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이 적발될까봐 도주한 격투기 선수 출신 3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17일 대전서부경찰서는 음주운전과 난폭운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30대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25일 오전 9시 40분께 대전 서구 도마동 인근 한 도로에서 경찰의 정차 요구를 무시한 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약 2km 구간을 8분간 달렸고 이 과정에서 과속, 급차선 변경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A씨는 중·고등학교 교내까지 침입해 인도와 건물 통로 등을 질주했다. 이후 A씨는 신호대기로 인해 도로가 차량들로 막히자 뒤따라온 경찰에 붙잡혔다. 다만, 경찰의 지시에도 창문을 내리지 않아, 경찰은 창문을 깨고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경찰을 향해 “내가 전직 격투기 선수였다”며 욕설을 퍼붓고 주먹을 휘둘러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될까 봐 도주했다”고 진술했으며, 체포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를 크게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날, 모든 순간 자원봉사자를 기억합니다.” 경기도자원봉사센터(센터장 박지영)가 자원봉사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자원봉사자들이 사회 변화의 주체임을 조명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도자원봉사센터는 17일 화성특례시 신텍스(SINTEX)에서 ‘2025 경기도자원봉사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김규창 경기도의회 부의장(국민의힘·여주2), 정구원 화성특례시 제1부시장, 김영진 경기일보 상무이사, 경기도 역대 ‘도자봉이’ 등 도내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관계자 등 1천200여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행사는 경기도 및 31개 시·군 자원봉사센터 깃발을 든 기수단의 입장 퍼포먼스로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김동연 지사는 축사를 통해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깊은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했다. 김 지사는 “우리 자원봉사자 여러분이 계셔서 경기도가 한층 밝아지고 따뜻해졌다”며 “여러분의 손길이 경기도를 사람 사는 세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 자원봉사 실천자들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김 지사는 “도자봉(2만 시간 봉사)을 달성하려면 매일 4시간씩 16년 8개월을 봉사해야 한다”며 “금자봉(1만5천 시간), 은자봉(1만 시간), 동자봉(5천 시간) 역시 대단한 헌신의 결과다. 오늘 그 노고를 진심으로 치하드린다”고 수상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특히 올해는 만 93세의 최고령 은자봉 수상자가 소개돼 박수를 받았다. 이어 우수 자원봉사자 시상식, 아카이브 전시, 축하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자원봉사 아카이브 전시에서는 ‘나눔으로 빛나는 30년’을 주제로 자원봉사의 변천사를 조명했고, 이호선 교수의 특강은 자원봉사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박지영 센터장은 “이번 대회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을 기념하고, 앞으로의 지속 가능한 사회를 함께 설계해 나가는 시작점”이라며 “자원봉사가 지역사회에 긍정의 힘이 되도록 센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업 복귀 방해에 대한 의대생들의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의과대학 학생 보호·신고센터’는 최근 한 지방 국립대 의대생 비대위가 간담회를 열고 수업 거부를 압박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선배들의 수업 방해를 받은 치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2학년 학생들은 해당 내용을 교육부에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초 을지대에서도 의대 비대위가 주도한 복귀 공개 투표에 대한 민원이 교육부에 제기된 바 있다. 수업 복귀 방해를 주도한 의대생 2명은 최근 학교로부터 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고센터로 접수된 사안 모두 각 학교에 이첩했다”며 “사실관계 확인 후 학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치러진 2026학년도 수능 모의평가에 대한 오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7일 6월 모평에 대한 이의신청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심사 결과 28개 대상 문항 모두 “이상 없음”으로 결론지었다. 앞서 평가원은 4일 모평 이후부터 지난 7일 오후 6시까지 이의신청을 접수받았다. 접수 기간 동안 총 39건이 접수됐으나 취소, 중복 등을 제외한 28개 문항 33건이 최종 심사됐다. 평가원은 “출제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이의심사실무위원회 심사와 이의심사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모든 문항과 정답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정했다”고 말했다.
마약류를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9·본명 엄홍식)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오는 7월 3일 열린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씨의 대법원 판결을 오는 7월 3일 오전 10시 10분으로 지정했다. 유 씨는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서울 소재 여러 병원에서 미용 목적을 빙자해 의료용 마약을 투약했다. 또한, 2021년 5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타인의 명의로 수면제 등을 불법 처방받았다. 지난해 1월에는 최 모 씨 등과 함께 미국에서 마약을 하고, 다른 이에게 권유한 혐의도 받는다. 유 씨는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바 있다. 다만, 올해 2월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돼 석방됐다.
내년도 최저임금 차등 적용 여부를 놓고 반대하는 노동계와 찬성하는 경영계 사이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법정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은 업종·산업별 공동화 및 특정 직종 취업 기피로 대표되는 부작용이 매우 우려된다”며 “우리 사회 저변에 최저임금 차별을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도 차등 적용은 특정 산업의 활성화와 보호를 위한 최저임금 상향식 기준 별도 마련이 대다수”라며 “한국노총은 일말의 여지가 없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반대 입장을 이 자리를 통해 다시금 밝힌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그간에 누적된 최저임금의 인상, 그리고 업종별 구분 없이 누적됐다는 점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며 “이처럼 인건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업종별로 다른 경영 여건과 지불 능력을 반영할 수 있는 업종별 구분 조정은 여전히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숙박, 음식 등 일부 업종에서는 최저임금에 대한 현장 수용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 올해만큼은 현 최저임금 수준을 감내하기 힘든 일부 업종이라도 차등 조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내년 법정 최저임금 결정을 놓고도 양측 입장은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현재 노동계는 올해보다 1천470원(14.7%) 인상된 시급 1만1천500원을 요구하고 있고, 사용자 측은 동결 또는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최저임금 결정은 법정 시한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법정 시한을 넘길 경우, 노사의 자율적 합의보다는 공익위원 중심의 조정과 표결로 법정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올해 최저임금 법정 심의시한은 오는 29일까지다. 한편, 앞서 지난 10일 4차 전원회의에서는 노동계가 요구한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가사노동자 등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 논의가 공익위원 권고문 채택을 통해 내년으로 미뤄졌다. 공익위원들은 우선 노동부에 실태조사를 요청하고, 이 결과를 2027년도 최저임금 심의 시점에 반영하는 것으로 논의를 정리했다.
김건희 여사가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것은 극심한 우울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다수의 매체 보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에서 김여사를 맡고 있는 주 진료과는 정신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전날인 16일 오후 3시 30분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앞서 지난주 김여사는 우울증 증상으로 이 병원의 정신과를 찾아 외래 진료를 받았고, 당시 증세 심하다고 판단한 의사는 그에게 입원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귀가한 김 여사의 우울증 증세가 더 악화하자 급히 병원을 찾아 입원을 했다고 전해졌다. 김 여사는 입원 초기 과호흡 증상을 보여 호흡기내과 진료도 받았다고 한다.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도 16일 밤 재판을 마치고 늦은 오후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김 여사 곁을 지키다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과 노동당국이 지난달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숨진 사고와 관련, SPC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시흥경찰서와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삼립 본사와 시흥 소재 시화공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SPC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건 사고 발생일로부터 29일 만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압수수색 대상은 SPC삼립 본사와 SPC삼립 시화공장 등 2곳의 건물 내 사무실 12곳이다. 경찰과 노동부는 이들 사무실에 수사관관 근로감독관 등 80여명을 투입해 SPC삼립 시화공장의 안전·보건과 관련한 자료 일체를 확보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9일 오전 3시께 시화공장 크림빵 생산라인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라고 불리는 기계에 상반신이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경찰과 노동부는 지난달 27일 합동으로 현장을 감식하고, 공장 관계자들을 형사 입건하는 등 수사를 벌여왔다. 아울러 강제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압수수색 영장을 수차례 청구했으나, 법원은 번번이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과 노동부는 압수수색 영장 4차 청구 끝에 지난 13일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압수수색을 전격 단행했다.
배우 송혜교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미국 자치령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판 및 티니안섬에 한국 역사 안내서 1만 부를 기증했다. 서 교수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배우 송혜교 씨와 의기투합해 한국 역사 안내서 1만 부를 기증했다”며 “이번 안내서는 한국어와 영어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기증된 안내서는 ‘해외에서 만난 우리 역사 이야기-사이판·티니안 편’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이 지역에 동원된 한국인들의 강제노역과 희생, 현존하는 한국인 위령비와 위안소 동굴, 원자폭탄 적하장 터 등 관련 역사 유적지를 소개하고 있다. 안내서에 따르면 태평양전쟁 당시 사이판과 티니안은 일본의 핵심 군사기지로 전쟁 물자 조달의 거점 역할을 했다. 일제에 의해 이 두 섬에 동원된 한국인은 비행장 건설, 군수품 운반, 방공호 굴착 등의 노역에 시달렸다. 사이판에는 약 5천800명, 티니안에는 약 5천 명의 한인이 강제로 노역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많은 한국인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목숨을 잃었고, 유해는 밀림에 방치된 채 신원 확인 없이 섬에 묻혔다. 현재 사이판에는 ‘한국인 추념 평화탑’, 티니안에는 ‘한국인 위령비’가 세워져 이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서 교수는 “해외에 남아있는 대한민국 역사 유적지의 보존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방문이 해외에 남아있는 대한민국 역사 유적지를 보존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내서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사이판 월드 리조트 리셉션에 비치돼 있다. 서 교수는 “현장 방문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웹사이트 ‘해외에서 만난 우리 역사 이야기’에서 파일을 내려받아 사용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서 교수는 이번 기증을 시작으로 ‘광복 80주년’ 기념 프로젝트를 두 번 더 진행할 예정이다. 송혜교와 서 교수는 지난 14년간 역사 기념일 등을 계기로 몽골 울란바토르 등 해외 대한민국 독립운동 유적지 38곳에 안내서, 독립운동가 작품 등을 기증해 왔다. 프로젝트 기획은 서 교수가 담당하고, 송혜교가 후원을 맡고 있다.
고의적 자해 막을 마음에도 안전벨트를 경기남부권 지원 정책 분석 경기도는 대부분의 사회적 지표에서 늘 ‘1등’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시·군이 존재하고, 최다 인구가 거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의적 자해율(옛 자살률)’은 예외다. 2023년 기준 전국 17개 시·도별 고의적 자해율은 충남(36.5명), 강원(34.7명) 순으로 높았고 경기도는 전국에서 세 번째(25.1명)로 낮다. 어떠한 정책들이 경기도 고의적 자해율을 낮췄을까. 경기α팀은 지난 7일부터 이달 8일까지 한 달여간 고의적 자해 예방을 위한 경기도 내 31개 시·군별 지원 대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권역에 따라 정책의 차이점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에 경기도 31개 시·군을 ▲남부(6곳) ▲북부(8곳) ▲서부(5곳) ▲중부(6곳) ▲동부(6곳)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세부적으로 짚어봤다. 첫 번째 분석 대상은 ‘경기남부권’이다. 수원·화성·안산·평택·오산·안성시가 포함된 경기남부권은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고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 성장이 빠른 비교적 ‘젊은 도시’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를 통해 파악한 지난 2023년 기준 경기남부권의 고의적 자해율은 인구 10만명당 평균 27.0명으로 나타났다. 시·군별 관련 통계가 처음으로 시작된 1998년 당시에 평균 21.5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약 30년 만에 1.26배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수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 별로도 차이가 있다. 수원시, 안산시, 평택시, 오산시는 1998년부터 2023년까지 장기적 증가세를 보였던 반면, 화성시와 안성시는 비교적 감소세를 띠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1998년 13.3명을 기록한 후 2000년 역대 최저치인 10.2명으로 집계되며 하락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이듬해 12.0명을 기록하며 다시 높아졌다. 2023년에는 22.4명을 기록, 1998년 대비 9.1명 증가했다. 안산시는 1998년 16.9명에서 2023년 32.9명(16명 ↑), 평택시는 15.6명에서 28.4명(12.8명 ↑), 오산시는 15.8명에서 29.7명(13.9명 ↑)으로 각각 늘었다. 반대로 화성시는 1998년 29.3명 집계를 시작으로 2003년 35.8명을 기록했으나 이후 줄어들어 2023년에는 20.1명으로 집계됐다. 안성시도 1998년 37.9명 이후 2009년 46.4명까지 치솟았으나 점차 감소세를 보이며 2023년 28.7명을 기록했다. 지역마다 변화 추이는 상이하지만 경기남부권에서 고의적 자해율이 ‘낮아지던 순간’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선도적 제도 도입이나 첫 시범 운영과 같은 ‘젊은 정책’, ‘선제 정책’이 두드러진 것이다. 경기남부권의 한 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경기남부권은 비교적 정책 기반이 잘 마련된 곳이라 자살예방 관련 사업도 조기에 안착할 수 있었다”며 “생애주기별, 문제유형별 등 고의적 자해 대응 체계가 세부적으로 고르게 잘 갖춰진 권역”이라고 말했다. ‘전국 최초’ 쏟아낸 남부권 정책들… 앞서가는 수원·화성 ■ 사람 많은 만큼 특성도 다양…사실상 ‘전국 지표 흐름’ 경기도 내 시·군별 고의적 자해율은 통계청 사망원인통계를 통해 공식적으로 1998년부터 집계 가능하다. 경기α팀은 최초 통계가 존재하는 1998년부터 가장 최근까지 갈음할 수 있는 2023년까지의 현황을 분석했다. 그리고 ‘경기남부권’을 필두로 ‘북부권’, ‘서부권’, ‘중부권’, ‘동부권’ 등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첫 순서를 경기남부권으로 정한 이유는 ‘전국 지표와의 유사성’ 때문이다. 2023년 한 해에만 한정해도 경기남부권의 고의적 자해율은 인구 10만명당 27.0명으로 경기도 평균(25.1명)보다 전국 평균(27.3명)에 가까웠다. 몰려드는 인구 수요, 그를 뒷받침하려는 대규모 택지 개발 등의 여건이 경기남부권의 핵심 포인트다. 경기남부권에서 유용했던 정책을 분석하면 전국적으로도 유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경기α팀은 수원시, 화성시, 안산시, 평택시, 오산시, 안성시 등 6개 지자체를 경기남부권으로 묶었다. 남부권의 고의적 자해율은 지난 1998년(21.5명), 전국(18.6명)보다 높게 집계된 이후로는 2023년까지 전국 평균 수준을 상회했다. 2009년 33.9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가, 2016년 24.1명으로 하락하면서 다시 전국 평균보다 낮아졌다가 하는 식이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주민이 있는 경기도, 그 안에서도 특히 인구가 밀집된 경기남부, 이러한 상황이 전국 지표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정책’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경기남부권의 예방 대책이 전국적 예방 대책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때문인지 경기남부권에서는 ‘전국 최초’, ‘첫 시범 운영’과 같은 선도적 제도가 시행된 사례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전국 최초 자살예방센터 설치’(수원·2001년), ‘전국 최초 지자체장 주도 자살예방 핫라인 상담전화 시스템 구축’(화성·2022년), ‘전국 최초 자체 정신건강 질문지 개발을 통한 고위험군 조기 발굴 및 개인별 맞춤 지원 체계 마련’(오산·2024년), ‘도내 유일한 보건소 직영 센터 운영을 통한 유관기관 협력 체계 및 AI를 활용한 정신건강 키오스크 자가검진’(평택·2024년) 등이 꼽힌다. ■ 韓 최초 자살예방센터 설립, 아시아 첫 안전도시 ‘수원’ 특히 주목할만한 ‘선도 도시’는 수원특례시다. 일단 전국 최초로 ‘자살예방센터’가 개소(2001년)한 지역이다. 이후 서울, 경기도, 강원도 등 전국적으로 광역 자살예방센터가 뻗어나갔다. 수원시의 선제적 대응은 타 지자체에 비해 우수한 정신질환 인프라와 전문 인력이 큰 몫을 했다. 이 같은 연유로 2002년에는 세계보건기구로부터 아시아 최초 안전도시로 공인 받았다. 수치로도 드러난다. 2004~2005년 전국 고의적 자해율이 0.9명 오를 때 수원시는 0.6명 감소했고, 2010~2011년 전국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던 시기에도 수원시는 0.4명이 줄었다. 센터 정규 인력 확충이나 유가족 요청에 따른 청소년 고의적 자해 예방 특별 예산 집행 등 정책 강화 시점과 맞물린 변화였다. 이 외에도 수원시 안에 다양한 선제적 활동이 있다. 생애주기별 구분에 따라 청소년, 청년, 성인으로 구분해 운영되는 3개의 자조 모임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푸른 마음’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청소년만을 위한 자조 모임으로 운영된다. 나이대 특성상 가족 구성원의 상실을 특히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점을 배려해, 다른 자조 모임과 달리 고의적 자해 외에도 일반 사별을 경험한 청소년까지 포용하는 식이다. 아울러 수원시는 ‘노인’도 안았다.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노인정신건강복지센터’와 ‘자살예방센터’가 별도로 존재하는 곳이 이곳 수원시다. 이를 통해 만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고의적 자해 예방 활동에도 집중 전개하는데, 초고령화 시대에 맞춰 개인적 특성을 고려한 전문적 예방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첫 기틀과도 같았다. 시는 이와 함께 올해 10주년을 맞은 지자체 단위의 유일한 추모 행사 ‘마음에 피는 꽃’을 통해 고인을 기억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유족은 물론 타지역 거주민 등 누구나 올 수 있는 추도식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한 이들이 함께 위안을 나누며 건강한 추모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이러한 노력 끝에 2010년 30.0명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던 수원시의 고의적 자해율은 2023년 22.4명으로 7.6명 줄었다. 수원시는 유가족 지원이 오랫동안 활발히 진행된 점을 인정 받아 ‘2022년 세계 자살유족의 날’에 단체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보건복지부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백민정 수원시자살예방센터 상임팀장은 “우리 센터에는 10년 이상 장기 근속한 전문 인력이 다수 근무하고 있고, 생애주기별(아동·청소년, 성인, 노인) 센터 3곳과 문제유형별(자살예방센터,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센터 2곳, 행복정신건강복지센터 1곳 등 총 6개의 정신건강 관련 기관이 있을 정도로 정신건강 대응 체계가 고루 갖춰져 있다”면서 “지자체의 안정적 관심 등을 토대로 실제 지역민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강화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 다각적 ‘선도 정책’으로 고의적 자해율 ↓…예방 선도한 ‘화성’ 경기α팀이 경기남부권을 분석하며 수원시를 조명한 이유는 단순히 오래됐다는 상징성 때문이 아니다. 선도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예방 정책이 현장에서 이뤄지면서 지역 주민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됐기 때문이었다. 그 맥락에서 주목한 두번째 지역은 화성특례시였다. 화성시가 ‘가장 먼저’ 했던 고의적 자해 예방 활동으로는 ‘생명존중 그린마을 사업’이 있다. 지난 2010년 전국 최초로 진행한 이 사업은 관내 농촌지역에 농약 안전보관함을 보급하는 내용이다. 도심지역에 비해 관련 고의적 자해 사례가 많은 점을 고려해, 개별 보관하던 농약을 시에서 설치한 ‘공공 보관함’에 보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지역 농민들은 사전 예방 교육을 받은 이장 등으로부터 보관함 열쇠를 수령한다. 이는 고위험군의 조기 발굴로 이어졌고, 마을 자체가 ‘고의적 자해 없는 마을’로 선정되는 성과도 낳았다. 사업 첫 해에는 화성 안에서 총 6곳이 참여했는데 현재는 16곳까지 늘어났으며, 전국적으로도 운영 중인 상황이다. 이 사업이 현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화성시는 2014년 ‘생명사랑 실천가게 사업’을 통해 고의적 자해에 자주 쓰이는 매체를 취급(판매)하는 업체 35곳과 협력해 ‘수단 접근’을 통제하기도 했다. 그리고 수많은 ‘전국 최초’ 활동들이 쏟아졌다. 2018년엔 오후 6시 이후 공백이 있던 시스템을 개선한 24시간 정신건강위기 대응 시스템이 국내 처음으로 선보여졌다. 24시간 자·타해 위험에 대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고, 고의적 자해 발생 시 현장 동행이 가능해져 신속한 고위험군 발굴 체계가 마련된 것이다. 또 2019년에는 화성시 정신건강복지센터 내 T.T존(울음방)을 설치, 감정해소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부정적 감정 해소와 고의적 자해 의향 감소 효과를 거뒀다. 이 또한 현재 전국에서 유일한 공간이다. 특히 2022년에는 전국 최초 지자체장이 주도한 ‘자살예방 핫라인’도 개설했다. 시는 접수된 내용을 토대로 매주 1회 사례보고를 진행하고, 민원인 맞춤형 복지시스템 연계와 사례관리 등 후속 절차와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아울러 화성시는 지난 2023년부터는 공공병상 3상을 확보해 운영하고 있다. 고의적 자해 고위험군, 시도자 등이 입원할 경우 관외병원 입원이 빈번한데 화성시는 관내 상시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을 확보해 즉시적 치료를 가능하도록 하고 가족 등과의 교류 기회를 보장해 치료 효과성을 향상시켰다. 그 노력의 결과, 2010년 27.1명이었던 화성시 내 고의적 자해율은 2023년 20.1명으로 줄었다. 화성시 각종 정책들의 장점을 반영해 보건복지부는 생명존중 안심마을 사업 등 전국적 예방책을 만들기도 했다. 전준희 화성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2005년께 정부가 고의적 자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한 이후, 이를 예방하기 위한 화성지역 내 다양한 정책적 시도가 있었다. 그 결과는 신규사업 발굴로 이어졌다”면서 “앞으로도 지역 특성을 살린 새로운 정책을 통해 보다 효과적 예방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α팀 ※ 경기α팀 : 경기알파팀은 그리스 문자의 처음을 나타내는 알파의 뜻처럼 최전방에서 이슈 속에 담긴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교통 사망 추월한 '고의적 자해' 비극 [마음에도 안전벨트를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615580265 교통사고 사망 ‘브레이크’... 고의적 자해 ‘가속 페달’ [마음에도 안전벨트를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615580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