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황화수소 중독 대처법

올해도 어김없이 인천의 폐수처리장에서 황화수소(H2S) 중독으로 의심되는 질식사고가 집단으로 발생했다. 이는 폐기물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번 호흡하는 순간 사망으로 이어지는 질식 재해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질식에 의한 사망자가 지속해서 반복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질식 재해는 봄철에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밀폐공간 속 미생물은 증식 과정이나 유기물 분해 과정 등에서 산소를 소모하고 부패가 빠르게 진행돼 황화수소 등 유해가스가 대량 발생하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10년간 발생한 질식 재해 196건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 348명 중 165명이 사망했다. 2명 중 1명꼴로 사망하는 치명적인 사고로 3~7월에 발생한 질식 재해가 전체의 75건으로 38.3%를 차지하며 특히 황화수소 중독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식 재해가 위험한 이유는 숨을 들이켜는 순간 쓰러지기 때문이다. 이는 각종 가스 때문인데 특히 오·폐수처리장, 양돈농가 등 분뇨가 부패하는 장소에서 발생하는 황화수소는 기도나 폐 조직을 자극·손상해 폐 조직의 산소 분배 기능을 저해하는 인체에 굉장히 치명적이다. 밀폐공간 내 작업 시 사업주 및 안전보건 관계자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첫째. 사업장 내 밀폐공간 위치 파악, 사전 확인 절차, 안전보건교육 및 훈련 등의 내용을 포함한 밀폐공간 작업 프로그램을 우선 하고 작업 정보, 작업자 정보, 가스 농도 측정 결과, 비상 연락 체계 등을 작성한 작업 허가서를 발급한 후 반드시 이행 여부를 확인한다. 둘째. 사업주는 밀폐공간 작업 시작 전 근로자에게 산소농도 측정 및 작업환경에 관한 사항, 사고 시 응급처치 및 비상시 구출에 관한 사항, 보호구 착용, 안전 작업 방법에 관한 사항 등을 교육해야 한다. 셋째. 상시 작업 상황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인을 지정하고 밀폐공간 외부에 배치해 위급 상황을 바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밀폐공간에서 근로자에게 작업을 하도록 하는 경우 작업 시작 전 밀폐공간 내부의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골고루 측정하고 반드시 정상 여부를 확인한 후 공기 상태가 적정 범위가 아니면 환기를 해야 한다.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임의로 재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보호구 없이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밀폐공간에 진입해서는 안 된다. 이 세 가지 중 한 가지라도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사망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경기권역의 질식 등 중대재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밀폐공간 작업을 수행하는 사업장에 원하는 시간대에 전문가가 방문해 장비와 교육을 무상으로 서비스를 지원한다. 사업장에서 지원받고자 하는 경우 작업 전 안전보건공단에 연락해 안전교육과 필수 장비를 활용해 사고 없는 안전한 작업이 되기를 바란다. 밀폐공간 질식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작업 현장에서 일하는 사업주와 작업자의 안전 실천 의지가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자연치유’가 시사하는 ‘ESG 경영’

소나무 숲에 송충이가 창궐해 온 산의 소나무를 갉아 먹어 고사시킬 것 같지만, 자연은 송충이의 천적이 바로 번식해 송충이를 잡아먹기 때문에 자연성을 회복하고 숲속 자연의 평형을 유지한다.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자연성 회복에 대한 내용이다. 이뿐만 아니라 분재 전문가에 따르면, 인공으로 재배하는 분재가 시름시름 고사되어 갈 때 분재목을 얼른 땅에 묻으면 살아난다고 한다. 두 사례는 식물의 세계에서 자연치유 사례다. 코끼리는 위에 이상이 생기면 먹이활동을 중단하고 100% 정상화 될 때까지 스스로 기다린다. 같은 맥락에서 브라질에 서식하는 큰 개미 핥기는 흰개미 집을 1/3만 파괴하고 1/3만 잡아먹는다. 공진화(共進化) 관계다. 생물학의 ‘앨런의 법칙’에 따르면 고위도에 살수록(기온이 낮을수록) 열을 체내에 유지하기 위해 몸의 말단 길이가 짧아지며 저위도에 살수록(기온이 높을수록) 열 배출을 원활히하기 위해 몸의 말단 길이가 길어진다는 법칙이다. 동·식물 세계의 놀라운 자연치유와 건강한 생태계 모습이다. 인간의 생존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신(神)은 인간을 창조할 때에 병이 들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치유력을 줬다. 전술한 소나무 숲 이야기를 통해 보듯이, 자연은 자연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 송충이와 그 천적의 상호작용, 분재의 회복, 코끼리의 자연치유, 그리고 큰개미 핥기의 공진화 과정은 자연치유와 건강한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큰 영감을 주고 있다. 이러한 개념을 인간의 의료시스템에 적용한 것이 ‘자연치유’이다. ‘자연치유’의 의미는 인간의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 및 치료를 위한 모든 의료시스템의 범주에 속한다. 이는 한의학, 전통의학, 통합의학, 전인치유, 보완대체의학, 전승의학, 민족의학 등을 활용한 치료와 치유를 포함하며, 자연치료의학, 자연치료요법 등으로 병행하여 사용되기도 한다. 예컨대 질병의 신체적 측면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사회적·환경적인 부분까지 관찰하여 조화로운 치료를 위해 다양한 자연자원과 자연의 원리를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치유의 원리는 단순하다. 병이 있으면 반드시 치료법도 있다. 질병의 원인을 알면 그에 대한 치유법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의 몸에는 원초부터 갖고 있는 자연치유력이 있다. 진정한 치료제는 내 몸 안에 있으며 이러한 치료제가 그 힘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 자연치유다. 그렇다고 자연치유가 완전하고 절대적이라고 믿는 것은 안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육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으로 완전히 안녕(well-being)한 상태”라고 정의했다. 여기서 영적인 안녕은 영혼의 상태에 대한 정신활동으로 본다. 반면, 과학문명의 발달은 환경파괴라는 역설을 낳았다. 이로 인한 “지구의 기후변화는 환경적 측면에서 회복 탄력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다(ESG경영학회). 인류의 생존과 관련된 환경파괴는 썩은 사과가 멀쩡한 사과까지 썩게 만들어 사과 상자 전체를 버려야 하는 이치와 같다. 그렇다고 ‘문명은 악이고 자연은 선’이라는 발상은 종교적 차원에서 교조화되기도 하고 민주주의라는 명분으로 세력화 되기도 한다. 두 명제가 공존하려면 양측이 가치와 신념의 영역이 아닌 전 지구적 입장에서 접점을 찾아야 한다. 이 지점에서 ESG 경영은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지구의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필수 불가결하다. 따라서 자연치유와 ESG 경영은 서로 배타적 개념이 아닌 요철처럼 의존적 상보적 개념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발명과 지식재산은 사랑이다

발명은 사랑이다. 뚱딴지 같은 소리처럼 들리지만 대부분 발명은 사랑에서 출발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우리 조상들의 발명품인 훈민정음과 거북선, 측우기가 그렇다. 우리 글이 없어 불편해하는 백성들을 위해 창제한 훈민정음과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만든 거북선도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의 국가와 민족에 대한 사랑으로 발명됐다. 문종 이향(李珦)이 세자 시절, 강수량 측정에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의 아픔을 알고 측우기를 발명한 내용은 ‘세종실록’에 기록돼 있다. 일회용 반창고는 극진한 아내 사랑 덕분에 발명된 대표적인 사랑의 발명품이다. 얼 딕슨은 발명가나 과학자가 아닌 ‘존슨앤드존슨’에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딕슨은 항상 덜렁거리는 아내가 날카로운 것에 베일 때마다 일일이 거즈와 테이프로 치료를 했다. 그가 직장에 가고 없을 때 아내가 다칠 경우를 대비해 발명한 것이 바로 일회용 반창고다. 마침 그가 다니던 회사의 제임스 존슨 회장이 이를 ‘밴드에이드’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해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고 기업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후에 딕슨은 부사장까지 승진했고 ‘나는 성공하기 위해 발명하지 않았다. 단지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을 뿐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매년 대한민국 학생 발명전시회와 전국 학생 과학발명품경진대회의 입상작을 보면 노약자나 어려운 이웃과 가족을 위한 배려와 사랑에서 나온 것들이 많다. 이렇게 발명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이웃, 국가와 민족을 아끼고 존중해서 태어난 것이 대부분이다. 흔히 지적재산권, 지적소유권 등으로 혼용되는 지식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은 산업재산권, 저작권, 신지식재산권으로 나뉜다. 산업재산권은 다시 특허,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으로 분류한다. 또 저작권은 문화예술 분야의 모든 창작물에 적용되며 새로운 흐름에 맞춰 신지식재산권으로 따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에 따른 모든 창조 활동을 우리는 흔히 ‘발명’이라고 부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악·영상을 포함한 문화예술저작권 무역수지는 역대 가장 많은 2조9천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발표하는 저작권대상 시상식의 수상자들은 매월 수억원에서 수천만원의 지식재산권 수익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명이 지식재산(IP)으로 이어지면 개인은 물론 기업과 국가의 풍요를 보장한다. 필자가 교직 평생을 발명과 지식재산 교육에 헌신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5월19일은 제59회 발명의 날이다. 발명의 날은 서양보다 200년 앞선 1441년(세종 23년) 5월19일(음력 4월29일), 세계 최초로 측우기가 태어난 날에서 유래했다. 아쉽게도 발명의 날은 정부 주관 기념일이 아니다. 개별 법률(발명진흥법)에 따른 기념일이라 인터넷 포털 첫 화면에도 잘 등장하지 않는다. 지식재산의 날인 9월4일도 마찬가지다. 아직 대한민국 사회는 발명과 지식재산을 심각하게 사랑하지 않는가 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7년 제정된 발명교육법에 따른 ‘발명교육의 날’을 만들자고 하면 쓸데없는 공염불일까.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스승의 날’의 비애

학교는 학생들에게 인격을 가르친다. 인공지능(AI)의 발달로 학습효과는 거들 수 있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스승의 존재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조합원 1만1천3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때 천직으로 여겨왔던 교직에서 87.0%가 1년 동안 이직 또는 사직을 고민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교직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답변도 68.4%다. 최근 5년 동안 교권 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교사가 26.59%(3천25명)다. 그러다 보니 요즘 부장교사와 학급 담임을 맡는 것을 기피하고 있다. 선생님들은 학부모 민원과 과도한 업무에 비해 보직 수당이 낮고 무거운 책임만을 지는 등 교권침해 상담이 급증해 교원들의 사기 저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한 이유다. 참교육을 위한 정부의 방향은 무엇일까? 갈팡질팡하는 대학 입시제도와 교육과정 등 늘어나는 행정업무에 학생 인권이 강조되는 현장에서 교사들은 오늘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교권은 더 이상 무너져서는 안 된다. 사교육이 학교 교육과 다른 점이 바로 교권의 가치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 중 잠을 자거나 학업 방해가 되는 짓을 하더라도 이에 마땅한 제재를 가할 수 없는 이유는 체벌로 몰려 교사가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할 만큼 선생님의 권위는 존경받아 왔다. 꿈과 희망을 심어준 스승의 사랑을 전하는 스승의 날이 올해로 60회를 맞았다. 충남 강경여고 청소년적십자(JRC) 단원들이 현직 선생님과 병중이거나 은퇴한 선생님을 위문하는 활동을 시작으로 1964년 스승의 날 제정 취지문을 작성 및 발표하고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15일을 기념하고 있다. 15일 스승의 날 카네이션을 주고받으며 스승과 제자가 웃음꽃을 피워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2016년 김영란법 시행 이후 바뀐 것은 또 있다. 스승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 대신 ‘교사는 학생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경고문이 생겼다. 교사와 학생 간 그만큼 멀어진 것이다. 열정을 갖고 일할 교사가 없는 학교에서 교육혁신은 기대하기 어렵다. 학생을 가르칠 때 비하하는 말로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비교육적 행위는 마땅히 제재받아야 한다.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교육 현장에 뿌리가 없는 교육은 살아 숨 쉬는 교육이 될 수 없듯이 사교육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배우고 부모와 사회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자란다. 사회적 존중이 사라지면서 스승의 날이 축하받지 못하는 현실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선생님 여러분! 힘내세요! 세상사 다반사 다 그런 것은 아니잖아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스미싱 예방

요즘 택배문자 등을 사칭하는 스미싱 문자를 많이 받아봤을 것이다. 스미싱(SMS+Phishing)이란 문자메시지에 부고장, 택배문자,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교통단속, 국민건강보험, 카드 해외결제 사칭 등 사칭문자에 링크를 담아 보내 피해자가 링크를 누르면 자기도 모르게 소액결제나 계좌 이체되는 피해로 이어지는 사이버 범죄다. 그렇지만 세 가지를 주의한다면 스미싱 범죄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첫째, 평소 갤러리에서 신분증, 신용카드 사진, 은행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장 등은 삭제하고 통신사 소액결제는 한도를 최소화하거나 차단해 둔다. 악성코드는 개인정보, 금융정보를 탈취해 범인에게 전송하기 때문이다. 둘째, 링크를 클릭했다면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국번 없이 112)에 연락해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백신으로 악성코드를 탐지, 삭제하고 인증서는 폐기하며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거나 전원을 꺼 개인정보가 범인에게 전송되는 것을 막고 정 불안하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다. 셋째, 개인정보 탈취로 인한 피해가 걱정된다면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서 계좌 일괄지급정지나 ‘개인정보 노출자 사고예방 등록’을 신청해 신규계좌 개설 및 신용카드 개설 등을 일시 제한할 수 있다. 또 여기서 무단 가입된 본인계좌를 확인할 수 있다. 혹시 휴대전화 무단개통이 걱정된다면 ‘엠세이퍼’에서 휴대전화 가입 현황을 확인하거나 온라인을 이용한 신규 가입을 차단할 수 있다. 간혹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번호 이동해 피해자가 소지한 휴대전화를 먹통으로 만들고 금융권 본인인증문자를 가로채 무단으로 계좌이체까지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최신 휴대전화로 보안 업데이트가 됐다면 ‘설정’에서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로 들어가 ‘보안위험 자동차단’을 ‘사용함’으로 해두면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하지 않는 앱은 설치가 차단돼 피해를 상당 부분 예방해 준다. 또 내가 받은 문자가 정상적인지 또는 스미싱인지 알고 싶을 때 카카오톡 친구 등록에서 ‘보호나라’ 채널을 선택한 후 대화창에서 ‘스미싱’이라고 친 후 해당 문자를 복사해 붙여 넣기 하면 스미싱 여부를 판정해 준다. 마지막으로 내 휴대전화가 누군가에게 조종돼 연락처의 지인들에게 스미싱문자를 재전송하는 데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일시 정지해 주변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링크가 담긴 문자메시지는 절대 클릭하지 않는 것이지만 점점 교묘해지는 스미싱 피해는 누구나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익혀두기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가정의 달, 의료기기 선물 고민하나요?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면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올해는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지 고민이 깊어지는 요즘이다.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가정용 의료기기를 부모님 선물로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경인지방식약청장으로 근무하는 필자에게 이 시기가 되면 주변 사람들이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부모님이 무료 체험방에서 보고 들은 의료기기를 믿고 구매해도 괜찮은가’와 같은 종류의 질문이다. 또 이맘때면 의료기기 무료 체험방의 과대 광고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기도 한다. 일부 업체에서 특정 의료기기가 마치 만병통치기기인 양 구매를 부추기는 것이다. ‘당뇨나 치매, 암 등 각종 질환을 치료한다’와 같은 내용은 과대광고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구매 전 허가받은 사용 목적이 무엇인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온라인 의료기기 종합 정보 제공 누리집 ‘의료기기 안심책(check)방 홈페이지’에 접속해 의료 기기의 자세한 사용 목적, 주의 사항 등을 확인하고 개인 건강 상태에 맞는 제품을 구매할 것을 권장한다. 인터넷에 접속하기 어려울 경우 식약처 종합상담실에 전화를 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또 공산품을 의료기기로 오인해 구매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는 외관상으로는 의료 기기인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의료기기로 허가받은 개인용 온열기와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공산품인 온열매트는 외관상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공산품은 주로 몸을 따뜻하게 하거나 마사지를 하는 데 사용하나 의료기기는 질병을 진단·치료·경감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등 그 사용 목적이 확연히 다르므로 구매 시 주의해야 한다. 의료기기와 공산품은 제품에 기재된 표시 사항을 통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의료기기는 제품에 반드시 ‘의료기기’라고 표시돼 있어야 하므로 먼저 제품의 표시 사항을 찾아 ‘의료기기’ 문구 표시 여부와 의료기기 허가·인증·신고 번호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경인지방식약청은 의료기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소비자의료기기감시원과 함께 무료 체험방 형태의 의료기기 판매 업체의 불법 행위에 대해 지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점검과 함께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홍보 활동도 함께 펼쳐나갈 예정이다. 또 식약처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접하는 의료기기의 올바른 사용법과 사용 시 주의 사항에 대한 정보를 ‘의료기기 안심책방’을 통해 제공하고 있어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지도자의 자세

이제 선거도 끝났다. 포퓰리즘 공약보다 경제난과 민생고(民生苦)를 개선하는 데 매진할 때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축구 선수들의 특징은 공이 이미 떨어진 곳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공이 떨어질 곳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한 선수가 공을 찼을 경우 공이 떨어질 곳을 빠르게 예측하고 그 방향으로 달려가 공을 잡는 것, 이처럼 공의 방향과 자신의 공격 포인트를 빠르게 판단하고 뛰는 선수라야 관중들로부터 환호성을 받는다. 정치에서도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파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정확히 예측하는 지도자가 훌륭한 지도자라는 것이다. 국회의장을 지낸 국민의힘 정의화 상임고문단 회장은 사실상 공개적으로 용산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한발 늦은 판단, 의정 갈등에서 나타난 대통령의 독선적인 모습들이 막판 표심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조선 왕조 500년을 통해 사간원과 사헌부 언관(言官)들은 왕과 정부 고관들의 잘못을 서슴없이 비판했고 때로는 이를 위해 목숨까지 바쳤다. 당나라 태종은 중국에서 꼽는 3대 성군 가운데 한 분이다. 태종은 자신의 결점을 절대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신하라도 국정에 관해 발언할 수 있었고 황제의 단점이나 허물에 대해 건의할 수 있었다. 이런 황제 옆에 유능한 신하들이 있었기에 중국 역사에서 최고의 황제로 존경받는 이정표가 됐다.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등산가들이 정복한 것은 수십, 수백명의 세르파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세상은 자신만이 최고라는 그 야심만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움이 있었기에 이뤄지는 것이다. 지도자는 언제나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하고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비판을 듣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의무라고 생각해야 한다. 갈등을 넘어 대화의 문을 열고 국가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국민에 대한 책임정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가 잘돼야 경제가 좋아지고 경제가 살아야 정치도 산다. 어제와 오늘 정치의 흐름은 굽이 돌아온 그 자리에 만남의 손잡아 줄 수 있는 그 한 가지뿐.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특별기고] 유천취수장 규제 해소,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경제학 용어 중 규제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좋은 의도로 시작된 규제가 오히려 부작용과 역효과를 낳는 상황을 일컫는 것으로 우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선의가 실패로 돌아가는 규제 사례를 심심찮게 발견한다. 안성의 경우 규제의 역설로 인해 개발이 금지되며 깊은 시름을 안고 있는 아픈 손가락이 있다. 행정구역상 평택에 위치한 유천취수장과 송탄취수장이 그 주인공이다. 두 곳 취수장은 1979년 평택호 수질보전과 평택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가운데 안성과 용인, 천안 등이 규제를 받으며 엄격한 개발 제한과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받았다. 특히 안성시만 놓고 보면 유천취수장 규제면적은 70.28㎢, 송탄취수장으로 인한 규제 면적은 18.79㎢ 로 두 곳을 합치면 안성시 전체 면적의 16.1%에 달한다. 무려 45년 동안 이어진 도시개발 저해와 시민들이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컸다. 더욱이 상수원보호구역을 품고 있는 서부권은 어느 곳보다 개발 여건이 풍부하기에 안성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정당한 재산권 행사를 가로막는 규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우리 시는 시민들과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적극적인 의지를 표출했지만험난한 길은 계속됐다. 2017년 지역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대규모 집회와 삭발 시위가 진행됐고 당시 경기도의회 의원이었던 필자 역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1인 시위 행렬에 동참했다. 2019년에는 민관정 정책협의체가 구성된 가운데 테이블을 이어갔고 시장 취임 후인 2021년에는 안성과 용인,평택은 물론 경기도, 환경부,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평택호 유역 상생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지속적인 실무협의회와 의견 개진 등 해법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우리 시는 규제 해제의 최대 쟁점인 평택호 수질 개선을 위해 하수처리 총인저감사업, 승두천 인공습지조성사업, 안성천 비점오염 완충저류사업 등 5개 사업을 추진하며 규제 해소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정부와 경기도, 용인시, 평택시가 함께한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상생협약이 체결돼 송탄상수원보호구역 규제 해소의 새로운 이정표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안성은 양성면 5개리와 원곡면 5개리 등 약 18.79㎢에 공장설립 제한과 승인 지역 규제가 해제될 예정이다. 분명 반가운 소식이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유천취수장 규제 해소 역시 서둘러 추진돼야 한다. 협약을 통해 평택호 수질개선 방안과 용수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됐으니 유천취수장의 존치 이유와 필요성이 명백히 사라진 것이다. 여기에 평택호와 아산호 일대 육성을 목표로 추진 중인 경기~충남 베이밸리 상생협력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라도 유천상수원보호구역을 하루빨리 해제해야 한다. 지금껏 강산이 네 번 넘게 바뀌는 시간 동안 안성이 감내한 고통과 희생을 다시 한번 돌아본다. 물론 지자체 간에 중요한 이익이 걸린 사안은 쉽게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의미를 달리하고 있는 유천취수장 규제는 현대사회에 뒤떨어진 불합리한 규제라는 점이 분명하다. 앞으로 우리 시는 취수장의 조속한 규제 해제를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안성시와 시민의 이익, 인근 지역과의 상생을 생각하며 민간대표, 전문가와 함께해 더불어 발전하는 방안을 찾겠다. 또 경기도에 강력히 건의해 민관정 정책협의체의 신속한 개최와 책임 있는 중재를 촉구하고 천안시, 충남도와 협력해 지혜를 모으며 동반성장의 가치를 이뤄내겠다. 도시 규제 해제의 골든타임을 맞은 지금, 45년의 기나긴 세월을 뒤로하고 안성 발전과 지역 상생이라는 해피엔딩이 맺어질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과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기고] 만해 선생과 불교계 독립운동가 명예 선양 방안

불교계 독립운동가 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건국훈장 1등급 대한민국장을 받은 만해 한용운 선생이 꼽힌다. 한 선생은 1879년 8월29일 충남 홍성군 결성면 성곡리 491번지에서 아버지 한응준과 어머니 온양 방씨 사이 차남으로 태어났다. 본관은 청주, 자는 정옥, 속명은 유천, 계명은 봉완, 법호는 만해(萬海)다. 그가 태어날 무렵 집안은 경제적 재력과 유교적 교양을 갖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으며 유년시절 몸은 작았으나 힘이 세고 모험심이 강했으며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당찬 아이였다. 6세경 마을 서당에서 한문을 배웠는데 9세 때 통감을 해득했다고 한다. 1892년 부친의 뜻에 따라 향리에서 전정숙과 혼인했고 이후 동리 서당의 숙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어려서 아버지로부터 의인과 걸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과 같이 되고자 결심했다. 만해 선생이 승려가 되려 한 것은 종교적 신앙심 보다 불교계를 통해 무엇인가 해보고자 한 것으로 판단된다. 보은 속리사를 거쳐 설악산 백담사 등지를 전전하며 동냥중 생활을 했고 1904년경 완전히 속세와 인연을 끊고 승려가 됐다. 만해 선생의 주요 독립운동 활동을 살펴보면 첫째, 불교계 친일 승려 이회광을 척결하고 불교의 혁신운동을 일으켜 불교 대중화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시켰다. 둘째,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3·1독립선언서’에 서명하고 태화관에서 민족대표의 행동 강령을 제시했다. 셋째, 1922년부터 전국적으로 확산된 물산장려운동을 지원하고 물산장려를 통한 민족경제의 육성과 민족교육을 위한 사립대 건립 운동에 앞장섰다. 넷째, 민족 저항 시인의 대표적 인물로 활동했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한 서로군정서 참모장, 지금의 대통령격에 해당하는 국민대표회의 의장을 지낸 만주벌 호랑이 일송 김동삼 선생 장례를 일제의 감시로 그 누구도 시신을 수습하지 않았으나 선생께서 직접 나서 심우장에서 수습하는 과정에서 통곡을 하며 나라의 미래를 걱정했다. 만해 선생은 일제강점기 여섯 번의 피소 및 투옥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변절하거나 전향하지 않았던 불교계 대표적 항일 독립투사로 후세들은 그의 애국정신을 본받아야 한다. 불교계 독립운동가 명예 선양을 위한 방안으로 현재 국가보훈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훈등급 재조정 사업에 만해 선생 이외 백용성, 김성숙, 최범술, 백초월, 신상완 선생에 대한 서훈 재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삼일절, 광복절, 순국선열의 날을 기념해 무명의 불교계 독립유공자 학술적 재조명 및 발굴이 절실히 필요한데 이를 위한 세부 추진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보훈 학자들이 중심으로 독립운동 공적은 있으나 아직까지 서훈을 받지 못한 수많은 무명 독립운동가의 공적, 사진, 수형생활 기록, 만주, 상하이 등 외국에서의 활동 등 발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또 불교계, 학계 공동으로 보훈학술세미나 개최 및 기념관을 설립해 국민들에게 보훈문화를 확산시켜 보훈의 기본 이념인 은혜에 보답하는 실천적 자세로 그 책무를 다해야 한다.

[기고] 신뢰할 수 있는 선관위의 공정한 선거관리

사람은 살아가면서 오해와 편견을 갖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신문과 방송 등 매스컴이나 시사•정치 유튜브를 오랜 시간 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매체들이 전달하는 내용에 매몰돼 이러한 편견과 오해를 확고한 진실인 양 믿게 된다. 필자는 올해로 75세가 될 때까지 평생 농업을 주업으로 하며 살아왔고 나이가 듦에 따라 정치 유튜브를 자주 접하게 되면서 선관위가 부정하게 선거 관리를 한다는 내용의 콘텐츠를 많이 보게 됐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불신이 많았다. 그러던 중 지난 2022년 1월20일 자로 모정당의 추천을 통해 오산시선관위 위원이 돼 우편투표지 접수·투입, 관내 사전투표함 접수 상황 감독 등 각종 선거사무를 직접 경험하면서 선관위 위원이 되기 전에 접한 유튜브의 내용이 상당수 허위일 뿐만 아니라 근거 없이 헌법기관인 선관위를 폄훼하는 것임을 깨닫게 됐다. 특히 이전에 보아 온 유튜브의 내용 중엔 선관위의 사전투표 관리에 부정이 존재한다는 내용이 많았다. 그런데 오산시선관위 위원으로서 위원 회의에 참석, 사무국의 업무보고를 통해 사전투표사무원 총 142명 중 지방공무원이 88명, 공공기관 직원이 22명, 공정하고 중립적인 일반시민이 32명으로 구성돼 있어 인력구조 면에서 투표관리에 부정이 개입되는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함을 알 수 있었다. 또 사전투표참관인이 사전투표 기간 개시일 전일 최종 사전투표모의시험 완료 후 명부단말기의 봉쇄·봉인을 참관한다. 사전투표 기간 당일에 명부단말기의 봉인 이상 유무를 검사하며 봉인 해제 후 통합명부시스템 투표 현황 조회 화면에서 사전투표한 기록이 없음을 재차 확인하는 등 장비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투표 관리의 부정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울러 사전투표가 끝나면 경찰관들과 사전투표참관인이 동행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인계하는 것을 정당추천위원으로서 직접 보면서 제도적으로 부정이 있을 수 없음도 알 수 있었다. 앞서 말한 경험을 통해 필자는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과 투·개표 업무에 파견된 공무원, 일반시민 등 선거사무종사자의 노고가 부정선거론자들에 의해 폄하되고 근거 없이 매도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넘어 애처로운 마음까지 가지게 됐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분들에게 애정 어린 마음으로 권고하고 싶다. 섣부른 비판 또는 비난에 앞서 선거 관리 절차에 관심을 가지고 정확히 이해하도록 노력해 볼 것을, 의문점과 의혹이 있으면 가까운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나 그 지역의 구·시·군 선관위 정당추천위원들을 찾아가 자문해 볼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싶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5월을 맞이하며

10년여 가정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정폭력의 형태도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과거에 비해 물리적 폭력은 줄어들었으나 폭언, 강요 등 정서적 폭력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주목할 점은 부모와 청소년 자녀 간 신고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관내에서 발생한 가정폭력을 분석한 결과 ‘청소년 자녀와의 갈등’으로 인한 신고는 2023년 전체의 6.5%로 2022년 3.7%에 비해 약 75% 증가했다. 갈등의 주체는 모자(31.6%), 부자(10.7%), 형제(10%) 순이며 갈등의 원인은 게임·스마트폰 사용 문제(18.2%), 우울증·ADHD 등 정신건강 문제(13.9%), 학교 부적응(7.9%) 순으로 나타났다. 위 분석에서 알 수 있듯이 비대면에 익숙한 10대 청소년들의 게임·스마트폰 의존 현상이 심해지면서 이를 통제하려는 가족과의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또 모자간 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청소년 자녀가 자라면서 힘의 우위가 발생하고 부모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청소년의 의존·중독 문제에 대해 가정 내에서 해결하기 어려울 경우 지역의 전문기관을 이용해보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지역별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와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관련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가정의 달 5월이다. 갈등이 폭력이 되지 않도록 이번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에는 스마트폰은 잠시 내려두고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마음을 함께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정신질환자 관리 책임의 종착지는?

한 남자가 불을 질렀다.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이를 피해 집을 빠져나오는 이웃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사망자 5명, 부상자 17명 등 총 22명의 인명 피해를 입히고서야 그 남자는 사회에서 격리됐다. 조현병으로 인한 무차별적인 이상동기 범죄, 바로 안인득의 이야기다. 큰 대형 사고가 나기 전에 수많은 경미한 사고, 큰 사고의 징후들이 반드시 반복된다는 하인리히의 법칙. 수 건의 전과, 정신병력으로 인한 치료 이력 등이 있음에도 안인득은 관리되지 못했고 사회로부터 격리, 치료, 관리의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것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4년의 시간이 흘렀다. 과연 지금은 그때와 다를까?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으로 명명)은 21조 1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립 또는 공립의 정신의료기관으로서 정신병원을 설치·운영하여야 한다’와 2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중략)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 중심으로 관리되도록 하여야 한다’를 통해 정신질환자를 진단 및 치료하고 관리해야 할 의무를 국가와 각 지자체에 부여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산하에 정신건강 복지센터를 운영하면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진단 및 보호, 관리 업무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들에게는 강제력이 없다. 쉽게 말해 정신질환자가 치료, 입원, 관리 등을 원치 않을 경우 강제적으로 이들에 대한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법은 국가와 지자체에 의무를 부여했지만 권한은 부여하지 않았다. 무분별한 강제입원이 문제가 돼 법이 개정됐다. 강제입원에 대한 절차, 요건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하지만 경찰 및 소방의 응급입원 절차는 변함이 없다. 현장에서 국가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경찰관, 소방관이 직접 맞닥뜨리는 정신질환자에 대해 사회로부터 격리 및 치료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타의 위험성과 급박성이 있는 경우 인권침해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응급입원의 강제력을 경찰관에게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을 만나는 최후의 보루 경찰관들의 현실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고위험 정신질환자를 방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정신질환자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신질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하는 지자체 산하 관리기관에 적절한 권한 부여가 선행돼야 하며, 당직근무하는 의사와 입원할 병상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 경찰만의 독자적인 정책 추진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크게는 국회, 작게는 기초지자체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법률 개정, 조례 제정, 국공립 정신의료기관 설립, 당직의·예산 확보 등이 이뤄질 때 경찰, 소방, 지자체에 정신질환 원인 범죄에 대한 대응력이 진정으로 생겨날 것이며 정신질환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로 한걸음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정신질환자로 인한 관리·책임의 종착지는 국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기후 변화 시대 ‘적기 모내기’로 대응하자

최근 전 세계는 이상기후 현상의 심각성을 체감하고 있다. 온난화, 특히 가을과 겨울 온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국지성 호우도 잦아지고 있다. 이런 기후 변화는 경기도 벼의 생육, 수량, 품질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는 한국 역사상 가장 더운 해였는데 전국 연평균 기온이 13.7도로 역대 1위, 경기도는 13.3도로 역대 5위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강수량은 1천740㎜로, 2003년 1천861㎜에 이어 기상기록 기준 시점인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4월에 벼 파종을 시작해 육묘를 마치면 5월부터는 본격적인 모내기 철이 시작된다. 벼 모내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기 모내기이며 이는 고품질 쌀 생산의 가장 기본이 되면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핵심적인 벼 재배 기술이다. 특히 대부분의 벼 이삭이 패고 익는 시기인 8월 중하순부터 9월 하순쯤까지 40일 동안의 기온이 벼의 수량과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너무 일찍 모내기를 하면 출수가 빨라져 고온으로 인한 품질 저하가, 너무 늦으면 영양 생장을 충분히 하지 못해 수량 감소의 우려가 있다. 또 출수 후 30일 정도가 되면 벼알은 싹을 틔울 수 있는 발아력이 생기기 때문에 이 시기에 온도가 높고 강우가 잦아져 다습한 조건이 되면 이삭이 서 있는 상태에서 발아가 되는 수발아 현상이 생겨 품질이 나빠지고, 특히 종자 생산 측면에서는 치명적이다. 화선찰벼, 맛드림, 대안벼 등은 과거에는 종자 생산에 문제가 없다가 최근 온난화의 영향으로 수발아 피해가 심해져 종자 생산을 하지 못해 보급종에서 사라진 품종들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기후 변화에 대응해 2020년대 초반에 벼 이앙 적기를 재설정한 연구 결과에 따라 중부 평야지와 해안지의 조생종, 중생종, 중만생종은 기존 시기보다 6일에서 26일까지도 늦게 모내기해야 고품질 쌀의 안정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는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벼 재배 기술이 최근에 변화된 중요한 사항이다. 콩의 경우 파종 적기가 과거 5월 하순에서 현재는 6월 상순으로 늦어졌는데 그 이유는 온난화에 따라 일찍 파종하면 생육량이 너무 많아져 과번무돼 쓰러지기 쉽고 병해충 피해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콩 재배 농가들은 늦어진 파종 적기를 잘 준수하는 편이다. 그러나 일부 벼 재배 농가는 관행적으로 모내기를 적기인 5월20일 이후보다 이른 5월 상·중순께에 시작하고 이에 따라 이웃 농가들도 군중심리로 이앙을 빨리해 이상기후에 피해를 보는 확률을 스스로 높이는 선택을 하고 있다. 이제는 벼 모내기를 일주일만이라도 늦게 하는 것을 실천해야 할 때가 왔다. 이 실천은 단순한 일주일의 모내기 지연이 아니라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우리 벼농사의 미래를 위한 의미 있는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올바른 모내기 시기의 선택은 단기적으로 재배 벼의 수량과 품질을 안정화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식량 안보와 지속가능한 농업을 보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적기 모내기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벼 재배 농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당연히 벼 파종도 늦게 시작해야 하며 일련의 농작업 계획도 늦춰야 한다. 또 육묘공장에서 모 판매 시작을 지연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모내기 시기를 조정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지난 8년에 걸쳐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온난화에 더 잘 적응하는 벼 품종은 최근에 개발된 신품종으로 조사돼 재배품종으로 신품종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육종팀에서는 벼 품종육종 연구를 지난 2003년도에 시작, 최근에는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수발아에 강한 내재해성 벼 신품종 개발에 주력해 ‘연진’, ‘수찬미’ 등을 육성했다. 수발아에 강한 품종은 고온 및 집중호우 같은 이상 기상에서도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다. 또 디지털 육종을 활용한 비생물-생물 스트레스 복합 저항성 벼 품종 육성에 착수해 내고온성, 내병성 등 다양한 내재해 저항성을 강화해 기후 변화에 대비해 나갈 계획이다. 기후 변화는 벼 재배 농가 모두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적기 모내기와 같은 작지만 실질적인 조치부터 차근차근 실천해야겠다. 올해는 기상재해가 벼 생리 장해를 심각하게 발생시킬 수 있는 출수기, 등숙기 등의 결정적인 시기에 오지 않아 풍년이 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소규모 사업장 안전, 핵심 5가지 지켜야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무조건 사업주가 처벌받게 되나요”, “안전보건 관리 체계 구축은 너무 어렵습니다. 실제로 어떻게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2024년 1월27일부터 5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됨에 따라 최근 본부가 방문한 소규모 사업장의 사업주들은 현실적인 불안감과 혼란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사업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산업안전 대진단을 추진하고 있다. 간단한 설문으로 사업장의 안전 수준을 체크하고 진단 결과에 따라 컨설팅, 재정 지원, 교육 등 정부 지원을 신청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지원사업이다. 사망사고로 인해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무조건 사업주가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안전보건 관리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을 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는다. 따라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 사업장 스스로 사업장 내 유해·위험 요인을 파악해 개선 방안을 마련 및 이행하고 이를 지속 개선하는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소규모 사업장은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어떻게 구축하는 것이 좋을까.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이행 의무 사항 중 소규모 사업장의 실정에 맞는 효율적이고 간편한 안전관리 핵심 다섯 가지를 알려드리고자 한다. 첫째, 안전보건 경영방침 및 목표를 수립해 사업장 내 모든 근로자가 알 수 있도록 알리는 것이다. 둘째, 사업장의 안전보건 관련 업무를 수행할 직원을 지정하는 것이다. 사업장에 안전·보건관리자, 안전 보건관리 담당자의 선임 의무가 없는 사업장의 경우 안전을 관리·담당하는 인력을 자체적으로 지정하고 역할을 부여해 안전보건관리를 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셋째,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예산(비용)을 편성, 집행하고 지출 내역을 별도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넷째, 사업장의 유해·위험 요인을 찾아 개선하는 활동(위험성 평가)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상 등으로 이어질 뻔한 아차 사고 등을 공유하는 근로자 안전 제안제도를 운영(건의함, 게시판 등 설치)하고 유해·위험 요인에 대해 점검표를 만들어 개선하는 등 사업장 실정에 맞게 위험성 평가를 시행한다. 다섯째, 산업재해에 대비해 비상 매뉴얼을 만들고 산업재해가 있었던 경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화재 발생 시 비상 대피도, 비상연락망, 이송 병원 등을 마련하는 것이 비상 매뉴얼의 예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소규모 사업장은 예산과 인력 부족 등으로 안전보건 관리 체계 구축에 막연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할 수 있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안전의 시작일 것이다. 안전관리 핵심 의무 사항 다섯 가지부터 차근차근 실행해 사고 없이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지역통계와 통계데이터센터 역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이 속담을 통계 데이터에 대입해 보면 아무리 정보량이 많고 귀중한 자료라도 그 가치를 알고 활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의미다. 우리는 자료가 홍수처럼 넘치는 세상에 살고 있다. 통계자료도 과거에는 현장 조사를 통한 조사자료가 주를 이뤘으나 이제는 행정자료, 빅데이터 등 다양한 원천의 자료가 활용되고 있다. 좋은 정책을 집행하고 국가 및 지자체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통계 데이터를 잘 알고 활용해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구슬의 종류와 개수가 증가하면서 꿰는 능력의 중요성이 더욱더 두드러지고 있다. 국가통계의 영역이 확장되면서 다양한 통계 데이터의 연계·융합이 중요한 화두가 됐다. 다양한 데이터를 연계·결합하면서 개인정보 보호까지 가능한 물리적 공간이 바로 통계데이터센터(SDC)다. 통계데이터센터란 국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으로 통계청의 통계등록부를 중심으로 여러 부처의 통계자료, 민간 자료 등을 결합·분석해 반출까지 가능한 데이터플랫폼이다. 통계데이터센터는 전국에 13곳이 있으며 수도권에는 고양을 포함해 중구, 강남, 국회, 상암, 서울대 여섯 곳이 위치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근거 기반의 실용적인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시·군·구 단위의 세분된 통계가 필요하다. 통계데이터센터가 지역 통계에 인프라로서 기능할 수 있는 것은 통계 데이터의 묘판(苗板)이라 할 수 있는 인구·가구, 주택 및 사업체 등록부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자체에서 보유한 자료까지 연계된다면 그 가치는 배가 된다. 경인지방통계청에서는 지난해 인천시의 요청으로 인천 소상공인 통계개발을 수행했다. 통계데이터센터에서 보유한 통계청의 기업통계등록부에 지자체 고유 행정자료를 연계해 소상공인 현황, 정책지원 및 생활 밀접 업종 등 실효성 높은 분석자료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통계데이터센터가 허브로서 중추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통계데이터센터 기반의 신규 통계 개발 노력은 지방정부의 정책 효과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지역 통계 발전을 위해 수도권 통계데이터센터 이용이 더욱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특사경 권한 부여의 필요성

불법개설기관을 효과적으로 단속하기 위해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에 한해 건보공단(이하 공단) 임직원에게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자는 내용의 ‘사법경찰직무법’ 개정 법안이 벌써 수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환자의 생명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하다 막대한 인명피해(사상자 159명)를 초래했던 밀양세종병원의 사례처럼 불법개설기관은 질 낮은 의료서비스와 각종 위법행위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공단 자료에 따르면 불법개설기관이 그동안(2009~2023년) 편취한 액수는 3조3천762억원으로 천문학적인 데 비해 전체 환수율은 6.92%에 불과하다고 한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보험재정 누수의 주범인 불법개설기관은 척결 대상이지만 현재의 단속시스템을 살펴보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공단은 2014년부터 행정조사를 수행하고 있지만 수사 권한이 없어 자금 흐름 추적에 한계가 있고 경찰 수사는 강력사건 등 이슈사건 우선수사로 수사가 장기화(평균 11.5개월)돼 적발 및 환수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복지부 및 지자체 특사경 또한 인력 부족 또는 전문성 부족 등으로 단속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불법개설기관 단속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며 이로 인한 문제점은 재정관리 측면에서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불법개설기관에 대한 수사기간이 길어질수록 보험재정 누수 규모가 커진다는 점이다. 공단은 경찰에서 수사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해당 기관이 청구한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고 불법개설 사실이 수사 결과로 확인돼야 비로소 해당 기관이 청구한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보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불법개설기관에 대한 수사기간이 길어질수록 편취금액 환수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수사가 장기화되는 동안 불법행위자들 대부분이 공단의 환수에 대비해 재산을 처분하거나 은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사를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하느냐는 재정 관리와 직결되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공단은 지난 10년 동안 불법개설기관 조사업무를 수행해 온 기관으로서 다양한 경험과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적인 조직망과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강점을 갖추고 있는 유일한 조직이다. 또 공단은 보험자로서 건강보험 제도 운영 주체이기도 하다. 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한다면 신속한 수사 종결(평균 11.5개월→3개월)로 국민 건강권과 의료생태계 보호는 물론 건강보험 재정누수를 차단해 재정 건전화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불법개설기관 척결은 이견이 있을 수 없는 보건의료계의 시대적 과제이며 시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우리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서로의 이해관계를 떠나 불법개설기관 척결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냉정히 살펴보고 지혜로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청소년 도박, 게임이 아닌 범죄

최근 인터넷 매체의 빠른 발전에 따라 사이버 도박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사이버 도박 위험군’에 속하는 청소년이 100명 중 3명꼴로 집계됐다. 이는 청소년 총 88만명 중 2만8천838명(3.2%)이 사이버 도박 위험군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러한 사이버 도박이 유행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따져 보면 불법 온라인 도박의 경우 별도의 성인 인증 절차 없이도 가입이 가능해 청소년 가입 제재가 없고 온라인 게임과 비슷한 도박을 불법이라고 인식하지 못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중독돼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도박 고위험 청소년 중 중학생이 1만6천309명, 고등학생이 1만2천529명으로 오히려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많은데 이는 비교적 자제력이 약한 연령대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 사이버 도박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빠른 시간 내에 승부가 결정되는 특징이 있어 쉽게 중독으로 이어져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청소년 도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전화1336)에서는 ‘청소년 도박 SOS’ 사업을 운영 중이며 경찰청은 올해 ‘도박 범죄 척결’을 국민체감 약속 5호로 선정, 청소년 사이버 도박 근절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청소년들도 ‘도박=불법’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건전한 취미활동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며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친구들의 권유에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도박은 비단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청소년 도박을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학생들 스스로가 사이버 도박에서 멀어질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에서부터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상생•협력하는 기업과 전통시장

기름으로 유명한 모란종합시장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시장 곳곳에 기름을 들고 있는 선비, 시장 마스코트 순득이(강아지) 등 시장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그려진 벽화 공간이다. 이곳은 인근 A대와 모란종합시장의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A대 학생들이 조성한 곳이다. 업무협약을 통해 A대는 시장 환경 개선을 지원하고 시장은 유휴공간을 학생들의 전시회 공간으로 제공했다고 한다. 시장에 학생, 젊은층이 지속해서 유입되고 있으며 더불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보되면서 시장이 활력을 띠고 있다. 또 가평 창업경제도시에 있는 가평잣고을시장 건물에는 대기업 유통마트가 함께 위치하고 있다. 대기업과 전통시장이 공존하는 생소한 조합이라 생각되겠지만 판매 상품과 소비자층이 서로 다른 전통시장과 유통마트가 힘을 합쳐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상생스토어다. 실제 이 유통마트에는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물품은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전통시장과 함께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는 등 상생하고 있다.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이러한 협력 사례를 체계적으로 확산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상생 협력의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고자 ‘우리동네 1사-1시장 협력 프로젝트’(이하 1사-1시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전통시장에 재능•자원을 공유하고자 하는 참여 기관을 인근 전통시장과 상점가를 매칭하고 상호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3월 말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대기업, 벤처·창업기업, 공공기관 등이 자신의 재능과 자원을 공유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참여 기관의 분야가 다양한 만큼 협력 프로그램의 내용도 각양각색이다. 참여 기관은 자사의 제품이나 재능을 전통시장에 공유하는 특화 프로그램과 ‘전통시장 가는 날 운영’과 ‘온누리상품권 구매’ 등의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있다. 이에 맞춰 전통시장도 참여 기관의 홍보와 매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협력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다. 참여 기관과 전통시장이 충분한 논의를 통해 각자의 상황과 여건에 맞는 협력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돼 현장의 만족도도 높다. 매칭된 ‘1사-1시장’은 협력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 운영한다.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이러한 프로젝트가 경기도 전역에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기업과 전통시장은 별개의 독립된 영역을 가지고 있다. 상호 간 상생과 협력을 통해 영역을 넓히면 기업과 전통시장 모두가 성장하고 활력이 넘치는 우리 동네를 만들 수 있다. 기업과 전통시장이 손잡고 함께 그려나갈 싱글벙글 우리 동네의 모습이 기대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정부 독도 대응, 보여주기식 아닌 적극 나서야

일본은 17년째 독도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항상 그랬듯이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하고 철회하라는 반복적이고 의례적인 말만 되풀이한다. 일본의 독도 왜곡 발언이 우리 주권에 영향을 전혀 주지 않는다며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만 되풀이하는데 어떻게 단호하게 대응할 것인지 묻고 싶다. 지난해 3월 대통령실에서 독도홍보관을 방문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0월25일을 법정기념일인 ‘독도의 날’로 제정하는 내용의 ‘독도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독도 단체들의 숙원사업이자 국민들의 염원인 독도의 날을 기념일 문제를 해결하는 등 여야가 독도 문제에는 한목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 독도의 날 기념일 제정 활동은 이미 2000년 독도수호대의 시작과 함께 2008년 독도사랑회, 2010년 한국교총 등 단체에서 독도의 날 기념일 제정을 위해 국회 청원 요청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독도의 날 기념일 제정이 이렇게 오래 걸려야 하는 일일까? 그동안 오랜 기간 정부 지원 없이 고군분투하는 독도 단체들에 대한 배려와 이해는 전혀 없었다. 무엇 때문일까? 독도 수호는 국가사무다. 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들을 독도 단체들이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배려는 있어야 한다. 특히 독도는 4무(無)에 허덕이고 있다. 독도 도발에도 의례적인 말로 일본에 무대응하는 정부. 올바른 독도를 교육할 교육기관도 독도 교육은 형식에 그치는 무대책교육. 국민들은 정부와 독도 단체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는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특히 일부 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은 보여주기, 생색내기 후원과 기부에만 신경 쓰는 무반응도 일조하고 있다. ‘이러니 일본이 대한민국 독도를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부는 외교적 문제 등 국제사회 반응을 의식해 온건적 태도의 기조라면 독도 단체들에는 과감한 지원과 격려가 필요하다. 지금도 음지에서 독도 수호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독도 활동가와 단체들은 많다. 강 건너 불 보듯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실천적 활동을 하고 있는 독도 단체와 활동가들에게 관심을 보여야 한다. 독도 지킴에는 여야가 없다. 지역, 종교, 정당을 초월해 함께 지켜야 한다. 우리는 선조들이 지켜온 영토를 굳건히 지켜내지 못한다면 훗날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선조를 가졌다는 말과 함께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수원비행장 이전과 경기국제공항

수원비행장 이전 이슈가 뜨겁다. 비행음을 유발하는 수원비행장은 현재의 수원이 제대로 자리도 잡기 전에 만들어졌지만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 이제는 어디로든 가서 새로운 터전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국방전략상 수원비행장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역할은 매우 크지만 그것을 이해하고 정책에 적용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더해 경기국제공항 신설 문제도 많은 정치인, 시민, 관계자들 사이에 큰 담론처럼 이어지고 있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에 많은 자본을 투입해 지역발전을 이룬다고 수없이 공언하고 홍보해도 막상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비행장이라는 시설 자체에 대한 거부감으로 지역경제 발전, 수출 관문 확보, 국가안보라는 거대한 명제는 뒤로 밀린 지 오래다. 현명하고 내실 있는 결정과 추진으로 합의점을 찾아 어디든 옮기면 좋으련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자체에서 원하는 국제공항과 국가가 필요로 하는 군 공항을 동시에 수용한다는 전제하에 최소한 적어도 200만평, 혹은 300만평 이상의 공간이 필요하다. 동시에 지역이나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비행음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을 경기도 어느 지역에서 찾을 수 있을까? 장소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자. 첫째, 해안가에 최대한 인접한 지역을 고민해 보자. 공항 부지는 활주로가 필수다. 최소한 3.5㎞ 이상의 긴 활주로가 필요하다. 동해안 어느 지역에 있는 군공항처럼 활주로 끝을 해안과 맞닿게 해 지역주민들이 비행음으로부터 최소한으로 노출될 수 있는 곳이 없을까? 현재 거론되고 있는 지역을 넘어 눈을 돌려 다시 고민해 보자. 둘째, 어느 섬 하나 적당한 곳이 없을까? 인천공항, 가덕도 신공항, 울릉도 공항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섬이다. 수원시민도 경기도민이고 이전 대상지로 거론되는 다수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또한 경기도민이다. 모두가 만족하는 선택지가 없다면 섬을 하나 찾아 그곳에 터를 잡아 추진해보자. 섬에 건설된 인천국제공항이 공항으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듯이 섬에 자리잡은 경기국제공항은 아주 훌륭할 것이다. 셋째, 그마저 안된다면 계류장, 주기장 등 공항에 필요한 시설들은 육지에 두고 활주로를 바다 위에 만들어보자. 시간이 걸리고 막대한 예산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지역과 주민의 반대에 밀려 시간만 보내고 정부의 관심도 멀어져 정권 교체 때마다 바뀌는 정책에 따라 울고 웃는 것보다는 훨씬 더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결정이 될 수 있다. 좁은 한반도에 새로운 비행장이 건설된다는 것에 부정적 인식이나 이미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비행장 건설은 분명 갈등보다는 상생의 요소가 많다. 이전 대상지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뉴타운이 건설될 것이고 연계된 다양한 사회간접자본 투자로 지역이 발전할 가능성이 자명하다. 또 비행장이 떠난 자리에는 정치인들이 말하는 첨단연구단지나 주거시설 외에 시민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뛰어놀 수 있는 활주로 등 실로 다양한 공간이 생긴다. 공항 이전 및 건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장소다. 이제 결정을 서둘러야 한다. 입에서 나오는 말보다는 두 발로 뛰는 행동으로 훌륭한 결과물이 만들어져야 할 때다. 바로 지금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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