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쇼크’ 인공지능에 질문을 던지다…‘도덕적인 AI’ 外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전 세계를 출렁이게 하고 있다. 4차 산업의 핵심인 인공지능(AI) 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이던 ‘고비용’ 문제에 대한 해결 가능성을 제시한 게 이유. 세계 1위 반도체 업체로 AI 산업을 이끄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딥시크의 AI모델 발표 직후 하루 만에 17% 폭락하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더니 미국은 AI 패권을 놓지 않기 위해 대응책을 서두르고 있다. AI로 점철될 미래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AI에 관한 기초지식부터 활용 방법과 딥페이크 등 윤리문제까지 AI를 대해부할 책 세 권을 소개한다. ■ 철학·과학자, 인공지능 윤리를 묻다…‘도덕적인 AI’ AI는 편리함이라는 막대한 장점을 제공하지만 개인정보 침해, 데이터 편향, 불평등의 심화 등 많은 도덕적 한계를 수반한다. 특히 ‘저비용 고성능’을 내세운 딥시크가 던질 파장은 AI를 둘러싼 윤리와 철학의 문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임을 암시한다. 지난달 20일 국내에 번역 출간된 ‘도덕적인 AI’(김영사)는 딥페이크, 자율 주행차, 자율 무기, 로봇 의사 등 신기술 속에 기계가 인간의 도덕을 이해할 수 있는지, 컴퓨터가 프라이버시를 존중할 수 있는지, 인공지능을 안전하고 공정하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일곱 가지 물음을 던진다. 책은 미국 듀크대 등에서 AI 윤리 분야를 연구하는 세계적인 철학자, 신경과학자, 컴퓨터과학자 등 세 전문가를 통해 기술 발전과 윤리가 공존하며 AI를 활용할 방법을 제시한다. ■ 인공지능 길라잡이…‘박태웅의 AI 강의 2025’ 인공지능 생태계의 시간은 몇 배 더 빨리 흘러가는 듯하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기 때문이다. ‘박태웅의 AI 강의 2025’(한빛비즈)는 AI의 세계에 관심을 두고 이제 막 발을 내딛는 입문자에게 이러한 속성의 새 지능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줄 안내서와 같다.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한 이후 ‘AI 쇼크’의 해라 불리던 2년 전 딥러닝, 매개변수, 토큰, 트랜스포머 등 생성형 AI에 대한 낯선 개념을 쉽게 설명한 ‘박태웅의 AI 강의’는 독자들이 뽑은 인공지능 분야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 9월 출간한 ‘박태웅의 AI 강의 2025’는 GPT-4에 이어 GPT-4o가 속속 출시하는 등 최신 AI 트렌드와 더 깊은 통찰을 담았다. AI의 탄생 과정과 발전 단계, 인공지능의 트렌드와 세계 각국의 대응 방안 등을 여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 AI 실생활서 활용하기…‘AI 리터러시’ ‘AI 리터러시’(프리렉)는 이미 일상으로 파고든 AI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 생활력’을 강화하는 책이다. 책은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 등 친숙한 예시와 삽화를 기반으로 AI 문해력의 5대 핵심 영역인 ▲AI와 데이터 이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AI 활용 문제 해결 ▲AI에 대한 비판적 사고 ▲AI 윤리와 사회적 영향을 중심으로 구성돼 AI를 보다 깊은 관점에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특히 실용성을 강점으로 한 책은 학생의 모의 면접을 함께할 겟지피티, 직장인의 시각화 디자인을 도울 냅킨 AI 등 학생부터 직장인, 공무원, 교육자, 연구자, 자영업자 등 각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맞춤형 AI 서비스 59종의 이용방법을 제시한다.

그림책으로 만나는 세상... 런던이의 마법병원·새처럼

■ 런던이의 마법병원(글 김미란, 그림 스티브, JUBOO) 비 오는 날 우연히 만난 무지개 지렁이와 함께 마법병원으로 떠난 ‘런던이’. 일상은 두려운 일들 투성이지만, 그만큼 재밌고 신나는 모험도 많다. 두려움은 점차 두근거림으로 바뀌고 마법의 세계에서 주사기 귀신, 북극곰 베개, 브로콜리 의사 등의 친구들을 만나며 자신감과 용기까지 곁들이게 된다. 지난해 8월 출간된 ‘런던이의 마법병원’이 출간 이후 독자들의 지속적인 호응을 얻으며 6쇄를 준비 중이다. 책은 주사기 맞기, 양치질, 편식과 같은 어린이들의 일상적인 두려움을 동화적인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3D 영화가 펼쳐지듯 섬세하고 입체적인 그림이 화려한 색감과 몽환적인 색채로 표현돼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세계로 모험을 떠나게 한다. 독립출판사 주부(JUBOO)의 오영준 대표가 그의 아내와 김미란 작가와 직접 만든 작품으로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두려움과 어려움을 따뜻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야기는 어린이들이 심리적 용기와 자기 이해를 키우고 가족의 사랑과 친구와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국내 독자들의 반응에 힘입어 해외 시장도 준비 중이다. 오영준 주부 공동대표는 “현재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동남아와 북미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확장 등 다양한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후속작 런던이의 마법학교를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 새처럼(글·그림 포푸라기, 창비) 어느 겨울날 무표정한 얼굴로 한 아이가 창밖을 내다본다. 함박눈을 보고 밖에 나온 아이는 하얀 눈 위에 찍힌 새 발자국을 따라 걸어간다. 놀이터를 지나 새 발자국이 얼기설기 찍힌 곳에 도착한 아이. 그곳에서 모여 놀았던 수많은 새들을 상상하고 아이가 발자국 모양에서 새의 형상을 발견한 그 순간, 발자국이 새가 되어 푸드덕 날아간다. 아이는 새처럼 날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채 사뿐히 눈 위에 눕고, 이내 붉은 새가 되어 하늘로 날아오른다. ‘제2회 창비그림책상’ 대상작인 ‘새처럼’은 20여 년 동안 동화, 그림책, 그래픽노블 등 다양한 어린이책에 진솔한 그림을 그려온 포푸라기 작가가 펴낸 첫 번째 창작 그림책이다. 함박눈이 내리는 날, 한 아이가 눈길을 걸으며 펼쳐 내는 상상을 그린다. 하늘을 훨훨 날며 자유를 만끽하던 주인공은 갑자기 몰려온 먹구름을 만나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용기를 내어 먹구름 사이로 가볍게 피한다. 작고 여리지만 새로운 상상을 지닌 존재가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새 발자국의 형상은 평화와 반전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평화 기호(☮)’와 닮아 있다. 작품 전반에 나오는 알록달록한 새 발자국은 땅에 머물지 않고 하늘로 자유롭게 비상하는 새처럼 보이기도 하고, 전쟁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찬란한 발걸음으로도 읽힌다. 세상은 진보했지만 여전히 전쟁과 폭력을 견디며 살아가는 수많은 아이들이 있다.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은 찬란한 발걸음을 믿는 작가의 의지가 깃들었다.

추운 겨울, 이불 속 떠나는 소설 여행…‘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 外 [신간소개]

눈발이 휘날리고 찬바람이 몰아치는 겨울, 따뜻한 이불 속에서 즐기는 독서만큼 좋은 것이 없다. 영하의 날씨에 마땅한 여행지를 찾기 어려울 때, 따뜻한 차 한 잔에 무릎담요를 걸치고 재미있는 소설을 집어들면 겨울여행 준비는 끝난다. 이불 속 읽기 좋은 소설을 모아봤다. ■ 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 (엘릭시르 刊) 요네자와 호노부가 ‘소시민’ 시리즈 중 마지막 책 ‘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을 출간했다. 지난 2004년 첫 출간한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부터 ‘여름철 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으로 이어져온 계절 한정 디저트의 이름을 딴 장편 4부작이 20년 만에 마무리된다. ‘소시민’ 시리즈는 학교를 배경으로 일상의 사건들을 다루는 학원 청춘 미스터리다. 특히 요네자와 호노부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시리즈로, 신간이 출간될 때마다 미스터리 분야 최상위권을 기록한 대표 시리즈이기도 하다. 책은 달콤한 제목과는 다르게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한다. 오사나이와 함께 하교하는 길에 뺑소니 사고를 당한 고바토가 큰 부상을 입고 대학 입시까지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런데 이 사고는 3년 전 고바토가 해결하려 했던 친구의 뺑소니 사고와 너무 닮아 있었다. 고바토는 ‘침대 탐정’이 돼 꼼짝없이 누운 채로 3년 전의 사고와 자신의 실패를 되짚어보며 추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서로 관련 없어 보이던 사건들이 하나로 연결되며 진실이 드러난다. ■ 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 (북파머스 刊) “올해 가장 아름다운 소설”, “한 인간의 운명에 대한 위대하고도 따뜻한 시선이 담긴 작품”. 지난해 ‘스웨덴 올해의 도서상’에 선정된 리사 리드센의 ‘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연일 얻고 있는 호평이다. 북유럽 주요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출간되기도 전에 미국의 서점협회가 ‘다가오는 시즌의 최고 데뷔작’으로 이 책을 선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국내에서도 출간된 소설은 저자가 임종을 앞둔 할아버지의 메모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소설은 주인공 ‘보’가 삶의 마지막을 목전에 두고 내내 어려웠던 아들과의 관계와 여러 문제들을 차차 풀어나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며 독자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보’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기를 원했지만 엄격하고 매몰찬 아버지를 결국 삶에서 지워버렸다. 그러나 그 역시 아들에게 단 한 번도 “나는 네가 정말 자랑스러웠다”는 말을 해주지 못했다. 소설은 미처 나누지 못한 진심을 용기내어 전하며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따스한 곳을 향해 떠나는 한 노인의 아름다운 여정을 담는다. 세대간의 소통, 가족간의 사랑, 오랜 우정, 뜨거운 화해와 온화한 작별의 과정을 감동적으로 보여주며, 인생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

'명령과 복종'... 그 사이에 선 ‘우리’ [신간소개]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명령을 따르며 살아간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군을 뒤흔든 작동 기제 역시 명령과 복종이었다.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위기 상황에 군인들은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한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지난해 12월7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방첩사 활동과 관련해 이렇게 밝혔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에) 국민 안전 문제를 고려해 항명죄인 줄 알았지만 임무를 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명령과 ‘노’라고 말할 수 없는 명령은 어떻게 얽히고 충돌할까.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율성을 지킬 수 있을까. 군사법과 법 경찰, 테러, 안보, 범죄 분야 국내 권위자인 이만종 한국군사법학회장(호원대 명예교수)이 신간 ‘명령과 복종’을 출간했다. 경기일보 기명칼럼 필진으로도 활동하며 국내외 굵직한 사안에 깊이 있는 통찰력을 제시하는 저자는 신간에서 권위와 순응의 복잡한 관계를 대중적인 문체로 쉽게 파헤쳤다. 책은 권력과 순응이 얽히는 사회적 역학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명령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지, 복종은 개인의 자유와 어떻게 충돌하는지, 명령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면의 저항을 어떻게 표현하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심도 있게 풀어낸다. 또 사회적, 심리적, 철학적 관점에서 명령을 분석해 우리가 무심코 따르고 있는 명령에 숨어 있는 의도와 논리를 따라가며 명령에 담긴 의미와 한계를 독자 스스로 사유하도록 한다. 명령의 힘과 복종의 이유, 그리고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선택을 깊이 탐구한 지점도 흥미롭다. 현대사회에서 차지하는 권위를 새로운 시각으로 규정해 의미를 확장해 나가면서 이론적 접근과 실제 사례를 결합해 권위와 복종의 문제를 더욱 생동감 있게 담아냈다. 군의 지휘체계에서 명령 수행의 정당성과 그 변화 과정을 살펴보며 군이 작전의 적시성과 법적 균형을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도 던진다. “(비상계엄 사태의) 가장 중요한 점은 군의 지휘체계와 명령의 정당성이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한 저자의 관점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사회의 명령과 복종의 본질과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한국 과학소설, 어디까지 왔니?” 세계 3대 SF문학상 후보작 ‘너의 유토피아’ 外

정보라 작가의 ‘너의 유토피아(Your Utopia)’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세계 3대 SF 문학상인 ‘필립 K 딕상’ 후보작에 올랐다. 한국 작가가 유명 SF 문학상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F, ‘공상과학’ 장르는 낯설고 어색하다는 인식 속 국내에선 불모지로 통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 들어 가장 주목 받는 장르 중 하나로 꼽히더니 지난 10년 새 5.5배나 성장(인터넷 서점 ‘알라딘’ 판매 통계)하며 자리잡고 있다. 기술의 진보가 가져올 미래를 예측한 SF소설의 상상력은 로봇과의 공존에서 야기될 윤리와 도덕 문제, 인간의 존엄과 가치, 비생명체와의 감정 교류 등 곧 인류가 당면할 여러 철학 사유와 고민을 엿보게 한다. SF장르가 지금 시대 주목받는 이유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 독자까지 사로잡은 국내 작가들의 대표작 세 권을 소개한다. ■ 정보라 ‘너의 유토피아’ 지난해 1월 미국에서 번역 출간된 정보라 작가의 ‘너의 유토피아’는 15일 한국어 개정판이 출간된 데 앞서 한국어로 쓰인 작품이 해외 시장에서 이미 인정받았다는 데 더욱 의미가 있다. 정 작가는 앞서 소설집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2023년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각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독일 라이프치히도서전상을 받기도 했다. ‘너의 유토피아’는 2021년 출간된 ‘그녀를 만나다’의 개정판으로 총 8편의 단편을 통해 상실을 애도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표제작 ‘너의 유토피아’는 전염병으로 인해 인류가 떠나버린 황량한 행성에서 고장 난 휴머노이드를 태우고 배회하는 스마트카의 이야기를 다룬다. 인간을 꼭 닮은 의료용 휴머노이드 ‘314’는 “너의 유토피아는 어때?”라고 질문한다. 망가진 세계에서도 더 나은 곳을 향한 간절함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아프게 다가온다. ■ 천선란 ‘천 개의 파랑’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에 빛나는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은 소설을 넘어서 연극과 뮤지컬 등 타 장르까지 활발히 확대되며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품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보편화된 세상에서 우연히 인지능력 칩이 들어간 휴머노이드 기수(騎手) ‘콜리’가 연골이 무너지는 말 ‘투데이’를 위해 스스로 낙마한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며 동물과 로봇, 인간이 서로 다른 종을 넘나드는 연대를 그리고 있다. 인지와 학습 능력을 갖춘 기수인 로봇 ‘콜리’가 최고의 속도를 달리기 위해 고통스러워하는 말을 위해 낙마하고, 이러한 말을 살리고 싶어하는 인간 ‘은혜’가 펼치는 사랑과 책임, 희생이란 가치는 깊은 울림을 준다. ■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지난해 2019년 6월 출간한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총 7편의 단편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끊임없이 반문한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완벽한’ 유전자의 선택이 가능해진 가까운 미래가 배경이다. 그곳에선 완벽함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이들은 경계 밖으로 밀려난다. 그런가 하면 표제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가족과 생이별한 할머니 과학자가 아득한 우주에서 재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을 다룬다. 포스텍 대학원 출신의 과학도인 작가 김초엽은 작품을 통해 2019년 ‘제43회 오늘의 작가상’이라는 영예를 안았고, 2023년에는 비중화권 작가 최초로 중국의 양대 SF문학상을 모두 받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정치 병폐지역갈등 타파과연 가능할까... '지역주의 타파도 K콘텐츠처럼' [신간소개]

■ 지역주의 타파도 K콘텐츠처럼 지역주의로 인한 갈등은 한국 정치·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다. 너나 할 것 없이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지만 선거판에선 늘 되살아났다. 되살아난 지역주의는 민주정치를 멍들게 했고 각종 갈등을 불러왔다. 한국에서 지역주의 타파는 과연 가능할까. 경영인이자 사업가이면서 20년 넘게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사회단체에서 활동해 온 박무서 ㈜파워란트팜 대표가 최근 ‘지역주의 타파도 K콘텐츠처럼’을 펴냈다. 저자는 한국의 지역주의는 미국의 인종차별과 갈등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내다봤다. 현재 한국의 정치가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로 완전히 분리돼 극도의 정치분열로 나타난 것 역시 지역주의가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지역주의는 어디서 왔을까. 저자는 유교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 수직적 관계가 지역주의의 원인인 권위주의와 파벌주의를 초래했다고 본다. 특히 권위주의는 엘리트 충원과 지역개발에서 편중된 지역 이기주의를 이용해 국민의 잠재적인 갈등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는다. 이런 잠재적 갈등은 대표자를 선출하거나 지역 간 이해관계가 있는 때에 명백한 갈등으로 표출된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의 정치환경을 변화시켜야 할 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지역갈등 해소방안”이라며 “지역갈등을 타파하지 않고서는 한국의 정치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전망과 극복방안을 실무적이면서 이론적인 차원에서 다뤘다. 지역주의를 초래한 한국의 내외적인 요소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해 지역주의를 타파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MZ세대’와 ‘케이팝’에 주목한다. MZ세대에겐 지역감정이 서서히 옅어지고 있다. 이들이 인종이나 문화적인 거부감을 버리고서 케이팝으로 전 세계인과 하나가 되는 것처럼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다고 본다. 세부적인 방안으론 △MZ세대에 의한 혁명과 투표 연령 하향 조정 △대통령제에서 내각제로의 전환 △MZ세대의 적극적인 정치참여 △중앙정부로부터 지방자치단체로의 권력 이양 및 분권화 정책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민주주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 사회는 그동안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 중심의 정당이 만들어지면서 지역주의가 생겨났다. 지역주의를 타파하려면 상명하달의 권위주의적 정당 운영과 파벌주의의 정당 운영을 없애고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 방식의 정당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보화를 통한 직접민주주의, 물리적 지역개념을 붕괴하는 공간도시의 형성, 정부 인사의 획기적 지역 안배 정책 역시 대안으로 뒷받침했다. “지역주의를 타파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지역주의는 타파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방법 역시 존재한다”는 저자의 제안에 귀 기울여 볼 만하다.

올해 더 나은 삶의 방향을 꿈꾼다면…'삶의 태도'·'어떤 어른' [신간소개]

‘금연, 독서, 다이어트’. 새로운 1년이 시작될 때 늘 다짐을 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지고 싶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아 변화와 성장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서점가에도 다양한 에세이, 철학 서적이 자리 잡았다. 직면한 문제를 깊이 사유하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방법과 ‘좋은 어른’의 모습과 가치를 담아내 한 해를 시작하며 읽기 좋은 책들을 모아봤다. ■ 삶의 태도 (북플레저 刊) ‘사람은 변할 수 있는가?’란 질문에서 시작돼 책 한 권이 완성됐다. 40년간 수많은 환자의 마음을 살피고 있는 반건호 정신과 의사가 신간 ‘삶의 태도’를 통해 변화란 무엇인지, 우리가 왜 변화할 수 없는지, 변화를 도와주는 도구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풀어냈다. 사람은 누구나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길 희망한다. 그러나 달라지고 싶다는 강한 염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결코 변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내면에 있는 걸림돌들 때문이다. 책에서는 변화를 막는 4가지 요인으로 불안, 우울, 번아웃, 자존감을 꼽는다. 이것들은 과도한 걱정을 일으키며,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어렵게 만든다. 책은 이들을 걷어내 변화의 기반을 다지는 방법을 일러준 뒤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인 ‘시프트’에 대해 소개한다. 특히 시프트를 위해서는 유머, 공감, 회복력, 메타인지, 긍정심리학 등 5가지 도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은 새해가 됐는데 도대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모르는 이들에게 변화할 수 있는 ‘삶의 태도’를 알려준다. ■ 어떤 어른 (사계절 刊) “여러분이 어렸을 때 좋아했던 어른이 돼주세요. 만일 그런 어른을 만난 적이 없다면, 여러분에게 필요했던 바로 그 어른이 돼 주세요.’ 4년 전 ‘어린이라는 세계’로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김소영 작가가 에세이 ‘어떤 어른’을 출간했다. 어린이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의 자리를 살피고, 어린이가 또 한 사람의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필요한 어른의 역할을 탐색한다. 특히 책은 작가가 국내외의 크고 작은 책방, 도서관, 강연장 등에서 수많은 독자를 만나며 주고받은 직간접적인 대화 속에서 쓰였다. 작가는 일터인 독서교실을 비롯해 세탁소, 동네 식당, 산책로 등 일상의 공간과 학교, 도서관, 박물관 등 공공장소에서 어린이와 어른이 스쳐 지나가는 다양한 순간들을 담았다. 예를 들면 주인 잃은 강아지를 맡기기 위해 들이닥친 어린이들의 수선스러움을 내치지 않는 세탁소 사장님의 정다운 응대 같은 것들이다. 어린이의 시선이 닿는 자리에 있어야 할 어른의 모습, 어린이가 살아갈 미래의 밑그림을 보여주는 사람으로서 어른의 모습은 무엇일까. 우리가 ‘어떤 어른’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 다정하게 설명한다.

‘수원중·고등학교 111년사’, 지역과 대한민국 교육 역사를 담다

신교육의 필요성이 이어지던 1900년대 초, 강습소의 형태를 띤 교육기관의 시작은 민족정신을 바탕으로 한 구국의 시발점이 됐다. 수원중·고등학교 총동문회가 지난해 8월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 이순국)의 일환으로 발간한 ‘수원중·고등학교 111년사’에선 수원 지역사회와 교육의 한 세기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해당 기록물은 1909년 수원중·고등학교가 창립한 이래 111년 동안 이어온 발자취를 ▲역사편 ▲사진편 ▲자료편 ▲인물편 등 총 4권으로 나눠 발간했다. 이 같은 방대한 규모의 학교사는 전국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5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1권 ‘역사편’에서는 ▲수원상업강습소 ▲화성학원 ▲수원상업학교 ▲수원중학교(6년제) 등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시대정신 속에 태동한 수원중·고등학교가 교육을 통해 어떻게 지역을 이끌어 왔는지 그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주학과 야학의 각 과에 많은 학생을 수용하며 수원 무산아동 교육에 역할을 해 온 수원상업강습소는 1925년 화성학원으로 전환했고, 1941년 3월27일 ‘수원상업전수학교’로 승격 인가되면서 중등교육기관인 수원상업학교 시대가 열렸다. 광복 후 1946년 수원중학교(6년제)로 전환된 데 이어 1951년 학제 개편에 따라 수원중학교(3년제)와 수원고등학교(3년제)로 설립돼 현재까지 수원의 대표적인 명문사학으로 성장했다. 설립자이자 초대 이사장인 홍사훈 선생과, 홍사운 초대 교장의 뜻에 따라 인재 양성을 통해 국가와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2권 ‘사진편’은 400여쪽의 분량에 한복을 입은 흑백사진 속 졸업생과 교사들의 얼굴을 지나 사회 격변 속 1960년대 모습과 1980년대를 거쳐 컬러 사진 속 현재의 모습까지 시대의 변화가 생생히 드러난다. 그 속에서 시대상과 추억을 느껴볼 수 있다. 3권 ‘자료편’에선 수원화성강습소를 화성학원으로 개정할 당시 각종 내용이 수반된 설립허가신청(1952년)과 학교법인 화성학원 이사회의록(1951~1980년) 등 교직원 및 동문들의 노력과 업적이 자료로 고스란히 담겼다. 4권 ‘인물편’인 ‘수원·중고등학교 동문들이 쓴 청춘의 기록’에서는 세계적인 뇌과학자 신희섭 기초과학연구원 명예연구위원, 한국 최초로 연구 분야 노벨상 수상 후보에 오른 유룡 교수 등 ▲정치·행정 ▲외교·국방 ▲경제 ▲교육·학술·의료 ▲경찰·사법·검찰 ▲언론계를 망라한 사회 각 분야를 이끌어온 졸업생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수원중·고등학교 111년사’ 발간에서 주목할 점은 역사에 대한 객관성과 학문적 신뢰성이다.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장, 유현희 수원학연구센터장, 홍현영 수원학연구센터 연구원 등 전문 연구자들이 집필과 편집을 담당해 10여년간 자료 조사와 연구, 집필, 편집 단계를 거치며 심혈을 기울였다. 국가기록원과 국사편찬위원회, 국립중앙도서관 등 주요 연구기관 및 동문 소장 자료 등을 수집했고 동문과 교직원 인터뷰 등이 진행됐다. 홍현영 수원학연구센터 연구원은 “이는 단순한 학교 역사서가 아니라 수원지역과 대한민국 교육의 역사를 조명하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학교 연대기를 넘어 수원의 교육과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발간·편찬위원에는 ▲이순국(수원고 16회), 한상진(18회), 리출선(20회), 권오창(21회), 김현태(21회), 김종해(21회), 김영진(22회), 김익환(27회), 김상춘씨(28회) ▲이재복씨(수원중 23회)가 이름을 올렸다. 이순국 위원장(경기일보 대표이사 사장)은 발간사를 통해 “오랜 기간 자료를 발굴하고 역사를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신 동문 선후배와 집필진께 감사드린다”며 “이 책을 통해 111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모교 사랑과 함께 지역사회와 국가에 대한 책임을 일깨우고 새로운 천년의 계획을 세우는 데 디딤돌이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기업은 인권위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글로벌 기업과 인권경영’ [신간소개]

송기복 용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하승진 주식회사 카카오 CA협의체 컴플라이언스 팀장과 함께 ‘글로벌 기업과 인권경영’(좋은땅 刊)을 출간했다. ‘글로벌 기업과 인권경영’은 기업이 글로벌 환경에서 어떻게 인권을 존중하고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글로벌화 된 기업 환경에서 인권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필독서로 통한다. 책은 인권경영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법적 책임, 그리고 각국의 입법 동향까지 다룬다. 특히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다양한 원칙과 전략도 제시한다. 실제 사례와 법적 대응 방안을 곁들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ESG 경영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책의 저자 송기복 교수는 용인대 대학원에서 경찰학·범죄학 박사를 받은 뒤 현재 용인대 인권센터장, 경기남부경찰청 인권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7년간 공직에서 인권정책, 인권관리·실사 등의 경험을 쌓았고, 최근에는 플랫폼 기업 운영 및 공급망상의 인권침해와 위험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자율주행자동차와 법제도’, ‘AI로봇과 범죄’ 등이 있다.

“단 하나 남은 코뿔소와 어린 펭귄의 여정”…어둠 지나는 어른 위한 동화 ‘긴긴밤’

“눈이 보이지 않으면 눈이 보이는 코끼리와 살을 맞대며 걸으면 되고, 다리가 불편하면 다리가 튼튼한 코끼리에게 기대서 걸으면 돼. 같이 있으면 그런 건 큰 문제가 아니야.” (‘긴긴밤’ 中) 어둠이 끝도 없이 계속될 것 같던 밤이 저물고 다시 아침이 밝아왔다. 유난히 길고 길었던 지난해, 소중한 존재들을 떠나보낸 아픔과 상처를 우리는 어쩌면 영원히 극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곁에 남은 사람들,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사람들을 위해 우리는 손을 맞잡고, 서로를 보듬어야 한다. ‘긴긴밤’을 지나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극복할 가장 강한 힘은 ‘사랑’이 아닐까. 새롭게 떠오른 해, 지난 2021년 출간한 도서 ‘긴긴밤’(문학동네 刊)을 다시 소환하는 이유다. 긴긴밤은 지구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지금은 세상을 떠난 수컷 북부흰코뿔소 ‘수단’의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책은 뿔이 잘리고 다리가 불편한 코뿔소와 엄마, 아빠를 잃어버린 어린 펭귄이 함께 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을 다룬다. 코끼리 무리에서 자란 코뿔소 ‘노든’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남은 흰바위코뿔소다.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코뿔소는 소중한 이를 다 잃고도 ‘마지막 하나 남은 존재’의 무게를 온 영혼으로 감당하고 있다. 노든은 울타리가 되어준 친구들이 가득했던 코끼리 고아원을 떠나, 자유를 찾아 야생의 넓은 세상으로 발을 내디딘다. 새로운 세상은 녹록지 않았지만, 그의 곁에는 언제나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준 친구들이 존재했다. 야생에서 살아가는 게 서툰 노든을 ‘엉뚱하지만 특별한 코뿔소’라고 불러준 아내, 야생에서 동물원에 갇힌 노든에게 악몽을 꾸지 않고 긴긴밤을 견딜 방법을 알려준 친구 ‘앙가부’, 내일을 맞이할 수 있게 해준 ‘치쿠’까지. 밀렵꾼에 의해 아내와 아이가 곁을 떠나고, 친구들도 하나씩 곁을 떠나지만 그럼에도 노든이 긴긴밤 다시 걸을 수 있었던 건 친구들이 보여줬던 단단한 사랑의 힘 덕분이다. 그리고 그의 곁엔 전혀 다른 존재의 어린 펭귄이 나타난다. 노든과 어린 존재의 만남은 사실 기적이었다. 친구 ‘웜보’와 ‘치쿠’가 전쟁 속에 버려진 알을 온몸으로 지켜내며, 마지막 순간까지 부탁한 어린 존재에게 노든은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전한다. 노든은 어린 존재를 위해, 치쿠의 마지막 부탁을 지키기 위해 어린 펭귄과 함께 긴긴밤을 건너며 파란 지평선의 바다로 떠난다. 사랑하는 이들의 몫까지 살아내야 하는 노든과 악착같이 생을 지켜내는 어린 펭귄, 모든 것이 다른 두 존재는 사랑의 힘으로 걸어 나간다. 동화는 언젠가 펭귄이 노든의 곁을 떠나 자신만의 세계로 힘차게 향하듯 어른으로 자라나는 방법을 알려준다. “너는 펭귄이잖아. 펭귄은 바다를 찾아가야 돼.”/ “그럼 나 코뿔소로 살게요. 내 부리를 봐요. 꼭 코뿔같이 생겼잖아요.”/ “너는 이미 훌륭한 코뿔소야. 그러니 이제 훌륭한 펭귄이 되는 일만 남았네. 이리 와. 안아 줄게. 그리고 이야기를 해 줄게. 오늘 밤 내내 말이야. 너는 파란 지평선을 찾아서, 바다를 찾아서, 친구들을 만나고, 우리 이야기를 전해 줘.” 동물들이 등장하는 우화에는 우리가 겪는 죽음과 이별, 전쟁 등 현실의 아픔이 녹아들어 있다. 그러면서도 이야기는 내내 온기를 잃지 않고 희망적이다. 서정적 그림과 함께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크고 작은 일들과 감정이 깊이 있는 질문과 그것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글로 풀어지며 울림을 준다. 수단의 실제 삶에서 동화를 이끌어낸 루리 작가는 글과 그림을 통해 ‘긴긴밤’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책은 50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지난해엔 이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도 제작돼 오는 5일까지 대학로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흰바위코뿔소와 아프리카 펭귄, 코끼리 등 각기 다른 동물의 이야기를 네 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서 그려내며 100여분의 시간을 채워나간다.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