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SK-전북 조직력과 역습의 맞대결

‘부천 SK의 조직력이냐, 전북 현대의 빠른 역습이냐’ 아시안컵축구 관계로 오랜 침묵을 지켰던 프로축구 삼성디지털 K-리그 준플레이오프(1일 오후 7시·전주)는 미드필드부터 2대1의 정교한 패스로 상대를 압박하는 SK의 조직력과 수비에서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른 역습으로 득점하는 전북의 한판 대결로 요약된다. SK는 오래전부터 몸에 배인 짧은 패스로 상대수비 진영을 압박하는 조직력으로 승부를 걸 전망이고 전북은 수비진영에서 단번에 공격수에게 패스하는 역습전략이 예상된다. 올 시즌 양팀간 대결에서는 전북이 3승2패로 다소 앞서 있으나 K-리그에서 거둔 1승은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전북이 승리한 것이어서 사실상 올 시즌 두 팀은 호각지세다. 부상 선수들이 모두 회복된 SK는 철, 이임생, 박철, 조성환 등으로 최상의 ‘포백’을 구성하고 윤정춘, 이을용,김기동, 샤리 등 정교한 패스와 득점력까지 갖춘 미드필더들이 공수를 조율할 전망. 두터운 이들 미드필더진이 전북 진영을 압박한 뒤 최전방에 있는 곽경근, 이성재, 이원식 등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 줄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조윤환 감독의 전략이다. 반면 전북은 김도훈이 아직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아 울상이다. 올림픽 중 부상을 입은 김도훈은 이날 경기에 출전하더라도 교체멤버로 잠깐 나서는 게 고작일 전망이어서 박성배와 꼬레아를 최전방에 내세우고 수비지역에서 차단한 볼을 이들에게 빠르게 연결, 기습작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드필드에 포진하는 서혁수와 양현정, 변재섭 등이 얼마나 부지런하게 움직이느냐도 역습 성공여부의 관건이다. SK와 전북 중 어느 팀이 단판 승부로 결정나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 플레이오프에서 기다리고 있는 2위 성남 일화와 맞붙느냐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한국축구 이대로는 안된다

‘이제 바꿀 건 다 바꾸자’한국축구의 체질 개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명제가 됐다. 제12회 아시안컵대회에서 한국은 결승행 좌절이라는 눈에 보이는 결과 못지않게 경기 내용면에서 지난 달 시드니올림픽 본선보다 못한 부진을 보여 실망감을 더했다. 집행부와 감독교체라는 여론은 이미 올림픽이 끝난 뒤 들끓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시기와 명분을 내세워 허정무 감독을 재신임했고 그 결과는 ‘설마’에서 ‘역시’로나타났다. 한국은 이번에 올림픽 베스트와 일본 등 해외파의 가세에도 불구하고 개인기 부족과 전술 부재 등 올림픽에서 노출됐던 고질적인 문제점을 전혀 개선하지 못했다. 특히 대표팀의 경우 일본을 제외한 참가국들의 전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 잇따라 발목이 잡혀 변명의 여지조차 없게 됐다. 이제 축구협회는 월드컵이 눈앞에 다가왔고 허 감독의 대안이 없다는 ‘패배주의적’ 논리를 앞세워 대표팀 개편을 미뤄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협회는 지금부터라도 대표선수 선발 과정에서부터 기술위원회라는 장막을 치고 학연에 얽매이는 폐쇄적인 행정을 타파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겸허한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감독 문제 또한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면 외국인이라도 적극 영입해 2년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서 전력 극대화를 이룰 수 있는 대책을 내놓고 이참에 10년 뒤를 내다볼 수 있는 장기적 플랜도 제시해야 한다. 이에 앞서 축구협회 집행부는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깨끗이 물러나 대표팀이 새 체제 아래 정진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함은 물론이다. 축구팬들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한국축구의 미래에 힘을 쏟는 축구협회를 기대하고 있다. /연합

아시안컵축구 한국, 결승진출 실패

한국이 제12회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은 치열한 골공방 속에 중국을 3대2로 꺾고 사우디아라비아와 30일 새벽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은 27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대회 준결승전에서 후반 알 메샬에 연속골을 내줘 1대2로 맥없이 무너졌다. 이로써 40년만의 정상 도전에 실패한 한국은 29일 밤 11시5분 중국과 3∼4위전을 갖게 됐다. 부실 투성이인 한국축구의 현주소가 여지없이 드러난 졸전이었다. 한국은 설기현 대신 무릎이 좋지않은 이동국을 선발 투톱으로 내세우고 왼쪽 날개 이영표를 윤정환과 함께 플레이메이커로 기용, 사우디의 의표를 찔렀다. 허정무 감독의 ‘깜짝카드’는 그러나 효과는 커녕 치욕의 패배를 부른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은 윤정환과 이동국-유상철 투톱간의 호흡이 맞지않아 이렇다할 공격기회도 잡지 못했고 특유의 기동력도 발휘하지 못한 채 사우디의 기습에 시종 허둥댔다. 반면 역대 최약체로 평가되는 지난 대회 우승팀 사우디는 현란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빠른 공격으로 한국 문전을 거세게 위협했다. 한국은 전반 41분 하석주에 이어 후반 7분 노정윤을 투입, 반전을 노렸으나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사우디는 후반 중반 상대 조직력이 급격히 와해되는 틈을 타 4분새 연속골을 터트리는 등 한국의 수비진을 철저히 농락했다. 사우디 스트라이커 알 메샬은 후반 32분 아메드 두키의 센터링을 헤딩 선제골로 연결한 데 이어 4분 뒤엔 현란한 개인기로 부실한 한국 수비진을 헤집은 뒤 골키퍼 이운재를 제치고 쐐기골을 뽑았다. 한국은 후반 47분 이동국이 최성용의 도움을 받아 헤딩슛으로 1골을 만회했으나 결국 영패를 면하는 데 그쳤다. ◇27일 전적 ▲준결승 사우디아라비아 2(0-0 2-1)1 한국 △득점=알 메샬(후 32,36분·사우디아라비아) 이동국(후 47분·한국) 일본 3(1-1 2-1)2 중국 /연합

아시안컵축구 한국, 이란 꺾고 4강 진출

한국이 이란을 꺾고 4년전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레바논 트리폴리경기장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 준준결승에서 연장 전반 9분에 터진 이동국의 골든골로 중동의 강호 이란에 2대1로 극적인 역전승, 준결승에 선착했다. 이로써 한국은 사우디 아라비아-쿠웨이트전 승자와 26일 결승진출을 다투게 됐다. 조별리그에서 졸전, 와일드카드로 천신만고 끝에 8강에 올랐던 한국은 이란에 질 경우 벼랑 끝에서 추락해야 될 운명이었다. 전반을 득점없이 보낸 한국은 후반 26분 하림 바게리에게 40m 중거리 슛을 허용, 0대1로 끌려가 패색이 완연한 듯 했다. 허정무 감독은 하석주에게 왼쪽 측면을 뚫게하고 이영표를 미드필드 중앙으로 옮겨 변화를 주려했으나 전열이 채 갖춰지기도 전에 이란에게 보기좋게 허를 찔렸다. 한국은 후반 45분 윤정환의 코너킥으로 연결된 이동국의 슛이 GK 파르비즈 보루만드에 걸려나온 뒤 수비수까지 헛발질을 하자 김상식이 골지역 앞에서 오른발 슛, 연장에 돌입했다. 한국은 연장 초반 GK 이운재의 어정쩡한 방어와 불안한 중앙수비로 두 차례 실점위기를 넘겼으나 빠른 측면돌파로 막판 투혼을 불살랐다. 연장 전반 9분 미드필드부터 신속히 보급된 볼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뚫던 노정윤이 대각선으로 패스, 반대쪽 골문으로 뛰어들던 이동국이 놓치지 않고 슛, 완강히 버티던 이란의 그물을 뒤흔들었다. 한편 중국은 리밍, 치홍, 양첸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카타르를 3대1로 꺾고 4강에 합류했다. ◇24일 전적 ▲준준결승 한국 2(1-1<연장 1-0>)1 이란 ▲득점=김상식(후45분) 이동국(연장 9분·이상 한국) 바게리(후26분·이란)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