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한국서예협회 초대작가 송용근씨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우연히 잡게 된 붓이 저의 천직이자 삶이 되었습니다”경기북부지역 한국서예협회 초대작가로 명성을 드날리고 있는 송용근씨(43·의정부시 백석서예학원장). 전·예·해·행·초서 등 5개분야의 전국대회에서 특선 등 각종 상을 차지한 송씨의 서예에 대한 사랑과 집녑, 열정은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최근에는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에서 이도령의 붓글씨 장면을 대역할 정도로 중앙무대에서도 그가 구가하는 영역은 넓기만 하다. 2년여간의 대만유학생활을 마치고 지난 79년 하석 박원규선생의 문하에 입문해 본격적인 서예의 길에 접어든 그는 지금까지 20여년동안 옛 선인들의 서체를 연구하면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서체개발을 위해 밤을 지새웠다. 교육부장관상, 대학총장상 등 그의 가르침을 받고 있는 후진들이 거둬내고 있는 수상 또한 그의 서예에 대한 깊은 사랑을 대변해 주고 있다. 아내 김기화씨(41)와의 연(緣)도 서예를 통해 맺어졌다. 서예에 입문한 후배들에게 바른 자세를 통한 정신수양부터 일깨워 주는 송씨는 “글을 잘쓰는 사람이 곧 훌륭한 사람이라고 할 수 는 없습니다. 그러나 곧고 바른 글을 써가는 끊임없는 인내의 과정속에서 그래서 글을 잘쓰는 사람은 곧 훌륭한 사람이 되가는 길이라는 것을 후배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의정부=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인천 남부소방서 119구조대원 노명호 소방교

매일 오후 3시40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남부소방서 별관 2층은 때 아닌 개구쟁이들의 웃음소리로 떠나갈 것 같다. 어린이들은 빗자루를 들고 10평 남짓한 공간을 청소하면서도 마냥 즐거운 표정들이다. 이들이 모인건 매일 오후 4시부터 남부소방서가 특수시책으로 인근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어린이유도교실’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정각 4시가 되면 어린이들은 도복으로 갈아 입고 언제 그랬냐는듯 진지한 모습으로 바닥에 끓어 앉고 사범인 남부소방서 119구조대원 노명호 소방교(32)가 입장한다. 어린이들은 노소방교의 구령에 맞춰 예를 갖춘 뒤 이어딛기, 걷기, 전방회전낙법, 업어치기 등의 동작을 1시간30분간 익힌다. 훈련이 끝나면 어린이들은 도장을 깨끗하게 정리한 뒤 노소방교와 정겹게 인사를 나누고 다시 코흘리개로 돌아간다. 용인대 유도학과 출신인 노소방교가 이처럼 어린이들에게 유도를 전수하기 시작한 건 3년전부터. “처음엔 홍보가 제대로 되질 않아 도장이 텅 비었었는데 지금은 초등학생들은 물론 인근 남동농협 직원들도 배우고 있습니다” 언제 출동할 지 몰라 긴장된 상태에서 근무복 차림으로 어린이들에게 유도를 가르치고 있지만 의외의 성과도 거두고 있다. 그를 통해 유도를 익힌 초등학생 5명이 체육특기자로 중학교에 진학했기 때문이다. 김기호군(12·만월초교 5)은 “소방관 아저씨가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자상하게 가르쳐줘 허약했던 몸이 튼튼해졌다” 고 말했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두아들 잃은 슬픔 이웃애로 달래는 김만덕씨 부부

새벽 4시30분 첫 차를 타고 고양시 주엽동에 도착, 버스 정거장 가판대의 문을 여는 것으로 김만덕씨(57·여·고양시 백석동 흰돌마을)의 하루는 시작된다. 오후 1시 선천성 소아마비로 2급 장애인인 남편 김월성씨가 찾아온다. 지금의 가판대도 남편이 장애인이어서 얻을 수 있었다. 남편과 교대를 하고 나면서부터 김씨의 본격적인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같은 마을 영구 임대아파트에 사는 병약한 독거노인들을 도우러 가는 것이다. 어떤날은 병수발을 하고 병원까지 가서 치료가 끝나면 다시 집까지 모셔다 드린다. 차비를 아끼기 위해 백화점 스쿨버스 노선과 시간을 줄줄 외우고 있다. “노인들은 아픈 데가 있어도 혼자서는 병원에 못 가세요. 보호자도 있어야 하고 참지 못할 정도가 아니면 아예 병원에 가실 생각조차 않하시거든요” 김씨가 독거노인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3년전 흰돌마을 4단지에서 2년간 통장 일을 맡으면서부터. 영구 임대아파트 단지라 유난히 독거노인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마도 지난 84년 애지중지 키우던 두 아들을 잃었기 때문에 버려지다 시피한 노인들에 대한 사랑이 더욱 각별했는지 모른다. 가슴이 미어져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은 두 아들은 물에 빠진 어린 아이 8명을 구하고 자신들은 결국 지쳐 익사했다. 현재 김씨가 후원금을 보내는 곳만도 소년의 집, 꽃동네 등 15군데나 된다. 보통사람들은 돈이 있으면 먼저 저축하고 남는 돈을 생활비로 쓰지만 김씨는 우선 후원금을 보내 어려운 사람을 돕고 난 뒤 남는 돈으로 생활을 한다. “물려줄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남겨두면 뭐하나요. 남을 도울수 있을 만큼 저에게 수입이 있다는데 감사할 뿐입니다”/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