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아파트 재건축 공사 탓?... 인천서 교회·자활센터 외벽 ‘와르르’ [현장, 그곳&]

“침대에 누워 있어도 진동이 느껴질 정도예요. 시끄럽고 불안해서 못 살겠어요.” 27일 오전 9시께 인천 부평구 삼산동 한 교회. 이 교회는 지난 5월 2개 면의 외벽이 떨어져 나간 이후 현재까지 해당 위치는 파란색 가림막으로 가려진 상태였다. 무너진 벽을 살피고 있는 사이, 바로 옆 아파트 건설 공사장에서 갑자기 천둥소리와 같은 굉음이 들려왔다. 교회 관계자는 “아파트 건설 공사 이후 멀쩡하던 건물 외벽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렸다”고 토로했다. 이 교회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부평지역자활센터 건물 지하 벽면 균열도 최근 더 선명해졌다. 멀찍이 거리를 두고 봐도 갈라진 벽면이 언제 무너질지 모를 정도로 위태로워 보였다. 근처 빌라 주민들도 인근 아파트 공사로 소음과 진동이 심하게 느껴진다고 호소한다. 주민 김모씨(67)는 “인근 아파트 건설 공사 이후 아침부터 시끄러운 공사 소리와 진동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며 “안 그래도 빌라가 낡아서 작은 진동에도 불안한데 주변 건물에서 외벽이 떨어지거나 균열이 생기니 걱정된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 부평구에서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시작된 뒤 주변 건물 외벽이 떨어지거나 내부 벽 균열이 갈수록 벌어지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날 구에 따르면 A건설사는 지난 2024년 9월부터 부평구 삼산동 191 일대 1만8천496㎡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삼산대보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실제 착공은 올해 2월 말 이뤄져 공정율은 1% 정도이며 현재 토목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공사 이후 주변 건물 벽이 무너지거나 갈라져 주민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 공사장과 5m도 채 떨어지지 않은 한 교회는 지난달 17일 건물 외벽이 무너졌다. 이 교회는 A건설 공사로 외벽이 무너졌다고 판단, 이를 확인하기 위해 민간 업체에 안전진단을 의뢰했다. 부평자활센터 역시 지난달 20일 지하에서 회의장 내부 벽 균열을 확인했다. 이후 센터는 A건설과 협의했고, 최근 A건설 측이 해당 균열을 보수하는 공사를 마쳤다. 센터는 균열이 생긴 벽에 균열측정기를 부착, 벌어짐 정도를 관리 중이다. 상황이 이렇자, 구도 공사 현장 인근에서 추가적인 특이 사항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아직 공사로 인해 벽이 무너졌거나 갈라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다만 주민들의 관련 민원이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건설 관계자는 “공사장과 주변 주택들이 밀접해 있어 민원이 있는 것 같다”며 “원만하게 공사를 이어가기 위해 주민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선 ‘건강옹진호’ 공식 취항…인천 바다 위 공공의료 새 시대 열어 [현장, 그곳&]

“배 안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니…, 앞으로는 서해5도 주민들의 의료사각지대가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7일 오전 10시께 인천 중구 역무선부두 4잔교. 인천시의 새 병원선 ‘건강옹진호’가 바다를 가르며 힘차게 출항한다. 270t급 규모의 배 안에는 하나의 종합병원이 마련돼있다. 접수대 옆으로 환자들이 진료를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차려져 있고, 복도 양쪽으로는 내과·치과·한의과·물리치료실 등이 나란히 배치해있다. 이날부터 ‘건강옹진호’는 본격적인 정기 진료에 나선다. 각각의 진료실 안에는 스케일링 기기와 멸균기, 좌식 침상 및 온열 치료 장비, 전자자극기 등이 가지런하게 정돈되어있다. 특히 2층에 있는 방사선실에는 골밀도 검사 장비 등을 두어 기본적인 건강검진이 가능토록 했다. 김현주 임상병리사는 “이제는 배 안에서 바로 검사하고, 바로 결과를 알려줄 수 있어 진료가 훨씬 신속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육지에서 처방하는 약들도 병원선에서 처방할 수 있어 편리한 이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바다 위의 종합병원이라 불리는 ‘건강옹진호’가 닻을 올렸다. 시는 이날 ‘건강옹진호’의 공식 취항을 알리는 기념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문경복 옹진군수, 신영희 인천시의원, 지역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건강옹진호’는 126억원을 들여 만든 전장 47.2m, 270t급 규모의 병원선이다. 시속 46㎞(25노트)로, 44명 정원의 승선 공간을 갖췄다. 종전 병원선 ‘인천531호(108t)’보다 2.5배 크고, 진료 범위와 장비도 대폭 확장했다. 배 안에 내과·치과·한의과·물리치료실·방사선실·임상병리실·보건교육실 등의 진료 기능을 갖췄으며, 의료진은 공중보건의사 3명을 포함해 간호사·임상병리사·방사선사·물리치료사 등 15명이다. ‘건강옹진호’는 주 1회, 2박3일 일정으로 옹진군 6개 면, 17개 도서를 순회하며 진료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5월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첫 진료를 시작했다. 유 시장은 “건강옹진호가 섬 주민과 바다 위에서 살아가는 어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옹진은 인천의 보물섬이고,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보물섬 프로젝트와 도서 지역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을 최우선 순위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문 군수는 “건강옹진호는 단지 선박이 아니라 도서 주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희망의 상징”이라며 “앞으로도 의료 사각지대 없는 지역으로 만들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 의원 “건강옹진호는 단지 의료선이 아니라,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건강을 지켜온 옹진시민을 위한 따뜻한 응답”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옹진호와 함께 도서지역의 의료 복지가 더욱 단단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화 소규모학교 ‘학생성공택시’ 출발…“교실 밖 수업도 걱정 없어요”

인천 강화교육지원청이 강화지역 소규모 학교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과정 참여 확대를 위해 ‘강화학생성공택시’를 운영한다. 26일 강화교육지원청에 따르면 ‘강화학생성공택시’는 교통 여건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주제별 공동수업에 참여하도록 돕는 특별한 이동 수단이다. 교육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교육청과 택시조합이 협력한 첫 사업이다.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들은 학교 간 협력을 통해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확장하는 ‘결이음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각 학교들은 저마다의 특색을 살려 일정한 시간에 인근 소규모 학교와 함께 공동 수업이나 주제별 협력활동을 한다. 이 때 학생들은 학교를 옮겨가며 수업을 받아야 하는데, ‘강화학생성공택시’가 학생들 이동을 돕는다. 이를 위해 강화교육지원청은 이날 오전 10시30분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지원청 영상회의실에서 강화지역 택시조합과 ‘강화학생성공택시 운영 업무협약’(MOU)을 했다. 협약에 따라 택시를 이용하는 강화지역 학생들은 학교에서 예약한 택시를 배정받아 교사와 함께 교육활동 장소로 이동하게 된다. 강화지역 택시조합 관계자는 “강화학생성공택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운전자 신원 확인 및 범죄경력 조회와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친절하고 안전한 운행으로 강화 학생들의 편리한 교육활동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기선 강화교육지원청 교육장은 “강화학생성공택시는 단순한 교통지원을 넘어 작은 학교 아이들의 개성과 학교 특성을 살리면서 서로 잇는 공동 성장 교육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학생들이 배움의 기회를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강화고려박물관 유치… “정부·정치권 힘 모아야”

지난 1232년. 고려는 몽고의 2번째 침략을 피해 수도를 강화도로 천도했다. 몽고에 맞서 고려는 39년간 강화도에서 웅거하며 저항했다. 당시 쓰이던 궁궐터는 아직 강화 고려궁지(高麗宮址)라는 유적으로 남아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을 잇고 있다. 고려의 왕도(王都)로서 유적은 오롯이 이 곳 강화에만 남아 있다. 인천 강화군이 전국에서 유일한 고려 왕도(王都)의 역사적 위상과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일 ‘국립 강화 고려박물관’ 건립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서는 강화에 고려 왕도 유적이 있고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도 담긴 만큼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강화의 고려박물관 건립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군 등에 따르면 오는 7월2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 필요성 토론회’를 개최, 강도(江都)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과 가치를 공론화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배준영 국회의원(중·강화·옹진) 주관으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이형우 인천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등이 참여해 기조 강연과 주제 발표 및 종합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군은 또 8월부터는 강화 고려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구성과 함께 ‘강화-개성 LED(발광다이오드) 사진 전시회’, ‘고려황도 유물전시회’, ‘강화 고려 역사성 학술세미나’ 등을 열고 강화에 고려박물관 건립 당위성을 알린다. 여기에 문화체육부와 국립중앙박물관에 건의서를 내는 것은 물론 국회 및 정부 관련 기관을 찾아 국립박물관 건립에 나설 방침이다. 박용철 강화군수는 “고려시대의 역사적 위상과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체계적인 보존·연구·전시를 위해 국립박물관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옛 수도의 역사성이나 문화적 특이성을 반영한 국립중앙박물관 산하 지역 분관은 경주·김해·진주·대구·익산·나주·전주·광주·공주·부여·청주·춘천·제주 등 13곳이다. 고구려 중원 문화를 바탕으로 한 충주박물관도 건립 중이다. 하지만 삼국시대 이후 수도로 기능했던 지역 중 국립중앙박물관 분관이 없는 곳은 강화가 유일하다. 앞서 군은 인천시에도 강화 고려박물관 건립 지원을 요청했고, 최근 다양한 유치 홍보사업 및 범국민 서명운동과 함께 박물관 건립을 위한 공동 결의를 하기도 했다. 이 공동 결의에는 인천지역 군수·구청장협의회와 강화군의회, 인천박물관협회가 참여했다. 또 지난 19일에는 인천시의회도 강화 고려박물관 건립을 정부에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 밖에 인천문화유산돌봄센터와 강화지역사회보장협의체, 강화읍면 이장단과 원로자문회의 등 다양한 민관 단체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강화 고려박물관 건립에 주민들의 염원이 큰 만큼 중앙 정부는 물론 지역 정치권까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대통령이 최근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시 강화지역 공약으로 ‘강화고려박물관 건립 지원’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강화 고려박물관 건립이 국정과제 등으로 담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현실화하려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인천지역 국회의원 12명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또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국립강화고려박물관 유치’를 공약에 담은 만큼,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의 동참도 이뤄지는 등 정당을 뛰어넘어 여야 정치권 모두가 지역 현안 해결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영태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 명예교수는 “여야가 각각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것이 아니라, 인천의 발전이나 주민을 위해 공동 목표를 중심에 두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라도 민주당은 자칫 국립박물관 건립 성과를 국민의힘이 차지할 것을 우려해 뒷걸음질 쳐서는 안된다”며 “또 국민의힘은 단순히 표심 따내기에 급급해 하지 말고 지역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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