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김포환원추진위원장 이용신씨

“검단의 김포환원은 김포의 역사를 바로세우고 잘못된 정책오류를 시민의 힘으로 바로잡는데 의미가 있는 겁니다” 검단지역 김포시환원 범시민추진위원회 이용신 위원장(55). 그는 검단의 김포환원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검단이 인천으로 편입될 당시의 기억으로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살벌했던 군사통치시대가 끝나고 맞이한 문민정부. 국민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새 시대를 기대했던 그에게 국토의 효율적 관리라는 명분아래 자행된 검단의 인천편입은 분명 배신이었다. 검단의 인천편입 당시 도의원이었던 그는 임기 1년여를 남겨 놓고 도의원 선거도 포기한 채 검단의 인천 편입을 막기위해 검단편입 반대 투쟁위원장직을 맡았다. 그는 주민들과 분노하고 하나가 돼 검단의 인천편입에 맞서 왔다. 그러나 그와 주민들의 외침은 거대한 정치력 앞에 힘없이 무너지고 95년 3월1일 검단은 인천에 편입됐다. 그 후 5년이 지난 지금 빼앗겨던 검단을 다시 찾아오자는 작은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그는 정의가 정치력 앞에 무릎을 꿇었던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 나곤 한다. 그는 김포와 검단을 잇는 여우제 고개길을 걸을 때마다 울분이 터진다. 다시 5년전의 그 자리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일을 무엇하러 다시 하느냐” “정책결정을 다시 바꿀 수 있겠느냐”는 주위의 회의적인 생각에 그는 사람은 정당함과 당위성에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돈과 명예를 쫓는 것은 순간이지만 정의는 이런 것들과 시간을 초월해 사람을 가장 사람답게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포=권용국기자 ykkwun@kgib.co.kr

경의선 14년 지기 김경식 철도원

“10여년 전 일산역에 근무할 땐 제사를 지냈다며 어느 주민이 밤늦게 떡을 가져다 주곤했는데 생각해 보면 그때가 좋았습니다” 경의선 14년 지기 김경식씨(50·현재 경의선 능곡역 근무). 김씨는 철도원 생활 21년중 서빙고역 3년, 남영역 4년을 제외한 14여년간을 서울과 문산을 잇는 경의선 일산 금촌 능곡역에서만 근무해왔다. 철도원의 일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기차표를 팔고 받고 화물차 이판(화물차 연결을 바꾸는 작업)까지 모두가 철도원의 업무이다. 40년전 이사하여 고양시가 제2의 고향이 된 김씨는 일산신도시가 들어서고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진 지금보다 옛날의 고양군을 그리워 한다. 요즘은 제사 떡을 나눠주는 인심은 커녕 주말 저녁이면 술 취한 승객에게 봉변 당하기 일쑤다. “분명 전철을 탔는데 왜 기차냐”며 엉뚱한 시비를 거는 손님도 있다. 몇년전 능곡역에서 야간 근무시 철길 옆에 쓰러져 잠이 든 취객을 업어다 숙직실에 재웠더니 아침이 일어나서는 “지갑이 없어졌으니 찾아내라” “얼굴에 상처가 생겼다”며 생떼를 쓰는 바람에 곤혹을 치른적도 있다고 술회했다. “고양시가 급격히 양적으로만 팽창하면서 이같은 일을 겪어 힘들다”는 김씨는 그러나 오늘도 묵묵히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국내 최초 여성기관사 강은옥씨

국내 최초의 여성기관사가 탄생한다. 의왕시 철도경영연수원에서 기관사로서의 실무교육을 받고 있는 강은옥씨(32·철도청 용산기관차 승무사무소 부기관사). 자그마한 키에 갸날픈 몸매를 가진 강씨. 열차 기관사로는 믿기지 않는 체구다. 금녀(禁女)의 벽을 넘어 오는 5월이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기관사가 될 강씨는 오는 5월4일 11주 과정의 실무교육이 끝나고 200시간 이상 승무경력을 쌓게되면 정식기관사 발령을 받게 된다. 강씨가 기관사의 꿈을 갖게 된것은 지난 93년. 건국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3년간 학원강사를 하다 전문적인 기술을 지녀야겠다는 생각에서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다 기관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딸 셋 가운데 막내로 부산에서 태어난 강씨가 철도대학에 가겠다는 뜻을 처음 비쳤을때 강씨의 부모는 그리 탐탁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96년 철도대학 운전기전과에 수석으로 입학한 강씨는 98년 졸업과 함께 부산 가야기관차승무사무소에서 부기관사로 처음 핸들을 잡은뒤 지금까지 5만여㎞ 구간에서 여객열차와 화물열차에 승무했으며 지난 2월에는 만 2년이상 부기관사로 승무해야 자격이 주어지는 등용기관사시험에도 합격했다. 여성최초의 기관사로 태어날 강씨는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해야 하고 근무 여건이 남자 중심인데다 야간 승무등 생활이 불규칙해 여성으로서 업무를 감당하기가 힘든점도 많지만 진로를 바꿀 생각은 없다”며 “기회가 닿는다면 고속철도를 몰고 싶다”고 말했다. /의왕=임진흥기자 jhlim@kgib.co.kr