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새출발 앞두고 필승다짐

“일본에게는 절대 질 수 없다.”한국축구대표팀이 한·일 정기전을 열흘 앞둔 10일 필승의 각오로 다시 뭉쳤다. 시드니올림픽과 아시안컵 등 국제대회에서의 잇단 성적 부진으로 홍역을 치른 대표팀은 이날부터 박항서 수석코치의 지휘 아래 일주일간 울산 강동구장에서 합숙훈련을 한다. 18일 출국예정인 대표팀은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내정자가 정식계약을 위해 내한하면 17일 선수단 상견례를 가질 전망이다. 이번 훈련은 히딩크 감독의 사정상 조직력 확보와 컨디션 조절에 초점이 맞춰져있지만, 한·일전이란 특수성 때문에 코치진과 선수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일본전에 뛸 최종 엔트리 20명은 코칭스태프가 울산대(13일), 대구대(16일)와의 연습경기와 자체 컨디션 점검 내용에 따라 확정되지만 일단 최용수(안양), 홍명보(가시와), 김병지(울산) 등 큰 경기를 해본 98프랑스월드컵 멤버들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팀으로서는 이번 경기가 단순한 시험무대가 아닌 한국축구의 명예와 국민들의 기대가 함께 걸린 일전인 탓이다. 따라서 공격진에는 올해 프로축구 MVP 최용수와 정규리그 득점왕 김도훈(전북)이 최전방에 나서고 수비는 홍명보를 축으로 ‘9.28 도쿄대첩’의 주역 이민성(상무)과 강철(부천)이 번갈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미드필드에서는 윤정환(세레소)과 이천수(고려대)가 플레이메이커로, 서정원(수원)과 이영표(안양)가 양날개로 각각 포진할 전망. 이번 한·일전은 특히 곧 새판짜기를 앞둔 시점에서 열려 선수들간 주전확보 경쟁도 그 어느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로서는 한국축구를 전혀 모르는 히딩크 감독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자기 기량을 모두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연합

축구감독 히딩크, 한국행 사실상 결정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영입과 관련해 기본원칙에 합의했으나 확답을 보내지 않아 많은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던 거스 히딩크(54·네덜란드) 축구대표팀 감독 내정자가 본격적인 한국행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히딩크 영입의 실무자인 가삼현 대한축구협회 국제부장은 6일 “4일 히딩크의 변호사로부터 히딩크가 당초 함께 영입하기로 합의한 코치 1명을 이미 발탁했으며, 현재 주무역할을 할 행정담당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가 부장은 또 “조속한 시일안에 세부적 요구사항을 담은 계약서 초안을 협회로 보내줄 것을 히딩크측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협회가 10일까지로 요구한 감독직 수락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히딩크는 한국행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추정되며 계약서 초안에 담길 히딩크의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협회가 수락할 경우 히딩크의 한국행은 최종 확정된다. 한편 히딩크 감독은 정식 계약을 하기 전에 한국선수들을 파악하기 위한 작업으로 최근 확정된 상비군 50명의 명단과 99년 1월 이후 국가대표경기(A매치) 자료를 협회에 요청하면서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과 협의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협회는 지난 달 27일 히딩크 감독과 연봉, 성과급 지급, 피지컬 트레이너 영입등 기본 원칙에 합의하고 10일까지는 수락의사를 최종통보받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히딩크의 확답이 늦어져 감독직 수락이 무산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냈다./연합

프로축구 드래프트 속빈강정

프로축구 마지막 드래프트인 2001년 대학·실업선수 드래프트 신청이 대어급 선수들이 대부분 빠진 가운데 사실상 신청을 마감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실시되는 드래프트에는 지난 해 신청자 222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146명의 대학, 실업선수들이 참가했다고 5일 밝혔다. 프로연맹은 일부 선수들의 우편접수가 아직 남아있지만 스타플레이어급 대다수가 이미 진로를 결정한 상태여서 참가자 수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대어급 선수들이 내년부터 신인 드래프트가 전면 폐지되면 몸값을 올려 받을 수있다는 생각으로 군 팀인 상무와 경찰청을 비롯, 대부분 실업팀으로 진로를 바꿨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올시즌 최대어로 평가받았던 연세대 미드필더 서기복은 상무행을 선택했고, 올림픽대표 출신 스트라이커 안효연(동국대)도 일본프로축구(J-리그) 진출을 노크하고 있어 드래프트에 불참했다. 또 올림픽대표팀의 주전 수비수 박재홍(명지대)도 벨기에리그 앤트워프 FC 입단을 눈 앞에 두고 있어 신청하지 않았다. 대학감독들은 이번 드래프트를 앞두고 프로연맹에 연봉 상한선(최고 1억원) 철회 등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이것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불참 의사를 표명해왔으나 선수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해 일단 참가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이에 따라 올해 드래프트는 고려대의 조세권, 김상록, 권정혁, 노찬기를 비롯, 연세대의 송종국, 김한석, 경희대 윤원철, 중앙대 최현(골키퍼) 등 준척급들을 놓고 프로9개 구단들의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드래프트는 7일 공시 절차를 거쳐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실시된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FA컵축구 이대론 안된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최강을 가리는 FA(대한축구협회장)컵축구대회가 팬과 구단들의 무관심속에 3류대회로 전락하고 있어 전면적인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축구 선진국인 유럽은 물론 가까운 중국까지도 FA컵은 프로리그 못지않은 흥미를 이끌어내며 권위있는 대회로 자리잡았고 이를 본받아 국내에서도 96년 첫 대회를 가진뒤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그러나 올해 대회에서도 대부분의 경기가 관중없이 진행된 가운데 5일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 역시 오전수업을 마치고 단체로 참관한 중·고교생 3천여명이 관중석의 대부분을 차지, 협회와 선수들만의 잔치로 끝났다. 올해의 경우 올림픽과 아시안컵 등이 열리면서 일정이 12월까지 밀린 것이 흥행실패의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팬들의 외면이 계속됐고 각 구단이나 대한축구협회의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는 등 대회를 한차원 끌어올리려는 노력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팬들의 관심권 밖에 있는 이 대회의 가장 큰 문제는 축구열기가 싸늘하게 식은 11월 중·하순에 열리는 탓에 프로팀들이 치열한 승부욕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 추운 날씨속에 진행되자 각 팀은 선수를 보호한다며 주전들을 출전시키지 않아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는데 이는 대회의 전통(?)처럼 됐고 이번 대회에서도 K-리그 우승팀인 안양과 준우승팀 부천이 부상 등을 이유로 주전 상당수를 뺀 1.5군을 내세워 김이 빠졌다. 자연히 올시즌 성적에 아쉬움이 큰 팀들만 정예멤버로 최선을 다하게 돼 프로와 아마추어 축구의 최강을 가린다는 대회 취지와는 근본적으로 동떨어졌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일단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아래 이번 대회가 끝난 뒤 평가회를 갖고 내년부터 대회 8강전까지를 프로시즌 중에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밝혀 귀추가 주목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