미래에 대한 희망의 가능성을 막고 서 있는 어떤 것들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한 남자(황정민)가 그녀의 일상에 끼어든다. 작가 지망생인 그는 자신의 원고를 부치기 위해 정혜의 우체국을 찾는다. 정혜는 그에게 묘한 설렘을 느끼고 용기를 내서 말한다. “저희 집에 오실래요?” 언뜻 보기에 단조롭고 평범해 보이지만 영화는 우리 일상 속에 공존하는 불안과 폭력, 그리고 행복과 희망을 놓치지 않는 섬세함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자극적인 영화보다도 더 진한 울림을 준다.특히 좀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던 과거의 슬픔과 고통이 분출되는 후반부는 극장 문을 나서고 나서도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강한 인상을 주는 부분이다. 공감 속에 강한 울림을 주는 것은 주인공 정혜를 연기하는 여배우 김지수의 힘과 100% ‘들고 찍기’로 촬영해 순간 순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내는 카메라의 덕이 크다. 특히 그동안 TV 드라마에서 개성을 드러내지 못했던 김지수라는 배우를 이번 영화를 통해 새로 보게 되는 것은 관객으로서도 큰 기쁨이다. 단편 ‘우리 시대의 사랑’을 만들었으며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던 이윤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피와뼈 괴물이 된 조선사내 ‘김준평’ 피와 뼈가 붙어 있다고 인간인가. 피와 뼈를 물려줬다고 부모인가. 최양일 감독은 “피와 뼈는 인간과 가족 관계를 말한다. 뼈 안에는 무엇이 있고 피 안에는 무엇이 흐르고 있는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단어는 폭력이다. 시대가 폭력이고 생존이 폭력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 자체가 폭력적이다. 진저리날만큼.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라는 점, 그것이 재일한국인의 삶이고 작가와 감독이 모두 재일한국인이라는 점은 분명 한국 관객에게 묵직한 무게로 다가온다. 눈을 크게 뜨고 영화를 직시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그 냄새가 역하다. 1923년 오사카. 일련의 한국인들이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건너온다. 이들은 불결한 빈민가에 촘촘히 어깨를 맞대고 뿌리를 내린다. 모두가 살아남아야 했다. 한복입고 제사지내고, 결혼식날 신랑의 발바닥을 북어로 때리는 풍습은 꾸역꾸역 지켜가지만 한국어는 ‘장인어른’과 ‘형님’을 구별하지 못할 지경에 이른다. 그러나 영화는 주변인에게 결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카메라는 오로지 한 사람, 김준평(기타노 다케시 분)에게 초첨을 맞춘다. 청운의 꿈을 안고 도일했을 그의 모습은 그러나 극 초반부터 광폭하고 탐욕스러운 중년으로 그려진다. 마누라는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고 자식들은 하찮은 벌레 취급하는 이 남자는 자신이 인간임을 잊은 듯 하다. 여자를 섹스 도구로 생각하며 오로지 돈에만 관심있는 그는 발정난 돼지 같은 모습으로 모든 사람 위에 군림한다. 그중 가장 기가 찬 풍경은 자신의 아들들과 처절한 육박전을 벌일 때. 이들 부자 앞에 인륜은 공허할 뿐이다. 그런 그가 딱 한번 의외의 모습을 보인다. 섹스 노리개로 삼던 기요코가 뇌종양수술을 받고 거동도 못하는 바보가 됐음에도 버리지 않고 정성들여 간호하는 것. 피와 뼈를 나눈 가족들에게는 한번도 보이지 않던 행동. 그러나 이마저도 사실은 또다른 정부를 들이며 자식을 넷이나 까발리는 짓과 병행한 것이다. 욕정만큼 그의 자식에 대한 욕심도 거대하다. 역시 피와 뼈에 대한 집착이다. 영화는 김준평의 무소불위 광기와 폭력을 가감없이 따라가며 50~70년대 재일한국인들의 지난한 삶을 중간중간 훑었다. 젊은층의 북에 대한 동경과 한국인끼리의 결혼을 고집하려는 노력이 살짝 그려진다. 마을 잔치 때 잡힌 커다란 돼지가 난도질되는 장면은 어쩌면 당시 재일한국인의 삶을 상징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분수처럼 쏟아지는 시뻘건 피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고, 대야 가득 쏟아지는 구불구불한 내장은 보상받을 길 없는 고단한 삶이다. 그러나 혼란스럽다. 김준평의 모습을 뒷받침하는 설명이 싹둑 잘라져나갔다. 거두절미하고 김준평의 아들 마사오의 눈으로 괴물 같은 아버지의 비상식적인 짓거리들이 나열되는 것이다. 그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나, 인간성을 상실한 시대가 그를 그렇게 내몰았다는 식의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 이 때문에 각종 묘사가 사실적이고 기타노 다케시의 연기가 두려움을 자아낼 정도로 질퍽함에도 영화는 당위성을 줌으로써 끌어낼 수 있는 감동을 놓치고 간다. 25일 개봉, 18세 관람가. ■나인하드 2 코믹 킬러… ‘해도, 너무해’ ‘완벽한 행운’, ‘왕대박’을 뜻하는 ‘나인야드(The Whole Nine Yards)’가 조금 더 커진 행운을 들고 다시 찾아왔다. 2000년에 개봉했던 ‘나인야드’보다 1야드 넓어진 속편 ‘나인야드2(The Whole Ten Yards)’가 24일 국내 관객을 만난다. 2편에서도 1편의 주인공인 냉혈한 전문킬러 지미 튤립(브루스 윌리스)과 어딘가 헐렁해보이는 소심한 치과의사 오즈(매튜 페리), 대범한 금발미녀 신시아(나타샤 헨스트리지), 막무가내 킬러 지망생 질(아만다 피트)이 호흡을 맞췄다. 1편에서는 지미가 오즈의 옆집으로 이사오면서 황당한 사건에 연루되고 결국 이둘과 신시아, 질까지 부자연스럽게 뭉치면서 1천만 달러를 차지했다. 또 지미의 부인이었던 신시아는 오즈와, 킬러를 꿈꾸던 간호사 질은 지미와 사랑에 빠지면서 끝났다. 이번 ‘나인야드2’는 졸지에 부자가 된 오즈에게 갱단의 보스 고골락(케빈 폴락)이 전편에서 죽은 아들 야니의 복수를 하겠다고 나타나면서 시작한다. 고골락은 오즈의 부인 신시아를 납치한 뒤 오즈에게 야니를 죽인 지미가 어디 있는지 말하라며 협박한다. 신시아를 구하려고 지미를 찾아간 오즈는 킬러에서 손끝이 섬세한 가정주부로 변신해 닭에게 이름까지 붙여 애틋하게 부르고 있는 지미를 만난다. 지미와 오즈, 질은 추격해오는 고골락 일당을 따돌리지만 끝없는 내분으로 신시아를 되찾을 가능성은 점점 희미해진다. 1편이 코미디와 액션, 인물과 줄거리가 적절히 섞여 적당한 웃음을 만들어 냈다면, 2편은 각 요소가 조금씩 더 과장돼 대체 어디에 장단을 맞춰 웃어야 하는지 모르겠는, 애매한 영화가 돼버렸다. 줄거리는 반전에 반전을 노리지만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허탈해진다. 어느새 냉소적인 미소의 액션 배우보다 실없는 코미디 배우가 더 잘 어울리게 돼버린 브루스 윌리스는 어색한 앞치마에 토끼 슬리퍼까지 신고 고군분투한다. 질과 서로 머리에 총을 겨누며 티격태격 사랑싸움을 하는 모습은 킬러부부답지만 왼쪽 팔뚝에 해놓은 문신 속 튤립은 이미 시들어버린 듯 하다. 영원한 ‘프렌즈’로 남아있는 매튜 페리는 챈들러 캐릭터로 끝까지 밀고 나간다. ‘프렌즈’에서도 그랬듯 영미권에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말장난과 매번 미끄러지고 넘어지는 슬랩스틱 코미디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웃음의 원천은 오히려 브루스 윌리스 쪽보다 아직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괴팍한 발음과 무지막지한 손놀림,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고골락과 그의 노브레인 아들이 이끄는 갱단이다. 이 영화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영화 초반에 걸 스카우트로 잠깐 등장하는 여자아이. 금발의 이쁘장한 여자아이는 바로 브루스 윌리스와 데미 무어 사이의 세 딸 중 막내인 타룰라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98분. 영화 ‘사랑니’ 김정은 연하男 누가될까? 김정은이 차기작으로 정지우 감독의 신작 ‘사랑니’를 선택했다. 정 감독이 ‘해피엔드’ 이후 5년 만에 메가폰을 잡는 ‘사랑니‘는 열일곱 살 남자와 사랑에 빠진 서른 살 여자의 이야기. 김정은의 상대역은 미정이다. ‘사랑니’는 3월 크랭크 인하며, 올 가을 개봉 예정이다.
KBS는 15일 방송된 9시 뉴스 말미에 정세진 앵커가 “지난 9일 9시 뉴스가 경남 산청군 신기마을에서 22년 만에 아기가 태어나 마을 전체가 축제분위기에 휩싸여 있다고 보도했는데 행정기관에 확인한 결과 1년여 전인 2003년 11월에 태어난 아기가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이를 바로잡는다”며 이 보도가 오보였음을 시인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의 말만 믿고)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점을 거듭 사과하며 앞으로 정확한 보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KBS는 설날 9시 뉴스에서 우즈베키스탄에서 신기마을로 시집온 A(35)씨의 아내B(23)씨가 작년 12월 아들을 낳았다며 이 마을에서 아이가 태어난 것이 22년만이라고 보도했다.
이제 3회가 방송됐음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MBC TV 월요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위트 있게 꾸며 방문객을 즐겁게 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첫방송한 ‘안녕, 프란체스카’는 막강한 SBS TV ‘야심만만’이 버티고 있음에도, 최근 시트콤 부진에도 불구하고 호평 속에 일명 ‘프란체 폐인’까지 등장시키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첫 방송 시청률이 7.4%(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였고, 2회 7.9%에서 지난 14일 3회 방송에서는 9.6%로 조금씩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청자들은 흡혈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색다른 설정에 허를 찔리는 재미를 느끼고, 출연진들의 고른 호연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와 함께 ‘안녕, 프란체스카’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출연진과 제작진의 재미있는 글들이 실려 있어 또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다. 우선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고 있는 ‘노도철 PD의 제작일지’ 코너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노도철 PD는 시트콤 연출가답게 재미있는 글솜씨로 네티즌들을 이끌고 있다. 12일 올려놓은 글에서는 주촬영장인 ‘프란체 하우스’의 장소 헌팅 과정을 소상히 적었다. 촬영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작품의 기본 개념을 자연스럽게 설명해 놓아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두근두근 체인지’를 통해 시트콤 연출가로 나서게 된 노 PD는 “별 부담없이 시작한 것인데 관심을 많이 가져 주고 있어 이젠 큰 부담이 된다”며 “‘안녕, 프란체스카’를 어머니와 딸이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어르신들이 만화 같은 코믹 연기를 받아주시는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말했다. 특히 시트콤 게시판답지 않게 눈에 띄는 건 배경음악에 대한 칭찬과 궁금증. 노 PD는 “예능 프로그램의 배경음악은 늘 비슷한 톤이었는데 전문 선곡자를 영입해 고급스러운 색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연합
감우성과 정진영이 영화 ‘왕의 남자’에 캐스팅됐다. ‘황산벌’을 연출·제작했던 이준익 감독의 신작인 ‘왕의 남자’(공동제작 이글픽쳐스·씨네월드)는 연산군과 궁중 광대들의 이야기를 그린 시대극으로, 폭군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아픈 상처와 연약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연산군의 슬픔과 천시받고 살았지만 누구보다도 떳떳하고 행복하게 살았던 궁중 광대들의 삶과 사랑을 다룬 영화다. ‘알포인트’ 이후 코미디 ‘간 큰 가족’에 출연하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감우성은 연산군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그의 폭정을 코믹하게 그려내는 당대 최고의 광대 장생역을 맡았으며 정진영은 폭군 연산군으로 캐스팅됐다. 영화는 60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오는 6월부터 3개월 간 촬영되며 12월 개봉할 예정이다. 제작사는 “조선시대 최고 권력을 구가하는 관리들 앞에서 그들의 비리를 논하는 광대 ‘짓’을 재미있고 시원하면서도 긴장감과 슬픔을 담아 그려낼 것”이라며 제작의도를 밝혔다.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자꾸 이상한 게 보여요” 수십 명의 생명을 앗아간 열차사고가 일어난 후 16년. 사고 난 열차의 일부 객실은 새 열차에 붙여 사용되고 있다. 이 열차가 폐기되기 전 마지막 운행일, 이날 사고에서 아버지를 잃었던 미선(장신영)이 기차에 탄다. 성인이 돼 기차 내 과자 판매원으로 일하는 미선에게 열차는 애정과 증오가 겹쳐있는 대상이다. 미선이 근무를 바꿔가면서까지 이 마지막 기차를 타게 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밤 11시50분, 서울역발 여수행 기차가 출발하고 미선은 과자 카트를 끌며 객실을 돌기 시작한다. 하지만 기차는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그러던중 미선의 눈에는 남들이 못보는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18일 개봉하는 영화 ‘레드아이’(제작 태창 엔터테인먼트)는 귀신에 대한 공포와 열차 사고라는 재난에 대한 두려움의 결합이라는 데서 일단 돋보이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미선의 눈에 보이는 낯선 풍경은 88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은 사고 당시의 열차안 모습이다. 그 시대의 옷차림에 머리 모양, 세로쓰기 신문 등이 눈에 띄며 자신이 ‘그날’의 그 기차 안에 타고 있다는데 당황해 하고 있을 무렵 열차는 조금씩 아수라장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멈춰있던 과자 카트가 혼자 움직이더니 아무도 없는 침대칸에는 아이 울음 소리가 들린다. 이어서 하나, 둘 사람들의 시체가 발견되고 마침내 열차는 중간역에 정차하지도 않고 선행 열차를 향해 폭주한다. 영화는 궁금증을 차근차근 쌓아가며 비교적 탄탄하게 공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밤 기차에 탄 사람들의 익명성이 주는 두려움과 원인 모르게 자꾸 모습을 드러내는 귀신의 존재, 죽어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오늘따라 불안하게 들리는 열차의 굉음까지 감독은 관객들을 비명의 즐거움으로 이끄는 데 성공하고 있어 보인다. 하지만, 초반에 쌓인 기대에 비해 후반부는 그럴싸한 ‘폭발’ 없이 얼버무려지는 느낌이다. 범인이 밝혀지는 부분도 그다지 극적이지 않는데다 범죄 동기도 그리 명확하지 않은 편. ‘링’의 김동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세 번째 극장용 장편 영화다. 15세 이상관람가. 상영시간 96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가 라면이다. 또 그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파를 송송 썰어넣고 계란을 하나 탁 깨서 넣는 것이다. 이렇게 라면을 먹는 이미지는 구수하고 정답다. 영화 ‘파송송 계란탁’ 역시 마찬가지다. 일련의 영화를 통해 흥행성을 보장받은 배우 임창정 특유의 ‘구렁이 담 넘 듯 하는’ 캐릭터를 십분 살리며 코믹한 요소를 송송 썰어넣었다. 또 막판에는 신파를 탁 하고 깨트려넣음으로써 휴먼 코미디로서의 구색을 갖췄다. 그러나 라면의 맛을 누구나 알고 있듯, 이 영화 역시 그 전개나 결말을 어렵지않게 예상할 수 있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또 제 아무리 기교를 부려도 라면은 라면이듯, 이 영화 역시 임창정에 기댄 코믹영화라는 출신성분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불법음반제작업에 종사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총각 대규(임창정 분)에게 난데없이 아홉살짜리 꼬마가 나타나 “당신이 내 아버지요”라고 주장한다. 흥미로운 것은 아이의 태도. 태어나서 처음 보는 아버지임에도 전혀 애틋한 감흥이 없는데다 어려워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자신을 ‘전인권’이라 소개하며 천연덕스럽게 ‘돌고 돌고 돌고’를 불러댄다. 마른 하늘 날벼락을 맞은 대규의 황당함이야 예정된 수순. 그러나 아이는 그런 아버지에 아랑곳없이 소원을 들어달라며 엉겨붙는다.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커다란 목청으로 뻔뻔하게 소리지르면서. 소원은 다름아닌 국토종단. 결국 아이를 떼어놓는데 실패한 대규는 계란도 익힐 듯한 삼복더위에 아이와 함께 길을 나선다. 이 어색한 부자의 모습은 기타노 다케시 주연의 ‘기쿠지로의 여름’과 상당히 닮았다. 두 영화 모두 처음에는 아이를 귀찮은 짐짝 취급하던 어른이 점차 변화하는 모습과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대규의 변화는 인권과의 보조 맞추기로 표현된다. 자기 몸뚱아리만한 가방을 짊어지고 힘겹게 걸어가는 아이를 뒤에 두고 대규는 처음에는 멀찌감치 앞서간다. 그러다 여행이 중반으로 접어들 때쯤 그는 아이의 가방을 빼앗아 들어주고 마지막에는 아이를 업고 걷는다. 주변에 자신을 아이의 삼촌이라고 소개하던 대규가 어느새 아이의 ‘아빠’가 되는 것. 영화는 이 모든 과정을 절대 서두르지 않고 그렸다. 임창정은 이번에도 역시 살가운 연기를 통해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다. 18일 개봉, 15세 관람가.
오는 27일 열리는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 등 아카데미 주요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화제작 6편이 동시에 국내 개봉한다. ‘아카데미 특수’를 노린 개봉전략은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이같은 집중 동시개봉은 아주 이례적인 일. 특히 작품상 후보에 오른 ‘에비에이터’ ‘레이’ ‘네버랜드를 찾아서’ ‘밀리언달러 베이비’ ‘사이드웨이’는 후보작 5편 모두가 동시에 개봉한다. ■클로저 줄리아 로버츠, 주드 로, 나탈리 포트먼, 클라이브 오웬 등 스타들의 출연으로 눈길을 끄는 ‘클로저’가 지난 3일 첫 테이프를 끊었다. 동명의 영국산 연극을 ‘졸업’의 마이크 니콜스 감독이 영상으로 옮긴 고품격 로맨스물. 첫눈에 반한 네 남녀의 사랑과 배신, 질투, 이기심, 복수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렸다. 아카데미의 전초전으로 일컫는 골든 글로브에서 포트먼과 오웬이 남녀조연상을 차지했고 이어 아카데미에도 도전한다. ‘레옹’의 소녀에서 매혹적인 배우로 자라난 포트먼의 매력을 유감없이 맛볼 수 있다. ■밀리언달러 베이비 미 감독협회 감독상 수상작인 복싱영화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힐러리 스웽크가 아카데미 2연패에 도전하는 작품. 여자 복서와 코치의 만남을 통해 관계, 가족의 의미를 묻는 수작이다. 두 사람은 최근 골든 글로브에서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좀처럼 동일부문 재수상을 하지 않는 아카데미의 관행이 깨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개부문 후보다. 25일 개봉. ■레이 그래미상을 13회나 받은 전설적인 시각장애인 R&B 가수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그린 ‘레이’는 최근 미국에서 역대 뮤지션 전기영화중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찰스가 영화제작 기간인 지난해 6월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 더욱 화제가 됐다. 찰스는 극중 레이 역을 맡은 제이미 폭스에 대해 “내가 놀랄 정도로 나와 흡사하다”며 탄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테일러 핵포드 감독 작품으로 6개부문 후보. 18일 개봉. ■에비에이터 ‘에비에이터’는 항공업계의 거물, 영화제작자, 희대의 플레이보이로 유명했던 20세기 최초의 억만장자 하워드 휴즈의 삶을 다룬다. 20세에 이미 억만장자가 됐고 준수한 외모로 여배우들과 염문이 끊이지 않았던 휴즈는 TWA를 굴지의 항공사로 키웠으며 동시에 결벽증, 피해망상 등에 시달린 환자였다. 유난히 아카데미와 거리가 멀었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타이타닉’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연기를 펼쳤다. 스콜시지 감독 작품으로 11개 부문 최다부문 후보작이다. 18일 개봉. ■네버랜드를 찾아서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피터팬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과정을 그린 영화. 영원한 자유인을 꿈꾸는 극작가 JM베리(조니 뎁)가 이웃집 소년들을 사귀고 거기에서 영감을 받아 ‘피터팬’을 희곡으로 써내기까지 과정을 담았다. 소년들의 어머니(케이트 윈슬렛)와의 로맨스가 사실보다 부풀려졌지만, ‘피터팬’의 정신이 기성제도를 거부하는 자유의 정신임을 잘 보여주는 수작. 남우주연 등 7개부문 후보작으로 25일 개봉한다. ■사이드웨이 ‘사이드웨이’는 ‘어바웃 슈미트’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작품. 결혼을 앞둔 두 대학생이 총각파티를 대신해 떠난 와인기행에서 벌어지는 달콤쌉싸레한 일탈기를 그렸다. 5개부문 후보작. 18일 개봉. 그외 이미 개봉중인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이 미술, 분장 등 4개부문 후보에 올랐고, 시골학교 음악교사와 전쟁고아들이 음악을 통해 희망을 찾게되는 ‘코러스’는 음악, 외국어영화상 후보다. 3월3일 개봉. ■제니,주노 가볍고 예쁜 영화…현실은 글쎄? 비슷한 나이 또래지만 로미오-줄리엣, 성춘향-이몽룡 커플을 ‘제니, 주노’의 연인들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도 있고 문제도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가문 간의 반목이, ‘춘향전’의 경우 변학도라는 라이벌이 있었다면 ‘제니, 주노’ 속 커플의 가장 큰 난제는 뜻하지 않게 덜컥 생긴 아이다. 전형적인 청춘물의 발랄함과 산뜻함, 그리고 가벼움을 기본 톤으로 띠고있는 이 영화는 묘하게도 10대(그것도 중학생들의) 임신 문제를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예쁘게 그리고 있다. 부산에서 전학 온 얼짱 주노(김혜성)와 좋은 집안에 공부까지 잘하는 제니(박민지)는 처음 만난 순간 사랑에 빠져 교제를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주노를 옥상으로 부른 제니는 그에게 임신을 했다고 털어놓는다. 고민 끝에 우선은 임신사실을 숨기기로 한 두 사람. 새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아이 보살피기에 들어간다. 어느새 배가 점점 부풀어 오르고, 두 사람은 양가의 부모들에게 임신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청한다. 영화에는 아이를 낳겠다는 아이들과 이를 말리는(낙태하라는) 어른들 사이의 갈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요즘 어른들의 생명 경시 풍조나 문란한 성 관념 따위를 비판할 생각은 없었다는 얘기다. 공부 ‘잘하는’ 여자 아이, 게임 ‘잘하는’ 남자 아이 등 두 주인공은 임신 뒤 짧은 시간 당황해 한 다음부터는 너무 쉽게 돈 많은 부모들에게 기대고 ‘능력있는’ 부모들은 아이들을 걱정하기보다는 쪽팔려하며 이를 받아들인다. ‘어린 신부’의 김호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제니@주노’라는 인터넷 소설이 원작이다. 상영시간 102분.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